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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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l 갱
아바에 드 클루니 l 나기 플 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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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알아주세요.
모든 것은 그저,
당신을 위해서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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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알아주세요.
모든 것은 그저,
당신을 위해서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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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맹세
w. 백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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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성 2층, 회의실 앞.
귀족 A: …그래서 내가 전에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저자는 이제 아무짝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런 자에게 땅을 하사하시다니. 폐하도 참, 무슨 생각이신 건지......
숨을 내뱉을 때마다 퍼져나가는 입김.
아바에 드 클루니:...... 말이 조금 지나치십니다. 저 또한, 한 영지의 영주로서 이 자리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시지요.
이른 아침의 햇살이 당신의 발끝에 닿아 부서져 내립니다.
귀족 B: 영주? 허, 언제부터 이렇게 작은 부락도 영지 취급해줬단 말이오? 말이 좋아 변방의 영지지. 실상은 북방 민족이나 도망자들이 숨어드는 곳 아니오.
이미 겨울은 끝자락이 다 와 가건만,
설산을 곁에 둔 이곳은 여전히 한겨울처럼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귀족 C: 귀환 영웅도 다 한물갔지. 전쟁이 끝난 지금, 당신은 버림받은 촌구석이나 들여다보는 버림 패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겠소?
......
귀족 D: …... 영지민의 행동은, 곧 영주의 거울이오. 어떤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오.
얼어붙은 몸에 감각이 없어질 때 즈음.
복도를 울리던 고함은 잠잠해지고, 끼익거리는 소리와 함께...
영원히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문이 열립니다.
하나둘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해 봐도, 기다리던 사람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군요.
반갑지 않은 얼굴들은 한 번씩 당신을 훑고 지나가더니,
가장 마지막에 나오던 하인은 당신의 신발에 침을 뱉기까지 하고서야 자신의 주인을 따라 사라집니다.
...못마땅한 일이지만 어쩌겠습니까, 당신의 주군 또한 아무말하지 못하였는걸.
......
아무래도 그는 아직 저 안에 남아있는 것 같네요.
나기 플 헤임:... ... (그들의 행태에도 눈썹하나 까딱이지 않고 자리를 지키다, 나오지 않는 그녀를 찾아 문 안쪽으로 들어간다.) ...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무성의하게 열린 문을 지나 안쪽으로 발을 들이면,
가장 상석에 앉아 있는 그가 보입니다.
꽤 진중한 표정을 짓고 있는 듯 보이나...
늘 곁을 지키던 당신이라면, 기분이 그리 좋아보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언뜻 보아도 가늘게 떨리는 눈가와 지나치게 힘 주어 잡은 손.
그는 당신이 들어온 것조차 눈치채지 못하였는지,
대답 없이 그저 서류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앉아 있네요.
나기 플 헤임:... (자신을 눈치채지 못한 모습에도 일상적으로 꾸벅, 고개를 숙이고 다가간다. 서류를 힐끗 바라보고는) ... 회의는 어떠셨습니까. 저들의 반응을 보면, 그리 좋은 말은 듣지 못하신 것 같지만.
아바에 드 클루니:...... ...아.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움찔하고는 그제야 서류에서 눈을 떼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참, 모두 나간 것도 모르고...... 나도 정신이 없네요. 많이 기다렸나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회의도 별일 없었어요. 다들 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죠.
나기 플 헤임:그대로 얼어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농담을 던지고는 살짝 고개를 기울인다.) ... 신경이 곤두서 있다... 그건 너무 귀여운 표현 아닙니까. 저들의 태도를 보십시오. (이젠 아무도 없는 문밖을 까딱였다.)
아바에 드 클루니:내가 얼어버리면... 깨어날 수 있게, 나기가 어련히 도와줄 거라고 믿으니까요? (농담과 대비되는 무뚝뚝한 표정을 보고 작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도 그들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닌걸요. 마냥 듣기 좋은 소리만 들을 수도 없고...... (나갈까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가 서류를 몇 장 챙겨들고 앞장섰다.)
나기 플 헤임:물론 그래야죠, 제 주군이시니까요. (네 표정에 그제야 자신도 슬며시 웃으며 받아치고는, 이어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뒤따라간다.) ... 아. 그건 제가 들겠습니다. (서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었다.)
뒤따라 회의장을 나서기 전, <지능>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90/45/18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들어 이런 의미 없는 언쟁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군요.
그래도 그가 처음 영지를 하사받았을 때엔, 주변 영주들도 호의적이었는데 말입니다.
...... 무언가 문제라도 생긴 걸까요.
나기 플 헤임:... ... 음. (서류에 잠시 시선을 두고, 문득 든 생각에 걸음을 멈춘다.) 요즘 들어 이런 회의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무언가 문제라도 생기신 겁니까.
아바에 드 클루니:(바로 옆 서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다 잠시 멈추어 돌아본다.) 그런가요? 으음...... 다들 자신의 영지를 지키는 데에 힘 쓰고 있으니, 그러다 보면 언제 어디서 문제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죠. (고개를 기울이며 두루뭉술하게 대답하고는, 마저 걸음을 뗀다.)
...그으럼, 나도 이만 할일이 떠올라 들어가 볼게요. 다음 회의에서도 아무 말 못 하고 앉아 있게 된다면 곤란하니까...~ (네게서 다시 서류를 샥 가져가, 서재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 모양새가 영 어색하다.)
......
최근 항상 이런 식이었습니다.
격주로 열리는 귀족 회의에서는 최근 무의미한 기싸움이 난무하고,
회의가 끝나면 아바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제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죠.
오늘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면 상대했던 귀족들의 언사가 지나쳐,
그로 인해 아바에의 기분이 조금 상했다는 정도일까요.
......
그렇게 당신만이 남겨진 복도는 고요합니다.
그를 따라 서재에 들어가거나, 미처 다 둘러보지 못한 회의실을 살펴볼 수 있겠네요.
나기 플 헤임:역시 이상한데... (애꿎은 서재의 문만 빤히 응시하고 있다, 으쓱이고 들어간다.)
당신도 따라 서재에 들어가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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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여 있는 서재.
[책장] 사이사이의 창문들은 책들이 햇빛에 바래지 않도록 암막 커튼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안쪽으로는 조금 지친 기색의 아바에가 의미 없이 서류만 뒤적이며 앉아 있네요.
