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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PG/2022-24

[CoC] 욕조 안의 인어 : 나기아벨

 

 

KP l 락

나기 l 아바에

 

 

잠시 졸았나봐요. 몸이 마치 다른 사람의 것인 마냥 뜻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눈을 뜨자 밝은 빛이 들어옵니다.

찰랑거리는 차가운 물이 담긴 욕조에 애매하게 낑겨있는 몸이 아픕니다.

앗, 방금 아프다는 생각을 했나요? 감각을 느꼈나요?

이 생각… 이 감각….. 처음 느껴보는 것들입니다.

나는 누구지?

 

 

 

 

 

 

 

 

 

▼ Chat Log 

 

 
2022. 05. 22
 
... ...
 
잠시 졸았나봐요.
 
몸이 마치 다른 사람의 것인 마냥 뜻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눈을 뜨자 밝은 빛이 들어옵니다.
 
찰랑거리는 차가운 물이 담긴 욕조에 애매하게 낑겨있는 몸이 아픕니다.
 
앗,
 
방금 아프다는 생각을 했나요?
 
아프다는건 뭐지?
 
이 생각, 감각… 모두 처음 느끼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나는 누구지?
 
자신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하지만 아무리 떠올려봐도 내가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바에:…? (왜 욕조 안에 잠들어있던 걸까… 어색하게 팔다리를 움직여보고, 다른 이가 없는지 주변을 둘러본다.)
 
주변에 다른 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지금 이 상황이 더 급해보여요!
 
지금 당신은 혼자 찬 물이 담긴 욕조에 애매하게 늘어져 있으니까요.
 
춥고... 으슬으슬해요.
 
아바에:저, 아무도 없나요…? (조심스럽게 외쳐보지만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그러려니… 수긍하고는 몸을 일으킨다. 우선은 옷을 갈아입는 게 좋을 것 같고…)
(걸칠만한 가운이나 물기를 닦을 수건을 찾는다)
 
묻는 소리에 대답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어딘가 수긍한 당신은, 몸을 일으키려고 합니다.
 
...?
 
어쩐 일인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덜덜 떨리던 다리는 금방 탁 풀려버리고,
 
당신은 다시 욕조에 주저앉아 버리고 맙니다.
 
이렇게나 나약하다니... 나는 갓 태어난 아기기린 같은 존재군요.
 
어쨌든 당장은 두 발로 일어서기 힘들 것 같네요.
 
아바에:어라, 힘이…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 일어나려던 차, 다리에 힘이 풀리는 듯 털썩 주저앉고 만다. 원래 이런 감각이었던가… 눈을 꿈벅이다 어렵게나마 다시 힘을 주어, 욕조를 짚고 천천히… 두 팔과 다리를 이용해 빠져나온다.)
(이래서야 일어서기 힘들 것 같은데… 선반 위 물건들은 짚을 수 있을까. 팔을 뻗어 수건이 있나 휘적거려봄)
 
당신은 천천히 팔을 짚고, 거의 미끄러지듯 욕조에서 빠져나옵니다.
 
아바에:(엉금엉금)
기준치: 55/27/11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사:(귀엽다)
 
아바에:(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
 
마침 바닥에는 비누와 샴푸, 수건이나 칫솔 등 물건들이 죄다 떨어져 있었습니다.
 
당신의 손에 세면대에 반쯤 걸쳐져있던 수건이 닿네요.
 
걱정 마세요. 깨끗해요.
 
아바에:앗… (다행이라 생각하며 걸쳐진 수건을 끌어당겨 손에 쥔다. 머리카락과 이곳저곳 남아있는 물기를 적당히 닦아두고…)
(누가 이렇게 어질러두었는진 모르겠지만, 지금의 제겐 도움이 되었으니 아무렴…)
(여전히 힘이 없는 상태인가? 다시 일어나려 시도한다.)
 
아바에:(아무래도 힘들겠죠…)
근력
기준치: 45/22/9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힘들죠... 그냥 엉금엉금 기어다닙시다.
 
아바에:(손으로 바닥을 짚어가며 엉금엉금… 기어서 욕실 밖으로 나간다.)
(저는 누구고, 왜 여기에 있는 건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으니 그저 무언가 보일 때까지 나아간다…)
 
당신은 눈앞에 보이는 문을 향해 열심히 기어갑니다.
 
엉금엉금 욕실 밖으로 나오면...
 
등을 밝혔는데도, 어둡고 짧은 복도가 보입니다. 안쪽에 방이 하나 있는 것 같아요.
 
그 광경을 보며 문득,
 
나는 아픔과 추위가 아닌 다른 감각을 느낍니다.
 
