브룩스 공작: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외지 분께서 이 섬에는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라비 그레이:그레이씨께 듣지 못하셨나보군요. 본론만 말씀드릴게요. 저는 린다를 만나러 왔습니다.
브룩스 공작:.............아,
공작의 얼굴이 일순 딱딱하게 굳습니다. 괴로운 듯한 신음이 입술 사이로 흘러나옵니다.
브룩스 공작:...소식을 듣지 못하셨나보군요. 제 아내, 린다는 삼 년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라비 그레이:.. ...네? (잘못 들었나싶어 되물었다. 믿고 싶지 않아 초점없이 멍한 눈만 깜빡거리고)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 말에 공작은 한참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가,
침통한 목소리로 부인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브룩스 공작:이해합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이겠지요.
제 아내는 종종 조각배를 타고 근해에 나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 주변의 풍광은 굉장히 아름다우니까요.
그런데 삼 년 전, 마치 오늘 같은 갑작스러운 폭풍우가 바다를 악마로 만들었습니다.
그녀가 탔던 배는 반 동강이 나서 해안가로 밀려왔고... 시신은 찾지 못했습니다.
칠월의 수요일이었죠. 그 날의 끔찍하던 폭풍우가 잊혀지질 않는군요…...
느닷없는 부고를 들은 라비는 SAN 1/1D2
라비 그레이: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2
...
(더이상 그와 눈을 맞출 수 없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어째서 육지에는 린다의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거죠?
브룩스 공작:이곳은 본래 소식이 잘 닿지 않습니다. 유일한 소통은 타고 오셨던 연락선 뿐이죠.
그래서일지 모르겠습니다만 ... 죄송합니다. 오시자마자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드렸군요.
라비 그레이:(목 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저보다 훨씬은 어린 아이를 데려가놓고, 옥살이와도 같은 생활을 하게 한 주제에 하는 말이 고작.. 저 뿐인가?)
(린다.. 가여운 린다. 어쩌면 바다에 빠진 나를 구해준 건 너 일지도 모르겠다. 뼈가 시리도록 차가운 바다 속에서 숨이 멎은 널 생각하니 몸서리가 친다.)
(당장 욕짓거리를 퍼붓고 싶었지만 라비 그레이의 성품은 교사의 미덕 그 자체였다. 붉어진 눈시울로 그를 똑바로 바라보고 물었다. 거지같고 더러운 이 섬에 더이상 있고 싶지 않았다.) .. .. 육지로 향하는 배는 언제 있죠?
브룩스 공작:(회중시계를 확인하고) 당장은 돌아가실 수 없겠군요. 새 연락선이 오려면 적어도 사나흘은 기다리셔야 합니다.
...선생님께선 그때까지 저택에서 편히 지내셔도 됩니다. 모쪼록 계시는 동안 아픈 기억보다, 좋은 추억을 안고 가시게 힘쓰겠습니다.
라비 그레이:(말은 잘하는군. 저 새치 같은 혓바닥으로 린다를 구슬렸겠지. 제 부인이 목숨을 달리 했는데 그 소식조차 알리지 않는 이를 훌륭한 사람이라 칭한 그레이조차 역겨워졌다.)
좋은 추억이라.. (작게 웃었다. 평소처럼 희미하게 입꼬리가 올라간 미소가 아닌 어처구니가 없어 툭 내뱉는 아유였다.) 그건 매우 힘들 것 같군요. 이 곳에 묵게 해주시는 건 감사하나 공작님께 좋은 낯을 보여드릴 순 없겠습니다.
.. .. 그 아이는.. 이곳에서 무얼 하고 살았죠?
브룩스 공작:.. ... 죄송합니다. 여직 눈을 감으면 그녀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르는지라 상실을 다스리기 어렵군요. (핑계인지, 진실인지. 그는 어두운 낯빛을 하며 중얼거렸다.) 제 아내는 우아한 숙녀였으며 모두의 귀감이었습니다. 저와 평생을 함께하리라 믿었던 그녀가, 그렇게 갑작스럽게 명을 달리할거라곤....
이런 변변치 못한 남자라 제 입으로 아내와의 추억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머무시는 동안 시간이 된다면 아내의 방에 찾아가보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하늘에 있는 제 아내도 선생님이 찾아온 걸 분명 기뻐할 테고요.
라비 그레이:(제 앞에서 아직 린다를 잊지 못했다는 말을 내뱉는 그가 가증스럽게 보였다. 입술을 꾹 깨물고 떼었다가 짧게 내뱉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들어가보도록 할게요. 저택의 안내는 사용인분들께 부탁드리겠습니다.
브룩스 공작:알겠습니다. 시간이 늦었으니... 방에 식사를 준비해두라 일러두지요. (하녀에게 눈짓하고)
짧은 애도. 공작과의 대화를 끝맺은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인사를 마치고 안내를 받아 손님방으로 돌아옵니다.
분명히 혼란스럽겠죠. 화가 날 수도, 슬플 수도,
...오래 전에 가라앉은 줄 알았던 마음의 파도가 다시금 사납게 일렁이는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내게 고작 이런 꼴을 보여주려고 십 년 동안 편지 한 줄 없었니.
갈 곳을 잃은 원망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어떻든간에 당신은 오늘 굉장히 험난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식사가 도착하고, 식욕이 없어 먹는 둥 마는 둥 하다보면...
실수로 포크를 떨굽니다. 하필 또 침대 아래로 들어갔네요.
라비 그레이:아, ... (사용인에게 새 것을 가져달라고 하기엔 껄끄러우니..)(침대 아래로 들어간 포크를 찾아 숙입니다.)
몸을 숙여 침대 아래를 확인하면 포크와... 진주 귀걸이 한 짝을 발견합니다.
나머지 한 짝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묘한 위화감이 뒷목을 스칩니다. …이거 린다의 물건 아닌가요? 지능 판정.
라비 그레이:(어라, 이건...)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린다에게 진심임)
✎:진짜 이 여자... (입에 넣음)
라비 그레이:라비 그레이는 큰 입에 먹혔습니다.
라비 그레이 LOST
✎:저저기요 (뱉음)
그야 저택의 여주인 물건이 저택에서 발견되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습니다.
린다가 실수로 떨어트렸거나, 잊어버렸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왜 손님방에서? 여전히 묘한 의문이 남습니다.
라비 그레이:여긴 린다의 방도 아니고 올 일도 거의 없을텐데... 어째서?
(진주귀걸이를 살펴봅니다.)
✎:살펴보면 분명히 당신이 기억하는 린다의 귀걸이가 맞습니다. 다만 그것 이외의 정보는 잘 모르겠네요.
라비 그레이:(린다의 물건을 목도하자 다시 슬픔에 잠겼다. 귀걸이 침을 손가락으로 잡고 반짝이는 진주알을 돌려보면 은은하게 반짝이는게 꼭 네 눈빛이 떠오른다.)
(먹던 식사는 정리하여 옆에 두었다.)
... 린다. 이렇게 말도 없이 가버리면 어떡하니..
하루가 너무 길었습니다.
차라리 잠에 드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니 아득히 몰려오는 피로감에 온몸이 무거워집니다.
라비가 침대에 누우면 금세 정신이 흐려집니다.
라비 그레이:(쿠울..)
잠의 물결을 타고 혼몽이 찾아옵니다.
...
라비는 꿈을 꿉니다.
흰 옷을 입은 여자가 어두운 방 안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손을 뻗어보지만 닿지 않습니다.
마치 누군가 돌로 몸을 눌러둔 것처럼 온몸이 무겁습니다.
여자는 아주 조용하게 춤을 춥니다. 맨발입니다.
큰 원을 그리고, 다시 몸을 옹송그리고… …
팔을 뻗어 하늘을 향해 들었다가,
천천히 무너져내립니다.
그리고, ...
.
.
당신은 깨어납니다. 기묘한 꿈입니다. SAN 0/1
라비 그레이: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
둘째 날, 메리어빌 저택
눈을 뜨니 하녀 아이가 깨어난 당신을 보고 다소 어정쩡한 자세로 굳어있습니다.
당신은 잠에서 막 깨어나 멍한 정신으로 그녀를 바라봅니다. 뭐죠? 심리학 판정.
라비 그레이:
심리학
기준치:
25/12/5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 .. 무슨 일이죠?
그녀가 당신이 잠든 사이 아침 식사를 두고 가려다가 깨어나 놀란 상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창가의 테이블에 음식이 담긴 쟁반이 놓여있습니다.
그럼에도 너무 긴장한 기색이고, 방금은 아마 침대 밑으로 몸을 숙인 것 같은...?
메이드 릴리벨:저기 저... 아침.. 식사를 준비해 드렸습니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릴리벨은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쏜살같이 나가버립니다.
라비 그레이:....? (침대 밑에 뭐가 있나?)(침대 밑을 쑥 본다.)
✎:쏙 보니... 먼지만 좀 쌓여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 뭐지, 어제 나처럼 포크라도 떨어뜨렸나...
그나저나, 나도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은 맞긴하나보네. (지난 릴리벨의 행동을 생각 했다가 아침 식사를 봅니다.)
차려둔 아침식사는 구운 소세지와 양송이, 수란과 오믈렛, 베이크드 빈즈, 토마토와 올리브절임, 그리고 레몬수입니다.
그래도 차림에 부족함은 없네요.