나기 플 헤임:(막상 들어와 안쪽의 네 모습을 발견하자, 괜히 의미 없이 책장을 뒤적인다.)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장에는, 군주론에 관련된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살피다 보면, 비교적 최근에 들여 놓은 듯한 책장이 보이는 군요.
모두 종교와 관련된 책들.
그중에 하나, 겉표지가 노란 책이 당신의 눈에 들어옵니다.
책을 읽어본다면, <자료조사>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75/37/15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노란 책을 꺼내어 펼쳐 봅니다.
《이단이란 무엇인가》
「A교는 우리를 이단이라고 부르고, 이단은 세상에서 존재하면 안 된다고 전파한다.
......
이단이라는 말은 잘못되었다.이 세상에 이단이라는 것은 없다.
그저 각자의 신에게 각자의 가르침을 받을 뿐이다.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자는 없다.」
어쩐지 유별나게 이교도를 옹호하는 책입니다.
이단이라는 단어를 지적하며 종교의 자유를 논하고 있네요.
그러나 저자나 관련 종교가 적혀 있지 않을 걸 보니 조금 수상합니다.
나기 플 헤임:... 하, (이 수상한 책은 딱봐도 이교도가 쓴 책인가... 적당히 보다가 덮었다.)
... ... (그래도 무언가 핑계거리가 될 수는 있으니, 노란 책을 든 채로 네게 다가간다.) 무언가.. 제가 도울 일은 없습니까.
쓸모가 있을까, 혹시 몰라 책을 챙겨들고 그에게 다가갑니다.
아바에는 아침의 일로 집중이 안 되는지, 계속 같은 페이지만 노려보고 있네요.
간혹 다시 앞장으로 넘기는 모습을 보아, 오늘 일을 처리하긴 글러 보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읽었던 문장을 몇 번이나 읽어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린다. 그리고 네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고 표정을 풀고는) ...앗, 언제 들어왔어요?
나기 플 헤임:음. (페이지를 힐끗, 자신은 책을 찾으러 왔다는 표정으로 수상한 책을 핑계로 슬쩍 내보인다.) ... 방금 들어왔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그가 들어보인 책을 물끄러미...) 그런 책도 있던가요? 새로 들여다 놓았던가...... 무슨 내용이에요? (서류는 슬금, 가장자리에 밀어두고 다른 화제를 찾는다.)
나기 플 헤임:... (이런 책에 관심을 가지실 줄은, 몇 초간 책을 잘못 골라왔다고 후회한다.) .... 그냥..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나기도 주군을 따라 두루뭉술하게 대답했다.)
아바에 드 클루니:종교의 자유......(눈을 깜박이다 이내 고개를 끄덕여) 그러고보니 마을에도 여럿 있죠. 이교도, 라고 불리는... 이들도 있지만. 그보다 나기가 종교에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의외라는 표정을 했다.)
나기 플 헤임:사실 그다지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이실직고했다.) ... 그렇습니까. 마을에 이교도들이... 그럼 이 책도 그들 중 일원이 가져다 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찾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영주성에 이런 책이라니, 주군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
아바에 드 클루니:......? (단호하게 부정하자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럼 왜 들고 있는 거예요, 라고 물어보려다가 관두기로.) 이야기가 조금 들려오더라구요. 마을 안에서는 이교도 문제로, 바깥에서는 영주의 자질을 의심하는... 응? 굳이 찾아낼 필요까지...... 그, 나도 한 번쯤... 읽어보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주민들이 어떤 신을 믿고 있나, 같은...~
나기 플 헤임:이교도의 존재가 당신의 평가를 떨어트린다면, 당연히 찾아내어 근절해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책을 등 뒤로 숨겼다.) 음. 읽으신다는 걸 제가 말릴 수는 없습니다만... 어차피 수상한 내용들 뿐이었습니다. (역시 주군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
아바에 드 클루니:아... 아니에요! 그들은 그저 종교의 자유를 원할 뿐인걸. 나는 그런 것까지 막고 싶지 않아요. (네 말에 다급하게 대꾸하고는, 조금 의기소침해져 멍하니 앉아 있는다. 최근에 주민들이 반발하여 들고 일어났던 일이 떠오른다.)
주민들의 요구도 제대로 들어주지 못하고, 어쩌면... 정말 내가 영주의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걸지도 몰라요. 괜히 이야기가 들려오는 게 아니겠죠...
나기 플 헤임:...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의 요구를 전부 들어줄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시선은 네게 고정되어 있다, 이내 짧은 한숨을 쉰다.) 자신에게 의심을 가지지 마십시오, 주군. 당신의 뜻이 그렇다면 그걸 막지는 않겠습니다. (일단은.)
아바에 드 클루니:으음...... 하지만 마을을 돌보는 게 내 일이잖아요. 이 자리 하나 지키지도 못하는걸. 그래도... 그렇게 말해주어서 고마워요. (눈을 두어 번 꾹꾹 눌렀다 뗀다. 억지로라도 기운을 내야 했다.)
이럴 때면 내 몸이 여러 개였으면 좋겠어요~ 그럼 이런저런 문제들을 금방 해결할 수 있을 텐데...... (실없는 소리를 내뱉으며 치워두었던 서류를 끌어온다. ) 그럼, 나기가 나를 좀 도와줄래요?
나기 플 헤임:... ... 너무 무리하시는 것 아닙니까. 하루쯤은 쉬셔도... (걱정스럽게 네 모습을 바라보다가, 한번 끄덕인다.) 물론. 그게 제가 할 일이니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예전보다 해야 할 일이 훨씬 많아졌으니, 어쩔 수 없죠. 그리고... 나기가 이렇게 자꾸 받아주니까, 쉬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마음을 더 굳게 먹어야 한단 말이에요. (괜히 흘끔...) 아무 걱정 없이 놀던 어릴 때가 좋았어요. 그때는 나기도 무척 작았었는데- (앉은 채로 키를 가늠하듯 손을 휘적거린다.)
회의 중에 우리 영지 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소문이 나왔었어요. 그것 때문에 말이 더 길어졌죠. (끄응, 작게 앓는 소리를 내곤) ...그래서 말인데, 나기가 나 대신 마을을 둘러보고 와줬으면 해요.
