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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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l 갱
아바에 드 클루니 l 나기 플 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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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면 기차역 앞입니다.
여기가 어디지? 나는 왜 혼자 여기에 있지?
의문이 머릴 스쳐지나갈 찰나, 방송이 들립니다.
" …곧 지옥열차가 도착합니다.
죄를 짓지 않으신 분께서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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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면 기차역 앞입니다.
여기가 어디지? 나는 왜 혼자 여기에 있지?
의문이 머릴 스쳐지나갈 찰나, 방송이 들립니다.
......
"...곧 지옥열차가 도착합니다."
"죄를 짓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
.
.
──────────────────
지옥열차
W. 오퓸
──────────────────
.
.
.
01, 역
당신은 문득 정신을 차립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기차의 역 앞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매표소와 승강장이 보일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 너머에 철도가 있거든요.
왜 이곳에 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왜 혼자만 여기 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군요.
기억을 더듬어 볼까요. <지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
기준치: | 90/45/18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기억은,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
감이 잡히지 않는 가운데, 방송이 들려오네요.
《...곧 지옥열차가 들어옵니다.》
《죄를 짓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 멀리 열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캄캄한 어둠과 끝이 보이지 않는 돌길.
눈부신 빛과 함께, 열차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플랫폼에 멈춥니다.
수증기를 내뿜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무래도 증기 기관차인 모양입니다.
마치 당신을 기다리는 듯이 서 있는 열차.
저 열차에 올라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나기 플 헤임:이상하네, 난 왜 이곳에... (멍하니 바라보다, 곧 열차에 올라탄다.)
검은 열차는 꽤 긴 편이지만, 들어가는 문은 단 하나입니다.
당신의 짐은 아무것도 없으며 마찬가지로 열차표도 없죠.
그러나 당신은 돌아갈 길이 없으니까요.
......
열차에 발을 들이고, 안쪽으로 들어서면 차장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 차장?
그는 익숙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아바에의 얼굴을요.
차장:확실하게 온 것 같네. 잘 왔어, 나기!
그의 목소리 또한 확실히 아바에의 목소리입니다만,
어쩐지 말투나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나기 플 헤임:... ... ? 아벨? (분위기가 전혀 다른 그를 보고 갸웃인다. 빤...)
그는 당황해하는 당신을 보며 웃고는, 설명을 이어갑니다.
차장:나는 네가 아는 그 사람은 아니야. 이 '지옥열차'의 차장입니다!
...아, 이 모습은 사내규칙이라서. 나 말고도 모든 직원들은 이런 모습으로 승객을 대해야 하거든. 승객이 미쳐 버리면 곤란하니까. 중요한 승객인데.
나기 플 헤임:... 무슨 소린지. (끙... 자기 이마를 감싸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차장:모르는 척하는 거야? 꿈이라니, 이건 현실이니까. 너를 포함한 지옥열차의 승객은 지옥으로 가는 인재거든.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는 마!
그래, 분명히...... 무슨 죄였지?
나기 플 헤임:그거 참 질나쁜 농담인데. 지옥으로 가는 인재라니... (어이없어서 헛웃음을 짓는다.)
그보다 나를 지옥으로 보내려면 그쪽이 알아야하는 것 아닌가? 내 죄는.
그가 당신의 대답을 듣더니 느긋하게 웃습니다.
차장:아~ 미안! 인간의 죄를 하나하나 기억하는 건 아니라서. 뭐, 괜찮아. 차차 알게 되겠지.
으음...... 그래서, 너는 이 열차로 가는 동안 네 죄를 고백하고 벌을 받아야 해. 흔히 인간 신화에서 얘기하는 지옥의 역할도 하거든. 진짜 지옥은 그런 걸 안 해주니까.
나기 플 헤임:미안하지만... 스스로 벌받으러 갈 생각은 없거든. (열차에서 내리려고 한다.)
차장:...(안쪽으로 들어가려다가 우뚝.) 어라? 잠깐, 어디 가는 거야? 싫어도 어쩔 수 없어. 너는 이 지옥열차의 승객이라구. 어서 들어와!
나기 플 헤임:내가 왜... (차장의 얼굴을 빤히 보다가) ... 당신은 아벨도 아니고.
생각해 봐, 지옥으로 간다는 열차를 제정신으로 타는 인간이 있을지.
차장:오히려 다행인 거 아니야? 네가 생각하는 그 사람은 이곳에 있을 만한 사람이 아닐 테니까. 그리고 가는 동안 외로울 텐데, 나쁘지 않잖아. (재밌다는 듯 웃는다.)
죄를 지어 이곳에 오게 됐으면서, 속 편한 말만 늘어놓는구나.
그는 당신을 깔끔하게 무시하며 객실을 안내합니다.
정말 자기 멋대로인 차장이군요.
나기 플 헤임:... ? (깔끔하게 무시당해서 객실로 들어온다.) 그야... 전부 진실이라면 여기 올 일도 없을 사람이긴 하지만. (안을 대강 보고 자리에 앉는다.) 당신의 말을 빌려 죄인에게는 과한 대접인걸.
차장:말했듯이 너희들은 지옥으로 가는, 하나하나 소중한 인재니까 말이지. 이 열차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걸!
그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열차의 내부가 보입니다.
창문이 하나도 없어 바깥 풍경은 전혀 알 수 없네요.
탑승하자마자 답답한 기분이 드는데, 어떻게 이런 곳에 있으라는 걸까요.
심지어 다른 승객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차장:맞다, 죽은 인간이니까 배는 고프지 않겠지만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조치는 해줄게. 인간성! 그건 제일 중요하거든.
그리고... 곧 우리 직원이 들어올 거니까 너무 딱딱하게 굴지는 마. 알았지?
나기 플 헤임:죽었다고? 내가? (답답하지만 일단 좌석에 앉아 본다. 말을 잇는 차장을 가만 바라 보다가 휙 고개를 돌린다. 얼굴과 목소리만 닮고, 전혀 다른 인간처럼 느껴지는 상황이 여러모로 불쾌한 모양이다.) ... 일단 보고.
죽었다니, 그게 무슨 소리일까요?
그는 대답 없이 문을 통해 사라집니다.
......
이곳은 빽빽하게 숨구멍 하나 없어 보이는 열차의 한 칸.
곧 출발하려는 듯, 시끄러운 소리가 울리고 진동이 느껴집니다.
들어왔던 문은 잠겨서 열리지 않으며,
맞은편에 있는 문도 열리지 않습니다.
꼼짝없이 이 안에 갇혀 직원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뭐, 그동안 내부라도 살펴볼까요.
나기 플 헤임:... 역시 타지 않을 걸 그랬어. (한숨을 푹 내쉬곤 객실 내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내부를 살펴보면, 칸 전체가 하나의 방처럼 보입니다.
정확히는 침실과 응접실을 합쳐놓은 듯한 방.
답답하고 턱 막힌 느낌이 짙네요.
마주 앉을 수 있는 긴 소파와 유리 테이블, 뒷편에는 책상과 의자가 있고,
반대편에 침대와 협탁 그리고 다음 칸으로 향하는 문이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일단 유리 테이블부터 확인한다.)
유리 테이블 위에는 찻잔 두 개와 주전자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흠... (주전자 들어본다. 안에 뭔가 들어있나...)
주전자를 들어보니 무게가 느껴지네요.
나기 플 헤임:적어도 차 정도는 준비되어 있나 보네. (찻잔에 따라본다. 쪼르륵....)
주전자를 기울이자... 시원한 차가 우러나옵니다.
쪼르륵, 차는 떨어지는 일 없이 계속 흘러 나오네요.
...그런데 왜 찻잔이 두 개일까요?
차장이 말했듯 직원이 들어오기 때문일까요.
나기 플 헤임:(차 호로... 응?)
... (같이 마시는 편이 낫나. 고민하다 딱 한잔만 마시고 소파를 살펴본다.)
고민 끝에 찻잔을 내려놓습니다.
...! 잘 보니 주전자 옆에 작은 메모지가 눈에 띄네요.
나기 플 헤임:...! (작은 메모지를 확인한다.)
짧은 문장이 적혀 있군요.
「직원의 질문에는 친절하게 대답하세요.
대답하지 않는다면 차장이 직접 찾아가 문책합니다.」
나기 플 헤임:아까 차장이? (눈썹 비뚜름... 찻잔 주변에도 무언가가 있는지 이리저리 본다.)
차장이라면... 그다지 내키진 않네요.
메모지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나기 플 헤임:그럼 (이제 정말 소파를 살펴본다.)
소파는 한 사람이 누워서 잘 수 있을 만큼 깁니다.
고급 원단을 씌워 놨네요. <관찰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침대가 있는데 굳이...
기준치: | 80/40/16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 ... .
...... 으음.
상당히 질이 좋아 보인다는 것밖에 모르겠습니다만...
다시 한 번 샅샅이 살펴 볼까요.
나기 플 헤임:피곤한가. (눈 비비고 다시 확인!)
기준치: | 80/40/16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로함도 잠시, 소파를 헤집으며 살펴보니-
열쇠 하나가 손에 잡힙니다. 어디에 쓰이는 걸까요?
나기 플 헤임:열쇠를 이런데다 떨어트리다니... (혀를 차며 열쇠를 집어간다. 다음은 협탁을!)
누군지 몰라도 칠칠맞군요.
협탁에는 아날로그 타자기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타자기가... (톡톡 건드려본다. AB... B... AYE... 독수리 타법.)
톡톡... 타자를 치면, 고장나지는 않은 듯 종이에 글자가 입력됩니다.
어디에 쓰는 건진 알 수 없지만, 꽤 고풍스러우며 먼지 하나 묻어나지 않네요.
나기 플 헤임:... 그냥 직접 쓰는 쪽이 빠를 것 같은데. (으쓱. 데스크를 확인하러 간다.)
깔끔하게 정돈된 책상입니다.
<관찰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0/40/16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슬아슬... 했다.)
당신은 책상 아래 붙어 있는 쪽지를 발견합니다.
