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 l 락
베가 호그 l 에아 마시멜로
▼
내일은 당신의 결혼식 날입니다. 사랑이라고는 없는 정략 결혼식.
가문의 위상을 위해 결정된 그 결혼식 전날, 당신이 가장 친애하는 베가가 손을 붙잡고 간곡히 부탁합니다.
결혼하지 마세요. 결혼하지 마세요, ... 제발.
그리고 결혼식 당일, 당신의 정략결혼 대상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게 아닌가요.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베가라는 이야기 또한.
▼▼▼ Chat Log ▼▼▼
.
나를 떠나지 마, 유령이든 뭐든 상관없어, 나를 미친 사람으로 만들어도 좋아! 떠나지만 않는다면! 네가 없는 이 나락에 나를 버려두고 떠나지만 않는다면! 얼굴조차 모르고 이름과 상대 집안의 명성만 익히 들어 알 뿐인... 마음이 있을리 없는 정략 결혼. 이 지진한 시대의 결혼은 대체로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죠. 고작 가문의 명성. 그걸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팔아서… 그러나, 어떻게 생각하든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저녁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전혀 기쁘지 않은 일에, 당신만을 제외하고 모두가 기뻐하다니. 문간에서부터 당신을 응시하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정략 결혼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부터 묘하게 어두운 낯이던 베가입니다. 봐요. 지금조차. 아주 조금도 기쁘지 않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잖아요. 베가 호그:... ... . (조용히 다가와선 익숙하게 머리를 땋아 올리고, 옷 매무새를 정돈해준다.) 에아 마시멜로:(화장대 거울에 비친 네 낯빛을 가만 보다가 가벼운 숨을 내쉬고는 웃는 낯으로 살짝 돌아본다.) 어째 말이 없네? 표정은 왜 또 그렇고. 베가 호그:아... (그런 말에도 들으란 듯 한숨을 쉬고는 곧 미소를 지었다.) 제가 그런 표정이었나요? 하지만 아가씨도 아시잖아요. 별로... 좋은 일도 아니고.
에아 마시멜로:완전. 이렇~게 되어가지고.(두 손가락으로 제 입꼬리 끝을 끌어내리는가하면, 금세 웃으며 네 뺨을 쓸어주겠다는 듯 팔을 네게로 뻗었다.) 오, 너무 걱정하지마, 베가. 어쩌면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 하나뿐인 결혼식인데, 축하해주지 않으려나~친구인데.
베가 호그:(뻗은 손이 제 뺨을 감싸고 쓸어내려도 표정은 더 침통하기만 할 뿐이었다. 네 손목을 잡아 천천히 내려주고는, 시선을 내리깐 채로 중얼거린다.) ... .... ... 친구니까. 그러니 축하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아가씨. ... 솔직한 심정으로는... 결혼을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은 걸요.
에아 마시멜로:(이걸 어쩐다. 네 말에 꽤나 곤란한 눈치였다. 어찌되었든 저는 아직 이 집안의 밑바닥이니, 나중을 위해서라면 이것 또한 참아내야하는 일이기에.) 그런 말은 하지 마. 그렇다고...지금 이 시점에서 파혼을 할 수는 없잖아.
혹시 모르지. 상대가 이런 내 인생을 구제해줄 왕자님일 수도 있고?(조금은 장난스러운 투이다.)
베가 호그:... (곤란한 네 입장은 사무치도록 알고 있다. 그러니 장난에 맞받아치는 낯으로) ~... 그러지 않으면 안 되죠, 제가 아가씨를 어떻게 키웠는데? ...... 알고 있어요. 그럴 수 없다는 건.
(고개를 들으니, 평소와 같은 모습이다.) 자, 가실까요~ 이러다 파티에 늦겠어요.
에아 마시멜로:네가 날 키웠다고?(눈썹 하나를 찡그리곤 얄궂게 웃었다. 모처럼이니 반쯤은 그렇다고 쳐줄까. 자리에서 일어나 네 옆에 선다.) 그럴까, 어른들을 기다리게 했다간 또 무슨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니.
베가 호그:... ... . (대답은 없었다. 시선을 피하는 채로, 익숙하게 에스코트를 할 뿐.) 파티의 준비가 끝나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홀로 내려갑니다. 정말이지... 벌써부터 피곤해지는 것 같아요. 저택의 홀과 거대한 앞 정원에는 사람들이 모여 웃으며 당신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숨통이 트일 만한 구석을 선사할지도 모르겠네요. 몇몇 귀족들이 왁자하게 무어라 무어라 떠들어대다 당신을 발견하고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넵니다. 귀족: 오랜만이네, 마시멜로 양! 어렸을 때부터 영특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린튼 가와 결혼을 하다니, 이건 참 경사로군ㅡ ... 그 집안은 예로부터 아주 유명하지 않았나.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말이야. 허허 남은 건 만사형통이겠어!
흠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분을 본 기억은 없습니다. 뭐, 잘 나가는 것 같으니 일부러 친하게 구는 거겠지만요. 그런 이들에겐 이골이 났습니다. 에아 마시멜로:어머, 이리 축복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 밤은 즐겁게 보내주시길 바랄게요. (어쩜, 한시라도 내버려두질 않네.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미소를 지으며 형식적인 인사를 건넨다.)
귀족: 그렇지, 이 축복의 날에 즐겁지 않으면 쓰나! 그래서 말인데~... 그와 형식적인 대화를 이어가다, 문득 가까운 곳에 초대된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은데... 듣기 판정. 에아 마시멜로:듣기기준치: | 60/30/12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귀족 A: ... .... 그러고보니 린튼 가에서 근래에 실종자들이 늘어났다며? 귀족 B: 결혼식 날짜가 발표된 이후에 계속 그렇다더라고. 무슨 마가 껴서, 이 경사스러울 때에… 귀족 A: 그래도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지. 그도 그럴게 결혼이잖나. 그런 이야기에 끼어들기도 전에, 당신을 알아본 다른 사람들이 웃으며 다가옵니다. 정말 끝이 없군요. 슬슬 조용한 곳에라도 가고 싶지만... 역시 결혼식의 주인공인 당신을 놔줄 생각인 이는 단 한 명도 없나봅니다. 옆에 있던 베가가 몸을 숙이고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베가 호그:... 피곤하시죠, 잠시 산책이라도 하실래요? 에아 마시멜로:...(속삭임에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허락을 받은 베가는, 다가오는 이들에게 적당히 둘러댑니다. 저 먼 발치에 있는 결혼 대상의 집안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린튼 가. ... 문득 당신은 린튼 가에 관한 소문을 떠올립니다. 가장 명예로운 집안! 왕족과도 줄이 이어져있다 했던가요. 그러나 이상하게도 저들에 대해 대외적으로 알려진 정보는 크게 많지 않다고 합니다. 가문 구성원조차 전부 공개하지 않으니 말 다했죠. 다만 조금 ■인들이 많다 했던가? 불미스러운 소문 또한 그 정도입니다. 곁에 선 베가가 린튼 가를 보자마자 적대감을 드러내는 게 아니겠어요. 그 린튼 가의 친척이 다가와 웃으며 잔을 건네는 순간에도요. ... 이상한 일이죠. 그가 이런 일에 이렇게까지 감정을 드러내다니. 린튼 가의 친척: 인사하러 왔네, 마시멜로 양. 이제 사돈이니 말이야. 에아 마시멜로:그간 잘 지내셨나요? 린튼 경. 이리 찾아와주시니 영광이에요.(베가에게 신경이 쓰이는 것을 잠시 누른 채 웃으며 맞이한다.) 린튼 가의 친척: (잔을 부딪치며 쨍ㅡ) 영광이라니, 이제 곧 마시멜로 양도 우리 가문 사람 아닌가. ... 참. 마침 가문 사람들도 저기 있으니 이참에 더 얘기를 나누기로 하지.
친척은 린튼 집안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가리키고, 따라오라는 듯 향합니다. 그제야 베가를 힐끗 바라보면 멀어지는 친척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베가 호그:... 굳이.. 저들에게 인사하지 마세요, 그냥 나갈까요. 베가의 태도는... 마치 린튼 가 사람들과는 말조차 섞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에아 마시멜로:베가, 그렇게 대하면 예의가 아니지. 아무리 떨떠름해도 결국은 곧 나와 이어질 가문의 사람들이야. 무언갈 알고 있는게 아니라면..아니, 무언갈 알고 있어도 당장은 아니야. 베가 호그:... ... (네 말에 다시금 감정을 다스리려는 듯, 꾹 눈을 감고 천천히 끄덕인다.) 그렇겠죠, 죄송해요. 아무래도 조금... 이상해졌었나봐요.아가씨의 이름에 먹칠을 할 수는 없으니까, 먼저 정원으로 가 있을게요.
그래요. 린튼 가 사람들에게 인사도 안하는 건 예의가 아니죠. 아버님 될 분도 저기 계시고, 린튼 가의 유명세를 생각하면… 잘 보여야하지 않겠어요. 이 모든 건 가문을 위한 일인데. 베가가 꾸벅 인사한 뒤 정원 방향으로 사라지면, 혼자 남습니다. 그렇게 린튼 가문 사람들이 모인 쪽으로 다가가면 그들은 반갑게 당신을 맞이합니다. 린튼 가 L: 이게 누구야, 우리 새가족 될 사람 아니니. 린튼 가 R: 만나서 정말 반갑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총명하고 영특하게 생겼군. 에아 마시멜로:(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리 찾아주어 감사합니다. 오, 정말 듣던대로 멋진 분들이신걸요.(입발린소리.......) 입발린 소리와 함께 인사를 나누며 린튼 가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눈동자가 흐립니다. 어째서인가 눈밑이 거뭇하고 대다수 낯빛이 창백하네요. 마치 햇빛을 오래 보지 않은 사람처럼. ... 혹은 잠을 오래 자지 못한 사람들처럼. 린튼 가 L: 그런 마시멜로 양도~... (한참 칭찬하고, 가문 사람들도 소개시켜 준다.) ... 어머, 하퍼! 이리 오렴. 곧 배우자 될 사람과 인사해야지?