어쩐지 공허하고 외로운...
 
이 감각을 무엇이라고 정의해야 할까요?
 
아바에:아, 안쪽에 방이…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어두운 복도를 지난다. 그러다가 문득…)
(공허함, 외로움… 뭉뚱그려지는 감각에 잠시 멈추어 고민한다. 이전에도 이런 느낌이 들었던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알 수 없기에 그저 목적지를 향해 마저 기어간다.)
 
느릿 느릿... 열심 열심...
 
없는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알 수 있을 리가 없겠죠. 그저 기어갑니다.
 
아바에:(거북이가 된 것 같은 기분…)
 
알고보니 아기기린이 아니라 아기거북이였던
 
간신히 방에 도착하면 우선 기다란 창틀이 눈에 들어옵니다.
 
창밖에 보이는 것은 깊은 호숫물. 탁하고 흐려 바깥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바에:(기린이나 거북이나 둘 다 되고 싶지 않지만…!)
 
방 안은 커튼이 달린 침대와 검은 원목 책상, 옷장, 서랍, 커다란 트렁크... 적당한 크기의 새장이 있습니다.
 
뭔가 기숙사에 가까운 느낌의 방. 어쩐지 공허하네요.
 
아바에:(방에 도착하자마자 창밖으로 보이는 탁한 풍경을 가만 바라본다. 엄청나게 깊어 보이는 호수 말고는… 특별한 게 없네요. 그보다 이 방의 주인은 어디로 간 걸까, 창문에서 시선을 떼고 놓여 있는 물건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제 물건은 없겠지… 자세히 보니 기숙사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여긴 학교 안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고 만다.)
 
이곳은 학교 안... 인 걸까요? 그렇다면 나도 학생?
 
잠시 방 안의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곧 뚜벅뚜벅, 복도에서부터 낯선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바에:…! (괜히 숨죽여 소리를 듣는다. 이 방으로 오는 걸까?)
 
긴장하며 조용히 소리를 들으면, 점점 가까워집니다.
 
아바에:(어쩌면 이 방의 주인일지도 모르는데… 멋대로 들어와서 미안하다고 해야 할지, 잘못한 건 없지만 우선 숨는 게 좋을지…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에 허둥지둥 문 뒤에 섬)
 
아바에:(아맞다)
(급하게 기어가봄…)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샤샥샤샤샤샥...!
 
제법 놀라운 거북이 속도로 문 뒤쪽에 숨어봅니다.
 
곧 들어온 사람은 기억에 없는 낯선 이입니다.
 
아바에:(거북이도 기는 재주가…)
 
낯선 사람:(큰 소포 상자를 하나 들고 오더니, 책상 위에 내려놓고 시선을 굴려 방을 한번 훑는다.) ...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바에:(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있음)
 
낯선 사람:(바닥에 듬성듬성 떨어진 물기 탓인지, 어렵지 않게 숨어있는 네 모습을 발견한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가 문 옆을 잡고는 방문을 닫으며 네 쪽을 내려다봐) 아- 왜 이런 곳에 있어요?
 
아바에:…~!! (너무 놀라서 비명도 나오지 않으며)
그, 그게… (자신도 급하게 숨은 터라 그럴싸한 변명이 떠오르지 않는다.) … 그러게요… (쭈뼛) 으음, 죄송합니다…?
아무도 계시지 않은 것 같아서, 들어와봤는데… 실례였다면… …
 
낯선 사람:...실례라니. 내가 초대했는걸요. (웃는 얼굴로 손을 내밀어) 춥진 않아요? 몸은 좀 어때요?
 
아바에:네…? 초, 초대라니… (잘 모르겠지만 우선 내민 손을 맞잡고… 일어설 수 있나?)
 
아바에:
근력
기준치: 45/22/9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살짝 후들거리는 다리로 당신은 어색하게 일어납니다.
 
걷는다는 건 이렇게 어려운 일인 걸까요.
 
아바에:(그나마 맞잡은 손을 지탱하여 천천히 일어선다. 두 다리로 똑바로 설 수 있다는 건 이렇게 기쁜 일이었구나…)ㅁ
조금 전에 막 일어났을 때는 추웠는데, 그래도 물기를 닦아서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왜인지 모르겠지만 공허하고 외로운…? 그런 느낌이 들었… 던 것 같아요.
 
낯선 사람:(어딘가 흥미로운 듯.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네 이야기를 들으며 눈을 느리게 깜빡인다) 그런가... 그럼 내가 누군진 알아보겠어요?
 
아바에:그건… (혹시 기억이 날까,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고개를 좌우로 저어) 아니요. 잘… 모르겠어요.
 