나기 플 헤임:숨겨놓은 건가? (쪽지를 떼어 내용을 확인해본다.)
누가 숨겨둔 걸까, 쪽지를 떼어내 살펴보니 밑단에 이름이 적혀 있네요.
[TOICHIRO]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분명 당신도 지옥으로 가는 사람이겠지.
누가 발견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직원들이 치우기 전에 봐줬으면 좋겠어.
이곳은 너무 외로워서 미쳐 버릴 것만 같아.
나를 문책하러 온 직원은 나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아.
죄인 취급이냐고? 아니! 그냥... 어떠한 대상으로밖에 취급하지 않아.
아아... 보고 싶은 얼굴이 계속해서 떠올라......
유카코, 나... 외로워. 죽을 수가 없어 미쳐 버릴 것만 같아......」
쪽지를 전부 읽은 당신,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5/42/17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나기, 이성 1 감소.
......
어쩐지, 이 쪽지에 깃든 감정이 흘러드는 것 같습니다.
쓸쓸하고 사무치는 외로움 말이에요.
그것이 당신을 조금씩 좀먹어가는 느낌.
이 열차에 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아닌가요?
사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곳은 시계 하나 없으며, 당신의 감각은 믿을 만한 것이 못됩니다.
혹시 아나요. 10분이라고 생각했으나 한 시간이 지났을지.
창밖도 볼 수 없어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때, <정신력> 판정.
나기 플 헤임:... 아벨.
기준치: | 85/42/17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안쪽에서 어떠한 감정이 차오르는 것 같음에도,
당신은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진정합니다.
나기 플 헤임:(진정하고... 의자를 보기로 한다.)
의자는... 특별한 점 없이 아주 평범해 보입니다.
나기 플 헤임:(아주 평범한 의자를 보고 침대로 터벅터벅...)
꽤 신경을 쓴 것 같은 침대네요.
푹신한 매트리스와 고급스러운 시트.
두 사람이 눕기에는 애매한 1인용 크기로, 세로로 긴 편입니다.
왠지 잠을 청하고 싶어지는 기분도......
나기 플 헤임:다른 건 없나? (역시 잘 기분은 아니라서 매트리스나 시트를 뒤집어 보고, 침대 아래도 확인한다.)
침대 시트 안쪽이나, 아래 역시 무언가 보이진 않습니다.
나기 플 헤임:(탈탈 몸에 붙은 먼지를 털어내고는, 협탁으로 가 타자기에 [TOICHIRO]를 쳐본다. 탁... 타닥...)
당신의 손짓에 먼지가 폴폴 날리고,
쪽지에 쓰인 이름을 타자기에 입력해봅니다.
...TOICHIRO.
기대와는 달리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군요.
나기 플 헤임:... ... . (실망하고 문을 살피러 간다.)
조금 시무룩...해진 당신.
다음 칸으로 이어지는 듯한 문이지만, 잠겨 있습니다.
팻말이 하나 붙어 있네요.
나기 플 헤임:역시 잠겨있네. (팻말을 확인한다.)
『인간성의 유지』
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듣기>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75/37/15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귀를 가까이 대어보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음식을 준비하는 소리 같기도 하네요.
나기 플 헤임:음식을...? (아까 차장이 배는 고프지 않을 거라고 하지 않았나. 아무튼 들어온 문도 확인하기로 했다.)
당신이 들어왔던 문 역시 잠겨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소파의 열쇠를 써본다.)
열쇠를 들고 문을 바라보면...
어라, 이 문에는 열쇠 구멍이 없네요.
...... 그리고 그때.
똑똑.
눈앞의 문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 ...들어가도 괜찮습니까?
나기 플 헤임:... 그러시죠. (일단 물러나서 소파에 앉아 있기로 한다.)
그 목소리는 어쩐지 익숙한 느낌입니다.
당신의 대답에, 조용히 문이 열리고 직원이 들어오네요.
......
아니나 다를까,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은 아바에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
02, 문책
직원과 눈이 마주치고, 그가 당신을 응시합니다.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4/42/16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또.....................)
어쩐지 그 모습을 보자마자... 미쳐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요, 미쳐 버릴 듯한 그리움? 아니면 슬픔?
어느 쪽이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기, 1D6 롤.
나기 플 헤임:3
나기, 이성 3 감소.
......
직원:...괘, 괜찮으십니까? (조금 걱정되는 듯 물으나, 표정은 그대로.)
나기 플 헤임:괜찮... 아요, 아마도. (인상을 찌푸리고는 자기 앞의 소파를 가리킨다.) ... 당신이 그 직원인가요. 앉으시죠.
직원:음...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당신이 가리킨 소파로, 어색하게 걸음을 옮겨 살포시 앉는다.)
반대편에 앉은 그의 모습을 보니, 목 부근이 조금 일그러져 있습니다.
시시각각 흉측하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형태를 취합니다.
......
그는 차분한 미소를 띤 채, 딱딱한 어투로 입을 엽니다.
직원:안녕하세요, 헤임 씨. 저는 당신의 담당 직원입니다.
일단... 이 열차 전체는 당신을 위한 공간이니까 편히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문이 잠겨 있어도 열려고 한다면 그 문은 열릴 겁니다. 저쪽 문도 마찬가지죠. (반대편에 있는 문을 살짝 가리킨다.)
...그러면, 이제 앞으로 문책을 해야 하는데...... (말을 끊고는 잠시 주위를 살피다가) 당신이나 저나 시간은 많으니까요. 간단한 것만 마치고 식사를 할까요.
나기 플 헤임:... 확실히 이곳에 있으면 시간 감각이 이상해지는 것 같아. (어딘가 일그러져 있지만 분명 아바에의 모습을 한 상대를 보고, 느릿하게 고개를 젓는다.) 좋아요. 그 문책이란 걸 우선 들어나 보죠.
직원:그렇습니까? ...그렇게 느끼는 것도 이상하진 않겠네요. 아무튼, 인간성은 '당신을 유지하는 것'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식사 같은 일상도 마찬가지죠. ...... 이곳의 직원들은 미쳐 버린 존재를 아주 좋아하지만요.
그럼...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형식적으로 절차를 진행하겠습니다. (조용히 펜을 든다.) 당신의 이름은?
나기 플 헤임:(조용히 네 말을 곰씹으며 차를 따른다. 각각 한 잔씩 놓아두고는 힐끗) ... 지옥도 그런 절차가 있나 보군요. 이름은 나기 플 헤임. 이미 아시겠지만요.
직원:아무래도... 차장님의 신념에 따라 각 칸마다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지옥이라는 곳의 역할을 하는 셈이죠. (이름을 받아 적고는) 당신의 죄명은요?
나기 플 헤임:글쎄... 어떤 죄를 말하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문득 그 차장을 다시금 떠올리며) ... 으음, 지옥은 거짓말도 통하지 않으려나?
직원:지옥은 죄를 짓고 죽은 사람만이 향하는 곳이니까요. ...잘 떠오르지 않으시는 건가요? (끄적이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든다.) 물론 거짓말도 안 됩니다.
나기 플 헤임:그야 일반적으로 죄라고 부를 만한 행동이라면, 아무것도 안했다고 말할 생각은 없지만... (갸웃) 그것이 특별하게 나의 죄명이라고 부를만한 지는 또 모르겠거든요. 그래, 따지면 떠오르지 않는 쪽에 가깝네요. (으쓱)
직원:모르겠다니, 생각나는 행동들을 간단하게 말씀해주셔도 되지만... (힐끔) 그런가요...... (망설이는 듯 펜을 만지작거리다가, 방금 발언을 모두 기록해둔다.) 그럼...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떠올려 보도록 하죠.
...아, 그리고. (옷 안쪽에서 잘 접은 종이 한 장을 꺼내어 건넨다.)
열차의 지도인 것 같습니다.
나기 플 헤임:... 이런 걸 주는 군요. (체벌실 빤...)
내가 있는 방이 이곳인가요? (방을 가리킨다.)
직원:앞으로 거쳐야 할 칸을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가리키는 곳을 슬쩍 보고는) 그렇습니다. 제일 첫 번째 방이죠.
...제일 끝에 있는 칸은, 저도 잘 모릅니다. 밖이 보인다던데 그곳을 보게 되면 어떻게 될지... (작게 으쓱인다.)
나기 플 헤임:밖이... (그걸 본다고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기대는 되지 않지만.) 또 그 앞이 체벌실인데, 먼저 알고 벌받는 게 낫다는 뜻인가요.
직원:모든 방은 차장님이 설계하신대로라,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는 답해드리기가 애매하네요. 그렇지만... 그런 뜻으로 받아들이신다면.
그럼 우선은 여기까지... 해 두고, 식사를 하러 갈까요?
나기 플 헤임:... 그럴까요. (영... 이 상황 자체가 내키진 않지만 마저 차를 비우고는) 당신은 마시지 않나요?
직원:...아, 저는...... (찻잔과 당신을 번갈아 보고는) 굳이 마시지 않아도 되어서 그런 것뿐입니다. (그렇지만 혹시 호의를 무시하는 듯 보일까, 조심스레 집어들어 두어 모금 마신 후 내려둔다.)
다... 다음 칸으로 가죠.
그가 문고리를 잡아 돌리자, 문이 가볍게 열립니다.
그 너머에는 자그마한 식당처럼 보이는 공간이 보이고,
2인 테이블과 각종 차 또는 커피, 음료를 내리는 기계가 놓여 있습니다.
직원:식사는 이미 준비되어 있으니, 당신은 앉기만 하면 됩니다.
나기 플 헤임:(일단 앉는다. 상상하던 지옥은 이런 느낌은 아니었는데...) 종류는 뭐죠?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은 당신만을 위한 몫뿐입니다. 의자는 두 개지만요.
노란빛을 띠는 맑은 수프와 윤기 흐르는 스테이크, 그리고 신선한 과일.
지옥으로 향하는 사람을 위한 메뉴 치고는... 제법 먹음직스럽습니다.
직원:생전 드시던 음식을 고려해 준비했습니다만... 입맛에 맞으셨음 좋겠네요. (따라 맞은편에 착석한다.)