얼추 인사하고 나면 그들은 당신의 배우자 될 사람을 부릅니다. 하퍼, 하퍼 린튼! 린튼 가 L: 호호... 곧 부부 될 사람끼리 춤도 춰야지 않겠어. 그렇게 나타난, 처음 마주하는 결혼 대상자는 썩 말끔하고 멀쩡한 생김새입니다. 하퍼 린튼: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마시멜로 양. 이렇게 보니 더욱 아름다우시군요. 에아 마시멜로:(이 사람이..) 오, 여기서 처음 뵙는군요. 혹시나 식 전까지 보지 못할까 조금 걱정하던 참이었는데 다행이네요.(웃으며 짧은 농을 건넨다.) 하퍼 린튼:(농에 미소를 지으며) 긴장되네요. 제가 당신의 마음에 들었을까요? 에아 마시멜로:후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전 당신이 마음에 드는걸요?(집안의 명성이.) 이런 곳에 서 계시는 것보단 모두들 안으로 들어가는게 좋겠군요. 파티가 더 늦어지기 전에요.
하퍼 린튼:그거 다행이군요. ... 아. 물론 그럴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청하려는 듯 손을 내민다.)
모처럼 파티인데... 저와 춤 한 곡, 추시지 않겠습니까? 이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에아 마시멜로:흐음,(조심히 린튼 가의 사람을 훑어보다 정원에 먼저 가있을 베가를 떠올렸다. 괜찮으려나. 한 곡 쯤은.
흔쾌히 하퍼의 손에 제 손을 얹었다.)
좋아요. 이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하퍼 린튼:... 그럼 이쪽으로. (맞잡은 손을 이끌어 음악이 흐르는 홀 가운데로 향한다.) 당신은 모든 이들의 주목 속에서 배우자 될 사람과 춤을 춥니다. 미끄러지듯, 물 흐르듯 부드러운 몸짓은 그가 오랫동안 교양을 배워온 사람임을 증명합니다.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소리. 모두가 이 순간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하퍼 린튼의 어깨 너머 정원으로 통하는 입구에서 고요하게 당신을 응시하는 베가의 얼굴은… 무슨 표정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입매가 굳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원하지 않음을, 이런 광경을 바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을. 그 자리에 못박힌 채 당신과 하퍼 린튼을 빤히 응시하고 있습니다. 하퍼 린튼:... 당신의 하인. 굉장히 당신을 아끼는 것 같군요. 하퍼 린튼:하지만 관리는 해두셔야겠습니다. 저것이 어떠한 감정이던 간에 저희 쪽은 썩 달갑지 못하니까. 그렇게 드러내는 웃음은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꽤 어렸을 적부터 함께 해 걱정이 많아 저러는 것이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하퍼 린튼:친구라는 위치는 꽤나 좋은 핑곗거리죠. ... 허나 그렇게 말씀하시니, 알겠습니다. 당장은 지켜보지요.
하퍼 린튼:마침 춤도 끝났으니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결혼식을 고대하고 있죠, 마시멜로 양. 정중히 인사한 미래의 배우자는 곧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당장 내일 부부가 될 사이인데 더 함께해주지도 않는다니... 썩 기분이 좋진 않네요. 슬슬 정원으로 갈까요. 베가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에아 마시멜로:(마무리 인사와 짧은 한 마디 후에 바로 가다니, 뭐, 겨우 비즈니스일 뿐이라 이건가. 오히려 저를 내버려두니 좋은 셈이다. 베가가 있을 곳으로 간다.)
당신또한 그를 내버려두고, 홀을 빠져나옵니다.
정원으로 나오는 당신을 보니, 어딘가 베가는 풀어진 기색입니다. 곁에 당신이 있음이 기쁜 모양입니다. 다만 저렇게 표정으로 드러나서야. 저 애정의 크기가 작지 않다는 사실은, 당신도 알고 있을 테니까. 이런 식의 관계는 두 사람에게 좋은 결말을 내놓지 못할 겁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해 별이 쏟아질 듯 무수히 많습니다. 마침 홀에서 들려오는 음악도 바뀌는 것 같네요. 달빛을 등지고, 문득 베가가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밉니다. 베가 호그:이런 것도 오랜만이네요~... 그러니 춤을 신청해도 될까요? 아가씨. 애써 평소와 같음을 가장했으나, 목소리는 깊이 잠겨있었습니다. 그래, 손을 잡아주는 게 어때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에아 마시멜로:...졸업하고서 처음인가?(자연스레 내미는 손에 제 손을 얹는다. 네 손을 내가 마다할 린 없으니.) 베가 호그:졸업... (맞잡은 손을 부드럽게 쥐곤, 곡조에 맞춰 가벼이 걸음을 옮긴다.) 얼마 안되었는데도, 왠지 아주 예전의 일인것만 같아요. (시선을 맞추고 한껏 장난스럽게) 그동안 춤 실력은 많이 좋아지셨으려나요. 에아 마시멜로:그러네. 시간이 참 빠르지?(멀게 느껴지던 음악소리가 사뿐히 내딛는 발소리와 함께 어우러진다.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맞추고, 마치 그 때로 돌아간 듯한 웃음을 짓는다.) 그건 내가 할 소리네. 한동안 추지 않아서 퇴화하지 않았으려나?
베가 호그:정말, 빠르네요...... (속삭이는 소리. 자연히 춤도 느려져 간다. 맞닿은 네 미소에 마치 그 때로 돌아간 것만 같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픽 웃었다.) 퇴화라니 저, 기억력은 여전하다고요? 그땐 아가씨 구두를 피해다니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에아 마시멜로:언젯적 얘기를 하는거야, 너...지금은 그때랑은 전혀 다른 실력이라고. 내가 어떻게 쌓은 교양인데?(작게 웃음소리를 내었다. 혹 누군가 밖에 있을까, 창을 통해 들리지는 않을까, 퍽 조심스러운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너와 있으니 홀에 있을 때와는 다른 편한 얼굴이었다.) 베가 호그:... 많이 노력하긴 하셨죠. (그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모습. 그렇지만 최근에는, 자주 보지 못했던 얼굴.) 이제 정말... (문득 든 복잡한 감정을 숨기려 고개를 돌렸다.) 없어도 될 것 같아요.
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목덜미에 희미한 자국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에아 마시멜로:잠깐, 너...(문득 시야에 띈 흔적에 발을 멈추고 네 목 근처에 손을 가져다댄다.) 이거 뭐야? 베가 호그:아... (춤이 멈추고, 네 행동에 몇 걸음 물러나 옷깃으로 자국을 감춘다.) 그냥.. 별 것 아니에요. 에아 마시멜로:뭔데, 말하기엔 좀 그런 거? 나한테 뭘 숨기는 거야, 우리 사이에?(네가 물러난 만큼 다가간다.) 베가 호그:... ... (되려 다가오니 한숨을 쉬고 항복 자세를 취한다.) 숨기는 것도 아니고, 실수로 다친 것 뿐이에요. 에아 마시멜로:다쳐? 목을? 어쩌다가. 그런데 왜 말 안 했어?(되려 혼내는 눈빛이다.) 베가 호그:... 민망해서요~ 그렇게 큰 상처도 아니었고... (혼나는 기분이다.) 아가씨나 잘 하세요. (?) 에아 마시멜로:난 원래도 잘 하고 있거든?(???) 큰 상처든 아니든! 어쨌든 다친 건 다친 거잖아. 뭐 이런 걸로 민망해하기는. 베가 호그:네~ 네. 잘 하고 계시죠. (조금 반항적으로 투닥대더니 이내 안심하라는 표정을 짓는다.) ... 그래도 금방 나을 상처니까,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저 튼튼한 거 아시잖아요. 에아 마시멜로:그거야 그렇긴 한데...(최근 네가 보여준 행동들 때문이었을까, 잠시 의심스런 눈초리를 하다 얕게 숨을 뱉어낸다.) 그래. 더 묻진 않을게. 오늘 지나면 이제 이만큼 신경 써줄 수도 잘 없을테니 더 그랬나봐. 베가 호그:그렇죠...... (오늘이 지나면, 그 생각에 조용히 시선을 올려 하늘을 본다. 어둑해진 밤.) 아. 벌써 시간이... 늦었네요, 이만 들어갈까요.
에아 마시멜로:...그럴까.(짧은 침묵 속에 무심히 보다가, 다시금 미소를 머금는다.) 아~앞으로는 계속, 계~속 피곤해지겠네. 결혼하면 개인적인 시간도 없어진다던데, 나도 그렇게 되는 거 아닌가 몰라.