라비 그레이:(린다도 지난 7년 동안은 이 식사를 했겠지. 건강하게 지냈을거라 생각하고 레몬수를 한모금 마시며 식사를 시작했다.)
물론 그랬겠죠. 당신은 린다를 생각하며 아침식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의 다 먹어갈 즈음, 누군가 방문을 두드립니다 똑똑.
라비 그레이:(냅킨으로 입가를 닦고는) 네. 누구시죠?
대답하는 목소리에 천천히 문이 열리고 서 있는 것은 그레이입니다.
미스터 그레이:좋은 아침입니다. 간밤 편히 주무셨는지요.
라비 그레이:네. 덕분입니다.
식사도 감사해요. 여기 두겠습니다.
그의 뒤에는 십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풋맨 차림의 소년이 서있었습니다.
미스터 그레이:다행입니다.
...선생님께서 여기에 머무시는 동안 이 아이가 편의를 돌봐드릴겁니다. 올리버.
풋맨 올리버:네. (꾸벅 고개를 숙인다.)
올리버라고 불린 풋맨은 다른 사용인마냥 경계심이 있어보이지 않지만, 다소 건방진 눈빛입니다.
라비 그레이:.. .. (교사의 눈빛 보냄.)
풋맨 올리버:(뭐요? 집사장님 피해 띠꺼운 눈빛 함..)
미스터 그레이:그리고 좋은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선생님의 짐가방을 해안가에서 찾았다고 합니다.
용케 파도를 타고 섬에 떠밀려온 모양입니다. 지금 세탁실에서 세척중이니, 건조 후 바로 돌려드리겠습니다.
라비 그레이:...! 그게 정말인가요? 아.. 다행이다.. 안에 들은 내용물은 온전한가요?
미스터 그레이:음. 내용물은 따로 건드리지 않았으니 물에 젖는 종류의 물건이 아니면 온전할 겁니다.
(회중시계를 한 번 들여다보고, 라비에게 인사한 뒤) 그럼 저는 저택의 일이 있어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라비 그레이:네. 수고 많으십니다.
풋맨 올리버:(남은 올리버는 집사장이 사라진 걸 확인하더니 자세부터 삐딱해진다.) ......뭐, 도와드려요?
올리버가 시킬 일이 있으면 빨리 하라는 듯 재촉하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에게 저택의 안내를 부탁하거나 특정 장소로 데려다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다 큰 어른이 사용인에게 목욕 시중을 들라 할 순 없죠. .. .. 올리버군. 당신은 이 곳에서 일한지 얼마나 되었나요?
풋맨 올리버:네?????? 제가 외간 여자의 목욕 시중을 어떻게 들어요?! 그런 거라면 릴리벨을 시키세요.
크흠. 아무튼 전 일한지 이 년 반정도 됐어요. 신참이죠.
라비 그레이:하하. 반응이 재미있으신데요. (작게 웃고) 그렇구나. 일자리에 만족은 하나요?
풋맨 올리버:그럼요? 여긴 월급도 안 밀리고... 그럭저럭 만족해요. 섬이라 촌구석인거만 빼면.
라비 그레이:그렇군요. 다행이네요. (린다 역시 이 곳에 만족했으면 좋을텐데. 이제는 물어보지 못하는 게 속상하다.)
그럼 제가 이 저택은 처음인데, 안내를 부탁 드려도 될까요?
풋맨 올리버:좋아요 사실 그럴 줄 알았거든요. 따라오세요. 안내는 제 전문이니까.
라비 그레이:그래요? 그럼 기대할게요. (올리버를 따라가요)
✎:당신은 올리버와 함께 동관, 서관, 다이닝룸, 마구간, 보트 보관소 총 다섯 군데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전부 보아도 일부만 보아도 상관없습니다만 안내의 시작은 서관, 끝은 동관이 됩니다.
풋맨 올리버:가까우니 서관부터 안내할게요. 괜찮으시죠? (건방)
라비 그레이:(귀엽군) 네. 부탁해요.
(올리버 졸졸)
✎:[서관]
라비가 묵고있는 관입니다.
개축한지 얼마 되지 않은 티가 납니다. 깔끔하게 관리되어있습니다.
풋맨 올리버:여기 서관은 주인마님 돌아가신 다음에 개축했다고 해요.
원래는 복도도 좁았고 오래되어서 보기 안좋은 방들도 많았는데 창도 크게 내고 가구도 새로 들여놔서 가끔 오는 손님들이 아주 칭찬하시죠. 주로 손님방이나 응접실이 서관에 있어요.
아. 그리고 공작님은 원래 동관을 쓰셨는데 마님 돌아가신 후에 서관으로 옮기셨대요.
어쩌면 개축도 그래서 한 걸지도 모르죠? 흠... 이건 제 추측인데 마님 쓰시던 건물을 그대로 쓰는 게 힘드셨을지도요.
라비 그레이:린다가.. 세상을 떠난 뒤에 지었다고..? (하지만, 분명 여기서 린다의 물건을 보았는데도.) .. .. (조금 생각 했다가 말을 이었다.) 그렇군요. 다른 곳으로 이동하도록 할까요.
풋맨 올리버:네, 별 건 없네요. 다음 장소로 안내할게요. 어디로 가시게요?
라비 그레이:다이닝 룸으로 가죠.
그럼 다이닝 룸으로 향하며... 정신력 판정.
라비 그레이: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누군가의 시선을 느낍니다. 집요하고, 기분 나쁘고, 끈덕진 시선입니다.
뒤를 돌아보면 시선은 사라집니다.
라비 그레이:...? 응? 방금.. 뭐지..? (주변을 눈으로만 좇았다가 다시 이동합니다.)
꺼림칙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기분 탓, 정도로 넘길 수 있는 상황이기에 라비는 별 말없이 이동합니다.
✎:[다이닝룸]
다이닝룸에 들어서자 화병을 닦고 있던 메이드가 화들짝 놀라면서 꽃병을 떨어트립니다.
쨍그랑!
풋맨 올리버:안나! 너 그거 주인마님이 아끼시던 꽃병이잖아!
올리버가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하녀는 바들바들 떨면서 어쩔 줄 모르고 깨진 꽃병을 내려다봅니다.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군요. 다시 붙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메이드 안나:어, 어쩌죠 올리버?
라비 그레이:.. .. (물끄럼.. 꽃병과 그것을 떨어뜨린 메이드를 본다.)
풋맨 올리버:......쯧, 하녀장님께 보고드릴테니 월급 삭감은 각오해 둬.
올리버는 혀를 차며 꽃병의 잔해를 수습합니다.
메이드 안나:네...(ㅠ)
라비 그레이:저런.. 다치진 않았어요?
메이드 안나:다행히도.. 괜찮습니다. (멀쩡) 가, 가까이 오지 마세요. 지금 치울 테니까요...
깨진 꽃병은 입구가 꽃잎 모양으로 벌어져있고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모양의 유리 꽃병입니다.
린다가 아낀 물건이라니, 그런 것 치고 하녀와 올리버가 보이는 반응은 다소 미묘합니다.
이건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큰 실수를 쳤을 때의 두려움이라기보다, 어떤 곤혹스러움과 짜증스러움에 더 가까운……
시무룩해 보이는 하녀는 유리조각을 치우며 잔뜩 울상을 짓습니다.
라비 그레이:그런데.. 올리버군은 린다가 없을 때 이 저택에 왔을텐데, 린다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잘 아네요?
풋맨 올리버:그거야 주워들은 게 있으니까요. 당신같은 선생님은 잘 모르겠지만, 다 눈치껏 배우는 거라고요. (으쓱)
어쨌든 난 도와줬다 안나? (적당히 치우고 손 탈탈) 여긴 텄네요. 다른 곳으로 안내할게요.
라비 그레이:(호오...) 그래요. 마구간으로 가죠.
마구간 쪽으로 가며... 정신력 판정.
라비 그레이: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다시 누군가의 시선을 느낍니다. 집요하고, 기분 나쁘고, 끈덕진 시선입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시선은 사라집니다.
라비 그레이:음.. 올리버. 혹시 우리 뒤를 누가 쫓고 있는 기분 안드나요?
풋맨 올리버:네? 갑자기 무슨 소리예요 그게. (어이없는 눈빛...)
라비 그레이:... (^^) 올리버군. 당신께 필요한 건 일이 아니라 교육이 아닐까 싶네요. 당신도 느낀 게 아니라면 됐어요. 기분탓이겠죠.
풋맨 올리버:지금 저보고 못 배워먹은 놈이라고 하신 거예요? (기존쎄들의 만남..)
하여튼 기분 탓이에요 기분 탓. 누가 쫓는다고 그래요 아무도 없구만~ (한번 뒤 슥 보고 말음)
✎:[마구간]
준마 다섯마리 정도가 매여있는 마구간입니다. 공작가의 마구간 답게 관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마구간지기가 우리를 보고 꾸벅 고개를 숙입니다. 자세가 구부정하고 낯빛이 어두운 초로의 사내입니다.
라비 그레이:어머. 그래도 머리는 좋은 가보네요. (나잇값 못하는 라비)
흐음.. (피곤하진 않은데..)
(마구간지기가 인사하자 따라 목례합니다.)
풋맨 올리버:그건 당연하죠. 머리 안 좋으면 풋맨 못해요. (그렇게 좋지는 않은 듯)
아무튼 여기는 섬이지만 공작님이 사냥을 나가시거나 무거운 짐을 옮길 일이 있을 때 종종 말이 필요해서요.
