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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PG/2020

[CoC] 사룡장락 : 나기아벨

* 갱/락



KP l 락

사청 蛇 l 행화 杏花



한 달 전, 아름다운 물의 도시 학라郝曪를 이끌던 장 대인이 오랫동안 앓던 지병을 떨쳐 내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사람이 생전 얼마나 존경받았는지 알고 싶다면 그가 죽은 뒤를 보라고 하던가요. 장례는 실로 화려하게 치러졌습니다. 그뿐인가요. 식이 끝난 뒤로도 가게의 문간에 걸린 추모용 꽃장식은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으며, 아이들은 내내 그를 그리워하는 노래를 불렀고, 해가 머리 위에 올라앉아도 밤이 가시질 않은 듯 사람들의 옷깃은 제 색을 찾지 못하고 내내 검었지요. 슬픔은 오래 이어졌으나, 흩날리는 꽃잎 아래 고여 있는 것이 눈물이 아닌 피 웅덩이라는 것을 눈치챈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장 대인이 숨을 거둔 그날의 일입니다. 밤이 깊었음에도 그가 머물던 저택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지요.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저택에 방문했으나 아침이 밝은 뒤 문을 열고 나온 이는 단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창 너머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등지고 걸어 나오는 그의 어깨 너머로 보인 방 안은 시뻘건 핏물로 가득했고, 소름 끼치는 적막이 그 위를 장식되어 있었더랍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장 대인, 학라郝曪의 우두머리이자 오랜 시간 황룡회黃龍會의 산주山主로 살아왔던 이의 후계자가 결정되었으니 이보다 더 중한 일이 있을까요? 황룡회의 새로운 산주. 학라의 새로운 용. 그것이 바로 사청입니다.


“용이 하늘에 오르기 위해서는 합당한 의식을 치러야 할 것이다.”


전통에 따라 그는 사흘 뒤 성대한 즉위식을 치르게 됩니다. 즉위식을 치르고 나면 그는 완전한 용으로 인정받아 더는 손을 쓸 수 없는 곳으로 가고 맙니다. 행화杏花, 당신은 그렇게 되기 전에 조직에 숨어들어 그를 죽여야만 합니다.

사흘.

당신이 용을 쏘아 떨어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 Chat Log 


.

“보아라. 이것이 용이 하늘에 오르기 전, 쏘아 떨어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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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룡 장 락

射 龍 戕 落        

㆒部
w. 사탕수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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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둠 속에 서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오직 컴컴한 어둠만이 존재할 뿐이며,
허옇고 습습한 안개가 발치에 고인 채 일렁이는 모습만이 위아래를 구분케 합니다.

목소리를 낸다면 그 소리 또한 어디 한 군데 부딪히는 곳 없이 멀리 퍼져 나가다 곧 잦아듭니다.

...
완전한 고요 속에서 문득 물소리가 들립니다.
출렁이는 것이 깊은 호수 바닥에서 들리는 소리 같기도 하고,
아득한 심해 속에서 들리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소리가 점차 가까워지다 당신의 발치에서 멈췄을 때,
발바닥 아래에서 희미한 땅울림이 느껴집니다.
그 감각에 집중하노라면 어떤 이질감이 차갑게 발목을 쓸어 올리고,
당신은 곧 자신의 발치에 물이 고여 있음을 깨닫습니다.
도망치거나 놀랄 틈도 없이 차가운 물이 밀려들어 머리끝까지 잠깁니다.
땅울림은 마치 지진처럼 거대해져 물과 함께 온몸을 감쌉니다.
강제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24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지만,
이 진동이 마치 아주 거대한 누군가의 목소리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언어인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심지어 이것이 ‘인간이 내는 소리인지’조차 알 수 없지만요.
그리고 그 소리의 정체에 귀를 기울일 기회도 없이...
바닥에 고여 있던 어둠이 아가리를 벌리고,
당신은 소리조차 지르지 못한 채 그 아래로 빨려 들어갑니다.
.
.
.
보아라, 용이 오른다.      
강에서 솟구쳐 산마루를 지나 어룽지는 구름을 뚫고 굽이굽이 굽이 돌다 마침내 저 하늘 위로 올라간다.      
발이 굳었느냐, 손이 곱았느냐.      
꼬리 끝자락 수염 한 올 볼 수 없게 되기 전에 시위에 화살을 메기고 이름을 불러라.      
그것의 이름은…….      
.
.
.
...
감은 눈꺼풀 사이로 문득 서늘한 빛이 스며듭니다.
그 감각에 당신이 눈을 뜨면 초라한 천장이 어슴푸레하게 시야에 잡힙니다.
기분 나쁜 꿈을 꾼 것 같네요.

아침햇살이 비스듬히 흘러드는 좁고 긴 창문 너머로-

물이 출렁이는 소리와 웅성대는 사람들의 목소리, 자전거의 종소리 따위가 제멋대로 굴러다닙니다.
일어나 방 안을 살펴보면 고작해야 침대와 탁자뿐인 단출한 구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탁자 위에는 읽다 만 신문 쪼가리와 일회용 스티로폼 식기가 먼지와 함께 나뒹굴고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왜 이런 공간에 자신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낯선 곳입니다.
강제 지능 판정.
행화:여긴......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72
판정결과:실패
잠이 덜 깼는지 아직도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여기는 어디일까요?
머리를 짚고 있노라면 바깥에서 무겁게 문을 쿵, 쿵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어서 ‘곧 입단식이 있으니 채비해라’라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그제야 당신은 명료한 머리로 자신이 여기 있는 이유를 상기합니다.
그래요, 이곳은 황룡회가 당신에게 내준 방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사청을 죽이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ㅡ ◆ ㅡ      
막대한 빚을 진 부모에게 버림받아 골목을 전전하던 어린 시절.
어느 중년 여성... 그래, 천문에게 거두어졌었죠.
당신의 이름은 행화, 아이의 뺨이 마치 살구빛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천문은 유암회의 우두머리로 규모는 작은 조직이었으나 구성원의 유대가 깊다고 하죠.

그녀에게 많은 것을 가르침 받은 당신. 기본적인 예절부터, 무기를 다루는 법...
... 무엇보다 자신의 몸을 지키는 법을.
천문은 당신에게 있어 '생명의 은인'이었을 겁니다. 당연히 그 은혜에 보답하려 했죠.

그리고 그 사건은 발발했습니다.

황룡회의 배반에 의해, 유암회의 일원 두엇이 사망한 사건.
천문은 그 황룡회에 복수를 하려다가 그만... 적발되어 같이 살해당합니다.
그도 그럴게, 상대는 그 '황룡회' 이니까요.

그러니 당신은 결심했던 겁니다.

천문을 살해한 황룡회, 정확히 그것을 지시한 사청에게 복수할 것이라고.

ㅡ ◆ ㅡ      
그래서... 지금 이렇게 황룡회에 입단한 거겠죠.
평소 황룡회는 사람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데에 까다로운 조이지만,
이번만은 이례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많은 인원을 받아들였습니다.
학라의 용으로 군림하던 장 대인의 부고 날 많은 사람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피는 피로 채워야 하는 법.
당신은 죽은 이들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받아들여졌습니다.
죽은 이들은 안타깝지만, 당신에게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겠죠.
...
오늘은 그렇게 모인, 당신을 비롯한 예비 조직원들이 정식으로 입단식을 치르는 날입니다.
당신은 입단식에 참석하기 전 방 안이나 주변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행화:(이마를 살짝 짚었다 떼고 일어나, 입단식을 위한 채비를 한다. 자신이 자고 일어난 침대부터 정돈하기로...)
일어나 침대부터 정돈하기로 한 당신.

그렇지만 침대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초라합니다.

딱딱한 판자 위에 종잇장처럼 얇은 매트리스를 얹고, 그 위에 또 낡은 천을 덮은 것이 전부네요.
문득 어깨와 등이 결려 온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뭐.. 이런 누추한 잠자리에서 잠들었으니 어쩔 수 없죠.

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8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낡아서 그런지 벽과 딱 맞물리는 것도 아니고, 틈새가 미묘하게 벌어져 있네요.
잘못하면 물건이 빠지겠어요.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안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초점없는 누런 눈알 한 쌍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이성 판정.
행화: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2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이성 감소 없음.
다시 살펴보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행화:...? 잘못 보았나.

참고로 당신의 방은 손바닥만 해서, 한눈에 구성이 들어옵니다.

이외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은 [옷장] [탁자] [창가] 정도가 되겠네요.
행화:아직 잠이 덜 깼을지도... (눈가를 꾹꾹 눌러보고, 결리는 어깨도 뿌드득... 소리와 함께 풀어본다.)
(탁자 위에 놓인 것을 살펴봅니다.)
탁자는 표면에 니스가 덩어리져 꾸덕꾸덕하게 발려 있는 싸구려 나무 재질입니다.
귀퉁이는 옴팡하게 떨어지고, 표면에는 손길에 닿아 허옇게 바랜 자국과 생채기가 가득해...
내다 버린 것을 주워 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위에는 이가 빠진 컵과 어제 자 신문이 올려져 있습니다.
컵은 비어 있고, 신문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장 대인의 부고가,
그리고 더 작게 ‘최근 도시 내에 개구리가 늘었다’는 정도의 기사가 적혀 있네요.
행화:개구리... 비라도 오려나. (갸웃거리며 신문을 훑어보다 내려놓고는, 문득 창가를 본다.)
창가 쪽으로 가면, 먼지가 잔뜩 앉은 나무 창틀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청소한 것이 대체 언제인지... 위로 작은 날벌레가 새까맣게 죽어 있습니다.

얇고 구멍이 난 데다 끄트머리가 누르스름하게 삭아 있는 커튼이 비스듬하게 묶여 창밖의 풍경을 반쯤 가리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당신은 창밖을 내다보며, 마치 경계의 위에 서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문밖. 등 뒤로는 분명 더럽고 시끄러우며 지저분한 뒷골목이 펼쳐져 있겠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정경은 그저 아름답고 조용하기만 하니까요.
짙은 풀빛을 띤 강물이 이는 바람에 넘실대며 고즈넉이 흘러가고,
좁은 수로를 요령 좋게 빠져나가는 조각배의 뒤로 명인의 필치처럼 단정한 선이 이어집니다.
이따금 예쁘지만 불편해 보이는 옷을 입은 관광객들이 작은 새처럼 재잘대며 지나다니는 모습이 더해져,
이 작고 더러운 창문은 마치 그림엽서의 프레임처럼 보입니다.
행화:이 작은 풍경만 보면 참 아름다운 곳인데... (불편해 보이는 옷이 눈에 띄어, 지나가는 관광객 중 특이한 사람은 없나 두리번거린다.)
두리번 거리다 보면... 당신은 가슴에 희고 작은 꽃을 달고 있는 사람을 여럿 발견합니다.
그렇네요. 즉위식 전까지 학라의 용은 아직 '장 대인' 이니까요.

그 희고 작은 꽃은 아마도 지도자를 추모하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뭐 그것도, 사청이 무사히 즉위식을 마친다면 깨끗히 사라질 모습이지만요.
행화:......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창가에서 떨어진다. 바로 옷장을 열어봐)
문짝 하나가 떨어져서 덜걱거리는, 낡은 옷장을 열어봅니다.
사실 문을 열지 않아도 안에 들어 있는 것이 대강 보일 정도네요.

옷가지 같은 게 걸려 있는 모습과, 먼지가 고여 있는 귀퉁이에서 거미줄이 흐리게 반짝이는 모습이 언뜻 보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강제 행운 판정!

행화:
행운
기준치:50/25/10
굴림:66
판정결과:실패
힘을 잘못 줬던 걸까요. 문짝이 완전히 떨어졌습니다.
우지직,
행화:앗...

이어 싸구려 합판과 경첩이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망가진 문짝이 당신의 발치로 떨어집니다...!      

민첩 판정!!

행화:......!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2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모서리가 콱, 하고 당신의 발등 옆에 찍힙니다.

천만다행이에요. 저게 발등으로 떨어졌다면… 상상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행화:휴... 오늘은 운이 없으려나요. (놀란 가슴을 한 번 쓸어내리고, 옷장 안을 마저 살펴본다.)
마저 안을 살펴보면... 그럭저럭 멀끔해 보이는 싸구려 정장 자켓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아. 황룡회 측에서 지급한 옷인 모양이네요.
행화:(나름 멀끔한 자켓을... 꺼내어 제게 가져다 대본다. 사이즈가 맞을까?)
사이즈가 맞을지... 꺼내 보면,
이전에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걸까요?
안에서 돛대가 남은 담배 한 갑과 싸구려 라이터가 툭 떨어집니다.
행화:(담뱃값과 라이터를 주워든다. 다른 사람의 것인가... 적혀있는 것은 없는지 살펴보기도.)

주워들어서 살피면 담배갑에는 누군가 사인펜으로 적은 글귀가 하나 있습니다.

「 하나 남은 것에 행운이 있다. 이것이 당신에게 행운을 가져다주기를. 」      

비록 담배를 피진 않지만... 행운의 의미라니 가져가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행화:...하나 남은 것.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으면서도... 우선은 지니고 다녀보기로 하고, 품안에 챙겨둔다.)
당신은 돛대와 싸구려 라이터를 챙깁니다.
...
이 옷을 입었던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옷을 벗고 더 나은 옷을 입을 수 있는 자리로 갔을까? 아니면... 죽었을까.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이 담배를 남겼을까.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당장 행화, 당신의 앞날조차 알 수 없는걸요.

사청을 죽이지 못한다면 당신 또한 학라의 아름다운 물길 아래 가라앉게 되지 않겠어요.
행화:(더 이상 이 옷을 입을 필요가 없게 된 거라면 다행이지만...... 조금 찜찜한 기분을 안고, 자켓을 몸 위에 걸쳐본다. 어...색...)
어... 색...
당신은 찜찜한 기분으로 자켓을 몸 위에 걸칩니다.
행화:...... (이내 다시 벗어 옷걸이에 고이 걸어둔다. 역시 어색해서...)
(이 정도면 대강 둘러보았을까, 문 앞에 선다.)
역시 이런 류의 옷에는 익숙하지 않네요. 고이 걸어둡니다.
...
채비를 마쳤다면, 이제 입단식 장소로 향할 차례겠죠.
문 앞에 서서 잠시 심호흡을 하고...

나가려고 하니 마침 바깥에서 "신입들은 나와서 준비해라!" 라는 우렁찬 고함이 들려옵니다.

행화:(깜짝...)
(심호흡 후,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서둘러...)

문밖으로 나서면 이곳은 복도식 아파트 구성입니다.

층고가 낮은 3층 건물로, 미음 자로 이어져 있어 꼭 닭장처럼 생겼네요.
소리를 따라 힐끗 복도 아래를 내려다보면...
어지럽게 걸려있는 빨랫줄에 낡은 빨랫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지나는 사람들의 검은 정수리 또한 드문드문 보이네요. 그들이 전부 조직원인지, 몇은 평범한 시민일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빠르게 내려가면, 마침 싸구려 정장 차림새로 서 있는 험악한 낯의 동기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덩치가 크고 온 얼굴이 흉터투성이인 남자가...

우락부락한 몸에 꽉 끼는 옷을 입은 채 끄트머리에 서있어요.

그는 잠시 인원을 확인하는 듯하더니,
곧 맨 끝에 선 당신의 어깨를 가볍게 밀며 여기 서라는 듯 줄을 정렬합니다.
곧 낮고 둔탁한 구두 굽 소리가 땅을 울리며 길게 이어집니다.

남자는 출발하기 전 일행의 앞에 서 몇 가지 사실을 일러줍니다.

만독:전부 왔군. 내 이름은 만독이다.
황룡회의 행동 대장이고, 본래 사청님을 보필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나 입단식이 끝나기 전까지는 너희들을 맡기로 했다.
새로 들어오는 형제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시다는 뜻이니 그 마음을 배반하지 말도록 해라.
이상. 질문은 받지 않는다. 쓸데없는 일로 내 시간을 허비하게 하지 말도록.
만독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남자는 말을 마치고 앞서 걷기 시작합니다.
이때,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집니다.
행화:......? (주위를 슥 돌아본다.)
하지만 주위를 슥 돌아보아도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
...
만독의 뒤를 따라 학라의 복잡한 뒷골목을 걷다 보면, 어느새 지저분한 폐건물에 닿습니다.
설마 이곳이 입단식을 치르는 장소일까요?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황룡회지만, 실상은 별 볼일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모여든 예비 조직원들 또한 마찬가지의 생각인지 수군대는 소리가 뭉쳐 짧은 물결을 만들어 냅니다.

실망한 예비 조직원: ... 허어, 황룡회에 들어가면 학라에서 한몫 크게 잡을 수 있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별것 아닐지도 모르겠어.

화난 예비 조직원: 이봐, 황룡회에 들어가면 다 형제라며. 여긴 형제를 이런 데서 맞는 거야?

침착한 예비 조직원: 장 대인이 죽어서 그래. 사청은 아직 산주가 아니잖아.

참... 황룡회에 들어가겠다는 녀석들이 이런 말을 내뱉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불경스럽습니다.
사청과 황룡회가 두렵지 않은 걸까요?
장 대인의 이름이 갖는 힘에 비해, 사청은 아직 그만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것이 그가 왕좌에 앉으려고 하는 이유겠죠. 자리는 신뢰를 만드니까요.
가 왕좌에 올라가게 된다면 학라의 그 누구도 그에게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
물론 당신이 그렇게 만들지 않을 테지만요.
행화:(저들이 무어라 떠들든 상관없는 일이다. 그저 자신이 막아야 할 인물을, 장차 용이 되려는 자의 입단식을 기다린다.)
당신은 저들이 무어라 떠들건, 자신의 목적을 상기하며 입단식을 기다립니다.

.

.

그 때,
만독이 녹이 슬어 벌건 쇠문의 귀퉁이를 독특한 리듬으로 탕. 탕. 탕 두드립니다.
그러자 곧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강제 듣기 판정.
행화: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48
판정결과:보통 성공

“뒤로 한 발 물러나.”      

등 뒤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떻게 할까요?
행화:...... (가만 선 상태에서 다리만 움직여, 조용히 남자의 말대로 한 발 물러난다.)
당신은 남자의 말대로 조용히, 한 발 물러납니다.
곧... 철컥,
금속이 맞물리는 차가운 소리가 들립니다.
이어 주변을 둘러보면 같은 신입이라고 소개받았던 사람들 몇이...
남은 인원을 둥글게 둘러싼 채 총을 꺼내 들고 있습니다!
탕!
총소리가 들립니다.
털썩, 털썩, 차례대로 무겁게 울리는 소리는 마치 물이 찬 포대 자루가 무너지는 소리 같습니다.
둘러싸였던 인원 중 당신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가슴에 붉은 꽃을 단 채 바닥에 쓰러지고,
곧 발치에 붉은 비단이 깔리듯 핏물이 넓게 밀려듭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른 이들은 뽑아 들었던 총을 익숙하게 품에 넣고 시체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이성 판정.
행화:갑자기, 무슨...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64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성 -1

당신이 당황하던 때에, 목소리가 들립니다.

“신입을 가장해서 황룡회에 잠입한 자객이다.”      

낯설지만 익숙한 목소리. 당신에게 속삭였던 그 소리가 잇는 말에 뒤를 돌아보면...
뚜벅, 뚜벅,
구두 굽이 바닥을 딛는 소리가 잠시 울리고,
그 끝에 각기 창파오와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사람 셋이 서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앞에 서 있는 이.
당신은 그를 알고 있습니다.
꿈에서도 잊지 못했던 얼굴이지요.
사청:... 장 대인이 죽었다고 나를 우습게 봤나 본데.
사청입니다.
그는 느긋한 걸음으로 당신에게 다가와,
당신이 쥔 손에서 비죽 튀어나온 돛대를 꺼내 입에 뭅니다.
곁에 서 있던 만독이 조용히 제 품에서 라이터를 하나 꺼내 그가 문 담배 끝에 불을 붙여 줍니다.
만독:(행화를 가만 보더니 그 머리를 잡아 누른다.) ... 고개를 숙여라.
행화:(말없이 푹 숙인다......)
당신은 말없이 고개를 푹 숙입니다.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
지익, 죽은 것들을 끌어내 시야에서 물리는 소리 따위가 침묵 위로 퍼져 나갑니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
...

그 정적을 깨는 것 또한 역시 사청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시선을 돌리곤, 담배 한 까치를 손 끝에 든 채 말하며 웃습니다.
사청:그래, 하나 남은 것에 행운이 따르리라는 점괘가 있었지.
강제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40
판정결과:보통 성공
황룡회에는 분명... 솜씨 좋은 점술가와 풍수지리사가 존재하는 걸로 유명하죠.
이번에는 아마 그들의 점괘 덕을 본 모양이네요.
하나 남은 것.
그건 그의 입에서 타들어가는 저 돛대일까요, 아니면 자신을 말하는 것일까요.

...문득 떠오르는 것은 담배갑에 휘갈겨 적혀있던 문장입니다. 그것 또한 우연일까요?

행화:(고개를 살짝 들어 타들어 가는 돛대를 바라보았다.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하였던가... 그건 이 상황에 놓인 저를 향한 것인지. 여전히 입을 다문 채 서 있다.)
여전히 입을 다문 채 서 있는 당신.
사청은 그대로 연기를 느리게 내뿜곤, 고개를 숙인 당신의 허리춤에 무언가를 직접 달아 줍니다.
용이 새겨진 작은 물색 옥패입니다.
판판한 뒷면에는 ‘황룡회黃龍會’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는 당신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합니다.
사청:... ... 어쩌면 그게 네 얘기였을지도 모르겠군.
그렇게 말한 뒤 돌아서서 문으로 들어갑니다.
행운은 무슨. 자신은 그를 죽이러 온 사람인데요.
‘진짜 자객’을 알아보지 못하다니 황룡회의 점술가도 별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
살짝 눈을 들어 그 뒷모습을 확인해 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키 큰 노인 한 명과
머리를 길게 땋아 내린 남자 한 명이 사청의 뒤를 따라 들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노인은 당신을 잠시 바라보았다 곧 시선을 거두고, 젊은 남자는 어쩐지 당신을 보고 웃으며 손을 흔듭니다.
그리고 만독은 세 사람을 향해 허리를 숙이다가,
그들이 사라지자, 당신을 보고 츳 하는 소리를 내며 턱을 까딱입니다.
행화:...... (만독을 따라 쭈뼛쭈뼛 그들에게 허리를 숙인다.)
당신은 쭈뼛쭈뼛 그들을 향해 허리를 숙입니다.
...
지금은 이런 위치에 있지만, 언젠가 저자의 목은 당신의 손에 들어오게 되겠지요.
지저분한 폐건물에서 허망하게 목숨을 빼앗긴 이름 모를 남자들처럼요.
다만 그는 가장 영광된 자리에서 가장 비참한 죽음을 맞이할 거라는 사실이 다를 뿐입니다.
피 묻은 발자국이 길게 이어졌다 곧 문 너머의 어둠으로 사라집니다.
.
.
만독은 한참 뒤에야 당신을 데리고 따라 문 안으로 들어갑니다.
문턱을 넘어갈 때 넘실대던 비린내는 단지 녹슨 문의 귀퉁이에서 올라온 것만은 아닐 겁니다.
처음에는 줄을 세워야 할 정도로 많았던 일행은... 이제 당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도 미로같은 길을 한참이나 걸어 갑니다.

곳은 어디일까요?

행화:......? (그 많던 일행은 어디 갔는지, 어느새 자신과 한 남성만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금 초조한 마음에 묻는다.)
여긴... 어디인가요?
만독:(묵묵히 걸어가기만 하다 묻는 말에 툭 내뱉는다.) ...... 황룡회 본관, 연회장으로 향하는 길이다.
이런 길을 고작, 당장 입단한 신입에게 알려줘도 되는 걸까요?

그런 당신의 의문을 알아차렸는지 만독이 이어 대답합니다.

만독:어차피 기억도 못하겠지. 한 번 가보는 걸로 기억해낼 수 있는 길이 아니니까.

확실히 미로처럼 얽혀 있는 길은 지금 당장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이제와 길에 대해 되짚어보려고 해도, 아마 실패하겠죠.
...
이윽고 연회장에 도착합니다.
그곳에 서있노라면 여러 문을 통해 도착한 무리들이 삼삼오오 모여 웅성대다가,
단상 위로 올라가는 사청을 보고 일순 숨을 삼킵니다.

차려입은 고급진 의복 때문도, 그 아래로 축축하게 젖어 붉게 웅덩이진 흔적 때문도 아닙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무엇이 그에게는 있었습니다.         
저것이 위에 서는 자의 품격이라는 걸까요?

그래봐야 당신에게는 죽여야 할 상대일 뿐이지만요.

모두의 시선이 제게 모인 것을 확인한 그가 입을 엽니다.
사청:전부 도착했나? 오면서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도록, 꼭 필요한 일이었으니 말이야.
‘불미스러운 일’
그말에 일부가 웅성대며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곧 조용해집니다.
그는 사위를 둘러보다 다시 말을 잇습니다.
과장되지는 않게 절제된 손동작이 그 뒤를 따릅니다.
사청:우리는.
어제까지 가장 먼 곳에 자리했으나 오늘부터는 가장 가까이 선다.
우리는 가족이다. 이 이름은 신뢰와 결속의 언어로 쓰인다.
어떤 형제도 너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너희 또한 응당 그래야 할 것이다.

나직한 목소리가 잠시 멈추고, 사청이 손을 높게 듭니다.

사청:... 그러나 한 가지.

동시에 정식 조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신입들의 앞에 서 무언가를 허리춤에 매달아 줍니다.

용이 새겨진 작은 옥패입니다. 당신의 허리춤에는 이미 달려 있는 물건이지요.
아마도 이것이 ‘황룡회의 증표’인 모양입니다.
자세히 보면 사청의 허리에도 같은 모양을 한 것이 달려 있습니다.

그렇게, 모든 이들의 허리춤에 같은 증표가 매달린 것을 확인한 사청의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사청:용의 자비를 시험하지 마라. 나는 인내심이 깊지 않아.
... 하지만 너희가 내게 충성을 바친다면 나도 그에 걸맞는 예우를 해줄 것이다.
누군가 너희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용의 핏줄이라 답해라.
너희를 해하는 자에게는 용의 분노가 뒤따를 것이고, 은혜를 베푼 자에게는 기쁨과 보답이 함께 할 것이라는 사실을 뼛속 깊이 새겨줘라.
잊지 마라. 우리는 하나다.
...
사청:환영한다, 형제들.
자비는 무슨. 죽기 싫으면 잘하라는 소리겠죠.
이해할 수 없지만 주변에서는 감격해서 줄줄 우는 사람까지 보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뒤에 서 있던 만독과 호리호리한 남자, 성별을 짐작하기 어려운 노인까지 셋이 가볍게 어딘가를 향해 손짓합니다.
그러자 우리에게는 곧 술이 한 병씩 돌아왔습니다.
이것을 마시고, 휴대폰 하나와 나이프 한 자루씩을 배급받는 것으로 입단식이 끝이 났습니다.
이제 당신은 명실상부한 황룡회가 된 것입니다. 고작 사흘뿐이지만요.
사흘.
이제 시작입니다.
.
.

.

۰㏠ ۰       
입단식이 마무리되자 사청은 곧 자리를 떠나고-
선임 조직원들이 찍어 두었던 신입들을 우루루 데리고 갑니다.

자리에 가만히 서 있노라면, 당신에겐 곧 만독이 다가옵니다.

만독:축하한다. 내가 널 담당하게 됐다.
행화:아...... (우물쭈물하며 서 있던 몸이 경직되고, 입이 마르는 것 같았다.)
그... 잘 부탁드립니다. (그에게 꾸벅 인사를 해)

만독:(인사를 물끄럼 보다가 곧 등을 돌려) ... 우선 나가지. 가면서 규칙에 대해 알려주겠다.

그는 당신을 연회장 바깥, 황룡회 본관의 로비를 지나...
문밖으로 데리고 나가며 규칙에 대해 설명합니다.
전부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규칙들입니다.
만독:첫째. 조직원들 사이의 분쟁은 금지되어 있다.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가벼운 다툼 정도는 알음알음 벌어지고 있다만, 크게 다치거나 죽음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싸움은 당연히 금지된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엔 상급자의 입회하에 결투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
그리고 둘째. 황룡회의 일원이라는 증표가 있다면 이유를 막론하고 돕는다.
그렇게 말하며 만독이 당신의 허리춤에 매달린 옥패를 가리킵니다.
만독:... 이제 가족이니까.
그러고보니 만독의 태도는 입단식 전에 비해서 상당히 부드러워졌습니다.
행화:...증표. (허리춤에 있는 옥패를 한 번 쥐었다 놓으며 끄덕였다.)
만독:좋다. (같이 끄덕이곤) 마지막으로... 셋째. 황룡회는 서로를 배신하지 않는다.
... 만약 자신의 힘으로 선택할 수 없는 순간이 온다면,
그 때는 황룡회의 이름을 더럽히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라.
목숨을 끊어라.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다.
개인보다 조직이 우선이다... 하긴 어떤 조직이든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죠.

그렇지만 생각보다 규칙이 짧네요.

그런 당신의 생각을 읽었는지, 만독이 무뚝뚝한 얼굴로 웃습니다.
만독:여기 대부분은 가방끈이 짧아서 말이다. 규칙이 길어 봐야 기억을 못 하지.
뭐... 그래도 넌 다를지도 모르겠다.
타고난 낯이 험악해서 그런가 웃는다기보다 인상을 쓰는 것처럼 보일지도요.
그러곤 일이라며 당신에게 쪽지를 둘 건네줍니다.
만독:좀 이르지만... 너에게 있어 첫 번째 일이다.
네가 일처리를 어떻게 하나 솜씨 좀 구경할 겸. 뭐, 간단한 일이니 긴장하지 말고 다녀와라.
행화:벌써... 말인가요. (두 개의 쪽지를 받아, 차례대로 하나씩 펼쳐본다.)
쪽지를 펼쳐보면 이름과 주소, 수금액이 각각 하나씩 적혀 있습니다.

차례대로 당신은 첫 번째 쪽지를 읽어봅니다.

왕력비. 남로 32-458번지 301호      
비고: 마약쟁이. ■■■■. ■■■■■■ ■■■ ■■ ■■ ■■■ ■■. 수금액 1500위안.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93
판정결과:실패

만독은 악필인 것 같습니다. 일부 글자는 전혀 알아볼 수가 없네요.

행화:음...... (악필에 눈살을 찌푸리며 들여다보았지만 읽을 수 없었다. 두 번째 쪽지도 확인한다.)
이어서 당신은 두 번째 쪽지를 확인합니다.
판홍락. 서로 1-35번지      
비고: 노름꾼. ■■ ■■ ■■■ ■■ ■■. ■■ ■■■■ ■■ ■■■. ■■■ ■■ ■■ ■■■■ ■■ ■. 수금액 5000위안.      
역시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이번엔 간신히 남은 글자를 읽어냅니다.

비고: 노름꾼. 어린 딸과 아내가 하나 있다. 집에 붙어 있는 일이 드물다. 자택에 없을 경우 차찬텡에 가 볼 것. 수금액 5000위안.      

행화:(마약쟁이, 노름꾼...... 어느 쪽부터 가 보는 게 좋을까. 만독은 간단한 일이라고 하지만 제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쪽지를 다시 접어 주머니 안에 넣어두고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고민 끝에 두 번째 쪽지에 적혀 있던, 판홍락에게 갈 준비를.)
만독:그래, 다녀와라. 끝나고 나면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보고하도록.
만독은 말을 마치고, 그의 일을 하러 사라집니다.

쪽지 두 장을 확인한 당신은 우선 두 번째 쪽지의 인물인 판홍락의 집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 쪽지만으로 어떻게 찾아가야할지 막막하네요.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81
판정결과:실패
...... (우뚝)
...... 우뚝.
원하는 방법을 사용해 찾아갈 수 있습니다.
행화:(걸... 어가기에는 무리려나, 하는 생각을 한다. 주위에 탈 것이 있나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을까...)
주위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 거리엔 인력거가 몇 지나가고 강에는 배가 다닙니다.
행화:(강가로 가, 목적지에 이르는 배를 찾아본다.)
강가로 가니 마침 조각배를 띄우려던 사공이 당신에게 아는 척을 합니다.
사공:아이고 이거, 황룡회 분 아니십니까~ 어디 가시는 길 있으시면 제가 태워 드리죠.
행화:...아, 네. 그렇죠... (저가 황룡회 소속이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한다.) 서로 1-35번지에 볼일이 있어서, 좀 부탁드릴게요.
사공:아아~ 서로 1-35번지 말입니까. 네, 거기라면 물론 알고 있죠.
알아서 목적지까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타시죠.

배에 타려는 행화. 하지만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재력 판정!

행화:(돈...)
재력
기준치:35/17/7
굴림:40
판정결과:실패
돈이... 없네요.
행화:...... 지금은 이것밖에 안 되지만, 다음번엔 섭섭지 않게 챙겨 드리겠습니다. (뻔뻔하게 말해봄)
사공:잉? 으음...

사공은 당신이 내민 돈을 보고 망설이는 눈치입니다. 추가로 대인 판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행화:아시지 않습니까, 저희가 모른 척하고 떼어먹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사실 잘 모르지만 아무튼 저는 그곳으로 가야 해요)
설득
기준치:60/30/12
굴림:7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오오!!!!!!
사공은 당신의 말을 듣더니, 이윽고 웃는 낯으로 얼마 안되는 돈을 받습니다.
사공:아아! 그렇죠~ 그렇죠. 황룡회의 이름과 신뢰를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행화:oO(아직은 수월하군요...) 그럼요, 도와드려야지요.
사공:그럼. 좋습니다. 제가 이번은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태워 드립죠~ 자자, 타시면 출발하겠습니다.
행화:고맙습니다. (내색하지 않고 총총 배 위에 탑승한다.)
당신은 총총 배 위에 탑승합니다.
조각배는 물흐르듯 강을 지나가고 주변 거리에는 바쁜 듯 움직이는 사람들과,
저 멀리 오래된 수로가 보입니다. 듣기 판정.
행화: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1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안에서 개구리가 우는 소리. 그 비슷한 것이 들린 것도 같았습니다.
행화:도시에 개구리가 늘었다더니...... (크게 신경쓰지 않고, 거리를 감상하며 앉아 있는다...)

당신은 신문을 떠올리며 그 이상 신경쓰지 않고 거리를 감상합니다.

... 이윽고 배는 서로에 들어서 어느 주택 앞에서 멈춥니다.
사공:도착했습니다. 이곳입니다!
아마 저 주택이 서로 1-35번지일 겁니다. 뭐... 아니어도 최소 그 주변에 있을 테고요.
행화:아...... (자리에서 일어나, 눈 앞에 보이는 주택을 쳐다본다.)
...그렇군요, 덕분에 오는 길 편하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뵙죠. (짧게 목례하곤 배를 떠난다.)
사공:예예, 좋은 하루 되십쇼~ 다음엔 꼭 챙겨주시는 겁니다! (배웅하고는 다른 손님을 찾으러 간다.)
배에서 나와 당신은 판홍락의 집을 찾아가게 됩니다.
.
.
■ 판홍락의 집      
그의 집은 고즈넉한 이층집입니다. 층고가 낮게 설계된 전통식 주택이네요.
야트막한 지붕에는 남색 기와가 얹혀 있고,
하얀 벽과 창 위로는 색이 연한 나무살을 교차해 짠 장식이 정교하게 올라 있습니다.
관찰 판정.
행화:여기인가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11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그런데 자세히 살펴볼 것도 없이 쉽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본래 흰색이었을 벽에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연한 회색빛으로 보이고,
주변에는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네요.
미닫이문의 양옆으로는 화초가 누렇게 말라죽어 화분 위로 양팔을 늘어뜨리고 있습니다.
둘러보느라 기척을 내면, 봉투에 머리를 처박고 코끝을 쫑긋대며 안을 뒤지던...
생쥐 두어 마리가 놀라 멀찍이 도망갑니다.
행화:집에 붙어있는 일이 드물다더니... (현관문 앞에 서, 문을 두드려본다.) ...안에 계십니까?

문을 두드리니 잠시 뒤 안에서 앳된 목소리가 들립니다.

??: 누, 누구세요...?
행화:(아무도 없는 것은 아니었나... 어린 아이 같은데 괜찮을까, 생각해) 황룡회에서 왔습니다.
조금의 침묵.
이어 찰칵거리는 소리와 함께 어린 여자아이가 조심스레 문을 열어 줍니다.

당신의 체격에도 허리춤에 채 닿지 않을 정도로 작고 마른 여자아이입니다.