베가 호그:(그말에 짧게 웃더니) 벌써 피곤해지시면~... 큰일이네요. 결혼하고 나선 어쩌시려고. 에아 마시멜로:글쎄~...그럼 그때는 도망이나 갈까?(가벼운 톤으로 대꾸했다.) 그말에 우뚝 멈춰, 베가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 밤이 지나면... 당신은 결혼식을 치루겠죠. 에아 마시멜로:...하하, 농담이야~들어가자.(여전한 낯으로 먼저 앞서간다.) 그 사실은 당신도, 이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도, 그리고 당연히 베가도, 베가 호그:늦어요. 그럼... (중얼거리더니 앞서가는 네게 손을 뻗었다.) 왜 그런 표정인지. 어째서 서글픈 기분이 드는지... 붙잡은 채 결국 고개를 푹 숙이고 표정을 감춘 그가 입술을 달싹입니다. 결혼하지 마세요.
아가씨, 결혼하지 마세요. ... 제발.
왜, ...왜 자꾸 그러는 건지 모르겠어. 너, 내가 하는 일에 이렇게 반대한 적은... ...이제까지 없었잖아.
뭐가 그렇게 널 불안하게 만드는 거야?...응?(널 마주 보고선 양손을 들어 네 뺨을 쓰다듬었다.)
쓰다듬는 손길과, 당신의 말에도 베가는 요지부동입니다. 제 곁에 있어 주세요, 아가씨.
정말이지 이토록 절박한 목소리가 있던가? 계속해서 읊조립니다. 매달림 끝에 베가는 그저 조용히 몇 걸음 떨어집니다. 베가 호그:... 죄송해요. 방금 말은 잊어주세요. 그 한 마디와 함께 먼저 등을 돌려 사라지는 게 아닌가요. 멀어지는 뒷모습이 묘한 기분을 안깁니다. 왜……. 에아 마시멜로:...이상하네.(짧게 중얼거리곤 혼자 들어가기로 한다.) 홀로 방에 돌아와, 심란함을 안은 밤을 지냅니다. 그 곁에 있어줄 이는 베가가 아니죠. 무슨 일이 일어난대도. 결혼식 당일. 일찍부터 모든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을 향유로 씻기고 몸단장을 해주는 사용인들 사이... 이상하게도 베가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코빼기조차. 가족들은 연달아 당신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한다 말하고, 인사를 합니다. 축하. 축하라. 그래, 축하 받을 일일까요. 이것이. 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이미 정했지만, 다만 걸리는 게 있다면... 여전히 베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전날 밤 그런 말을 했대도... 원래 그라면 뻔뻔한 태도로 당신과 인사했을텐데. 그런데 도착한 식장, 그러니까 린튼이 소유한 대저택의 분위기가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묘하게 풍기는 기묘한 서늘함. 어디선가 나는 미미한 시큼한 냄새에 기시감이 듭니다. 조용히 발을 들여 내부를 살펴보면 홀 쪽이 소란스러움을 깨닫습니다. 에아 마시멜로:듣기기준치: | 60/30/12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나가는 사용인들이 경찰이 왔어! 라고 연신 속삭이는 걸 듣습니다. 그 소란스러운 장소로 다가가면... 린튼 가의 부인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마주한 당신의 예비 배우자. 하퍼의 시체입니다. 에아 마시멜로:SAN Roll기준치: | 80/40/16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래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에, 조금 충격 받습니다. 당신은 경찰들이 분주하게 현장을 검거하는 가운데, 한 경찰에게 말을 걸 수 있습니다. 에아 마시멜로:(예상치 못한 일에 불안감이 먼저 앞선다. 아니, 아니겠지. 눈에 들어오는 경찰에게 다가갔다.) 저, ...이게 무슨 일이죠? 말을 걸면, 경찰은 당신을 알아차리고 동정의 시선을 건넵니다. 그리고 경찰모를 살짝 들어올리며 힘이 들어간 문장을 내뱉습니다. 경찰: ... 전체적인 상황 파악은 아직 되지 않았으나, 아마도 하퍼 씨의 사인은 총살입니다. 두 시간 전. 부엌에서 일하던 사용인들이 총 소리를 듣고 뛰어왔을 때 이미 목숨이 끊어진 상태였다더군요.
이건 빼도 박도 못한 살인 사건이네요. ... 경사로워야 할 결혼식 날, 이런 일을 겪게 됨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경찰의 말을 들은 당신은... 이제 살인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비록 주변에 다른 경찰과 린튼 가의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갑자기 배우자를 잃은 새 가족이 충격에 점철된 낯으로 현장을 살핀다 한들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겠죠. 현장은 1층 응접실로, 카펫 위에는 쓰러진 하퍼 린튼의 시체가 있습니다.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린튼의 시체, 카펫, 열려있는 창문과 장식장 정도입니다. 에아 마시멜로:...(아, 아무리 그렇다해도 이런 건 그다지 바라지 않았는데. 슬픈 척이라도 해야하나. 가라앉은 눈으로 입가를 가린채 천천히 린튼의 시체를 살핀다.) 당신은 입가를 가린 채, 린튼의 시체를 살펴봅니다. 시신은 총살 당한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채입니다. 눈도 채 감지 못했습니다. 확실히 죽이려는 셈이었던 듯 머리 쪽에서 피가 흐릅니다. 정확히 머리를 쏜 모양이죠.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체.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 쥐고 있는 것을 빼보려면, 은밀 행동 판정. 에아 마시멜로:(눈으로 훑어보다 조심스레 린튼의 손을 제 손으로 감싸곤 펴본다..) 은밀행동기준치: | 65/32/13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조심스럽게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빼서 확인하면 찢어진 쪽지입니다. 펼쳐보니 거미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마주합니다. 에아 마시멜로:(쪽지에 든 것을 확인하고선 재빨리 손 안에 구겨 쥐었다. 주변의 카펫을 본다.) 재빨리 쪽지를 구겨서 챙기곤, 카펫을 봅니다. 카펫은 핏자국으로 너덜합니다. 그 위에는 여러 사람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습니다. 관리도 어려울 것이 피로 적셔지다니 사용인 입장에서도 난감한 일이군요. 에아 마시멜로: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6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매그넘 계열. 리볼버에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뭐, 딱 봐도 이것이 불쌍한 피해자를 죽인 무기겠죠. 에아 마시멜로:(탄피를 주워 살펴볼 수 있나?) 탄피를 주워서 면밀히 살펴보지만... 특별히 그외의 정보는 얻지 못합니다. 에아 마시멜로:(ok...자리에서 일어나 열린 창문 쪽으로 향한다.) You're Welcome... 열린 창문 근처에는 마침 경찰이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살피면, 창가에 신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에아 마시멜로:...(주변에 경찰이 있으니...슬픈 낯으로 창밖을 본다..뭔가 보이는게 있을까) 슬픈 낯으로 창가를 보면... 풀숲이 보입니다. 에아 마시멜로:(여기로 나갔다 들어온 걸까, 다른 때라면 탄피 정돈 꽤 먼 곳에 버려둘 터인데, 일부러 두고간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네. 이미 속으로 범인이 그라 단정지으며 장식장으로 향한다.) 이미 마음속으로 범인을 단정지으며, 당신은 장식장 앞에 갑니다. 열린 틈 앞에 존재하는 것은 린튼 가의 가족 사진들이 모인 액자입니다만… 뭘까요? 유독 큰 액자 안 사진이 빠져 있습니다. 누군가 억지로 빼간 느낌입니다. 적당히 둘러보고 나니 경찰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이 망한 결혼식날, 서둘러 당신을 귀가시키기 위해 하인들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그 집의 고용인이라 들었습니다. 당신과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사용인들이 말하더군요.
에아 마시멜로:...그렇습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경찰: 듣자하니 그는, 종일 보이지 않았다면서요? 이 결혼식부터 대놓고 불만스럽게 여겼다고 하고. 에아 마시멜로:그는 그저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분의 아내가 되는게 걱정이 되었던 것 뿐이에요. 불만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혹시 경찰 측에서 이 일을 그가 벌였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경찰: 아아. 물론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정원사가 1층 응접실을 빠져나가는 인영을 목격했다길래 인상착의를 물으니... 그와 비슷하다 증언해서 말입니다.
...... 혹 오늘 그가 이 시각에 어디에 있었는지 아십니까?
에아 마시멜로:(하아, 어쩐다. 원체 이렇게 덤벙거리던 애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건지.) 글쎄요, 제가 집을 나서기 전까진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더군다나 제가 원치 않는 일을 그가 행했을 리 없죠. 그는 제 종이고, 제 말을 아주 잘 들으니까요.
경찰: 그렇군요. 집을 나가기 전까진 있었다... ... 알겠습니다. 우선 당사자를 기다려 보죠.