나기 플 헤임:음... 그래도 쉬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의 효율성을 생각해서도. (같이 흘끔...) 그때의 주군은 여전히 무척 작으셨지만요. (휘적거리는 네 손을 슬며시 잡아선 조금 더 아래로 두었다. 이어 시선을 마주하고 웃는 얼굴로 손을 뗀다.)
... 그럴까요. 그럼 마을을 둘러보고 오겠습니다. (몇 걸음 물러나 인사하고, 여전히 등 뒤에 숨겼던 책을 든 채 서재를 나왔다.)
아바에 드 클루니:알았어요. 나도 사람이라서, 온종일 일만 붙잡고 있는 건 아니랍니다. (안심하라는 듯 그를 향해 웃어 보인다. 그러고는 제 손을 잡아 더 아래쪽으로 두는 네 모습을 보고 한결 편안한 웃음을 지어) 그렇게 작지는 않았을걸요. 기억나요? 나기가 매일 같이 따라와서는 놀자고 했었잖아요. 그리워지네요...~ (본인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날조했다.)
응, 번거롭겠지만... 부탁할게요. (서재를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가만 바라보았다. 자신도 하던 일을 마저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기 플 헤임:... 그런 기억은.. (아무렇지 않게 날조 당했지만 이미 서재를 나와서 반박할 수 없었다. 그냥 얌전히 마을을 둘러보기 전, 회의실부터 확인하기로.)
서재를 완전히 나오기 전 바라본 아바에의 모습은,
제대로 잠에 들기는 했는지, 유난히 지쳐보이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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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회의가 이루어지던 회의실.
처음에는, 주변 영주들이 아바에를 존중하고자 격주마다 회의를 열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불결한 장소에 갈 수 없다며 오지 않는 귀족도 생기고 있습니다.
......
눈앞에 길게 이어진 [책상] 하나와 여러 개의 [의자]가 정리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나기 플 헤임:... ... . (그들의 태도를 새삼스럽게 떠올리며, 낮게 한숨을 쉬곤 텅 빈 회의실의 책상을 살폈다.)
책상 위에는 아직 치우지 않은 회의 자료가 놓여 있습니다.
제일 위에 놓여 있는 것의 제목은,
'최근 들어 뒤숭숭해진 영지 분위기에 대한 안건'.
나기 플 헤임:... 이교도 때문인가. (회의 자료를 읽어본다.)
대강 훑어보면, 아바에의 영주 자질을 의심하게끔 만들어진 허위사실 투성입니다.
그러나 한 명 두 명 믿는 자들이 늘어나,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며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고 하네요.
최근 폭동이 한번 일어나면서 주위 영주들의 귀까지 퍼진 모양입니다.
나기 플 헤임:흠...? (대강 읽어가다 내용에 인상을 찌푸리고 덮는다. 비록 주군은 막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역시 무언가 조치를 취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 이런 헛소문을 믿고 날뛰는 귀족들을 생각하면, 그 수준도 알 만하군. (의자도 하나하나 확인했다.)
정리가 덜 된 자리에 오늘자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얼핏 보아 책상 위에서 본 안건과 크게 달라보이진 않네요.
한 면에서는 영주가 밤마다 전쟁을 그리워 해 살인을 하고 다닌다는 헛소문도 서술되어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 주군이 살인을 하고 다닌다고.. (헛소문도 이런 헛소문이 없다... 이걸 믿는 바보가 있다니...)
그나마 다행인지,
"영주의 자질을 의심하는 것은 자신이 사는 마을에 불을 지르는 것과 같다"라며 영주를 옹호하는 말도 보이네요.
그외 더 읽어보아도 말도 안되는 기사들뿐입니다.
나기 플 헤임:역시 불이라도 질러야 하나... (옹호하는 말의 포인트를 이상하게 집는다. 말도 안되는 기사들은 더 읽을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어쨌든... 마을로 가야겠군.
핀트가 어긋난 것 같지만, 기분탓이겠죠.
주군의 명을 수행하기 위해 당신은 성 밖으로 나서기로 합니다.
호위 기사로 배정받고 난 이후로, 단독으로 명령을 받는 일은 오랜만이지요.
복도 양쪽 끝에 나 있는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오면,
대낮임에도 어두컴컴한 성의 내부가 보입니다.
아무리 사용인들에게 환하게 켜 놓으라 이야기하여도...
얼마 지나지 않아 성의 틈으로 들어오는 칼바람 탓에, 벽에 걸린 촛불의 대다수가 꺼져 버리고 마네요.
...... 아.
문쪽으로 걸어가던 중, 복도를 청소를 하던 사용인과 마주칩니다.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가려 했으나, 그가 눈치를 보더니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사용인:기, 기사님...!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나기 플 헤임:... ? 무슨 일입니까. (빤)
사용인:...그, (주변 눈치를 살피다가) 요새 주인님이 통 잠을 못 주무시는 것 같아서요. 밤마다 자꾸 성안을 돌아다니시던데...... 모, 몽유병이라도 있으신 걸까요...?
나기 플 헤임:... 주군이 몽유병을.. (놀랐다.) ... 확실한 겁니까? (자신이 몰랐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사용인:네에... 바깥으로 나가시기도 하고...... 무, 무얼하시는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우물쭈물 말을 잇는다.) 주인님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도 들려 오니까요... 늦은 밤엔 위험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어서......
나기 플 헤임:확인해 보겠습니다. (늦은 밤에 바깥에까지 나가신다니... 흘려들을 수 없는 이야기다. 생각에 잠겨 있다가 힐끗) 좋지 않은 소문... 당신도 그걸 믿는 건 아니겠죠.
사용인:한 번 부탁드려요... (꾸벅, 인사하고 물러나려다 그의 물음에 멈칫) 그, 그야... 당연하죠. 주인님은 그럴 분이 아니시라고 믿어요...... (움츠러든 채 목소리를 줄였다.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대화를 마치고, 사용인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하던 일을 마저 합니다.
나기 플 헤임:... ... 귀족들, 소문, 이제 몽유병이라... (그녀에 관한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니 걱정이 태산이다. 차근차근 먼저 마을로 향했다.)
그를 지나쳐 복도 끝의 문을 열고 나가면,
성의 내부와 마찬가지로 을씨년스러운 정원이 보이네요.
정원은 아바에가 직접 가꾸기도 할 만큼 좋아하는 공간임에도... 최근에는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관찰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0/40/16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자세히 보니, 얼마 전 민심이 최악에 가까웠을 때 주민들이 폭동을 일으켰던 흔적 같네요.