나기 플 헤임:... (생각보다 제법 괜찮은 식사를 보고) ... 죄인에게도 식사만큼은 호화롭게 제공하는 게 여기 차장님의 신념인가요?
직원:네에... 그렇죠. 말씀드렸다시피 식사 또한 중요한 과정이니까요. (안심하고 드세요, 하는 눈빛.)
나기 플 헤임:... ... (콕. 과일 찍어서 먹어보고... 직원에게도 먹여준다.)
직원:(콕 찍어 먹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내밀어진 과일을 빤...... 거부하기도 전에 먹여진 듯하다.)
...... (우물거리다가 음식물을 삼키고는) 저는 괜찮으니, 편하게 드셔도......
나기 플 헤임:혼자 먹는 건 그다지 내키지 않아서요. 오히려 같이 먹는 쪽이 편하죠. (그렇게 스테이크와 스프도 먹지만... 사실 입맛이 없는지 깨작거린다.)
음식을 입안에 넣으면, 제법 풍부한 맛이 느껴지네요.
까다로운 당신의 입맛에도 나쁘지 않지만... 어쩐지 식욕은 들지 않습니다.
나기, 이성 2 회복.
직원:...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그렇습니까? 혼자 드시는 쪽이 더 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군요. ...그나저나, 더 먹어두시는 게 좋을 거예요.
나기 플 헤임:... ? 왜죠. (여전히 깨작...) 설마 이걸로 평생 분의 식사 끝인가요?
직원:그건 아니지만... 앞으로 갈 길이 머니까요, 충분히 먹어두지 않으면 미쳐 버릴지도 모릅니다. (조심스럽게 접시를 스윽... 가까이 밀어놓는다.)
나기 플 헤임:먹는 것과 미치는 건 그다지 상관 관계가... (일단 얌전히 먹는다. 냠냠냠...)
직원은 당신이 식사하는 모습을 만족스레 바라봅니다.
......
어느 정도 식사를 마친 듯 보이자, 다시 말을 잇습니다.
직원:...헤임 씨, 말씀드린 대로 우리는 갈 길이 꽤 멉니다. 해야 할 일도 있고. 차장님의 신념이라고는 했지만... 이왕 공간이 남으니 가는 동안 즐기자는 의미로 볼 수도 있겠네요.
중요한 건 모든 과정을 끝마쳐야 한다는 겁니다. 지옥으로 가기 전 체벌까지 모두 집행되어야 해서요. (테이블을 톡톡... 두드린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지옥은 정말 끝이기 때문이겠죠......
나기 플 헤임:정말 끝...... 왠지 상상이 안 가는 걸요~ (톡톡... 두드리는 쪽을 바라보다 키득 웃으며) 신 같은 건 믿지 않았는데, 지옥이란 게 정말 있는 줄 알았으면 착하게 살 걸 그랬죠. (가볍게 으쓱) ... 난 죽은 건가요?
직원:저도 가보지 않아 설명을 드릴 수 없네요. 그렇지만 그곳에 가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될 거라고 하시더군요. (가벼운 농담을 하듯 이야기하는 당신이 신기한지 멍하니 바라본다.) ...... 네, 그렇습니다.
나기 플 헤임:실감이 안 나네...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떠올리려고 해도, 생각나지도 않고.) 이런 게 사후라니... 시시할 정도로 지루한 걸. (멍하니 바라보는 네 시선을 맞받아치고) ... 그럼 당신의 모습. 아벨은 살아있나요?
직원:보통은... 잘 인지하지 못하는 편이죠. 이상할 건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처럼...... 이런 상황에서 시시하고 지루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문득 시선을 느껴, 빠르게 눈을 깜박이며 정신을 차렸다.) ...그렇겠죠. 신경 쓰이나요?
나기 플 헤임:어쩔 수 없잖아요? 내가 정말 죽었는지조차 잘 모르겠는데. (정신차린 직원을 보고 당연하게도, 한번 끄덕였다.) 그야 내 연인이니까. 아마 그녀라면... 죽어도 이런 곳엔 오지 않겠지만. (문득 자신이 죽었다고 가정하고, 무덤에 묻혀, 그 앞에 남아있는 아벨의 모습을 떠올렸다.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그렇다면 다행인가...
직원:알 수 없는 만큼 두려워하고, 홀로 남겨진 사실에 대해 두려워 하는 이들이 더 많습니다. 그에 비해 당신은... (침묵 후 말을 이어) 조금은 다행이라고 할까요. ...지상에 남은 인간에 대해 너무 깊이 신경쓰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지옥은 당신 혼자 가야만 하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작게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고는 응시하던 시선을 거둔다.)
그렇게 얘기한 후 반대편에 있는 문을 바라봅니다.
직원:...조금 더 쉬었다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바로 이동하시겠습니까?
나기 플 헤임:... 이동하죠. 어차피 여기서 더 쉬어도 별 수 없으니까. (말을 마치고 바로 일어서지만, 어딘가 생각이 많은 표정이다.)
직원:(낮게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원한다면 언제든지... 이곳에 와 음식을 드셔도 좋습니다. 당신의 인간성 유지를 위해서.
문으로 향하면, 앞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팻말이 보입니다.
『예비』
어떤 의미일까요.
나기 플 헤임:예비... (뜻을 생각하다, 영 모르겠어서 일단 문을 열어본다.)
.
문을 열자, 방 안에는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책장과 게시판이 보입니다.
다른 벽면에는 사진과 그림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네요.
방 한가운데에 2인용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반대편 문쪽으로는 가면이 우수수 걸려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 칸은 굉장히 볼만한 게 많아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입니다.
나기 플 헤임:뭔가 많네... (책장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책장에는 수많은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다양한 언어로 제목에 적혀 있으나... 어쩐지 그 글자들이 읽히는 느낌.
그리고 그 제목들은 모두 사람의 이름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나기 플 헤임:이건 사람의 이름... 인가? (내용을 대강 읽어본다.)
저자의 이름만 적어둔 것일까요?
한 권을 꺼내어 살펴 보면 표지에도 오직 이름만 쓰여 있습니다.
...내지를 대충 훑어보고 난 후, 당신은 알아 차립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기록해 놓은 책입니다.
당신은 더 자세히 읽어보나요?
나기 플 헤임:타인의 인생은 관심없지만... (더 읽어본다.)
[네이든]
xxxx년, 출생.
xxxx년, 첫 거짓말.
xxxx년, 첫 폭행.
xxxx년, 폭행.
xxxx년, 첫 살인.
xxxx년, 증거조작.
xxxx년, 마지막 거짓말.
xxxx년, 두 번째 살인.
......
(20년 후) xxxx년, 사망.
일생을 기록한 것치고는, 죄에 대한 기록만이 빼곡하네요.
다른 책들을 찾아 보아도 대부분 비슷합니다.
나기 플 헤임:죄의 기록인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책도 있는지 살펴본다.)
당신의 이름이 적힌 책은 없을까, 살펴보면,
...그런 책은 없습니다. 아직은요.
직원:당신의 기록은 이제부터 써 나갈 예정이니까요.
나기 플 헤임:... 이런 책에 이름이 적히는 건 사양하고 싶은데요. (책을 책장에 다시 잘 꽂아두고는 슬슬 바닥에 깔린 책과 종이를 살피기로.)
직원:거쳐야 하는 과정이니, 당사자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겠지만...... (말을 흐리며, 조금 떨어져 당신을 지켜본다.)
바닥 전체를 차지하는 책과 종이들입니다.
책의 제목은 전부 ‘Diary’이며, 종이들은 누군가의 수기 혹은 타자로 친 글자가 써 있습니다.
전부 살펴 보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겠네요. <자료조사> 판정.
나기 플 헤임:시간은 많으니까, 뭐...
기준치: | 75/37/15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적당히 책을 훑어보는 것만으로 당신은 깨닫습니다. 모두 일기라는 것을요.
누군가가 적어둔 기록들로, 대체로 후회나 고통을 토로하고 있네요.
나기 플 헤임:(기록들을 살피다가 아무래도 쓸만한 정보가 없는 걸 깨닫고 그만둔다.)
시간 낭비였네. (다음은 테이블을 보기로.)
원한다면 책과 종이를 자세히 읽어볼 수도 있겠습니다.
나기 플 헤임:... ... (자세히 읽어본다. 알고보면 뭔가 더 있을지도...)
책, 종이 중 어느 것부터 살펴볼까요?
나기 플 헤임:(책부터 힐끔...)
『반성의 일기』
「나는 혼돈이 무섭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혼돈에 갇히는 게 무섭다.
아주 예전에 그것을 살짝 엿보았다. 죄에 침식되어 미쳐갈 때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건 이쪽을 보고 있었지만 보고 있지 않았다.
이 열차는 그곳으로 가고 있다. 지옥이라는 이름의 혼돈으로.
차라리 이 열차에서 반성을 시키고 체벌을 주는 것이 영원히 반복되면 좋겠다.
빠져나가지 못할 혼돈이 무섭다.
혼돈은 나를 사랑한다. 죄를 사랑하여 영원히 옥죄고 빠져 나오지 않게 하겠지...
모든 죄인이 마찬가지다. 감옥에 가도, 죽어도 하지 않을 후회를 여기 와서야 한다.
누군가가, 누군가가 나와 같이......」
나기 플 헤임:... 음.. 전혀 반성한 것 같지 않은데. (일기를 다 읽고 나서는, 종이를 본다.)
흩뿌려져 있는 종이들은 모두 편지입니다.
누군가에게 보내는 절절한 내용의 편지.
「네가 보고 싶어. 나는 왜 너를 두고 왔을까.
너를 죽여서라도 데려왔어야 했는데, 왜 너를 두고 왔을까.
평생 보지 못할 텐데, 너는 때 묻지 않았으니 이곳에 오지도 않을 텐데.
너를 붙잡고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어.
혼자는 무서워, 혼자는 외로워, 혼자 두지 말아줘......
차라리 죽고 싶어. 이미 죽어서 죽을 수가 없어.