경찰은 심히 미심쩍은 표정으로 일단은 수긍하고 돌아섭니다. 아무래도 당신의 집까지 함께할 예정인 모양이네요. 베가를 찾기 위함이 분명합니다. 하아, 찜찜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이 결혼은 이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살인 현장에 오늘의 주인공이 더 머무를 이유는 없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이 바닥으로 추락함에 모든 이들이 슬퍼합니다. 하퍼 린튼의 부모님 되는 사람들이 망연히 앉아있다 당신을 응시하는 게 느껴집니다. 무어라 위로의 한 마디라도 전하는 게 좋을까요? 에아 마시멜로:...(이렇게 된 마당에 그냥 무시하고 돌아갈까 했지만, 그래. 앞으로 또 보게 될 지도 모르니 그들의 앞으로 다가간다.) 저...린튼 경, 좋아야 할 날에 이렇게 된 일에 제가 무슨 말을 드려야할지... 하퍼 린튼의 부모: ... .... ... . 하지만 그들은 기껏 예의를 차려 건넨 당신의 말에도, 빤히 바라보기만 할 뿐 입을 열지 않습니다. 어쩐지 그 태도가 다소 기형적으로 느껴질 지경입니다. 이만 자리를 뜨고자 린튼 가의 저택을 나서면, 어디선가 강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선이 느껴지는 장소는... 저택 한구석에 있는 풀숲 속. 에아 마시멜로: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하얗고 벌레처럼 생긴 무언가가 당신을 응시하다 사라짐을 발견합니다. 돌아오니 벌써 저녁 즈음입니다. 집안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그것도 심지어 결혼 대상이. 어떻든, 지금 이 상황에서 베가가 의심받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비록 그라도 단정을 짓는다 해도, 그렇게 부주의한 성격이었나? 그러니 약간의 기시감이 들지도 모를 일입니다. 방에 들어가 쉬고 있으니, 창밖에서 베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인이나 경찰 등이 뛰어나와 도대체 여태까지 어디 있었냐며 소란을 떨고 있습니다. 베가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심부름을 다녀왔노라 답하는게 시야에 잡힙니다. 에아 마시멜로: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가 어딘가... 피곤해보인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창문 너머로 베가와 눈이 마주친 것 같습니다. 당신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띠었던가요. 속을 알 수 없는 저 분위기……. 1층으로 내려가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베가의 모습이 보입니다. 시내에 주문 받은 물건을 사러 나갔고, 그 위치는 린튼 가 저택과 정반대에 있다고 합니다. 베가가 물건을 산 영수증과 구매한 상인까지 증인으로 내세우자... 의심스러운 낯을 하고 입구를 지키던 경찰 몇이 결국 수긍하곤 철수합니다. 그런걸까? 결국은 베가가 죽인 게 아니었던 걸까요. 하긴 그라도 해도. 단지 당신이 결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저 당신만 물끄러미 바라보는 베가의 표정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태평하게 웃음지을 뿐입니다. 평상시 짓던 그 표정. 방으로 돌아오면 마침내 베가와 에아, 둘만 남습니다. 베가 호그:죄송해요. 잠시 심부름을 다녀오느라~... 괜한 오해를 받았네요. 오늘은 어떠셨나요? 아가씨. 결혼식이 그렇게 된 건 유감이지만요.
에아 마시멜로:심리학기준치: | 50/25/10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가 결혼 상대의 죽음에 대해 전혀, 하나도 안타까워하지 않음을. 마치 이 모든 게 당연하다는 듯이.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이. 에아 마시멜로:글쎄, 어떻고 말고 할 건 없었어. 정말..가자마자 그랬으니까.(침대에 걸터앉곤 턱을 괴었다) 너는 어때? 그토록 반대했잖아. 바로 몇 시간 전 까지도.
베가 호그:다행이다, 하긴 아가씨가 그걸로 충격을 받았다면~... 오히려 당황했겠지만요.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기울이곤 안색을 확인한다.) 저야 뭐... 그러게요. 그야 반대하던 입장이지만, 마냥 좋아할 수도 없겠죠. 에아 마시멜로:뭐, 조금 놀라긴 했어. 그다지 예상한 일은 아니었으니까.(가까이 온 너와 시선을 마주한다. 담담한 표정.) 정말? 왜? 꽤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베가 호그:... (시선을 마주하자 빙그레 웃는다.) ... 아무리 그래도 죽음까지 바라진 않는다고요? 에아 마시멜로:죽음까지...라.(네가 웃자 시선을 빙글 돌려 그대로 침대에 엎어져 누워버리고는) 하긴 너치고는 굉장히 허술했지. 그 현장. 생각보다 미움을 많이 샀던 모양이지. ...그런데 넌 아침부터 내내 심부름 다녀온 거 맞아?
베가 호그:그랬었나요? 현장이... (침대에 엎어지듯 누워버린 널 보고 슬금 끄트머리에 앉는다.) ... 아하하, 그랬다니까요. 정말로. 절 못 믿으시는 거예요? 에아 마시멜로:창문도 열려있었고, 발자국에, 탄피까지...좀 이상하긴 했지만 솔직히 네가 오기 전까진 너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긴 했어.(고개를 들어 널 올려다보고) 그런 거 아냐. 이젠..딱히 상관은 없기도 하고. 심부름치고는 참 늦었다 싶어서. 베가 호그:(올려다보는 눈빛에 속삭이듯) 조금... 먼 곳이어서요. 빨리 돌아오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었어요. ... 피곤하시겠죠. 주무시기 전에 차라도 타올게요.
베가는 수면에 좋은 차를 타오겠다며 방을 나갑니다. 모든 의문이 풀린 것은 아니지만... 뭐, 딱히 상관없겠죠. 어차피 다시 오겠지만 저 삐죽 튀어나온 신문이 신경 쓰입니다. 에아 마시멜로:...?(몸을 일으켜 신문 끄트머리를 잡곤 빼낸다.) 신문 끄트머리를 잡고 빼내서 보면, 1면부터 린튼 가와 당신 집안의 결혼 소식으로 떠들썩합니다. 이제 내일 신문에는 하퍼 린튼의 부고 사실이 실리겠죠. 에아 마시멜로:자료조사기준치: | 70/35/14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페이지 끄트머리에 사망, 실종자 명단이 적혀있음을 알아차립니다. 그 명단을 보니... 어딘가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요. 조금 뒤에 베가가 찻잔이 올려진 쟁반을 들고 돌아옵니다. 에아 마시멜로:아아, 응. 괜찮아.(보던 신문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베가 호그:(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로 차를 따라 건넨다.) 무엇보다 숙면은 중요하니까요. 아무리 아가씨라고 해도, 그런 걸 목격하고 편히 잠들지는 못할수도 있으니까. 에아 마시멜로:뭘, 그 정도까진 아냐. 하지만 고마워.(잔을 받고는 한 모금 마시고서) ...이제야 좀 이곳에서 올라갈 수 있으려나 했는데, 아쉽긴 하네. 베가 호그:(그런 모습을 얌전히 바라보다가) 올라가는 거라면... 다른 방법도 있겠죠. 아가씨가 이정도로 포기하진 않으실테니. 기왕이면 다음은...... 아가씨를 마음 깊이 사랑해줄 상대면 좋겠네요.
에아 마시멜로:하하하, 글쎄...그런 사람이 있기야 할까? 있다고 해도, 이런 날 감당해줄진 잘 모르겠네. 나는 내가 제일 최우선이니까.(그리고선 또 한 모금.) 남에게 기대서 가는 방법은 틀렸나... 베가 호그:으음~... 그래도 배우자라면 감당해야죠? (미소를 띤 목소리. 시선은 바닥을 향하고) ...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어디나 자신이 최우선인건 당연한 일이잖아요. ... 적어도, 제게는 기대셔도 되고요.
에아 마시멜로:그런가? 하지만 사랑이라면, 보통은 나보다 상대가 먼저인 게 아니었어? 소설에선 그렇던데.(그런 너를 보며 여상히 담담한 톤으로 말을 잇는다.) 베가. ...나는 이미 너에게 수도 없이 어리광을 피웠어. 이쯤되면 자립해야지.
베가 호그:상대가 먼저...... 그런걸까요. 사랑이란건. (역시나 담담한 톤으로 말을 맺는다. 짧은 티타임이 끝난 뒤, 네게 이불을 덮어주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네, 그런 아가씨를 위한 소식이에요. 내일 린튼 가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해요. 아마도 취소된 결혼식 이야기를 하는 거겠죠.
에아 마시멜로:아~그런가. 어차피 결혼식도 취소된 마당에 귀찮게 하지나 않았으면.(그리고 그 저택에서의 모습은...조금 기분 나빴고.) 말이 길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네. 베가 호그:(네 말을 듣더니 웃는다.) 뭐~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요? 그런 일은 없겠죠, 아마도. 주무세요 아가씨. 이제 어리광 부릴 나이는 지나셨으니까 자장가는 패스할게요.
장난스럽게 말을 맺은 베가는, 문가로 걸어갑니다. 밤이 늦었습니다. 엉망이 된 결혼식날이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내일 일정을 위해서라도 이만 잠자리에 드는 편이 좋겠죠. 불이 꺼지고, 문을 닫기 전 그가 중얼거리는 걸 듣습니다. 당신이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혼잣말. 닫힌 문 너머 그가 무슨 표정이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새벽이 가까워지고, 차를 마셨음에도 잠들 수 없는 밤입니다. 문득 당신은 문틈으로 빛이 비춰졌다 사라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에아 마시멜로:(잠이 오지 않는 통에 몸을 일으켜 문가로 다가가 조심히 열어본다.) 끝에 위치한 베가의 방이 불이 켜진 채 열려 있습니다. 에아 마시멜로:(이 시간까지...살금 다가가 빼꼼 훔쳐보기로 한다.) 빼꼼... 훔쳐보면 다행히(?)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흐트러진 물품이 바닥에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에아 마시멜로:뭐야..어디 간 거야? 이 시간에..(실망...아무렇지 않게 방에 들어와 흐트러진 물건 하나를 집는다.) 방 안에 들어와 널부러진 잡동사니들 중에서, 물건 하나를 집어봅니다. 그건 베가의 자필로 무어라 적힌 수첩이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전부 '이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전부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익숙합니다. 왜? 에아 마시멜로: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것이 신문에 적힌 실종, 사망자들의 이름과 일치함을 깨닫습니다. 가장 마지막 장에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익숙한 이름을 발견합니다. 탄피입니다. 리볼버의 탄피, 쓰지 않은 탄피가 굴러왔습니다. 에아 마시멜로:(그다지 좋진 않네. 몸을 숙여 침대 밑을 살핀다.) 에아 마시멜로: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어두워서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손을 뻗어봐야 할 것 같은데... 에아 마시멜로:(어쩔 수 없나...손을 뻗어 더듬거려본다..) 아얏. 바닥에 있던 유리 조각에 손끝을 베입니다. 에아 마시멜로:스읍....일기장이라도 숨겨놓은거야 뭐야. 왜 이런 곳에 놓은거야?(투덜투덜...인상을 찡그리며 노트를 연다.) 투덜투덜... 인상을 찌푸리며 노트를 펼쳐봅니다. 펼쳐보면 6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거미 그림. 그것은 분명 하퍼 린튼의 시체가 쥐고 있던 쪽지 속 그림과 동일한 것입니다. 또한 그림 옆에 적힌 글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래자. 에아 마시멜로:(베가인가? 노트를 제자리에 놓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그저 발소리가 가까워질 때까지만을 기다린다.) 그 상태로 기다리면, 방으로 들어오던 베가가 당신을 보고 놀란 낯을 합니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깊은 흉터들. 남의 방에 멋대로 들어오시면... 곤란한데요.