아이는 당신을 보며 한참을 망설이더니,
아이: ... 지금 집에 어른이 안 계세요. 엄마두 아빠두 나가셨는데. 린화한테는 돈이 없어요….
그렇게 말하며 우물쭈물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행화:(문이 열리자 드러나는 건 역시나 아이. 꼭 저 어릴 적이 떠오르는 것 같아, 그 모습을 가만 바라보다 옅은 미소를 띤다.)
그런가요... 부모님은 어디로 가셨는지 아나요?
판린화:(옅은 미소를 보고 조금은 경계심을 풀었는지, 꼬물작 대며) 린화. 엄마는... 모르겠어요. 그래두 아빠는 차 마시러 가셨을 거예요.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살펴보면, 입은 옷이 낡고 더러우며-
옷깃 틈으로 누렇게 색이 빠져가는 멍이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행화:(귀엽네요...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준다.) 차를 마시러 가셨군요. ...이렇게 어린 아이를 방치해두고 도대체 무얼하는 사람들인지. (린화에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중얼거렸다.)
린화가 괜찮다면... 잠시 안을 둘러봐도 괜찮을까요?
판린화:... ? (흠칫 놀라 웅크리다가 쓰다듬는 손길에 조금씩 고개를 든다. 아주 찰나의 상냥함이었을 뿐인데. 그것이 아이에게는 제법 큰 의미로 다가왔는지 밝은 얼굴이 되어 끄덕였다.) 응!
린화네 집 둘러봐도 돼요. 지금은 린화 혼자니까!
행화:...! (흠칫하는 반응에 금방 손을 뗐다. 아이가 어떤 가정에서 살아왔는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가, 표정이 굳다가도 이내 부드러이 웃어 보인다.) 고마워요, 그럼... 린화가 안내해줄 수 있어요?
판린화:(누군가 자신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마냥 기쁜 얼굴로 옷깃을 잡아 이끈다.)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린화가 안내할게요.

그런 린화를 따라 집안을 둘러보면... 거의 쓰레기장입니다.

본디 아름답게 설계되었을 내부는 쓰레기봉투로 꽉 막혀 구조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네요.
부엌은 컵라면과 1회용 스티로폼 용기, 술병과 각종 페트병, 캔들로 엉망이고...
날파리까지 잔뜩 앉아있어 건드리는 것조차 겁이 날 정도입니다.
거실은 아예 들어갈 수가 없을 정도였고요.

분명 이층집인데 계단은 또 어디 있는 건지 찾기 어렵네요.

행화:(이건 뭐... 제대로 둘러볼 수나 있을런지. 이리 작은 아이를 쓰레기장 같은 곳에 방치하였다는 사실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쓰레기들을 피해... 살펴볼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찾아본다.)

쓰레기들을 피해... 살펴볼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찾아봅니다.

그 순간 엄청난 양의 날파리가 붕ㅡ 일어납니다!      

이성 판정...!

행화:......!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2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놀랐지만... 이성 감소 없음.
행화:(날파리쯤이야... 조금 놀랐지만 침착하게 지나간다.)
날파리쯤이야... 하고 침착하게 지나 1층 내부를 더 살펴보면,

유일하게 딱 한 군데 막혀있지 않은 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미닫이문 형식이네요.

판린화:(행화의 옆에서 알짱대다가) 린화는... 엄마 아빠랑 여기서 살아요.
행화:(문에 손을 갖다대려다, 문득 린화를 봐) ...이 방에서요?
판린화:(바라보는 얼굴을 마주하니 웃으며) 응! 이 방에서. 여긴 파리 없어요.
행화:거실이나 2층은 저리 놔두고... (어마어마한 쓰레기의 양에 다시금 한숨을 내뱉는다.) 방 안에 들어가봐도 괜찮아요?
판린화:괜찮아요~ (대답하며 오히려 자신이 먼저 안내해주려는 듯, 문을 열어준다.) 언니는 좋은 사람이니까. 린화는 알아요.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이곳이 생활공간’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집에서 유일하게 생활감이 있어 보이는 내부가 나타납니다.
여기도 지저분하긴 하지만, 적어도 발 디딜 만한 공간 정도는 남아 있네요.
안은 술병과 비닐봉지, 쓰레기, 언제 빨았는지 축축하고 귀퉁이가 꼬질꼬질한 이불 따위로 엉망진창입니다.
린화가 미처 끄지 않고 나왔던 건지,
켜져 있는 TV에서는 파인애플을 뒤집어쓴 돼지 캐릭터가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아마 이것이 아이의 유일한 놀이상대인 모양이네요.
바닥은 거의 전멸했고, 굳이 살펴본다면 [서랍]과 [장롱] 정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행화:...고마워요, 실례할게요. (저는 좋은 사람... 일까, 별 쓸모없는 생각을 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이 안도 그다지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천천히 서랍을 열어봐)
서랍 안에는 속옷이나 양말 같은 것들이 들어있는데, 바닥에 뭔가 깔려 있습니다.
꺼내보니 종잇조각 몇 장입니다.
행화:으음... (종잇조각을 전부 꺼내어 살펴본다.)
전부 꺼내어 살피면 어음과 [통장], [명함] 몇 장이 엉켜 있네요.
이 사람... 빚을 어마어마하게 졌군요.
보아하니 황룡회에서만 당겨 쓴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죽기 전에 받을 건 받아야겠네요.
행화:받아갈 수 있을까...... (명함부터 자세히 살핀다.)
명함에는 ‘茶’라고 적혀 있고, 뒷면에는 전화번호와 간단한 약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아마 차찬텡이겠죠. 다행히 바로 이 근처네요.
행화:(다행히 멀지 않은 곳이군요. 통장도 마저 펼쳐본다.)
통장은 마이너스입니다. 0이 무시무시하게 찍혀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의 핸드폰이 울립니다.
행화:(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는 다시 넣어둔다.)
발신자는 만독이네요.
행화:...앗. (핸드폰을 꺼내어, 괜히 목을 한 번 가다듬곤 그 전화를 받는다.)
...네, 행화입니다.
당신은 목을 한 번 가다듬고, 전화를 받습니다.
만독:그래 신입, 일은 어디까지 됐나. 확인차 전화했다.
행화:아... 그게, 거주지에 도착하였으나 아이 하나뿐입니다. 판홍락은... 차를 마시러 간 것 같고요.
당신의 대답을 들은 그는 혀를 차면서,
만독:차 마시러 갔다, 라. 빚쟁이 주제에 형편이 좋군.
학라에서 그 말의 뜻은 차찬텡. 그러니까 찻집에 마작을 치러 갔다는 소리다.
근처에 한 군데 있을 테니 가 봐.
행화:그렇습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길 듣는다.) 알겠습니다.
그 말을 듣고 만독은 전화를 끊습니다.
린화는 그 통화 내용을 얼핏 들었는지, 당신의 옷자락을 쥔 채 웅얼거립니다.
판린화:... 아빠, 또 돈 들고 갔어. 엄마가 화 많이 냈어요. 아빠한테 가는 거예요?
...참. 노름쟁이에 집안 돈은 다 주워가고, 애는 방치하고. 골고루 쓰레기네요.
행화:...... (핸드폰을 다시 집어넣고, 몸을 낮춰 아이와 눈을 마주친다.) 네, 린화의 아빠에게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린화는 집에 혼자 있어도 괜찮아요?
판린화:...... (시선을 마주하자 잠시 동안 표정이 흐려지곤, 이내 고개를 푹 숙이며 끄덕인다.) ... 네. 린화는 항상 혼자니까. 괜찮아요.
행화:(이렇게 물어도, 아이가 저리 답해도 괜찮지 않을 거라는 걸 아는데. 그 사실이 마음 한구석을 아프게 한다.) 시간이 더 많다면, 린화 옆에 더 있어주고 싶은데... 미안해요.
(조심스럽게 아이의 손을 감싸며 말한다.) 그러고 보니... 소개가 늦었지만, 내 이름은 행화예요. 오늘 린화를 만나서 기뻤어요. ...진심으로.
판린화:아니에요. 린화는 정말 괜찮으니까... (바닥을 보며 괜히 몸을 꼼질거리던 아이는, 자신의 손을 감싸며 하는 말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다. 보여준 건 아이 특유의 밝고 천진난만한 미소.) ... 응! 행화... 행화 언니.
린화도 언니가 와줘서 기뻤어요.
... 아! (갑자기 생각난 듯 빠져나와 방안의 잡동사니를 뒤지더니 행화에게 종이 한장을 건넸다.) 린화, 언니에게 선물 줄래요.
이거... 개구리를 쫓는 그림이라고 했어요. 린화의 보물이에요.
린화는 그렇게 말하며 당신에게 [기괴한 그림이 그려진 종잇조각]을 전해 줍니다.
행화:(제 딸이 이리 환하게 웃을 줄 아는 아이라는 걸, 린화의 부모는 알까. 아마 모르겠지. 그 미소에 답하듯 밝게 웃어주었다.)
...응? 선물이요? (기괴한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받아들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 개구리를 쫓는다니...... 잘 간직할게요. (잘 접어 손에 꼭 쥔다.) 그런데 린화의 보물 같이 소중한 물건을, 나에게 줘도 괜찮은 거예요?
판린화:기쁜 날에는 선물을 주는 거랬어요! 린화는 언니가 와서 기쁘니까, 그래서...
린화의 보물을 언니가 소중히 해준다면, 린화는 좋아요. (자신이 준 종이를 손에 꼭 쥐는 걸 보고 방긋방긋 웃는다.)
행화: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방긋 웃는 모습에 조금은 안심하였다.) 나도 린화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데, 지금은 가진 게 없어서... 미안해요. 그렇지만 또 만나게 될 때는 꼭 준비해둘 테니까.
...그럼 이만, 시간이 되어서 가 볼게요. (다시 쓰레기들을 피해... 문으로 향한다.)
판린화:정말? 다시 오는 거예요? 기쁘다~ (문으로 향하는 널 마중하기 위해 따라가며 들뜬 목소리를 낸다.)

그렇게 문 앞,

헤어지기 전 린화는 당신의 허리춤에 매달린 옥패를 발견하고 신기한 듯 만져봅니다.

판린화:이거. 황... 황... 롱? 언니 거예요?
행화:...? 아, 네에. (린화에게 잘 보이도록... 서 있으며) 황룡회의 옥패예요. 증표인 셈이죠.
판린화:증표... 응. 린화 이런 거 많이 봤어요. 하지만 린화가 본 것보다... 언니의 색이 더 예쁜 것 같아요.
역시 행화 언니... 대단한 사람이죠? 린화에게도 이렇게 잘해줬는 걸.
린화는 웃는 얼굴로 증표에서 손을 떼고는, 당신을 올려다보며 작별 인사를 건넵니다.
판린화:조심해, 언니. 린화랑 다음에 또 만나게 되면 좋겠어요. 잘 가요~
행화:그래요?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고개를 기울인다.)
...음, 사실 오늘이 처음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노력할게요. 다음에 또 봐요, 린화. (가벼이 손을 흔들어주곤 떠났다.)
당신이 떠나는 것에 아쉬워하는 모습이었지만, 딱히 조르는 기색은 없었습니다.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린화. 정말이지 어른스러운 아이네요.
행화:......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아이. 그렇게 자랄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 밉다.)
그러니까... 차찬텡이었던가요. (챙겨두었던 명함 뒷면의 약도를 보고, 찻집을 찾아간다.)
아이가 그렇게 자란 것도 전부 환경 탓이겠죠.
헤어지고 나서 당신은 명함에 쓰여진 약도를 보고 찻집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
.
■ 차찬텡      
찾아간 곳은 바깥에 걸려 있는 얇은 동판에 ‘茶’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집입니다.
그런데 어쩐지, '정말' 찻집 같지는 않네요.
싸구려 시트지가 붙어 안이 불투명하게 보이는 미닫이문과,
그 가장자리를 마감한 은색 새시 틈으로 자욱한 담배 연기가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그 위로 웅성대는 말소리들이 실려 나옵니다.
행화:냄새... (코를 한 번 틀어막고는, 그 문을 천천히 연다.)
천천히 문을 열어보면,
위에 달려 있던 청동종이 쨍한 소리를 내며 울립니다.
당신은 훅 밀려 나오는 담배연기를 가르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내부에는 녹색으로 된 사각 테이블들이 즐비하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차나 술을 마시며 마작을 치고 있습니다.
왁자한 말소리 틈으로 마작패가 자그락대는 소리가 다글다글 굴러다니네요.
좀 더 들어가 주변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갑자기 누군가 목청을 높입니다.

이건 무효야!! 이 새끼, 너 공사 친 거지? 어디서 패를 빼려고 들어?      

그쪽을 보면, 인파 사이로 언뜻 붉은 져지를 입은 남자가 주먹으로 판을 내리치는 모습이 보입니다.
강제 듣기 판정.
행화:이런...... (전혀 찻집의 모습이라고는 볼 수 없는 광경에, 절로 미간을 좁혔다.)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사람들이 소곤대는 소리를 듣습니다.

왼쪽의 사람: 또~ 또. 홍락이네.

가운데 사람: 저 놈... 얼마 전에 또 홀딱 벗겨져서 쫓겨나지 않았어?

오른쪽의 사람: 야야, 홍락이네 마누라가 돈 좀 벌잖아. 또 훔쳐 왔겠지.

... 급기야 황룡회에서도 돈을 빌렸다던데 어쩌려고 저러나 몰라.
아하. 바로 저 사람이 판홍락인 모양입니다.
행화:(소곤거리는 얘기에, 조금 전 큰 소리 내었던 사람에게 시선이 꽂힌다. 저 사람이 판홍락이구나. 그 모습을 가만 지켜본다.)
당신이 그 모습을 가만 지켜보던... 그 때,

“거기, 너!”      

한참 씩씩거리던 홍락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척, 당신을 지목합니다.
그의 앞자리는 어느새 비어 있네요.
판홍락:이리 와, 딱 보니까 어리바리한게 초짜 같은데 한 판 어울려 달라고.
행화:......?
저는 마작 같은 걸 치러 온 게 아닙니다. (그의 앞자리에 서, 단호히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이 판홍락, 맞죠?
판홍락:큭큭... 내 명성이 이 정도인가? 이봐, 보라고들. 이런 초짜도 날 알잖아!
행화:(어이없는 얼굴로...) 그야 모를 리 없죠. 며칠 전에도 집에서 쫓겨나신 모양인데......
...슬슬 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옥패를 그에게 내보인다.)
판홍락:엉? 뭐, 그런 게 나한테 통할 줄 알고~~...? 네가 나한테 한 판 이기면, 뭐든 해준다 이거야.
그러면서 당신에게 '마작 한 판 치자’며 계속 고집을 부립니다.
그에게 황룡회나 수금에 대해 말해도 전~ 혀 통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술을 또 진탕 마셨는지 입 벌리면 술 냄새가 심하네요.
판홍락:대신에, 만약 니가 지면... 크흐흐.
왜 뒷이야기를 안 할까요. 사람 불안해지게.
뭐, 딱 한 판이고 이야기를 들으면 매번 지는 사람인 것 같고. 어떻게 할까요?
행화:그만 정신 차리고 집안 꼴이나 보시죠. 당신의 아이가 어떤 곳에서 살고 있는지, 알고 있기나 합니까? (마작 패 하나를 들어, 그의 앞에 큰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
...제가 당신과 마작 따위를 해서 득이 되는 게 뭐가 있을지. (우선은 자리에 앉는다. 말이 통할 양반은 아닌 듯 보이니...)
당신이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고 만족했는지, 판홍락은 히죽 웃습니다.
판홍락:득이 되는 거. 있지. 왜냐면... 안하면 난 여기 드러누워서 꼼짝도 안 할 거니까!!!!!!!!!!!
그걸 협박이라고 하는 걸까요. 정말이지... 말이 통할 양반은 아닌 모양입니다.
아무튼 여기선 마작을 치거나 무력을 행사할 경우에만 홍락에게서 돈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행화:...... (우렁찬 소리에 질린 양 귀를 막는다.)
이런 데서 한가하게 놀고 있을 시간은 없으니, 빨리 끝내지요.
판홍락:(그 대답에 자리에 주저앉듯 털썩, 소리를 내며 앉았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아무리 그래도 이런 초짜에게 내가 질 건 아니거든~? 거기 이봐, 판을 시작해달라고!
행화와 홍락, 두 사람의 마작이 시작됩니다.
...
판이 시작되니 체구가 자그마한 급사 하나가 소리 없이 다가옵니다.
그리고 이 빠진 다구를 정연하게 앞에 놓아 주네요.
곧 안에 뜨거운 찻물이 담깁니다.
옅은 황색을 띤 찻물 아래에는 부서진 찻잎이 오래된 먼지처럼 자잘하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행화:(눈짓으로 인사하곤, 그가 놓고 간 차를 한 모금 마신다.)
그가 놓고 간 차를 한 모금 마시니... 어딘가 편안한 기분이 들면서,
행화의 이성이 +1 됩니다.
이어서 급사는 낡아서 코팅이 벗겨지기 시작한 메뉴판을 내밀며 무엇을 시킬 것인지도 물어봅니다.
메뉴판에는 롱징, 벽라춘, 기문홍차, 보이차 등 각종 차와 맥주, 고량주에 이과두주, 설원, 공부가주 등 술이 빼곡하게 적혀 있네요.
뒤늦게 붙인 것처럼 보이는 작은 종이에는 엉성하게 ‘음료수도 있음’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보아하니 이런데 와서 콜라 따위를 요청하는 사람도 제법 있는 모양이죠.

심지어 가만 보면 어린 아이를 데려온 사람도 있습니다.
행화:(어린 아이를 보고 고개를 내저으며, 대충 홍차를 부탁한다. 차를 즐길 여유는 없다.)
그럼... 시작할까요.
판홍락:거참, 재미없는 양반이네. 이런 데 와서 술이 아닌 차라고??????
제정신으로도 이길 수 있다 이건가. 큭큭... 기대되는구만 그거!
행화:말했다시피, 저는 마작을 치러 온 게 아니라... 당신에게 돈을 받으러 온 겁니다. (딱딱하게 말함)
저도... 기대되는군요. (...라고 마작을 쳐본 적 없는 사람이 말했다.)
판홍락:돈~? 뭐, 까짓 거 날 이기면 주지! 이길 수 있다면 말이야!!
자자. 모두 보러 오라고!! 판홍락의 인.생.역.전을!!!
마작을 쳐본 적 없는 행화. 당신은 그를 이길 수 있을까요?
판을 시작하며 우선 당신은 산에서 패를 하나 가져옵니다.
마작의 규칙은 산에서 패 하나를 가져오는 쯔모를 시작으로,
패 3개짜리 몸통 4개와 패 2개짜리 머리 하나를 모아 화료를 완성시키는 것.
그러니 행화, 행운 판정.
행화:(행운이 따른다는 돛대, 바로 지금 필요한 것 같은데요...)
행운
기준치:50/25/10
굴림:87
판정결과:실패

당신의 패에 주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저들끼리 수군대면서 웃는 소리가 들립니다.

잘 모르겠지만... 판이 영 안 풀리네요.
하지만 운명은 자기 손으로 만드는 것 아닐까요?
승리의 여신이 당신에게 미소 짓지 않는다면 강제로 이쪽을 보게 만들어도 좋겠죠.
행화:음...... (당황한 티를 내지 않으면서... 패를 쌓으며 다음 패를 가져온다. 대충 밑장빼기함)
은밀행동
기준치:55/27/11
굴림: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

손가락 끝으로 달각대며 슬쩍 밑장빼기로 괜찮은 패를 끌어당깁니다.

몇 개째인가의 패를 앞에 쌓자, 뒤에서 사람들이 "오 당신, 생각보다 잘하는데. 마작 좀 치나?" 하면서 훈수를 두네요.

그러다 제법 좋은 조합이 나왔는지 구경하던 양반이 갑자기 당신의 등을 팡! 두드립니다.

"거기다 운도 따라 주는 모양이야~" 라며 낄낄 웃네요.

행화:......! (화들짝 놀라, 구경꾼들을 곁눈질하다 다시 판으로 고개를 돌린다. 집중해야 한다...)

판홍락:으...... 으윽으, 내가 질리 없다고... 저런 초짜에게.. (술 탓에 지끈거리는지 머리를 싸매며 판에 집중하고 있다.)

...
판은 어느새 중반을 향해 갑니다.
같은 그림을 가진 패가 착착 자리를 잡습니다.
행운, 혹은 다른 적절한 판정.
행화:...... 후. (말라가는 입안을 차로 축이며, 다음 패를 이어나간다.)
행운
기준치:50/25/10
굴림:66
판정결과:실패
어쩐지... 구경하던 사람들이 뚝 말을 멈춘 게 영 찜찜합니다.
게다가 마작에 문외한인 당신이 보기에도 이 판은 망한 것 같다는 기분이 듭니다.
이렇게 끝내고 싶진 않겠죠?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방법이 꼭 ‘올바른’ 방법일 필요도 없을 테고요.
행화:(처음 맡은 일부터 망치고 돌아갈 수는 없는데......)
...... (다시 한 번 적당히 패를 빼돌린다. 제발...!)
은밀행동
기준치:55/27/11
굴림:69
판정결과:실패
패를 빼돌리다 실수로 패 하나를 떨굽니디.
판홍락:어, 어... 이봐 당신! 질 것 같다고 혹시 밑장빼기를 한 건 아니겠지!!
홍락이 눈을 부릅뜨며 당신을 노려봅니다.
행화:...잘못 본 거겠죠. 증거 있나요? (꿋꿋하게 패를 놓는다. 침착하자...)

판홍락:...그래봐야 이기는 건 이 판홍락이라 이거야. (확증은 없었는지 이를 갈며 새 패를 가져간다.)

손끝에서 마작 패가 달그락거리는 소리.
잇새로 담배 연기가 숨과 함께 새는 소리 따위가 들립니다.
이 마작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행화, 마지막 판정.
행화:(조금 떨리는 손으로, 마저 패를 가져온다. 어떻게 해서든 이 판을 이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운
기준치:50/25/10
굴림:78
판정결과:실패
...........
...........
역시 밑장 뺄까요!
행화:(그렇지 않으면...... 같은 상황은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비겁한 수를 써서라도...!)
(눈 질끈)
은밀행동
기준치:55/27/11
굴림:60
판정결과:실패

눈 질끈! 감았지만...

...

당신은 하나 남은 행운.
그 행운을 사용해 이 위기를 벗어나나요?
행화:...... 자, 잠깐... 저기 창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따돌리며 행운 깎습니다. 꾸질구질...)
꾸질구질... 한 당신의 외침에,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을 향합니다.

그사이 잽싸게 좋은 패들을 당신의 손안으로 쓸어담는 당신.

행운 -5가 되고, 은밀행동 판정 성공으로 칩니다.

행화:...제가 잘못 본 것 같군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제게 유리하게 놓인 판을 바라본다.)
그리고 당신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유리하게 놓인 판을 바라봅니다.
판홍락:엉? 뭐야... 장난치지 말라고. (취해서 그정도의 분간도 안되는지, 별말없이 자신의 패에 집중한다.)
아마도 당신 뒤의 구경꾼. 몇은 당신의 사기를 눈치챈 것 같지만...
그래봤자 이기는 사람이 승자 아니겠어요!
오히려 즐거운 얼굴로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굉장한걸..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의 패를 만들다니. 형씨, 외쳐봐. 쯔모. 영상개화!"

자, 구경꾼의 말대로 해 볼까요?
행화:......? (그 말을 듣고 눈만 이리저리 굴린다. 뭐가 어떻게 되는 거지...)
쯔... 쯔모, 영상개화. (모르겠으니 그냥 외쳐봅니다!)
쯔모, 영상개화!      
그렇게 말하고 맞은편을 바라보면 홍락의 얼굴이 형편없이 구겨져 있습니다.
이건 당신의 완벽한 승리입니다!
행화:아...... (!)

...사실은 간신히 홍락을 이긴 행화, 이어서 관찰 판정.

행화:(땀이 주르륵)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76
판정결과:실패
(눈에 뵈는 게 없네...)
아무래도 많이 긴장했던 것 같네요. 긴장이 풀리며 시야가 흐려집니다.
다시 정신차리고, 관찰 판정.
행화:(혼미하다...... 다시 눈을 부릅 뜹니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
대충.. 흐린 시야로 판 위를 봅니다.

그 위에 쌓여있는 금액이 제법이에요. 어쩌면 전부 해서 홍락의 빚을 갚을 정도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졌다면...... 상상하기도 싫어지네요.

행화:(자기 뺨 찰싹찰싹 때리고 정신차린다.)
...조, 좋아요. 이걸로 제가 이긴 것 같으니... 돈을 받아가죠. (뻔뻔......)
찰싹찰싹.
자신의 뺨을 때리고 뻔뻔하게 돈을 챙겨 확인하면... 정확히 5000위안입니다.
이걸로 확실히 수금은 완료했네요. 당신에겐 어차피 받아야 할 돈이었으니까요.
판홍락:악!!!!!!!!!!!!!!!!!!! 젠장, 말이 되냐고. 저런 초짜에게 이 내가!!!!!!!!!!!!!!!!!!!!!!!!!!!!!!!!!!
뒤에서 홍락이 분을 이기지 못해 판을 탕탕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
그렇게 소리치고도, 묘하게 당신에게 직접 해를 끼치진 않네요.

누군가 그런 홍락에게 "저걸 그냥 주는거야?" 라고 물으니 허세어린 투덜거림이 들립니다.

판홍락:... 흥, 또 마누라한테 가져오라고 하면 돼.
그리고 황룡회 눈에 나면 골치아프다고… 사실 처음부터 거져주려고 했어!
역시 쓰레기입니다.
어쨌든 홍락의 돈을 전부 챙겼으니 여기 볼일은 없습니다. 그만 떠날까요.
행화:oO(쓰... 레기...)
(한 번 흘겨보고는 미련없이 찻집을 뜬다.)
쓰... 레기... 를 흘겨보고, 당신은 미련없이 찻집을 뜹니다.
...

그리고 차찬텡을 나온 당신에게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힐끔 보니 허리춤의 옥패... 같은 황룡회의 조직원이네요.

행화:...? (반대쪽 길로 가려다 걸음을 멈춘다.)
조직원:당신이 행화군요. 만독이 전해달라 한 물건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지도를 내밀고, 일을 다했다는 듯 꾸벅 고개를 숙이고 사라집니다.

자- 당신은 이제 학라의 지리를 알게 됩니다.

찾아갈 때 별도의 판정이 필요하지 않으니 제법 편리한 물건이에요.

행화:아... 고맙습니다. (뒷모습에 대고 꾸벅)
...으음, 그럼...... (꼬깃하게 접어둔 종이를 꺼내어 다음 행선지를 살핀다. 남로의 왕력비.)
(지도를 꼼꼼히 보며... 왕력비의 집으로 향한다.)
다음 행선지는 남로의 왕력비.
당신은 지도를 꼼꼼히 보며 그곳으로 향합니다.
.
.
■ 왕력비의 집      
도착한 왕력비의 집은 낡은 집합 주택입니다.
학라의 뒷골목에 자리한 집들이 대부분 그렇긴 하지만, 이 집합 주택도 좁은 땅에 높게 올라 있어 마치 닭장 같습니다.
때가 타는 것을 가리기 위해 어설프게 덧바른 누런 페인트는 반쯤 일어나 있고,
창문에 덧댄 창살과 문짝에는 녹이 벌겋게 슬어 있군요.
보안이 형편없어 당신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사람도 달리 없습니다.
뭐, 엘리베이터가 없으니 꼼짝없이 걸어가야겠지만요.
...
올라가는 계단은 좁고 가파릅니다.
걸어 올라갈 때마다 나무로 된 계단이 끼익대며 기분 나쁜 소리를 냅니다.
계단참에는 공기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지팡이를 옆에 세워 둔 채 턱에 앉아 신문을 읽는 노인이 있고,
그 옆으로 산더미 같은 빨래를 바구니에 넣은 여자가 바쁘게 지나갑니다.
전부 이 집합 주택의 일원인 것 같네요.
당신은 이중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행화:(빨래 바구니를 든 여성을 붙잡는다. 바빠 보이는데... 미안해요!)
저기... 혹시, 이 주택에 왕력비라는 사람이 산다고 들었는데...... 몇 호인지 아시나요?
빨래 바구니를 든 여자: (붙잡아서 잠시 걸음을 멈추더니 갸우뚱) 아. 왕력비? 그 3층 사는 왕 씨 말이지?
그치는 301호에 살아. (옥패를 힐끔 보고) 당신. 황룡회인 것 같은데... 내가 데려다 줄게~ 이쪽으로 와.
행화:301호군요. ...아, 저 혼자 가도 괜찮은데...... (미안해서 우물쭈물... 하다가 졸졸 따라감)

어쩐지 학라의 사람들은 대부분 황룡회 소속에게 친절한 것 같습니다.

여자는 잠시 빨래 바구니를 내려놓고 웃으며 당신을 안내해 줍니다.
...
왕력비의 방은 3층 복도 끝에 있는 쪽방, 말한대로 301호입니다.
문패에 [301]라는 번호가 적혀있긴 하지만... 낡아서 숫자가 거의 다 지워져 있네요.
문 위에는 온갖 가게들의 촌스러운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고,
우편함에는 광고지며 과태료 고지서등이 엉망진창으로 꽂혀 있습니다.
당신을 데리고 온 여자는 자연스럽게 우편함에서 열쇠를 꺼내 낡은 문을 열어줍니다.
행화:(...? 다른 사람의 집을 이렇게 막...)
빨래 바구니를 든 여자: 왕 씨는 늘 열쇠를 여기 넣어놓거든. 약쟁이라 그냥 부르면 문 안 열어줄걸?
행화:그... 런가요. (생각을 읽힌 것 같아서 머쓱해짐) 당신이 아니었다면 그냥 돌아갔을지도 모르겠네요.
빨래 바구니를 든 여자: 그렇지~ (하고 소리를 높여) 왕 씨! 뭐 해. 집에 있지?
손님이 오셨어. 나와!!
행화:...... (공손하게 손 모으고 서 있는다.)
그 목소리에, 움찔거리는 사람의 인기척이 얼핏 보입니다.
빨래 바구니를 든 여자: 으이구... 또 저러네.
뭐, 안에 있는 것 같으니 난 가봐야겠다. 무슨 일인지 몰라도 해결 봐. 힘 내!
행화:앗, 네...! 고맙습니다. (여성에게 인사한 후, 집안으로 발을 들인다.)
...실례할게요?
여자는 마저 빨래를 하러 사라지고, 당신은 집안으로 발을 들입니다.
...
내부는 역시 좁은 쪽방입니다.
부엌과 욕실이 딸려 있긴 하지만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건지, 기가 막힐 정도로 좁습니다.
거의 변기에 앉아서 버너 위에 올린 프라이팬을 흔들 수 있을 정도네요.

식탁 겸용으로 쓰이는 듯한 탁자는 온갖 잡지며 약봉지, 주사기 따위로 어지럽고...

몸만 누이면 꽉 찰 듯 작은 침대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납니다.
...
그리고 당연히, 그 좁은 공간에서 당신은 왕력비를 보게 됩니다.
왕력비. 그는 40대 초반의 추레한 남성입니다.
검고 덥수룩한 머리카락과 수염을 가지고 있으며 당신과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합니다.
아무래도 중증 마약중독자로 보이며 말투 또한 어눌합니다.
원체 겁이 많으나, 아까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를 들은 탓에 조금 긴장이 풀려있습니다.
당신에게 비굴한 태도를 보이긴 하지만... 대화가 가능합니다.
행화:어째 찾는 집마다 이 모양이...... (그러니까 제때 돈을 납부하지도 못하는 건가. 미간이 절로 찡그려졌지만, 이내 표정을 풀어 그에게 다가간다.)
...황룡회에서 왔습니다. 주셔야 할 돈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왕력비 씨.
그 말에 그는 흠칫 몸을 떨더니 곧 주저 앉습니다.
왕력비:도, 돈은, 금방, 가 갚을 수 있어요. 지, 지금은 무리지만.
하, 하지만 돈이 없으면, 야, 약을 못 사. 하, 한 번만, 봐주세요. 한 번만…......
급기야 당신에게 무릎을 꿇고 싹싹 빌기 시작합니다.
왕력비:그게, 무, 무, 서운 것이 있어요. 약을 머, 먹지, 않, 으면, 계속, 보여요.
미, 미칠 것 같아. 야, 약이, 없으, 없으면, 미, 미쳐 버릴 거야….
행화:(한숨 폭) ...이러셔도, 저라고 별 수가 있는 건 아닙니다. 저도 명령을 받아 움직이는 입장이니까요.
약은...... (집안을 둘러본다.) 남아있는 약은 없나요?
한숨을 쉬며 집안을 둘러보는 당신.
이런 좁은 공간에선 [부엌], [탁자], [침대] 정도를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행화:(어쩐지 손대기 꺼리지만... 부엌부터 찬찬히 뒤적여본다.)
부엌부터 찬찬히 뒤적이면, 한동안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와 싸구려 식당의 영수증다발, 구겨진 빈 플라스틱 물병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그 옆에는 낡은 냄비가 뚜껑이 덮인 채 놓여 있습니다만, 열 엄두는 나지 않네요.
행화:음...... (백스텝으로 부엌에서 물러난다. 탁자엔 무엇이 놓여 있나 살펴봐)
백스텝으로 물러나서 탁자를 보기로 합니다.
탁자에는 낡은 [잡지와 신문], 투약 시 팔을 묶을 때 쓰는 듯한 노끈과,
입구에 흰 가루가 묻어있는 작고 납작한 약 봉투, 주사기 따위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옆에는 술병과 담뱃갑, 먹다 남은 식사가 말라붙은 그릇 따위가 쌓여 있네요. 지저분합니다.
행화:...... (손가락 끝으로 잡지와 신문만 간신히 꺼내어본다. 눈에 띄는 내용이 있나?)
[성인 잡지]와 [오컬트 잡지] 따위가 뒤섞여 있습니다.
어떤 것부터 내용을 확인할까요?
행화:(별로 내키진 않지만 성인 잡지부터... 펼쳐보기로.)
별로 내키진 않지만... 성인 잡지부터 펼쳐봅니다.
내용을 보니... 아주 놀랍게도!
평범한 성인 잡지네요.
행화:......!
와중에 특정 부분을 유난히 많이 봤는지 펼치자마자 쑥 넘어가는 페이지가 있습니다만...
네. 40대 마약쟁이의 성적 취향 따위 궁금하지 않네요.
행화:(궁금하지 않아요...... 얻을 게 없는 것 같으니 바로 성인 잡지를 덮고 오컬트 잡지를 펼칩니다.)
바로 성인 잡지를 덮고 오컬트 잡지를 펼칩니다.
싸구려 삼류 오컬트 잡지로 디자인에 돈을 쏟을 여력 따위도 없어 보입니다.
별 영양가는 없어 보이는데 쓸데없이 두껍기만 해서, 손쉽게 쓸 만한 내용을 골라내기 위해서는...
자료조사 판정!
행화:
자료조사
기준치:60/30/12
굴림:45
판정결과:보통 성공
잡지를 보다보면 ‘신의 강림’, ‘예언’, ‘멸망의 날’ 따위의 고전 토픽이 한가득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 몇 군데에 체크가 되어 있고, 어지러운 낙서도 옆에 보입니다.
파란 사인펜으로 그려진 그림은 깊은 바다, 거대한 괴물 앞에 서 있는 인간, 폭발하는 모습, 엄청난 숫자의 개구리, 그리고...
기묘한 문양 같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정확히 무얼 그린 건지는 알 수가 없네요.
행화:이게 무슨 그림인지...... (오컬트 쪽으로는 영 알고 있는 바가 없다. 어쩐지 자꾸만 눈에 띄는 개구리가 신경쓰였다.)
(끙... 앓는 소리와 함께 오컬트 잡지도 덮어버린다.)
끙... 소리와 함께 잡지를 덮는 순간, 바닥으로 쏟아지는 것이 있습니다.
노란 고무줄로 묶인 종이 뭉치입니다.
행화:어라... (종이 뭉치를 들어, 고무줄을 풀고 그 내용을 살핀다.)
고무줄을 풀어보면...
아. 이건 [영수증]과 500위안. 그리고 [반으로 접은 종잇조각] 하나를 다 같이 둘둘 말아둔 것이었네요.
행화:보기 싫은 것 마냥 이렇게... (영수증 내역부터 자세히 본다.)
내역에는 품목, 금액과 함께 藥房(약방)이라는 글자, 그리고 날짜가 적혀 있습니다.
약을 1000위안 어치 주문하겠다는 내용의 영수증이네요.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64
판정결과:보통 성공
보아하니 돈을 선불로 맡겨놓고 나중에 물건을 찾으러 가기로 한 것 같습니다.
보자, 왕력비의 수금액은 분명... 1500위안이었죠.