외로운데 미치는 것도 허용해주지 않아.
언제부터 나 따위가 값 있는 물건이 된 걸까......
네가 있다면 차라리 내가 인간으로서 지옥에 갈 수 있었을까.」
......
편지를 전부 읽었다면, <정신력> 판정.
나기 플 헤임:... ...
기준치: | 85/42/17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편지에 깃든 그리움과 광기에도 거뜬한 나기입니다.
......
누군가의 일기와 편지를 읽고 나니, 한 가지 생각이 듭니다.
이 사람들의 후회는 전부 혼자 있는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당신도 떠오르나요?
아바에의 얼굴 말이에요.
데리고 왔다면, 이곳에 함께 있었다면 좋았을까요?
......
지옥은 어떤 곳인지 모릅니다.
홀로 죽어가지도 못하고,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
어쩌면 아주 외로운 곳일지도 모르죠.
그러나 그 공포는 죽음 그 이상일 것이라는 점은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당신, 인간의 최대의 말로.
죄를 지은 자들이 응당 가야할 종착점.
그러하여 지옥인 것입니다.
......
직원은 흐트러진 종이들과 책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습니다.
직원: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은 대부분 쓸쓸하게 최후를 맞으니까요.
...그래도, 당신은 괜찮을 겁니다. 제가 같이 있으니까요.
나기 플 헤임:... ? (그말에 물음표를 띄우고 직원을 본다.) 이 사람들은 담당 직원도 없었다는 말인가요?
직원:모두 담당 직원은 있지만... 많은 죄인들은 직원과 소통하지도 못하고 죽어가거든요.
그리 덧붙이고는, 정리한 책과 종이를 잘 꽂아둡니다.
나기 플 헤임:이미 죽었는데... 두번 죽을수도 있나요. (갸웃이다가 으쓱) ... 하긴, 내 옆에 있는 게 당신인 건 나을지도. (중얼거리며 테이블을 살핀다.)
당신이 무어라 대꾸하여도 그는 그저 웃어 넘깁니다.
테이블 위에는 종이와 펜, 그리고 램프가 놓여 있습니다.
당신이 테이블을 살피고 있자, 직원도 그 옆에 다가옵니다.
나기 플 헤임:... (종이와 펜, 램프를 물끄러미 보다 직원 쪽을 바라본다.)
직원:(따라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의자를 꺼내어 앉는다.) ...그럼, 잠깐 괜찮으십니까?
나기 플 헤임:... ? (일단 따라서 의자에 앉아본다.) 그야... 상관없지만. 왜요?
아바에... 아니, 직원은 펜을 듭니다.
볼수록 그와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만 그는 단순히 아바에의 모습을 한 직원일 테니까요.
새삼 깨닫는 사실입니다.
직원:...인생의 이야기를 써 보죠. 지옥에서는 당연한 절차입니다. (눈을 마주치고는 살짝 웃어 보인다.)
나기 플 헤임:(새삼 아벨도 웃으면 정말 저런 표정을 지었는데... 같은 생각을 했다.) 인생의 이야기... 인가요. (턱을 괴고 눈을 내리깔며) 글쎄, 딱히... 평범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는데요.
직원:그렇다면 그 평범한 인생을 이야기해주시면 됩니다. 사실 집중적인 문책은 다음 방에서 진행될 테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돼요. (의자를 조금 더 당겨 앉아, 종이에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우선 이름을 적고.)
당신의 인생에 대해서, 짧게 부탁드립니다. 기억나는 사건 위주로 이야기하셔도 좋고, 편하게... 떠오르는 대로, 간단히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나기 플 헤임:음... 그러죠. (테이블 톡톡, 건드리며 생각하더니) 그럼 나는 19xx년 11월 8일에 출생해서~... 11살이 되는 해에 호그와트에 입학했고... (이후로 정말 일반적인 업적이나, 사건 위주로 설명하다가 점점) ... 처음엔 호기심이었어요. 아벨은 내가 아는 이들 중에서 제일 올바르고 곧은 사람이니까. 그 모습이 나로 인해 변해도, 변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죠. 그런 그녀와 함께 지내다보면... (아바에와의 연애 이야기로 치중된다. 게다가 설명도 길어졌다.) ... 졸업하고 나선 동거했는데... 듣고 있어요?
직원:19xx년, 11월 8일... 11살에 입학...... (대답을 들으며 빠르게 적는다. 출생부터 크고 작은 사건들과 업적, 그의 주변 사람들 등. 한참을 말없이 받아 적기만 하다, 당신의 말이 멈추자 고개를 든다. 눈 깜박...)
...네? 네, 물론 듣고 있습니다. 승객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은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종이를 톡톡...) 그 여성분이 당신의 삶에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군요.
나기 플 헤임:응. 그렇죠. 분명 다른 일들도 많았지만... 막상 떠올리니 계속 생각나는 걸 보면. (직원을 보고) 그러니 당신의 모습도 아벨인 거겠지.
나쁘지 않네요. 나의 기록이 아무런 의미없는 정보들로 채워지는 것보단... (적은 걸 보고는 어쩐지 만족스러워 한다.)
직원:네, 직원들은 죄인들과 가장 가까운 사람의 모습으로 배정되는 것이 이 열차의 규칙이니까요. ...비록 지옥으로 가는 과정이지만, 그렇게 느끼신다면 다행입니다. (기록을 한 번 쭉 훑어 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다시금 펜을 쥐었다.) 다음으로, 본인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 기억나는 대로 말씀해주세요. ...아, 그렇지만 죄를 고백하는 건 다음 방에서부터니까 죄를 뉘우치거나 하진 않으셔도... (괜히 힐끔 보고는) ...됩니다. 그냥 경력을 읊듯이, 마찬가지로 짧게 부탁드립니다.
나기 플 헤임:음... 그럼 적당히 말할게요. 19xx년이 아마도... 첫 거짓말. 19xx년에 거짓말. 거짓말... 아. 방관도 죄에 포함되던가? (잠시 고민하다,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직접적인 살인은... 없어요. (거짓말 해버린다.)
직원:(그가 하는 이야기로 빈 종이를 채워 나간다. 거짓말, 거짓말. 또 거짓말...) ...네에...... 좋습니다. (마저 적고는 확인하듯 물어본다.) 19xx년에 첫 거짓말을 하셨고, 이후에도 수십 차례. 방관 죄도 있으시고요. 직접적인 살인은 없으신 게 맞나요? (빤히......) 이곳에서까지 거짓말은 안 됩니다.
나기 플 헤임:(빤히...... 보는 것도 괜히 아벨을 닮은 것 같아 눈을 피한다.) ... 거짓말인 걸 알고 물어보는 건 반칙인데.
... ... (한숨 푹) 맞아, 정정할게요. 밀어트린 적은 있어요. 깊은 수조 안이었으니 당연히 그녀는 사망했고.
직원:... (작게 헛기침하고는) 그, 확인차 물어봤을 뿐입니다. 전적도... 제법 있으시고요. ...... (묵묵히 그 사실 또한 적는다.) 살인을 저지른 건 언제쯤이시죠?
이때, <관찰력>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0/40/16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달리 특별한 점은 느껴지지 않네요.
뭐, 당신은 대답에 집중하고 있었으니까요.
나기 플 헤임:(다시 느껴보고 싶다. 특별한 점...)
기준치: | 80/40/16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행운이 4쯤 줄어든 기분이지만, 성공해서 뿌듯)
그에게서 묘한 위화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아주 잠시였을 뿐, 게다가 대답을 하느라 제대로 포착하진 못했지만요.
나기 플 헤임:... 아마 9살 때쯤, 시기로 보면 19xx년 x월 x일이었던 것 같네요. (어딘가 위화감... 을 느끼며 대답을 마친다.)
직원:19xx년, x월 x일...... (슥슥 받아 적는다.) ...제법 어린 나이셨네요.
나기 플 헤임:어린 나이긴 했죠. (으쓱하고 농담) 그럼 감형이라도 되나요?
직원:...(흘긋) 지옥은 누구에게나 공평합니다.
슬슬 질문이 끝나가려나, 싶을 때쯤.
직원:(서류를 모아 한 번 탁탁, 정리하고는) 그럼, 마지막으로... 죽는 순간에는 어땠는지 기억하시나요?
기억이 납니다.
정확한 기억보다는 그때의 감정이나 기분, 그런 것들이요.
그것도 아주 흐릿하긴 하지만... 잘 생각해 본다면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기 플 헤임:별로 기대도 안했... (말하다 멈추고 곰곰이 잘 생각해본다. 죽는 순간에...)
직원:조금이라도 기억이 난다면, 그때의 기분도... 말씀해주세요.
이런 것도 질문 목록에 들어가는 걸까요?
당신으로선 알 수 없지만, 우선은 대답해야겠죠.
나기 플 헤임:으음... 좀 허무하네요. 한창 21세의 나이로 이렇게 갑작스럽게 죽을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리고... (아바에를 떠올리며) 아벨은 어떻게 지낼지 신경쓰이기도 하고.
대답을 들은 직원은 무덤덤하게 기록합니다.
직원:아무래도... 이르다는 생각이 드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 유감이네요.
...혹시 후회하십니까? 죄에 대한 후회가 아닌, 죽음에 대한 후회말입니다.
나기 플 헤임:죽음에 대해 후회하면 살려주나요? (빤........................)
직원:............... (조금 움찔...)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지옥은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 아니니까요.
나기 플 헤임:그럼 후회해도 소용없으니까... 그만둘게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
직원:그렇군요. (표정을 보니 왠지 묘함......)
그는 마지막 대답까지 듣고 난 후, 적어내리던 펜을 내려놓고 미소 짓습니다.
직원:질문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나기 플 헤임:만족스러운 답변인가요? (미소 보고는 적은 종이 물끄럼) ... 이게 무슨 절차인지. 지옥도 이런 형식적인 일이 필요하다니 어디든 다를 바가 없나봐요.
직원:그렇게 물어보신다면...... (애매한 웃음을 띤다.) 만족스러운 답변이 필요한 건 아니라서요. ...아무튼. 이런 형식적인 절차라도 있기 때문에, 그나마 덜 지루하지 않을까요. 당신 말처럼요.