낯선 사람:... (그러한 대답에도 만족스러운 낯으로) 좋아. 처음부터 알려줄게요.
난- 그러니까,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에요. 유일하다고 할까, 서로 애정하는 관계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죠.
 
소중한 사람?
 
서로가 유일하고, 애정하는 관계.
 
그저 낯설고 정체가 뭔지 모를 미지의 존재인 상대가... 그런 걸까요?
 
아바에:소중하고, 유일한… 애정하는… (크게 와닿지 않는 듯 단어들을 중얼거린다)
그런… 사람인데 어째서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요, 저는… 아무것도… (혼란스럽지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낯선 사람:뭐... (네 두 어깨를 조심스럽게 붙잡더니, 침대 끄트머리에 앉히고 옷장 문을 연다) 지금은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천천히 알아가는 것으로 충분하니.
 
열린 옷장 안에는 여러 옷들이 들어 있습니다.
 
아바에:(다른 사람의 방인데, 입을 수 있을만한 옷이…)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그곳에서 조금 사용감이 있는, 노란 망토와 교복을 발견합니다.
 
낯선 사람:으음-... (고민하다가 그중 녹빛의 망토와 여학생 교복을 들고) 잠깐 이걸로 갈아입을래요?
 
아바에:(노란색과 녹색 망토를 번갈아보다가 끄덕이며 받아든다. 아무렴 젖은 옷보다야…) 그럴게요.
 
낯선 사람:그럼 다 갈아입으면 불러요? (방을 나간다... 양심껏)
 
당신은 녹색 망토와 교복으로 갈아입나요?
 
아바에:네에… (문이 닫힌 후 주섬주섬… 녹색 망토와 멀쩡한 교복으로 갈아입는다…!)
… (부르려고 보니 아직 이름도 물어보지 않았구나… 생각하고) 다, 다 갈아입었어요…!
 
이건 새 옷 같네요. 당신은 뽀송해졌어요.
 
낯선 사람:(슥.. 들어온다. 같은 빛깔의 망토를 입은 널 보고 방긋) 잘 어울려요, 아벨.
이제 축하할까요? (소포 상자를 열고 케이크나 쿠키, 디저트를 여럿 꺼내어 테이블에 놓는다.)
 
아바에:고맙습니다… (어색하게 서서 똑같은 색의 망토를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그러고 보니 제 이름도 기억나질 않아서, 그… 아벨… 인 걸까요. (당신은요? 하는 눈빛으로)
그런데 무얼 축하하는… 건가요?
 
낯선 사람:아- 그렇지. 아벨은 애칭이에요. 아바에 드 클루니가 당신의 이름.
그리고 내 이름은 나기 플 헤임이지만, 당신은 나를 나기라고 불렀어요. 그러니 그렇게 불러줘요. (담백하게 대꾸하며 초콜릿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도 붙인다) 으음. 그야... 아벨의 생일을?
 
아바에 드 클루니. 그것이 나의 이름.
 
오늘은 당신의 생일인 걸까요...
 
그의 말을 들으며 초가 꽂힌 초콜릿 케이크를 바라보니,
 
어쩐지 공허하고 외로운... 감각이 올라옵니다.
 
아바에:애칭이었군요. 아바에… (이름 정도는 잊어버리지 말아야지, 한번 되뇌인 후 끄덕인다) 좋아요, 나기.
(제 생일이라는 말에 눈을 크게 뜨고) 네? 오늘이 제 생일이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
(초는 몇 개 꽂혀있지… 개수를 세어본다. 그리고 밀려오는, 아까도 느꼈던 감각… 원인도 해결 방법도 알 수 없어 가만 케이크를 바라보고 있다.)
 
초는 큰 초가 하나, 작은 초가 네 개 꽂혀 있습니다.
 
눈 앞에 있는 것을 먹을까요?
 
아바에:(음…?)
(먹어버려도 되는 건가 고민)
 
고민. 먹지 않나요?
 
아바에:(본인의 생일 케이크니까, 상관 없으려나… 포크를 쥐고 조금 먹어 본다.)
 
아바에는 생일 케이크를 조금 먹어봅니다. 냠냠냠...
 
아바에:(냠냠냠… 케이크는 나기 취향인 게 귀여운 듯)
 
달콤한 초콜릿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고... 이 케이크, 맛있네요!
 
어느새 기분도 좋아진 것 같아요. 나는 초콜릿 케이크를 좋아하는 걸까?
 
나기:(축하 노래를 부르기도 전에 케이크를 먹는 아바에를 보고 조금 웃어) ~그렇게 배고팠어요?
 