아직 원상복구 시키지 못하였는지 망가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좋아하시는 정원을... (사용인들에게 하루빨리 원상복구 시키라고 말해두어야 겠다 생각하는 나기.) ... 큰일인데, 이거. (폭동도 해결... 하나 늘었다.)
폭동의 흔적을 보고 나니, 한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떠나질 않습니다.
.
전쟁 후 모두의 환호 속에서 귀환했던 아바에.
그러나 그는 돌아오자마자 양날의 검 취급을 받았고,
최측근인 당신과 함께 이런 변방의 마을에 유배 보내지듯 수도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런 아바에가 당신을 위해, 그를 믿는 이들을 위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갑니다.
마치, 누군가가 의도한 것처럼......
이 모든 상황은, 과연 우연일까요?
.
아직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주군의 말대로 성 바깥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모으는 수밖에 없겠죠.
나기 플 헤임:(성 바깥으로 총총...)
성을 나가기 전, <지능>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90/45/18 |
굴림: | 1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러고 보니... 지금 당신이 착용하고 있는 옷,
마을로 내려가기 전에 갈아입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마을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는 영주 소속 기사단의 제복이니까요.
나기 플 헤임:... (침착하게 멈춰섰다.) ... ... (옷을 평범한 마을 사람 A룩으로 갈아입고 온다.)
당신은 영주의 직속 기사가 아닌, 평범한 마을 사람 A가 되었습니다.
준비도 끝마쳤으니, 서둘러 마을로 향할까요-
.
.
♰ 성 외곽, 마을 안.
최근 뒤숭숭한 분위기의 원인을 찾기 위해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은 넓은 [광장]이네요.
나기 플 헤임:음... (평범한 마을 사람 A는 광장을 둘러본다.)
【광장】
깔끔하게 닦인 마차용 도로 한가운데에 분수대가 있는 광장입니다.
분수대 근처에는 피켓 같은 것을 들고 종교의 자유를 외치고 있는 [사람들],
그 옆에서 오늘자 신문을 팔고 있는 [아이]가 보입니다.
나기 플 헤임:종교의 자유... 라. (책을 떠올리며 우선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시위하는 사람들: 이교도를 인정해 달라! 이교도를 인정해 달라!
그들은 피켓을 들고서 비슷한 구호를 목청껏 외쳐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상하네요.
아바에는 암암리에 이교도를 승인하고 있는데도, 왜 이런 시위가 성행하는 걸까요.
나기 플 헤임:...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까? (슬쩍 말도 걸어본다.)
시위하는 사람들: 뭐야? 그걸 말이라고 하나? 보아하니 우리와 같은 신을 모시는 녀석도 아닌 것 같은데, 썩 꺼져!
나기 플 헤임:글쎄... 같은 신을 모시게 될 수도 있죠. (입교 희망자로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어필을 해본다.)
시위하는 사람들: 허, 우리가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놈들을 한 두 번 본 게 아니라고. 괜히 방해하지 마쇼!
그들은 신경질적으로 당신을 무시하고, 시위를 계속 합니다.
나기 플 헤임:그러지말고,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란한 말재주를 시도해본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위하는 사람들: 아, 글쎄 귀찮게 하지 말라니까...... (짜증 내며 피켓을 탁, 땅에 내리쳤다.) 그래서, 우리한테 뭐가 궁금해서 이러시나?
나기 플 헤임:시위를 하는 이유... 말입니다. (짜증내는 상대에게 한껏 미소지으며) 듣자하니 영주님께선, 이교도에 대해 억압하는 행동은 취하신 적이 없다고 알고 있어서요.
시위하는 사람들: 엉? 이 양반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영주가 우릴 인정해줬으면 이런 시위도 안 했을 거라고. (답답하다는 듯 얘기했다.) 안건을 올려봤자 들어주지도 않는다니까.
나기 플 헤임:?... (가만히 듣고 있다가 눈썹을 까딱인다. 그럴리가 없을텐데.) 그렇군요. 안건을 올려도... 그건 누구에게?
시위하는 사람들: 당연히 영주한테 올리는 안건이지. 아니면 누구겠나? 하여간... 말만 영주지, 마을에는 관심도 없는 작자가 틀림 없어. (인상을 팍 쓰곤 피켓을 고쳐 든다.) 거 질문 끝났으면 얼른 비키쇼. (손을 휙휙, 내저으며)
나기 플 헤임:(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확히 이름이 뭡니까? 당신들의 종교.
시위하는 사람들: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듯 숨을 길게 내쉬었다.) 네 놈에게 알려줄 이유가 있나, 무슨 속셈이 있는 줄 알고? 꼬치꼬치 캐묻는 게 딱 봐도 수상하구먼. 정보를 캘거면 다른 녀석이나 알아보라고.
나기 플 헤임:... 그럼 그러죠. (아쉽지만 여기서 더 알려줄 생각은 없어 보이니, 순순히 물러나 이번엔 옆의 아이에게로 가본다.)
그는 당신이 물러나자, 다시 목청껏 시위를 이어나갑니다.
신문 파는 아이: 신문 사세요, 오늘자 신문입니다!
나기 플 헤임:신문 하나 부탁합니다. (이번에는 또 어떤 헛소문이 적혀 있을지...)
신문 파는 아이: 안녕하세요! 신문은 동전 한 닢에 드리고 있습니다! (그는 밝은 인사와 함께, 둘둘 말린 신문을 하나 집어 들었다.)
나기 플 헤임:(동전 두 닢을 준다.) 요즘 분위기가 썩 안좋던데... 신문은 잘 팔립니까?
신문 파는 아이: ......! 가, 감사합니다...! (눈이 커다래져선, 공손하게 동전을 받아 제 작은 주머니에 넣어두고 당신에게 신문을 건넨다.) 으음, 신문이야 항상 비슷하죠. 분위기가 좋지 않은 건 저도 공감해요......
나기 플 헤임:시위도 하는 것 같고, 다들 영주님에게 불만이 많군요. (아이를 대하는 건 익숙하지 않아, 가벼운 대화를 마치고 신문을 들고 내용을 확인했다.)
신문 파는 아이: 맞아요, 저 사람들 때문에 광장은 매일 시끄러워요......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영주님께서 도와주시면 좋을 텐데.
신문을 펼쳐 대강 훑어보면, 회의실에서 보았던 신문과는 조금 다릅니다.