에아 마시멜로:...(상처가 가득한 팔을 보고는 네게로 시선을 옮긴다.) 어디 갔다왔어? 베가 호그:(당혹감이 섞인 얼굴로 손에 쥔 노트를 보더니 이어서 네 표정을 확인하고, 서서히 평소를 되찾았다.) 그냥... 잠이 좀 안 와서요. 산책을. 에아 마시멜로:나도. 그냥 잠이 안와서말야.(손에 쥔 노트를 덮고선 근처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이제와서 너에게 뭘 따지겠니. 그저 궁금함만 조금 남을 뿐이지.) 여기 적힌 건 너가 한 거야? 베가 호그:... 글쎄요. 말할 수 없어요. (성큼 다가와서, 네 손을 잡아 방 바깥으로 끌어온다.) 그보다 그 정도로 잠이 안오실 줄은 몰랐네요. 자자, 가서 역시 자장가라도 불러드릴게요. 에아 마시멜로:왜 말을 못하는 건데? 잠깐,(네가 손을 잡아 끌자 미간을 좁힌다. 팔을 뿌리치려 힘을 주고는) ...나, 그 노트 때문에 다쳤거든? 반창고라도 붙여줬음 하는데. 베가 호그: ............ 네? (그말에 바로 멈칫) 에아 마시멜로:다쳤다고. 자, 봐.(유리에 베인 손가락을 보인다.) 베가 호그:... (한숨) 그러니까 아가씨. 남의 물건은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고... (종알종알 잔소리를 시작하며 우선 널 자신의 침대에 앉히고, 구급 상자를 가져온다.) 에아 마시멜로:그러게 누가 침대 밑에 그런 걸 두랬나...유리 조각 같은 건 바로바로 치워두면 좋잖아.(이어지는 잔소리에 투덜거리며 순순히 침대에 걸터앉고서 기다린다.) 베가 호그:그걸 또 제 탓을 하시긴가요? (다친 손가락을 깨끗하게 씻기고 약을 발라준 뒤 반창고를 붙인다.) 이런 거에 다치시면 어떡해요. 정말이지... 불안하다니까요. 아가씨는.
에아 마시멜로:재밌는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말이지~(어린애마냥 장난스런 투로 말하고는 말끔해진 손을 보며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조금 다친 거 가지고 너무 그러지 마라~그러는 너는 나 몰래 위험한 일이나 잔뜩 하고 다니면서. 네 주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베가 호그:네? 아아. (그제야 자신의 모습을 깨달았는지, 슬그머니 소매를 내렸다.) 그야... 제 주인은 당신이죠, 에아. 마지막까지. 그러니 위험한 일도 제게 맡기시면 되는 거예요. (만족스럽게 구급 상자를 닫고는) 자, 이제 정말 돌아가세요.
에아 마시멜로:그걸 알면서도 이러는건가?(상처가 가득했던 네 팔을 끌어잡고는) 네가 말한대로 네 주인은 나야. 그러니까 내가 시키지도 않은 일에 이렇게 멋대로 다쳐오거나 하지 마.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도 이렇게 눈에 띄면 그땐 진짜로 캐물을 거니까.(말을 마치며 손을 놓고서 일어났다.) 갈게. 잘 자.
베가 호그:... .... ... (끌어잡히자 네 눈동자를 한동안, 가만 응시했다.) ... 괜찮아요, 이제 정말로. (일어나는 널 보고 기웃) 가시게요? 제 자장가는 안 듣고 주무시고요?
에아 마시멜로:뭐야, 시간도 늦었는데 진짜로 불러주려고?(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웃고는) 됐어. 나 어리광 피울 나이 지났다고 했지. 어디 나가지 말고 바로 자. 베가 호그:그러게, 시간이 너무 늦었네요~ 이러다 늦잠 주무시면 어떡해요? (장난스럽게 받아치고는 몇 걸음 안되긴 하지만, 네 방까지 배웅한다.) ... 참. 아가씨. 에아 마시멜로:그러기 전에 너가 깨우러 와야지. 무슨 걱정을 해?(당연하다는 듯 말하고선 네 말에 멈추고 돌아본다.) 왜? ... ...
마지막 순간에, 제 곁에 있어주시겠죠?
에아 마시멜로:마지막..순간?(별 이상한 소릴 다 한다 싶어 잠시 널 가만 보기만 했다.) (그렇지만, 후회는 더 하고 싶지 않으니까.)
너가 원한다면.
저의 곁. 베가는 근래에 들어 이상한 소리를 종종 하곤 했습니다. 대답을 들은 그는 평소와 같은 미소와 함께 방문을 닫습니다. 아침부터 집안이 분주하면서도 침잠한 이유는 어제의 살인 사건 때문일 겁니다. 오늘은 린튼 가의 사람들이 오기로 했습니다. 두 집안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함이겠죠. 가족들의 분위기를 보면 좋지 못합니다. 좋을 수 있을리가요. 가문의 위상을 위해 잡은 정략 결혼인데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혼사가 망쳐졌다는 사실에, 거의 초상 난 분위기일지도요. 린튼 가 사람들이 오기 전까지 당신은 부엌, 휴게실, 뒷마당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음에도 산 자들은 음식을 먹고 살아가기에 맛있는 냄새가 만연합니다. 하인들은 당신이 온 줄도 모르고 저들끼리 무어라 떠들고 있습니다. 에아 마시멜로:듣기기준치: | 60/30/12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요리 소리에 묻혀 대화의 일부만 전달 받습니다. 하인 A: 린튼 가 사람들이… …도 공개하지 않는댔잖아? 그런데 …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하퍼 린튼 씨가 마지막 ……였다더라. 하인 A: 글쎄, 아직 일가 친척이 몇 …긴 했다는데 전부 ……면 대가 ……는 거겠지……. 에아 마시멜로:(흠. 뒷말이 많네. 일부만 들리는 것이 아쉽긴 해도 말을 건다면 그대로 입을 다물게 뻔하니 물러나기로 한다. 휴게실로 가볼까..) 역시 그런 사건이다 보니 뒷말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겠죠. 그곳은 고요합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만 되어 있을 뿐이네요. 탁자를 보면 손님 수에 맞게 놓인 찻잔이 있습니다. 손님용은 두 개.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자 신문이네요. 1면에 하퍼 린튼 살인 사건이 보도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죠. 용의자가 몇 추려졌으나 모두 알리바이가 있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드는 중이다……. 에아 마시멜로:재미없네.(신문을 내려놓고는 벽난로를 살핀다.) 신문을 내려놓고, 벽난로를 살피면 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방금 막 장작을 넣었는지 타닥타닥 잘도 타네요. …응? 문득 벽난로 안쪽에 타다 만 종이조각이 존재함을 깨닫습니다. 에아 마시멜로:?..(불을 끄고 근처 도구로 꺼내온다.) 도구를 사용해 종이 조각을 꺼내면 기묘한 글자들이 일부 적혀있습니다. <아이호트의 거래>, <숙주에 관하여>. …무슨 의미일까요? 에아 마시멜로:SAN Roll기준치: | 79/39/15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더 무언가 읽어내려고 노력하면, 몇 가지 띄엄띄엄 적힌 단어만 겨우 읽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그려진 소름끼치는 거미 그림……. 에아 마시멜로:...이게 뭐야?(문득 하퍼의 손에 들려있던, 베가의 방에서 본 거미 그림이 떠올라 인상을 구겼다. 꺼림칙한 기분에 꺼뜨린 난로를 뒤로 하고 뒷마당 쪽으로 나간다.) 에아 마시멜로: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카펫 아래에서 삐죽 튀어나온 종이를 발견합니다. 에아 마시멜로:이건 또..(종이를 쏙 빼본다..) 이건 또... 하며 쏙 빼보면, 책에서 뜯어온 듯한 페이지입니다. 전부 지역입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최종적으로 이곳에 머무름. 하지만 가장 마지막에 적힌 글자는 명백한 암호화 되어있어, 읽기 어렵네요. 에아 마시멜로:교육기준치: | 60/30/12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멋지게 암호를 해독해냅니다. 예전에 베가랑 배웠는데, 이걸. 그러니까… 해독하자면……. 이름이군요. 낯선 퍼스트 네임과 익숙한 라스트 네임. 린튼. 우선 이 린튼의 이름은 적어도 하퍼 린튼의 부모님의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다른 린튼인가요? 친척? 가문 구성원? 도대체 이걸 왜 적어둔 걸까요. 뭘 위해? 그들이 지내는 지역은 왜 알아내는 거고? 에아 마시멜로:...(이걸 왜 여기에. 주변을 둘러보다 종이를 다시 제자리에 끼워둔다. 누군가의 눈에 띄지않게, 카펫 아래의 안쪽에..) 당신은 눈에 띄지않게, 카펫의 안쪽으로 다시 종이를 돌려둡니다. 당신을 보고 그저 고요한 미소와 함께 꽃이 참 예쁘지 않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에아 마시멜로: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베가 호그:모처럼 예쁘게 피었으니까요. 곧 손님도 오시니... 이 꽃을 선물해드리려고요. 에아 마시멜로:예쁘긴..하네. 직접 키운거야?(네 옆으로 가 꽃을 내려다본다.) 꽃 선물..좋긴 하지. 그 사람들에게 기분전환이 되면 좋겠네. 베가 호그:직접 키운건 정원사 분이지만요? 그래도... 아예 틀린 말은 아니네요. (그중 예쁘게 핀 송이만 골라서 다발을 만든다.) 그렇죠, 자식을 잃으셨으니... 꽃다발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래요.