아바에:…앗. (멈칫) 그, 그렇죠. 저도 모르게, 케이크의 맛이 궁금해서 그만… (민망한 듯 웃으며 포크를 내려놓는다)
 
어라. 포크는 먹지 않나요?
 
아바에:(네?)
(포크는… 식기니까…)
 
그렇지만 포크를 먹으면 외롭지 않을 것 같은데...
 
아바에:(포크를 먹는다고 외로워지지 않을 거라는 건… 어떤 사고방식이지? 다시 들고 혼돈에 빠짐…)
 
먹지 말까요?
 
아바에:… (포크를 빤히 응시하다가 결국 내려놓는다. 아무리 그래도…)
 
아바에:(참… 아? 저는 사실 포크를 먹고 싶어하는 걸까요?)
1
 
아바에는 포크를 먹지 않기로 합니다. 그야 포크는 식기인걸요!
 
나기:역시 이 케이크,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았어요. 나도 좋아하거든요. (아바에의 생각에 대해서는 모르는 채, 자신도 케이크를 조금 먹는다.)
 
아바에:(잠깐 이상한 생각이 들었는데… 왜지…)
아, 나기도 좋아하나요? 다행이네요. 초콜릿의 풍미가 잘 느껴져서 맛있는 것 같아요. (촛불도 끄고 마저 케이크를 냠…)
 
케이크를 냠...
 
냠냠... 먹다보니 꺼진 초가 당신의 눈에 들어옵니다.
 
이것도 먹으면 기분 좋을 것 같은데...
 
생일 초를 먹을까요?
 
아바에:(네??)
(그치만… 초는…)
 
그치만... 또 참을까요?
 
아바에:(또… …)
(…작은 초 하나만 살짝 깨물어본다)
 
와작. 마치 단단한 쿠키를 먹는 것처럼 당신은 작은 초를 깨물어 삼킵니다.
 
아바에:(아아직 안 삼켰는데 삼켜졌어)
 
생각보다... 맛있어요! 기분이 좋아요.
 
나기:...아벨? (눈을 동그랗게 뜨고 초를 삼키는 모습을 봄..) 그건 먹는 게 아닌데요.
 
아바에:네… 네?! (분명 깨물어 보기만 하려 했는데 어째서 먹어버린 건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얼굴됨…) 그… 그게, 저도 초를 먹으려던 게 아니고…
잘 모르겠지만… 이 초를 먹으면, 어쩐지… 좋을 것 같아서… …?
 
나기:(먹어도 괜찮은 건가? 다른 초를 꾹꾹 만져보다가) 뭐, 작으니까 괜찮겠죠. 혹시 몸에 이상이 있으면 말해요.
 
아바에:(왜 그런 발상을 하게 되었던 거지… 초 만지작…) 역시 조금… 그렇긴 하죠.
 
나기:음... 달라지긴 한 것 같은데. (혼자 중얼이며 널 응시하더니) 괜찮아요, 아벨.
아직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뿐이겠죠. 배고프면 더 먹어도 되고요. (남은 케이크와 디저트 등등 잔뜩 권한다.)
 
많아. 전부 먹을까요?
 
아바에:너, 너무 많은 것 같은데… 물론 맛있어 보이지만…! 케이크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부르니까요.
 
그치만 맛있을 것 같은데도... 참아요?
 
아바에:(…)
 
먹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쓸쓸한데.
 
아바에:(그래도 디저트는 포크나 초보다 낫겠죠… 맛이라도 조금 볼… 까…)
 
맛이라도 조금 볼... 어라,
 
뭘까요. 이 적적하고 쓸쓸하고 외로움이 채워지는 것만 같은 달콤함은!
 
어느새 전부 먹어치웠습니다. 기분이 좋아요.
 
아바에:(저기요!!)
(이… 이상하다. 한두 입만 먹고 말 생각이었는데 또…)
(그치만 나쁜 기분은 아니니까 괜찮은 걸까… 미묘해진다)
 
나기:...? 식욕이 늘었네요. (신기한 표정)
더 주문할 걸 그랬나~... 지금이라도 주방에서 가져올까요?
 
아바에:자, 자느라… 허기가 졌던 모양이에요. (모른 척…)
(도리도리도리도리) 아니에요, 이제 괜찮아요! 차라리 눈 앞에 보이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보다 제가 나기 몫까지 먹어버린 것 같아서…
 
나, 얼마나 잤던 걸까요?
 
이렇게나 먹어버리다니... 한참 잠들었던 걸지도.
 