(마구간지기를 가리키며) 로버트 씨가 관리해주고 계세요.
하지만 로버트는 인사 후 라비를 본체만체 하며 말고삐와 등자를 갈무리 하고 있습니다.
그의 몸가짐이 조금 불편해보입니다. 관찰 판정.
라비 그레이: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가 약간 다리를 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시선은 로버트를 향하면서) 로버트씨.. 어디 불편한 곳이 있으신가봐요?
로버트는 그런 당신을 쏘아보기만 하고 제대로 대답하지 않습니다.
대신 올리버가 자기 뒷머리를 몇 번 긁더니 속닥거립니다.
라비 그레이:(아 미안 올리버한테 말한건데)
풋맨 올리버:(아 나한테 말한 거였어요?)
라비 그레이:(멘고~)
풋맨 올리버:(멘고~ 귓말로) 그게 말이죠. 로버트 씨, 주인마님이 돌아가시던 날 바다에 수색을 나갔다가 저렇게 됐다고 해요. 바위 틈새에 발목이 끼었다나...
...... (분위기 파악함) 아무래도 괜한 곳에 온 것 같네요. 하하하... 나갈까요!
라비 그레이:.. .. (린다 얘기에 표정이 어두워졌다가 잠깐 로버트에게 안쓰러운 감정이 일었다.) 이 얘기를 안 좋아할만 하네요.
풋맨 올리버:원래 성깔도 좀 드럽긴 해요... (귓말로) 자자 그럼 나갑시다! 빨리요.
라비 그레이:(올리버의 말에 로버트를 한번 보았다가 고개를 돌리고 걸음을 옮깁니다.)
올리버에게 거의 떠밀리는 듯 싶이 마구간을 나가는 라비의 등 뒤로,
로버트의 서늘한 눈길이 끈질기게 따라붙습니다. 뒷덜미가 선뜩합니다.
...
라비 그레이:.. .. (왜 이렇게 보시는 거지..)(애써 무시)
밖으로 나가자, 멀리서 누군가가 소리칩니다.
“올리버! 세탁해둔 린넨 네가 옮겼냐?”
하녀복을 입은 중년의 여인입니다. 올리버는ㅡ
풋맨 올리버:예? 아 제가 그거 삼층 건조실에 옮겨둔다고 했잖아요!
맞대답을 하고, 곧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과 함께 여인에게로 뛰어갑니다.
라비는 마구간 앞에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라비 그레이:... (덩그러니)
그 때,
어디선가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래서, 유령이……, ……그랬대. 진짜라니까?”
라비 그레이:(음?)
“어머!”
어디에서 들려오는 소리죠?
주위를 둘러보면, 주방으로 이어지는 쪽문 틈에서 들려오는 소리입니다.
✎:라비는 쪽문 쪽으로 다가가서 대화를 엿듣거나 대화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죽은 주인마님의 손님이니 내가 그리 달갑지는 않겠지. 대화를 엿들어 봅니다.)
그렇다면 듣기 판정.
라비 그레이: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음과 같은 내용을 들을 수 있습니다.
“릴리벨이 봤대, 동관에서. 분명하대.”
“걔는 그 시간에 동관에는 왜 갔대?”
“그거야 나도 모르지……. 아무튼 흰 옷에 맨발 차림이었다더라. 안나가 말한 것과 똑같지 않아?”
“그걸 믿어? 릴리벨은 손버릇도 나쁘잖아.”
“그거랑 무슨 상관이야, 너도 참…….”
도란도란 이야기하던 하녀들은 그즈음에서 자리를 떠납니다.
라비 그레이:.. ... (곰곰) 릴리벨이라면 내게 식사를 준비해주었던..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으면, 얼마 후 올리버가 돌아옵니다.
풋맨 올리버:하... 죄송해요. 거참 메이 부인은 매번 귀찮게 일을 두 번씩 하게 만든다니까요.
라비 그레이:(고개 절레) 아녜요. 그런데, 이 저택에 유령이 있다는 소문도 있나요?
풋맨 올리버:유령이요? (긁적) 뭐 그런 소문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왜요?
라비 그레이:아, 으응.. 의도치않게 방금 사용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거든요.
모르시면 괜찮아요. 그럼, 이동할까요? 방금 오셔서 힘들텐데 미안하네요.
풋맨 올리버:......? (갸우뚱하고 만다.) 좋아요. 다음은 어디로 가실래요?
라비 그레이:보트 보관소로 가죠.
풋맨 올리버:그럼 이쪽이에요.
또 다시... 정신력 판정.
라비 그레이: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이번엔 그 섬뜩하고, 꺼림직하던 웃음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평화롭게 보트 보관소로~
✎:[보트 보관소]
보관소는 저택에서 조금 떨어진 해안가 쪽에 있습니다. 라비가 밀물에 떠내려왔던 곳입니다.
언덕 아래로 내려가 해안가 쪽으로 걷자, 곧 파도소리가 들려옵니다.
쏴아아아, 쏴아아아……
어제도 생각했지만 섬의 풍광은 정말로 나쁜 편이 아닙니다. 바다와 절벽, 흐린 하늘, 웃자란 들풀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밀려갑니다. 바위에 부딪혀 하얀 물거품이 아스라집니다.
풋맨 올리버:저기예요.
올리버가 손가락으로 해안가 한 귀퉁이에 작게 지어진 오두막집을 가리킵니다.
풋맨 올리버:뭐 사실 별 건 없는데. 그냥 바람 쐬러 나왔다고 생각하고 간단히 보고 갑시다.
아 참, 보트 보관소 근처에 미친놈이 하나 있으니 조심하세요.
라비 그레이:(주변을 구경하다가) 미친놈이요?
풋맨 올리버:그게, 벤자민이라는 놈인데... 좀 제정신이 아니에요. 매일 술에 절어있는 망나니죠.
옛날에 저택에서 일했던 하녀의 아들이라던데, 그래도 누굴 해칠 깜냥은 없는 놈이라...
공작님께서 그냥 보트 보관소에 딸린 오두막에서 살게 해주셨다더군요.
라비 그레이:으음.. 그렇군요. 미리 일러줘서 고마워요. (올리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오두막 쪽으로 가봅니다.)
가까이 가보면, 정말 특별히 볼 건 없어보입니다.
작은 오두막 두 채가 나란히 지어진 모습이 끝입니다.
안에 들어가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한 기물은 없고, 근사한 보트 한 척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풋맨 올리버:이 보트 멋있죠? 주인마님이 타고 나가신 배가 부서진 바람에 새로 한 척을 지어야만 했대요.
원래 공작님은 가끔 근해에 낚시를 가시거나 날씨가 좋은 날 뱃놀이를 가곤 하셨는데... 주인마님 가시고 나서는 거들떠도 안보시더군요.
그래서 가끔 사용인들이 업무용으로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 말고는 여기 계속 처박혀 있는 신세죠. 나는 언제쯤 써보려나...
라비 그레이:(그의 말에 보트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보트의 흔적을 보니 그의 말처럼 얼마 쓰지 않아보인 것 같았다. 어찌보면 린다가 남기고 간 것이니 한번만 훑어보고 말았다.)
이 근방은 원래도 파도가 안좋나요?
풋맨 올리버:평소엔 괜찮은데요. 가끔...
그 즈음, 어디선가 부스럭 하고 인기척이 납니다.
방수천으로 덮여있던 보트 아래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이네요.
라비 그레이:...?
풋맨 올리버:뭣,
그러다가 갑자기 꿈틀거리던 덩어리가 벌떡! 일어납니다. 벤자민입니다.
망나니 벤자민:어, 뭐야 올리버?
풋맨 올리버:아 XX 깜짝 놀랐잖아요!
올리버는 욕설을 주워섬기다가 당신의 눈치를 봅니다.
라비 그레이:(올리보 욕에 더 깜놀)
(올리보 누구임)
(올리버는 하리보처럼 귀엽지 암암)
풋맨 올리버:(아까 욕한건 올리보예요)
하여튼 벤자민은 상당히 술에 취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라비 그레이:.. .. (술 냄새에 살짝 미간이 찌푸려졌다.)당신이 벤자민인가요?
풋맨 올리버:네 보면 아시다시피요. 하... 여기서 마주칠줄은 몰랐네요. 빨리 나가죠. 이놈 상대할 시간 없어요.
올리버는 그와 어지간히 엮이기 싫은지, 그만 저택으로 돌아가자는 식으로 얘기하고 휙 나가버립니다.
✎:올리버를 따라 저택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남아서 벤자민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기왕 만났는데, 그래도 대화를 나누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급한 일이 있으시다면 먼저 가셔도 좋아요 올리버.
저는 잠시 주변도 구경할겸 여기 있을게요.
풋맨 올리버:이런 주정뱅이랑 뭘 얘기할 게 있다고... 네네 전 갑니다. 알아서 돌아오셔야 해요? (진짜 먼저 가버린다...)
라비 그레이:(잘...가..)(가지마...)(행복해..)(떠나지마...)
(나를 잊어줘 잊고 살아가줘...)(나를 잊지마...)
망나니 벤자민:어어, 으~... 어지럽다......
벤자민은 항상 엄청나게 취해있는 상태입니다.
✎:그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려면 대인 기능 판정 어려운 성공을하거나 근력, 혹은 근접전 판정 등으로 무력을 사용하여 정신을 들게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라비 그레이:.. ...