평이한 어조. 그의 모든 말들이 전부 기이하게 다가옵니다. 에아 마시멜로:그렇네...(어쩐지 묘한 느낌에 네게로 시선을 돌리곤 한참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 꽃으로 정한 이유가 있어? 베가 호그:별로... (그러다 우연히 시선이 맞닿자, 멈추고 널 응시한다.) 그냥 예뻐서요? 그 눈동자에 새겨진 감정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겠죠. 당신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맹목.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베가 호그:.........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요, 아가씨. 제가 이곳을 떠나게 되면, 그걸 들고 절 만나러 와주세요.
의중을 묻는 당신에게 더더욱 의미 모를 문장만 전달할 뿐입니다. 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에아 마시멜로:왜... ...(멀어지는 뒷모습만 보며 중얼거리다 꽃에 시선을 둔다. 이내 저택 안으로 발걸음을 움직인다.) 중얼거리곤 저택 안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때에, 마침 바깥에서부터 손님을 맞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곧이어 하인이 찾아와 가족분들이 먼저 응대할 테니 잠시 방에 가 있으셔도 된다고 이릅니다. 에아 마시멜로:(소리를 따라 급히 현관으로 내려간다.) 그곳에는 피가 묻은 에리카 꽃다발을 든 그가 서 있습니다. 주변의 모든 이들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악에 물든 낯으로 베가를 응시합니다. 바닥에는 린튼 부부의 시체가 쓰러진 상태입니다. 에아 마시멜로:SAN Roll기준치: | 79/39/15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에아 마시멜로:...베가. 너, ... ... 당신의 목소리에, 피가 튄 뺨을 든 베가가 그쪽을 응시합니다. 이어 웃는 낯에는 어딘가 슬픔이 번져 있습니다. 숨을 뱉은 그가 소리 없이 발음한 건 당신의 이름입니다. 사용인들이 뛰쳐나가 베가를 제압하고 총을 뺏어듭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분주한 인간들의 틈바구니에서 그는 단 한 번의 반항도 없이 순순히 무릎이 꿇렸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오로지 당신만을 바라보는 그 눈은 여전히 간절하던가요. 절박했던가. 추락한 꽃다발이 무참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에 의해 짓밟힙니다. 망가지고 뭉개진 꽃이 마치 지금의 베가 같습니다. 고개를 떨군 그의 어깨 너머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그를 구속하고, 끌고 나가는 과정이 슬로우 모션처럼 펼쳐집니다……. 그 가운데 문득 마주치듯 스쳐지나가며 베가가 입을 벙긋댑니다. 베가 호그:... ...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요. 그걸 들고, 만나러... 그 말 뿐. 마침내 연행되는 그가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충격은 여전히 당신을 강타한 채 여파를 남겼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지금부터 당신의 선택이 오롯이 모든 걸 결정할 텐데. 하하.(정말이지. 이런 식으로 날 놀라게 하는구나. 뒤통수를 맞은 표정으로 그가 연행되어 나갈 때까지 계단 위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봤다.
그래, 마지막 순간에 곁에 있어달라고 했던가. 너는. 그게 네가 바라는 일이라면 기꺼이 그렇게 해주겠다. 머릿속으로 결정을 내리고선 말없이 방으로 올라가 침대 밑의 권총을 찾는다.)
그래, 마지막 순간에 곁에 있어 달라고 했던가요. 결정을 내린 당신이 방에 올라가 침대 밑을 살피면... 정말 그가 말한대로 여분의 권총. 추가로 상자를 하나 발견합니다. 작정하고 살피지 않으면 절대로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다이얼을 돌려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단 하나의 숫자를. 에아 마시멜로:...(다이얼을 6으로 맞춘다.) 소리와 함께 내부에 돌돌 말린 양피지가 놓여 있습니다. 꽤나 낡았고, …예사 종이가 아닌 것 같네요. 읽어보면 종이에는, <시간을 돌리는 주문>이 적혀 있습니다. [ 자신에게 주문을 건 술자가 타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 시간이 특정 지점-최대 한 달 전으로 돌아간다. 술자가 죽인 이들은 돌아가는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과거에 도달해도 여전히 죽은 사람이 된다. 이 과정에서 얻은 상처 또한 그대로 육체에 보존된다. 고로 타살이 아닌 자살을 할 경우 술자 또한 시간을 돌리지 못하고 사망에 이른다. ] 에아 마시멜로:SAN Roll기준치: | 77/38/15 |
굴림: | 6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리고 당신은 시간 관문에 대한 주문을 습득합니다. 문득 떠오르는 그의 몸에 나 있던 수많은 상처들……. 설마. 몇 시간이 흘러, 그가 구금되어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당신이 피해자와 결혼할 예정이었던 관계임을 아는 경찰들은 면회를 허락합니다. 철창살 너머에 앉아있던 베가는, 당신을 보자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조용히. 방아쇠를 당겨줄 거냐고도. 에아 마시멜로:...응. 아주 웃긴 짓을 벌였던데, 베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물어보고싶지만...그건 나중에 물어도 되나?
베가 호그:... 물어볼 것도 없지 않나요? 다 아시면서. 베가 호그:뭘 듣고 싶으신 건가요. 제가 그 사람을 죽였다는 거? 그래요, 제가 죽였어요.
그 외의 인간들도... 모조리. 전부.
에아 마시멜로:이런 걸 해서...너가 얻는게 뭔데? 그렇게 고백하는 그는 고개를 숙인 상태입니다. 죄책감? 고통? 혹은... 후련함? 복수심? 어쩌면 그 모든 것? 베가 호그:그런 건 없어요. 전부 아가씨를 위한 거니까. 어딘가 복잡한 감정이 얼룩진 낯으로 그가 묻습니다. 베가 호그:... 그것보다,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베가 호그:명령과 상관없이 많은 인간들을 죽이고, 그게 전부 당신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전... 과연 쓸모가 있는 존재일까요?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않고 마지막 순간에 제 곁에 있어주실 건지에 대해서요.
......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그러면서 끌려가는 채 중얼거렸던 그 말을 연신 반복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어. 에아 마시멜로:뭐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건지 모르겠지만, 그건 정말 간단한 질문이야. 베가, 나는 날 위해서 뭐든지 해줄 네가 좋아. 이만큼 내게 필요하고 쓸모있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너는 내가 네 곁에 있어주길 바라지. 나도 그걸 원해.
네 곁에 있어줄 나를 원하는 네가, 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넌 모를거야. 어때, 대답이 됐어?
(답을 들으니, 손끝으로 자신의 눈가를 조금 부비고는 끄덕였다.) 네, 충분해요.
이상한 일이죠? 애초에 이건... 제 멋대로 한 건데.
... 그래도 이게 마지막이니까.
에아 마시멜로:...(대답대신 미소로 화답한다. 그것은 긍정의 의미였으리라, 품에 들고 온 권총을 꺼내 안전장치를 풀고는, 네 이마에 총구를 겨눈다. 나중에 봐.
소리없이 입만 벙긋대곤 방아쇠를 당겼다.)
철컥, 방아쇠 소리에 베가가 기다렸다는 듯 눈을 감습니다. 기꺼운 얼굴입니다. 이 순간이 너무나 익숙한 표정. 당신이 꺼낸 권총에 놀란 경찰들이 뛰어와 제압을 시도하려는 순간, 소리와 함께 그대로 총알이 그의 머리를 관통하고…….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림과 함께 시야가 암전합니다. 달력을 살피니 정략 결혼에 관한 통보를 듣던 날입니다. 결혼식에서 한 달 전. 정말 시간이 돌아갔습니다. 정말로 다시 과거에 돌아온 것입니다. 베가는 어디 있죠? 이번에는 또 어디로 간 거예요? 베가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에아 마시멜로: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방안을 급하게 살피다, 실수로 발이 엇갈려 넘어집니다. 에아 마시멜로: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책상 아래의 서랍 하나가 아주 조금 열려있음을 발견합니다. 에아 마시멜로:(넘어져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가다듬지도 않고 서랍을 거칠게 열어본다.) 거칠게 열고 내부를 보면, 거미의 얼굴이 그려진 공책이 있습니다. 에아 마시멜로: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그 '명단'과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거미 그림과 함께 ‘숙주’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라는 작은 거미 같은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차지하는 내용. 수를 늘여 마침내 저들의 신을 불러 모시려 한다는 모독적인 이야기. 에아 마시멜로:SAN Roll기준치: | 76/38/15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베가는 아마 그 사실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겠죠. 지금 당장 어디론가 사라진 그를 찾아야 할 것 같은. 그런 생각에 방을 나오면 사용인이 지나갑니다. 베가의 방에서 나오는 당신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이네요. 에아 마시멜로:베가 어디 갔는지 알아?(다짜고짜 사용인에게 다가가 묻는다.) 사용인: (깜짝 놀라선) 베, 베가 씨라면 방금 떠났는데요... 설마 그동안 신세진 아가씨에게 인사하고 가지도 않은 건가요? 물으면 사용인은 그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이리 답할 뿐입니다. 사용인: 으음... 분명 마지막으로 남은 일이 있다고 했어요. 그러더니 아침 일찍 짐을 챙겨서 저택을 나가서... 에아 마시멜로: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마지막 남은 린튼 가의 관계자가 머무는 장소. 그래, 그 혈족의 씨를 말릴 작정인 모양이죠. 그 수많은 살인을 거듭해야만 했던 이유. 결국 당신이었던 걸까요. 손에 피를 묻히고, 몸에 무수한 흉터를 만드며 가치가 있는 존재였다는 거겠죠. 그에게 있어서 당신이. 사용인: 아차, 제 정신 좀 봐. 이걸 먼저 전해드리려고 했는데... 베가 씨가 부탁한 거예요.