영주가 밤마다 돌아다니는 것을 본 이들의 목격담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네요.
바로 옆면에 그와 관련된 실종자 명단도 같이 나와 있군요.
나기 플 헤임:밤마다 돌아다니는... (심란) ... 실종자까지. (실종자 명단을 자세히 살펴본다.)
기사에 따르면, 실종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A교의 신자이거나, 영주를 노골적으로 싫어했다는 점.
나기 플 헤임:... A교의 신자. (힐끔 시위하는 사람들을 본다.)
아무래도 내 주군이 온갖 구설수에 휘말리신 것 같은데... (신문을 접어 들고, 광장을 떠나 마을의 다른 곳도 둘러본다.)
... (멈칫) ... ... (둘러보기 전에 신문을 마저 본다.)
왠지... 신문을 이어보고 싶어진 나기.
다음 장에는 '그는 정말 귀환 영웅인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집니다.
마을을 망치고 있는 게 영웅일 리 없다며 주장하는 누군가의 글도 보입니다.
성으로 날아오는 신문의 내용과는 확실히 다르네요.
나기 플 헤임:마을을 망치고 있는 건 당신들이겠지. (신문의 내용에 불만이 많은 나기.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남은 페이지도 꼼꼼하게 읽어본다.)
다른 페이지를 살펴보면, 실종자에 관련된 기사들이 많습니다.
그외 눈에 띄는 정보는 없어 보이는 군요.
나기 플 헤임:... ... (전부 읽었다. 신문사에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날리고 싶은 심정.)
...이 작은 마을에 신문사가 얼마나 될까요.
나기 플 헤임:... 우선 다른 정보도 찾아야.. (광장을 나가본다.)
어쨌든 광장을 죽 둘러보고 나오면,
하늘이 조금 어둑해진 것을 실감합니다.
어느덧 석양빛이 스르르 자취를 감추고, 황혼이 흘러드네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나기 플 헤임:(광장 하나 둘러보는데 벌써 이 시간이라니... 영주님에 대한 온갖 헛소문만 듣고 돌아온다. 터덜...)
광장 밖에 둘러보지 못하였지만, 마을에 헛소문이 퍼져 있는 것은 확실하네요.
오늘 보고 들은 이야기만으로는 현 사태의 원인을 파헤치지 어렵겠죠.
그래도, 작은 정보라도 아바에에게 일러주는 편이 좋을 테니까요.
당신은 성으로 귀환하기 위해 무거운 걸음을 옮깁니다.
.
.
어느 정도 걸어 성 근처에 다다랐을 때쯤,
......?
피투성이의 익숙한 형상이 보입니다.
밝은 금색 머리카락을 가진, 작은 체구의 여성.
저 사람은... 당신의 주군이 아닌가요?
나기 플 헤임:... 주군..? (어딘가 익숙한 형상. 게다가 피투성이 모습에 급히 쫓아가본다.)
그는 주위를 돌아보며 걷다가, 당신을 발견하고는 빠르게 달려 나갑니다.
계속 쫓아가 본다면, <민첩>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75/37/15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완전 민첩하게 쫓아갔다.)
?:
기준치: | 65/32/13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는 당신보다도 민첩하게 달아납니다...
나기 플 헤임:(비민첩했다... 덩그러니...)
다시 한 번 쫓아가 볼까요? <민첩>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75/37/15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65/32/13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그리고 재빠른 속도로 쫓아간 당신,
그를 붙잡아 얼굴을 확인해 보면...
아바에와는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생김새도 다르고, 결정적으로 그의 눈은 갈색이 아닌 청록빛을 띠는 군요.
?: (화들짝 놀라며) 왜, 왜 이러세요?! 사람 잘못 보셨어요!
나기 플 헤임:... ... ! 당신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며 여전히 붙잡은 채,) 왜 이런 곳을 피투성이의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겁니까.
?:아... 아니, 내가 어딜 어떤 차림으로 돌아다니든 그쪽이 무슨 상관이에요?! (주춤, 뒤로 물러난다.)
나기 플 헤임:무슨 상관이냐니, 그런 차림이면 당연히 수상하지 않겠습니까? (가늘게 눈을 뜨고 상대를 훑어본다.) 일단 따라오시죠. (붙잡은 그와 함께 영주성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추궁은 그 뒤에 해도 되겠지.)
?:그러니까- 당신이 뭐, 치안대라도 되느냐구요. 난 아무 짓도 안 했으니까 이거 놔요! (팔을 홱 뿌리쳐) 내가 따라갈 것 같아요? 나도 바쁜 사람이거든요?
(한 번 째려보고는 신경질적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며)
나기 플 헤임:아무 짓도 안한 이가 피투성이가 될리가 없죠. (성킁성큼 따라간다.) ... 그래서, 당신이 아마 그 소문의 주인공이군요.
?:...... (당신이 쫓아오자 멈춰서서는) 이, 이게 어디서 묻은 피인줄 알고?! 그래, 저 산속에 좀 들어갔다가 웬 짐승한테 물려서 그런 거니까, 지혈해줄 거 아니면 가던 길이나 가요! 소문은 웬 소문 타령이야, 정말...... (흘겨보며 반대 방향으로 뛰어간다.)
그는 당신이 또 쫓아올세라 저 멀리 도망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어쩐지 의심스러운 기분이 듭니다.
당신이 착각할 정도로 아바에와 꼭 닮은 모습을 가진 이가,
피를 뒤집어 쓴 마냥 위장하고서 한밤중에 돌아다닌다......
......
우선은 성으로 돌아가는 편이 좋겠습니다.
나기 플 헤임:수상한데. (역시 잡아서 성으로 데려갔어야 했는데... 아쉬운 마음으로 성으로 돌아간다. 털레..)
아쉬운 마음으로, 성에 돌아와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하니-
낯익은 하인이 당신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사용인:주, 주인님이 주무시던 중에 뛰쳐 나가시더니 돌아오질 않으세요...! (주위를 슥 살피고는) ...기사님, 제발 주인님을 찾아와 주세요.
나기 플 헤임:... 주군이 말입니까? (아까 붙잡은 건 분명 다른 사람이었는데.)
어디로 가셨습니까. 방향이라도... (심리학을... 써본다...)