여기 500위안이 있고 영수증의 서명 칸이 비어있는 걸 보면 아직 물건을 받기 전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남은 1000위안은 약방으로 가면 찾을 수 있겠네요.
행화:음...... (끄덕끄덕... 500위안을 챙기며 반으로 접은 종잇조각도 펼쳐봅니다.)
끄덕끄덕... 하고 당신은 500위안을 챙깁니다.
종잇조각을 펼치면, 파란 사인펜으로 기묘한 문양을 꾹꾹 눌러 그려두었습니다.
당신이 보니 어딘가 [기괴한 그림이 그려진 종잇조각]으로 변합니다.
이거... 린화가 당신에게 준 것과 동일한 그림 아닌가요?
당장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몰라도... 이것 또한 챙겨가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행화:...? 이건, 개구리를 쫓는다던...... (이걸 왕력비도 갖고 있다니, 고개를 갸웃거리다 그를 슬쩍 본다.)
이거... 당신이 그린 건가요?
왕력비:힉, 히익... 모, 몰라요. 무서워서... 괴 괴물과, 바다가, 개구리...
그는 공포에 질려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눈치입니다.
행화:괴물... 개구리...? (단어만 뚝뚝 내뱉는 왕력비를 아리송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됐다는 듯 종잇조각까지 챙기고선)
...... (침대에도 볼 것이 있나, 슥 본다.)
종잇조각까지 챙기고 침대를 슥 확인합니다.
침대는 작고 지저분하고, 똑같이 더럽습니다.
이불을 걷어내보니 안에 가득 차있는 괴상한 그림들과, 주사기 더미를 발견합니다.
괴상한 그림들은 대부분 개구리를 그린 것입니다.
행화:그놈의 개구리... (다시 이불을 원상태로 돌려놓는다.)
...여기 있는 500위안, 받아 갈게요. 그리고 당신이 지불하고 받아 가지 않은 약값도요. 그럼 더 이상 볼일 없겠죠.
그말에 력비는 당신을 부여잡고, 제발 한 번만 봐달라고 생떼를 씁니다.
왕력비:아, 안 안 돼. 제발. 하, 한 번만... 봐주세요. 그게 없으면... 저, 저, 정말 죽어버릴 거예요.
제, 제가 죽으면, 화 황룡회 분들도 찝찝하잖아요. 그렇죠...?
...
어쩌면 당신은 그에게 조금의 측은함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넘어가 봐야 력비는 또 약을 할 것입니다. 그런 인간이니까요. 끝이 없죠.
게다가 당신에게는 중요한 일이 있지 않나요?
력비를 [대인 판정] 또는 [근력 판정]으로 떼어낼 수 있습니다.
행화:...당신을 죽게 만드는 건 결국 당신이에요. 이 약도, 황룡회 때문도 아니고.
그러니까, 아예 끊는 건 힘들겠지만...... 조금씩이라도 줄이도록 노력해봐요. 그러다가 정말 죽을 거예요, 당신.
설득
기준치:60/30/12
굴림:39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 말에 넋이 나간 듯, 붙잡고 있던 손아귀가 풀립니다.
왕력비:흑, 허어... 허어엉...... 아, 알고, 있... 있어요. 그렇지만, 약, 야... 약이 없으면,
잊을 수가 없어서................................................................
력비는 쓰러지듯 몸을 웅크리곤 한참 흐느낍니다.
행화:...일이 전부 끝나고, 만약 기회가 된다면...... 당신을 도와줄게요. 죽지 말아요.
(쓰러져 있는 그의 모습이 안쓰럽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집을 나선다. 500위안과 영수증, 그리고 종잇조각을 갖고.)
당신은 그 한마디를 남기고 왕력비의 집을 나섭니다.

길게 이어지던 흐느낌은 곧 멀어졌습니다.

...
이어 남로의 다리를 건너, 약방으로 향합니다.
.
.
■ 약방      

집합 주택 근처, 모퉁이에 '藥'이라고 쓰인 간판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어디선가 들큼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며 떫고 짐짐하기도 한 냄새가 풍깁니다.
아마도 가게 안에서 나는 냄새... 겠죠.
가게 외관은 쑥색 차양 아래로 뻗은 대들보에는 노끈으로 묶어 둔 약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그 아래로도 바구니에 든 나무뿌리며 말린 열매 같은 것들이 가득 늘어서 있습니다.

그 옆으로는 손때가 타 어두운 색으로 반질거리는 미닫이문이 굳게 닫혀 있네요.

사람이 없을 때는 자물쇠로 잠가 두는 듯 놋쇠로 된 고리가 달려 있지만, 지금은 풀려있습니다.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행화:(강한 약재 냄새 덕분에 이곳임을 확신한다. 두어 번 노크를 하고, 문을 연다.)
두어 번 노크를 하면, 안에서 "들어오시오."하는 낮고 느린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어두컴컴하네요.
지능 혹은 자연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1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그러고 보면 어디선가 책이나 약재에는 직사광선이 해롭다는 말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
안은 약재에서 나는 특유의 향기에 섞여 눅눅한 곰팡내와, 희미한 비린내가 스칩니다.
산처럼 높게 솟은 약첩들에는 무수히 많은 서랍들이 달려 있고,
광주리에는 바짝 마른 약재들이 성둥성둥 잘려 한가득 담겨 있습니다.
천장에는 굵은 서까래가 가로지르고 있는데, 그 둘레를 단단히 감아 낸 밧줄에는...
손질되지 않은 나무 뿌리 같은 것들이 다발로 엮여 매달려 있네요.
어디선가 부글대는 소리가 들리고 습한 김이 흘러들고 있습니다.
행화:...실례합니다. 그, 선금을 받으러 왔습니다만... (왠지 꺼림칙한 기운이 든다. 제대로 된 약방은 맞는 건지.)
(...약사는 어디 있나, 부글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좀 더 들어가 둘러본다.)
목소리를 내며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좀 더 들어가면...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기묘한 남자. 약방 주인의 기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그에게서 묘한 느낌이 들어 어둠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번들거리는 누런 안광 한 쌍이 당신의 시야 끝을 훅 스치고 지나갑니다.
마치 웅크린 채 그대로 굳어 버린 듯한 남자. 당신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는 좁은 미간에 창백한 회색 뺨, 누런 눈을 가져 마치 물고기처럼 보입니다.
잠자코 당신을 바라보다 갈라진 목소리를 냅니다.
약방 주인:선금... 이라니 무슨 소리요. 약재를 사러 온 것이 아니면 나가주시오.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옆에서는 아주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약재가 부글대며 끓고 있는데….
의학 판정.
행화:......? (어둠 속에서 기척이 느껴져, 순간 몸을 움츠리며 놀라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그게 아니라... 정확히는 왕력비 씨의 일 때문에 왔습니다. (남자의 옆에서 고약하게 부글대는 약을 힐끔...)
의료
기준치:1/0/0
굴림:66
판정결과:실패
아주 냄새가... 지독합니다.
행화:oO(대체 뭘까요...)
약방 주인:력비... 물건을 찾으러 왔나. 왜 력비가 아닌 당신이 온 거요. 잔금을 치르지 않으면 줄 수 없소...
행화:그 사람은... 잔금을 치를 수 없는 형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선금을 받으러 온 거고요. (영수증을 꺼내어 내민다.)
당신이 영수증을 꺼내 내미니, 몸을 쭉 빼어 그 내용을 확인합니다.
자세히 보니 남자의 두 눈에는 생기가 없고 몸에서는... 어쩐지 악취가 나는 것 같네요.
또 묘한 것이, 손가락 사이로 얇게 늘어진 피부가 보입니다. 지능 판정.
행화:(훅 끼쳐드는 악취에 저도 모르게 숨을 참는다. 흡...)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2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그 피부가 꼭 물갈퀴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
약방 주인은 영수증을 확인하고 절레 고개를 젓습니다.
약방 주인:... 이미 완성해 뒀는데. 하지만... 보아하니 당신. 황룡회인 것 같고.
좋소. 선금은 도로 내어 주지. 대신 편지를 한 장 써 줄테니... 랍하에게 가서 보여주시오.
행화:랍하... 말입니까? (잘 모르겠다는 투로)
약방 주인:고... 랍하. 황룡회의 풍수지리사... 당신. 새로 들어왔나 보군...
머리가 길고, 항상 웃고 있는 젊은 남자지. 그 사람한테... 보여 주면 알 거야.
우리도 장사하는 입장이라... 약을 다시 팔 곳이 필요하오.
... 어디로 가야하는 지는 아시오? 모르시는 거라면 내 알려드리지.
행화:...부탁드립니다.
약방 주인:황룡회의 별관... 가서 물어보면 될 거요. 별일이 없다면, 아마... 융로파와 함께 있을 테니까...
행화:황룡회의 별관...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시 침묵하며 바라보다가)
그런데... 왕력비 씨가 복용하고 있는 약은 어떤 종류인가요?
약방 주인:... 아아. 력비... 마음이 편안해지는 약이지.
력비는 항상 불안해했소. 그럴 필요가 없는 일에도...
행화:늘 불안해하고 있다...... 어째서인지, 당신은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약방 주인:모르지. 알 필요도 없고. 보다시피 여긴... 병원이 아니라 약재상이오.
세간엔 양약으로는... 안되는 것도, 있는 법이니까. 그런 사람들이 여길 찾아오지....
행화:...그렇겠죠.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그러려니 대답했다.) 그럼... 선금과 편지를 주시면 돌아가겠습니다. (기다림)
약방 주인:좋소. 잠시만... 기다리시오. 내 가져올테니......
주인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더니, 이윽고 선금과 꼬깃한 편지를 하나 들고 옵니다.
약방 주인:여기 있소. 랍하에게 전해주는 것, 잊지 마시오...
행화:(다시금 끄덕인다.) 꼭 전달해드리도록 하지요.
(돈과 편지를 받아들고, 이만 약방을 나선다.)
당신이 이만 약방을 나서려는 차에,
딸랑. 소리가 들리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들어오는 손님이 있었습니다.
그에게서도 약방 주인과 같은 음울한 비린내가 납니다.
당신의 모습을 보곤 자리에 멈춰 선 채 우두커니, 나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묘한 약방 주인과 기묘한 손님. 그런 생각을 하며 약방을 나섭니다.
행화:(뭐였을까...... 그들에게선 인간과는 조금 다른 인상을 받았다. 착각인가.)
(기묘한 기분은 접어두고, 황룡회의 별관으로 돌아갈 방도를 찾는다. 거리가 꽤 있으니... 또 한 번 배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지도.)
하긴 약방에서 황룡회의 별관까지는, 제법 거리가 되어 보입니다.
만약 [재력 판정]에 성공할 경우 또 한 번 배를 이용할 수 있겠죠.
행화:...... (강가를 돌아다니며, 탈 만한 배가 있는지 찾는다.)
재력
기준치:35/17/7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
딱 봐도 돈이 없어 보였는지...
조각배들이 당신을 빠르게 지나쳐 갑니다.
이렇게 된 이상... 근처에서 자전거라도 빌려 타는 수 밖에요.
행화:(조금 훌쩍이며 배를 떠나보냄)
혹은 [행운 판정]을 통해 오토바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행화:(아까부터 운이라곤 전혀 없는 것 같은데...... 애꿎은 담뱃값을 만지작거렸다.)
행운
기준치:45/22/9
굴림:90
판정결과:실패
(꾸깃)
꾸깃...
역시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기로 할까요!
행화:어쩔 수 없네요, 정말...... (그동안 갈고닦아온 체력을 쓸 시간인가...)
(주변에서 자전거를 빌려, 아주 열심히... 밟는다......!!!)
당신은 아주 열심히... 페달을 밟아서......!!! 황룡회 별관으로 향합니다.
.
.
■ 황룡회 별관      
열심히 밟아 황룡회 본관 근처로 간신히 도착하면,
금색과 적색, 먹색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본관 옆에 작은 쪽문이 달린 길쭉한 일자 구조의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견 경박해 보일 정도로 호화찬란한 본관에 비해 다소 수수하지만, 단아한 맛이 있는 건물입니다.
... 그런데 문이 하나 달려 있을 뿐, 이렇다 할 표식이라고는 전혀 없네요.
명패라거나 현판 같은 것 말이에요. 관찰 판정.
행화:(오늘 밤은... 깊이 잠들 수 있을 것 같군요......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별관 입구에 다다릅니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2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자세히 확인해 봅니다.
옻칠이 되어있는 벽 위에 高라는 글자가 음각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아하니 이곳이 풍수지리사 고랍하가 머무는 곳인 모양입니다.
행화:여기가, 고랍하라는 분이 머무는... (길쭉한 건물 외관을 올려다보고는 문을 두드려본다.)
당신이 노크하면 잠시 뒤 문이 열리고, 생선이 썩는 듯한 역한 비린내가 훅 끼칩니다.
이... 성 판정.
행화:......? (코틀막)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95
판정결과:실패
이성 -1
그 너머의 어둠 속에서 고개를 내민 여자는 둥글고 납작한 두상 위로 돋은 머리카락을 바짝 깎고,
초점이 맞지 않아 다소 흐리멍덩한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목 끝까지 잠근 셔츠 깃과 넥타이가 굵고 짧은 목을 꽉 죄고 있어 무척 답답해 보이지만...
본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입니다.
행화:저... 고랍하 씨께 전해드릴 것이 있어서요. 이곳에 머물고 계신다고 하여...... (눈이 마주치고 있는 건가? 어쨌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자는 당신의 용건을 듣고 "잠시만 기다려라." 고 말한 뒤 안으로 들어갑니다. 듣기 판정.

행화: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68
판정결과:실패
안에서 무슨 소리가 울리는 것 같은데... 잘 들리진 않습니다.
...
잠시 뒤 여자가 돌아와 "따라와." 라고 말하며 당신을 안으로 들입니다.
뒤를 따라가며 복도 안쪽을 들여다보면,
아직 해가 질 시간은 아닌데 내부는 묘하게 어둡습니다.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84
판정결과:실패
안에서 쿰쿰한 곰팡내가 납니다.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 걸까요?
...
그렇게 여자를 따라 은은한 조명이 켜진 긴 복도를 걷다 보면,
주변에 도자기라거나 장식품 따위가 눈에 띕니다.
벽면에는 용이 길게 그려져 있네요. 황룡회의 별채니 당연한 일일까요.
가만 보다보면 용치고는 모습이 조금 독특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뭐라고 형용하기는 어렵지만... 어딘가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성 판정.
행화:(평범한 용이 아닌 걸까......)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70
판정결과:실패
이성 -1
한참 기다란 복도를 지나면,
이윽고 어떤 문 앞에 도착하자 여자가 문을 열어 줍니다.
...
그리고 안에서 낯익은 얼굴의 젊은 남자가 몸을 일으킵니다.
전신을 감싼 고풍스러운 창파오에 땋아 내린 검은 머리카락.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기름한 눈매.
남자의 정체를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도 전에 상대가 먼저 웃으며 제 소개를 합니다.
고랍하:안녕하세요, 행화?
전 황룡회의 풍수지리사인 고랍하입니다. 랍하라고 부르세요. 우리 어제 만났었죠?
제법 당신에게 호의적인 말투입니다.
행화:...아, 안녕하세요- (작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어제 만났었다는 말에 그제야 생각이 났다.) 또 뵙게 되었네요. 랍하... 씨.
고랍하:아~ 아쉽네요. 방금 전에 융로파도 있었는데. 함께 만났으면 더욱 좋았겠지만요.
융로파 아시죠? 저와 항상 함께 있는 나이 지긋한 점술사.
... 그렇지. 손님이 오셨는데 너무 들떠버렸네요. 차라도 한 잔 할까요?
랍하는 사교성이 좋은 모양으로, 이런저런 말들을 사근하게 건넵니다.
행화:융로파... 아, 네에. 같이 계셨었군요. (약방 주인이 언급했던 이름. 그분도 어제 뵈었던 사람이었구나... 깨닫는다.)
그래주시면... 저야 감사하지요. (어색하지만 희미하게나마 미소지어 보인다. 무뚝뚝한 사람도 대하기 어렵지만, 이렇게 허물 없는 사람도 경계하게 되는 기분이었다.)
당신이 그 제안에 응하자, 랍하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얼마 후에 여자가 차를 내옵니다.
하지만 잔 안에서는... 이상하게도 강한 비린내가 납니다.
행화:...... (잔을 들자 비린내가 나, 그저 향만 맡고 내려놓았다.)
맞아, 그... 부탁받은 편지가 있어서요. (품에 넣어두었던 편지를 꺼내어 랍하에게 건넨다.) 남로에 있는 약방 주인분이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고랍하:약방 주인? 어디 보자~ (편지를 받아들어 대충 살피더니) 아 뭐 이런 일이야 별 것도 아니죠.
이건 제 선에서 알아서 처리해 드릴게요. 그보다 행화. 저는 당신에게 흥미가 있답니다.
행화:그렇습니까...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숨을 내쉰다. 이어지는 말에 고개를 들고) ...저요?
생각보다 쉽게 넘어가는 편지. 오히려 랍하는 당신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와 대화하며 은근슬쩍 내부를 탐색해볼 수 있습니다.
고랍하:그야 이런 조직에 여자가, 그것도 이쪽 일을 하는 조직원으로 들어오는 건 드무니까요?
단순히 흥미로 입단한 이유에 대해 물어본다면 실례일까요?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행화:그건... (잠시 말문이 막히다가도, 익숙하지 않은 거짓말로 이어 답한다.)
장대인이 이끌던 조직, 황룡회니까요. 그의 부고에 온 거리가 추모하기도 하였고...... 그뿐입니다.
(그리 말하며 방안을 크게 둘러본다.)
고랍하:그뿐? 하긴 이 학라에서 힘을 원한다면 누구나 황룡회를 꿈꾸죠. 당신도 장 대인을...
랍하의 말을 들으며, 방안을 크게 둘러봅니다.
방의 왼쪽과 오른쪽 벽에는 [책장]이 서로 마주 보고 있고,
랍하가 등지고 있는 북쪽 벽에는 나무로 된 창틀이 달린 창이 두 개 나 있습니다.
초록색 우단에 금색 술이 달린 커튼으로 반쯤 가려져 있네요.
그 아래에는 위가 불룩하고 아래가 좁고 맵시 있게 빠진 도자기로 장식된 2층 [수납장]이 하나 보입니다.
...

다시 그 앞, 랍하가 앉은 의자의 앞에는-

기성 제품보다 높이가 조금 낮지만 다리가 아름다운 [책상]이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바닥에는 기하학적인 무늬가 조밀하게 새겨진 두툼한 깔개가 하나.
살펴볼 수 있는 것은 그 정도일 것 같네요.
행화:그... 렇죠. (적당히 흘려들으며... 우측 벽에 있는 책장을 살핀다.)
적당히 흘려들으며 책장을 살핍니다.
관찰과 은밀 행동 판정.
행화:
은밀행동
기준치:55/27/11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삐질삐질..................)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88
판정결과:실패
삐질삐질...........................
당신의 뒤에 따라붙는 랍하의 시선을 느낍니다.
랍하에게, 심리학 판정.
행화:(수상한 사람 아니에요...... 맞긴 하지만......)
(랍하의 눈치를 슬쩍 본다...)
심리학
기준치:20/10/4
굴림:1
판정결과:대성공
(아니 여기서)

(여기서) 그는... 명백히 당신이 그 '몰래' 방을 살피고 싶어한다는 의도를 눈치채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한 의도적으로 그것을 눈감아주고 있죠.

그런 그가 '허용하는' 선에서는 적당히 방을 둘러볼 수 있겠네요.

행화:...... (조금 울고 싶음)
책장을 둘러봐도... 괜찮을까요?
당신의 물음에 랍하는 손가락으로 턱을 톡톡 두드리면서 잠시 생각하는 듯 싶더니 말합니다.
고랍하:음...? 괜찮습니다. 단 책의 내용은 보여줄 수 없네요.
대신 표지와 책등 정도라면 구경해도 좋습니다.
전부 풍수지리에 관련된 무척이나 귀한 책들로, 다른 사람에게 섣불리 보여 줄 수 없다며 덧붙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는 무척 안타까워하는 어투입니다.

행화:(안타까워...?) 아니에요, 그 정도라도......
(대충 손에 잡히는... 아무 책이나 꺼내어 그 표지를 본다. 어떤 책일까.)
아무튼 랍하의 허락을 받고 책장을 봅니다.
책장은 심하게 흘려 써 거의 읽을 수 없는 필체로 제목을 적은 서적들이 빽빽하게 꽂혀 있습니다.
그중 당신이 아무 책이나 꺼내어 표지를 살펴보면...
어슴푸레하게 사지가 달린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어둠 앞에 서 있는 인간의 모습이나,
무수히 많은 개구리와 물고기, 폭발하는 색채의 향연.
그런 것들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책을 손에 쥐고 있는 내내 어디선가 바닷물이 썩을 때 나는 비린내가 풍기고...
손끝은 축축하게 젖어 차갑게 식어 갑니다.
기묘한 한기가 어깨를 감쌉니다.
굳이 안을 보지 않아도, 이 책들이 도무지 ‘풍수지리서’로는 보이지 않네요.
행화:......? (불쾌한 감각에 언짢은 표정이 되어서는, 책을 도로 꽂아둔다.)
...뭐랄까, 풍수지리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그런 걸까요. 역시 표지만 보아선 잘 모르겠네요. (랍하를 보며 어색하게 웃어)
그를 보며 어색하게 웃는 당신. 정작 랍하의 표정은 무척 즐거워 보입니다.
고랍하:그렇죠? 표지만 보아선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아쉽지만 이것도 기업 비밀이니까요. 풍수지리사로써... 지켜야겠죠.
행화:네에... 제가 이해하기엔 어려운 것 같아요. (속으로 미덥지 못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수납장 쪽으로 향한다.)
수납장은 단단히 잠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손잡이와 열쇠를 꽂는 부분에 용처럼 보이는 것이 조각되어 있지만,
역시... 평범한 용이라기에는 퍽 기묘해 보이는 형상입니다.
그것을 계속 보고 있다 보면, 이성 판정.
행화:...? (아까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SAN Roll
기준치:63/31/12
굴림:8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이성 극단적으로 튼튼!
행화:(흑...)
이 수납장 안에는... 뭐가 들어 있나요?
고랍하:수납장? 흐음, 별 것 없어요.
그렇게 말하며 랍하가 직접 열쇠로 서랍을 열어 줍니다.
그리고 안에 들어 있던 것을 꺼내어 보여 주는데,
... ?
이건...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모양의 옥패입니다.
고랍하:...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것들이거든요. 무슨 뜻인지 이해하죠?

랍하는 그렇게 말하곤 다시 서랍 안에 옥패를 집어넣습니다.

행화:아...... (옥패를 넣어두는 모습을 보며,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책상 앞에 선다.)
당신은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책상 앞에 섭니다.
그 위에는 학라를 작게 축소시켜 놓은 듯한 모형과 올려진 작은 말들,
여러 가지 잉크병과 부드럽고 따뜻한 빛이 도는 진줏빛 종이, 펜대가 나무로 된 붓펜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아마 랍하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중이었던 것 같네요.
... 그런데 신경 쓰이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쓰다만 편지의 끄트머리에 당신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점이에요.
「 걱정되는 것은 행화가…. 」      
그 외 나머지는 고어로 적혀 있어 읽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당신이 편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을 눈치채고,
랍하가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손을 책상에 짚어 편지를 볼 수 없게 가려 버립니다.
행화:...... (뭐지? 무심코 눈을 크게 뜨고 편지를 살펴보던 차에, 랍하에게 가려져 시선을 뗀다.) 음......

아무래도 랍하가 당신에게 허용하는 건 그 정도인 것 같네요.

행화:(어쩔 수 없나... 몇 걸음 물러나 머뭇거리다 그에게 말한다.) 저, 그럼... 랍하 씨에게 드릴 것도 전해드렸고,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편지도 전했고 둘러보는 것도 이 정도면 충분하겠죠.
이만 돌아가보겠다고 말하면, 랍하는 문득 당신에게 뜬금없는 말을 늘어놓습니다.
고랍하:(물끄러미 보다가 웃는 얼굴로) 행화. 당신 마음에 드네요.
... 몇 가지 조언을 해 줄 테니 잘 들어요. 듣든 듣지 않든 당신 마음이지만.
나와 융로파는 조언가일 뿐, 직접 운명을 바꿔 줄 수는 없거든요.
그리고 그가 이어서 하는 말에는... 제법 놀랐을지 모르겠네요.
고랍하:신중해져요. 서두르면 모든 일을 망칠 테니까. 그리고...
사청님을 너무 믿지 말아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 내일 당신에게 길한 방향은 북쪽이겠군요. 높은 곳에서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말아요.
랍하는 웃으며 검지를 입가에 댑니다.
행화:......? (어떠한 저의로 이제 막 입단했을 뿐인 제게 이런 말을 하는 건가 싶어, 의아하게 바라본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으나... 조언 고맙습니다. 새겨 듣도록 하지요.
고랍하:좋습니다.
아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가 보세요, 행화. 많이 피곤하실 것 같네요.
행화:...랍하 씨도, 모쪼록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랄게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인사하고, 별관을 나선다. 왠지 혼란스러움만 남은 느낌...)
마지막으로 그에게 인사하고 방을 나섭니다.

어쩐지 혼란스러움만 남은 기분이에요.

...
그리고 별관을 나가는 길. 당신은 융로파를 마주치게 됩니다.
그는 당신을 조금 훑어볼 뿐 별말 없이 랍하의 방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 융로파를 [관찰]하거나 [심리학 판정] 할 수 있습니다.
행화:(제게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방안으로 들어가는 융로파를 흘끔 보고 지나간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73
판정결과:실패
너무 흘끔... 보았던 걸까요.
어쨌든 융로파의 시선은 마치 당신을 평가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나오는 길. 어디선가 처덕, 처덕, 하는 젖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는 아래에서 들리고 있네요.
내려다보면 하얀 개구리 같은 것들이 일렬로 죽 늘어서서 펄쩍대며 어디론가 뛰어가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선두에 서 있던 개구리가 갑자기 훅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네요.
어라? 어디로 간 걸까요? 관찰 판정.
행화:...아. 분명, 방금까지 있었는데...... ?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63
판정결과:보통 성공
개구리 한 마리가 건물 아래 나있는 창살 밑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그 밑으로는 물이 흐르고 있네요.
창살 너머 지하 공간의 천장과, 수면 사이의 틈이 얼핏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상하네요. 뭔가...
이 건물만이 아니라 건물 몇 개의 지하를 터 죽 이어 놓은 것 같아요.
왜 이런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요?
...
개구리들은 일제히 검은 물 아래로 사라지고,
물인 줄 알았던 것이 묘한 점성을 일으키며 꿈틀대는 모습이 당신에게 보입니다.
그것을 확인하려 계속 아래를 바라보면...

당신은 어둠 속에 있던 무언가와, 아니.

‘어둠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것은 개구리가 뛰어 내려간 아래를 감싸듯 꾸물거리고 있습니다.
순간 역한 비린내가 다시 강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어둠의 모서리는 젖은 듯 기묘한 광택으로 윤곽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자리에 고여 있던 악취는 점차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 또렷한 부피감을 가지고 부풀어 있습니다.
부글부글. 철썩이며 미끈미끈한 돌벽에 부딪히는 파도 끝으로 기묘한 거품이 입니다.
다시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83
판정결과:실패
당신은 문득 마주한 시선이 늘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시선에게 찔리는 듯한 기묘한 통증이 머리를 콕콕 쑤십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더 이상 다가오지 않지만,
금방이라도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들 듯 이쪽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성 판정.
행화:......? (쭈그리고 앉아 살펴보던 몸을 반사적으로 일으켜, 뒷걸음질친다.)
SAN Roll
기준치:63/31/12
굴림:88
판정결과:실패
1D6 판정.
행화:2

이성 -2

지금 여기 계속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듭니다.

행화:...... (그대로 걸음을 재촉해, 자리에서 달아난다.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마주한 것 같아 기분이 꺼림칙했다.)
당신은 걸음을 재촉해 그 자리를 떠납니다.
...
나와 시간을 확인하면 어느새 해가 기울고 있습니다.
수금도 마쳤으니 만독에게 보고를 합시다.

행화:아참, 잊고 있었네...... (발걸음을 멈춰 휴대폰을 꺼내, 만독에게 전화를 건다. 뚜르르르...)

짧은 수신음 끝에 전화를 받습니다.
만독:... 일은 마쳤나 보군, 신입.
행화:(맘 졸이며 수신음 소리를 듣다,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리자 급히 입을 연다.) 네, 네...! 늦었지만 보고드립니다. 왕력비와 판홍락 양쪽 모두, 수금을 마쳤습니다.
만독:음? 그렇나. 양쪽 모두 수금을 마쳤다고.
오히려 당신이 '양쪽의 수금을 마쳤다’는 것에 놀라는 어투입니다.
만독은 전화 너머로 누군가와 웅성대며 짧게 대화를 하는 것 같더니, 이내 말합니다.
만독:...... 알았다. 수고했고, 오늘 저녁은 이만 쉬어라.
숙소 옆에 죽집이 있으니까 뭣 좀 먹고. 돈은 황룡회 앞에 달아놔도 된다.
행화: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상대가 앞에 있는 것도 아닌데, 연신 고개를 꾸벅이며 말을 이었다. 만독이 전화를 끊는 것을 확인 후 저도 휴대폰을 집어넣는다.)
좋아요. 보고도 마쳤고, 이제 돌아가는 길에 식사하면 되겠네요.
행화:(그리고 숙소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그 옆에 있다는 죽집도 한 번 들러보기로...)
당신은 숙소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그 옆의 죽집도 가볼 요량으로요.

.
.
■ 죽집      
숙소. 바로 옆에 위치한 것은 작은 죽집입니다.
아침에는 간단한 식사를 팔고, 오후부터 밤까지는 간식과 담배, 신문 등 잡다한 것을 파는 것 같네요.
옆에 달린 간판이 달랑거릴 때마다 [아침 식사]가 적힌 앞면과 [담배, 신문]이 적힌 뒷면이 팔랑댑니다.
주인은 당신을 보자마자 "뭘 드릴까요?" 하고 붙임성 좋게 말을 건넵니다.
그러며 메뉴판도 함께 가져다 줍니다.
행화:으음...... (눈치보듯 죽집 안을 두리번거리다 자리에 앉아, 주인에게 인사 후 메뉴판을 살핀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살핍니다.
죽: [일괄 10위안] 민물생선죽, 돼지간죽, 야채죽, 피단죽, 해물죽, 급제죽(고명은 고기완자, 돼지 내장 등), 소고기버섯죽 등
면: [일괄 10위안] 우육면, 탄탄면, 쌀국수, 완탕면 등
그 외: [일괄 5위안] 튀긴 빵(유타오), 두유(더우장), 속이 들기도 했고 들지 않기도 한 각종 만두와 찐빵 등
간식: [일괄 5위안] 온장고에 가득 들어있는 에그타르트, 병에 담긴 우유푸딩 등
행화:...... (왠지 먹을 기운은 없지만, 허기지는 것은 사실이니... 가볍게 메뉴판을 덮고)
저... 야채죽 한 그릇, 부탁드리겠습니다.
죽집 주인:(주문을 받으려다가 웃으며) 아. 죄송하지만 저희 죽집에선 죽을 아침부터 점심까지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저녁이니 면이나 빵, 다른 간식들로 주문 부탁드려요.
행화:앗... 그, 그렇군요. 제가 몰랐네요... (무안함에 다시 메뉴판을 펼치고 고개 박음)
...그럼, 튀긴 빵으로 부탁드릴게요. (다시 제대로 된 주문을... 한다.)
죽집 주인:튀긴 빵 하나... (메모하며) 네. 따로 음료는 필요 없으신가요?

행화:네, 네... 빵으로 괜찮습니다. (아직 무안함이 남아있어 대충 대답해버림)

죽집 주인:네네. 알겠습니다. 추가로 주문하실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무안함 탓에 대충 대답해버린 당신입니다.
...
조금 뒤에 주인이 튀긴 빵과 물잔을 가져옵니다.

튀긴 빵은 속이 거의 빈 형태의 마치 기다란 도너츠 같은 맛이네요.

행화:(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피곤함에 멍하니 씹어먹으며 그릇을 비운다. 적당히 배만 채우면 그만이므로.)
...잘 먹었습니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인에게 인사해)

하긴 피곤하겠죠. 빵이 입에 들어가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죽집 주인:감사합니다~ 돈은... 저기, 황룡회 앞으로 달아두면 될까요?
행화:아... 네. 그렇게 해주세요. (왠지 오늘은 재수가 없어서...)
(꾸벅하고 나온다.)

꾸벅하고 나와... 슬슬 숙소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죽집 주인:안녕히 가세요~ 아침에 오시면 맛있는 야채죽, 꼭 해드리겠습니다!
뒤로 주인의 인사를 들으며, 당신은 무거운 다리를 움직입니다.
아마 가자마자 잠들게 되겠네요.
...
숙소에 도착해서 침대에 몸을 누이면 문득,
발밑이 떨리는 듯한 감각이 듭니다.
지진이 이는 듯한 진동과 옅은 물비린내, 개구리가 뛰는 소리.
창밖을 확인하면 주먹만 한 실루엣이 첨벙대며 물 위를 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다시 침대에 올라 눈을 감아도 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결국 피곤한데도 뒤숭숭한 잠자리 위에 몸을 누이게 됩니다.
그렇게 두 번째 날이 다가옵니다.
.
.

.

۰㏡ ۰      

당신은 다시 어둠 속에 서 있습니다.
바닥에 흐르는 안개로 간신히 분간할 수 있는 위아래, 걸리는 곳 하나 없이 멀리 퍼지는 목소리.
어딘가 희미하게 울려오는 땅울림과 습하게 고인 물 냄새. 이 장소는….
강제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11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분명 기억에 있습니다.
지난날 꾸었던 꿈이라는 사실을, 당신은 확실하게 기억해 냅니다.
...
움직이려고 하는 순간 목 뒤로 뜨끈한 입김이 느껴집니다.
아니, 차가운가요? 미지근한가요. 마른 숨인가요, 젖어 있나요.
그 ‘무언가’의 숨이 뒷덜미에 닿았다 식는 순간,
기묘하게도 감각이 무뎌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무언가’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당신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쩍,       
하고 아가리를 벌린 어둠이 당신을 삼킵니다. 그리고.
...

..

따르릉-

벨 소리가 울리고, 당신은 번쩍 눈을 뜹니다.

강제 건강 판정이에요!

행화:......!! (벨소리에 헉, 하고 눈을 뜬다.)
건강
기준치:60/30/12
굴림:53
판정결과:보통 성공
잠을 조금 설쳤나? 하지만 그뿐입니다.
행화:(분명... 어제와 비슷한 꿈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 잡생각도 잠시, 벨소리의 근원을 찾아 핸드폰을 집는다.)
...행화입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전화를 받아)
겨우 정신을 차리고 전화를 받으면, 상대는 당연하게도 만독입니다.
그는 잠시 말이 없더니 천천히 용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만독:좋은 아침이다, 신입. 너에겐 희소식이 있다.
... 사청님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더군. 어제 일도 깔끔하게 잘 처리했다고.
오늘 노고를 치하한다고 하시니 준비하고 밖으로 나와라.
행화:......? (아직 잠이 덜 깼나 싶어, 우뚝 멈추고는) 사청님이... 저 말씀이십니까?
만독:그래. 되도록 빨리 준비하도록. 그분은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시니 말이다.
... 그럼.
그렇게 용건만 말하고 만독은 전화를 끊습니다.
행화:...알겠습니다. (짧게 답을 마친 후 전화를 끊고, 나갈 채비를 한다.)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잘된 일인가... 그리 생각하며 문을 열어)
뭐, 행화.
당신으로서는 사청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인데 마다할 이유가 없겠죠.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며 채비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복도에는 뻣뻣하게 긴장한 신입 조직원 몇이 서 있고,
만독이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고 있다가 당신을 발견하곤 ‘잠깐 기다려라’는 듯이 손바닥을 세웁니다.
아. 혼자 가는 건 아니었던 모양이네요.
행화:...... (멀뚱멀뚱 바라보며 기다려)
멀뚱멀뚱 기다리고 있으면...
만독이 남은 담배를 단숨에 빨아올린 뒤 바닥에 비벼 끄곤 말합니다.
만독:가자.
그러곤 당신을 포함한 신입 몇을 데리고 황룡회 본관으로 향합니다.
...
오늘도 배를 타고 갑니다.
대신 이번은 조각배가 아니지만요.
회색 돌담 너머에 묶여 있는 붉은 2층 배에 함께 오르면,
만독이 삯을 지불하는 듯 사공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선 신입 몇이 잔뜩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키가 작은 신입: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은 몰랐어.

키가 큰 신입: 사청님은 마음씨가 너그러우신 분인가 봐!

정말이지... 물정 모르는 소리들이네요.
...
배는 금세 수로를 따라 길게 나아가고,
길가에 드리운 버드나무 가지 너머로 이따금 걸어가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귓가로는 배가 출렁대며 물을 가르는 소리와 구룩대는 개구리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요.
.
.
■ 황룡회 본관      
얼마 안가 황룡회 본관에 닿습니다.
붉은 기둥에는 황금색 용이 감긴 모습이 조각되어 있고,
검게 옻칠이 된 고급스러운 정문에는 금빛이 나는 둥근 손잡이가 달려 있습니다.
높이가 한참 되는 문 위로는 검은 유약을 발라 구운 기와가 고풍스러운 낯을 하고 얹혀 있네요.
...
만독이 앞서 문을 열어 주고 안으로 들어가면, 지나가던 조직원들이 살갑게 말을 겁니다.

촐랑대는 조직원: 만독 형님, 오셨슴까!

고참 조직원: 그보다 누구야, 신입이냐?

만독은 가볍게 답하고 있고 물론 당신도 그들과 잠시 대화할 수 있습니다.

행화:아... 네, 그렇습니다. (차분히 대답한다. 괜히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도록...)

고참 조직원: 그렇군... 뭐, 너무 긴장하지 마라. 우리 모두 형제니까.

행화:형제...... 말씀 고맙습니다. (방금보다는 조금 더 풀어진 표정으로 끄덕이고 지나가)
당신이 조금 더 풀어진 표정으로 끄덕이면 조직원들은 웃으며 지나칩니다.
내부를 둘러보면 본관은 디귿 자 모양으로 되어 가로로 넓은 3층 건물이며,
사청의 집무실은 그중 최상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것은 외관만이 아닌지...
엘리베이터가 따로 존재하지 않아(;;)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그렇게 올라가는 길. 관찰 판정.
행화:(;;) (그렇지만 3층 정도야...)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1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3층 정도야! 그런 생각에 느긋하게 구경하면,
1층에는 주로 연회장과 접견실 등 대외적인 활동을 하는 시설이.
2층에는 간부들의 집무실 또는 자료실 등 실무에 관련된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3층은 사청.