그래도, 다음 방부터가 '진짜'니까요. 조금은... 긴장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나기 플 헤임:다음 방이 진짜... 인가요. (그럼 궁금해지니 협탁을 살피러 간다.)
협탁 위에는 라디오가 하나 올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으나, 아주 작은 소리로 계속해서 무언가를 송출하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75/37/15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조용히, 귀를 기울여 그 소리를 들어봅니다.
《반성이 모든 일을 깔끔하게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
《당신을 용서해주는 유일한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후회합니까? 당신의 죄를.》
......
《그러나 이곳은 지옥... 지옥... 혼돈의 근원으로 가는 열차......》
그러한 내용이 반복되어 흘러 나옵니다.
나기 플 헤임:... ... . (계속 듣다가 같은 내용의 반복이라 라디오를 끈다.)
...라디오를 끄고, 그 아래 종이가 한 장 깔려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나기 플 헤임:... ? (또 깜빡 지나칠 뻔한 나기는 라디오 아래 종이를 확인한다.)
종이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네요.
「666.13Mhz」
나기 플 헤임:으음... (종이를 보고 다시 라디오를 켜서 666.13Mhz로 맞춰본다.)
주파수를 바꾸자, 다른 방송이 흘러 나오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소리가 아주 작군요.
<듣기>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75/37/15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지옥을... 나가는 방법... 없음... 오로지... 기어가는 혼돈만이 오갈 수 있는 곳...》
《지옥을 들어오는 방법... 하나는 죄인이... 죽는 것...》
《다른... 하나는... 칙... 치직...》
......
《... 아아... 외로워... 혼돈은... 외로운... 곳... 누군가...... 같이... 가줘...》
이때, 다시 한 번 <듣기>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75/37/15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딱히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다.
나기 플 헤임:(딱히 이상한 자신의 귀를 탓하며 그림, 사진, 스크랩을 확인하러 간다...)
벽면에 붙어 있는 그림과 사진, 신문 스크랩.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벽면의 그림부터 살핀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그린 것 같은 그림입니다.
그 사이에는 당신이 그린... 그림도 있군요.
무엇을 그린 건지, 형태를 알아보기에는 조금 힘듭니다.
뭐, 누군가에게는 괜찮은 그림일지도 모르죠.
나기 플 헤임:(내 어린 시절의 그림인가? 아니면 현재?)
어린 시절 그린 그림도, 성인이 되어 그린 그림도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음. (나름 괜찮게 그렸다... 고 생각하며 그림들을 유심히 본다. 뒤집어서 뒷장도 보고.)
그림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눈을 깜박이는 순간,
아바에의 얼굴이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갑니다.
나기 플 헤임:? (아바에 얼굴 본다.)
......?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면, 방금까지 보던 그림뿐입니다.
나기 플 헤임:(다시 다시 본다.)
다시 다시 보아도 여전히 그림뿐입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그리움이 느껴져요.
문득, 이 공간에 대한 의구심이 듭니다.
계속해서 후회 따위의 감정이나 외로움을 심어주는 것만 같습니다.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하...... (벽에 머리박고 쉬... 려다 이성 체크)
기준치: | 83/41/16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기, 이성 감소 없음.
나기 플 헤임:(이럴 때만 일하는 이성. 정신차리고 신문을 본다...)
각종 범죄 사실에 대한 신문 기사 스크랩입니다.
당신이 저지른 죄도 있을까요? ...글쎄요.
살인, 폭행, 강도... 등, 다양한 형태의 범죄들.
그에 대한 기사의 어투는 공격적이며 범죄자를 마구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 천인공노할 범죄에 대해......」
「...인두겁을 쓰고 어떻게 그런...」
나기 플 헤임:정말 많군. (신문 기사들을 꼼꼼하게 읽어본다.)
비난이 난무하는 신문 기사들을 읽고 있으니......
당신은 이 모든 기사가, 설령 당신의 죄목에 관한 것이 아니더라도,
모든 화살이 당신을 향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세계와 격리된 감각.
......
당신은 홀로임을 또 다시 인지합니다.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3/41/16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기, 이성 1 감소.
나기 플 헤임:... 새삼스럽게. (사진이나 마저 보기로 한다.)
얼핏 보아도 사진 속 인물이 당신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어릴 때부터 죽기 직전까지, 당신의 일생을 담은 사진들.
...어라, 이런 사진도 찍었던가?
당신의 기억 속에 없는 시기의 모습도 찍혀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지옥은 초상권도 보장 안해주나? (불만스럽게 빤... 아벨과 같이 찍은 것도 있나 본다.)
한 가지 의아한 점입니다.
사진은 모두 당신 혼자 찍힌 사진뿐이라는 것.
다른 그 누구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은 늘 혼자였나요? 그렇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배제한 느낌을 받습니다.
나기 플 헤임:... ... 지옥은 혼자라 이건가. (여기 중에 아벨과 같이 찍은 사진이 있다면 마지막 기념으로 하려고 했는데. 왠지 좀 시무룩해졌다.)
직원:...지옥으로 가지 않는 자를 기록하는 건 규칙 위반이거든요. (어느새 옆에 다가와서는, 낮은 톤으로 이야기한다.)
지옥은 혼자 가는 곳이에요. (끄덕이며) 오늘도 대략... 서른 명 정도의 죄인이 열차에 탑승하지만, 당신과 저밖에 없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나기 플 헤임:1인승 기차인가... 뭐, 모르는 타인과 합승하는 것보단 낫네요. (느릿하게 끄덕이곤... 가면들을 보러간다.)
벽에는 가면이 수십, 수백 개가 걸려 있습니다.
사람의 시신마냥 이쪽을 보고 있는 게 꽤나 기분을 언짢게 만드는군요.
나기 플 헤임:(그중에 괜찮은 디자인의 가면이 있나... 본다.)
괜찮은 디자인을 찾아보면...... 어쩐지 다들 꺼림칙하게 생겼네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요, 마치 사람의 얼굴 가죽처럼......
나기 플 헤임:... ... . (보다가 꺼림직해서 그만둔다. 나기는 굳이 따지면 두개골밖에 관심없으니까.)
가면에게서 시선을 떼자, 가면들의 시선이 모두 당신을 향합니다.
“참으로 여유롭구나. 지옥에 가는 주제에.”
하나씩 그렇게 입을 열고 비난의 목소리를 내뱉습니다.
“네 존재가 우리를 괴롭게 해!”
“인간 세계에 혼돈만 불러 오지. 너희들은 늘 그래!”
“너희가 미워, 너희가......”
...그렇게 소리치던 가면들의 목소리가, 일제히 멎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직원이 서 있네요.
나기 플 헤임:... 당신 말을 듣나봐요. 저 가면들이.
직원:음...... (희미하게 웃어 보인다.) 그렇다기보다는, 여기 있는 것들은 현실이 아니에요. 당신이 만들어내는 무언가에 가까울 뿐입니다. 이곳은 당신 그 자체를 반영하거든요. 누구의 지독한 취미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기 플 헤임:차장님의 취미군요, 이것도. (자신이 만들어내는 무언가... 라고 하기엔 얼굴 가죽 가면들에게 비난받는 취미는 없다고 생각했다.)
거울은 멀쩡한가요. (힐끔...)
직원:(말없이 어깨만 작게 으쓱이고는) ...그저 외로운 여행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조금 나을까요. (따라 거울을 힐끔...)
한쪽 구석에 놓인 전신 거울은 아주 멀쩡합니다.
나기 플 헤임:멀쩡하네요. (또 멀쩡한 자신의 모습을 보니 기분 묘함....)
이 방에... 거울이 필요한가요?
직원:...? (의아한 표정으로) 그야, 굳이 필요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잘 모르겠지만, 나쁠 건 없지 않은가요?
나기 플 헤임:자신의 모습을 보며 반성하라... 뭐, 대충 그런 뜻인가 해서요. (으쓱하고는 문이나 살피기로.)
거울 상단에는 음각으로 ‘태초의 모습’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반듯하게 비치는 당신의 모습.
...... 그러나 까맣고, 또 까만 모습입니다.
죄인의 모습은 이리도 거무죽죽한 색일까요.
이때, <관찰력> 판정.
나기 플 헤임:역시 멀쩡하지 않잖아.
기준치: | 80/40/16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잠시 뒷편으로 아바에의 얼굴을 한 직원이 스쳐 지나갑니다.
어쩐지 그 모습이 아바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물론 아바에와 똑닮았으니 그와 같아 보이겠죠.
그런데 어째서일까요. 굉장히......
나기 플 헤임:(방금 딱 그 생각을 했다.)
뭐, 쓸데 없는 기분탓이겠죠.
나기 플 헤임:(굉장히....... 뭔가 끊긴 기분으로 거울을 한참 보다가 이제 진짜 문을 보러 간다...)
당신... 정말 아벨을 똑 닮았네요. (새삼 직원에게 덧붙여 말도 해보고.)
직원:네에... 그렇죠. 규칙이니까요. (새삼스러운 듯 대답한다.)
문은 마찬가지로 잠겨 있으며,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자아의식』
나기 플 헤임:... 그건 알고 있지만, 당신은 그 차장님과는 또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어서요. (팻말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본다.)
직원:(눈 깜박...) 물론 말투라든가... 조금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아직 신입이기도 하고... 서투르거든요.
.
문을 열면, 그곳은 캄캄한 공간입니다.
마치 방이 아닌 심연처럼 보이기도 하는.
직원이 뒤따라 들어와서는 무언가를 찾은 후, 그것을 꺼내자-
갑자기 실내가 환해집니다.
그가 들고 있는 것은 매뉴얼인 것 같네요.
그리고 환해진 방 안을 둘러보면...
피투성이입니다.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여긴 너무 어두....................... 응?
기준치: | 82/41/16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나기, 이성 1 감소.
......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피가 천장과 바닥, 그리고 벽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피투성이의 방에는 테이블과 마주 앉을 의자가 놓여 있고,
바닥에 수많은 종이가 흩어져 있네요.