기준치: | 10/5/2 |
굴림: | 59 |
판정결과: | 실패 |
사용인:네에... 그, 방향은 잘 모르겠어요. 아마 마을 쪽으로 나가시지 않았을까......
그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아도... 별다른 위화감은 들지 않네요.
나기 플 헤임:알겠습니다. 제가 찾을테니 당신은 할일을 하십시오. (혹시 그가 자신과 같은 착각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용인을 돌려 보내고 자신은 우선 2층으로 올라가 주군의 방을 찾는다.)
하인을 보내고, 2층으로 올라가면......
아무도 없는 고요한 복도, 그리고 침실이 살짝 열려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 ! (살짝 열린 침실을 보고, 성큼 다가가서 안을 확인한다.)
불이 꺼진 어두운 침실 안을 슬쩍 확인해보니,
침대 위 이불을 꼬옥 덮은 채 잠들어 있는 아바에가 보입니다.
나기 플 헤임:... (이불을 꼬옥 덮고 잠들어 있는 주군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숨을 내쉰다. 방안에 다른 이상은 없는지 확인한다.)
그는 잠자리에 든 지 조금 되었는지, 고른 숨소리가 일정하게 들려오네요.
바로 옆 협탁에 은은하게 켜진 등장과 책 한 권이 놓여 있는 것이,
당신이 올 때까지 기다리려 했던 모양입니다.
그외에는 평상시와 다르지 않군요.
나기 플 헤임:(방안에도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다시 네 모습을 본다. 자신을 기다리다 잠든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아서, 바라보다 작게 속삭였다.) ... 주무십시오.
... (조용히 방을 나와선 그 앞을 지키기로 한다. 그 사이 누군가가 문을 열었을지도 모를 일이고.)
최근 들어 고된 하루의 연속으로, 예전과 달리 수척해진 주군의 모습.
잠에 들 때만이라도 조금이나마 근심을 덜어두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
하인의 말은 거짓이었을까요? 아니면, 당신과 같은 착각을 했던 걸까요.
침실의 문을 조용히 닫고는, 그앞에 서서 생각합니다.
누군가 일을 꾸미고 있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하군요.
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합니다.
어딘가 잘못되어가고 있습니다.
......
유독 지쳐 보이는 주군이 눈에 밟혀, 당신은 그앞을 지키기로 합니다.
서늘한 공기만이 스치는, 고요한 복도.
달만큼은 평화로이 빛나는 깊은 밤입니다.
당신의 주군 또한 평안한 밤 되기를.
.
.
지저귀는 새 소리가 들려오고, 눈부신 햇빛이 반기는 아침.
지난 밤을 꼬박, 주군의 방문 앞을 지키며 지새웠습니다.
오래간 악몽에 시달려온 것만 같았던, 그의 잠든 모습을 보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고,
돌아가 잠을 청하였더라도 편히 눈 감지 못했을 테죠.
...그는 알까요, 당신이 이리도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
날이 밝아도 복도는 여전히 한적합니다.
나기 플 헤임:... ... (꼬박 밤을 새워 문앞을 지키고 밝아오는 아침에 한적한 복도를 둘러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에 우선 안도했고. 혹시 일어났을까 망설이다 똑똑 방문을 두드려본다.) ... 주군.
방문은 당신이 닫고 나온 그대로, 굳게 닫혀 있네요.
안에서는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두꺼운 문 너머, 아주 작게 들리는 목소리.) 잠깐만요...~
안쪽에서 무어라 알 수 없는 말소리가 들리더니,
이어 문이 살짝 열리고, 급하게 매무새를 정돈한 듯 보이는 아바에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아! 나기였군요. (한결 풀어진 표정으로 문을 마저 활짝 열었다.) 안 그래도 어젯밤 일찍 잠드는 바람에... 나기가 돌아오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 찾아가 보려던 참이었는데, 잘됐네요. 들어와요-
나기 플 헤임:... 그럼 실례하겠습니다.(물끄러미 네 모습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선다.) 일찍 잠드셨다니 다행입니다. 음... 마을을 다녀온 것 뿐이니까요. (그러고보니... 나기는 아직 평범한 마을 사람 A룩이었다.)
아바에 드 클루니:그래도, 인사는 해 주고 싶었는데...~ 부쩍 피로가 쌓인 느낌이네요. 나기도 별 탈 없이 돌아온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잠은 충분히 잤고요? (한 손을 올려 그의 뺨을 살짝 감싸본다. 조금 핼쑥해진 느낌인가?)
그래서... 어제 다녀온 마을의 분위기는 어떻던가요? (책상 앞으로 돌아가 앉아, 서류 무더기를 헤집어 보며 네게 물었다. 편한 옷차림의 나기도 귀엽다.)
나기 플 헤임:... ... 뭐, 명색이 기사인데 탈이 있으면 곤란하죠. (뺨에 닿은 손길에 낮게 웃으며 살짝 부빗거렸다. 어리광은 오래가지 않았지만.)
마을은 글쎄... (서류 더미를 방에까지 가져오시다니... 너무 열심인 주군에게 열심히 보고하기로 한다.) 역시 좋은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시위대도 있었고요.
아바에 드 클루니:.... 음, 그럼요. 내가 기사를 보는 안목은 있죠.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시 후 소리 내어 웃었다. 민망한 소리를 했네요. 그리고 제게 어리광 부리는 모습이 나쁘지 않아 그가 떨어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그렇군요. 흉흉한 소문이 돈다는 건 사실인가 보네요. (낮게 한숨을 폭, 내쉰다.) 시위라면, 꽤 어수선할 텐데...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겠어요. 곤란한 걸......
나기 플 헤임:아무래도 이단인 것 같더군요. 올리는 안건이 있다던데, 이쪽은 소식이 없는 걸로 보아 아마 중간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주민의 안건을 처리하는 자를 잡아와 엄히 물어야 겠습니다.
또... (힐끔) ... 주군이 밤마다 돌아다닌다는 헛소문도 들리더군요. 관련해서 실종자들도 생긴 모양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안건이 올라왔다구요? ...이상하다, 성 안으로 들어오는 안건은 아무것도 없었는데...... (혹시 자신이 깜박하고 빠트렸나, 웃음기를 거두고 심각한 얼굴이 된다.) 한 번 알아보는 게 좋겠네요, 고마워요.