나기:아하하 신경 쓰지 마요~ 나야 나중에 먹으면 되니까. (으쓱, 하고는 가만히 시선을 맞추다가) 그래도 이렇게 당신과 있으니... 좋네요.
오늘까지는 내 방에 있고, 내일은 함께 학교 주변이라도 둘러볼까요. 아벨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많아요.
 
아바에:원래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참, 얼마나 잠들어 있었던 건지. 애초에 왜 욕조 안에서 자고 있었는지조차… 영문을 모르겠지만요. (뒷머리를 긁적이다 눈이 마주친다) 나기가 좋다니 다행이에요.
… 그럴까요. 오늘은 저도 컨디션이 온전치 못한 것 같아서… 밖에 나가는 건 무리일 듯하고요. (눈 깜박) 제게 알려주고 싶은 거라니… 내일이 기다려지네요.
 
당신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나요?
 
아바에:(아무래도 나기를…)
 
나기를 바라보며 천천히 눈을 깜빡입니다.
 
깜빡. 깜빡...
 
외롭네요. 공허해요...... 알 수 없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당신을 덮칩니다.
 
그렇다면, 나기를 먹는 건 어떨까요?
 
아바에:(???????)
(아니… 그건 아니에요. 나기를, 살아있는 사람을 먹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나 혼자만 이렇게 텅 비어있는 건... 너무 슬픈걸요.
 
참을까요?
 
아바에:(언제까지 슬퍼할 생각인 건가요, 이 몸은…!!)
(참는다.)
 
아바에:5
 
아바에는 나기를 먹는 것을 참기로 합니다. 그야 나기는 살아있는 인간인걸요!
 
하지만, 하지만 뭔가 먹어야 해...
 
대신 무엇을 먹을까요?
 
1. 포크 2. 접시 3. 당신의 넥타이 4. 머리끈 5. 나기의 넥타이
 
아바에:(어… 어째서 이런 선택지 밖에)
… 2
(접시 봄…)
 
아바에는 접시를 와그작 먹습니다.
 
조금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아요...
 
아바에:(…와그작?)
 
사소한 건 신경쓰이지 않아요. 와그작!
 
먹는 걸로 텅 빈 마음은 채워지고, 당신은 행복해집니다.
 
아바에:(맛… 이 있는 걸까. 아니, 그런 건 중요하지 않을지도… 무엇이든 상관 없이 빈 속에 밀어넣을 수만 있다면 좋은 걸지도… 하지만 어째서… 접시 씹어먹으며 생각한다…)
 
나기:아벨? (갑자기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아바에가 돌아서더니 접시를 먹기 시작한다. 황급히 손에 든 접시를 뺏고) 잠깐, 이건 먹지 마요.
... (네 입을 벌리거나 몸 곳곳의 이상을 살피더니) 뭔가... 잘못된 건가? 그럴 리가.
... ... 우선 식사를 가져올게요. (손을 끌어당겨 널 도로 침대에 앉힌다) 여기서 얌전히 기다려요. 아무것도 먹지 말고.
 
아바에:앗. (꿀꺽) …! 미, 미안… 해요. 제가 또, 이상한 걸 먹어버려서…? 그게 그러니까, 저도 접시를 먹고 싶었던 건… …아이데. (상대방의 손길에 입이 벌려졌다가 돌아와선)
너무 걱정하진 않으셔도… 괜찮아요.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지는…? (날카로운 조각에 찔려 아프다든가, 그런 감각이 느껴지지는 않았으니까… 아마도)
(아무튼 다시 얌전히 침대에 앉는다.) 아, 안 먹을… 게요. 최대한…
 
나기:응. 조금만 참아요. 금방 다녀올게요.
사실은 같이 나가고 싶지만...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으니. (말이 끝나고 방을 나가니 방안에는 정적이 찾아온다.)
 
나기가 사라지니 이곳은 당신 혼자입니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겠네요. 먹어도 되고요.
 
아바에:(음… 방에… 뭐가 있더라. 두리번거리며 구경한다. 뒷말 무시…)
 
그러고보니 이제 당신은 어느 정도 걸을 수 있네요. 익숙해진 걸까요.
 
방에는 침대와 책상, 옷장, 서랍, 커다란 트렁크, 적당한 크기의 새장이 있습니다.
 
아바에:(아까보다는 한결 가벼워진 걸음. 너무 오랫동안 가만히 누워있어서 근육이 굳었던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랍을 한번 열어보고…)
 
조사:서랍. 안에는 빈 병이 있습니다.
어쩐지 다른 물건들과는 다른... 무언가 이질적인 느낌이 듭니다.
원래 무엇이 들어있었던 걸까요?
 
빈 병을 먹을까요?
 
아바에:빈 병이 있네요… (물을 채워 꽃이라도 꽂아두면 좋을 것 같은데…)
(???)
 