에아 마시멜로:이게...뭔데?(편지를 받고는 그 자리에서 뜯어 열어본다.) 그 자리에서 뜯어 펼치면 간결한 문장만이 몇 개 남겨져 있습니다. 에아 마시멜로:(뭐라고 쓰여있지? 눈으로 읽어 내려간다..) ... 그러면 마지막 순간, 저의 마지막 순간에
제 곁에 에아가 있겠죠? 그렇게 약속했으니까. 정작 지금 곁에 없는 건 베가. 그 자신이면서...! 그는 당신을 위해 정말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나 봅니다. 몇 번이고 죽어가면서도, 이 모든 걸 당연하게 감내할 정도로. 당신은 어때요.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나요? 적어도 그 사람은 할 수 있으니까. 그거면 충분한 이야기죠. 에아 마시멜로:(이 자리에 가만히 서 있어봤자 생각만 깊어지지.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그것 뿐이다. 나는 지금 당장 만나러 가야겠어. 그리 결론을 내린다.) 결론을 내리고, 베가가 메모해 두었던 지역을 떠올립니다. 분명 이곳에서 얼마 멀지 않은 지방의 한 호텔이었습니다. 그렇게 기차를 잡아 타고, 베가가 향했을 장소로 이동합니다. 린튼 본가에서는 멀리 떨어진 한 지역의 고급 호텔. 호텔 안쪽으로 발을 디뎠으나, 그의 흔적은 바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주위 호텔 직원을 잡고 대인 기능 판정을 통해 린튼 가 일원이나 베가의 행방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에아 마시멜로:(생각보다 실마리를 잡기 힘들어보이는 곳에 입술을 깨물곤 주변을 둘러본다. 여유를 갖고서 프론트에 있는 직원에게 다가가 웃으며 입을 뗀다.) 저, 혹시 이곳에 린튼의 사람이 머물고 있나요? 매혹기준치: | 65/32/13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호텔 직원: 네? (예쁜 사람이다...) 아. 저 저기, 혹시 무슨 이유로 찾으시는지... 에아 마시멜로:그것이, 제가 곧 린튼 가의 사람이 될 사람이라..가문 사람들께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마침 그분들이 이곳에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요. 호텔 직원:아아~ 그런 거라면... (이미 임자가 있는 분이셨구나- 하며 아쉬운 눈치로 명단을 확인한다.) 901호실에 머물고 계시네요. 에아 마시멜로:(왜 아쉬워하는건데)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작게 눈웃음으로 인사를 하고선 프론트를 지나친다.) 호텔 직원:좋은, 하루 되세요... (눈웃음에 심쿵ㅡ! 호텔 직원은 한동안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었다.) 멈춰있을 시간도 없었습니다. 바로 901호실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베가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으니까요. ......... 돌아가세요. 곧 찾아갈 테니까.
베가의 태도는 어쩐지... 당신이 오는 걸 마치 예상하기라도 한 것 같아요. 그 말만을 남기고 사람이 몰리기 전에, 즉시 자리를 뜹니다. 비상구를 통해 사라지는 베가의 뒤를 쫓아갈 수 있습니다. 민첩기준치: | 75/37/15 |
굴림: | 3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민첩하게!)
이전보다 더 상처가 늘어나고, 어디서 얻은 건지 모를 거즈와 반창고까지 붙인 피곤한 얼굴... 그건 그가 더 많은 살인을 지나왔다는 의미겠죠. 베가 호그:...... 여긴 왜 오셨어요 어차피... 아. 혹시 편지를 못 받으신 건가요?
에아 마시멜로:아니, 편지는 잘 받았어. 그런데 조금..가만히 기다리긴 싫어서 말야. 너도 꽤 예상하던 거 아니었어? 베가 호그:... 아가씨가 가만히 기다릴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았죠. 하지만 정말 따라오실 줄은... (괜히 시선을 피하며 뒷목을 긁적인다.) 이제 다 끝났지만요.
에아 마시멜로:...(널 응시하던 시선을 거두어 네 상처들에 두었다.) ...진짜 끝난 거, 맞아? 그럼...이제 이런 일 더 안해도 돼? 베가 호그:네~ (상처를 신경쓰지 않고 방긋 웃다가) 아, 아야야... ... 아무튼 진짜로. 마지막이에요.
(네게 잡힌 손 그대로 끌어) 그러니 돌아갈까요. 그 후에... 설명할게요, 모든 것을.
베가는 당신의 손을 잡고 눈에 띄지 않게 뒷문으로 빠져 나옵니다. 뭐가 어쨌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곤히 잠든 그는 가히 살인마라고는 믿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투성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덜한, 그가 잠든 사이 당신은 신문을 볼 수 있습니다. 에아 마시멜로:(힐끔, 모든 것이 끝났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으나, 어쩐지 신경을 끄기엔 아직은 이른 듯한 기분. 생각이라도 정리할까 신문에 팔을 뻗었다.) 1면에는 속보로 뜬 린튼 가 살해 사건에 관한 기사가 적힌 상태네요. 복도 건너편의 누군가가 베가를 힐끔대는 게 느껴집니다. 기사 내에 서술된 용의자 외관과 비슷하다 생각하는 걸까요? 에아 마시멜로:(누구지? 힐끔거리는 사람을 힐끔거린다.) 당신이 힐끔거리니, 괜히 찔렸는지 휙 고개를 돌립니다. 뭐 애매한 심증 뿐으로... 경찰에 신고할 정도의 낌새는 아닌 것 같네요.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역에 도착하고 나서야 베가는 잠에서 깹니다. 베가 호그:... 어라. (눈을 비비곤 느리게 하품한다.) 저 언제 잠들었어요? 조금 피곤했었나~... 에아 마시멜로:잠든 것도 몰랐던거야? 진짜 피곤했나 보네.(창밖을 한 번 보고는) 도착했어. 돌아가야지. 상처도 좀 치료하고. 베가 호그:벌써 도착했네요.. (창밖을 아쉬운 듯 보고, 뒤늦게 아차 싶은지 급히 기차에서 내린다.) 네. 돌아가면... 우선 정원의 히스 꽃을 보러가고 싶어요.
에아 마시멜로:(네 뒤를 따라 내리며 착착, 옆에 선다.) 히스 꽃. ...그 꽃을 그렇게 좋아했었나? 베가 호그:글쎄요. 별로 그랬던 건 아닌데... 왜 일까요. 뭐, 마지막이 오면... 사람이 감성적으로 변한다잖아요.
그 마지막이란 건, 대체 뭐야? 마지막이 되면...어떻게 되는데?
베가 호그:... 가요. 이런 칙칙하고 삭막한 역에서 말할 내용은 아니니까. 그렇게 말하며 당신의 손을 잡아 끄는 모습은, 어린 시절의 둘 마냥 장난스럽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빛 아래 에리카 꽃무리에 섞인 베가의 모습. 걸음을 멈추고 꽃무더기 사이로 주저앉듯 앉습니다. 이젠 일어설 기운조차 없는 거겠죠. 문득 달빛 아래 비춰지는 베가가 흐릿하게 느껴집니다. 베가 호그:... 막상 얘기하려니.. 어디부터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으음~... 보면 아시다시피..? (힐끔 눈치를 살피곤) 전 이런 꼴이라... 얼마안가 사라질 거예요.
제 존재를 대가로 시간을 돌렸고, 이게 마지막 회차였거든요.
...... 그래, 분명 계기는... 아가씨의 결혼이 걱정되어서 였어요. 그래서 그 집안을 조사했던 건데...
아이호트의 일족? 숙주? 그런 것들을 알아버려서... 그 다음 목표가 당신인걸 알아버려서.
그것만큼은 막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어요.
에아 마시멜로:...그걸 위해? 나 하나 때문에?(꽃밭 사이로 주저앉은 널 바깥에서 지켜보다 한 발, 두 발 꽃을 헤쳐 네게로 걸어간다. 아, 저를 위하는 네가 좋지만, 정말 좋지만...이런 끝을 바랐나? 나는 그저, 너와 행복을 느끼고 싶었던 것 뿐인데. 네가 행복했음 하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원래는 진행되었을 그 결혼도... 이런 건 실패다. 너는 마지막 순간에 내가 곁에 있길 바랐지만 나 또한 그랬다. 네가 말하던 마지막이 이런 의미가 될 줄은 몰랐다. 넌 다 끝났다고는 했지만, 나의 종국에 네가 내 곁에 없을거라면 무슨 소용이 있나.)