그가 통째로 사용하는 층입니다.
...
도착해서 만독이 노크를 하면 안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들어와라.”      

허락을 받은 만독은 곧 당신이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줍니다.
.
.
안으로 들어가면 어지간한 연회장보다 큰 집무실이 나타납니다.
전체적으로 적색 우단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황금과 값비싼 목재로 마감한 듯한 실내는,
지나치게 천박하지 않으면서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습니다.
천장에는 매끈한 꽃줄기의 모양을 딴 전등이 달려 있고, 벽면에는 비싸 보이는 그림이며 가구가 가득하네요.
그리고, 사청의 등 뒤는 전면이 창입니다.
지금은 무거워 보이는 커튼으로 가려져 있지만요.
사청은 그 앞에 놓인 커다란 집무용 책상에 팔을 기댄 채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양옆으로는 고랍하와 융로파가 서 있네요.
융로파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딱딱한 얼굴로 당신을 보고 있고, 고랍하는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며 이쪽을 향해 인사합니다.
행화:(최대한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집무실 안에 발을 들인다. 이만큼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내부를 본 적이 있던가. 가운데 앉은 사청과 양옆에 선 두 인물에게 시선을 던진다. 고랍하에게는 작은 눈짓으로나마 인사를.)
사청:(행화를 포함 신입 몇을 훑어보더니) 그래, 너희가 이번 신입이라고 들었다.
제법 일처리가 좋다더군. (시선의 끝이 행화에게 가 머문다.) ... 행화. 분명 네 이름이 그랬던가?
행화:...! (이목이 제게 향하자 움찔하고는) ...네, 맞습니다.

사청:(긴장하는 모습을 보고 웃는다. 보란듯 랍하를 툭 툭 두드리며) 너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지. 처음 봤을 때부터 느낌이 좋았는데, 과연... 착각은 아니었던 모양이야.

행화:그... 그렇습니까. 고작 어제 입단한 신입을 좋게 봐주고 계셨다니, 저로서는... 영광입니다. (굳은 얼굴 근육을 풀어내듯,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사청:(엄지와 검지로 제 입가를 가렸다.) 너무 긴장하는군. 그렇게 굴 것 없어. 그저..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었을 뿐이다. 게다가 뛰어난 자들에겐 당연한 보상이 있어야지. 내게 충성을 바치는 이에게는 더더욱.

행화:(적응하려 해도 적응할 수 없는 분위기. 어떻게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와 눈을 피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사청님께서 베푸시는 은혜에 응당한 일입니다.
사청:(마주하는 눈빛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그 속을 당장에라도 파해칠 수 있는 것처럼.) ... 그런가.
(곧 누구러진 표정은 여느 때와 같은 미소를 담고 있다.) 그게 네 대답이라면, 기대해보지.
행화:(어느새 손바닥에 땀이 맺히고, 그 손을 꽉 말아쥔다.) 감사합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허리 숙여 인사한다.)
이런 자리는 한껏 긴장하기 마련이죠. 허리 숙여 인사하는 당신.
...
강제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1
판정결과:대성공
순간 섬칫한 기분에 시선을 돌리니,
옆에 서 있던 신입 한 명이 손 아래로 몰래 총을 빼 드는 모습을 확인합니다.
그가 단단히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야 그럴게......

총구의 끝이 향하는 방향은 다름 아닌 사청이 있는 곳이니까요!      

이어서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94
판정결과:실패
어차피 저런 상태로는 암살을 실패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만약 여기서 당신이 암살 시도를 막는다면...
암살자:아, 으, 으아아아아아아!!!!!!!!!!!!!!!!!!!!!!!!!!
주, 죽어...! 죽어라. 사청... !!!!!!!!!!!!!!!!!!!!!!!!!!!!!!!!!!!!!!!!!!!!!!!!
직후, 총을 빼 든 암살자는 사청을 향해 쉰 목소리를 내지르며 달려갑니다.
행화:......?! 자, 잠깐...! (하늘이 돕기라도 하는 걸까, 이건 기회이다. 저 자를 막는다면, 사청의 신의를 얻을 수 있을...)
(달려나가는 암살자를 향해 팔을 뻗어, 그를 저지하려 한다.)
암살자를 저지하려는 행화, 민첩과 근력 연속 판정.
행화: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40
판정결과:보통 성공
근력
기준치:50/25/10
굴림:71
판정결과:실패
서둘러 그의 팔을 잡았으나, 힘이 부족해 고꾸라져 넘어지고 맙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암살자도 제풀에 쓰러지며...
탕! 탕! 탕!
마른 총소리가 울립니다.
사청의 뺨에 작은 실금이 생기는 듯하더니,
곧 붉은 피가 턱 아래로 뚝, 뚝 떨어져 바닥을 적십니다.
...
암살은 그에게 아주 작은 상처를 남겼을 뿐, 실패했습니다.
고랍하:참, 꼭 있단 말이죠. 이런 놈들이.
곁에 서 있던 랍하가 호들갑을 떨며 사청의 뺨에 손수건을 댑니다.
하얀 천은 상처에 닿자마자 금세 붉게 물들었습니다.
다만 사청.
그는 상처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채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시선을 따라가면,
.
.
이런. 눈먼총알 중 하나가 당신에게도 아슬아슬하게 닿았던 모양입니다.
총알은 당신의 팔뚝을 스치고, 그 아래로 상처를 내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체력 –1
보기 흉하게도 허리춤에 매달아 두었던 옥패가 붉게 물들었네요.
사청:(흰 천을 물리고는) 사람을 불러라, 랍하. ... 저 신입도 치료해 주도록.
행화:...아. (뒤늦게 제 상처를 깨닫고는, 급하게 장갑으로나마 지혈한 채 서 있다. 상황은 마무리된 건가...)
뒤늦게 자신의 상처를 깨닫고 지혈한 채 서 있으면...
이런 것 쯤은 별일도 아니라는 듯, 사청이 바로 랍하를 시켜 치료진을 부릅니다.
곧 도착한 사람들은 능숙하게 상처를 치료하고 붕대를 감아줍니다.
행화, 체력 + 2

사청:... (치료가 끝났으니 이들을 돌려보낸다. 행화의 팔에 감긴 붕대를 보며) 재빠르게 움직이더군. 암살을 눈치챘나?

행화:...네. 그가 몰래 총을 꺼내드는 것을 발견하고, 저지하려 했으나...... 조금 더 빨랐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붕대가 감긴 팔을 감싸고, 애써 무표정을 유지한다.)
사청:이 정도는 상처도 뭣도 아니지. (의자에 팔을 걸치곤, 턱을 괸 채 행화를 쳐다본다.) 오히려 행화. 네가 나를 위해 움직였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 그동안 점괘 탓에 너를 눈여겨 보았던 것도 있지. 허나 정말 내게 '충성을 바치는 자'는... 의외로 찾기 어려운 법이거든.
그는 암살을 저지한 당신에게 호의와 신뢰감이 어린 시선을 보내며 짧게 치하합니다.
행화:...모든 점괘가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닐 테지요. (마냥 그 시선을 받으며 서 있는 것도 곤란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숙인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사청:(고개 너머로 웃음 소리가 들린다.) 너무 겸손해도 좋지 않아. 실제로 네가 날 도운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정말 네 존재가, 나에게 행운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군.
......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라. 그럼 좋다.
사청은 그런 당신에게 여상한 얼굴로 이렇게 말합니다.
사청:그렇다면 이 녀석의 처리도 행화. 네게 맡겨도 되겠지?
...
당신이 답하기도 전, 눈앞의 남자가 창백한 얼굴로 절규합니다.
암살에 실패한 암살자의 말로는... 뻔한 것 아니겠어요?
대체 어디서 이런 무모하고 덜떨어진 암살자를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보아하니 완전히 버림패로군요.
행화:...... 네?
암살자:... 뭐, 뭐... 뭐든, 말하겠습니다. 말할 테니까! 제발... 고문만은......
행화:제가... 이 자를 말씀이십니까. (사청과 암살자를 번갈아 본다. 식은땀이 흐른다.)
그는 제발 고문만큼은 하지 말아 달라며 눈물 콧물을 빼네요.
양팔이 뒤로 묶인 채 당신의 발치까지 기어가 구두 끝을 핥습니다.
올려다보는 눈동자가 데굴데굴 굴러가는데,
그 너머에 노골적으로 비치는 기색은 처량하고 비굴합니다.
아픈 건 싫다고. 죽는 건 싫다고. 제발 살려만 달라고.
당신에게 애원합니다.
그러나 그 비참한 몰골 뒤로 보이는 것은 사청의 냉정한 얼굴입니다.

사청:그래, 날 실망시키지는 않겠지.

강제 심리학 판정.
행화:...... (제 밑바닥까지 내보이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눈살이 좁혀졌다. 딱한 마음이 드는 것도 아주 잠깐, 그 뒤로 보이는 사청과 눈이 마주친다.)
심리학
기준치:20/10/4
굴림:58
판정결과:실패
눈이 마주치면, 어렵지 않게 깨닫습니다.
사청은 지금 당신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당신 또한 바로 이 자리에서 학라의 물 아래로 가라앉을지도 모르죠.
...
마침내, 당신의 손에는 한 자루의 총이 쥐어집니다.
정작 죽여야 할 사람은 저 너머에 있는데 다른 사람을 쏘아야 한다니 어처구니가 없지만,
기회를 엿보는 것 또한 암살자가 할 일 중 하나입니다.
배를 가만히 바닥에 대고 숨을 죽이는 거죠.
지금은 그래야 할 때입니다. 자, 행화. 어떻게 할까요?
그를 여기서 죽일 수도, 죽이기 전 정보를 빼내기 위해 고문실로 데려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행화:(...시험. 사청에게서 눈을 떼고, 자신의 발밑에서 애걸복걸하는 남자를 내려다본다. 저는 사청에게 복수를 다짐하여 이곳에 들어온 것이지, 애먼 사람을 죽이러 온 것이 아니다. 이 상황을 어쩌면 좋은가......)
(총이 쥐어진 손에 힘을 주었다 풀며 머리를 굴린다.) ...이곳은, 보는 눈이 많아 조금 곤란할 것 같습니다. 장소를 옮겨도 괜찮겠습니까.

사청:(머리를 굴리는 행화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나는 곤란하지 않다. 굳이 장소를 옮기는 이유가 뭐지?

행화:...마지막으로 이 자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허나, 사청님은 괜찮지만... 다른 분들의 귀에 들어가는 건 난감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혹여 비슷한 자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다른 신입들을 돌아본다. ...제발 통하기를.)
사청:... (너를 따라 다른 신입들을 잠시 훑어보고, 이내 웃는 얼굴로) 그래? 그렇다면 적당한 장소로 안내하라 일러 두지.
다만 네가 나에게 충성을 바친다는 증거를, 확실히 가져오도록 해라. 그 정도는 어렵지 않겠지.
행화:(그의 대답이 들려오자, 한시름 놓인 듯 작게 숨을 내쉬었다.) 물론입니다. ...실망시키는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사청의 명을 받고, 만독이 옮길 장소로 안내합니다.
방에서 나와 또 다른 쪽문을 열고 들어가 나선으로 된 계단을 한참 내려가면,
공기는 점점 축축하고 습해집니다.
돌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구두 굽이 계단 끝에 닿는 소리가 뚜벅, 뚜벅, 울리고-
만독에게 붙들린 암살자가 흐느끼며 애원하는 소리가 적막 위로 기분 나쁘게 달라붙습니다.
...
아래로 내려갈수록 짙어지는 쇠 비린내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
.
마침내 계단을 완전히 내려가면 육중한 쇠문이 드러납니다.

팻말은 따로 붙어있지 않습니다.

만독은 문앞에 서서 둥근 원 모양의 손잡이를 쥐고 쿵쿵 문을 두드립니다.

그러면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리지만 안은 어두컴컴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만독:... 이곳이다. 일이 끝나면 씻고 올라와라.
행화:...... 감사합니다. (착잡하다. 느릿하게 안으로 들어선다.)
만독은 그렇게 말한 뒤 다시 계단을 올라갑니다.
...
느릿하게 안으로 들어서면 아마 문을 열어 준 사람인 듯,
짜리몽땅하지만 체구 좋은 남자 하나가 당신을 바라보다 옆으로 비켜서서 손을 모으고 고개를 내립니다.

내부의 구조는 간소합니다.

천장에는 낡은 갓을 쓰고 있는 누런 알전구가 하나 달려 있는데,
이따금 깜빡이며 희미한 빛을 내 방 안의 윤곽을 밝히고 있습니다.

언뜻 드러난 벽과 바닥은 모두 나무로 마감되어 있고, 정중앙에 벨트가 잔뜩 달린 의자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옆에는 어두운 색의 나무로 된 카트가 하나 서 있네요.
카트 위에는 여러 가지 고문 도구가 늘어서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소재가 나무입니다. 특별히 이유라도 있는 걸까요?
행화:(카트 위에 놓인, 나무로 된 고문 도구들을 살피다 묻는다.) ...전부 나무 소재인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고문실의 남자:(그 물음에 히죽 입꼬리가 올라가며 답한다.) 그야... 쇠를 사용하면 금방 녹이 슬어서 말이죠.
행화:...간단한 이유네요. (어쩐지 소름이 돋아 팔을 문지르며, 내부를 더 둘러본다.)

더 둘러보면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도구들이 잔뜩 걸려 있습니다.

하나같이 색이 어둡네요.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81
판정결과:실패
잘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본래 색이 그런 것이 아니라,
피와 살점이 스며들어 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듭니다.
걸려 있는 도구들은 모두 자유롭게 선언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당신이 안을 살펴보는 사이에,
구석에 우뚝 서 있던 남자가 입을 열고 묻습니다.
고문실의 남자:슬슬 준비를 도와드릴깝쇼?
행화:...... (마치 저가 끌려온 입장인 것처럼, 울상이 되기 직전의 얼굴을 하고선 눈을 꾹 감았다 뜬다.)
네, 부탁드려요.
당신이 허락하자, 그는 솜씨 좋게 암살자를 의자에 묶습니다.
암살자:으흑, 흐으으..... 윽,
암살자의 흐느낌과 상관없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찰칵, 찰칵, 소리가 들립니다.
곧 양팔은 의자의 팔걸이에, 양다리는 의자 다리에 묶이고 목은 높은 의자의 등받이에 단단히 고정됩니다.
고문실의 남자:... 마쳤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문을 두 번 두드려 주십쇼.
준비를 끝내고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방에서 나갑니다.
이 뒤로는... 묶여 있는 암살자와 둘만 남게 됩니다.
행화:...... (암살자와 단둘이 남게 되자, 눌러두었던 숨을 크게 뱉어낸다. 어떻게 하지. 만약 이 자를 살려두었다가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고작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사청이 용이 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묶인 채 앉아있는 암살자를 가만 내려다보고는) ...당신, 왜 그런 책임지지도 못 할 짓을 한 건가요.
암살자:헉, ... ... ... 나, 나는...
나는... 신입이다, 성주회의. 당신도 알고 있겠지.
우리 조직에서 유능한 사청을 죽이고, 황룡회에 새 산주를 세울 생각이라고... 했다.
... 사, 사청은 소문이 이상하지. 지나치게 미신을 신봉한다는 이야기도 돌고.
성주회의 점술가는, 사청이 학라 전체에 크.. 큰 해를 끼칠 것이라고......
더듬거리며 말을 이어가던 암살자는, 꺽꺽 울며 다시 흐느낍니다.

암살자:흑...허억, 으흐흑... 어차피 결국은 뒤탈이 나지 않게 아무것도 모르는 졸개를 쓴 거지. 당신도 알잖아...

행화:...왜 모르겠나요. 하지만, 그렇다면 제대로 준비했어야죠. (여전히 손에 들려있는 총을 만지작... 거린다.)

암살자:... 우리 같은 밑바닥 인생은 흑,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니까...

그래서 자원했다. 버리는 패라는 걸 알면서도... 하지만, 막상 하려니까, 소, 손... 손이 떨려서......
지, 진정하려고 했는데, 그럴 수, 가 없어서...
행화:그랬다면, 제가 이렇게...... (손을 더럽힐 일은 없었을 텐데. 시선은 허공을 응시하다 암살자에게로 향한다. 물론 사청의 길을 가로막는 건 제가 할 일이기에, 결국 당신은 실패했을 것이지만.)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리 허술하게 움직였던가요. (오른손에 쥔 총을 그의 이마 한가운데에 갖다댄다.)
암살자:그, 그... 건 ? !!! (총구가 제 이마를 향하자, 퍼뜩 놀라 몸을 움직이려 발버둥친다.) 사, 사 살려줘!!!!!!
제, 제발...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다고!!!!!!!!!!!!!!!!!!!!!!!!
내가 없으면... 집에 있는 동생이 금방 굶어 죽을 거야. 제바, 억, 허... 윽 제발.... 제발 살려줘!!!!!!
행화:당신 같은 사람은 어차피, 지금이 아니더라도...... 얼마 못 가 죽게 될 거예요. 금방 알 수 있어요. 늘 윗것의 눈치를 보기 바쁘고, 하루하루 목숨 하나 건사하는 것도 버겁죠.
(애써 남자의 외침을 외면하려는 듯, 눈을 감고 호흡을 가라앉힌다. 동정심에 휩쓸려선 안 된다. 그래야만 한다. 이 밑바닥에 가라앉는 건 저가 아니라......)
...... 미안해요. (양손으로 총을 쥐어, 그 방아쇠를 힘껏 당긴다.)
암살자:사... 사, 살려! 악. 아아아...
... ....
너, 너라고 다를 것 같아? 너도, 너도 쓸모 없어지면 버려질거야. 나처럼!!
나처럼, 이용당할 뿐이라고!!!!!!!!!!!!
찰나에 마지막을 깨달았던 건지, 절규하며 저주를 쏟아냅니다.
탕,
그걸로 소리는 끊겼으나 그 외침은 당신의 뇌리에 박힙니다.

너라고 다를 것 같아? 너도 쓸모없어지면 버려질 거야.      

나처럼! 이용당할 뿐이라고!!      

방아쇠를 당긴 당신. 이성 판정.
행화:(그대로 주르륵, 손에 힘이 풀리고... 권총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툭 떨어진다. 이걸로 된 거다. 이것도 누군가로부터 배운,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몸부림이었을 뿐.) ......
SAN Roll
기준치:61/30/12
굴림:42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래요. 이걸로 된 거겠죠.
이성 -1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권총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암살자는 눈을 크게 홉뜨고 끈이 떨어진 인형처럼 늘어져 있습니다.

마치 작은 바늘로 바닥에 구멍을 뚫은 듯 조그마한 적색 얼룩이 생기더니,
곧 핏물이 커다란 원을 그리며 당신의 발치에 밀려듭니다.
행화:(휘청거리는 걸음. 떨어진 총을 주운 후, 머리를 붙잡은 채 정신을 가다듬는다. 해야 할 일을 한 거라고, 끊임없이 되뇌이면서.)
...제 쓸모는, 제가 정합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고문실을 나선다. 두 번 다시... 발 들이고 싶지 않은 곳이다.)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의 목적을 끊임없이 되뇌이며, 고문실을 나섭니다.
옆에 대기하고 있던 남자가 당신을 보더니 바로 샤워실로 안내합니다.
부스 하나로 이루어진 좁은 샤워실이네요.
씻고 나면 적당한 걸로 옷을 갈아입고 사청에게 돌아가 보고하도록 합시다.
행화:...... (위에서 쏟아지는 물을 가만히 맞으며, 제 양손을 내려다본다. 이 손으로, 그 사람을.)
(이런전 생각에 잠기느라 꽤 오랫동안 씻었던 것 같다. 옷을 갈아입은 후 사청의 집무실로 향한다.)
생각에 잠겨 오래 샤워를 하고, 사청의 집무실로 향합니다.
...
안에는 사청, 조직원 몇과 고랍하와 융로파가 있습니다.
들어오는 당신을 보고 제법 흥미로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사청:... 생각보다 빨리 왔군, 행화. 물어보고 싶다던 이야기는 잘 마쳤고?

행화:네. ...역시 보잘 것 없는 자였습니다. (그의 앞에 서, 나직이 대답했다.)
조직원 하나가 그에게 다가가 무어라 속삭이니, 사청은 흡족해하며 웃습니다.

그러더니 당신에게 손짓하여 자리 앞에 앉힙니다.

길게만 느껴지는 침묵. 가만히 당신을 들여다보는 표정.
곧 사청은 자신이 당신을 부른 진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청: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나?
행화:...네? 무엇이... 말입니까.
사청:다른 녀석들도 많았을텐데, 굳이 네 손에 총을 쥐여 줬다는 게.
행화:그렇긴 하지만... (조금 망설이다) 이것도, 사청님께 뜻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청:그렇지. 틀린 말은 아니야. 왜냐하면 사실... 알고 있거든. 그 자가 누구고 어떤 조직의 소행인지. 전부.
애초에 날 죽이고 싶어하는 이는 한둘이 아니지. 내가 왕좌에 올라가기 전에 처리하고 싶어하는 놈들 말이야. 순순히 당해줄 생각은 없지만...
잠시 운을 띄우던 그는 휘어지는 눈꼬리를 하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사청:... 사람이 부족해. 내가 믿고 곁을 맡길 만한 사람이.
행화:이미, 다... 알고 계셨군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사청님이 서 계신 자리가 자리이니 만큼...... 그에 따르는 게 있기 마련이겠지요.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라 하시면...... (문득 눈을 마주친다.)
사청:아하하, ‘설마 그게 저 말씀인가요’라는 얼굴인데?
맞아. 널 내 호위로 두려고 한다.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좀 있거든.
행화. 넌 일 처리도 신뢰가 가고, 제법 마음에 들어.
...
사람 보는 눈이 있다니,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는 게 신기할 지경입니다.
하지만 계속 사청의 옆에 있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제의는 없겠죠.
거절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닐테고요.
행화:...... 네? (진심이십니까, 하는 말이 목끝까지 차올랐지만 어렵사리 눌러담았다.)
정말... 그 자리에 저를 두시는 것으로 괜찮으십니까. 황룡회에 입단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은 신입을...... (말을 흐리다 황급히 덧붙인다.) 무, 물론 싫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청:(황급히 덧붙이는 모습을 보고 빙글빙글) 설마 거절하는 건 아니겠지. 행화는, 용의 호위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
행화: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로서는 이만큼 영광스러운 일이 없고, 마다할 이유가 없죠. (제게 좋은 기회인 것은 사실이니, 잘도 대답했다.)
...믿고 맡겨주신다면, 용의 핏줄에 걸맞은 호위를 보이겠습니다.
사청:... 그렇게 나와야지, 그럼 결정. 이걸로 괜찮지? 너희도.
사청의 제안을 수락한 당신.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56
판정결과:보통 성공
뒤에 앉아 있던 랍하가 로파에게 무언가를 속삭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윙크를 합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네요.
로파는 그런 랍하를 한심하게 바라본 뒤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융로파:예. 좋은 점괘가 나왔습니다, 사청님.

궤도를 탄 신성의 곁에 작은 빛이 더해지니, 용이 지나는 길에 광채가 더해지고 앞날에 영광이 가득하군요.
이 자는 사청님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다만.
당신을 바라보는 로파의 푸른 시선엔 온기라고는 한 조각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애당초 저 사람이 호의를 가지는 상대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요.
융로파:황룡회에 들어온 지 고작 이틀 된 애송이입니다. 지나치게 마음을 두시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 늙은이의 지나친 간섭이라고 여기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
저 아직 여기에 있는데요...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행화.
할 말은 다 해 놓고 ‘지나친 간섭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행화:...... (좌불안석이다)

...... 이 자리가 절대 편하지 않을 당신. 

사청은 로파의 점괘를 흥미롭게 듣는 듯하더니 이어지는 말에는 웃으며 손을 내젓습니다.

사청:~... 뭐, 우리 황룡회의 점술가는 걱정이 많지. 로파의 무례를 이해해. 행화.
행화:아... 아닙니다. (작게 손사래쳐) 우려가 크신 점도 이해합니다.

사청:좋아. 그러면... (시계를 확인하고) 마침 또 식사할 시간이군. 함께 들지 않겠어?

행화:...아. 그... 제가 같이 식사하여도 괜찮습니까...? (눈치)
사청:안 될 건 뭐지? 설마 행화는, 용과 함께 식사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 (다시 빙글빙글)
행화:...~!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사청님과 같은 상에 앉기에는, 제가... 부, 부족하다고 느꼈을 뿐입니다. (자신도 무어라 떠드는지,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을 느낀다. 이 자리가 너무너무 불편하다......!)
사청:(신입인 행화에게는 전혀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겠지만, 나름 장난이었던 모양으로 네 반응에 마냥 즐거워하며) 아하하, 부족하다니. 행화는 내 호위인데도?
이제 익숙해져야지. 자, 가져와.
당신이 거절할 수 없는 위치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권유라기보다 명령이라고 봐야겠지요.
형식적인 수락을 마치면 사청이 의자에 가볍게 등을 기대고 딱, 손가락을 튕깁니다.

그러면 사청을 제외한 나머지가 자리를 비켜줍니다.

융로파는 말한 것치고는 별 감흥 없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지나가지만...
고랍하는 지나갈 때 살짝 입을 벌립니다.
듣기 판정.
행화: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99
판정결과:실패
고랍하:... .. .... ... 기억하죠?
속삭이는 소리의 일부를 들을 수 있습니다.
남은 조직원들도 별말 없이 당신의 옆을 지나칩니다.
...
두 사람만 남고 나면 곧 문밖에서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사청이 허락하면 체구가 작은 급사 하나가 앞서 들어오고,
그 뒤로 서너 명의 급사가 카트에 음식을 가득 실은 채 따라 들어옵니다.
앞선 급사가 테이블을 세팅하고, 뒤에 서 있던 급사들이 테이블 위에 음식을 차립니다.
소고기를 듬뿍 넣은 삼색 창펀, 가늘게 채 썬 무를 가득 넣고 위아래를 노르스름하게 지진 무떡.
그을린 자국 하나 없이 매끈한 밀전병과 점도 높은 소스,
분명 오랜 시간을 들여 익히고 광택을 냈을 것이 분명한 북경오리.
새까맣게 태운 뒤 껍질을 긁어내 오돌토돌한 표면이 드러난 새끼돼지구이.
얇게 짜 올린 비단처럼 하늘하늘한 피가 일품인 새우완탕과 계란을 듬뿍 쓴 듯한 면,
그 위를 뜨끈하게 적시는 뽀얀 국물. 그 외에도 폭신폭신해 보이는 피 안에 돼지고기를 채운 만두와-
쫄깃하고 투명한 피 안에 새우를 채운 만두 등...

지금 막 준비한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양이 줄줄이 얹힙니다만,

순간 정신이 아찔해질 만큼 지독한 비린내가 음식에서 올라오고 있는 것을 깨닫습니다.      

오래된 생선에서나 날 법한 역한 냄새에 관자놀이부터 정수리까지 머리가 꽉 죄는 느낌입니다.

이... 성 판정!

행화:......? (스멀스멀 올라오는 비린내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다.)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34
판정결과:보통 성공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지만... 이성 감소는 없음.
정작 음식을 내온 급사들이나 사청은 이 비린내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 평온한 얼굴입니다.
사청:...... 행화?
게다가 사청은 왜 그러냐는 듯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행화:(...괜찮은 건가?)
아... 어, 어서 들지요. (먼저 사청에게 권한다...)
사청: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중 만두를 하나 집더니, 그대로 네 입가에 가져다 준다.)
아침도 못 먹고 내 쪽으로 불려왔을테니, 시장하겠지?
행화:......! 저는 괜... (미처 말을 잇지 못하고, 그대로 입을 벌려 만두를 베어 문다. 그렇게 전부 입안에 넣고, 씹다 보면... 그러니까, 맛이......)
당신은 얼떨결에 만두를 입에 넣고 씹어 봅니다.
맛이...... 이성 판정.
행화:...... (불안)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26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괜찮......... 나?)
솔직히 만두의 맛 자체는 훌륭합니다.
그럼에도 씹을 때마다 비린내가 번지는 통에 혀와 뇌 사이에 기묘한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심하면... 구역질이 날 수 있을 정도로요.
행화:...맛이 아주 훌륭한 것 같습니다. (꾸역꾸역 삼키고는) 사청님의 입맛에도... 맞으실지.
사청:나야 항상 먹는 것들이지. (만족스럽게 행화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자신도 만두나 창펀. 오리고기 등을 집어먹고 있다.) 네 입맛에도 맞아 다행이야, 행화.
행화:그렇... 군요. 이런 메뉴라면 매일 식사가 기다려질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이런 음식을 먹어온 건지... 젓가락을 든 채 눈만 데굴데굴 굴린다. 당최 손이 가는 게 없어, 가까이 있는 밀전병이라도 집어들고는)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청:행화가 원한다면 매일 부르지. 어차피 호위로서도 그래야하고? (태평하게 말하며 식사를 이어간다.)

사청의 미각이나 후각이 망가진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억지로 먹는다는 느낌은 없네요.
행화:그... 그리 신경써주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끼니를 챙길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니까요. (진심으로 말하고는)
...... (모르겠다. 나중에 전부 게워내더라도 이 자리에서는 어쩔 수 없다. 눈 질끈 감고 밀전병을 마저 입에 넣어)
...... 눈 질끈! 감고 밀전병을 마저 입에 넣습니다.
이 맛은............................. 또 이성 판정.
행화:............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이 자리에서는 어쩔 수 없어요!
행화는 정신력으로 비린내를 이겨냅니다.
행화:(어떻게든 정신력으로 버텨낸다... 흑흑)
흑흑...
그렇게 어떻게든 식사를 하며 본격적으로 사청과 대화를 나눕니다.
사청:... 참. 아까 했던 이야기 말인데. 당연하지만 난 이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생각이 없어.
그렇다고 쉽게 넘볼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해서도 곤란하지.
행화도 아까 봤잖아? 그런 일들, 한 두번이 아니거든~
... '사청의 힘은 절대적이다', 그렇게 각인시켜야지. 여태까지의 모든 산주가 그랬던 것처럼.
행화:...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즉위식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그전까지 확실히 해두는 것이 좋겠지요.
사청:(네 동의에 끄덕이고는) 그래서 말인데, 즉위식 전까지 한동안 자리를 비우고 학라를 조사할 생각이야.
마침 쥐새끼들이 숨어들었다는 말을 들었기도 하고.

그렇게 말하는 그는 마치 숨바꼭질이라도 하는듯 천진하게 즐거운 표정입니다.

행화:사청님이 직접... 말씀이십니까? 번거롭진 않으실지, 그런 일이라면 다른 이에게 맡기셔도...... (묘하게 즐거워 보이는 표정을 의아하게 바라본다.)
사청:이런 일을 남에게 맡기는 건 성미에 안 맞아서... 말이지. 직접 갈 테니 행화. 네가 나와 동행해라.
어차피 조사해야 할 곳은 이미 융로파와 고랍하. 그 둘 덕에 골라냈거든.
마귀할멈이 꾸리고 있는 북로의 전당포와 너구리 같은 영감이 들어앉은 서로의 고서점.
동로에 처박혀 있는 구질구질한 식당 하나와... 아, 마지막은 남로의 닭장이던가.
사청의 이야기를 들은 당신.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8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닭장’은 남쪽에 자리한 높고 좁은 집합 주택을 말하는 거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홍콩의 구룡성채를 작게 축소시켜 둔 것과 비슷한 모습의 낡은 건물로, 왕력비가 사는 곳이기도 하죠.
이미 한 번 다녀온 적 있잖아요?
사청:... 말하자면 내 호위로서 첫 일이라는 거지, 행화. 설마 거절하지는 않겠지? (또 그 질문)
행화:(도리도리... 고개를 흔든다.) 제 명분을 다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거절할 수 없지요.
사청:잘 알고 있네, 사실 거절하게 두지도 않을 테고. (친절한 미소로) 그럼 식사가 마무리되면 채비하도록 하지.
그렇게 대화가 마무리되며 식사도 종료됩니다.
이후, 사청은 1시간 줄 테니 준비하라는 말과 함께 당신을 보냅니다.
주변에 돌아다니는 급사들이 있을 테니, 만약 별도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이들을 활용해 주세요.
행화:...... (제 방으로 돌아가, 그와 함께 학라를 조사할 채비를 한다. 늘 소지해온 총을 다시 한번 살피고,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더 필요한 것... 있나?)
늘 소지해온 총과 익숙한 옷... 더 필요한 것이 있을까요?
행화:(...없다면 잠깐이라도 긴장을 풀고, 꾸무적꾸무적...... 시간을 보내다 사청과 약속한 곳으로 나간다. (...))
잠깐이라도 긴장을 풀고, 꾸무적꾸무적......
쉬며 시간을 보내다 약속한 곳으로 나갑니다.
.
.
정확히 1시간 뒤.
다시 나타난 사청은 고급스러운 의복을 벗고,
신입들이 입는 것과 같은 싸구려 정장을 걸치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
행화:(처음 보는 그의 복장에 빤히...)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80
판정결과:실패
그의 허리춤에 매달린 옥패에서, 어딘가 위화감을 느낍니다.
착각인가 싶어 당신이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청:... 원래 입고 있던 옷은 너무 눈에 띄니까. 안 어울리나?
고개를 기울이며 사청이 딴 소리를 합니다.
행화:음...... (멍하니 옥패에 눈이 팔려있다가) ...! 아, 아뇨. 그 옷도 굉장히... 잘 어울리십니다.
사청:아하하, 그런 존칭은 그만 둬. 지금의 난 너와 같은 신입이니까.
행화:...네? (물끄럼) 하지만, 어떻게...... 저는 이쪽이 편합니다.
사청:뭐~ 억지로 바꾸라고 하진 않을게. 하지만 혹시 그 존칭으로 내가 사청임을 들킨다면... (의미심장한 웃음)
행화:그, 그런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습니......
...노력할게, 요. (땀 뻘뻘......)
사청:(땀 뻘뻘 흘리며 겨우 말한 문장에 잠시 제 몸을 돌리고, 키득이더니) ~ 좋아. 그럼 갈까?
그가 채근하는 그때. 다시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60
판정결과:보통 성공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작되는 곳을 더듬어 찾아보니, 제게 시선이 닿기 전에 벽 뒤로 사라지는 그림자가 눈에 띕니다.
문득 융로파의 말이 떠오릅니다. ‘너무 마음을 두지 마십시오.’
아무리 사청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한다고 한들,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완전히 믿지 않는다는 뜻이겠죠.
섣부르게 행동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행화:......? (그림자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다 고개를 돌린다. 조심하는 게 좋겠네요.)
조심하는 게 좋겠네요.
...
그래도 어쨌거나 당신에게 이건 기회입니다.
그를 죽이거나, 아니면 그 기회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출발해 볼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청의 비위를 맞춰 주러.
그리고 그를 호위하는 척하면서 이 도시에 대해 조금 알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상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걸 봐선...
학라도 결코 평범한 곳은 아닌 것 같죠. 안 그래요?
행화:(일이 잘 풀린다면 좋을 텐데. 지도를 한 번 살피고는 사청에게 묻는다.) 가까운 곳부터... 갈까, 요? 북로의 전당포는 어떤지......
사청:흠... 행화. 이곳 지리에 제법 익숙해진 모양인데? (옆에서 같이 보고는) 그럼 사람을 부르지.
그렇게 말하며 사청은 지나가던 인력거를 불러 세웁니다.
행화:그래도... 아직 많이 헤매는 편이지만요.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얌전히 기다린다.)
인력거를 모는 사람:두 분~ 어서 타십시오. 어디든 퀵 배송 해드리겠습니다!
사청:북로의 전당포까지, 부탁한다. (미소지으며 대충 몇 장의 위안을 꺼냈다.)
재력
기준치:80/40/16
굴림:3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그가 꺼낸 액수에 인력거를 몰던 사람이 함박 웃음을 짓습니다.
인력거를 모는 사람:아. 거기, 알죠 알죠. 당장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손쉽게 인력거에 탑승합니다.
행화:(뭔가 굉장히 많은 금액이 오가는 광경을 보며... 자리에 앉는다. 덕분에 편하게 가는 군요...)
사청:(옆 자리에 앉아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본다.) ... 이런 것도 오랜만이네. 자주 타?
행화:아니요, 저는... 주로 걸어다니는 편이라서요. 그리 멀리 나가본 적도 없고......
사청:걸어다닌다니... (의외라는 표정) 멀잖아? 네가 남로까지 갔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행화:...그, 일을 맡았을 때에는 조각배를 이용하긴 했습니다. 그전에는... (도리도리)
사청:(도리도리하는 걸 보고 웃으며 시선을 돌려) 배, 좋지. 학라의 물길은 아름다우니까.
... 아. 벌써 도착했네. 생각보다 짧은 걸.
전당포는 본관에서 가깝기에, 두 사람은 금방 인력거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건물을 확인합니다.
.
.
■ 전당포      
간판 하나 없이 미닫이문이 하나 달려 있을 뿐인 밋밋한 가게.
앞에서 쪼글쪼글하게 마른 대추 같은 노인이 싸리비로 앞마당을 쓸고 있습니다.
그는 곧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드는데,
알이 4개로 이루어져 있는 특이한 디자인의 돋보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너머로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리합니다.
갈퀴처럼 마른 손가락이 거미의 다리처럼 톡, 톡 안경테를 감듯이 두드리고 나면,
곧 안으로 오므라든 입술이 호물거리더니 못마땅하다는 듯 귀퉁이가 삐죽 올라갑니다.
노인:... 그래, 이무기가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신가? 혹까지 달고.
그렇게 말한 뒤 미닫이문을 열고 먼저 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나름 변장한 보람도 없이 사청을 바로 알아본 것 같네요.
행화:...... (자길 가리키는 것일까, 사청의 표정을 살핀다.)
사청:흠, 너무 어설펐나? 아하하.
가볍게 으쓱하고는 사청이 농담을 던집니다.
행화:옷을 갈아입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모양이에요. (으쓱여)
사청:상관없어. 들어가자, 행화.
행화:(끄덕이곤 졸졸 따라 들어감)
졸졸... 따라 들어가면 문 위에 달린 청동종이 짜랑짜랑한 소리를 내며 울립니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매캐한 곰팡내가 훅 올라옵니다.
강제 건강 판정.
행화:
건강
기준치:60/30/12
굴림:84
판정결과:실패
저도 모르게 코끝이 간질간질해지더니...
에취!
요란스럽게 재채기가 나옵니다.
터져 나오는 숨 덩어리에 밀려 더께처럼 쌓여 있던 먼지들도 훅, 희뿌옇게 오릅니다.