마침 나기도 없고, 먹으면 이 적막함이 채워질 것 같은데...
 
아바에:(이 병을 먹는다고 해서 적막해지지 않을 리가…?!)
(우선 참습니다…)
 
아바에:(참아보자…) 7
 
아바에는 빈 병을 먹는 것을 참기로 합니다. 그야 이건 병인 걸요!
 
아쉽지만 서랍 안에 꽃은 보이지 않으니, 꽃병으로 쓰기는 어렵겠어요.
 
아바에:꽃이 없는 건 아쉽지만… (빈 병을 제자리에 둔 후 서랍을 닫고, 트렁크를 슬쩍 열어본다)
 
트렁크 안에는 다른 것도 있지만, 그중 책 한 권과 두개골이 당신의 눈에 띕니다.
 
아바에:(두개골… 보고 깜짝 놀랐다가 책을 집어듭니다)
 
아바에:(아)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ㅠㅠㅠ)
 
조사:(아)
 
아무래도 놀라겠죠... 이성 -1
 
그렇지만 두개골을 먹는다면?
 
아바에:(이상한 소리 하지 말아요)
 
참을 거예요?
 
아바에:(참아야…)
 
아바에:(그치만… 이건 나기에게 소중한 물건일 것만 같은 예감이 드니까) 11
 
두개골은 살아있는 사람도 아닌데,
 
아바에는 먹는 것을 포기합니다. 왠지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책을 열어보니, 굉장하게 날린 필기체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우와 지독한 악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아바에:(아무튼 안 돼… 두개골을 먹느니 차라리 책을 먹겠어요)
(그전에 일단 읽어봐야지)
기준치: 55/27/11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아)
 
조사:(아)
 
내용은 상관없어요. 책이 먹고 싶어요!
 
차라리 이걸 먹을까요?
 
아바에:(ㅠㅠㅠㅠ)
(읽어보려 했는데 어쩌다…)
그래도 책이 제일 무난… (깨물)
 
당신은 책을 깨뭅니다.
 
아! 그래요. 이 충족감... 역시 참는 건 잘못됐어요!
 
맛있게 책을 먹으니 남은 페이지는 얼마 없습니다.
 
당신은 쪼금 비참해집니다... 읽어보고 싶었는데 말이에요.
 
아바에:(아냐… 먹는 게 잘못된 거라구요…)
(자신이 먹어치운 바람에 너덜너덜해진 책을 바라본다…)
… (한숨 쉬고 다시 트렁크 안에 책을 넣어둡니다)
 
아바에는 너덜너덜해진 책을 트렁크 안에 고이 넣어둡니다.
 
아바에:(이쯤 되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은 기분이…)
 
조사:(ㅎㅎ)
 
아바에:(…)
 
통~ 통~
 
그런 당신에게 뭔가 현관 문쪽으로부터 뭉뚝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치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 듯한 소리.
 
어떡할까요?
 
아바에:…? 문 밖에 누군가…
(하지만 나기라면 그냥 들어올 테고… 이외에 올 사람이…)
… 누, 누구신가요…?
 
퉁~ 퉁~
 
대답은 없고 소리만 여전히 들립니다.
 
아바에:(왔다갔다 안절부절…)
(뭔가 평범한 노크 소리와는 다른데… 고민 끝에 문을 살짝 열어봅… 니다)
 
고민 끝에 살금 문을 열어보니...
 
부엉이:호우- 호우우-
 
작은 부엉이네요. 편지를 들고 왔나 봅니다.
 
부엉이는 자신의 발목에 묶인 편지를 빨리 받아 가라는 듯 당신 쪽으로 내밉니다.
 
...
 
아바에:…! 부엉이었구나. (휴… 가슴 쓸어내림…)
 
휴~
 
우......
 
또다시 이상하고 기묘한 감정에 휩싸입니다.
 
아바에:(안 돼…!!!)
 
이건 뭘까요? 아까보다 더... 좀 더 슬픈 느낌이에요.
 
심장이 뜨거워지는 이 감정, 분노일까요?
 
나는 잘못된 걸까요? 이 행위는 끔찍한 걸까요?
 
하지만... 나쁜 일이라고 여겨지진 않습니다.
 
당신은 그저 외롭고 공허하고…..
 
혼자는 싫을 뿐이잖아요.
 
아바에:(아니야… 아무런 죄도 없는 생명체를 이유 없이 해칠 수는 없어요. 그저 내 기분을 위해, 공허함을 해소하기 위해 부엉이를 다치게 할 수는… …)
 
그런가요?
 
그럼에도 참기로 정한다면...
 