(좋아... 설득으로 가본다..)
✎:익케... 라비상!!!
라비 그레이:안녕하세요, 벤자민씨. 올리버군에게 말씀 들었습니다. 이 곳에 살고 게시다고요. 시간 괜찮으시면 잠시 말동무라도 해주시겠어요? (도믿걸아님)
설득
기준치:
80/40/16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
망나니 벤자민:어? 어어... 좋지~ 술 한 잔 할래? (딸꾹)
라비 그레이:아.. 술은 사양할게요. 술을 꽤 좋아하시나봐요.
망나니 벤자민:그래? 내가 말야~ 또 기막히게 쏘맥을 말줄 아는데 말야... 아쉽네....
라비 그레이:(쏘...맥...?) 쏘맥? 그게 뭔가요?
망나니 벤자민:으어어어... ...
✎:벤자민은 다시 코를 곱니다. 재도전을 할 수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좀비인가)
(와! 해봅니다!)
✎:가좌좟!
라비 그레이:(일어나세요... 용사여...)
(일어나 벤자민! 자네는 메리어빌의 자존심이야!)
설득
기준치:
80/40/16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OK)
✎:...
OK. 벤자민은 잡니다... 그를 깨울 방법은 없는 걸까요?
라비 그레이:(때릴 순... 없다..)
어어.. 이게 뭐야. 최고급. 25년산. 와인이 여기에? (로봇 연기 해봄)
망나니 벤자민:...뭐, 와인? 어디어디
(일단 깨봄..) 와인 어딨는데?
라비 그레이:방금.. 갈매기가 와인을 물고 가버렸어요(?)
망나니 벤자민:뭐야 그게... (김빠진 얼굴로 다시 잠들려고 시동 걸고 있음..)(?)
라비 그레이:(ㅋ..) 벤자민씨. 그러다 굴러떨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지요. 잠은 이런 수풀이 아니라 오두막에 가서 주무시고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쿨하게 포기한다!)
✎:가 가지마 포기하지 마
라비 그레이:(아?)
(알겟습니다)
✎:어쨌든 그가 다시 잠들기 전에 재빠르게 옛날 사건. 즉 린다에 대해 물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첩 판정이라도 해볼까요!
라비 그레이:(어어, 자민씨 일어나. 제가 뭔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
라비 그레이:아 OK
✎:아 OK 라비는 잠들려는 벤자민을 민첩하게 말리려다 실수로...
라비 그레이:(실수로,,,>)
✎:와당탕! 보트로 쓰러져 같이 구르고 맙니다. 체력 -1
망나니 벤자민:?!! 아야야... 머리 아파. 갑자기 뭐야...? (정신은 번쩍 들었다.)
라비 그레이:(으아악)
아..아야..... (망신창이가 돼서 보트에 널브러짐)
아.. 죄송해요. 제가 그만 발을 헛디뎌서..
괜찮으세요?
망나니 벤자민:어어... 괜찮긴한데 머리에 혹 난 것 같아. 나중에 술로 갚아. (?)
라비 그레이:...? 하하. 글쎄요. 나중에 또 뵐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술은 좀.. 깨셨나요?
망나니 벤자민:덕분에.. 뭐야 왜 자꾸 날 깨우려는 거냐고......
라비 그레이:(미안해서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짓고는) 다른게 아니고.. 벤자민씨는 여기 오래 사신 것 같아.. 린다에 대해 아는 게 있으신가 해서요.
망나니 벤자민:린다...? 그거 주인마님 말하는 거야?
킥, 저택 밖으로 한 발짝 나오지도 못하던 사람이...
괜히 배를 탄다고 설치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 아냐......
[진실1]을 적립합니다.
혼잣말 같은 비웃음과 함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벤자민은 털썩 누워버립니다.
그리곤 이젠 아주 드르렁 코를 골기 시작합니다.
라비 그레이:... 네? 잠시만요, 벤자민씨.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줄래요?
아. (자냐고오!)
망나니 벤자민:커어어어~
라비 그레이:끄응.. 이게 무슨 소리지 진짜. 올리버한테 물으면 알려주려나.. (힐끔 누워서 자버리는 벤자민을 보고 옅은 한숨을 쉽니다. 이어, 다시 저택으로 돌아갑니다.)
아무래도 술을 마셨다고 죽은 자에 대한 거짓부렁을 하진 않을 텐데..
✎:혼자 저택으로 돌아오는 라비는 이대로 서관으로 가거나, 행운 판정을 통해 동관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하.. 이 라비 그레이. 혼자 살아온지 어연 38년.. 길 정도는 스스로 척척 찾을 수 있겠죠. 나를 믿어봅니다.)
운
기준치:
40/20/8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길을 잃었다.)
✎:길을 잃었다... 다다닷 다라랏
라비 그레이:어딜 가야 할까.. (두리..번..두두리번..)
✎:두리번... 여긴 섬이니 자연 판정으로 갈까요.
라비 그레이:(하... 감사합니다..)
(나는 자연에 자신이 있어.)
(풀들아.. 바닷물들아.. 내게 힘을 줘.)
자연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풀들아!! 바닷물들아!!
라비 그레이:(그들이 나를 저버렸네요..)
✎:빙글빙글... 라비는 거의 2시간을 소모하고 간신히 길을 찾아냅니다.
라비는.. 길치였던 걸까요?
라비 그레이:.. .. .. (저벅.저벅.저벅. 나애 인생.)
저택이.. 너무 크네요. 린다도 처음엔 길을 잃지 않았을까?
린다는 길을... 1 잃었다 2 잘만 찾았다 2
라비 그레이:(ㅋ..)
(린다.. 잘 지냈으면 됐다..)
잘 지냈던 걸로... (ㅋ)
✎:[동관]
창이 넓고 화사한 분위기로 꾸며져있던 서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길고 좁은 창과 옛스러운 가구들, 어두운 자주색 커튼들. 어쩐지 건물 자체에 압도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걸을 때마다 바닥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린다는 이런 곳에서 살았군요.
찾아가면 라비는 ‘하녀장 사라’를 만날 수 있습니다. 키가 크고 매서운 인상의 중년 여성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차려입고 있으며 행동거지에 절도가 배어있습니다.
라비는 사라와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그녀의 눈빛은 당신을 꿰뚫어보는 듯 합니다.
조용하고 날카로운 송곳과도 같습니다. 아주 짧은 침묵이 기이하게 길게 느껴집니다.
사라는 가볍게 목례한 후 말합니다.
하녀장 사라:...이번에 방문하신 선생님이시군요. 주인마님의 방을 보러 오셨습니까.
라비 그레이:... 네. 제가 올리버와 헤어져서 그런데, 위치만 알려주실 수 있나요?
하녀장 사라:그건 도리가 아니지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그녀는 뒤를 따라오라는 듯 계단을 올라갑니다.
라비 그레이:바쁘실텐데, 선뜻 동행해주신다니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사라의 뒤를 따라 동관의 2층으로 향합니다.
라비 그레이:(쫑쫑..)
…올라가는 동안 사라는 라비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를 전합니다.
하녀장 사라:여기 동관은 지어진 지 오래되었고, 모든 자재가 목조로 되어있으므로 화재에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불씨를 일으킬 수 있는 그 어떤 물건도 동관에 반입이 금지되어있습니다. 사용인들조차 불을 지필 수 있는 도구나 기름 등을 휴대하는 것이 금지되어있지요. 벽난로조차 제한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아무도 모른다고요? 이미, 사용인들은 당신이 저택의 물건에 손을 대는 건 알고 있던데요? 아하.. 그래서, 린다의 귀걸이가 내 방에 떨어져 있었군요? 당신이 모르고 떨어뜨린거겠지..
메이드 릴리벨:...이 정도 패물이 있으면 전 잘려도 상관없어요. 그걸 알면서도 훔치지 않는 그들이 바보인거죠.
아아 그 귀걸이 역시 방에 있었군요? 그걸 괜히 떨어트리지만 않았어도..... (푸념)
라비 그레이:잘못을 인정하지도 않는군요. 그것도 다른 사람의 물건이 아닌 린다의 물건을...
(이런 상황에 처했지 않았더라면, 린다의 소식을 듣지 않았더라면, 평소대로 이성적으로 생각했더라면 릴리벨에게 잠깐 충고를 하고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린다의 물건을 훔쳤고, 린다를 모욕하기까지 했으니 그만 감정이 앞섰다.)
린다의 것인 물건들, 전부 이리 주세요.
메이드 릴리벨:다, 당신이 뭔데요...? 제가 드릴 이유는 없어요. (경계..)
라비 그레이:물건을 당장 주지 않는다면 그레이씨에게 모든 걸 고하죠. (굳은 얼굴을 하고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과연 릴리벨에게 통할 것인지... 협박 혹은 설득을 굴립시다.
라비 그레이:(하... 되찾고야 말겟어... 린다의 물건...)
설득
기준치:
80/40/16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메이드 릴리벨:(ㅋㅋ)
라비 그레이:(어떻게이럴수잇어진자)
메이드 릴리벨:...하, 어디 말해보시죠? (갑자기 기세등등) 그레이 씨도 외지인의 말 따위보단 절 더 신뢰할텐데요.
라비 그레이:글쎄요. 그건 당신의 착각이지 않을까요? 저택의 사람들이 눈감아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 그리고 제게도 제법 증거는 있답니다.