노인:얼씨구, 소리 한 번 요란하네. 먼지 나게 굴지 말고 얌전히 있어!

안에서 노인이 역정을 내는 소리가 들리네요.

이런, 미움을 샀으려나?
행화:네, 네에...... (하지만 이건 당신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 속으로만 생각합니다.)
사청:기죽지 마~ 행화. 여기 먼지가 많은 탓이지. (등을 두드려주고, 자신도 재채기가 나올 것 같아 입을 막는다.)
행화:...... 어쩔 수 없네요. (또 한소리 들을 세라, 저도 코와 입을 막으며 전당포 안을 둘러본다.)
코와 입을 막고 전당포 안을 둘러봅니다.
미닫이문 바로 건너편에는 관공서나 버스 터미널 따위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접수처가 두 칸 놓여 있고,
그 옆에는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쪽문이 나 있습니다.

노인은 옆에 싸리비를 걸쳐 놓곤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앞치마를 벗어 당신에게 팍 밀어 줍니다.

... ?
행화:...? 이건...... (앞치마를 받아들곤 어리둥절한 채 서 있어)
당신이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노인은 사청이 ‘그’ 사청이라는 것은 아랑곳 않는다는 듯 다른 앞치마 하나를 똑같이 밀어 줍니다.
그리곤 다시 마른 손가락으로 안경을 추켜올리곤 이렇게 말합니다.
노인:... 어차피 또 변변찮은 놈들이 세우는 변변찮은 계획 때문에 왔겠지.
가게는 반나절 내 줄 테니 알아보고 싶은 게 있거든 알아서들 하라구.
손님은 오는 대로 받으면 되고, 안에 있는 것도 맘대로 봐도 돼. 쓸데없는 소동에 말려드는 건 딱 질색이니까…
대신, 가게는 부수지 마. 알았어?
두 사람이 뭐라고 말할 틈도 없이 다다다다 쏘아붙이네요.
그리곤 당신에게 열쇠를 던져 줍니다.
행화:네? (무어라 물어볼 새도 없이 쏘아붙이자... 그대로 말문이 막혀, 어느새 열쇠까지 쥔 채 덩그러니 남겨진다.)
덩그러니 남겨져 힐끔... 사청을 돌아보면,
그는 당신에게 입 모양으로 ‘마귀할멈’이라고 말하며 웃을 뿐입니다.
노인은 허리를 두드리며 두 사람을 흘겨보다 가게에서 나가버립니다.
둘만 남게 되면, 사청은 당신을 흘끔 쳐다봅니다.
사청:... 저렇게 말해도 어차피 중요한 건 다 미리 숨겨 놨겠지. 오늘 우리가 올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는 태도였고.
거참... 늙은 여우가 따로 없다니까~?
그는 과장스레 말하며 한숨을 쉽니다.
음... 쪽문은 닫혀 있지만 당신이 받은 열쇠로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행화:그런 거였군요. (덩달아 한숨을 쉬더니... 앞치마를 착착 두르고 열쇠를 뚫어져라 본다.) 이걸로 쪽문을 열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안에 뭐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사청:그래도 확인할 건 해야지. 어쩌면 쓸모있는 게 남아있을지도 모르고. (말하면서 행화를 보고, 같은 방식으로 앞치마를 착착 두른다.)
행화:네, 혹시 모르니까요. (그가 싸구려 정장에 이런 앞치마까지 두르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괜히 신기한 마음에 빤히 봤다.)
(그럼 먼저... 쪽문으로 다가가 열쇠를 꽂아본다.)
괜히 신기한 마음에 빤히 보면, 사청도 빤히 당신을 봅니다.
... 아무튼 먼저,
쪽문에 열쇠를 꽂으면 손쉽게 열립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내부가 넓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접수처 카운터 옆에는 열쇠나 잡동사니를 넣어 두는 조그마한 3단 서랍장이 놓여 있고,
낡은 탁상시계와 학라의 풍경이 그려진 달력 따위가 놓여 있네요.
아래로는 장부와 소설책 같은 것이 꽂힌 2단 서랍장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푼돈 대신 사람들이 맡긴 물건들이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 태그를 달고 주르륵 늘어서 있네요.
그런 선반이 열다섯 개입니다.
생각보다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살펴보는 데는 무리가 없겠습니다.
행화:으음...... 생각보다 꽤 넓네요. 살펴볼 것도 많겠어요. (3단 서랍장의 첫 번째 칸부터... 차근차근 열어봅니다.)
당신은 3단 서랍장을 확인합니다.
잡화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질의 싸구려 플라스틱 서랍장이네요.
미감이 없는 건지, 구두쇠인 건지 이 오래된 전당포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옆면에는 식당 스티커 따위가 붙어 있어요.

중요한 건 다 미리 숨겨 놨겠지, 라더니... 정말 그런가 보네요. 잠겨있지도 않습니다.

첫 번째 칸을 열면 비어 있습니다.
행화:(흠... 두 번째 칸도 확인합니다.)
이어서 두 번째 칸을 확인해보면...
영수증 다발이 들어 있지만 중요한 거래는 아마 따로 정리해 둔 것 같네요.
대부분 소액을 짧은 기간 내에 여러 번 빌려 간 사람들입니다.
아. 개중에는...
판홍락의 이름도 있네요. 쓰레기 같으니.
행화:(이 사람, 여기서까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사청:(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걸 보고 다가와서) 응? 왜 그래. 뭐라도 발견했어?
행화:(영수증 다발을 다시 넣어두고는) 그게... 어제 수금하러 다녀온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어서요. 참...... (설명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세 번째 서랍도 마저 열어봅니다.)
사청:아하하, 쓰레기는 이런 곳이면 어디든 이름을 남기지. (크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쓰레기인걸 바로 눈치챘다.)
말하면서 세 번째 서랍도 마저 열어보는데...
덜컥거리면서 잘 열리지 않습니다. 안에 무언가 끼어 버린 것 같은데요.
[손놀림] 또는 [근력 판정]으로 열 수 있습니다.
행화:음......?
근력
기준치:50/25/10
굴림:71
판정결과:실패
(덜걱...)
사청:뭐해? (암살을 막을 때도 그렇고, 힘이 없는 행화를 본다.)
행화:아뇨, 이건... (힘 때문이 아니라고 하고 싶지만...) 안에 뭐가 걸려 있는 걸까요? 잘 안 열리네요...
사청:도와줄까? (어쩐지 친절한 미소를 짓는다.)
행화:(친절한 미소......) 그, 그래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청:그럼 행화는 내게 뭘 줄거야? (사실상 여기 온건 사청의 목적이기 때문에, 돕는다는 전제 자체도 우습지만.)

행화:...저, 저는... 사청님이 필요로 하실 만한 걸 가지고 있지 않은데...... (흐리멍덩한 얼굴로)

제가... 다시 열어볼게요. (흑...)
흑... 힘내서 [손놀림] 이나 [근력 판정]을 다시 해보죠!
행화:(힘으로 안 될 것 같다면...)
손놀림
기준치:35/17/7
굴림:69
판정결과:실패
...... (또 덜그럭거림)
또. 역시 열리지 않습니다.
사청:... 필요로 하는 건 없는데? 행화가 날 즐겁게 해주길 바랄 뿐이지. (활짝!)
행화:...... 지금은 조금 어려울 것 같지만, 기회가 된다면... 노력해볼... 테니까요...? (열고 싶은 눈빛)
사청:기회가 되면? 흠...... 좋아. 그럼 오늘 내로 부탁할게. (시한을 정해버린 눈빛)
손놀림
기준치:70/35/14
굴림:1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행화:(눈 동그랗게 뜨고) ...!
사청이 한참 요리조리 덜그럭거리니, 안에 끼어있던 것이 풀려 서랍이 열립니다.
행화:열렸어요......! (눈에 띄게 기뻐하며 안을 살펴봄)
사청:...... 그렇게 좋아? (사실 날 위한 일인데 그 정도로 기뻐할 일인가, 싶어 물끄러미 바라본다.)
안을 살펴보면 작은 열쇠가 들어 있습니다.
황동으로 된 조그마한 열쇠입니다. 끄트머리에 물고기가 부조되어 있습니다.
문 열쇠치고는 퍽 작고, 구멍에 넣는 부분이 무척 세밀합니다.
아마도 상자...? 따위를 열 때 쓰는 열쇠로 보이네요.
행화:그건...... (두 번이나 실패한 바람에 기대치가 높아져 있던 탓이다.)
...안에 열쇠가 또 있네요. 필요할지도 모르니... 챙겨둘게요. (샥)
사청:그래~ (샥 챙기는 네 모습을 보다 청동종이 울리는 소리에) 아, 손님 왔다. 어쩔까?
행화:...아! (청동종 소리에 서랍을 닫으며) 손님... 나가봐야겠죠?
사청:잘 할수 있겠어? 같이 가줄수도 있는데. (혼자 손님을 맞을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행화:oO(당신이 혼자 나가는 선택지는 없군요...)
그... 괜찮지 않을까요? 그리고, 사청님은 변장(같지도 않은 변장이지만)도 하셨는데......
사청:... 어쩐지 내 변장이 변장같지도 않은 변장이란 소리를 들은 것 같다~? (이런 데 눈치가 또 빠르다.)
행화:(고개를 세차게 젓는다.) 서, 설마요. 저는 걱정이 되어서...... 음.
사청:됐어. 같이 나가자~ 여기 손님들의 질을 생각하면, 행화 혼자가 더 걱정이고.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이 카운터로 나오게 됩니다.
맞이하게 된 첫 번째 손님.
험악해 보이는 남성으로 붉은 저지에 금목걸이를 하고 있습니다.
노름으로 돈을 몽땅 날려서 이 금목걸이를 맡기고 돈을 좀 빌리러 왔다고 하네요.
그런데 어라...? 낯짝이 좀 익숙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관찰 판정.
행화:(어라...?)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90
판정결과:실패
그저 그 남성이 당신에게 조금 낯이 익다는 사실만 깨닫습니다.
험악한 남성:(소리내어 탁, 카운터에 금목걸이를 내려놓고는) 이거, 감정해주쇼.
행화:(갸웃... 거리다가 금목걸이를 받아든다.) 네, 네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금목걸이의 가치를 확인하려면, 감정 판정.
행화:
감정
기준치:5/2/1
굴림:93
판정결과:실패
(절망적인 감정 실력)
절망적인 실력이네요... 얼마의 값을 매겨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대충 적당히 대답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행화:음...... 으음..........................
4500위안... 입니다......? (다시 슥 내밈...)
4500위안. 그 가격을 듣더니 남성은 벌컥 화를 내며 당신에게 으름장을 놓습니다.

험악한 남성:아앙!?!!?!?! 눈이 삔 것 아냐, 당신!! 이 금목걸이의 값이 그것밖에 안 된다고!!!!

행화:(꺄악) 그, 죄송합니다...... 제, 제가 이 일은 오늘이 처음이라서요......?
험악한 남성:처음?? 그럼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이러고 있겠군. 나, 판홍락이야!
넌 모르겠지만... 언젠가 황룡회도, 그 사청마저 죽일 수 있는 남자라고!!!!!!
그는 소리를 높여 떵떵 거립니다.
행화:판... 판홍락이요? (그 이름을 듣자 표정이 굳어지고, 이어지는 말에 사청의 표정을 본다. 조금 떨면서...)
황룡회도 사청도. 자신이라면 얼마든 죽일 수 있다면서요.
바로 앞에 선 것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말이죠.
판홍락:그래, 판홍락. 내 이름을 기억해두라고!! 황룡회의 산주가 될 남자니까...!
또 술에 취해 있는지 눈을 희번뜩거리며, 안주머니에 손을 넣으려 드는 꼴이 꽤 살벌합니다.

그러고보면 품에 무언가 두둑한 것을 넣고 있는 것도 같아요.

행화:...... 이제야 눈치채다니, 저도 아직 멀었네요. (한숨...) 당신, 어제 마작으로 판돈을 모두 잃고서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건가요?
판홍락:엉? 당신. 날 알고 있나?! (마작이란 단어에 인상을 쓰며 행화를 쳐다본다.)
사청:...... 뭐야, 행화. 아는 사이야? (홍락의 폼새를 보다가, 이내 흥미로운 표정으로 행화를 응시한다.)
행화:모르는 게 이상하죠. 제게 완전히 패배하고서... (작게 헛기침을 한다.) 그 난리를 피우셨지 않습니까. 보아하니 꽤 취하신 것 같고, 오늘은 이만 돌아가시는 게 어떨지요.
(사청의 눈치를 흘끔 보며...) 아까 말했던 사람이에요. 어제 수금 때문에......

사청:흠~... 그 쓰레기 말이지. 이 자였군? (쓰레기를 강조한다.)

사청의 말에 홍락의 표정이 더더욱 일그러 집니다.
판홍락:... 뭔데 너. 죽고 싶냐? 어딜 사람보고 쓰레기라 마라야!!!!!!!!
행화:(자신은 안중에도 없나 싶어 인상을 구기고는...) 더 이상 소란피우시면 신고할 겁니다.

판홍락:신고? 어어, 그래... 어디 해보시지. 가능하다면 말야!!

그렇게 말하며 품안에 있는 것을 빠르게 사청 앞으로 꺼냅니다.
어쩌면 이건 암살... 시도 인 걸까요?!
행화:......? 무슨...! (품안에서 무언갈 꺼내는 모습을 보고, 재빨리 그앞을 막아선다.)
원하는 판정으로 그의 행동을 막을 수 있습니다.
행화:
근력
기준치:50/25/10
굴림:65
판정결과:실패
재빨리 그앞을 막아서보지만... 홍락의 힘에 밀려납니다.
행화:...... (;;) 말로 할 때 그만두시죠. (저도 총을 꺼내어 판홍락을 향해 겨누고 서 있다.)
홍락은 어느새 사청의 멱살을 잡고 있습니다.
분명 품안에서 뭔가 꺼내는 것 같았는데... 정작 빈손이네요.
행화:(이 사람이.....!)
그러나 당신이 총을 꺼내는 모습에 순간 적잖이 당황한 듯 보입니다.
판홍락:뭐? 뭐... 뭐야. 장난하지 말라고. 그거 정말 총...? 진짜야??
행화:그럼 가짜겠습니까? (공중에 공포탄을 한 발 쏘고는) 당장 그 손 내려놓으십시오.
사청:(멱살이 잡혀도 별 반응이 없다가) ... 그래, 슬슬 내려놓지?
공포탄. 그 한 발에 홍락은 바로 기세가 죽어버립니다.
판홍락:... 아. 아, 알았어. 나도 그냥 장난이야~ 농담. 알지? (조심스럽게 손을 내려놓고 항복 자세를 한다.)
행화:(총을 내려놓지 않고, 끝까지 판홍락에게 겨눈 채 노려본다.) ...그렇담 지금 바로 나가주시죠. 정말 영업방해로 신고하겠습니다.
판홍락:그치만, (힐끔힐끔 미련이 남았는지) 내 금목걸이는... 이거, 10000위안은 될 물건인데...
행화:...... (하는 수 없이 돈만 꺼내어 카운터 위에 척 내려놓는다.)
사청:... 잠깐. (그런 행화의 손 위로 착 자신의 손을 내려놓는다.)
행화:......?

사청은 금목걸이를 대충 확인하더니 2000위안을 홍락에게 내어줍니다.

사청:이 정도면 충분하지. 안 그래?
판홍락:뭐, 뭐...! 아 아무리 그래도 이게 2000위안까진......!
사청:싫으면 나가. 영업방해니까.
행화:(사청 뒤에서 끄덕이며 쳐다봄)
그 태도에 홍락은 죽상을 하고는, 마지못해 2000위안을 챙깁니다.
판홍락:칫... 아까 4500위안이나 받아 먹을걸. 괜히 손해봤네.
그는 궁시렁대는 소리를 내며 전당포를 나갑니다.
...

정말 피곤한 손님이었네요.

사청:자, 그러면... (행화를 힐끔 보고) 들어갈까? 귀찮은 손님도 보냈고.
행화:(그가 지나간 자리를 한참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네, 다시 들어가는 게 좋겠어요. (총총...)
(서랍장은 보았고... 낡은 탁상시계나 톡톡 건드려본다.)
당신은 다시 안으로 들어와, 낡은 탁상시계를 건드려 봅니다.
시계 안에 뭔가 기괴해 보이는… 물고기? 사람일까요?
딱 잘라 이거다, 하고 말하기 어려운 기묘한 조각품이 들어 있고 그 주변으로 째깍대며 초침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외 별다른 것은 없네요.
행화:(물고기일까...? 얼굴을 가까이 갖다대어 시계 안을 살피고는 떨어진다.)
(달력도 흘끔...)

달력도 흘끔... 보면 오늘 날짜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엔 ‘불청객’이라 적혀 있습니다.

정말 우리가 올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걸까요?
역시 기이한 동네에 어울리는 기이한 노인입니다.
사청:불청객이라니 너무하네~ 우리가 뭘 한다고. (오히려 일도 도와주고 있잖아. 그렇지? 하고 덧붙이며 행화를 본다.)
행화:그러게요...... 그보다 어떻게 미리 알고 계셨는지. (불청객이라는 단어가 주는 뜻보다도, 주인이 오늘 날짜에 메모해두었다는 사실에 더 기이함을 느꼈다.)
(그리고 2단 서랍장을 마저 봅니다.)
2단 서랍장은 책상 아래에 제법 큼직하게 놓여 있습니다.
두툼하고 색이 진한 나무로 되어 있으며, 잠겨 있지 않네요.
오래 손을 타 반들반들합니다. 안에는 [장부]와 [소설책] 한 권이 들어 있습니다.
행화:(장부부터 슬쩍 꺼내어 펼쳐봄)
슬쩍 꺼내어 펼쳐 보면 장부는 껍데기만 남아 있고 속은 죄 빠져 있습니다.
대신 안에 갈겨쓴 글씨로...
‘남의 장부는 왜 열어 봐? 예의 없는 놈들 같으니.’ 라고 적혀 있네요.
사청:행화, 예의 없네.
행화:......? (뜨끔. 설마 이것도 예상하고 계셨던 일인가?)
아니, 저... 저는... 그게 아니라. (보노보노땀 흘림)
...... 죄송합니다. (들릴 듯 말 듯 중얼거리며 장부를 다시 넣어둔다...)
사청:아하하, 왜 이렇게 땀 흘려? 농담인데. (보노보노땀 바라봄)
행화:확실히, 실례인 일이긴 하니까요. (장부 뿐만 아니라... 모든 행동이 그렇지만...)
(그러고는 소설책도 꺼내들어 읽어본다.)
귓가에 그 노인의 호통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행화는 사죄의 말을 중얼거리며 장부를 다시 넣어둡니다.
사청:안에 있는 걸 마음대로 봐도 된다고 한 건 그 할멈이잖아?
가끔 보면 행화~ 조직의 사람같지 않다니까. (키득이며 옆에서 소설책을 같이 읽는다.)
두 사람은 같이 소설책을 읽어봅니다.
제목은 《멋진 신세계》. 고전이네요. 노인이 자주 읽었는지 안이 너덜너덜합니다.
펼치면 자연스럽게 손이 멈추는 페이지가 있습니다.
가장자리가 누렇게 삭은 책에는 누군가 색연필로 표시를 해 놨네요.
《멋진 신세계》: 1p.
[그들의 기구에 몸을 굽히고 숨을 죽인 것 같은 침묵 속에 빠져 있었다. 완전히 정신을 집중한 나머지 자아를 잊고 혼자서 콧노래라든지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새로 온 한 단체 견습생들은 매우 어린 홍안의 풋내기들이었는데, 불안한 표정으로. 아니 오히려 비굴해 보이는 자세로 소장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그들은 각자 손에 노트를 들고 있었고 소장이 말할 때마다 필사적으로 갈겨쓰듯 받아 적고 있었다. 최고 권위자에게서 직접 배운다는 것은 소중한 특권이었다.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1998]
관찰 혹은 자료조사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62
판정결과:보통 성공
밑줄을 그은 곳 아래에 작게 적힌 글씨가 있습니다.
「 땅 아래 콩을 심고, 그 옆에 두 개의 막대기를 꽂되 하나는 끝을 꺾어라. 」      
음... 농사 지침이라도 되는 걸까요?
왜 이런 말을 여기다 적어 놨는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지능 판정.
행화: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같은데...... (갸웃)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2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고민하던 당신은 "최고 권위자에게서 직접 배운다는 것은 소중한 특권"이라는 문장이 ‘어떤 것’의 전문가에게 연결해 준다는 뜻이고,

그 아래 적혀 있는 것은 그에게 통하는 암호를 뜻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행화:(어릴 적에 책을 더 읽어두어야 했을까...? 한 손으론 소설책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론 턱을 괴며 고민해보지만...... 명확하게 떠오르는 것이 없다.)
고민을 해보지만 떠오르는 게 없는데...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33
판정결과:보통 성공
‘땅 아래 콩을 심고’는 壹(한 일), ‘두 개의 막대기를 꽂되 하나는 끝을 꺾다’는 八(여덟 팔)...
합하면 18로 간단히 말하자면, 18페이지를 읽으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어려운 암호네요... 물론 행화는 한자를 잘 아니 쉽게 풀어냅니다.
행화:......! (페이지를 뜻하는 암호였던가. 급히 18페이지를 펼쳐본다.)
암호를 풀고 급히 18페이지를 펼칩니다.
《멋진 신세계》: 2p.
[그는 천장을 가리켰다. 물을 마시는 병아리들처럼 견습생들은 까마득한 천장을 향해 눈을 들었다. 시렁은 3단이었는데 1층, 2층, 3층으로 되어 있었다.
거미줄 같은 철근이 층층으로 연결되며 사방으로 퍼져 가서 결국은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그들 근처에서 붉은 유령 같은 세 명의 인간들이 에스컬레이터로부터 채롱에 든 병들을 부산하게 내리고 있었다.
계급 예정실로부터 이곳으로 운행되는 에스컬레이터.
각각의 병은 ⑮개의 선반 중 하나 위에 놓여질 수 있었다. 그런데 각 선반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한 시간에 33센티미터 3분의 1의 속도로 움직이는 컨베이어 시스템이었다. 하루 8미터의 속도로 2백67일 동안 그러니까 모두 2천1백36미터가 된다. 층의 방을 일주하고 2층을 일주하고 3층은 반 바퀴만 돌아서 2백67일째 아침, 출산실에서 햇빛을 본다. 독립적인 존재가 되는 거다- 이를테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동안에.” 하고 포스터 군은 설명을 마쳤다. “우리는 태아에게 여러 가지를 합니다. 정말 많은 것을 하는 것입니다.”

그의 웃음은 무엇에 통달하고 있다는 웃음이며 의기양양한 웃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정신이야.” 하고 소장이 다시 말했다. “자, 걸어서 돌아봅시다. 포스터 군 자네가 견습생들에게 모든 것을 일러 주게.” 포스터 군은 그들에게 적절히 설명했다.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1998]

페이지의 15와 1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15개의 선반 중 하나"에 줄이 쳐져 있네요.

내용을 읽고,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93
판정결과:실패
당장 떠오르는 건 없네요... 차분히 생각해볼까요?
행화:(그러고 보니... 선반이 열 다섯개 있던 것 같은데, 그중 첫 번째 선반을 확인한다.)

그러고보니 선반이 15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생각에 선반을 보면 손님들이 맡긴 물건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네요.

그중 귀해 보이는 물건들도 몇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여튼, 첫 번째 선반을 확인하면...

이 선반은 조금 특이하네요.
다른 선반같이 멋진 시계도, 고급스러운 구두도, 알이 굵은 보석 반지 같은 것도 없습니다.
위에 올려진 것들은 대부분 퀴퀴한 책이나 종이 더미 같은 것들입니다. 관찰 판정.
행화:무슨 물건을 맡겨놓은 걸까요...... (뒤적)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74
판정결과:실패

뒤적여보지만 특별한 걸 발견할 수 없었네요.

행화:음......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이 없어, 다시 원상복귀해둔다.)

사청:뭐하고 있어? 비싼 건 다른 선반에 있는데. (갸우뚱하고 행화를 지켜본다.)
행화:네? 그게... 딱히, 비싼 물건을 찾고 있던 것은 아니라서... (미련이 남아 첫 번째 선반을 곁눈질한다.)
미련 뚝뚝... 남은 눈길로 선반을 다시 봅니다. 관찰 판정.
행화:(미련......)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41
판정결과:보통 성공
종이 더미 사이로... 뭔가 상자같은 것이 얼핏 보인 것 같아요.
행화:...? (종이 더미를 옆으로 치우고, 상자처럼 보이는 것을 꺼내 봅니다.)
꺼내 보면 작은 상자입니다. 물고기 모양 부조가 되어 있고, 태그가 하나 달려 있습니다.
[고서점 일몰당]이라고 적혀 있네요.
행화:고서점이라면...... (열어볼 수 있나?)
그냥은 열리지 않습니다.
행화:(열쇠 구멍이 있나 요리조리 보고... 아까 찾은 열쇠와 맞는지 한 번 끼워 넣어 본다. 물고기 모양이 비슷한데...)
...... !
아까 찾은 열쇠를 넣고 돌리면, 상자는 열립니다.
안에는 작은 종이쪽지가 한 장 들어 있었습니다.
행화:......! (열렸다. 쪽지를 꺼내서 펼쳐봐요)
「 바닷물고기가 민물에서도 살 수 있나요? 」      
「 갑자기 전부 죽어 버려서요. 」      

쪽지의 뒷면엔 고풍스러운 필체로 ‘보호를 위한’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37
판정결과:보통 성공
아마 이것은... 누군가와 접선할 수 있는 암호인 모양입니다.
문득 상자에 달려 있던 태그에 눈길이 갑니다. 고서점 일몰당.
행화:으음... 고서점에 들릴 때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끄덕끄덕하며 쪽지의 내용을 외워둔다.)
당신은 끄덕이며 쪽지의 내용을 외워둡니다.
...
짜랑. 청동종이 다시금 소리를 내며 울립니다.
행화:...아- 또 손님이 오셨나봐요. (카운터로 다시 나갑니다.)
사청:... 언제 오려나- 그 할멈은. (딱히 할일도 없으니 쫑쫑 같이 나간다.)
카운터로 나오면 맞이하게 되는 두 번째 손님.
오동통한 여성. 갈색 머리카락에 가볍게 펌을 넣어 동그랗고 온화해 보입니다.
그녀는 집세를 내야 해서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며 귀에 매달린 커다란 보석을 내놓습니다.
그 커다란 보석의 가치를 확인하려면, 또 감정 판정.
행화:어... 어서오세요~ (어색한 톤으로 두 번째 손님을 맞이한다. 어디 보자...)
감정
기준치:5/2/1
굴림:55
판정결과:실패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적당히 값을 매겨야 겠네요.
행화:...... (나름 매서운 눈초리로 커다란 보석을 노려봤지만... 대충 매기는 수밖에.)
그... 이 보석은, 아마... 3000위안 정도, 일 것 같습니다. (아까는 너무 높게 불렀나 싶어 조금 낮춰봄)
사청:아마~ 라니, 좀 더 자신을 담아 말해야지. 행화. (그저 흥미롭게 지켜보는 관전자일 뿐이다.)
행화:...정확히 3000위안, 입니다. (또박또박)
또박또박 말하는 당신을 보며 사청은 웃고, 여성은 가격을 듣더니 시무룩해집니다.
오동통한 여성:3000위안... 그런가요. 생각보다 얼마 안 되네요.
저기, 제가 정말 돈이 급하거든요. 그러니까 이것도 맡기고 싶은데…
행화:oO(죄송... 해요...... 제가 잘 몰라서......)
어, 어떤 물건... 말씀이신가요?

오동통한 여성:...... 이건 값을 잘 쳐주실 거죠?

그리곤 작은 핸드백에서 총을 꺼내 바로 사청을 겨눕니다!      

막을 건가요? 행화, 민첩 판정!
행화:지, 지금 무얼 꺼내시는......!! (막습니다!)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50
판정결과:보통 성공
탕! 탕! 탕!

총소리가 울리고 순간적으로 당신은 몸을 날려 사청을 지킵니다.

사청:...... !

다만 총알 하나가 사청과 당신의 어깻죽지를 스쳐, 붉은 피가 떨어집니다.

오동통한 여성:큭... 실패했나.
암살 시도가 실패로 끝나자 여성은 바로 도망치려 합니다.
[근력 판정]과 [민첩 판정], 혹은 [사격 판정]을 통해 그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행화:......?! 잠깐, 상처가... (사청에게 달려들다, 도망치는 여성을 보고)
기... 기다려요!! (다시금 총을 꺼내어, 여성에게 맞추는 것은 아니고... 조금 빗나가도록 총을 쏩니다.)
사격(권총)
기준치:45/22/9
굴림:46
판정결과:실패
많이 빗나가 애꿎은 벽면에 맞춥니다.
그 모습을 가만 지켜보던 사청은,
사청:줘, 행화.
그대로 당신의 총을 뺏어들더니 정확히 여성의 머리를 겨누어 쏩니다.
사청:
사격(권총)
기준치:70/35/14
굴림:64
판정결과:보통 성공

탕,

머릿구멍이 난 여성은 당연하게도 바로 숨이 끊어집니다.

행화:......! (어깻죽지를 스친 총알 때문이었을까, 살짝 분한 표정을 짓다... 사청이 총을 뺏어 여성의 머리를 향해 쏘는 장면을 가만 바라보았다. 순식간이었다.)
사청: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그냥 하는 말인 것 같다.) 어쩔 수 없네, 머리를 맞춰 버렸고.
행화:...... 네. (그는 분명 저 여성을 죽일 생각이었을 거라고, 속으로 그 말을 삼킨다.)
사청:(여성에게서 고개를 돌려, 너와 시선을 마주하고는) 행화. 저 여자를 뒤져봐.
뭔가 쓸모있는 정보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행화:(이런 어설픈 암살자 정도는 눈 하나 깜짝 않고 처리할 수 있겠거니, 바닥에 쓰러진 여성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알겠습니다.
(여성의 품 안이나 주머니를 뒤적여봅니다.)
당신이 그의 명령에 여성의 품 안을 뒤져보면...
주머니에서 [기괴한 그림이 그려진 종잇조각]이 나옵니다.
행화:...? 왜 다들, 이런 그림을...... (정확히 어떤 그림인지 본다. 익숙한 그림일까?)
린화, 력비 집에서 발견했던 것과 동일한 그림으로... 기괴한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그림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네요.
또한 챙겨가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행화:(고개를 기울이며 그림을 바라보다, 조용히 종잇조각을 챙겨든다.)
...... (몸을 일으키고는 다시 돌아와) 특이한 점은 없었습니다.
사청:그래? 흠..... 뭐 하긴 대놓고 정보를 쥔 채 암살하러 올 녀석은 없겠지.
...... (이제야 자신과 행화의 상처를 깨닫고) 그럼 어쩔까. 여기 멀쩡한 치료 도구가 있으려나?
행화:아... 괜찮으십니까? (그제야 제 어깨가 피로 젖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청의 상처를 살핀다.) 치료 도구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하나쯤은... 있겠죠?
찾아보면, 카운터 아래에 겉면이 꽤 낡아버린 구급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행화:(꽤 낡아 보이지만... 그래도 제 구실만 하면 되니까. 구급상자를 열어 필요한 도구를 꺼낸다.)
필요한 도구를 꺼내 사청의 어깨를 치료합니다.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닌 모양이에요.
행화:(깨끗이 소독과 지혈을 하고... 붕대도 열심히 감아주었다.) ...더 돌아다니셔도 괜찮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사청:괜찮아~ 행화가 지켜주겠지. 안 그래? (얌전히 앉아있다가 돌아보며 웃는다.)
행화:그야... 제 역할은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붕대가 잘 감긴 것을 확인하고는 만족한다.) 남은 하루가 걱정되네요...
사청:... 자. 그럼 이번엔 내가 감아줄게. (읏차, 일어나더니 행화를 자신의 자리에 앉힌다.)
행화:저... 저는, 제가 대충 치료해도 괜찮습니......? (얼떨결에 자리에 앉아)
사청:사양하기는. 혼자서 어떻게 하려고. (깨끗이 소독과 지혈을 하고 붕대를 감는 거였나... 기억을 되짚어본다.)
응급처치
기준치:50/25/10
굴림:70
판정결과:실패
아얏. 아야야...
행화:......? (불안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아야......
역시 제가 하는 게... (붕대 쥠)
사청:응? 아파? 분명 이렇게...... (붕대도 둘둘둘 감아본다.)
행화:(저도 모르게 팔에 힘을 꽉 준다.)
그는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지나치게 바르고, 붕대도 두툼히 감아줍니다.
행화:(너무 과하다구요, 당신......)
사청:(마음의 소리가 들린 모양......) ... 미안, 솔직히 치료해본 적 없거든.
행화:(괜히 시선을 피했다가) ...그러게, 제가 해도 괜찮다고 말씀드렸는데......
...아니에요, 그래도... 감사합니다. (어깨가 두툼해진 느낌)

당신의 어깨가 두툼해진 느낌이에요.

...

그렇게 치료도 마치고 나면, 익숙한 청동종 소리가 납니다.

이번에는... 노인이네요. 슬슬 보러온 것 같죠.

안을 슥 둘러보고 두 사람을 보더니 혀를 찹니다.
행화:(그것도 한쪽만... 팔을 움직일 때마다 묘하다.) ...앗.

노인:쯧쯧 가게 꼴이 이게 뭐야? ... 볼만큼 봤으면 이제 나가라!

그리고 둘에게 축객령을 내립니다.
행화:...... (면목이 없다. 애꿎은 벽에 총알까지 꽂아버렸으니...) 죄,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허리를 푹 숙여...)
사청:잘 보고 가~ 할멈. 다음엔 용이 되어서 올게. (여전한 태도로 인사하고, 노인에게 허리를 푹 숙이는 행화를 빙글 돌려 전당포 밖으로 같이 나온다.)

밖으로 나옵니다. 이제 어디로 향할까요?

행화:휴...... (전당포 밖으로 나와 짧게 한숨을 내쉰다. 정말... 가게 하나 보는 것도 이리 힘들구나.)
(지도를 다시 펼쳐들고는) 다음은... 고서점이 가까운 것 같은데, 괜찮으실까요?
사청:(같이 물끄러미 보더니) 확실히. 가깝네, 여기가. 그럼 그쪽으로 가자.
짧은 거리였기에 고서점까진 걸어가기로 합니다.
.
.
■ 고서점:일몰당      
찾아간 곳은 기묘한 가게입니다.
바깥에는 책이 무더기로 쌓여 있는데,
마치 계절이 지나 더 이상 입지 않는 옷들을 마구잡이로 내놓은 듯 종류에 두서가 없습니다.
기분 탓만은 아닌지 궤짝 위에 ‘염가 판매. 3권에 35위안’ 이라고 적혀 있네요.
슬쩍 들춰 보면 오래된 만화책이나 삼류 소설 따위가 가득합니다. ‘고서점’인데 말이에요.
꼭 ‘뜨내기들은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라고 말하는 것 같은 퉁명스러운 배치입니다.
문에는 창문 하나 달려 있지 않아서 안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평범한 사람이 이 안으로 들어가려면 조금 용기가 필요해 보이지만요.
그래도 잠겨 있지는 않습니다.
행화:...... (용기내어 문을 열어봅니다.)
사청:흠...... (그런 행화를 뒤따라 간다.)
...
용기내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앞에 뚱뚱한 고양이가!
뒤룩뒤룩한 뱃살을 책 사이에 걸쳐 두고 뭔가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바짝 말라 버린 개구리입니다.
죽은 걸까요? 가만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펄쩍 뛰어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르게 책장 밑의 어두운 틈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고양이는 그를 쫓고 싶은 듯 꼬리로 책 위를 탁탁 두드렸지만,
이 만족스러운 자리를 포기할 정도로 절실하지는 않은지 입을 짝 벌려 하품을 한 번 했을 뿐입니다.
행화:(귀엽군요...... 그런 생각을 하며 고양이를 관찰하다, 그 자리에 놓인 말라 비틀어진 개구리를 보고 흠칫... 뒤로 물러난다.)
사청:고양이. 좋아해? (고양이를 보는 행화를 관찰하다가, 흠칫 물러나는 걸 보고 묻는다.)
행화:...네, 네. 동물은... 좋아하니까요. (그렇지만 놀라지 않은 척... 제자리에서 입을 쩍 벌리는 고양이를 흘끔 보았다.)
사청:아까 놀라던데. 개구리는 싫은가봐? (애초에 동물에 관심이 없는듯... 가까이 가지 않고 행화에게 붙어 있다.)
행화:...... (모른척하려고 했으나 들킨 것 같아) 싫은 것은 아니고... 그, 사체인가 하여... 조금 놀랐을 뿐입니다. (어쩐지 자신에게 붙어 있는 사청이 부담스러운지 옆으로 한 발짝 움직임)
사청:...... (옆으로 한 발짝 움직이는 걸 보고 웃으며 등을 툭 툭 두드려준다.) 존칭. 조심해.
움직이면 그 가까이에,
고양이와 그리 체구 차가 크지 않은 노인이 높은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실타래를 마구 헝클어 놓은 듯 엉망으로 엉킨 회색 머리칼에 두꺼운 돋보기안경을 써서,
까만 눈동자가 바늘구멍처럼 작아 보이는 남성입니다.