이 열차의 주인은 이렇게 혼잡한, 혼돈을 좋아하는 걸까요?
멍하니 생각에 잠기고 있으면, 직원이 테이블을 두드립니다.
나기 플 헤임:... 거기 또 앉으라고요? (겨우 정신차리고 앉는다...)
직원:칸마다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다고 말씀드렸는걸요. (매뉴얼과 펜을 들고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피곤한 것 같으시다면, 잠시 휴식 후 진행해도 괜찮습니다.
나기 플 헤임:또 그 설문 조사인가요? (이런 공간에서? 한숨을 쉬고 절레 고개를 저었다.) ... 괜찮아요. 바로 진행하죠.
직원:어쩔 수 없이 매뉴얼에 따라...... (조금 주눅들었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무리하진 않으셔도 되니까요, 그럼...
그가 들고 있는 매뉴얼을 슬쩍 보니,
[자아의식의 A-Z]라고 적힌 것이 보입니다.
신입이라고 했던가요, 그래서 이런 매뉴얼이 필요한 모양이죠.
......
그가 입을 떼려는 순간,
열차 전체에 방송이 흘러 나옵니다.
《아아, 열차 내 승객에게 알립니다. 무임승차자가 있사오니 차내 긴급 수색을 할 예정입니다.》
《불쾌하시더라도 잠시만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그리고 모든 열차 내 직원은 동요하지 마시고 하던 일을 계속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안내 방송이 끊기고, 직원이 말합니다.
직원:아... 저런, 비상사태인가보네요. 간혹 무임승차자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본 적 없지만... (곰곰...) 죄를 짓지 않고, 혹은 죄를 지었으나 죽지 않고 이 여차에 탄 인간을 무임승차자라고 해요.
나기 플 헤임:그런 경우도 있군요. (굳이 이런 열차에 몰래 타려는 승차자가 있을까, 생각하고) 그 무임승차자는 어떻게 되나요?
직원: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다시 지상으로 돌려보내지겠죠, 아마. ...... 뭐, 우리와는 관련 없는 이야기입니다. 시작할까요?
그렇게 얘기하며 매뉴얼을 펼칩니다.
당신은 바닥에 떨어진 종이 또는 테이블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음, 좋아요. 시작하세요. (답하며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 본다. 딴청 피우는 중.)
직원도 매뉴얼을 읽기 바쁜 듯하니, 조금은 딴청을 피워도 괜찮겠죠.
종이에는 다양한 언어들이 적혀 있으나 적혀 있는 단어는 단 하나뿐입니다.
「면죄부」
각국의 언어로 면죄부라는 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 (이런 종이 한 장 있다고 용서받을 것 같진 않은데. 혹은 면죄부가 필요하다는 건가, 이것저것 곰곰이... 생각하며 테이블도 본다.)
종이를 한 번 뒤집어 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기 플 헤임:(역시 이럴 땐 종이를 한 번 뒤집어 본다.)
그중 하나를 뒤집어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쓰여 있습니다.
「지옥으로 가면 모든 죄는 먹혀 씻긴다.」
그리고 자연스레 깨닫습니다.
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이 열차에서 끝을 의미한다는 것.
지옥으로 가면 죄는 먹히게 되고, 그 이후는?
......
이야기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뭐, 그 이후는... 죽음보다 더한 외로움 정도일까요.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1/40/16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나기, 이성 1 감소.
나기 플 헤임:... 그런 건 이미 면죄부가 아니지 않나. (종이를 도로 바닥에 내려놓고 테이블을 본다.)
당신은 테이블 아래, 구석에 떨어진 메모를 발견합니다.
나기 플 헤임:(종이를 보니 메모가...! 슬쩍 메모를 집어서 확인한다.)
『혼돈의 공동 1』
「이 공동은 지옥으로 이어져 있다. 지옥은 아자토스의 체내다.
그는 잠을 자고 있으나 신이 잔다고 하여 세계의 일이 흘러가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지옥 또한 그러하다. 혼돈에 가장 가까운 자들이 아자토스에게로 간다.
광인들이 그를 이해하고 보듯 죄인들은 그를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그를 만족시킨다.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육체적인 포만이 아니다.
신들은 정신마저 식사로 한다. 인간의 언어로는 죄식주의(罪食主義)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자토스를 체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옥으로 가는 인원이 혼돈에 가깝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지옥을 가는 자들은 선별된다. 다만 공동에 빠지면 그 누구나 지옥으로 갈 수 있다.
문제는 단 하나, 공동에 빠진 자는 세계에서 지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나기 플 헤임:... ... (메모를 읽고, 뒷면도 확인해본다.)
이 메모의 뒷면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네요.
나기 플 헤임:인재라는 말이 이 뜻이었나. (신의 식사가 되러 간다니... 굉장히 이 절차를 그만두고 싶은얼굴이 된다.)
... (테이블에 다른 단서는 없나 더 둘러보기로.)
그외 다른 단서는 없어 보입니다.
마침 직원이 준비를 끝낸 듯, 당신을 바라보네요.
나기 플 헤임:매뉴얼 준비 끝났나요? (같이 직원을 본다.)
직원:...! 그, 그럼요. 언제든 준비되어 있습니다. (펜을 집어들고는 묻는다.) 시작해도 괜찮습니까?
나기 플 헤임:... 언제든 시작해도 괜찮았어요. (새삼... 이 절차를 자신이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얼굴이지만, 끄덕인다.)
직원:좋아요, 첫 질문입니다. (비장...) 당신의 가장 큰 죄명은 무엇입니까? 앞서 이야기했지만 재확인차입니다.
나기 플 헤임:(아바에의 모습으로 비장한 표정을 보니까 괜히... 웃음이 난다. 이런 상황인데도.) 가장 큰 죄명이라면 살인이겠죠, 역시.
직원:...... (가만 받아 적다가, 그의 웃는 모습을 흘끔 보았다. 금방 시선을 내리고는) 당신의 죄로 인해 몇 명의 사람들이 고통 받았나요? 수로 헤아릴 수 없다면, 대략적으로 말씀하셔도... 괜찮습니다.
나기 플 헤임:글쎄요. 고통받은 사람이 있나? (갸웃...) 아무도 모르는 일인걸. 적어도 아벨과 당신을 제외하면요.
직원:...? (예상하지 못한 태도에 눈을 깜박인다.) 누가 알고, 알지 못하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사실이니까요. ...헤아릴 수 없는 쪽입니까?
나기 플 헤임:그렇다면... 응, 헤아릴 수 없는 쪽이네요. 그걸로 누군가가 고통을 받았는지... 나로서는 확인할 수 없으니까.
직원:알겠습니다. (어딘가 조금 착잡한 마음으로 그의 말을 받아 적는다.) 그럼... 어떤 느낌으로, 어떠한 감정으로, 또 어떠한 감상으로 죄를 저질렀습니까?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도 있습니까?
나기 플 헤임:... ... 이유... (그말을 되풀이하며 깊이 생각에 잠긴다.) 그건... 그 당시 그녀가 내게 중요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니 감정은 굳이 표현하자면, 호의일까요.
직원:...그렇습니까. (그의 사고에 아주 약간은 익숙해진 듯 덤덤하게 적어 내렸다. 중요한 인물에 대한 호의로 살인이라, 역시 이해할 수 없었으나.) 좋아요, 다음으로......
이때, <관찰력>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0/40/16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그의 손이 떨리고 있다는 걸 눈치 챕니다.
직원:마지막 질문입니다.
당신의 죄를... 후회하십니까?
나기 플 헤임:... ... 거짓말은 안된다고 했죠.
직원:...솔직하게 말씀해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기 플 헤임:솔직할 수 밖에 없다는 건 이상한 기분이네요. 난... 그래, 후회하지 않아요.
직원:후회하지 않으시는군요. (가만 바라보더니) ...다행입니다. 그 마음을 계속 유지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우리는 당신 같은 사람들을... 아주 환영하니까, 말입니다.
...... 정확히는 차장님과 사장님께서.
나기 플 헤임:그렇죠, 어쩌면 난 당신들이 바라는 인재로 태어난 걸지도... ... (뒷말에 직원을 물끄럼) 당신은 아니란 말인가요?
직원:...그러게요. 당신은...... 이 열차에 아주 적합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던 직원은 또 다시 오랜 침묵을 유지합니다.
다른 방에 가야 하는 걸까, 고민하고 있을 때...
방이 모양이 출렁이면서 공간이 변화합니다.
피투성이였던 사방이, 익숙한 풍경으로.
......
당신의 방입니다.
나기 플 헤임:... ... ? (자신의 방을 둘러본다.)
직원은 그 광경에 깜짝 놀란 듯, 허둥지둥 매뉴얼을 읽습니다.
직원:아...! 이, 이건... 별 거 아닙니다. 그... (곁눈질로 들고 있던 매뉴얼을 한 번 보고는) 잠시만 있으면 원래대로 돌아올 거예요.
...... 으음, 간만에 보는 방이실 텐데... 아니, 간만이 아닌가...... 아무튼. 둘러보아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당황한 기색을 조금 가라앉힌다.)
...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움이 너무 강하면... 이렇게 변한다던데. (다시 한 번 매뉴얼을 흘끔) 그...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리움을 느끼셨나 봅니다.
......
그리워졌나요?
갑자기, 또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는 기분이 듭니다.
평소에는 절대로, 아니 느꼈더라도 아주 가끔 느꼈을,
사무치는 고독함이 계속해서 자라나는 것만 같습니다.
그것은 정신을 갉아 먹기 시작하고,
그리고......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0/40/16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기, 이성 1 감소.
......
마음을 가라앉힌 후, 당신은 잠시 방을 둘러봅니다.
이제 보니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당신의 방과 닮았으나,
가구나 놓여 있는 물건 등은 조금 다릅니다.
이곳에는 당신과 직원이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방이 펼쳐져 있습니다.
왜 있는지 모를 사슴상과 책상, 의자, 옷장 그리고 침대가 보입니다.