메이드 릴리벨:증거요? ...선생님. 아직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여기선 조용히 있는 편이 좋답니다.
이만 나가주실래요? 선생님의 물건은 돌려드렸으니 제가 더 들을 말은 없는 것 같네요.
라비 그레이:어처구니가 없군요. 역시 이 저택은 제대로 된게 하나도 없어. 조심하도록 해요. 모든 잘못은 본인에게 돌아오는 법이니까. (제 분에 못이겨 입술을 깨물고는 밖으로 나갑니다..)
라비는 열받지만 나가기로 합니다...
뒤에서 릴리벨의 비웃음이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그녀가 인과응보를 치르길 바라는 수밖에요.
라비 그레이:... (수척..)
(그래도 목걸이는 챙겼다..)
✎:목걸이는 챙겼다... (토닥)
라비 그레이:(음.. 이제 어디가지..)(다이닝 룸으로 갑니다.)
✎:[다이닝룸]
이곳에 들어서면, 공작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작은 티타임을 즐기며 장부를 들여다보고 있네요. 당신을 보고 사람좋은 웃음과 함께 자리를 권합니다.
짧은 티타임이 시작됩니다. 곁에서 시중을 들고 있던 사용인이 당신에게 잘 우린 아쌈 티와 버터쿠키를 내어옵니다.
라비는 관찰 판정.
라비 그레이:(이럴 때 공작을 보고 싶진 않은데..)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공작은 결혼 반지를 끼고 있지 않으며 사냥복 차림입니다. 사냥이라도 나가려는 걸까요?
여전히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낯입니다.
브룩스 공작:어디... 그렇지. 저택에서의 생활은 불편함이 없으신가요, 선생님.
라비 그레이:.. ... (여즉 겪은 일들이 생각났지만 꾸욱 참고) 그럼요. 공작께서 편의를 베푸셔서 잘 지내는 중이랍니다. (복장을 힐끔 보고는) 사냥을 나가시려는 건가요?
브룩스 공작:그거 다행입니다. 아, 알아보셨군요. 조금 뒤에 사냥을 가려고 합니다. 이곳에서 얼마 안되는 저의 취미여서요.
라비 그레이:아.. 네. 그렇군요. (미덥지 않았지만 웃는 낯으로 그에게 대답했다.) 그나저나, 배는 언제 다시 뜰 수 있다던가요?
브룩스 공작:아아 그거라면 아마 내일 새벽, 야간편으로 도착할 것 같습니다.
저번 사고로 저희도 물자를 많이 공급받지 못한 상황이라, 최대한 빠르게 와달라 부탁했거든요.
라비 그레이:새벽에도 배가 다니나요? (조금 놀란 듯 말하고) 그건 다행이네요.
브룩스 공작:그럼요. 선생님께는 희소식이 되겠군요. ...오.
마침 준비가 끝난 모양입니다. 이거 좀더 티타임을 가지지 못해 죄송하군요.
라비 그레이:아뇨. 괜찮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빙긋 웃고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브룩스 공작:예 가시기 전까지 푹 쉬십시오. 다만... 선생님? 이 저택은 낡아서 어느 모서리에 발이 걸려 넘어질 지 모른답니다.
이것은 경고입니다.
괜히 들쑤시지 말고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정중하게 돌려서 하는군요.
[의심1]을 적립합니다.
라비 그레이:... 사람을 다치게 하는 모서리가 있다면 거친 사포로 갈아서 둥글게 만들어야하지 않겠어요. 그럼. (그의 말에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고 목례를 한 뒤 자리을 뜹니다.)
그런 화답에 공작은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배웅합니다.
라비 그레이:(공작을 만날 줄은 몰랐지. 어제 내게 린다의 말을 했을 땐 죽을 상을 하더니만.. 기분 나쁜 일의 연속이라 두통이 오는지 서서 이마를 잠시 짚었다가 마구간으로 향합니다.)
확실히 어제 아내를 잃은 슬픔을 이야기할 때와는 딴판입니다. 어느 쪽이 그의 진실된 모습일까요.
라비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마구간으로 향합니다.
✎:[마구간]
어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오늘도 칙칙한 인상의 마구간지기 로버트가 말들에게 여물을 주고 있습니다. 로버트와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 .. (기웃... 기웃...)(말한테 채이면 안되니까.. 말 앞에서 기웃..) 안녕하세요, 로버트씨. 저희 어제 뵈었죠?
마구간지기 로버트:... ... (무시)
좀처럼 입을 열지 않습니다. 로버트는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거든요. 대인 기능 판정.
라비 그레이:(하 해본다.)
마구간지기 로버트:(와라)
라비 그레이:
설득
기준치:
80/40/16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승리의 따봉)
마구간지기 로버트:...여긴 왜 온거요. (겨우 한 마디 뱉음)
✎:승리의 따봉이에요!
로버트에게 린다에 대해서나, 혹은 그의 다리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비 그레이:로버트씨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다른 사용인 분들은 좀처럼 입을 열어주지 않아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여쭤보아도 될까요?
마구간지기 로버트:......나는 할 말 없소. (물어보아도 된다)
라비 그레이:(ㅋ)
저는 지난 10년간 이 곳의 주인마님이었던 린다의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이 곳을 찾아온 것인데.. 여러 사람들의 말이 다르더군요. 로버트씨가 알고 계시는 린다는 어떤 사람인가요?
마구간지기 로버트:............... (한참 과묵하다가 툭) 마님은 좋은 분이셨소.
라비 그레이:(다행이구나.) 그 아이는.. 이 곳에서의 표정은 행복해 보이''던가요?
마구간지기 로버트: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소. 그냥... (묵묵하게 일하다가) 그런 '미친 여자'에 대해선 알고 싶지도 않고.
라비 그레이:...네? 미친 여자요?
반문하자, 그는 갑자기 퍼뜩 고개를 들어 당신을 쏘아봅니다.
마구간지기 로버트:이 다리! 이걸 보고도 자꾸 묻는거요? 난 그 여자를 구하려다 이렇게 됐어.
고작 미친 여자 따위를 구하려고!
로버트의 입에서 벽력같은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미친 여자’라니, 단어 선택의 무례함을 차치하고라도 어째서 그렇게 부르는 걸까요.
라비 그레이:... ...하나같이 다들.. (그의 대답에 표정은 빠르게 굳어졌다. 눈빛은 그 만큼이나 날이 서있었고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던 어조는 공격적으로 변하였다.)
그 아이는 목숨을 잃었어요. 아무래도 신은 아이에게 도움을 주려는 당신의 실낱같은 마음을 크게 세워 그만하길 둔 것 같군요. 제게 하실 말 없으시면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마구간지기 로버트:하, 당신 아는 사이인가? 그래 그 여자 말야. 여기 오더니 정신이 나가서 매일 밤 그렇게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더만...
그렇게 목숨을 잃고도 유령처럼 저택을 떠나지 못하더군. 그런 여잔 단명한 게 놀랍지도 않아......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홱 마구간 뒷쪽으로 사라집니다.
[진실1]을 적립합니다.
...저쪽에는 문이 없는데요. 그는 어디로 간 걸까요?
라비 그레이:....? (슬금.. 따라가봅니다.)(궁금..)
슬금.. 따라가보면 저택 안쪽으로 이어지는 샛문이 하나 보입니다.
로버트는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빠르기도 하죠.
라비 그레이:(빠르군. 어디로 이어지는 문일까.. 궁금해하며 샛문으로 들어가봐요.)
샛문을 열어보면 어두운 통로가 나타납니다.
...
통로를 따라 걸으니, 이것이 동관의 옛 하인방이 있는 층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듯 퀴퀴한 냄새가 나고 거미줄이 여기저기 내려앉아 있습니다.
이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별로 없지만, 당신은 통로가 동관의 ‘다락방’과 이어졌다는 걸 깨닫습니다.
다락방은 현재 잠겨있습니다. 다음 장소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라비 그레이:로버트씨가 이리로.. 들어갔나? (잠겨있는 문을 한번 달칵달칵. 해보고는.. 보트 보관소로 이동합니다.)
✎:[보트 보관소]
이곳은 오늘도 적막합니다. 쏴아아아…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귓가를 스칩니다.
보관소 안에 들어가보면 덩그라니 놓여진 보트(방수천이 씌워진)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벤자민을 만나려면 그의 오두막으로 가야합니다.
라비 그레이:오늘은.. 그의 상태가 괜찮을까... (저벅.저벅. 오두막으로 갑니다.)
벤자민의 오두막은 일단 잠겨있습니다만, 원하는 판정으로 열어볼까요!
라비 그레이:(으아악)
(음... 오두막의 문에 귀를 갖다대고... 철사로 잠겨있는 구멍을 달칵.달칵.. 쑤십니다. 내 귀는 천만불짜리 귀다... )
(교사였던 탐사자를 빈집털이범으로 전직 시켜버린 건에 대하여)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전직도 나쁘지 않겠어요. 아니 정말로요.
라비 그레이:(뿌..듯.)
라비는 철사로 이리저리 문고리를 조작하여 쉽게 문을 엽니다.
그리고 벤자민은 오늘도 알콜에 절어 완전히 뻗어있습니다. 관찰 판정.
라비 그레이: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익)
✎:(아 우리애 전직하더니 갑자기 주운이)
당신은 엉망진창으로 물건이 쌓여있는 테이블 위에서 성냥 한 갑과 기름등을 발견합니다.