아마 이 고서점의 주인 같네요.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강제 심리학 판정.
행화:(너구리 같은 영감...... 이라고 그가 말했던 표현이 떠올랐다.)
심리학
기준치:20/10/4
굴림:28
판정결과:실패
그저 속을 꿰뚫린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행화:...... (큼, 작게 헛기침을 했다.) 저, 혹시 이 고서점의 주인... 맞으십니까?
고서점의 주인:...... 그렇네만. 이 늙은이에게 용건이라도 있는 모양이지.
행화:다름이 아니라, 그...... (머뭇거리더니) 바닷물고기가... 민물에서도 살 수 있습니까?
...
그 질문을 던지니 노인의 눈에 갑자기 이채가 도는 것을 깨닫습니다.
고서점의 주인:... 바닷물고기는 왜?
행화:그게... 갑자기, 전부 죽어버려서 말입니다.

대답을 들은 그는 잠시 당신을 빤히 바라보다 이어 말합니다.

고서점의 주인:잠시만 기다리게. 책이라도 구경하고 있어.
... 아니면 고양이랑 놀거나. 동물 좋아하나?
행화:(잘 넘어간 듯해 안도하고는) ...아, 네...! 좋아합니다.

높은 의자에서 힘겹게 내려온 노인은 쪽으로 사라집니다.

멀뚱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사청이 묻습니다.
사청:금붕어라도 키워? 행화.
행화:네? 금붕어요...? (뜬금없는 질문에 고개를 기울이다 아차, 한다.) 아뇨, 지금은 키우지 않고...... 과거의 일이 생각나 여쭈었습니다.
사청:(다행히 네 반응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로) 그런가~... 하긴 키우는 사람 많지. 이 주변엔.
행화:그렇... 죠. 학라의 물은 아름다우니까요.
(한숨 돌린 후에, 아까 보았던 고양이 근처를 서성이며... 노인을 기다린다.)
당신은 고양이 근처를 서성이며 노인을 기다립니다.
...
그는 책을 한 권 들고 돌아옵니다. 표지에는 [학라만유기]라고 적혀 있습니다.
달필로 종이에 무언가를 적은 뒤, 사청이 보지 못한 틈을 타 책을 건네주는 척하며...
종이를 당신의 손 안에 쏙 쥐어줍니다. 기가 막힌 솜씨입니다.

이 할아버지, 젊을 적에 뭘 하고 사셨던 걸까요.

고서점의 주인:1000위안.
1... 1000?!
그가 내준 책을 다시 살펴보니 가죽 표지가 기가 막힌 고서입니다.
손재주만이 아니라 장사 수완도 끝내주는 사람이군요.
행화:......?! (종이가 쥐여진 손에 지그시 힘을 주었다.)
천... 위안이군요. (자연스럽게 책을 펼쳐봐...)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는 당신에게, 그중 한구석을 가리킵니다.

고서점의 주인:학라의 역사에 관한 책이지.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도 찾아보면 나올 게야. 요... 쯤에.

요... 쯤을 읽어봅니다.

[학라만유기]: 학라의 역사에 대해 옛이야기 형식으로 짧고 간단하게 풀어 둔 책.
“(전략)… 한때 학라는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던 도시였다. 사람들의 목에는 아가미가 돋아 있었고, 열 손가락의 사이사이에는 얇고 하늘하늘한 물갈퀴가 걸려 누구나 물속을 가르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
학라의 사람들은 물과 함께 살아갔으며 그런 자신들의 생활을 사랑했다. 커다란 이무기 하나가 그런 학라를 다스렸다. 이무기도, 이무기의 보호를 받던 사람들도 서로를 무척 아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무기가 크게 노했다. 증오와 시샘으로 가득 찬 한 남자가 이무기를 죽이고 자신이 학라를 지배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무기는 크게 노해 그 거대한 몸을 마구 흔들었다. 온 세상에 파도가 치고 번개가 번쩍였다. 그래도 이무기의 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이무기가 남자의 몸뚱이를 자신이 소중히 보관해 온 여의주와 함께 꿀꺽 삼키고, 용이 되어 하늘로 솟으니 학라가 들썩이다 함께 불쑥 솟았다.
그 뒤 학라의 사람들은 바다가 아닌 땅에서 살게 되었으매. 많은 이들이 용을 잊었으나 일부는 아직도 용이 돌아오기를 바라며 인주人柱를 세워 제사를 지내고 있다. 그러나 누가 알 수 있을까. 그가 과거의 분노를 잊었을지… (하략)”
행화:...... (꼼꼼히 읽어보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민이 많았거든요. (적당히 얼버무리고는 책을 덮었다.)
당신은 책을 덮었으나, 사청은 그제야 책에 흥미를 느낀 모양입니다.
사청:... 그 책. 생각보다 흥미로운 내용인가 보지?
행화:...! 이, 이 책 말인가요. (그에게도 책의 표지를 들어 보인다.)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학라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라서, 그리 흥미가 가진 않으실 수도 있겠네요.
사청:(표지를 뚫어져라 보더니 손을 뻗는다.) 읽어볼래.
행화:이미 다 아실 듯하지만, 그러시다면...... (순순히 책을 건넨다.)
순순히 책을 건네다가...

실수로 사청은 책장에 손을 베여 손가락에 피가 맺히게 됩니다.

핏방울은 금세 바닥에 뚝 뚝, 떨어집니다.
사청:... 아. (피가 묻어버린 책을 보고 행화를 힐끔... 본다.) 괜찮아?
행화:...! 괘, 괜찮으십... 괜찮으신가요?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에 놀라서는)
저야... 괜찮지만요. (그의 손가락이 걱정되는 듯 말했다.)
사청:아까부터 영... 재수가 없네. (냠 손가락에 맺힌 핏방울을 먹는다.)
놀라 그를 걱정스럽게 살피는 당신, 관찰 판정.
행화:...... (꿈벅꿈벅) 더 조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1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피를 흘린 탓일까요?
아까 전당포에서도 느꼈지만, 그의 허리춤에 매달린 옥패의 색이 더욱 붉어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행화:(옥패에 피가 묻기라도 하였는지... 이전보다 붉어 보이는 옥패를 관찰하듯 보더니)
혹시 더 볼 일이 없으시다면... 돌아가지요.

고서점의 주인:값을 치르지 않고 돌아가긴 뭘 돌아가? 1000위안.

행화:(낼 거예요... 낼 거라구요. 하지만 자신에게 그만한 돈이 있던가... 살펴봄)
낼 거라구요... 재력 판정.
행화:
재력
기준치:35/17/7
굴림:41
판정결과:실패
...... (;;;)
약... 간 부족하네요. 딱 100위안만 더 있으면 될 것 같은데.
행화:(딱 100위안만......)
(제 옆에 선 사람을 흘끔 보며...) ...사청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100위안을 빌릴 수 있을까요?
사청:(같이 흘끔 보며...) 상관없는데... 행화. 언제 날 즐겁게 해줄 노력을 할 거야?
행화:...그, 그건... 아직...... (땀 한 바가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사청:조금만 더? (빤히 봄) 행화... 형편이 좋네. 벌써 두 번을 빚진 거라고?

행화:죄송... 죄송합니다. (울고 싶은 심정으로 이 꽉 깨물어...) 베풀어주신 건, 꼭 잊지 않겠습니다......
사청:(더 놀렸다간 울 것 같은 얼굴을 본다...) 자, 1000위안. (하고 너구리 영감에게 내민다.)
사청은 정확히 1000위안을 건네고, 주인은 그를 빤히 바라봅니다.
행화:...! 저, 100위안만 보태주셔도 충분한데......! (이러면 빚이 더 늘어나는 게 아닌가... 안절부절하면서도 가만히 지켜봄...)

사청:됐어. 그 정도 돈도 없으면서 어떻게 생활하려고. 100이나 1000이나 나에겐 똑같거든.

고서점의 주인:... (받은 지폐를 느릿하게 세어보더니) 그래, 받았네.
그리고... (사청을 보며 말한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여기 없을 것 같군. 전당포 주인이 와서 투덜거리고 갔어.
여기나, 거기나 평범한 가게일 뿐이야. 오는 손님을 막을 수는 없지만 뭔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말게.
그렇게 담담한 어조로 말하더니 "이리 온."하며 고양이를 부릅니다.
사청:(듣더니 조용히 미소지어) ... 여기도 꽝이라는 건가? 친절히 알려줘서 고마워, 너구리 영감.
가자, 그럼. 행화의 책도 구했으니.
행화:아...... 네. 고맙습니다. (두 사람의 알 수 없는 대화를 듣다, 사청의 뒤를 따라간다.)
사청의 뒤를 따라 가게를 나섭니다.
...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그는 잠시 시계를 내려다보더니,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내일 마저 살펴보자고 합니다.
사청:이제 식사라도 하러 갈까? 행화.
행화: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군요. (노을진 하늘을 바라보았다.)
...식사 말인가요? (솔직히 아까 먹은 것도 올라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사청:특별히 좋아하는 가게라도 있어? 행화라면... (물끄럼) 돈이 없으니 죽집에 다닐지도.
행화:...... (무안해져서 말이 없다가) 그렇지만, 정작 죽집에서는... 아침과 점심에만 죽을 판매한다고 하더랍니다.
사청님은 드시고 싶은 메뉴라든지...... (흘긋)
사청:그다지... 생각보다 가리는 건 없거든. 그럼 죽집으로 가자. (안내하라는 표정)
행화:...정말 죽집으로도 괜찮으십니까? (걱정 반...)
사청:... ? 왜 그런 표정이야. 행화는 싫어?
행화:그, 그렇지 않습니다. 입맛에 맞으실까, 염려가 되어서...... (선뜻 안내하지 못하고 망설이다)
...괜찮으시다면. (어제 다녀온 길을 떠올리며... 죽집 방향으로 발걸음을 뗀다.)
당신은 망설이다가 죽집 방향으로 겨우 발걸음을 뗍니다.
.
.
■ 죽집      
어제 갔었던 작은 죽집입니다.
메뉴판은 오늘도 같습니다. 저녁이기에 면과 빵, 간식 류를 주문할 수 있네요.
사청:작네... (두리번거리며 자리에 앉아 메뉴를 본다.) 행화는 보통 뭘 먹어?
행화:협소한 편이죠.... (사청의 앞자리에 앉아, 같이 메뉴판을 보며) 저도... 크게 가리는 건 없어 골고루 먹는 편입니다.
사청:그래? 그럼... 난 우육면과 만두. 맥주도 부탁해. (옆에서 기다리는 주인에게 주문한다.)
행화:그...... (그가 주문하는 동안 고민하더니, 저도 이어 주문한다.) 같은, 메뉴로... 부탁드릴게요.
죽집 주인:우육면과 만두 2인분. 맥주 두 병 말이죠? 네네, 알겠습니다.
주문을 받고 조금 기다리면... 주인이 음식을 가져옵니다.
우육면은 사태살과 스지가 얹어진, 가격은 저렴하고 맛은 매콤한 면 요리입니다.
만두는 평범한 고기 만두고 맥주는 칭따오. 2캔을 가져다 줍니다.
사청:역시 하루의 끝은 이거지. 자. (맥주 캔을 들고 앞에 내민다. 짠- 이 하고싶은 모양.)
행화:...! 아, 네...! (두 손으로 다급히 맥주 캔을 들어, 내밀어진 캔 앞에 조심히 갖다댄다.)
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청:(맞대는 소리가 나고, 그대로 마신다.) 행화도. 고생이 많아~ 날 호위하느라.

행화:(그가 마시는 것을 확인 후에 저도 한 모금, 두 모금... 조금씩 목으로 넘긴다.) ...아닙니다. 제가 맡은 일이니까요.
(어서 드세요, 하는 눈빛)

사청:... (어서 드시는 중이다.) ... 그래서, 벌써 하루가 끝나는데 슬슬 해줄 거야?

행화:... (그랬군요.)
...... 네? (마시던 것을 뱉을 뻔 했다.) 그, 러니까...
사청:오늘 까지라고 했잖아? (턱을 괸 채, 기대에 찬 눈빛)

행화:...소... 솔직히, 어떻게 사청님을 즐거이 해드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애써 그 눈빛을 피하며... 고개를 숙인 채 죄인처럼 앉아있음)

사청:모르면서 일단 뱉어버린 거야? 큰일이네~ 행화. 내가 이상한 취미가 있으면 어쩌려고.
행화:...... 네? (또 먹던 것을 멈추고는) 이, 이상한 취미라면... 어떤...... (움찔)
사청:어떤 거라고 생각해? (빤히 봄...)
행화:...... 아는 바가 없습니다. (시선 피함...)
사청:잘 아는 것 같은데~ (웃는 얼굴로) 뭐, 어떤 것이든 좋아. 재밌는 이야기든 특출난 재주든 부려보라고. 행화.
행화:(힘 없이 젓가락을 들고... 속 편해 보이는 사청을 바라본다. 어쩌다 이런 사람에게 걸렸을까.) ...그럼, 제 옛날이야기를 해드려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사청:(네가 꺼낸 것이 의외의 제안이었는지 눈썹이 올라간다.) 옛날이야기? 좋은데...
일단 들어볼까. (그거 재밌는 이야기야? 하고 물으려다 집어넣었다.)
행화:재미있으실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요. (침묵 후에 입을 연다.)
저는... 어릴 적에 부모로부터 버려졌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 형편이 어려우셨던 모양이죠. 그들을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말을 이으며, 적당히 술을 곁들였다.)
그렇게 골목을 떠돌던 아이를, 어느 상냥하신 분께서 거두어주셨고... 그 덕분에 저는 아무런 탈 없이 자랄 수 있었습니다.
사청:... ~... (역시 재밌는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네, 생각하며 조용히 듣는다. 술만 홀짝.)
행화:그리고, 어느 정도 나이가 되었을 때... 저는 그분의 곁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신세 진 것에 감사하며 또 찾아뵐 것을 약속드렸죠. (홀짝......)
사회에 나온 저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그러던 중...... 제 마음에 꼭 들어맞는 이성분을 만난 겁니다. (최대한 덤덤하게... 이야기를 잇는다.)
사청:...... ? (듣다가 멈칫) 이성분? 연애 이야기였어?
행화:...... (일단 끄덕여봄)
사청:흐음... (흥미로워진 얼굴로) 행화. 네가 그런 쪽에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행화:그... 렇습니까. 보통 겉모습만 봐서는 잘 모르는 법이니까요. (그러면서 허공을 본다.) 아무튼......
사청:(어쩐지 허공을 보는 모습을 보며 생각한다. '잘 안됐나?') 아무튼......?
행화:어... 어쩜, 세상에 그런 분이 계실까요. 정말이지... 천생연분이라는 것이, 그... 꼭 이런 인연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사청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중에 없음)
저는 그분께 다가가 제 마음을 전했고...... (뜸 들이며)
사청:(정말 '이야기'같은 이 전개는 뭐지?) 응, 마음은 전했고~...
행화:...그분 역시 저와 같은 마음이셨습니다. 꿈만 같은 일이었죠...... (말을 하다가 갑자기 힘이 드는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캔을 들어 술을 벌컥벌컥 들이켠다...)
............
사청:그래서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어? (궁금해서 물어본다.)

행화:사청님도, 참... 성질이 급하시다니까요. (술기운에 넉살을 피우더니)

...... (그대로 식탁에 코를 박아버린다.)
사청:............
... 행화? 이러고 자는 건 아니겠지. (흔들흔들 깨워본다...)
행화:......... (맥없이 흔들흔들... 그래도 천천히 고개를 들어)
...제가 어디까지 얘기... 했었죠?
사청:(많이 취했나? 고개를 든 행화를 바라보며) 그 상대 역시 행화와 같은 마음이었다, 까지.
괜찮아? 술 약하네... 행화.
행화:...... 아! 그랬군요... (꿈벅...) 거의 다 했어요, 기다려 보세요. (캔을 쥔 손에 힘을 주어, 간신히 정신을 유지한다. 발그레한 얼굴로 말을 이어)
그러니까...... 그분이 말이죠. 저희 집에 오셔서는, 글쎄... 제 팔을 이렇게, (자기 손목을 텁! 잡는다.) 붙잡으시더니......
...... (침묵.)
사청:...... (침묵?)
행화:...... 한 번에 다 얘기해드리면 재미 없잖아요. 그쵸? (웃음기 띤 채, 너스레를 떤다.)
사청:... (그 너스레를 보고 빙그레 웃어) 취했지?
행화:(말 없이 도리도리)
사청:취했잖아. 봐, 뺨도 이렇게 붉어져서... (턱을 꾹 잡아 이리저리 돌려본다.)
행화:...저는 원래 뺨이 붉은 편이에요. (그 손길에 얌전히 휙휙 돌려진다.)
사청:평소보다 더 그렇단 뜻이야. (행화는 취하면 은근 고집부리는 타입이란 판단을 내린다. 손을 떼고는) ... ... 나중에 돌아갈 수는 있겠어?
행화:그런가요... 똑같은 것 같은데. (거울이라도 찾는 양 두리번거리다가)
...... 그럼요, 당연하죠. 학라도 이제 몸에 익었으니까요. (걱정하지 말라는 듯, 눈을 또랑또랑하게 뜬다.)
사청:(또랑또랑해진 눈을 바라본다. 귀엽네..) 학라 출신은 아니었지, 행화.
그럼 그 애인도 두고 온 건가? 아니면 동거?
행화:네, 네. 어디였더라... 잘은 기억이 안 나네요. (작게 으쓱인다.)
음......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고민하더니) 어느 쪽인 것 같나요?
사청:음...... (같이 톡톡... 두드리며 고민하더니) 사실은 애인이 없다 쪽?
행화:아하하...... (가볍게 웃는 모양새를 했다.) ...맞아요, 잘 아시네요.
사청님은, 연애해보신 적... 있겠죠?

사청:너무 티나잖아~... 진짜라면 오히려 신기했을 걸. (천생연분에 꿈만 같은 일에 손목도 텁! 잠깐 다시 떠올리다가 큭큭 웃는다.)

연애라... (상대 여자가 날 암살하려 했던 추억이라면야) 있지, 물론.
행화:뭐...... 지금은 없어도, 헤어진 걸 수도 있잖아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끄덕거려) 하긴, 없는 게 더 이상할 것 같네요. 사청님은... 얼굴도 잘생기셨고, 능력도 있으시고...... 음음.
사청:그럼...... 그 남자가 네 팔을 이렇게, (행화의 손목을 텁! 잡아본다.) 붙잡아서 헤어진 거야?
(여전히 행화의 연애 경력을 믿지 않는 태도. 끄덕이는 모습에 순간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어) ... 행화.
행화:...... 네? (잡힌 손목과 사청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눈만 깜박인다.) 그으... 글쎄요. 어떠려나...?
(괜히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에 눈길을 돌리다, 문득 가까워진 그의 눈과 마주쳐 침을 꿀꺽 삼켰다.) ...네.
사청:(눈동자를 마주한 채, 한참 바라보더니) ...... 난 행화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행화:무슨...... (저를 향한 시선을 피하지 않고, 지그시 바라봐)
농담도 그런 농담을 하시나요. (멋쩍게 웃어버린다.)
사청:농담아닌데? (진지한 얼굴로 이내 끄덕인다.) 얼굴도 예쁘고, 능력도... 이만하면 훌륭하지. 음.
행화:제... 제가요? (진지한 얼굴을 보니 더욱 믿기지 않는 얼굴로...)
...그, 에이... 아니에요. ...과찬이신 걸요.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렸다. 예상하지 못한 흐름에 당황한 듯하다.)
사청:응, 네가.
... 연애해도 나쁘지 않을지도? (마치 네 의중을 떠보듯이, 말하곤 당황하는 얼굴을 본다. 곧 웃으며 떨어져선 제 자리에 앉았다.) 행화라면 날 암살하려 해도 용서해줄게.
행화:...... 그런 말, 아무에게나 하고 다니시는 건 아니죠? 그럼 곤란하니까요. (그와 거리가 떨어지자, 그제야 요동치는 심장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찬물을 한 모금 들이켜)

사청:행화는 날 그런 놈으로 보는 거야? 너무한데. (찬물 마시는 걸 가만 보더니) ... 그래도 이제 술 깼지? 슬슬 여기도 닫겠다.

행화:농담... 이에요~ (물잔을 마저 비우고는 끄덕인다. 조금 어지러운 감이 없진 않지만... 확실히, 아까보다는 술이 깬 것 같기도 했다. 누구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자리를 정돈하며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서늘한 공기라도 맞으면 더 나아지겠거니.)
자리에서 일어나면, 두 사람이 황룡회인 것을 안 주인이 눈치껏 황룡회 앞에 금액을 달아둡니다.
당신은 사청과 함께 죽집을 나와 서늘한 공기를 맞습니다.
사청:... 혼자 돌아갈 수 있겠어? 가깝긴 하지만.
행화:네...~ 바로 요 앞인 걸요.
사청님은, 괜찮으신가요? 제가 호위해드리지 않아도......
사청:그거라면 괜찮아. (하고 눈짓으로 어느 방향을 가리킨다.)
그 방향을 바라보면 멀리 두 사람을 보고 있는 랍하와 로파, 만독을 발견합니다.
밤바람에 창파오 자락이 흩날리고 있습니다.
로파는 무뚝뚝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다 시선을 거두지만, 랍하는 웃으며 당신에게 손을 흔듭니다.
관찰 판정.
행화:아...... (알았다는 듯)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2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그가 ‘괜찮았어요?’ 라고 입 모양으로 묻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알 순 없지만 랍하는 당신에게 퍽 호의를 가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
잠시 뒤 만독이 와 사청의 어깨에 코트를 걸쳐 줍니다.
사청:그럼 내일 봐, 행화.
행화:네, 오늘... 실례 많았습니다. (꾸버억... 느릿하게 인사하고는 그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본다.)
'응. 즐거웠어~' 그렇게 인사하고, 사청을 포함 네 사람은 이윽고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그와 동시에-
하루 종일 당신에게 따라붙던 시선이 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제 사청과 헤어졌으니 아무래도 좋다는 걸까요.
...

..

돌아갑시다, 긴 하루였어요.
행화:...... 으음. (뒷머리를 만지작거리다가 저도 돌아선다. 이만 숙소로 돌아가야겠네요.)
으음... 당신도 이만 숙소로 돌아갑니다.
도착해서 침대에 몸을 누이면 또다시 물비린내가 납니다.
어제보다 훨씬 강해졌습니다. 이성 판정.
행화:(이제 비린내라면 진절머리가 날 것 같아요...)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90
판정결과:실패
개구리가 뛰는 소리가 시끄럽고, 물이 출렁이는 소리와 땅이 떨리는 소리가 더해집니다.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성 -1
창밖을 열어 봐도 진원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상한 것은 아무도 시끄럽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는 겁니다. 이렇게 소란스러운데.
...
바깥의 사람들은 평온한 얼굴로 종종걸음을 걸을 뿐,
소리가 시끄럽다고 귀를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마치 당신과 사람들 사이에 어떤 투명한 막이라도 쳐져 있는 것 같아요.
대체 무슨 일일까요.
ㅡ그때,
문득 뒷덜미가 선뜩해지지만 돌아보면 아무도 없습니다.
지능 판정.
행화:......? (또 착각인가.)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57
판정결과:보통 성공
마치... 지난밤 꿈속에서 겪었던 일과 흡사한 감각이네요.
...
당신은 애써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아봅니다. 쉽게 잠이 찾아오진 않겠지만요.
한참 그렇게 누워 뒤척이다 보면 겨우... 까무룩,
수마 속에 떨어지게 됩니다.
.
.

.

۰㏢ ۰       
다시금 어둠 속에서 눈을 뜹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날까지 꾸었던 꿈과 무언가, 조금 다릅니다.
발치가 지나치게 무겁고 따뜻하며, 불어오는 바람에 간질거립니다.
안개는 전날의 배로 불어나 있고, 썩은 냄새가 너무 심해서 코가 아플 지경입니다.
땅울림으로 발이 저려 와요.

주변을 둘러보면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
그러다 문득 누군가 눈에 실을 매단 것처럼 덜컥, 시선이 아래로 떨어집니다.
분명 그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다, 고.

그렇게 생각했을 때 아래에 있던 것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리고 그것이 아가리를 벌린 순간,
훅 하고 몸이 그 아래로 빨려 들 듯 가라앉습니다.
.
.
우당탕!!!!!
잠에서 깨어납니다.
정신을 차려 보면 몸뚱이는 어둠 속 대신 침대 밑으로 떨어져 있고,
탁자 위에서 핸드폰이 징징 울리고 있습니다.
행화:...아야, 아야야...... (혹이라도 났을까...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겨우 정신을 차린 뒤 핸드폰을 집는다.)
해... 행화입니다.
핸드폰을 집고 전화를 받아 보면, 상대는 사청입니다.
사청:나와.
그는 가타부타 말도 없이 딱 그 한마디 한 뒤 끊어 버립니다.
...적당히 채비하고 나갑시다.
행화:...... (대답할 틈도 없이 끊긴 전화를,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본다.)
(어젯밤에... 그와 식사를 했었는데. 가물가물한 기억을 되짚으며 핸드폰 옆에 있는 꼬깃한 종이를 발견한다. 고서점의 주인에게서 받은 종이.)
당신은 어젯밤의 기억을 되짚으며, 고서점의 주인이 준 꼬깃한 종이를 이제야 읽어봅니다.
‘눈 먼 지배자의 숨결’      
[눈 먼 지배자의 숨결]: 일몰당의 주인이 내준 주문. 비용 마력 7, 시전 시간 즉시.
바다와 숭배자의 도시를 다스리는 지배자의 눈을 가리고 그의 권능을 잠시 빌리는 주문.
술자를 기준으로 반경 20m에 짙은 안개를 만드는 주문입니다.
안개에 공격성이나 위험성은 없으나, 1D6+4라운드 동안 상대의 시야를 가릴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행화:눈먼 지배자... 의 숨결. (주문이라니, 잘못 읽었나 싶어 눈 비비고 다시 읽어보아도 똑같은 내용이다. 제게 이런 힘이 있을까... 어쨌든 잘 챙겨둔다.)
(그리고 서둘러 나갈 준비를.)
주문을 잘 챙겨두고, 서둘러 나갈 준비를 합니다.
밖으로 나오면 사청이 어제와 같은 차림새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청:늦었어~ 한참 기다렸잖아.
행화:...! (헐레벌떡 뛰어나온 모습) 죄... 죄송해요. 아침부터 정신이 없어서 그만...... (숨을 고르며 말한다.)
그, 그럼... 오늘도 열심히... 둘러보아야겠죠.
사청:(라고 말했으나 너무 헐레벌떡한 모습을 보고 얌전해진다.) ... 그렇게까지 서두를 건 없는데. 좀 진정하면 출발하자.
좋아요. 오늘은 어제 살펴보지 못한 곳들을 마저 탐색해 보기로 합시다.
행화:음... (어디였더라, 또 지도 꺼냄) 동로에 있는 식당과... 남로에 있는 주택이 남았네요.
둘 다 거리는 비슷해 보이는데... 어느 쪽이 좋을까요?
사청:음... 행화가 먼저 가고 싶은 곳? (안내하는 사람 취향에 맡긴다는 눈)
행화:그럼... (골똘) 식당에 먼저 들러보고 싶어요.
사청:좋아, 그럼 식당으로 갈까.
두 사람은 동로에 위치한 식당을 먼저 가기로 합니다.
.
.
■ 식당      
가게 이름도 없이 둥그런 동판 하나만을 매달고 등을 밝힌 가게가 하나 보입니다.
동판을 올려다보면 자세히 볼 것도 없이 대문짝만하게 국수 그릇이 그려져 있습니다.
여기가... 식당인 걸까요?
안에서 구수한 육수 냄새와 들쩍지근한 고기, 향신료 냄새 따위가 뭉게뭉게 풍겨 옵니다.
얇은 미닫이문 너머로는 웅성대는 사람의 인영이 희뿌옇게 비쳐 보입니다.
들려오는 말소리에 따르면...
이곳은 황룡회에 갓 들어온 신참내기들이 으레 선배에게 끌려오곤 하는 지저분하고 시끌벅적한 식당인 모양입니다.
행화:(국수가 유명한 집인가... 미닫이문 너머로 빼꼼, 안을 들여다보고선)
들어... 갈까요. (문을 연다.)
사청:들어가지. (같이 빼꼼, 해서 안을 보고는 뒤따라 간다.)
문을 열고 두 사람이 들어가자 온갖 요리를 상 위에 늘어놓은 채 술을 마시고 있던 일행들이,
뚝 입을 다물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행화:......? (왜 그러나 싶어 멈칫)
멈칫 하는 사이 허리춤에 달려 있는 옥패를 확인하고,
그제야 웃으며 두 사람에게 손짓하네요.
일행들:오~ 신입인가 봐? 이쪽에 앉아.
형제라더니, 확실히 다들 황룡회 소속이라는 걸 알아채고 나면 반응이 물러지네요.
그런데 사청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하긴, 간부가 아니라면 멀리서밖에 보지 못했을 테니 그럴 수도 있죠.
행화:아... 네! (순간 쫄았다.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사청의 눈치를 보며 자리에 챡... 앉음)
사청:(천연덕스러운 얼굴로 자리에 챡... 같이 앉음)
여러 가지 음식이 있지만, 앉아 있던 조직원들은 이 식당은 완탕이 특히 괜찮다며 완탕면을 권합니다.
...
이곳에서는 여러 가지 소문을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당신의 옆에 앉은 조직원은 입이 싸 보이네요.
이런 데서 일하는 사람이 입이 싸면 명줄이 짧은데. 안 그래요?

입싼 조직원: 자자 맛있게 먹으라고. 신입!

그에게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행화:(조심하는 게 좋을 텐데... 그리 생각하며 슬쩍 말을 건다.)
...그, 즉위식이 얼마 남지 않았죠?

슬쩍 말을 걸자, 조직원은 국물을 들이키며 말합니다.

입싼 조직원: 그렇지? 개인적으로... 장 대인님이 돌아가신 건 참 마음이 아파. 좋은 분이셨는데.

하지만 새로 산주가 되실 사청님도 뭐, 굉장한 분인 것 같으니까....
아. 그런데 너, 그거 알아? 사실 장 대인님이 돌아가실 때 뭔가 이상한 일이 있었대.
행화:그렇죠, 참 좋은 분이셨는데... 유감이에요. (잘 모르지만 적당히 맞장구쳐)
음...? 어떤 일인가요?
입싼 조직원:뭐 이것저것. 여기저기에 개구리가 늘어나질 않나... 아! 너 력비 알지? 왕력비.
닭장에 사는 마약쟁이 왕 씨 말이야. 걔가 그렇게 이상해진 것도 그맘때쯤인데, 그런 애들이 또 여럿 생겼어.
행화:아... 네, 개구리가 늘었다는 소식은 들었어요. 왕력비 씨... 도 잘 알죠. (그 이름에 미간을 찌푸렸다가 금세 핌)
그럼 장대인 님이 돌아가신 것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이 연관이 있다는 건가요?
입싼 조직원:그건 나도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그때 이후로 이상한 일들이 계속 생기니까.
그런데 사청님은 계~ 속 점술가랑 풍수지리사 어르신들만 끼고돌고….
그분들이 정말 유능하시긴 하지만 미신에 너무 연연하는 건 좋지 않잖아.
나도 뭐 전통은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래도 지금은 그런 것만 쫓아다닐 때가 아니라고!
행화:그렇긴 하네요... 확실하지 않은 것에 의존하는 건 조금... 불안하죠. (그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으며, 사청의 눈치를 보다가 작게 덧붙인다.)
...그렇지만, 사청님께서도... 계획하고 계신 바가 있지 않겠어요?
입싼 조직원:계획말이지... 아 그러고보니 생각났는데. 저번에 뭐라더라? 내가 지나가다 주워들은 게 있는데......
듣기 판정.
행화:...? (쫑긋)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79
판정결과:실패
입싼 조직원:(작은 소리로 속닥여) 로파 님이 말하기를, 즉위식에 ■■이 필요하다던가?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봐도 말이지…. 너 로파 님이 장난치는 거 본 적 있어? 그게….
그러나 그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사청:...

사청이 그 조직원의 머리를 붙잡고 식탁에 쾅 내려찍습니다...!