나기 플 헤임:분명 내 방이긴 한데... (왜 있는지 모를 사슴상부터 본다.)
벽에 장식되어 있는 사슴상.
왠지 뿔을 건드리고 싶어집니다.
나기 플 헤임:(그럼 건드려보는 게 인지상정! 뿔을 건드려본다.)
인지상정이죠. 왼쪽과 오른쪽 중 어느 쪽일까요?
나기 플 헤임:(갑자기 멈칫. 왼... 쪽을 건드려본다.)
왼쪽 뿔을 건드리자 사슴상의 오른쪽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나옵니다.
나기 플 헤임:... ? (왠지 눈물 닦아준다...)
당신은 상냥하게 사슴상의 눈물을 닦아주었습니다...
나기 플 헤임:(이런데서 상냥해봤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오른쪽도 건드려보기로.)
오른쪽 뿔을 건드리자 사슴상의 왼쪽 눈에서 피가 흘러 나옵니다.
......?
<관찰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
기준치: | 80/40/16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슴상 아랫부분에 글자가 쓰여 있는 것 같네요.
나기 플 헤임:(글자를 읽어본다. 이걸 먼저 볼걸 그랬나...)
그림자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던 문구를 발견합니다.
「네가 눈물을 흘릴 때 나는 피를 흘렸고, 네가 피를 흘릴 때 나는 눈물을 흘렸다.」
무슨 의미일까요? 아니, 애초에 누구의 문장일까요.
당신이 눈물을 흘릴 때 피를 흘린자가, 당신이 피를 흘릴 때 울어줬을까요? 정말?
그냥 넘기기에는 아무래도 신경쓰입니다.
그야 이 공간은 당신의 짙은 그리움과 후회가 만들어낸 것이니까요.
그리워할 대상이 없다고요? 후회하지 않는다고요?
그렇다면 이건 누구의 그리움과 후회인가요.
나기 플 헤임:... ... 모르겠어. (생각해도 알 수 없어서, 책상을 본다...)
책상 위에 흰색 꽃다발이 놓여 있군요. 아마... 안개꽃이던가요.
그 아래 작은 카드가 끼워져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조용히 작은 카드를 꺼내서 읽어본다.)
카드를 꺼내어 보면, 영어 문구가 쓰여 있네요.
『XX 지옥에 가고 싶지 않은 너를 위해.』
누가 이런 메세지를 남긴 걸까요.
나기 플 헤임:(안개꽃 다발을 들어본다. 누가 이런 메세지를...)
평범하고 산뜻한 안개꽃입니다.
나기 플 헤임:(일단 안아든 채로, 의자를 살핀다.)
의자 역시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튼튼해 보이네요.
나기 플 헤임:자신의 방에서 이렇게 어색한 적은 처음일지도... (튼튼 의자에 앉아있다가 옷장으로 향한다.)
옷장 안에는 당신의 옷들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전부 하얗거나 검은 옷뿐입니다. 상복 같기도 하네요.
나기 플 헤임:이런 옷들만 있지는 않은데... (좀더 뒤적여본다. 상복말고 다른 옷 없나...)
이상하게도, 걸려있는 옷은 전부 비슷한 옷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뒤적여보던 중, 주머니에 무언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나기 플 헤임:(주머니에 들어있는 것을 빼서 확인해본다.)
안에 든 것을 꺼내어 확인해보면, 손수건이군요.
펼쳐보니 피가 묻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손수건, 당신 취향의 디자인이 아닌걸요.
<지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90/45/18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기억합니다.
아바에가 이런 손수건을 갖고 있던 것 같은데...
그럼 이 피는 누구의 것인가요?
피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 방금 흘린 것처럼 선명합니다.
나기 플 헤임:... 내 피인가. (죽었다고 했으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결론에 다다라서 손수건을 챙겨가기로 했다.)
당신의 피일까요. 손수건도 챙겨 갑니다.
나기 플 헤임:(이어서 침대로 이동한다. 마음같아선 좀 자고 싶기도 하고...)
푹신한 침대입니다. 원한다면 잠깐 누워도 좋겠죠.
나기 플 헤임:(잠깐 누워본다. 왠지 피곤............)
피곤한 마음에 잠시 몸을 뉘어봅니다.
조금은 편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
천장에 무언가 적혀 있는 것이 보이네요.
나기 플 헤임:(눈 깜빡... 천장을 확인한다.)
「모든 걸 흡수당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린다.
존재도, 죄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모든걸 먹히면... ...가 된다.」
나기 플 헤임:뭐가 된다는 거지... (혼잣말로 중얼거리곤, 괜히 몸을 뒤척인다.)
의미는 알 수 없으나, 아무래도 상관 없겠죠.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나기, 이성 1 회복.
나기 플 헤임:... ... (휴식을 취하니 계속 여기 누워있고 싶은 기분도 잠시 들었지만, 몸을 일으킨다.)
이대로 잠에 빠져도 나쁘지 않겠지만... 이만 일어납니다.
... <아이디어>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90/45/18 |
굴림: | 1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러고 보니 첫 번째 방에서 발견했던 열쇠가 떠오릅니다.
이 방 어느 곳에,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책상에 서랍이 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나기 플 헤임:(책상에 서랍이 있었구나... 책상으로 가 서랍에 열쇠를 꽂아본다.)
책상 서랍에는 열쇠 구멍이 있고,
소파에서 찾은 열쇠를 꽂자 딱 맞게 들어가네요.
서랍이 부드럽게 열리며, 그 안에는 책이 한 권 들어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문 열쇠가 아니었네. (책을 파락파락 넘겨본다.)
『혼돈의 공동 2』
「공동은 버려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잊힌 곳에 존재한다.
눈에 띄면 분명히 귀찮은 일만 생기기 때문이다.
인간도 그 무엇도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에 공동의 생김새는 추레하다.
그러다 그걸 보게 되는 순간 모든 생물은 자연스레 이곳이 공동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렇게 고통스럽고 혼돈스럽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장소는 없기 때문이다.
공동을 보면 볼수록 아자토스를 이해하게 된다.
서서히, 서서히. 아자토스의 이해자가 된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그곳에 몸을 던지겠지......」
나기 플 헤임:... 이런 이상 종교같은 말을 믿고 싶지는 않았는데. (다시금 심란...)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듭니다.
당신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에 어째서 열쇠가 있는 걸까요.
<지능>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90/45/18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 ..... ... .... ... .
............
이 열차는 당신 혼자만의 세계가 아닌 걸까요?
...확신은 서지 않습니다.
......
방을 적당히 둘러보고 나면,
방은 기다렸다는 듯 피투성이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직원은 반대편에 있는 문 앞에 서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직원:갈까요?
나기 플 헤임:... ... 그러죠. (묘한 의문을 채 떨쳐내지 못한 채, 마지못해 끄덕였다.) 타이밍도 좋지, 벌 받을 시간이네요.
이때, <듣기>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75/37/15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의 목소리가 미미하게 떨리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왜죠? 신입이라서? 아니면......
어쨌든 이 문을 열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걸 끝내고 지옥으로 가야 할 시간입니다.
죄를 고백하고, 죄에 합당한 벌을 받고, 지옥으로......
지옥에 빠져 죄를 먹히고 깨끗해지는 겁니다.
그리고 백치가 되겠죠. 아무것도 모르는 자가 되겠죠.
당신은 이제야 깨닫습니다.
딱히 생각하지 않아도 당연하다는 듯 알게 됩니다.
지옥으로 간다는 것은 지옥과, 아자토스와 동일해지는 거구나.
...왜인지 모를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
그가,
아바에가, 이곳에 와줬으면 해.
...아니, 오지 않는 게 좋아.
......
마음 속에서 감정이 뒤섞이는 것 같습니다.
...그때, 안내 방송이 또 흘러 나오네요.
《아아, 열차 내 승객에게 알립니다. 무임승차자가 있사오니 차내 긴급 수색을 할 예정입니다.》
《불쾌하시더라도 잠시만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그리고 모든 열차 내 직원은 동요하지 마시고 하던 일을 계속 해주시기 바랍니다.》
무임승차자는 아직도 잡히지 않은 모양입니다.
설마, 정말 아바에는 아니겠죠.
그렇다고 해도 이제는 늦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당신은 이제 벌을 받을 것이고, 벌을 받으면, 그 이후는.
......
벌을 받고 지옥으로 가기 전, 그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는 거지?
또 다시 알 수 없습니다.
.
체벌실은 검고 검은 방이지만, 확실히 내부가 보입니다.
이곳은 빛이 없어 어두운 것이 아닌 벽지가 검은 것뿐입니다.
<관찰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0/40/16 |
굴림: | 3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렇지만 자세히 보니, 이 검은색은 본래 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의 피일까요. 죄인의 피는 검은색인 걸까요?
잘 모르겠지만 직원이 매뉴얼을 꺼내 듭니다.
직원:그럼... 이 방이 마지막이니, 힘내볼까요.
나기 플 헤임:(검은 벽지를 슥 건드려본다.) ... 또 매뉴얼 시작인가요. 이번엔 어떤 절차죠?
직원:...아, 네. 어디 보자...... (표지를 슥 넘긴다.)
그가 들고 있는 매뉴얼의 표지에는 [체벌 매뉴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 어디에도 체벌에 쓰일만한 도구는 보이지 않네요.
오로지 보이는 건 광활한 검은 방.
저 너머에 문이 하나 존재할 뿐.
직원:.........
(한참동안 읽어보며 이리저리 눈을 굴린다. 좀처럼 입을 떼지 못하다가 조용히...) 음, 체벌로는 태형...이나 전기 의자, 아... 아이언 메이든. 그런...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죽었으니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걸까요?
나기 플 헤임:...... 솔직히 나도 그런 종류를 생각하긴 했지만요. 정작 도구는 없어 보이는데... (방을 둘러보고 직원을 힐끔) ... 마음대로 해요.
직원:...... 그, 혹시 원하는... 체벌이라도. (이렇게 물어보는 것도 심란하다.) 있다면...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없으시다면......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려는 듯 낮추어 말했다.)