아바에:(왜 자꾸 이런 말도 안 되는 기분이 드는 걸까. 떨리는 양손을 맞잡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알 수 없는 욕구에 사로잡히기 전에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15
 
아아...
 
날아갑니다. 부엉이가 날아가는 모습을 당신은 무력하게 바라봅니다.
 
남은 것은 편지와 당신의...
 
손?
 
편지 봉투?
 
손톱?
 
잉크?
 
무엇이든 좋아, 행복해지고 싶어요!
 
아바에:(날아가는 부엉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뒷걸음친다. 부엉이를 해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드는 것도 잠시, 손에 들린 편지와 편지를 든 제 손이 눈에 들어온다.)
나, 나기는… (언제 오는 거지. 누구라도 좋으니 곁에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조심스레 편지를 살펴본다…)
 
편지의 내용은, 당신의 가족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계속 수업을 듣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학교 측에서 전달받아 걱정하셨던 모양이에요.
 
...먹을까요.
 
아바에:아… (내가 수업을 듣지 않았다고… 편지를 읽어내리는 동안 혼란에 휩싸인다. 이전의 자신은 대체 무얼하고 있었던 건지, 도통 기억나질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가족에게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기나 하고…)
(걱정이 담긴 편지에 대해서까지 먹을 생각 밖에 없는 자신에게 허탈감이 들지만, 참지 않는다.)
 
당신은 부모님의 편지를 먹습니다. 냠냠...
 
허탈하고 슬픈 기분이 치유되는 것만 같은,
 
냠냠냠... 냠... 이대로 정말 무엇이든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나기: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네 손을 자신 쪽으로 잡아당기고) ...안 되겠다, 아벨. 산책이라도 갈까요?
 
어라, 언제 나기가 돌아온 걸까요?
 
나는... 방금 뭘 먹으려고 했었지. 어딘가 정신이 멍해집니다.
 
그대로 나기의 손에 잡혀 기숙사 바깥으로 나옵니다.
 
붙잡은 손.
 
어쩌면 지금이라면 먹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나기를 먹을까?
 
그러면 안 되지만... 역시 먹을까?
 
아바에:…! (멍하니 기숙사 밖으로 이끌려 나와, 붙잡은 손을 내려다본다. 이 상황에 자신은 또 이상한 생각을…)
(… 역시 그래선 안 된다. 먹을 수 없다)
 
아바에:… (제발…)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손을 뿌리치고 몇 걸음 물러나)
 
나기를 먹을 수는 없어!
 
당신은 뿌리친 두 손을 꼭 맞잡고 뒤로 물러납니다.
 
나기:(불현듯 그 자리에 멈춰 서고, 느리게 뒤를 돌아봐) ...아벨? 왜 그래요. 이쪽으로 와요.
 
아바에:(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아니에요. 저는… 가까이 있으면 안 돼요. … 그럴수록, 참기 힘든 기분이 들어서… 나기가 위험해질 수도 있고, 그러니까…
떨어져 있는 게… 좋을 거예요.
 
나기는 그 말에 대답이 없습니다.
 
그리고,
 
후플푸프 친구:클루니? 오랜만이다~ 수업은 왜 빠졌어?
 
당신을 알아보고 다가오는 낯선 사람.
 
누구지? 그것보다...
 
공허해요. 외로워요. 혼자는 싫어요.
 
...이건, 이 감정은. 저 사람이라도 먹지 않으면.
 
아바에:… 아…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그에게서도 주춤거리며 멀어집니다.
 
후플푸프 친구:뭐야, 무슨 반응이 피투성이 남작을 보듯이... (갸우뚱하며 더욱 다가간다.)
 
아바에:가, 가까이 오지 마세요…!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렇게 소리치는 것과 달리,
 
당신의 몸은 홀린 듯이 낯선 이의 팔을 물어뜯으려고 하고,
 
나기: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나기는 급히 당신의 행동을 막으려 했으나... 이미 늦었습니다.
 
아바에:
기준치: 55/27/11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나기:
기준치: 80/40/16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갑자기 당신에게 물린 낯선 이는 비명을 지르고,
 
주변에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하나 둘 모여듭니다.
 
이대로... 전부 들켜버리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방금의 일로 당신은 조금, 아주 조금,
 
무언가 채워지는 기분을 느낍니다.
 
아바에:아…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안 돼요. 저는, 이곳에 있으면… …
 
고작 팔을 깨문 것만으로 만족감이 차오르는데 정말 누군가와 하나가 되어버린다면?
 
더욱 행복해지지 않을까?
 
아바에: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 행복해지고 싶지 않으니까…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가까운 이의 목을 깨물려고 하고...
 