와장창,      

요란한 소리가 나는 동시에 사청이 어떤 말을 하기도 전,

행화:......!!
양옆에 앉아 있던 조직원 두 명이 "이 자식!" 이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리곤 마치 삼류 악당 같은 기합 소리를 내면서 이쪽을 공격해 옵니다.
...
전투를 시작합니다.
순서는 사청 > 행화 > 큰 조직원 > 작은 조직원 입니다.
큰 조직원:얌마! 무슨 짓이냐. 신입 주제에... 규칙도 모르고 있는 건가?
사청:규칙, 이라... (중얼거리며 큰 조직원의 급소를 발로 찬다.)
비무장
기준치:55/27/11
굴림:56
판정결과:실패
피해:3
큰 조직원은 아슬하게 사청의 움직임에 맞춰 피합니다.
다음은 행화. 당신의 차례입니다.
행화:...! 그, 그만둬요!! (어찌할 바를 몰라, 우선 큰 조직원을 붙잡는다.)
비무장
기준치:40/20/8
굴림:28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3
큰 조직원:큭, 이, 이거 놔! 저 자식이 먼저 선빵을 쳤다고...! (회피해본다.)
회피
기준치:35/17/7
굴림:96
판정결과:대실패
큰 조직원은... 그 덩치가 무색하게 행화에게 꼼짝없이 붙들립니다.
체력 -3에 대실패로 추가데미지 2를 받습니다.
다음 큰 조직원의 공격은 1번째에게 향합니다.
큰 조직원:각오는 되어 있겠지, 신입!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57
판정결과:실패
피해:1
단단히 붙들린 탓에 그의 발길질은 허공에 닿습니다.
행화:(가만히 있으라니까요...!)
다음. 작은 조직원의 공격은 1번째에게 향합니다.
작은 조직원:형님! 제가 손봐주겠습니다!!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피해:2
사청:...... 흐음. (피... 해본다;)
회피
기준치:50/25/10
굴림: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오... 이걸 피합니다.
행화:(잘한다잘한다)
사청:손봐주겠다며? (마침 자신의 차례가 와, 작은 조직원에게 반격한다.)
비무장
기준치:55/27/11
굴림:79
판정결과:실패
피해:3
공격을 할 생각이 있는건지...
다음 차례는 행화. 당신이네요.
행화:(여전히 큰 조직원을 붙들고 있다. 아예 벽 쪽으로 밀쳐버림)
비무장
기준치:40/20/8
굴림:95
판정결과:실패
피해:3
밀쳐보려고 했으나... 큰 조직원은 꿈적도 않습니다.
행화:(........;;)
이어서 큰 조직원의 공격은 2번째에게 향합니다.
큰 조직원:이거 놓으라고!! (세차게 저항한다.)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45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1
회피, 또는 반격이 가능합니다.
행화:노, 놓으면 어쩌시려구요...!!
회피
기준치:40/20/8
굴림:47
판정결과:실패
세찬 저항에... 밀려납니다. 체력 -1
작은 조직원의 공격은 1번째에게 갑니다.
작은 조직원:이, 이번엔 진짜 손봐주겠습니다 형님!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86
판정결과:실패
피해:3
택도 없네요. 사청의 턴.
사청:... (행화가 밀려나는 걸 보고, 큰 조직원을 주먹으로 가격한다.)
비무장
기준치:55/27/11
굴림:81
판정결과:실패
피해:2
정말... 공격할 생각이 있는 걸까요?
다음은 당신의 차례.
행화:조직 내에서 이러시면 안 되죠...! (다시 한번 큰 조직원을 붙들어 맨다.)
비무장
기준치:40/20/8
굴림:1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2
행화의 붙들기는 훌륭했습니다.
큰 조직원:이, 이거 놓으라고...! (다시 버둥버둥 회피해본다.)
회피
기준치:35/17/7
굴림:65
판정결과:실패
큰 조직원은 다시 붙잡힙니다. 체력 -2
붙잡힌 큰 조직원의 공격은 2번째에 향합니다.
큰 조직원:난 저 녀석을 때려눕힐 뿐이다. 넌 가만히 있어!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60
판정결과:실패
피해:1
큰 조직원은 가만히 있게 됩니다.
작은 조직원의 공격은 1번째로 갑니다.
행화:(...?)
작은 조직원:이번엔 진짜진짜 손봐주겠습니다 형님!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44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3
사청:(이것도 실패하면 나는...)
비무장
기준치:55/27/11
굴림:49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3
행화:(피했다...!)
(아니 공격했다...)
사청이... 아니었습니다.
그대로 작은 조직원에게 붙잡힌 사청. 체력 -3
다음은 사청의 턴.
사청:후...
비무장
기준치:55/27/11
굴림:34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2
(일단 붙잡혔으니, 작은 조직원을 가격한다.)
작은 조직원:혀, 형님! 이놈이 반항을 합니다...!
회피
기준치:35/17/7
굴림:1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작은 조직원은 작아서... 이걸 또 피해버립니다.
다음은 행화.
행화:여기서 싸워봤자, 다들 좋을 게 없잖아요...?! (자신을 밀쳤던 큰 조직원을 밀칩니다.)
비무장
기준치:40/20/8
굴림:34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2
큰 조직원:이, 이게...! (씩씩대며 피해봅니다.)
회피
기준치:35/17/7
굴림:19
판정결과:보통 성공
큰 조직원이 회피에 성공하고, 행화에게 반격합니다.
큰 조직원:얌전히 있으라고!!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1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2
행화:왜......
이러시는 거예요! (피합니다.)
회피
기준치:40/20/8
굴림:22
판정결과:보통 성공
행화는 큰 조직원에게 붙들립니다. 체력 -2
다음 차례인 작은 조직원은 사청을 노리기로 합니다.
작은 조직원:형님!!!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86
판정결과:실패
피해:1

사청은 내지르는 주먹을 가볍게 피하고, 작은 조직원을 공격합니다. (제발좀)

행화:(ㅠㅠ)
사청:
비무장
기준치:55/27/11
굴림:68
판정결과:실패
피해:1
작은 조직원도 가볍게 피합니다.
다... 음은 행화. 당신의 차례입니다.
행화:(이 싸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기분)
(큰 조직원의 팔을 뒤로 꺾어 제압해봅니다.)
비무장
기준치:40/20/8
굴림:89
판정결과:실패
피해:3
큰 조직원의 팔이 두툼해서 안 꺾이네요...
다음 큰 조직원의 공격은 행화에게 향합니다.
큰 조직원:(행화를 붙잡았으니, 이쪽도 제압해본다.)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1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3
행화:(어딜......!)
회피
기준치:40/20/8
굴림: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샤샤샤샤샥ㅡ!
어딜...! 당신은 그의 제압에서 벗어납니다.
작은 조직원은 여전히 사청을 노리고 있습니다.
작은 조직원:저 응원 좀 해주십쇼, 형님!!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93
판정결과:실패
피해:2
행화:(저런...)
응원받지 못했는지 실패하고 맙니다.
다음은... 하아, 사청의 턴.
사청:... 나도 응원 좀 해 줘, 행화.
행화:......
...그, 파이팅...?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청:......
... 어디 한 번 볼까~
비무장
기준치:55/27/11
굴림:89
판정결과:실패
피해:2
역시 부족했어. 응원.
행화:...... (저 때문인 것 같잖아요)
어쩐지 당신의 응원 탓인 것 같습니다.
행화:......................
다음은 행화. 차례입니다.
행화:다들 정신 차리시라구요, 제발... (꾸준히 큰 조직원을 노립니다. 정강이를 뻑! 차버림)
비무장
기준치:40/20/8
굴림:80
판정결과:실패
피해:3
뻑! 하고 찼지만... 빗나가고 맙니다.
다음은 큰 조직원. 여전히 행화를 노리고 있습니다.
큰 조직원: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41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3
행화:(한숨...) 언제까지 이러실 건가요!
회피
기준치:40/20/8
굴림:29
판정결과:보통 성공
언제까지 이럴 거야! 행화는 가볍게 피합니다.
그리고 작은 조직원은 사청을 노리고 있죠.
작은 조직원:저도 응원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형님!!!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73
판정결과:실패
피해:2
정말 응원이 부족한 것 같네요.
그리고... 돌아오는 사청 턴.
사청:... 다시 해줘, 응원.
행화:...... 조금 더 힘내봐요...! (주먹 꼭 쥠)
사청:(주먹 꼭 쥔 응원에 웃는 얼굴로) 좋아, 힘내볼까.
(식당 의자를 가볍게 집어들더니 작은 조직원을 향해 던진다.)
식당 의자
기준치:70/35/14
굴림:2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4
작은 조직원:... 무, 무기는 반칙!
회피
기준치:35/17/7
굴림:54
판정결과:실패
작은 조직원은 의자를 정통으로 맞고 나동그라집니다.
체력 -4
행화, 당신의 턴.
행화:(큰 조직원을 열심히 공략한다. 다시 한번 걷어찹니다.)
근접전(격투)
기준치:40/20/8
굴림:1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모처럼 성공한 게 아쉬우니... 1D3 판정을 합시다.
행화:(앗...)
1
(...)
큰 조직원:(열심히 공략당하는 큰 조직원. 회피해봅니다.)
회피
기준치:35/17/7
굴림:47
판정결과:실패
실패해서 체력 -1이 됩니다.
다음은 큰 조직원. 걷어차인게 억울해서 행화를 공격합니다.
큰 조직원:방금 날 발로 찼냐?! 신입주제에...! (같이 걷어차본다...)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2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3
행화:머... 먼저 싸움을 걸으신 건 두 분이시잖아요...!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40/20/8
굴림:67
판정결과:실패
큰 조직원에게 세게 걷어차입니다...ㅠ 행화, 체력 -3
행화:아야... (ㅠ)
작은 조직원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사청을 공격합니다.
작은 조직원:이, 이야아아아아아아...!!!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37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2
사청:... (다른 의자를 집어들더니, 작은 조직원의 공격을 막고 의자의 모서리로 가격해본다.)
행화:피, 피해요...!!
사청:
식당 의자
기준치:70/35/14
굴림:7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피해:7
행화:......? (뭐가 지나갔지)

... 그것을 단말마로,

작은 조직원은 더 소리도 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집니다. 체력 -7
사청:남은 건 저 녀석인가. (마침 차례가 와 큰 조직원을 똑같이 걷어찬다. 행화가 맞은 부위를 정확히.)
비무장
기준치:55/27/11
굴림:50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2
큰 조직원:맞... 을 줄 알고! (일단 반격...)
비무장
기준치:45/22/9
굴림:53
판정결과:실패
피해:1
굳이 의자를 쓰지 않고, 사청은 큰 조직원을 똑같이 걷어 찹니다.
큰 조직원. 체력 -2로 전투가 종료됩니다.
.
.
아까 유리를 깬 탓인지,
사청의 주먹쥔 손. 뼈가 도드라진 부분이 조금 까져 피를 흘리게 되었지만...
그 뿐. 아까 고전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손쉽게 조직원들을 제압합니다.

행화:...아. 사청님, 피가...... (피를 흘리는 모습에 놀라, 다가가 손을 살핀다.) 괜찮으십니까?

다가가 사청의 손을 살피는 행화,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95
판정결과:실패

상처를 확인하기 바빠 다른 건 발견하지 못합니다.

사청:됐어. 넌 괜찮아? 행화. 아까 걷어차이던데. (제 손을 툭툭 털어내고는, 행화를 바라본다.)
행화:...괜찮습니다. 별 것 아니었어요. (아마도... 그를 따라 몸을 툭툭 털어낸다.)
그보다...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셨네요. 이렇게까지 하셨을 필요는...... (그 자리가 영 불편했는지, 나지막히 말했다.)

얻어맞긴 했지만... 그래도 자고 일어나면 싹 나을 정도인 것 같아요. (다음날 체력 완전 회복)

사청:그럼. 헛소리로 내 평판을 깎아내리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내뱉고는 쓰러진 조직원들에게 시선을 둔다.)
... 형제들. 다음은 없다. 다신 그 가벼운 입으로 황룡회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마라.
그 말을 남기고 사청은 자리를 뜹니다.
그를 따라 당신도 식당을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행화:...... (말 없이 그 뒤를 따르며 식당을 빠져나온다.)
말없이 사청을 따라 식당을 빠져나옵니다.
...
이제 다음 장소로 향할까요?
행화:(뒷모습만 쳐다보다, 어렵사리 말을 꺼낸다.) 그럼... 마지막으로 남로에 갈 차례네요.
사청:좋아. 서두르지. (항상 행화에게 안내를 맡겼으나, 이번은 먼저 발걸음을 옮긴다.)
... 그를 따라가며, 심리학 판정.
행화:
심리학
기준치:20/10/4
굴림:73
판정결과:실패
서두르는 그의 태도는 어쩐지 무언가를......
.
.
■ 집합 주택      
미로 같은 학라의 뒷골목을 빠져나가면 나타나는 집합 주택.
사청은 닭장이라고 불렀던가요. 확실히 기억에 있는 곳입니다.
때가 타는 것을 가리기 위해 어설프게 덧바른 누런 페인트는 반쯤 일어나 있고,
벌겋게 녹이 슨 창살과 문짝, 왕력비를 찾으러 왔던 바로 그 집합 주택이 맞는군요.
...
그런데 처음 들렀을 때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쁘지만 평화롭게 주변을 돌아다니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웅성대며 어딘가를 올려다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행화:음......? (그때와 다른 분위기에 의아해하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간다. 그들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여있는 곳으로 다가가면, 당신을 기억하는 여자가 와 이렇게 말합니다.
빨래 바구니를 든 여자:벌써 소식 듣고 온 거야?
행화:...아, 당신은 그때...... (얼굴을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인사하고는)
소식... 이라뇨?
소식... 이라뇨?
당신이 의아한 기색을 비치면 그는 아, 하고 이렇게 마저 이야기합니다.
빨래 바구니를 든 여자:며칠 전 당신이 찾아갔던 마약쟁이 왕 씨 말야.
죽었어…. 약이 없다고 발광하더니.
행화:......?

빨래 바구니를 든 여자:(행화의 표정을 보고 덧붙여) 아. 혹시나 해서 말인데. 당신 탓은 아니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언제고 일어날 일이었거든.

행화:왕력비 씨가... 죽었다니, 어떻게...... (충격적인 소식에 멍하니 3층을 올려다본다. 결국...)
...언제...... 인가요?
빨래 바구니를 든 여자:모르겠어. 사실... 무서워서 다들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있거든.
... 혹시 괜찮으면 들어가서 확인해 줄 수 있을까? 황룡회잖아, 당신.
행화:그렇군요...... 조금, 갑작스러워서. (죽음은 늘 예고 없이 다가오고,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 없는 것이었다.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럴게요. (자신도 무섭기는 매한가지였으나, 이를 모른척할 수는 없었으므로.)
빨래 바구니를 든 여자:약하는 치들이 다 그렇지 뭐. 여기선 아주... 드문 일도 아니고.
(하지만 그 또한, 그런 죽음들이 익숙하지는 않았으므로.) ...... 응 부탁할게.
여자의 부탁으로 301호로 가 보면, 처음 들렀을 때와 달리 방문은 잠겨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들어가려고 문을 열면 뭔가 턱, 하고 가로막히는 게 있습니다.
근력 판정.
행화:음......? (문고리를 잡은 손에 힘을 준다.)
근력
기준치:50/25/10
굴림:47
판정결과:보통 성공
억지로 열고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열자마자 퉁, 반대편으로 밀린 것이 안으로 들어간 당신의 상체를 때립니다.
확인하면 그것은...
.

.

천장에 목을 매단 왕력비입니다.      

밧줄로 죄어든 목 주변이 보라색으로 변색되어 있고, 어깨가 축 늘어져 있는 데다...
혀가 거품과 함께 볼품없이 빠져나와 있는 것을 보니 죽은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이성 판정.
행화:......!!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것에,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SAN Roll
기준치:59/29/11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
숨을 들이킴과 동시에, 정신을 단단히 붙듭니다.
...
그는 죽은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는지 부패 정도가 심하지는 않지만, 이상하게 비린내가 납니다.

이어 안을 살펴보면 마치 고기 창고라도 되는 것처럼...

나이도, 성별도, 차림새도 상이한 사람 여럿이 좁은 쪽방에 줄줄이 목을 매달고 있습니다.      

또다시, 이성 판정.
행화:......? 이, 이게 어떻게 된......
SAN Roll
기준치:59/29/11
굴림:79
판정결과:실패
1D3 판정.
행화:2
이런 광경은 당신에게, 처음이었겠죠. 이성 -2
...
그들은 력비와 비슷한 시기에 죽었는지 상태가 다 얼추 비슷합니다.
바람도 불지 않는데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 기이하네요.

문득 귓가에 "죽어버릴 거예요!" 라고 울부짖던 력비의 목소리가 울립니다.

하지만 지난 일은 어쩔 수 없죠.
설령 그때로 돌아간다고 한들, 당신에게 어떤 선택권이 있었겠어요?
행화:...... (이미 손쓸 수 없는, 죽어버린 이들에게 짧게 애도한다.)
죽어버린 이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행화. 관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61
판정결과:보통 성공
목을 매단 사람들의 창백한 맨발 아래에는 [정체불명의 그림]이 흩어져 있고,
방 전체에 [정체불명의 낙서]가 되어 있음을 발견합니다.
행화:이건 무슨 그림이... (정체불명의 그림을 확인한다.)
정체불명의 그림을 확인하면 스케치북에 엄청나게 거대한 것을 그리려고 했던 듯,
종이 한 장을 검게 칠한 것도 있고 외곽이 언뜻 드러난 장도 있습니다.
한 장 한 장 맞춰 보면... 물 아래에서 솟아오르는 ‘무엇’이 드러납니다.

언뜻 보면 용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평소 용이라는 생물이 주는 그 상서로운 느낌과는 전혀 다른 기괴함입니다
조금 더 살펴보면... 그 ‘무언가’를 따라 쫓아가는 괴물들이 주변에 함께 그려져 있는데,
너무 심하게 휘갈겨 그린 탓에 ‘뭔가가 있다’는 것 외에는 알아볼 수 없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익숙한 한기가 뒷덜미를 붙잡고 기어오릅니다.
이성 판정.
행화:(...또 기묘한 한기가.)
SAN Roll
기준치:57/28/11
굴림:61
판정결과:실패
이성 - 1
행화:...... (그림에서 눈을 떼고, 방 전체에 그려진 정체불명의 낙서를 본다.)
방 전체에 그려진 정체불명의 낙서를 확인합니다.
벽면이며 천장, 바닥까지 빼곡하게 들어차 있네요.
자세히 읽어 보면 두서없는 문장들이 마구 적혀 있습니다.
죽기 싫어. 무서워. 두려워. 그것이 왔어.      
제물. 위험해. 막아야 돼. 하지만 어떻게? 우리는 못 해. 무서워. 죽기 싫어.      
하지만 ‘그것’과 사는 게 더 무서워. 잠들면 ‘그것’이 찾아와.      
죽을래. 죽을래. 죽을래.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제물. 죽어. 못 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글자들이 모여드는 칸에는 마구잡이로 헝클어진 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니, 이것을 ‘그렸다’고 해야 할지 ‘발작했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행화:제물......? (도대체 왕력비는 무엇을 그리 두려워하며 불안해 했는지, 도통 짐작할 수가 없다.)
대체 그는 무엇을 그리 두려워했던 것일까요.
도통 알 수 없지만...
듣기 판정.
행화: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39
판정결과:보통 성공
어디선가 삐그덕, 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반응하기도 전에,

대량의 시체의 하중을 견디지 못한 천장이 무너져 내립니다...!      

두 사람, 민첩 판정을!!

행화:......?! 조, 조심하세요...!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63
판정결과:실패
사청:...... ! (아슬아슬하게, 행화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본다.)
민첩
기준치:70/35/14
굴림:46
판정결과:보통 성공
...
그가 당신을 끌어당겨,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대신 사청은 미미하게 상처를 입었네요. 그는 개의치 않아 보입니다만.
행화:(저를 끌어당기는 대신 상처 입은 그를 가만 보더니) ...제가 지켜드렸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
사청:흠... (다친 곳이 없는지 너를 죽 훑어 보고는 빙그레 웃어) 상관없다, 네가 다치지 않았으면 됐지.
행화:그, 그렇지만...... 맡은 일 하나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자는 필요 없으니까요. (웃는 그의 모습에도 그저 입술을 짓누르고는) 다음부턴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사청:그런 말 마라. 네 필요는 내가 정하는 것이니. (한번 네 머리칼을 헝클이고, 몸을 일으킨다.) 더 여기 있을수도 없겠군, 가자.
행화, 관찰 판정.
행화:...... (묵묵히 그 말을 듣는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3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그의 허리춤에 달린 옥패의 색이 상당히 붉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름을 붙인다면 홍매색, 정도겠네요.
...
두 사람은 왕력비의 집에서 나옵니다.
모든 조사가 끝나고, 사청은 바로 돌아가려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다음 날 있을 즉위식의 준비를 위해서겠죠.
사청:... 날도 저물었으니 이만 돌아가지.
행화:그렇네요. (어두워져가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수확은 있으신 겁니까?

사청:뭐, 나름대로...? (위를 올려다보곤 고개가 떨어져) 행화. 너와 시간을 보내는 것도 퍽 즐거웠으니까.

행화:그러셨다면 다행입니다만...... (어제와 오늘 하루를 돌이켜본다. 어쩐지 자신은 휘둘리기 바빴던 것 같기도 하고... 표정이 흐릿해졌다.)
...드디어 내일이네요.
사청:(흐려지는 표정을 유심히 본다.) 왜 그런 표정을 하지, 내일이 기대되지 않나?

행화:(은근한 눈길에 살짝 내빼고는) 물론, 기대됩니다. 사청님이... 학라의 새로운 용이 되실 그 순간이.

사청:드디어, 로군. ... 제법 길었지.
(잠시 말이 없다가) 행화. 내일도 네게 호위를 맡기려고 한다.
행화:내일도... 말입니까? (조금 의외인 듯 놀란 눈치를 보였다.) ...뜻이 그러하시다면, 제 역량을 다해 맡겠습니다.
따로... 준비해야 할 것은 전부 마치셨는지.

사청:준비랄 것도 없지만... 그래, (무언가 생각하다) 그래서 먼저 가려고 한다.

...... (행화의 어깨를 툭 툭 건드리고 웃어) 오늘은 술 적당히 마시고 내일을 위해 푹 쉬도록.
행화:그렇... 습니까.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마친다.)
......! (순간 화끈,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껴 고개를 퍼뜩 들어) 혹시 제, 제가... 실수한 것이라도 있습니까?
사청:...... 기억 안나는 건가? 네가 푹 빠졌다는 이성과 연애 이야기도 해줬으면서. (아쉬운 표정으로 물끄럼...)
행화:....................? (새빨갛던 얼굴이 이내 백지처럼 하얘지고는, 침묵에 빠진다. 아주 정확하게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헛소리를 해댔을 게 분명하다.)
...그런 표정으로 보지 마십시오. (어제의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한 건지, 물어볼 수도 없고... 고개만 푹 숙였다.) 아무래도 실례를 범한 것 같습니다. 죄... 송합니다.
사청:실례라~...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고는 묻는다.)
그럼 어제 네가 날 잘생기고 능력도 있고, 그래서 마음에 든다(그런 말은 안했다.) 말했던 것도 거짓말이었나? 행화.
행화:...... 죄송합니다. (어느 정도 상황파악이 된 듯 귀까지 붉어져선, 연거푸 허리를 꾸벅거려)
제가 무슨 말을 경망스레 지껄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제넘은 부탁이지만, 부, 부디... 잊어주셨으면...... (부끄러움에 낯을 들지 못하고 땅만 쳐다본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다...)
사청:...... (당장 쥐구멍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아지는 행화를 본다.)
아하하 뭐, 재밌었으니 됐지. 신경쓰지 마라. (토닥토닥... 고개를 들라며 달랬다.)
... 그래도 그 부탁은 들어주기 힘들겠는걸. 어제 또... (의미심장한 웃음과 말)
행화:너, 너그러이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신경 쓰지 말라는 말에도, 여전히 그의 얼굴을 쳐다볼 체면은 서지 않아 쭈뼛쭈뼛 말했다.)
...... 어제, 또...? (불안한 마음에 슬금... 고개를 들어 올려다봐)

사청:...... (시선이 맞닿은 순간, 말이 없어진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몰랐지~ 행화가 그런 걸 할 줄은.

그러니 술은 적당히. 먼저 간다. (행화 혼자 두고 쌩하니 가버림...)
행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한기가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저, 잠깐만요......!! (쌩하니 가버리는 뒷모습에 대고 소리쳐...)
사청:(소리를 듣고 우뚝, 멈춰서서) ... 왜?
행화:(가... 버렸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우뚝 멈춰버림) ...앗.
이... 이건, 제 단순한 궁금증입니다만...... (주저하는 듯하다가, 몇 발자국 움직여 나직한 목소리로 묻는다.)
...제물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사청:? (불러놓고 우뚝 멈춰섰다가, 몇 발자국만 살금 움직이는 행화를 물끄럼 본다.)
... (이어지는 물음에 잠시간 고민하더니) 아아 뭐, 흔히 있는 헛소문이지.
어쩌면 내가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많은 피를 묻힌 일이... 와전되었을 수도 있겠군.
행화:단지 헛소문... 입니까. (그렇게 대답하여도, 아는 것이 없어 별달리 반응을 내비치진 않는다.)
...답변 고맙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제자리에 서서 인사를 드리고는, 그가 멀어지는 모습을 기다린다.)
사청:벌써 궁금증이 풀렸나? 싱겁기는.
... 조심히 들어가, 행화도. (웃는 낯으로 인사하고 이내 멀어진다.)
그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고... 슬슬 숙소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아니면 혼자 죽집으로 향하나요? 행화.
행화:...... (고민... 하다가 그냥 숙소로 돌아간다.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오를 것 같아서...)
바로 숙소에 가 푹 쉬기로 합니다.
행화:(터덜터덜... 숙소로 들어서자마자, 그대로 바닥에 툭... 쓰러진다.)
(왕력비의 집안 전체에 빼곡하던 낙서와 그림들이 떠오른다. 그를 죽게 만든 '그것'은 대체 무엇일까. 장대인의 죽음과도 관련이 있는 것일까... 제물은 또 무엇인지, 위험하다는 건 무슨 뜻인지. 머릿속이 엉망진창이다.)
(...오늘도 개구리 소리와 첨벙거리는 물소리가 들려올까? 답을 알 수 없는 의문만 품다, 스르르 눈이 감긴다.)
들어서자마자 바닥에 툭... 쓰러집니다.
많은 의문들로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에요.

오늘도 그 소리들이 들릴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스르르 눈 감습니다.

.
.

.

۰㏣ ۰      

당신은 익숙한 어둠 속에서 눈을 뜹니다.
아니, ‘익숙’한가요?
당신은 문득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지극히 낯선 감각입니다.
위와 아래가 없고, 앞도 뒤도 없으며, 뜨거운지 차가운지 알 수 없고,
이곳이 어둠 속인지, ‘아무것도 없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때,
멀리 발치에서 땅이 울립니다.
위에서 누군가가 숨을 내쉬자 발아래에서 한기가 올라옵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뒤에서 앞에서 옆에서 몸 안에서 아주 먼 곳에서 다가옵니다.
그것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습니다.
문득 그것과 자신을 구분할 수 없어집니다.
느리고 빠르며 짧고 긴 시간 뒤에 당신은 자신에게 어떤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둠과 당신의 경계가 흐려지던 바로 그 순간.
완전한 무음의 세계에서 갑작스레 들이닥친 일정한 소음이 머리를 때립니다.

따르릉-

따르릉... 네. 그렇네요.
핸드폰에서 울리는 소리에 번쩍 눈을 뜨면 낯선 천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니, 아닙니다.
여긴 당신이 머물던 바로 그 황룡회의 숙소입니다.
저건 바로 어제,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눈에 담았던 바로 그 천장이고요.
...
하지만 당신은 꽤 오랫동안 그 천장에서 어색함을 느낍니다.
굳이 집중해서 떠올리려고 하지 않아도 간밤의 꿈은 너무나 생생했습니다.
마치 그것이 정말 자신인 것처럼요. 기이한 일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꿈에 취해 있을 시간은 없습니다.
전화를 받으면 만독이네요. 그래요, 준비해야죠.

.

.

오늘은 대망의 즉위식이 있는 날이니까요.
행화:...... (지난밤 꿈이 유독 생생하게 느껴져, 손을 쥐었다 폈다... 제 뺨을 꼬집어보기도 한다. 현실이구나.)
(그런 감상에 잠겨있을 새도 없이 울려대는 핸드폰을 집어, 전화를 받은 후 나갈 채비를 한다. 대망의 즉위식을 위해...)
감상에 잠겨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당신은 바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이어 숙소 바깥으로 나오니 눅눅한 바람이 품을 파고들어 옷자락을 한 번 흐트리고 지나갑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바라보면 귀퉁이가 검게 물든 비구름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곧 비가 올지도 모르겠어요.
우산을 가지고 오진 않았지만, 아마 건물 밖으로 나올 때면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지겠죠.

만약 당신이 나올 수 있다면요.

...복수하기에 꼭 알맞은 날씨입니다.      

....

오늘은 다 같이 모여 가지 않습니다.
당신을 제외한 이들은 전부 먼저 도착했는지, 가는 내내 조직원이라고는 한 명도 보이질 않아요.
고즈넉하게 물가로 팔을 드리우고 있던 버드나무가 비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황룡회 본관으로 향합니다.
관찰 판정.
행화:...... (아무도 없나, 주위를 둘러보며 걷는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2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주위를 둘러보면 행인들의 가슴 언저리와 길가에 늘어선 가게들의 문가를 장식하던 흰 꽃들이,
전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모두가 새로운 용의 즉위를 기다리고 있는 거겠죠.
행화, 당신만 제외하고요.
.
.
이윽고 황룡회 본관에 도착해 연회장으로 들어섭니다.
아름다운 연회장은 온갖 금과 보석, 비단으로 장식되어 반짝이고 있지만,

그 위에 놓인 것이 열을 지어 선 우락부락한 조직원들이다보니 전체적으로 영 어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모습에 어지간히도 익숙해졌을 급사들 또한 겁을 먹은 듯,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재빠르게 음식을 카트에 실어 와 테이블에 늘어놓은 뒤 얼른 자리를 피해 버립니다.
...

그조차 사청을 장식하는 장신구의 일종이라는 듯,

장엄한 침묵이 홀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ㅡ잠시 뒤,
그를 위해 준비된 정적을 밟고 사청이 홀 안으로 들어섭니다.
아무래도 즉위식이라 그런지 늘 뒤에 달고 다니던 만독과 융로파, 고랍하는 보이지 않네요.
그는 단상 위로 올라가 늘어선 조직원들을 한 번 죽 훑어본 뒤, 양팔을 들고 입을 엽니다.
이윽고 가벼운 연설이 이어집니다.
사청:... 사청은 용이 될 수 없다,
그렇게 말하는 녀석들도 있었지. 즉위식 전, 왕좌에 올라가기도 전에 목숨을 잃을 거라고.
누구도 장 대인만큼 존경받는 산주는 될 수 없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형제들. 나는 이 자리에 서 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왕좌는 내 것이 될 테고, 형제들은 그 광경을 목도하는 영광된 자리에 함께하게 되었다.
특별히 언성을 높이지 않아도, 마이크 따위를 사용하지 않아도.
목소리는 넓은 홀 구석구석에 쉽게도 닿습니다.
사청:황룡회의 이름은 이 학라만이 아니라 천하에 퍼질 것이다.
바로 이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연설을 마친 그를 보며 문득 당신은,
강제 행운 판정.
행화:
행운
기준치:45/22/9
굴림:89
판정결과:실패
운만으로 여기까지 올 수는 없겠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절한 순간에 다가오는 행운을 움켜잡을 줄 알아야만 하죠.
하지만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일지, 당신은 망설임이 듭니다.
...

문득 총을 넣어 둔 품이 묵직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반납했지만, 사청의 호위를 맡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용인받은…
총이 있는 자리.
행화:(문득 품 안의 총을 그러쥐었다. 손에 땀이 맺힌다. 지금일까, 이 자리에서 사청을......)
...... (아니다. 손에 힘을 풀고 팔을 내린다. 아직은...)

망설임 끝에 당장은 때가 아니라 여긴 당신.

그렇게 총을 쥔 손에 힘을 푸는 것과 동시에,
사청과 눈이 마주치고 그가 가볍게 손을 흔드는 것을 목도합니다.

목소리는 지나치게 또렷이 들렸습니다.

사청:올라와.
주변이 명백하게 술렁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고작해야 입단한 지 사흘밖에 되지 않은 풋내기입니다.
새로운 우두머리가 왕좌에 오를 때 곁에 자리할 만한 깜냥이 될 리가 없죠.
그러나 사청은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사위를 한 번 둘러보고, 다시 당신에게 시선을 둡니다.
그의 눈이 닿을 때마다 술렁이던 이들이 조용해지는 모습.
마치 마법처럼 느껴집니다.
행화:......? (눈이 마주치자, 순간 몸을 움츠리다 사방을 돌아본다. 사청의 시선은 오롯이 저를 향한 것이었다.)
...... 네.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단상을 향해 천천히 내딛는다.)
...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천천히 단상 위로 올라가면 사청은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밀고,
그림
마치 귀빈을 맞이하는 것처럼 끌어당깁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사청:...... 우리가 만난 지 고작 사흘밖에 되지 않았지만, 마치 3년은 알고 지낸 사이처럼 마음이 편하구나.
그간 잘해 주었다. 네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겠지.
...
묘한 말이네요.
분명 당신이 사청을 도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찬사를 들을 정도인가요?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 팔을 당신의 어깨에 두르고 꽉 끌어안습니다.

황룡회에 잠입한 이래,

그와 가장 가까운 순간입니다.      

사청:형제여. 나의 행화.
그림
사청:...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네가 나를 산주의 자리에 올릴 것이다.
...
그 순간,
선뜩한 기분이 듭니다.
강제 관찰 판정.
행화:...... 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56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배 아래에서 창백한 빛을 내며 번뜩이는 것을 봅니다.

그의 소매에서 비죽 튀어나온 저것은,
칼날입니다!      
어째서? 당신을 공격하려고 그러는 걸까요?
...
사청은 그대로 당신을 보며 밝게 웃습니다.
그리고,
쥐고 있던 칼로 자신의 배를 깊지 않게 찌릅니다.
.
.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순간, 후두둑.
그의 배에서 피가 흐릅니다.
행운 판정.
행화:
행운
기준치:45/22/9
굴림:53
판정결과:실패
멀지 않은 위치에 서 있던 만독이 크게 외칩니다.

만독:자가 사청님을 습격했다. 반역이다!

그 순간 근처에 있던 모든 시선이 당신에게 향합니다.
그리고 마치 광신도들처럼 핏발이 선 눈으로 수군대는 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동의 조직원: 용을 찔렀다...!

서의 조직원: 저 녀석이 용을, 사청님을!!

남의 조직원: 우리는 용의 형제들이다.
북의 조직원: 머리를 지켜라. 저 녀석을 잡아!!!
행화:......! 제, 제가 한 게 아니......
당신이 변명하려던 그때, 사청이 소리칩니다.
사청:... 뭣들 하고 있는가, 잡아와.
모처럼 아끼고 귀여워한 형제에게, (한숨처럼 내뱉더니) 슬프지만... 마침 잘 됐군.
붉은색은 상서로움을 뜻하니까. 이 자를 나의 즉위식의 제물로 삼겠다.
...
사청:황룡회를 위해.
문득 귀에 걸리는 것은 ‘제물’이라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당장 사청이 당신을 향해 총을 꺼내 드는 모습이 보입니다.
먼저 쏘지 않으면 이쪽이 맞게 됩니다!
민첩 판정.
행화:......?!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탕! 탕! 탕! 탕!
사청보다 빠르게, 그를 쏩니다.
그를 쏘자 주변에 있던 조직원들이 순간적으로 멈칫합니다.
다만 연회장은 온통 뚫려 있습니다.
여기서 도망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 앞으로 [민첩 판정]에 보너스 다이스 +10 가 부여됩니다.      
이어서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69
판정결과:실패
당신은 아주 [유용한] 물건을 가지고 있었죠.
생각해 봐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물건. 있지 않나요?
행화:(...지금 여기 있는 조직원들을 저 혼자 상대한다는 것을 불가능하다. 연회장을 벗어나려면 그들을 따돌리는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고서점의 주인이 제 손에 쥐여주었던 종이. 그 종이에 적혀있던 주문을 떠올린다. 그 주문이라면... 이곳에 있는 이들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을까.)
그 주문을 사용해 연회장에 있는 이들의 시야를 방해하나요?
행화:...... (이 많은 인원을 헤치고 타개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주문을 사용한다.)
[눈 먼 지배자의 숨결]을 사용합니다.
행화, 마력 -7. 짙은 안개가 즉시 발현됩니다.
조직원들: 뭐, 뭐야...! 이 안개는! 놈의 술수인가?!
시야가 가려진 조직원들이 우왕자왕하는 소리가 들리고...

둘러보면 저 멀리서 누군가가 당신을 향해 손짓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고랍하입니다!      
아니, 어쩐지 안 보인다 싶더라니 저 사람이 왜 저기에 있죠?
그가 다시금 손짓하며 필사적인 목소리로 속삭입니다.
고랍하:이리 와요, 행화!
뒤에서는 사청, 다른 조직원들이 있고 앞에는 랍하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못 믿을 건 마찬가지지만요. 정말이지 극단적인 양자택일이네요.
행화:...!! 당신...... (마냥 반가워해야 할지. 저자를 따라가는 것이 옳은 걸까. ...그렇지만 다른 건 몰라도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건 확실하다.)
(고랍하가 손짓하는 쪽으로 달려간다.)
그것이 옳은 선택인지는 몰라도,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 만큼은 확실하죠.
당신은 그가 손짓하는 쪽으로 달려갑니다.
...
달려오자 그는 문을 닫고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어둠 속을 헤치고 걸어가 몇 개의 문을 더 열었다, 닫고, 걷기를 반복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두워서 무엇이 있는지 판가름하기 어렵습니다.
어렴풋이 ‘좁은 복도를 걷고 있다’는 정도만 알 수 있네요.
.
.
다섯 번째 문을 닫았을 때 즈음,
마침내 걸음을 멈춘 랍하는 문에 귀를 대고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합니다.
듣기 판정.
행화:
듣기
기준치:65/32/13
굴림:90
판정결과:실패
다가오던 발소리들이 조금씩 멀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출렁이는 물소리가 희미하게 겹쳐지는 느낌도 듭니다.
관찰 판정.
행화:...... (따돌렸을까, 그래야만 한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3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습한 돌과 이끼의 냄새가 납니다.
사람 둘이 나란히 걸으면 꽉 찰 정도로 좁기도 하고...
아무래도 수로 근처인가 싶네요.
멀리서 물이 떨어져 돌바닥 위로 떨어지는 소리가 이따금 들려옵니다.
...
...
겨우 사위가 조용해지자,
랍하는 그제서 한숨을 가볍게 내쉬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어두워서 그의 낯이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시선이 이쪽에 닿는 것만은 알겠네요.
당신을 도와준... 걸까요. 어째서 그가?
행화:...어째서...... (혼란스러운 탓에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숨을 고르고 나서야 짧게나마 내뱉은 물음.)
고랍하:(그 또한 숨을 고르고나서, 짧은 물음에 답해) ... 말했었지 않나요? 당신이 마음에 들었다고. 그래서 이런 식으로 죽는 걸 내버려 둘 수 없었습니다.
...... 저기, 행화. 눈치챘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도시는 좀 이상하죠. 모두가 어떠한 종교에 미쳐 있어요.
괴물을 받들고, 괴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죠. 황룡회는 그 종교를 후원하는 가장 큰 조직이고요.
사실 나도 오랫동안 그곳에서 사제로 몸과 마음을 바쳤지만... 더는 못 하겠어요.
당신마저 제물로 바친다기에... 나도 모르게 이런 짓을 저질렀네요. 돌아가면 나도 무사하지는 못하겠죠.
그렇게 말하는 랍하의 목소리가 조금 떨립니다.
바스락대며 소매를 들어 올리는 소리가 들리고,
아마 얼굴 근처라고 생각되는 곳 근처까지 올라가 멈춥니다.
어둠 틈으로 하얀 손끝이 얼핏 보입니다.
행화:아무리 그래도, 이런 무모한 짓을...... (괴물.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기이하게 여겼던 점들이 떠올랐다. 황룡회가 이리 관여되어 있을 줄은...)
...당신, 후환이 두렵지는 않은 건가요. (못 미덥게 여겼던 그가, 자신을 도와준 점에 있어서는... 조금이지만 고마운 마음이 들었을까. 얼핏 보이는 흰 손끝을 바라본다.)
...
랍하는 당신의 말을 듣고 짐짓, 눈물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소매로 눈가를 닦으며 서글픈 목소리로 속삭이네요.
고랍하:... 절 믿어주시는 건가요? 기쁘네요.
후환은 저도 무섭지만, 어쩔 수 없죠. 그야......
이어 말끝을 흐리네요. 그리고 바로.
그 순간.
.
.
어두운 복도 저편에서 갑자기 두 개의 불꽃이 타오릅니다.
불꽃은 두 개, 네 개, 여섯 개씩 빠르게 늘어나며 이쪽을 향해 다가옵니다.
가만히 보니 단순한 불꽃이 아니라 복도 양쪽을 밝히는 횃불입니다.
그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랍하와 당신의 지척까지 다가오면,
갑작스레 사위에 가득 찬 불빛에 눈이 온통 시려 와 제대로 뜰 수가 없습니다.
...