나기 플 헤임:음... 굳이 고른다면 고통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뻔뻔하게 요구하고는) ... 그러면 벌이 아니게 되겠지만. 그러니 당신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죠.
직원:그런...... (체벌이 있다면 좋을 텐데. 그렇다면 그의 말대로 더 이상 벌이 아니게 되어 버리겠지만서도. 가만히 서서 매뉴얼만 만지작거린다.) ...정말,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나기 플 헤임:비록 당신은 아벨이 아니지만... (계속 매뉴얼만 만지작거리는 직원의 모습을, 정확히는 그 얼굴과 목소리를 눈에 담았다.) ... 응. 나를 벌한다면 그 방식은 그녀가 정했으면 하니까.
직원:...그의 모습을 한 제가, 그 방식을 정하는 것으로 괜찮으시다면. (작은 숨을 내쉬었다. 테이블에 매뉴얼을 올려두고는)
직원은 호흡을 가다듬은 후,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직원:...... 역시, 체벌이라니...... 그런 건 조금 무서워서. (긴장이 되네요. 작게 덧붙이며 조심스레 장갑을 벗는다.)
그가 당신의 목 위에, 손을 올립니다.
그리고 조금씩 힘을 가하고,
......
몇 초도 채 되지 않아 압박이 누그러집니다.
목 위에 닿은 손은 불안정하게 떨고 있습니다.
직원:... 아...... (손에 힘이 풀리고, 고개를 푹 숙인다.)
이왕 거짓말을 시작한 거, 끝까지 속일 수 있었다면...... ...
힘겨운 듯한 그런 말을 내뱉고는, 손을 놓아 버립니다.
말투, 어조, 목소리 등.
그 모든 것에서 느껴지는 온정.
당신은 눈앞의 직원이 진짜 아바에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나기 플 헤임:... ... 윽, ... (어떠한 저항도 없이. 그치고는 이상할 정도로 자신의 체벌에 순순히 응했다. 그러나 몇 초도 채 되지 않아 제 목을 쥐던 압박에서 풀려나고, 손을 놓은 상대를 한동안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 왜.. ... 아벨. 당신이에요?
직원:...... (놓은 손으로 당신의 어깨를 붙잡아, 후들거리는 다리를 지탱해 섰다. 이내 숙였던 고개를 들고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한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미하게나마 미소를 지어보였다.) ...안녕,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될 줄은 몰랐는데...... ...미안해요. 나기.
혼자 가기 싫다고 하셔서, 이렇게...... 따라와 버렸어요. 저는 무임승차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제가...... (앞서 억눌러왔던 감정들을 모두 토해내듯, 참고 있던 눈물을 있는 그대로 흘려 보냈다. 한껏 젖은 목소리로.) 당신을 벌할 인간이 될 수 있을까요.
나기 플 헤임:....... (멍하니 네 미소를 바라본다. 계속 들었던 위화감이 켜켜이 쌓이고 쌓여 이윽고 온전한 모습이 되었다. 눈앞의 상대는 분명 아바에. 나의 사랑하는 연인.) ...... 내가? 혼자 가기 싫다고... (조용히 그 말을 되새기고, 문득 누군가의 문장을 떠올렸다. 너를 붙잡고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어. 혼자는 무서워, 혼자는 외로워...) ... 당신을 지옥에 오게 만들었나.
숨어들게 하고... (미소가 흐려지고, 터져나온 울음에 무작정 손을 뻗었다. 항상 그랬듯 조심스러운 손길로 네 눈물을 닦아주고는) 이런 당신에게......
죄를 저지르게 하려고 했어. (고개를 떨궜다. 자신의 죄를 후회하며.)
아바에 드 클루니:(말없이 끄덕인다. 당신이 죽어가던 순간, 중얼거렸던 말. 마지막으로 들었던 목소리를 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말씀하셔서, 도저히...... 당신을 혼자 보낼 수 없어서. (이렇게 무작정 뛰어들 수밖에 없었어요. 이 혼돈 속에서, 존재만으로도 혼돈일 제가.)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나기를 찾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눈물 탓에 흐릿한 시야가 당신의 손길에 조금은 맑아지고, 저도 모르게 안심이 되어 힘 없이 웃음을 지었다.)
이곳에 온 건, 당신을 따라 나선 건 오로지 제 선택이니까. ...그러니까. (조금 전에도 제게 후회하지 않는다던 당신이 이렇게, 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자 막연한 슬픔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그는 여전히 작은 미소를 띠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자유로운 듯한 미소.
당신을 따라 이곳에 뛰어든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거겠죠.
그가 후회하는 것은 오직 당신을 잠시나마 홀로 두었다는,
당신 혼자 이 열차에 탑승하게 두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나기 플 헤임:당신의 선택이 아냐. 내가 그렇게 만든 거지...... (혼자 가기 싫다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아니, 애초에 자신이 죄를 저지른 인간이 아니었다면. 따스하고 올곧은 당신이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나의 욕심으로 함께한 끝에 혼돈 속에서, 지옥의 신에게 먹혀 세계에서 지워지는 것을 바랄리가.) ... 미안해요. 나는... 후회할 것 같아.
당신을 지옥에 끌어들인 걸 후회할 거야. 외로울지도, 당신이 보고 싶고, 역시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어느 쪽이든 후회할 거라면... 사랑하는 당신의 행복을 바라니까.
아바에 드 클루니:왜... 나기가 사과하는 건가요.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건, 나기의 탓이 아닌데...... (여기가 지옥으로 행하는 열차 안이 아닌, 마냥 사랑스럽던 일상 속이었더라면. 하다못해 당신이 온전히 존재할 수 있는 곳이라면.)
...... 말했잖아요. 제가 멋대로 이곳에 뛰어들면서... 저 어둠에 먹히고, 세상에 잊힐 거라는 각오도 하지 않았을까 봐요. (울컥하는 마음에 숨을 들이 삼키고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이 알아주었으면 해서. 이건 당신의 잘못도, 욕심도 아니라는 걸. 그러니 후회하지 말아 달라고.)
곧 차장이 이쪽으로 올 거예요. ...나기가 저를 돌려보내고 싶다면, 그에게 진실을 말하면 되겠죠. 그렇게 되면 저는... 원래대로, 평소의 삶으로 돌아갈 테고. 그럼...... 훗날 제가 죽게 되더라도, 나기에게 닿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일이죠. (잠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나의 행복을 바란다면...... ...제가 당신을, 두 번 다시... 이렇게 외로워 미칠 것 같은 곳에 혼자 두지 않도록. ...... 해주세요. (한 마디, 한 마디. 꾹 눌러 담고 있던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어 내뱉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 건너편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체벌실의 문이 열립니다.
문 너머에 서 있는 건, 차장입니다.
그는 당신과 아바에,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보고는 묻습니다.
차장:실례합니다. 저희 직원이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았습니까?
마지막 죄를, 거짓말을 지어 아바에와 함께 지옥을 갈 것인지.
마지막으로나마 진실을 택하여 그를 돌려 보낼 것인지.
...... 네,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뭐, 또 다른 방법이 있기도 하겠죠.
그건 천국도 지옥도, 그 무엇도 아닌 길이겠지만요.
나기 플 헤임:.... .... ... (그건 나기 플 헤임으로서는 처음으로 욕심을 버린 말이었다. 당신과 손을 잡고, 포옹하고, 키스하고, 연인이 되기를 바란 이후부터 계속 내 곁에는 아바에. 당신이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니까.) ...... 정말... (죽기 직전에도 그 욕심은 혼자가 되기 싫다는 말로 당신을 끌어들였고 죄없는 나의 연인을 지옥으로, 끝없는 어둠으로, 잊혀질 두려움 앞에 놓이게 만들었다.)
어쩌면 당신은... 내 생각보다 강한 것 같아. (차마 가늠할 수 없는 외로움. 그마저 함께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하다니.) ... (그런 말을 듣고도 놓을 수 있을 만큼, 자신은 진실된 인간이 아니었다.) 끝까지 이기적인 나를...... 용서해요.
... (문이 열리는 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든다. 차장을 보고 마지막으로 꺼낸 거짓말은 절대 용서받지 못할 악이었다.) 아뇨,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
.
당신은 마지막 죄를 짓기로 합니다.
거짓말은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습니다.
......
그 거짓말에 차장이 웃으며 말합니다.
차장:거짓말에도 능숙하시네요.
그는 당신의 마지막 죄를 눈감고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 죄 많은 열차의 차장이기 때문일까요?
아바에가 살며시 당신의 손을 잡아 옵니다.
가고 싶지 않다는 완고한 뜻이 눈동자에 비칩니다.
차장:하지만... 좋습니다. 어차피 이곳의 질서를 어지럽혀 혼돈을 만든 건 그쪽 분이 한 일이니까요.
혼돈에 ‘부합’하는 거라고 치죠. 어차피 기준을 정하는 건 바보 같은 주인이 아니라 나니까.
...하하, 인간은 정말......
놀라워! 너희가 개미를 보면서 경이를 느끼는 이유를 알겠다니까!
그럼 남은 시간 동안 잘 보내길 바라. 억겁의 시간, 아무것도 없는 상태더라도 같이 있게 되었네. 축하해!
......
이걸로 된 건가요? 정말로?
아마 당신들은 지옥으로 가서 서로를 인식하지도 못하고 그저 붙어만 있을 것입니다.
단지 외롭지 않기 위해서.
인간은 외롭고 싶지 않아 타인을 지옥에까지 빠뜨리는 존재인가요?
아니, 죄인은 그러하던가요?
하지만 당신들은 그냥 손을 꼭 잡았습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좋아요.
당신은 그를 위하기보다는 자신을 위했습니다.
그 놀라운 이기심이 당신의 마지막 죄이자, 그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겠죠.
......
그러면, 지옥에서 만납시다.
어차피 당신은 단 한 사람의 용서만이 필요했는걸요.
.
.
.
ENDING 1 : 단죄(單罪)
나기 플 헤임, 로스트.
아바에 드 클루니, 로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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