이곳은 저택 외부라서 화재 단속에 비교적 허술한 것일까요?
✎:성냥과 기름등이 라비의 소지품에 추가됩니다.
이후, 똑같이 여러 가지 판정을 사용해 벤자민을 깨울 수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줍줍)
벤자민씨? 일어나보세요. 해가 이미 중천에 떠있어요. (흔들거리며 그를 설득해봅니다.)
설득
기준치:
80/40/16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망나니 벤자민:...으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난다.)
깨어난 벤자민에게 옛날 사건, 즉 린다에 대해 물어볼 수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
... 정신은 좀 드셨나요? 제가 여쭤보고 싶은게 있어서요.
혹시 저택에 있었던 린다에 대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는게 있으신가 해서요. 그 아이에 대해..
이 곳의 다른 사람들은 모진 말만 하더군요.
망나니 벤자민:당신..? 저번에도 묻더니... ... 그래, 다들 그렇게 말하는 것도 당연하지. 미친 여자였으니까.
그렇게 단언한 후, 린다가 밤마다 몽유병으로 저택을 돌아다니곤 했다는 정보를 알려줍니다.
그가 저택 바깥에 나오는 꼴을 제대로 본 적이 없고, 그래서 지금도 붙박이 귀신이 되어 저택 안을 떠돌고 있는게 아니냐는군요.
[진실1]이 적립됩니다.
망나니 벤자민:나야 몇 번 본 적 없지만... 그 여자는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았어.
하하하.. 누가 이 섬에서 행복할 수 있겠어. 배를 타고 나간 것도 섬에서 도망치려고 그런거 아냐?
라비 그레이:하, (그 미친여자라는 단어 좀 안 쓸 수 없어? 꼬릿표처럼 따라오는 단어에 헛웃음을 내뱉었다. 고작 몽유병 하나로 그 아이를 이런 식으로 칭하다니.. 이곳에서 어떻게 견뎠나 싶어 끔찍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린다에 대해 말하는 그의 말을 경청했다.)
행복, 이요? 왜 이 섬에선 행복할 수 없는거죠? 이렇게 큰 저택에.. 사용인들까지 있고. 어떠한 행복과 관련지어서 말씀하시는건가요.
망나니 벤자민:글쎄,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그런 거겠지....
망나니 벤자민은 오늘도 몇 마디 안하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
라비 그레이:아,아니. (이사람이) 일어나신지 얼마 되시지도 않았잖아요.. (챡챡. 자민씨 다시 깨우며..)
✎:굳이 깨우려면... 판정 극단적 성공이 필요하겠네요.
라비 그레이:... ... ... (크게 한숨을 쉬었다.)
(음.. 이 사람에게서... 더 얻어낼 건 없는건가?)
✎:그렇습니다!
라비 그레이:(그렇군!)
(저 자는 무슨 연유로 행복하지도 않은 이 섬에 계속 있는걸까. 제 자신을 포기하고 저렇게 모든걸 놓은 사람처럼 사는게 지겨울텐데. 린다도.. 린다도, 이 섬에서 그런 걸 느꼈을까..)
(발걸음을 옮겨 동관으로 향합니다.)
벤자민이 이 섬에서의 생활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듯, 린다도 그랬던 걸까요.
이런저런 고민을 품고 라비는 동관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동관]
처음 왔을 때보다 훨씬 스산한 것 같습니다.
온통 자줏빛으로 꾸며진 동관에서는 희미하게 백합 향이 납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이 건물은 정말 낡았군요. 지능 판정.
라비 그레이: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 보니 동관은 신기할 정도로 목재 이외의 재료가 쓰인 곳이 적네요.
사라가 화재를 걱정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왜 이렇게까지 나무만 써서 건물을 지어 올린 걸까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게다가 이 목재의 질감이나 색감은 어쩐지 기이한 구석이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흐음....
✎:식물학, 혹은 자연 판정 가능합니다.
라비 그레이:(곰곰... 유심히 목재를 살펴봐요.. 나 이래봬도 자연 70인 여자야.)
자연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자연과 하나 됨)
✎:자연과 하나 됨
라비는 동관을 지은 목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나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 어떤 나무를 가공해도 이런 질감, 색, 결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요? SAN 1/1D2
라비 그레이: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이런.. 나무는 처음보는데...? (끄응...)(머리 지끈..)
✎:기분 탓일까요... 하긴 당신이 알던 지식이 꼭 전부는 아닐테니까요.
이어 복도를 거닐던 라비는 한 켠 구석에서 거뭇한 자국 같은 것을 발견합니다.
자국을 자세히 보기 위해서는... 관찰 판정.
라비 그레이: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늘 왜이러지)
✎:오늘 진짜 주운 짱이다 라비야
라비 그레이:(하.. 저번에 빨간 피맛을 본 덕이군요..)
✎:빨간 피맛을
그래서 그런지... 이 자국이 제때 닦이지 않아서 말라붙은,
이미 굳어버린 핏자국이었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발자국 모양으로 찍혀 있네요.
그 옆에는 머리카락도 한 올 떨어져 있습니다. 당신이 잘 알고있는 밀색입니다.
알 수 없는 위화감과 기묘함에 목덜미가 선뜩해져 옵니다.
[진실1]이 적립됩니다.
...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하녀장 사라:제가 드린 말씀을 잊으셨군요.
사라입니다. 무기질적인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섬찟하기 그지 없는 눈빛입니다.
그는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가 보고 있던 머리카락을 주워듭니다. 그리고 입을 엽니다.
하녀장 사라:돌아가세요. 선생님께서 홀로 동관을 돌아다니는 것을 아시면 주인님께서 별로 좋아하지 않으실겁니다.
라비 그레이:(머리카락을 주워드는 것을 보고 눈썹이 살짝 움찔했다. 내게 어째서 저런 말을 하는거지? 설마.. 화기를 가지고 있어서? 아니면.. 내가 섬을 떠나기 전에 다시 동관을 와서? 섬찟한 느낌을 애써 다스리고 그를 짐짓 노려보듯 보았다.)
하지만, 동관엔 그 아이의 방이 있지 않습니까. 아이가 남기고 간 것들을 보게 될 마지막일텐데.. 이해 해주시길 부탁드리면 안될까요?
하녀장 사라:...제가 더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돌아가세요.
[의심1]이 적립됩니다.
사라는 돌아설 때까지 조용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이거 원.. 백작을 다시 찾아가 부탁할 수도 없고.)(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돌아가겠어요. (이 곳의 나무자재를 떠올리며) 하지만.. 의심스러운게 한두가지가 아니네요. 그래서 더 발이 떨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내뱉고는 목례를 하고 동관을 떠납니다....)
(어디로...가야...하죠... 아저씨..)
그의 강경한 태도에 당신은 어쩔 수 없이 동관을 떠납니다.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려온 것도 같습니다.
어느새 밖은 어두워졌기에, 이대로 저택 조사가 일단락됩니다.
✣
셋째 날, 자정 이후
그 날 밤, 당신은 방에 돌아와 생각합니다.
유령은 정말로 유령일까요? 사실은 정말로 진실일까요?
린다는 정말로 더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걸까요?
어긋난 증언들, 노골적인 거짓들,
숨죽인 비웃음에 둘러싸여 천천히 숨이 막혀옵니다.
마치 거미줄에 붙잡혀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발버둥 치는 곤충이 된 것만 같습니다.
불쾌함이 척추를 타고 올라와 등골을 서늘하게 훑어내립니다.
린다는 이런 곳에서 살았군요. 자그마치 십 년 동안이나.
이곳에 도착한 첫 날 떠올렸던 감상이, 이제는 조금 다른 의미로 반복됩니다.
이 저택의 대부분이 그녀를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한다 말하지만...
정말로 그녀의 편으로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비밀과 거짓으로 점철된 이곳 메리어빌에서 아마도, 린다는 지독히 외로웠을 것입니다.
...
섬을 떠나기까지도 곧입니다.
진실을 두눈으로 확인할 기회가 있다면 아마도 이것이 마지막일 테죠.
라비 그레이:(이 곳의 사람들이 말해온 린다의 모습은 내가 알던 아이가 아니다. 그 아이는 몽유병의 낌새도 없었으며, 그 누구에게 미친여자라고 불릴만한 심성은 아니었다. 제 편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 감옥 같은 곳에서, 지난 10년 동안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내가 그걸 알아낼 수 있을까?)
(지능.. 판정 해보겠어요...)
✎:가자...!
라비 그레이: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래요. 당신이 아는 린다는 그런 아이가 아니며, 그렇기에 진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까요. 죽은 린다를 찾기 위해?
혹은 꿈에서 만났던, 유령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어느 쪽이든 당신이 가야할 장소는 정해져 있겠죠.
라비 그레이:(유령이 출몰한다는 곳이.. 어디였지? 동관이었나?)
✎:(맞다네요)
라비 그레이:(지끈거리는 머리를 짚고는 린다의 목걸이를 제 손에 꼭 쥡니다. 주머니엔 넣지 않아요. 혹여나, 이 목걸이를 그녀가 보게 된다면 내게로 다가와줄지도 모르니까.)
린다.. 유령이 된 너를 보는 것도,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도.. 그 무엇이 되었든 간에 널 보면 내 감정을 어떻게 추스릴지 모르겠구나.. (작게 읊조리고는 동관으로 향합니다.)