나기: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단단히 붙들어 막고) 괜찮아요, 아벨. 병동으로 가요. 폼프리 부인이 당신의 상태를 봐주실 거예요.
 
병동? 이 상태로 가도 괜찮은 걸까요?
 
차라리,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 숨어 지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 도망을 가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도망? 어디로?
 
내가 있을 곳이 있긴 할까요?
 
아바에:… (당신이 있음에도 여전히 불안한 눈을 한 채 바라봐) 그래도, 정말 괜찮을까요…? 저, 저를 이상하게 보진 않으실까요.
… 저는… 고쳐질 수 있는 건가요.
 
나기:(후플푸프 학생에게는 적당한 거짓말로 상황을 무마하고는, 다시 네 손을 잡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도망친다) ...
... ...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니 잡은 손을 놓고 네 쪽을 돌아본다) 아니. 미안해요, 아벨.
병동으로 가자는 말은 거짓이에요. 그야 당신을 그렇게 만든 것은 나니까.
금지된 마법을 썼으니 부인이 고칠 수 있을리도 없죠... 내가 고칠게요.
당신을 불행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단지, 나는... 아벨이 날 피하지 않길 바랐어요.
나와 같은 사람이 되길 원했죠. 그렇다면 더욱 쉽게 우리는 이어질 수 있을 테니까.
...어렵네요. 마음이라는 건. 다시 태어난 당신은 나와 행복해질 거라 기대했는데.
 
이게 무슨... 말이죠.
 
나기의 말은 이해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그가 당신을 만들었다면...
 
어쩌면 행복해지는 길은 그와 하나가 되는 것일지도 몰라요.
 
아바에:네…? 이상한 건 저인데, 왜… 어째서 나기가 사과하는…
…! 그, 그럴 리가. 하지만 나기는… 내내 저를 도와주려 했는걸…
(갑작스런 상대방의 고백에 머리가 새하얘진다. 목소리도, 움츠린 어깨도 바들바들 떨려오는 것 같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 알아요. 나기가… 단지 절 불행하게 만들기 위해 그랬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생각이 들지도 않구요…
그런 나기를, 제가 피할 리도 없는데… (점점 말이 흐려진다)
…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나기에 의해 다시 태어난 저는… 이제 어쩌면 좋죠.
 
아바에: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나기: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갈 곳을 잃은 나의 입은 '나기 플 헤임'이라는 살아있는 고기를 향하고
 
아바에:
기준치: 55/27/11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기:
기준치: 80/40/16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간신히 멈춥니다. 하나가... 되지 않아요.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하지만... 그는 당신을 이런 괴물로 만들어 버렸는걸요.
 
나기:(모든 진실을 밝힘에도 저를 원망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네 모습을 보고 다시금 자신의 실패를 되새긴다. 고개를 떨군 너의 두 뺨을 감싸, 조심스레 들어올려 서로 눈을 맞추고) 당신을... 그렇게 만든 것은 나이니 내가 책임질게요.
멀리 떠나요. 당장은...... 응, 내가 지내던 곳으로 가도 좋겠네요.
이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나는 당신과 함께하고 싶으니까. 내가 당신을 고치게 해 줘요.
 
아바에:제… 제가 그래도 될까요. 나기와 함께 있어도, 괜찮은 걸까요. (미안한 마음 반, 두려운 마음 반에 눈물방울이 툭 떨어진다.)
혹시라도… 나기까지 먹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들면, 나기를 해치게 되어버리면… 그 이후를… 나기 마저 사라져버린, 그 공허함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게 너무 무서워요.
… 그럼에도, 모든 게 잘못된다 하더라도… 나기가 괜찮다고 한다면… 당신을 믿을게요.
 
당장 무섭고, 잘못될까 두렵지만 아바에는 나기를 믿기로 합니다.
 
비록 당신을 불행하게 만든 사람이지만... 이제 그밖에 남지 않았으니까요.
 
어쩌면 그건 그가 바라던 유일이 아닌가요?
 
...
 
고난과 역경을 딛고 손을 맞잡는 두 사람.
 
사실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죠.
 
하지만 험난한 길을 걸어, 결국 누구도 먹지 않고 참아낸 스스로를 칭찬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동화 속에서는 항상 모든 것이 끝나면 빛의 속도로 행복해지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으니까요.
 
이런 상황도 편집과 보정이 들어가면 동화처럼 보일지도 모르죠.
 
...아, 그래서 다음은 어디로 가게 되었죠?
 
그림
 
아바에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이건 생일 선물이에요. 원하는 기능치 +5, 이성치 회복 2d6
 
2022. 0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