...... 잠깐. 내가 밤마다 돌아다닌다니, 말도 안 돼요...! 늦은 시간에는 침실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데, 왜 그런 소문이... (억울한 표정) 사라진 이들이 있다는 소리도 처음 듣는 이야기예요. 단서나 용의자 같은 건 없던가요? (설마 자신인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보다 마을에 이렇게나 문제가 많은지도 모르고... 여태 무얼 했나 자책감이 들었다.)
나기 플 헤임:그들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면... 중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자가 있다는 거겠죠. (주군이 빠트릴리가 없으니, 영주의 위상을 떨어트리기 위한 공작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 어제.. (억울한 표정을 보고 덧붙인다.) 수상한 자를 발견했습니다. 마치 주군을 연상시키는 차림으로 돌아다니더군요. 어젠 장비가 없어 놓쳤습니다만, 이번에야말로 잡아와 엄히 문책하겠습니다.
(보고를 끝마치고, 잠시 조용하다가) ... 자책은 마십시오. 영주의 신분으로 주민의 상황을 일일이 알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알아챈 지금이라도 원인을 찾아내면 되니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애꿎은 서류의 글자들을 노려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다, 수상한 자라는 말에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러니까, 누군가 영주인 척 행세를 하고 돌아다니는 모양이군요. 내가 밤마다 주민들을 납치한다던가, 그런 소문을 퍼뜨리려나...... (이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불어난 것 같아, 힘 없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기껏 우려놓은 차는 식은 지 오래였다.)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아직은... 지켜보아야겠어요. 그런 일을 꾸미는 이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 (정적. 그러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덕분에 찻잔이 조금 흔들렸지만. 자신의 양볼을 두 손으로 가볍게 두드리고는) 응, 나기 말이 맞아요. 나기가 이렇게 열심히 알아봐주고 있는데, 언제까지고 주눅들어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럼, 오늘도 마을을 조금 더 둘러봐 줄래요?
나기 플 헤임:... 그렇게 생각해야겠죠. (힘없는 모습을 보니 괜한 보고를 한 것 같아 눈썹이 조금 처진다. 주군에게 악질적인 소문들이 붙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다 벌떡 일어나는 모습에 따라 시선을 올리곤, 한 번 끄덕였다.) 물론.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주군께서는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아바에 드 클루니:내 곁에 나기가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고맙기도 하고요-... (추욱, 조금 처진 그의 눈썹을 보고 잠시 강아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혼자만의 생각이기에...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지만.) 안 그럴게요. 나기를 믿으니까. (그리 말하며 여상스럽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아는, 언제나와 같은 주군의 모습으로.)
...아. 오, 오늘은 잠들지 않고 기다릴 테니까요......~? (그가 나가기 전에 한 마디 덧붙였다.)
나기 플 헤임:그렇게 믿어주시니, 더욱 저버리면 안되겠네요. (부드러운, 언제나와 같은 미소는, 시달리는 당신이 정작 저를 안심시키는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들었다.)
... ...
먼저 주무십시오. 문도 꼭 잠그시고요. (인사하고 나가려다가 멈칫, 반눈이 되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눈치)
알았어요, 그렇지만...... (문을 잠그면 나기도 못 들어 오는걸. 말을 흐리고는 네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무사히 잘 다녀와요.)
나기 플 헤임:......... (빤)
...... 다녀오겠습니다. (무심코 자신도 손을 흔들다가, 그만두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오늘은 마을로 직행하기로.)
오늘도 당신은, 평범한 마을 사람 A가 되어 성을 나섭니다.
......
성 외곽을 따라 길을 걸으면, 어느새 마을에 도착합니다.
[길드]와 [장터]가 눈에 띄네요.
나기 플 헤임:... (마을에 도착해 휘 둘러보다가 길드 쪽으로 다가간다.)
.
【길드】
길드로 들어서면, 테이블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무리들이 보입니다.
그들은 어쩐지 서로 비슷한 옷들을 걸치고서, 목소리를 낮춰 대화하고 있군요.
무슨 비밀스런 정보라도 오가는지 그 내용은 잘 들리지 않습니다.
한편에는 길드 접수처를 지키고 있는 안내 직원 한 명도 보이네요.
나기 플 헤임:흠... (대화하는 내용을 귀 쫑긋해서 들어본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귀를 쫑긋하고, 대화를 엿들어보려 했으나...
주위의 웅성거림에 좀처럼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나기 플 헤임:... ... 무슨 이야기인지. (침착... 하게 안내 직원을 찾는다.)
...아쉽네요. 대화를 엿듣는 건 포기하고, 직원을 찾아가 보기로 합니다.
길드 안내 직원:하암...... (턱을 괴고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있는 직원. 누군가 다가오자 퍼뜩, 고개를 든다.) 아, 어서 오십시오. 무언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나기 플 헤임:... 음.. 저 무리들은 어떤 길드에 속해 있습니까? (힐끗 대화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길드 안내 직원:...... 아아. (느릿느릿, 테이블에 앉아 있는 이들을 흘겨보더니) 혹시 당신도, 저-쪽 무리에 관심이 있는 겁니까...?
나기 플 헤임:뭐, 솔직히 말해 그렇습니다만... 당신도? (고개를 기울이며) 다른 이도 있었습니까?
길드 안내 직원:허어... (쯧, 낮게 혀를 한 번 찼다.) 웬만하면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괜히 엮여서 좋을 거 없을 테니...... (손을 휙휙 내저으며) 이제 받아줄 길드도 없습니다.
나기 플 헤임:엮여서 좋을 게 없다... 저들은 그럼 길드에 소속된 자들이 아닌 모양이군요. (곰곰)
왜 그런 겁니까? 뭔가 아는 게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길드 안내 직원:뭐, 길드가 맞긴 합니다만...... 자기네들끼리 무얼 그리 꾸미는지. (고개를 흔들고는) ...아무튼 글쎄, 언제부턴가 처음 보는 얼굴들이 이 마을에 와서는 길드를 받아달라지 뭡니까. 저야 그냥 새로 이사 온 사람들이거니 싶어서, 받아줬습죠...... 그런데 이제는, 이방인이 너무 많아져서 원래 주민이 드문 수준이 되었습니다.
이런 촌구석에 뭐가 있다고, 다들 몰려온 건지 원......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쉰다.) 덕분에 길드는 더 이상 안 받으려고 합니다. 감당이 안 돼요.