잠시 뒤 눈이 불빛에 익숙해지면,

일제히 당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조직원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 서서 불빛을 등지고 있는 랍하의 모습도.
그는 입가를 가리고 있던 손을 내립니다.
아래에는 더할 나위 없이 환한 미소가 가려져 있었습니다.
환희에 가득 차 있는 표정은 기괴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고랍하:당연히 전~부! 거~짓말이니까~☆
그는 숨이 넘어가도록 웃어댑니다.
그리고 그 웃음소리 사이로 구두 굽 소리가 얼핏 들려옵니다.
기억에 있는 소리입니다. 눈에 익은 무게. 익숙한 보폭.
그 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 인파의 가장 깊은 곳.
어둠 속에서 사청이 당신을 향해 걸어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자신의 것인지 다른 이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피가 그의 몸을 흠뻑 적시고 있고,
허리춤에 매달린 옥패는 이제 완전히 붉어졌습니다.
...
그가 서서히 총구를 겨눕니다.
옆에서는 랍하가 경박할 정도로 들떠 언성을 높이는 소리가 고스란히 들립니다.
고랍하:정말 바보네요. 끝낼 수 있는 타이밍이 몇 번이나 있었는데 말이에요!
정말... 그 말대로입니다.
몇 번이고 사청을 죽일 수 있는 순간이 있었는데.
망설인 대가가 이것일까요? 이렇게 여기서 끝인 걸까요?
수많은 질문이 쿵쿵 뛰는 가슴 아래에서 솟아오르지만 답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바로 그때.
고랍하:........... 안 그래요, 사청?
철컥.
그 순간 모두의 총구가 약간 옆으로 비껴갑니다.
아주 조금. 손가락 두 마디 정도.
그러나 가리킨 상대는 명백히 다릅니다.

총구가 향한 곳은…

당신이 아닌, 사청입니다.      

... ?
장난을 칠 만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모두 꾸며진 일이라고 보기에,
사청은 그 광경을 보고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걸까요, 그 '사청'이?
어쩌면 그는... 당신이 제물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사청에게 총구를 겨눈 이들의 표정에선 장난기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얼굴에 서려 있는 감정의 정체를 알 수 있습니다.
그건 행화. 당신이 계속 사청에게 가져온 종류의 것이니까요.
명백한 살의입니다.
...
그런 반응을 즐기는 듯하던 고랍하의 뒤로, 마치 오래된 나무처럼 서 있던 융로파가 다가옵니다.
다시 살펴보면 로파는 평소 어깨에 걸치고 있던 흰 창파오를 제대로 차려입은 상태입니다.
용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괴기스러운 문양이 그려진 정복을 입은 융로파는마치...
점술가라기보다는 고아한 사제처럼 보입니다.

고랍하:아~ 정말 애먹었다니까요. 사청님이 저 여자를 제물이라고 믿게 하는 게 어찌나 까다롭던지!

정말 위험했지만... 어떻게든 넘겼죠, 사실은 말이에요. 우리의 목적은 처음부터 사청님이었답니다.
그야 제물은 ‘살의가 향하는 당사자’여야 하거든요~ 놀라셨어요. 놀라셨겠죠? 하하하하.
아! 행화, 너무 실망하진 말아요. 제가 사제인 건 사실이랍니다.
당신이 중요한 사람인 것도요! 물론 제 몸도 마음도 여전히 ‘그분’의 것이고요.
그런 고랍하를 보며, 융로파가 꾸벅 고개를 숙이곤 말합니다.
융로파:사제 고랍하의 말처럼 완전히 거짓을 말씀드리지는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사청님, 그리고 황룡회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 말이죠.
저희가 믿는 ‘그분’께 당신을 바치면 사청님, 황룡회. 학라, 나아가 이 세계...
모두에게 구원이 찾아올 겁니다. 우리의 ‘용’에게 말이죠.
고랍하:... 하지만 우리뿐이었으면 좀 힘들었을 거예요. 만독이 많이 도와줬죠.
그러게 사청, 왜 건드리면 안 될 건 건드렸어요? 그 충성심을 이용하면... 하하 이렇게 쉽다니까. 아참! 제가….
융로파:랍하.
고랍하:...... 아, 실수할 뻔했네. 뭐, 어쨌거나 다 끝난 일이니까요. 너무 섭섭해하지는 말아요?
모두 마음 놓고 그분의 일부가 되는 거예요.
영광스러운 일이잖아요! 흥분되지 않나요?
...
자신들이 언급되어도, 만독과 조직원들은 아무 말도 없습니다.
행화:자... 잠시만요. 지금,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머릿속이 어지럽다. 제가 죽이려 마음 먹었던 그가 황룡회의 제물이었다니... 어둠 속에서 만독과 다른 조직원들을 바라본다.)
다들... 처음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건가요...?
자신들을 보며 하는 물음에 그제야 무거운 입을 열고 대답합니다.
만독:그래.
원래 내가 충성을 맹세한 상대는 장 대인이다. 사청, 그는 비겁한 방식으로 대인을 죽이고선 정정당당하게 왕좌를 차지한 것처럼 굴었다. 그것을 난... 용서할 수 없었던 거다.
행화:...... (그의 말을 듣자, 마음 한편에서 비슷한 감정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소중한 이를 잃고 그것을 용서할 수 없어 다짐한. 제가 여기까지 온 이유, 단 한 가지...)
구원이 찾아온다는 건, 당신들에게... 어떤 의미인 거죠? 그를 제물로 바침으로써, 정말 그걸로... 되는 건가요. (주먹을 쥔 손이 작게 떨린다.)

만독:... 나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대인께 바친 목숨. 우리 모두 각오는 되어 있어.

세상엔 목숨을 걸고라도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다. 모두 장 대인에게 크고 작은 은혜를 입었지.
그런 그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만독은 그들을 대표해 말합니다.
죽은 장 대인은 살해당했으며, 그 범인은 사청이였노라고.

배를 낮게 깔고 때를 기다렸으니 지금 바로 그 순간이 온 것이라고.

자신의 충성은 처음부터 그에게 향하지 않았노라고 말입니다.      

그런 만독의 말이 끝나자 랍하와 로파는 당신에게 시선을 돌리고,
동시에 말합니다.
고랍하:쏘세요, 행화.
융로파:쏴라, 행화.
그것이 의식의 마무리라고!
고랍하:그걸로 의식이 마무리되죠. 또 그것이 바로-
- 당신이 여태까지 바라 왔던 ‘복수’ 아닌가?
바로 그 무대를 지금, 만들어 주겠다는 거예요! 최고의 무대를!
.
.
.
사청.
말하자면 그는... 모두의 원수죠.
문득 떠오르는 것은 당신 앞에 묶인 채 소리치던,

“너라고 다를 것 같아? 너도 쓸모없어지면 버려질 거야.”      

“나처럼! 이용당할 뿐이라고!!”      

한 이름 모를 암살자의 목소리였습니다.
지금도 그 얼굴을 선명하게 기억할 정도니까요, 당신에겐.
그때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나요?
나는 다르다고. 자신의 쓸모는 자신이 정할거라고?
하지만...
유감스럽네요. 당신 또한 이용당했던 겁니다.
당신은 그저 제물을 죽이기 위한 사냥꾼에 불과했습니다.
복수조차 제 야망을 위해 이용한 사청에게.
그를 속이고, 의식을 원하는 두 광신도에게 말이에요!
...
그를 죽이고 싶나요?
그런데 사청을 죽이면 이 세계가 멸망한답니다.
그렇다고 용서하자니, 그가 한 짓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하죠? 당신에게는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
선택해요, 행화!
행화:(결국 자신도 그 암살자처럼, 볼품없이 이용되고 버려질 패였던가. 손에 피를 묻힌 채 확신에 찼던 그때의 제 모습이 바보 같아 쓴웃음이 그려졌다. 몇 번이고 마른 침을 삼킨다.)
안타깝다는 그 말...... 진심이라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았나요.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칠 만큼 충성을 다 했던,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이것밖에 없었던 건가요. (모순이다. 저도 복수심에 눈이 멀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을. 불필요한 감정을 죽이고, 절박함에 빠진 이들을 외면하고, 목표에 방해되는 모든 것을 배제했던 과거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누군가를 이용해 제 욕심을 채우고 싶지 않고, 구원받고 싶지 않아요. 그것이 세계의 멸망이라면 더욱이요. (원한 같은 건 아무래도 좋은 것이 아니다. 다만... 그분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눈을 슬며시 감았다 떴다. 사청이 제 소중한 사람을 죽인 것은 사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고.)
(언제나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하였던 그의 뜻을 존경하고 따르려 했던 저였다.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도록 배우고 실천하려 노력했던 것도 저였다.)
저는...... (움켜쥐고 있던 살의를 내려놓고, 손에 들려있던 권총을 바닥에 떨어트린다.)
쏠 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이용해 욕심을 채우고 싶지 않고, 구원받고 싶지 않아요.
그것이 세계의 멸망이라면 더더욱.

가진 원한이 쉽사리 사그라든 것은 아니었으나...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니 움켜쥐었던 살의를 내려놓고, 권총을 떨어트립니다.
나는 사청을 쏘지 않겠다.      
그것이 당신의 대답이었습니다.
...
그 모습을 보고 사방에서 탄식과 함께 노도와도 같은 비난이 쏟아져 내려옵니다.
마치 엉망으로 망가진 무대 위로 난입하는 관객처럼.
그들이 다가오고, 사위가 좁아 듭니다.
당신은 본능적으로 알아챕니다.
‘신’을 맞이하기 위한 천 년간의 의식을 방해받은 광신도들이 이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그리고 이곳에서 혼자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청, 그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죽이지 못한 원수의 손을 빌려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니.
끔찍하지만, …
사청:... ... (말없이 그 광경과 행화의 대답. 이내 바닥에 떨어지는 권총을 바라보다가 느릿하게 입술을 연다.)
행화. 어째서 날 쏘지 않는 거지?
행화:(떨어진 권총만 잠잠하게 내려다보다,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한다. 그 얼굴에 어린 것은 눈치 보며 어색하게 짓던 미소도, 지나치게 긴장해 굳어버린 표정도 아니었다.) 그야...
...보잘 것 없으니까요.
사청:(그 얼굴을 마주한다. 항상 자신에게 보이던 표정이 아닌, 네게서 처음 보는 모습.) ... 그런 대답이군. 뭐, 좋아.

이윽고 사청은 그들에게 시선을 향하고 목소리를 냅니다.

사청:하나 물어보지.
장 대인은 나의 아버지를 죽이고 산주가 되었다.
눈 먼 충성심이란 편리하군. 그 책임마저 떠넘길 수 있으니 말이야.
허나. 그렇다면 또한 ...
내가 장 대인을 죽이고, 새로운 산주로 올라오지 못할 이유는 뭐지?
그 말에, 만독을 포함한 무리들이 분노합니다.
정말 그들에게서 답을 듣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사청은 다시 당신 쪽으로 눈길을 돌립니다.

사청:... (암살자는 개인이 아니라 전체였다. 그것을 간과하였기에 큰 실수를 저질렀고, 이 상황에까지 오고나자 문득 들었던 감정은 허무감. 어차피 자신에게 남은 길은 이제 없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누군가 나를 죽이고 싶어하지 않았던 적이 있던가. 어려서는 아버지의 원수들이 그랬고, 자라서는 나에게 원한을 품은 자들이 그랬지.)
(그래서 산주의 자리를 원했다. 자신이 왕좌에 오르면 그 누구도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허나, 그 결과는 이것이지. 내가 장 대인을 암살했던 것처럼, 이 연쇄는 절대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했다.)
죽이지 않겠다 정했으면... (그러니 더 하고 싶은 말도 행동도 사라지던 찰나에, 나를 쏘지 않겠다는 네 결정만이 유일한 통로가 된다. 네가 날 죽이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나도 나의 목적을 포기할 수 없다. 적어도 저들에게 쉽게는 당해줄 수 없지.) 나의 손을 잡아라, 행화.
보잘 것 없는 내가, 널 살려주지. 이곳을 나가자.
행화:...... (그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죽여 그 자리를 탐하기를 반복해왔다. 지금이라도 이 악습과도 같은 대물림을 끊어야 한다고. 기꺼이 그의 손을 맞잡는다.)
...네, 갈까요.
지금이라도 이 복수의 연쇄를 끊어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한 당신은, 기꺼이 그의 손을 맞잡습니다.
...
두 사람은 함께 힘을 합쳐 도주하게 됩니다.
맵을 확인하면, 한 번에 1칸을 넘어갈 수 있으며 대각선으로는 이동이 불가합니다.
또한 다음 칸으로 넘어가기 전, [관찰/듣기] 판정을 합니다.
성공하면 넘어가려는 칸의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만...
실패하면 오로지 운에 맡겨야 합니다.
지금부터 1시간.
리얼 타임 어택을 시작합니다.
KP:어느 칸으로 이동하나요?
행화:(5로 이동... 하겠습니다.)
이동하기 전, 관찰/듣기 판정.
행화: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36
판정결과:보통 성공
사청: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26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인기척이 없는 걸 보아 텅 비어있는 것 같습니다.
사청:... 아무도 없는 것 같군. 이쪽으로 가자.
행화:(조금 안도하며...) 그런 것 같네요.
KP:무사히 5번 칸으로 이동합니다. 이제 어디로 향하나요?
행화:(6번으로 갑니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64
판정결과:보통 성공
사청: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3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운이 좋네요.여전히 아무것도 발견하고 듣지 못합니다.
사청:꽤나 으스스한 곳이군, 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아.
행화:...너무 조용해도 의심스럽죠. 조심하는 게 좋겠어요
KP:다음은 어느 칸으로 이동하나요?
행화:(다음은... 7번으로 갑니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2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사청: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98
판정결과:실패
당신은... 7번 통로 저 멀리에서 회록색의 생명체를 하나 발견합니다.
그것의 배는 흰색이고 반짝이고 미끄러운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등에는 돌기같은 비늘이 덮여 있고, 인간의 형상은 하고 있으나...
머리가 마치 물고기? 같다고 느낍니다.
그대로 7번 통로로 향하나요?
행화:...... (멀리서 보이는 수상한 물체. 불길함을 느끼고 뒷걸음질 칩니다.)
(그렇담 10번을...)
사청:...... ? (듣지 못했기에, 아무것도 모른 채 10번으로 따라간다.)
이번에도 관찰/듣기 판정.
행화:저쪽은...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속닥...)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70
판정결과:보통 성공
사청: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10번 통로에는 별다른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행화:(괜찮겠지... 이동합니다.)
사청:(속닥... 소리를 듣고 함께 이동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실수로 수로 구멍에 빠집니다.
KP:함정입니다. 행화, 사청 체력 - 1
행화:......! (우당탕)
KP:두 사람은 5분간 이동이 불가합니다.
사청:...... 이런 거에 걸리다니. (한숨)
행화:아,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주의가 부족했네요.
(툭툭... 털구 일어남)
사청:아까 그 통로엔, 뭐라도 있었어? (같이 툭툭... 털음)
행화:그...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뭐랄까... 사람이지만 물고기 같은 느낌...? 이었어요. (음......)
사청:사람이지만 물고기...? 흠. 아무튼 인간은 아니라는 건가.
행화:뭐... 어쨌거나, 마주치면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모습을 다시 상상하니 소름이 돋아 팔을 문질렀다.)
사청:... 하긴.. 되도록 전투는 피하는 게 좋지. (으쓱)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시 움직일 수 있습니다.
행화:...! (11번을 살펴봅니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51
판정결과:보통 성공
사청: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52
판정결과:보통 성공
길을 잘 찾는 행화. 아무것도 발견하고 듣지 못합니다.
행화:(끄덕끄덕) 이쪽 길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동합니다.)
사청:지도도 잘 보더니... 원래 길을 잘 찾나봐? (이런 상황임에도 웃으며 따라간다.)
KP:다음은 어느 칸을 살펴보나요?
행화:사람마다 재주 하나는 있는 법이겠죠. (따라 가볍게 웃어 보인다.)
(15번을 살핍니다.)
관찰력
기준치:70/35/14
굴림:24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사청: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47
판정결과:보통 성공
15번 통로 또한... 아마 괜찮은 것 같습니다.
행화:(...아마?)
(왠지 고민이 되어... 1. 15번 2. 12번 1)
(15번으로 갑니다...)
아마? 에 잠시 고민하다 15번으로 직행합니다.
...
그리고 역시나!
이끼가 많아 미끄러운 수로 길을 걷다 우당탕 넘어집니다.
행화:......... (후회한다.)
KP:네. 또 함정입니다! 행화, 사청 마력 - 2
두 사람은 5분간 이동이 불가합니다.
행화:...다른 길로 갈 걸 그랬나 봐요. (씁쓸)
사청:... 취소할게. 방금 했던 말. (넘어져서 축축...)
행화:그... 그래도, 나름...... (마찬가지로 축축해져선... 치맛자락을 주욱 쥐어짠다.)

사청:... ... . (지그시 본다.)

행화:...... 왜, 왜 그러세요. (고개 돌림)
사청:그냥. 행화가 전혀 날 의식하지 않는구나 싶어서. (일부러 한숨 쉼)
행화:네? 의식...하지 않는다니, 어떤...... (한숨 쉬는 모습에 물음표만 띄운 표정이 된다.)
사청:됐어, 움직이자. (또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이동한다.)
행화:...그러는 게 좋겠네요. (영차... 16번으로 향합니다.)
시간이 지나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영차... 16번 통로로 향하면,

.

.

두 사람은 무사히 탈출합니다.
어느새 수로 안의 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대로 앞으로 나아간다면 학라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물내음에 섞여 비와 바람의 냄새가 납니다. 지능 판정.

행화: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24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어느 통로에서 발견했던, 생명체의 기억이 번개처럼 퍼뜩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들을 쫓아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예감도요.

제대로 몸을 숨기지 않으면 위험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당신은 이미 가지고 있잖아요?
행화:......? (문득 챙겨두었던 종잇조각이 생각나 그것을 펼쳐본다. 기괴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아마도 개구리를 쫓는다던...)
개구리를 쫓는다던 그림.

당신은 모아왔던 세 그림을, 주변에 붙여두나요?

행화:(이 그림들을 붙이면... 그들을 쫓을 수 있는 걸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로 곳곳에 그림을 놓아둔다.)
사청:... 그건 뭐야, 부적? (행화가 기괴한 그림들을 곳곳에 놓아두는 걸 보고 갸우뚱 고개를 기울인다.)
행화:...아마도요. 린화가 그랬거든요. (세 개 전부 놓아두고선) 으응, 그러니까... 판홍락의 아이를 만났었어요.
사청:흠, 그 쓰레기와 연이 깊네. (아까 생명체를 보지 못한 탓에, 미신아닌가... 싶었지만 행화가 하고 싶다니 하게 둔다.)
당신은 엘더 사인을 수로 곳곳에 놓아둡니다.
그런데... 무언가 부족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행화:어쩌다 보니... (어깨를 으쓱였다.)
...... (우뚝. 무엇이 더 필요할까...)

하지만 그걸 하기엔 당신의 마력이 모자랄지도 모르겠네요.

행화:(조직원들을 피하느라...... 이마를 탁 짚음)
사청:(이마를 탁 짚는 걸 구경한다. 어깨를 으쓱이다가, 우뚝 멈춰도 섰다가, 이마도 탁 짚고. 바쁘네...)
행화:(...보지만 말고 뭐라도 해 보라는 눈빛으로, 꼬깃한... 주문이 적힌 종이를 꺼내어 건넨다.)
사청:... ? 뭐야. 보지만 말고 나도 붙이라고? (하고 주문이 적힌 종이를 받아 내용을 본다.)
행화:아니, 아니... 붙이라는 게 아니구요. (몰래 한숨 쉼)
여기 적혀 있는 대로...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주문을 외워주시면, 아마... 이 수로에 사는 것들을 따돌리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사청:아하. 눈 먼 지배자의 숨결... 이라. (수로에 뭐가 있던가? 아까부터 그 이야기네.)
...... 내가 이걸 하면, 행화는 내게 뭘 줄거야? (어차피 할 거지만 물어봄)
행화:그건...... (머리를 굴리는 듯 한참 말이 없다가)
...이곳부터 빠져나간 후에 생각해보죠.
사청:그건......? (한참 말이 없는 행화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어지는 말에 웃었다.) 좋아. 그럼 오늘 내로 부탁할게.
대신 사청이 주문을 사용합니다.
사청, 마력 -7. 짙은 안개가 즉시 발현됩니다.
...
이 학라를 지배하는 그것들의 시야를 가린 채,
두 사람은 무사히 빠져나와 학라의 뒷골목으로 도망칩니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어둠 속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여러 쌍의 눈동자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으름장을 놓을 틈도 없이,
그대로 달려 어둠 속으로 몸을 숨깁니다.
.
옆의 사청을 바라보면, 그는 아무 말 없이 달리고 있습니다.
복수를 이루지 못한 자신과, 야망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그.
우리는 아직, 무엇 하나 이룬 것이 없으므로 언젠가 돌아올 것입니다.
이 학라로. 아래에 무시무시한 것이 잠들어 있는, 괴물의 도시로요.
.
.
용은 떨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당신이 알고 있던 용이었는가?      
이 물 아래에는, 무엇이 살고 있는가.      
시위는 당겨졌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진실을 알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잘 있거라, 학라여.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는 언젠가 돌아온다. 언젠가,      
.
돌아올 것이다.      
.
.
.
END 3. 사룡장락 射龍戕落
──────────────────
完: 사청, 행화 생존.
학라는 심해인과 크툴루 교단에게 점령당했습니다. 공석이 채워질 때까지 당분간 황룡회는 고랍하와 융로파가 관리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도주해 학라의 뒷골목으로 몸을 숨겼으며, 이야기는 후속 시나리오로 이어집니다.
보상으로 이성 +4와 아티팩트 [심해를 다스리는 자의 푸른 과녁]을 얻습니다.
아티팩트에 제물의 표식 이외의 효과는 없으나, 후속 진행에 필요하므로 소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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射 龍 戕 落
◆:0. 크툴루의 뒤척임
심해인은 그들을 이끄는 아버지 다곤과 어머니 히드라를 조상신으로, 검은 도시 르뤼에의 주인, 위대한 크툴루를 창조신으로 모시고 받듭니다. 심해인들은 언젠가 르뤼에에 잠든 크툴루가 깨어나는 날, 그가 아버지 다곤과 어머니 히드라가 지키는 문을 열고 거산과 같은 몸에 비탄을 두른 채 나타나 이 세상에 종말을 가져오리라 믿고 있습니다.
‘뒤척임’은 바로 그 위대한 크툴루가 천 년 전 일으킨 재해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무언가에 의해 깊은 잠을 방해받은 창조신이 그것을 떨쳐 내기 위해 ‘몸을 뒤척였고’, 그 결과 신체神體의 일부가 르뤼에의 문을 비집고 나와 지구에 강림했습니다. 일부. 인간으로 따지면 팔 하나, 다리 하나에 불과했으나 고작 그것만으로도 물이 말랐다 다시 맺히고 휘몰아치며 바람을 감아 올려 몇 개의 태풍을 자아내 대륙을 덮쳤습니다. 깊은 물 아래 가라앉아 있던 심해인들의 도시는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강제로 뜯겨 나가 물 위로 불쑥 솟기까지 했죠. 르뤼에의 수문장 다곤과 히드라, 심해인을 이끄는 위대한 지배자들은 ‘뒤척임’을 단순한 재해가 아닌 크툴루 강림의 기회로 여기고 문을 완전히 열고자 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뒤척임’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었고, 다곤과 히드라가 결국 문을 포기하고 목표를 틀어 남은 심해인들을 보전하려는 마음을 먹었을 때는 이미 반수가 넘는 심해인이 죽어 버린 뒤였죠. 그나마 살아남은 심해인들조차 다치고 오래 굶주린 채 뭍에 머물러 큼직한 개구리처럼 쪼그라들고 말았습니다. 심해인들이 누리던 불로의 혜택은 신 앞에서는 너무도 작고 연약한 축복이었죠.
그렇게 백 일이 지나 마침내 ‘뒤척임’이 끝났고, 크툴루는 다시 영원한 잠, 살아 있는 죽음, 끝나지 않을 절망의 밤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나 ‘뒤척임’ 중 문을 빠져나온 크툴루의 일부는 르뤼에에 돌아가지 못하고 여전히 지구의 바다에 머물렀습니다.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금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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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뒤척임’의 원인
살아남은 심해인들은 ‘뒤척임’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르뤼에의 문이 아직 열려 있다는 것과, 크툴루의 일부가 돌아가지 못한 채 지구의 바다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척임’이 어떻게 해서 일어난 일인지 알아내고자 했죠. 원인을 알아내면 다시 한번 ‘뒤척임’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위대한 창조신 크툴루가 완전히 깨어나 지상에 강림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심해인과 그들의 교도들이 알아낸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남아 있는 심해인의 사료에 따르면, ‘뒤척임’은 ‘인간의 정신이 크툴루의 꿈에 간섭해 영향을 미친’ 유일한 사건입니다. 어떤 인간의 정신이 크툴루의 꿈에 미약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행사했고, 그것을 떨쳐 내기 위해 크툴루가 무의식적으로 신체를 움직인 사건이 우리가 아는 그 ‘뒤척임’이었던 것이죠. 살아 있는 죽음을 견뎌 내는 신의 정신이 인간의 정신에 개입해 광기를 전염시키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한낱 우주 먼지와도 같은 인간의 정신이 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심해인과 교도들은 뒤척임을 일으키는 조건이 무엇인지 다시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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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뒤척임’을 일으키는 조건
최초로 ‘뒤척임’을 일으킨 자는 인간으로서는 보기 드물 정도로 강한 감정을 지닌 자였습니다. 신의 신경을 거스를 정도로요. 심해인들은 그것이 살의, 증오심, 분노 따위의 음성적인 감정이라는 것을 알아낸 뒤 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 증폭시키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이 방법은 곧 의식이라는 이름으로 교단 내에 정착합니다. 의식의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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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절차》
1. 하나의 제물(사청)을 선택할 것.
2. 제물을 선택할 때에는 반드시 다수의 악의를 받는 자를 고를 것.
3. 제물이 선택될 때에는 반드시 제물 본인이 대량의 피를 진상할 것.
※ 이때 진상하는 피는 제물 자신의 것이 아니어도 좋다.
4. 이렇게 선택된 제물에게는 ‘표식’을 달 것.

5. 제물에게 강렬한 살의를 품고 있는 상대, 사냥꾼(행화)을 선택할 것.

6. 이 사냥꾼에게 제물과 같은 ‘표식’을 달 것.
7. 도시 내에 있는 표식 다섯 군데에 제물의 신선한 피를 내어 뿌릴 것.
8. 사냥꾼의 손으로 제단의 위에서 제물의 숨을 끊을 것.
9. 이 모든 과정은 만 사흘 안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
10. 이 의식을 백 년에 한 번씩 천 년 동안 반복할 것.
... 의식은 여태까지 9번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의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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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표식, 아티팩트 [심해를 다스리는 자의 푸른 과녁]
전면에는 용이 하늘로 오르는 모습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고 판판한 뒷면에는 황룡회黃龍會라는 글자가 음각되어 있는, 폭이 좁고 길쭉한 모양의 옥패. 얕은 수면에서 볼 수 있는 푸른색을 따뜻한 연둣빛이 도는 외곽이 부드럽게 감싸고 있습니다. 그 위로 하얀 무늬가 마치 그물처럼 앉아있는데, 모두에게 지급되는 것이니만큼 양산된 옥을 사용해 투명도가 떨어집니다. 입단식을 치른 황룡회의 정식 조직원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물건입니다.
다만, 오직 사청과 행화가 가지고 있는 두 개만이 특별히 '과녁'으로서 기능합니다. '과녁'은 일종의 주구(呪具)로, 옥 대신 심해인의 살과 피, 그리고 뼈를 갈아 개어낸 것을 구워 만듭니다. 그리고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번, 틀에 찍어 구워내는 과정에서 한 번, 식히는 과정에서 한 번 주문을 외고 제단에 바쳐 크툴루가 꾸는 꿈의 파편을 받아내 심으면 완성됩니다.
'과녁'을 만드는 것은 매 의식의 제사장과 보조사제가 해내야 하는 위대하고 중요한 의무 중 하나입니다. 완성된 '과녁'은 제물과 사냥꾼에게 달리는데, 제물이 올바른 장소에 피를 흘릴 때마다 색이 조금씩 붉어집니다. '과녁'이 고르고 완전한 적색을 띠면 의식은 거의 막바지에 이르게 되며, 제물은 머지않아 제사장의 지휘 아래 크툴루에게 바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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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학라郝曪
본래 물 아래 가라앉아 있던 딥-원, 심해인들의 도시였습니다. 천 년 전, 그들이 창조신으로 모시는 위대한 크툴루의 ‘뒤척임’이 일어난 이래 그 재해와도 같은 힘에 휩쓸려 융기했습니다. 중국과 홍콩 사이에 존재하는 운하 도시로, ‘뒤척임’으로 인해 연결된 르뤼에와 크툴루의 일부를 아래에 두고 있습니다. 본래 심해인의 도시였고 지금도 많은 심해인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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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청과 행화

세간에는 장 대인이 지병으로 죽은 뒤 왕위 쟁탈전에 뛰어든 일파를 사청이 모조리 숙청시키고 승리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상은 왕좌에 올라앉기 위해 장 대인을 암살한 것도 사청입니다. 그래요, 장 대인은 암살당했습니다. 자신이 신뢰하던 부하인 사청에게요. 이후 즉위식을 앞둔 사청은 황룡회의 점술가인 융로파와 풍수지리사인 고랍하의 예언을 통해 ‘행화가 자신을 암살하러 올 것이며, 자신이 진정한 학라의 용이 되기 위해서는 행화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허나 융로파와 고랍하는 대대로 황룡회에 몸담아 온 점술가와 풍수지리사인 동시에 딥원을 자신의 형제로 여기며 크툴루를 위대한 창조신으로 섬기는 교단의 일원입니다. 피와 고기를 조달하는 데 폭력조직만 한 곳이 없다고 여긴 교단이 영리하게 선택한 은신처가 바로 황룡회였던 것이죠. 교단은 매 ‘즉위식’을 의식의 장소로 선택해 왔습니다.
그리고 융로파와 고랍하는 천 년을 완성시키고 크툴루의 ‘뒤척임’을 재현하는 마지막 의식의 집행자로 선택된 제사장과 보조 사제입니다. 그들은 사청을 마지막 제물로 선택했죠. 건강했던 장 대인을 사청이 죽이게 하기 위해, 거짓 예언을 한 것도 그들입니다. 그가 잔인하고 냉혹할수록, 많은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일수록 ‘사냥꾼’을 구하기가 쉬워지니까요. 그리고 그런 그들의 눈에 사청을 죽이고자 하는 당신이 들어오고, 행화 또한 ‘선택당합니다. 한 인간의 죽음과, 어떤 신의 강림과, 세계의 멸망을 위해서요.

이 학라에 떠도는 수많은 욕망 중 끝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쟁취하는 자는 누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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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설명 01 : 학라 郝曪
◆:학라 郝曪
상해 인근에 자리한 운하도시. 화폐로는 위안, 혹은 홍콩 달러를 사용합니다. 땅이 완전히 본 대륙과 붙어 있지 못해 일부가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만, 섬이라고 보기에는 본 대륙과 지나치게 가깝습니다. 강 하구에 자리하여 땅이 비옥하고 일찍이 상공이 발달하였습니다. 전통을 준수하고 옛 문화를 존중해 대부분이 고풍스러운 옛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때문에 현재는 무역과 예술, 미식의 도시로 유명하며 관광 자원이 풍부해 유동 인구가 주거 인구의 500배를 훌쩍 넘습니다. 거주하고 있는 인구는 대부분이 부유층으로, 어중간한 중산층은 몸을 뉘일 방 한 칸 사들이는 것조차 어려워 거의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때문에 부유층과 하층민의 빈부격차가 큰 편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도시지만 심미적인 요인으로 인한 차별이 깔려 있어 하층민은 자연스레 눈에 안 보이는 곳으로 배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로변에서 조금만 곁길로 빠져나가도 금세 빈민가로 빠지기 일쑤며, 알게 모르게 실종되거나 그대로 시체로 발견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곳이 바로 범죄 조직 황룡회의 본거지입니다.
정부보다 조직의 영향력이 더 큰 곳이지만, 관리가 잘되고 있어 척 보기에는 그저 아름답고 조용한 관광 도시로 보입니다. 수로가 잘 발달되어 있고 길이 좁아 차보다 배를 많이 사용하며, 육로의 경우 도보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자전거나 인력거, 드물게 오토바이 등을 이용합니다. 특산품은 강과 바다가 맞닿는 곳에서 채집되는 해산물과 옥. 온난다습한 기후로 겨울에도 그리 춥지 않습니다. 모든 주민들이 겨울에 익숙치 않아 예기치 못한 추위로 수로라도 어는 날에는 모든 교통이 마비되기 일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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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설명 02 : 황룡회 黃龍會
◆:황룡회 黃龍會
학라에 본적을 둔 중국계 폭력 조직. 폐쇄적이고 규율에 엄격합니다. 가족에 버금갈 정도로 구성원들의 사이가 끈끈하고 소속되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옥으로 만들어진 패가 주어지기 때문에 사칭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위조 등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경우 가차 없이 처리합니다.
일상적으로 학라에 머무르는 인원은 이천에서 삼천 정도로, 이 중 정식으로 입단식을 거쳐 옥패를 받고 황룡회라는 이름을 댈 수 있는 자는 절반가량입니다. 학라 외부에서 활동하는 인원은 회 측에서도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으며, 잡일을 보는 비전투원까지 셈하면 훨씬 더 많아집니다.
‘황룡회’라는 이름답게 상징은 용. 고위 간부들은 대부분 장신구나 의복의 무늬 등에 꼭 용을 넣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두머리는 산주山主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그들의 뿌리가 영산瑛山이라 불리는 상서로운 산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부르는 호칭입니다. 산주는 화교의 수장을 겸하며 대외적으로는 ‘대인’이라고 불립니다. 수명이 짧은 다른 조직에 비해 1대가 거의 백 년 가까이 지속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중국계 마피아 중 가장 큰 조직으로, 주된 수입원으로는 인신매매와 마약, 무기, 밀반입하는 골동품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 9대 산주 장 대인이 숨을 거두고 그 자리를 사청이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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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설명 03-1 : 융로파 狨勞巴
◆:① 융로파 狨勞巴
대대로 황룡회에 봉사해 온 늙은 여성 점술가. 반백의 머리는 깔끔하게 빗어 넘겼고, 당당한 어깨 위로는 하얀 남성용 창파오를 걸쳐 언뜻보기에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쉬이 가늠이 가지 않습니다. 자세가 곧고 키가 큰 편으로, 여기에 각진 턱, 완고해 보이는 얼굴이 더해지면 만만치 않다는 인상을 짙게 풍깁니다. 권위적인 원칙, 능력주의자.
주로 사청에게 점술을 토대로 한 조언을 합니다. 실질적인 위치는 서양 마피아조직의 콘실리에리(고문, 참모)와 흡사하며, 그보다 더 종교적이고 문화, 감정적으로 존경받는 위치에 자리합니다.
※ 대대로 심해인과 함께 창조신 크툴루를 받들어 온 고위 사제입니다. 이번 “의식”을 주관하는 제사장으로, 두 사람을 단순한 제물로 보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적대적이지는 않지만, 협조적이지도 않습니다.
배경 설명 03-2 : 고랍하 高拉蝦
◆:② 고랍하 高拉蝦
대대로 황룡회에 봉사해 온 젊은 남성 풍수지리사. 검은 머리카락을 길게 땋아 내리고, 마찬가지로 검은 남성용 창파오를 입고 있습니다. 홑꺼풀 아래로 기름하게 뻗은 눈매는 늘 웃고 있어 실처럼 가늘게 보이며, 키는 융로파보다 한 뼘 정도 작습니다. 언변이 좋은 재간꾼이라 얼핏 당신에게도 호의적으로 보이며, 부탁이나 편의를 잘 봐주는 편이므로 필요한 것이 있을 때 활용하시기 좋습니다. 랍하의 조직 내 위치 또한 로파와 같습니다.
※ 대대로 심해인과 함께 창조신 크툴루를 받들어 온 사제입니다. 융로파를 도와 이번 ‘의식’을 보조하는 사제로, 소위 흔히들 말하는 광신도입니다. 행화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크툴루를 불러올 제물에게 가지는 종류의 감정으로, 절대로 ‘행화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는 조언해 주지 않습니다.
배경 설명 03-3 : 만독 鰻毒
◆:③ 만독 鰻毒
장 대인 시절부터 황룡회에 몸을 담아온 고참 조직원. 완고하고 무뚝뚝한데다, 말수가 적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 없지만 속정이 깊고 제 사람을 잘 챙겨 조직 내에서 평판이 좋습니다. 짙은 색의 피부와 짧은 흑발, 흑안을 가졌으며 덩치가 크고 온몸이 흉터투성이입니다. 갓 왕좌를 쟁취한 사청이 정식으로 대인의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보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시나리오 내에서는 사청이 없을 때 행화를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 만독은 심해인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자신이 충성을 바쳤던 장 대인을 사청이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이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융로파와 고랍하의 계획에 협조했습니다. (일부 조직원이 이에 동조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좋은 사람인지라 이러한 상황에 처한 행화를 조금 딱하게 여기고 있으며, 비교적 친절한 태도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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蛇青

(사청의 배경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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杏花

(행화의 배경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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