라비는 짐을 챙기고 객실 바깥으로 나갑니다.
문고리를 돌려보면... 다행스럽게도 잠겨 있지 않습니다.
둘째날 밤에 있었던 일이 거짓말 같아요.
라비 그레이:.. .. .. (어젠 뭐지?)(입술을 꽉 깨뭅니다.)
마치 당신에게 ‘꿈이라도 꾼 거 아니야?’ 라고 비웃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천천히 이동하여 동관에 도착합니다.
낮에 왔을 때도 그다지 산뜻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오밤중에 보니 더욱 스산하고 섬뜩합니다.
삐걱, 삐걱. 걸을 때마다 울리는 불길한 소리.
삐걱, 삐걱. 삐걱, 삐걱.
문득 라비는 이상한 것을 느낍니다.
낡아빠진 나무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자신이 내는 소리만 들리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당신이 걸음을 멈춘 후에도 삐걱이는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옵니다.
삐걱, 삐걱… 숫제 악기 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듣기 판정.
라비 그레이: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소리가 위층, 즉 3층에서 들려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라비 그레이:.... 여기에 누군가가 있나...? (조심스럽게 소리를 죽이며 3층으로 올라갑니다.)
누군가가 있는 걸까요. 그 생각에 소리를 죽여 위로 올라가면...
그곳에는 유령이 있습니다.
아니, 유령일까요?
유령이어도 좋습니다.
유령이어도 좋으니 다시 한 번 만날 수만 있으면 원이 없으리라고,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린다. 그녀입니다.
...
그녀는 백의(白衣)의 여사제처럼 떠돌아다닙니다.
걸음은 차라리 춤에 가깝습니다. 아주 느리고,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열린 창 사이로 검은 바다의 밤바람이 불어오면 아이는 큰 원을 그리며 걷습니다.
꿈에서 본 것과 같이 창백한 맨발입니다.
아이는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패합니다.
달싹이는 입술에서는 어떤 노래도 흘러나오지 못합니다.
야윈 어깨와 손끝에서, 나부끼는 머리칼에서, 백합 향이 납니다.
희고 창백한 몽유. 그녀는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라비 그레이:... ... 린다...? (처음에 목소리를 내려 했을 땐 목이 메여 나오지 않았다. 떨리며 반쯤 잠긴 목소리가 네게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그런걸 신경쓸 여유는 없었다. 예상은 했지만 진짜로 널 목도하니 반가움보다 놀람이 앞섰던 것이다.)
리,린다.. 정말.. 너니..?
린다 그린:... ... (몽롱히 창밖을 향해있는 눈동자가 느릿하게 감기며 네게 향한다. 아직 꿈을 꾸는 듯한 표정. 옅은, 희미한 목소리를 내어 상대를 불렀다.) 선생님...?
저를... 만나러 와 주셨네요.
라비 그레이:(네게 할 말은 많아 입은 뻥긋거렸지만 막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를 알아보고
내게 말을 걸었으며
그걸 두 눈으로 똑똑히 보니
꾸욱 눌러내기 바빴던 감정들이 너를 휩쓸고 간 파도처럼 밀려와 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래.. 그렇단다. 당연한게 아니겠어. 오직 너를 만나기 위해 왔단다.
... .... (다음 말은 무어라 이어야할까. 네 반응을 확인하며 입을 열기까지 기다렸다.)
(아, 점점 흐릿해지는 네 모습에 두 손으로 우악스럽게 눈물을 훔치다 너의 한마디에 손을 거두었다. 널 안을 수 있을까? 정말.. 네가 육신을 보존한 생물이라면.. 내 품에 안을 수 있겠지. 그리고.. 여전했던 너의 따스함에 느껴질거야.)
(말 없이 팔을 벌리고 혹여나, 네가 부서져 사라질까봐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코 끝을 스치는 백합향이 지독해 눈물이 나는 거라 암시하고, 그리고 네가 왜 우냐 물었을 땐 그로 인해 눈이 따갑다 언지할거라 다짐했다. 오랜만에 본 네게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기에.)
린다.. 린다... (하염없이 네 이름을 불렀다.)
(이제는 제대로 들어줄 이가 있는 곳 앞에서)
린다 그린:(꿈이어도 좋아요. 선생님을 다시 한번 만날 수만 있으면 원이 없으리라고,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 (너무도 조심스러운 포옹. 그토록 잊을 수 없었던 당신. 밤 공기로 인해 차갑기는 하나, 분명히 존재하는 사람의 온기가 지금에 현실감을 더해주어 기묘하고 들뜬 기분이 들었다.) 이상하다... 마치 진짜같이 선명해서, 깨고 싶지 않아요 선생님...
선생님... 저, 선생님을 좋아했어요.
라비 그레이:(제 귀에 속삭여지는 말에 눈이 살짝 뜨였다. 그래. 나 역시도 너를 좋아했다. 그런데, 너의 감정과 나의 감정이 같은 깊이일까. 이를테면 나는 옆집 그레이스씨도 좋아하며 바람에 흩날리는 하이얀 민들레 홀씨도 좋아한다. 나의 사랑은 이처럼 가벼운 것은 아니기에 마음은 짐짝처럼 무거워졌다.)
( 네가 내게 향하는 사랑은 저것과 같겠지. 하지만.. 몹쓸 짓을 해보련다. 너의 속삭임에 묻어 내 진심을 전하기로.) 린다.. 나 역시도 그렇단다. 네가 너무 많이 보고싶었어. 네 목걸이가 닳도록 만졌고, 네 목소리는 들은지 오래 되어 잊어버리는 줄만 알았단다..
너를 다시 볼 수 있음에 다행이야. (그리고, 네가 모르게 묻어 두었던 사랑을 속삭일 수 있어서.)
(끌어 안았던 몸을 풀고, 너와 눈을 마주하려 고개를 들었다. 네 눈엔 나는 참 초라해 보이겠지.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져 있으며 10년이란 세월이 담겨져있을터. 이런 내가, 널 계속 찾고 그리워해도 되려는지 모르겠다.)
이대로.. 너와 함께하고 싶구나.
린다 그린:함께...
좋아요 선생님.. 절 데려가 주세요... 그곳이 천국이든 지옥이든, 어디든.. 갈테니,
저를 두고 가지 마세요... 사라지지 마세요. (당신의 말이 달아 이대로 잠겨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몽유는 쉽게 사람을 망가트려서, 올바르게 인식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하고, 가까이에서 당신을 다시금 확인하니, 흐린 눈동자에 점차 생기가 돈다.) ...? 어, 라.. 선생... 님.
선생님......? 혹시... 저, 정말 여기에...
라비 그레이:(정말로 자신이 꿈을 꾸는거라 생각하는 걸까. 너의 녹색 눈동자는 점점 맑아져가 나를 응시하는게 보였다. 그 말에 10년 전, 너를 떠나 보낼 때처럼 해사하게 웃으며 반기듯 입을 열었다.) 어서오렴. 린다, 돌아오는 게 너무 늦었구나.
(그렇게 네게 인사하고는 작게 읊조렸다.) 그럼.. 네가 그렇게 죽었을리 없어..
린다 그린:(지독하리만치 길었던 주술이 깨지고 뚜렷한 정신으로 널 바라보니, 순간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더듬거려) 어 어.. 어떻게...? 저, ...그게 선생님.
죄, 죄송해요! 모처럼 오셨는데 이런 차림으로 맞이하게 되다니... (괜히 제 치맛자락을 잡거나 머리카락 끝을 꼬며 우물쭈물..)
라비 그레이:(당황하며 어쩔 줄을 몰라하는 너의 어릴 적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웃음이 절로 나왔다.) 복장이 뭐가 중요하니. 만났다는 게 중요하지 않니? (혹여 네가 신경쓰일까 어깨 즈음의 옷 매무새를 정리해주었다.)
다행이구나.. 정말 다행이야. 이 곳을 떠나기 전에 널 만날 수 있다니.. 어떻게 된거니, 너.. 이 곳에 계속 숨어 지냈던 거니..?
린다 그린:(당장의 처지보다 눈앞의 당신에게 잘 보이는 일이 더 중요한, 이미 어른이 된지 오래임에도 아직도 아이같은 자신이 부끄러운지 어색하게 서 있었다.) ...네. 벌써 몇년... 이지, 오랜만이에요 선생님.
으음 저는... (그리고 차분히 기억을 떠올려보며 고개를 저어) 아마도,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아. (깨달으니 불안한 시선으로 주변을 살피다, 네 어깨를 붙잡고 살금 발꿈치를 들어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선생님. 제 말을 당장 믿지 않으셔도 좋아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 뿐이니까요.
여긴 위험해요. 저는... 이곳에서 제물로 살아왔던 것 같아요. 섬의 사람들은 이 저택 자체를 괴물로 여기며, 섬기고 있거든요...
라비 그레이:갇...혀있었다니? (생각치도 못한 말이 들려오자 놀란 토끼눈이 되었다. 이어지는 진실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말 그대로 갇혀있는 섬 안에서 발버둥 쳐봤자 최후의 경우 죽음에 이르게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네 앞에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동요하지 않는 척 하였다.) 나는 저들의 말이 더 믿기지 않는단다. 저들은 내게 널 미친 여자라고 고했지. 린다, 네가 내게 거짓을 말하지 않을거란걸 알아.. 그럼.. 그럼. 저들은 너를 제물로 바치고.. 폭풍우에 휩쓸려 죽었다고 말하는거니?