...네가 말했지. 사람이 자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너는 무엇을 최우선으로 둔 거야? 네가 그렇게 해서 얻는 건 뭐가 있지? 나의 생? 그렇지만 너는 곧 사라지는데. 의미가 있어?
...베가, 내가 널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베가 호그:... (가까이 와서 자신을 바라보는 너를 마주하다 이내 쑥스러운 듯이 웃었다.) ~... 당신이 말했잖아요, 에아. 자신보다 상대를 우선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이라고. 형태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그래서일 거예요, 분명.
당신은 제 유일한 친구였고, 저를 인간답게 살게 해주었고, 제게 쓸모와 필요를 주었고...
... 결국 그 모든 게 에아. 당신의 이기심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게 필요했어요. 당신이...
소중했던 거예요.
그래서 의미가 있어요. 적어도 이걸로 당신은 살아남고, 당신이 있는 이 세계도 지속될 테니까. 그러니까...
너덜하고 상처투성이지만, 그는 평온한 얼굴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어느 때보다 인간처럼 보이죠……. 그러니까 마지막 순간에 네가 곁에 있기를 바랐다는 말. 이별의 때가 도래했습니다.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에아 마시멜로:(사랑. 그것 참 웃긴 말이지. 네가 나에게 뱉는 것도. 그걸 들은 나는 널 위해 뭘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도. 아까운 시간만이 흐른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모르겠어서, 네가 내 곁에 없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감도 오질 않아서... 그저 흐릿한 네 형체만 눈에 담았다.) 베가 호그:(점점 흐려져가는 자신의 형체를 보고 이별을 직감한다. 비록 느껴지진 않겠지만, 네게 폭 기대어선) ... 이제 작별이네요, 에아.
잘 지내요. 다음엔... 더 좋은 상대를 만나고.
에아 마시멜로:(아, 가만히 닿은 듯한 느낌에 조심히 널 안는다. 마치 허공을 안 듯이, 희미해진 온기에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베가.
내가 그 결혼에 응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내가 이 가문에 발을 붙일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너와 가까이 지내지 않았더라면, 넌 더 살 수 있었을까.
내가 네게 해줄 수 있던 건, ...더 없었을까.
베가 호그:... (그말에 눈을 느리게 깜빡인다.) 글쎄요. 그랬을수도 있고, 아니었을 수도 있겠죠. 확실한 건 에아. 당신이 있었기에 제 세계가 변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슬그머니 고개를 틀어 너와 얼굴을 마주하고) 그걸 후회하지 않아요.
... 아. (문득 생각난 듯 웃는 낯으로 말을 이어간다.) 하지만 해줄 수 있는 거라면 하나 있죠.
행복해 지세요. 마음 깊이 사랑해줄 상대를 만나고, 원하던 부와 가문의 명예도 거머쥐고, 후회없는 인생을 살아서...
언젠가 제게 그 삶을 자랑해주셨으면 해요. 이 정도면... 뭐, 간단하죠?
에아 마시멜로:...(네 웃는 낯에 저도 살며시 웃어본다.) 정말, 너무 어려운 요구를 하는 거 아냐? 갑자기 너무 많은 과제를 내주네. 난 이제 너 없이 모든 걸 해야할텐데. ...언젠가, 나중이 있다면 말해줄게. 과연 네가 바라는 그 모든 것을 이뤄낼진 몰라도, ...그래, 한두개 쯤은 해줄 수 있어. 그 정도는, 나 혼자서.
그러니까, 기다려줬으면 해. 톡톡히 보답해볼 테니까.
베가 호그:이쯤되면 자립해야죠, 아가씨. (와중 자립에 힘을 주어 말한다.) ... 에아라면 할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제가 없어도.
꼭이에요. 기다릴 테니까.
에아 마시멜로:지금 생각해봤는데, 갑작스런 자립은 너무 힘들어. 봐주라, 좀. ...진짜 가?
베가 호그:... ... 진짜 가냐니.. 그럼 가짜로 가요? 이런 때에도 눈물은 안 나오네. 나도 참 징하다.
잘 가란 말은 안 할래. ...하기 싫어졌어.
베가 호그:우는 게 좋은 것도 아닌데. 웃으면서 작별하는 게...
... 네? 잘 가란 말도 안해주시나요?
어차피 만나게 될 거...굳이 해야하나?
그럼 잘 가란 말 대신... (마주한 너를 나름 힘껏 끌어안고는 다른 형태의 작별 인사를 속삭였다.)
다시 만나는 날을, 기다릴게요. 에아.
에아 마시멜로:(품 안에서 눈을 감고는, 이내 느리게 뜬다.) ... ...응. 다시 만나는 날을 기다릴게. 베가.
그저 곁에 당신이 있는 걸로 그 약속을 다한 듯이. 달빛 아래 당신을 끌어안았던 베가는, 어느 순간 목소리를 잃었습니다. 수많은 히스-에리카의 꽃들이 향을 내뿜으며 당신의 주위를 감쌀 때, 그래서 눈부실 때, 이 풍경이 견디기 어려워졌을 때, 빛이 허공에서 맴돌고 누군가의 체온이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바람이 불었던가요. 풍경을 메우는 꽃잎이 그저 아름답습니다.
▼
.
그래요 베가. 당신 말이에요. 당신은 에아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가족애든, 친애든, 우정이든. 어떤 형태로든 마음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그녀가 없으면 안 돼요. 그녀가 없으면 안 될만큼 말이에요.
에아가 정략 결혼을 하는 대상의 집안은 사실 정상적인 인간의 집단이 아닙니다. 이미 오래 전 아이호트의 거래에 응해 아이호트 일족이 숙주로 삼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즉, 전부 제정신이 아닌 집단입니다.
❦:그들의 몸 안에 자리한 미성숙한 아이호트의 일족은 더 많은 숙주를 바라고 있습니다. 일원을 늘이고 위대한 존재가 강림할 때를 기다리기 위해, 그래, 그들은 아이호트의 강림을 바랍니다. 아이호트를 모시기 위해 지속적으로 거래자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거래자로 노려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에아입니다.
이 정보를 베가가 접하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에아가 염려되어 결혼을 하게 될 집안을 홀로 알아본 탓이죠. 이상하잖아요. 유난히 ∼가 많이 돌아다니고 제정신이 아닌 자식이 자주 죽는 집안이라니.
생각보다 아이호트의 일족은 이 집안을 기점으로 많은 거래자를 차지했고, 숙주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전염병처럼 번식할 예정임을 알게 된 베가는 마음을 정합니다. 에아가 다음 거래자이자 희생자, 숙주로 노려지지 않게 할 방법은 저 숙주-거래자들이 모조리 사라지는 수밖에 없다고요.
❦:하지만 도대체 무슨 수로 그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죽일 수 있겠어요? 맙소사, 또 다시 살인이라니. 하지만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그렇게 총을 쥔 베가는 스스로에게 주문을 겁니다. ‘베가 호그가 죽을 경우 시간이 돌아간다’.
‘시간이 돌아갈 수 있는 최대 회수는 7번’. ‘대가는 자신의 존재’.
‘베가 호그가 죽이는 모든 이들은 시간의 법칙에 구애받지 않고, 다시 돌려지더라도 여전히 죽은 존재가 된다’.
그가 살해한 사람은 무조건 없는 존재가 되기에 시간을 돌리는 매개체인 ‘베가의 죽음’은 무조건 타살을 필요로 합니다. 즉 그는 자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이 여섯 번째 회귀입니다. 대부분의 거래자들은 처리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남은 것은 상대 집안의 소수 몇 명. 아, 피범벅이 된 손과 정신이 마모된지 오래지만 끝이 머지 않았습니다. 일곱 번째 시간이 돌아가면 베가는 완전히 그 존재가 소멸되고 맙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에아는 살아남을테고 이 세상 또한 지속될 테니까, 그러니까……. 그러나 언제든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서글픈 면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친애하는 에아가 곁에 있어주길 바라게 되는 겁니다.
한 순간만이라도. 단 한 순간만이라도.
❦:주문 <시간 관문>의 변형판입니다. 정신력 5와 목숨을 대가로 바쳐 6번의 과거로 돌아가는 관문을 열고, 존재를 저당 잡혀 살해하는 이들의 죽음이 영구적으로 보존되게 만들며 과거로 돌아가는 시점은 최대 한 달 전으로 고정됩니다. 고로 베가는 시작할 때 마력 –1, 이성치 –5의 상태입니다. 한 번에 이성치가 5가 깎였기에 일시적 광기 상태였으나, 현재는 풀려났습니다. 다만 미약하게 광기의 잔재가 남아있는데, 잔재는 곧 에아를 향한 헌신 혹은 집착으로 발현됩니다. 원래의 그도 그랬으나, 더더욱 거리낌없이 에아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성은 있습니다.
베가 또한 이 주문을 통해 얻은 상처들이 돌아간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베가가 타살을 당하거나 살해 과정 속에서 생긴 흉터가 몸 곳곳에 존재합니다.
다만 이 주문에 관한 정보를 에아가 접할 경우 에아 또한 시간이 돌아가는 영향을 받지 않게 됩니다. 즉, 지난 회차의 기억을 지닌 상태로 베가와 함께 과거로 돌아갑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베가는 당신에게 이 주문과 관련된 사항들을 비밀로 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이번 여섯 번째 회차를 제외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