린다 그린:...어떤 주술에 걸렸는지 알 수 없지만.. 내내 제 자신을 잃은 채 살아왔어요. 도망치는 것도 소용이 없었어요. (조용히 읊조렸다. 무거운 눈꺼풀을 아래로 떨구곤) 제 기억이, 온전하다면... 제가 탈출에 실패하자 저를 제물로 바치기 위해... 의식을 빼앗은 것 같아요. 그리고 죽은 것으로 위장한 것 같고요. 적어도 공작이나 집사장은 그러고도 남을 인물이에요.
......이럴 때가 아냐, 선생님. 그들이 제가 정신을 차린 걸 눈치챈다면 선생님에게도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그런 건 절대로... 절대로 용납 못해. 선생님, 도망가요...!
라비 그레이:(주술. 의식. 위장... 린다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은 내겐 생소하지만 인지하고 고민할 여유가 없다. 린다와 함께 이 곳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 ... 새벽에 배가 뜬다고 들었단다. 저들에게 들키기 전에 그 배로 가면 돼. 물론.. 네가 타는 걸 숨겨서 가야겠지.
네가 여기에 남게 되는 없도록 하마. ... (결의에 찬 말투였지만 사실은 확신이 없다. 내가 가진 것은 고작 돈 몇푼과 린다의 목걸이.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의 도구가 될 수는 없다.)
... ... 그 주술..이 풀려버린건 다행이지만, 네가 다시.. 걸릴 일은 없는거겠지?
린다 그린:저는 이미 실패했고... ...자신이 없어요. 선생님. (이미 포기한 얼굴로 중얼거려) 주술이 어떻게 풀린건지 이제는 그럴 일이 없을지도, 솔직히 전혀...
괜찮아요. 선생님을 본 것으로 만족해요. 행복해요. 선생님의 기억을 마지막으로 할 수 있을테니까...
당신은 린다와 함께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도망치는 건 쉽지 않겠죠. 아직 저택이 완전히 잠들지 않았고, 그녀에게 걸린 주술 또한 걱정되니까요.
어떻게 해야 들키지 않고, 주술에 대한 걱정도 없이 탈출할 수 있을까.
라비 그레이:(네 말을 듣고는 표정이 굳어버리고 저도 모르게 네 두 팔을 단단히 붙잡고 다그치듯 내뱉었다. 매우 라비 답지 않았으나 그만큼 급한 마음이 앞섰다.) 린다. 그게 무슨 말이니?
나와 함께 있고 싶다고 했잖니. 널 데려가라고.. 천국이든 지옥이든 그곳이 어디든 가겠다고 고한건 진심이 아니었니? 아니. 혼자 못간단다. 네가 만족한다한들 나는 절대 용납할 수 없어
난 언제까지나 네 선생이야. 너를 바른 길로 인도할 의무가 있고 위험에 빠트리게 하지도 않을거란다. (그리고 너를 깊이 애모하고 있기도 하지.)
이곳.. 이상함을 느끼지 않았니? 주변을 보고 네 말을 들으니.. 아무래도 이 동관이 모든 원인인 것 같구나.
내게 불씨가 있어. 네가 고통 받은 만큼 저들에게 되돌려 주고 싶구나.
(올바른 지성인이 들으면 전혀 모순된 언행이라 생각할 것이다. 바른 길로 인도 하겠다 내뱉은 선생이란 자가 방화를 하자 하다니. 법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남에게 고통을 주려하다니. 제가 보기에도 우스웠다.
하지만 사랑스런 널 이 앞에 두고 어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으랴.
아주 조금 남은 죄책감이 네게 조심스러운 물음을 건넸다.) ... ... 네 생각은 어떻니?
린다 그린:(제가 품은 감정을, 고백을 추궁하는 네게 당장 잘못에 대한 변명거리를 잔뜩 떠올려내는 아이마냥 두서없는 말들을 뱉어내) ...지, 진심.. 이었어요! 선생님과 함께라면, 계속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한번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으니까...!
그래도... 선생님을 말려들게 할 수 없잖아요. 제 욕심으로 그럴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 ...흑. (떨리는 목소리가 점점이 멎고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무너진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선생님. 제가 잘못했어요. 사실은 같이 갈 수만 있다면 뭐든지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선생님이 위험해진다고 생각하니 무서워져서...
(아직도 당신에게 있어 나는 제자이며 아이이고, 지켜야할 존재이구나. 그 말들이 사무치게 아프면서도 기뻤다. 한참을 바보같이 울다가 겨우 진정하니 제 코를 훌쩍이며) ......으, 동관.. 이요? 불씨...
...그걸..로 안전해진다면, 저는 괜찮아요. 선생님은 항상 제게.. 올바른 답을 내어 주셨으니까요. 선생님을 믿어요.
라비 그레이:(울음을 터트리며 제게 사과를 하는 널 보고 당황해 잡았던 팔을 놓고 갈 곳 없는 손이 잠시 허공을 돌았다. 얼마 있지 않고 한 손은 그대로 네 어깨뼈를 감싸고 다른 한 손은 네 등 위에 포개듯 잡아 안았다.)
미안하구나. 울지마렴.. 널 혼내려던게 아니었단다.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나 답지 못했어.
(아직도 내게 있어 너는 제자이며 아이이고, 지켜야할 존재다. 언제까지 네게 닿을 수 있을진 모르겠으나 내 숨이 끊어지는 그 날까지 너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으니까.)
어머,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단다. 나도 틀릴 때가 있으니까.. 나도 수많이 실패하고.. 포기했었어. 네가 옳을 때도 있는거야.
... 내 고집을 믿어줘서 고맙구나.
시간이 없어. 우리 물건은 들고 나오지 못하겠네. (이윽고 여즉 손에 쥐고 있던 린다의 목걸이를 너의 가늘고 흰 목덜미에 채워주었다.) 하지만 10년 간 길 잃은 물건의 주인은 찾아줘야지.
린다 그린:...답지 않다니, 이상하네요. (그 다정함에 조금씩 불안했던 감정들이 가라앉는다. 라비 선생님은 그런 분이셨어요. 그런 선생님이라 저는 좋아하게 되었고, 닿을 수만 있다면 제 숨이 끊어지는 그 날까지 감히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으니까요.) 그래도요...
분명 선생님이 틀리고 실패하고 포기할 때도 있겠지만... 그게 선생님의 결정이라면, 고집이라면, 기꺼이 따르고 싶어서요.
......? 아.. (제 물건이 10년의 공백 끝에 돌아오자, 괜스레 끝에 달린 보석을 만지작거린다. 그러다 살포시 웃어) 기억.. 나세요? 이거... 선생님이 주신 거잖아요. 저에게 어울리는 것 같다고...
다행이다. 영영 찾을 수 없을 줄 알았어요. 정말... 감사해요. 저 선생님께 계속 받기만 하네요.
라비 그레이:(네가 계속 받기만 한다고? 그건 아니다. 나도 너와 함께 있으며 네게 받은게 수 없이도 많기 때문에. 정을 붙인 이의 죽음 앞에서 위태로울 때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해준 것은 너였으며, 너의 포근한 말과 하나의 몸짓은 날 웃음짓게 만들어 내게서 그림자를 벗겨내었다.)
... 그건 아닐텐데. (네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고는) 그럼, 이 곳에서 나가서 내가 받지 못한 10년치를 모조리 받아버릴테니 기대할게? (농담이랍시고 가볍게 건넨 말이었다.)
자. 그럼.. 마음의 준비를 하려무나. 내게 기름등과 성냥이 있어. 이 건물은 나무라 한번 불이 붙으면 거세게 타오르기 시작할거야. 이정도 크기면.. 가까이 다가가도 열 탓에 화상을 입을지도 모르니 바로 도망가야해. 알았지?
(기름등을 열어 조금 먼 곳에 흩뿌리고는 조심스럽게 성냥을 켜 휙 던집니다. 활활 타올라 재조차 흩어져 남아있지마라. 그래야 너희들이 이 아이에게 한 짓에 대한 분노를 조금이나마 사그라트릴 수 있으니.)
린다 그린:...네? 10년 치.. 를, (목걸이를 손에 쥔 채 동그랗게 눈을 뜬다. 농담이시겠지- 생각하면서도 기대하게 되어버리니, 기쁘지 않을 수 없어서) ...그럼요. 선생님께 평생을 걸어 보답해도 모자란걸요.
...... (주의하는 말에 조용히 끄덕이곤 같이 기름등을 들어 나무 복도 곳곳에 뿌리는 일을 돕는다. 이 섬과 사람들을 끔찍하게 증오하지만, 그들을 죽음에 말려들게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그걸 적어도 선생님 혼자 짊어지게 둘 수는 없다고 느꼈다. 다만 그럼에도 후회나 걱정보다는, 타오르는 불길을 보고 드는 감정은 후련함이 앞선다.)
이걸로.. 됐어요 선생님. 함께 떠나요, 이 저택을.
두 사람은 동관 여기저기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놓습니다.
자줏빛 벨벳이 타오릅니다. 백합향이 사그라듭니다.
파도 소리는 불이 타오르는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습니다.
이제, 저택을 떠날 시간입니다.
...
불타는 저택을 뒤로 하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도록 달립니다.
새벽녘 이슬에 젖은 풀들이 종아리를 스치고 여름밤의 서늘한 공기가 폐 속에 가득 들어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