나기 플 헤임:이방인들이 이런 곳까지...? (미미하게 인상을 찌푸리곤 끄덕인다.) 확실히 그건... 수상하군요. 저들이 길드를 꾸리고,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으십니까?
길드 안내 직원:보나마나 이교도 놈들 아니겠습니까? 쫓아내고 싶어도 마을 분위기가 점점 이교도를 옹호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하니 말입니다...... (어쩔 수가 없더군요, 덧붙이며 난감한 얼굴을 했다.)
얼마 전에는, 영주님이 자신들의 종교를 정식으로 받아주지 않으니까 영주님을 공격하겠다더랍니다. A교에 넘어간 신자라면서요.
나기 플 헤임:공격하겠다? (순간 분위기가 서늘해진다. 망토 안에 숨겨두었던 검집을 한 번 쥐었다가) ... 이교도들의 본거지를 아십니까? 혹은 접촉할 수 있는 수단이라도.
길드 안내 직원:철 없는 소리지요. 폐하께서 A교를 국교로 봉하고, 이교도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명을 내린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저런...... (연신 혀를 끌끌 차댄다.) 쯧, 그 선동질에 넘어가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게 무서운 일입니다.
...글쎄요. 거, 원래 가장 무서운 사람이 종교에 미친 사람이라고들 하지 않습니까...... (절레절레) 나는 엮이고 싶지도 않아서, 들려오는 소문 밖에 모릅니다. 당신도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요.
나기 플 헤임:? ... ... 폐하께서 그런 명을 내렸습니까? (멀뚱)
길드 안내 직원:그... 수도의 왕께서 말입니다...... (같이 멀뚱)
나기 플 헤임:아. (끄덕... 이해했다.) 하긴 그랬었죠. 저들과 엮이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하도록 하지요. (꾸벅... 인사하고 길드를 나온다.)
조심하라며 따라 인사하는 그를 뒤로하고, 길드를 빠져 나옵니다.
이곳마저도 이교도가 득실거리는 모양이네요.
나기 플 헤임:이교도를 어떻게든 해야겠는데... (심란해져선, 이번엔 장터로 향한다.)
심란한 마음을 안고 장터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
【장터】
상점들이 즐비하게 모여 있는 장터입니다.
활기찬 분위기라기보다는... 어수선하게 웅성거리는 분위기가 강하군요.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대화를 엿들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나기 플 헤임:... (이번에는 정말 자연스럽게 엿듣기 해본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 ... (귀 탁탁)
오늘따라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듯한...... 기분탓이겠지요.
물건을 사는 척, 다시 한 번 엿들어 볼까요.
나기 플 헤임:... ... 이거 주십시오. (아무거나 잡힌 물건을 사는 척 다시 귀 쫑긋)
기준치: | 70/35/14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 ..... .... (귀 탁 탁탁 탁탁탁)
상인: 물건 볼 줄 아는 양반이구먼. 여깄수다. (그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목걸이를 내민다. 척 봐도 허술하게 만들어진 모양새...)
나기 플 헤임:... 다른 건 없습니까? (막상 집은 목걸이를 보고 침착하게 아무거나 또 집어본다. 귀 쫑! 긋!)
기준치: | 70/35/14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상인:하하, 우리 가게 물건이 워낙 희귀해야 말이지! (기분 좋은 듯 호탕하게 웃었다.) 이 앞에 진열된 물건들이 새로 들어온 거요. 선물하기에도 딱이지.
제 가게 자랑을 늘어놓는 상인의 말을 흘려 들으며,
옆에서 오가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봅니다.
주민 A: 자네, 그거 들었나? 옆집에 살던 그 인간, 글쎄...... 어젯밤에 실종됐다네. 분명 영주의 짓일 거요.
주민 B: 그게 무슨 억측이오? 아무리 그 사람이 영주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지만, 영주가 그걸 들었을 리도 없는데.
주민 A: 왜, 요새 영주가 밤마다 돌아다닌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주민 B: 허어...... 아무리 그 양반이 "죽는 날까지 A교를 믿을 것이다."라는 말을 달고 다녔어도, 설마 그것 때문에 죽었겠나? ......
......
두 사람은 쉬쉬하며 대화를 끝내고는 각자의 가게로 돌아갑니다.
나기 플 헤임:(새로 진열된 물건을 보는 둥 마는 둥 살피다가 상인 힐끔) ... 요즘 실종자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뭔가 아십니까?
상인:그래, 그거 아주 잘 나간다니... (신나서 물건을 설명하다가) ...엉? 실종자? 잘 모르겠다만...... 나는 가게 관련 일이 아니면 잘 모른다네.
나기 플 헤임:그렇습니까. (A교를 믿는 자들을 공격하는 이교도들의 소행인가...) 그럼 알겠습니다. 물건 많이 파십... (떠나려다가, 아무리 봐도 허술하게 만들어진 목걸이를 들고 미묘하게 바라본다.) ... 혹시 좀 더 괜찮은 디자인은 없습니까? 선물하려고 하는데.
상인:흐음...... (입가를 매만지며 고민해보고는) 그러고 보니, 영주가 관련된 일은 아닌가~ 하는 소문은 들었었지. 뭐, 사실이든 아니든 괜히 가게에서 불길한 소리 하지 말게나. (어깨를 으쓱인다.) ...... 오! 그래, 그래.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구먼. 목걸이라... 어떤 모양을 원하시나? (안쪽에서 커다란 보석함을 들고나온다. 제법 화려해 보이는 디자인의 장신구들이 즐비해 있다.)
나기 플 헤임:... 그저 소문일 뿐입니다. 이교도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긴 하지만요. (따라 으쓱이곤) ... ... (한참 장신구들을 보며 고민하다가 장미 모양에 가운데 보석이 박힌 디자인의 목걸이를 하나 집어 든다.) 이걸로 주십시오.
상인:어쩐지, 요새 저 광장에서 웬 소리들을 그렇게 빽빽 질러대나 했더니만. 하여간 종교가 문제야. (고개를 내저었다.) 천천히 골라보라고. 자네, 이 근방은 처음이지? 특별히 싸게 쳐주지. (그러고는 큰 소리로 웃어 보인다. 인심 좋은 얼굴.) ...... 아, 역시 보는 눈이 있는 청년이라니까. 젊은 여성들한테 아주 인기 많은 물건이라고. 금화 다섯 닢에 주겠네. 거저 주는 거야, 거저.
나기 플 헤임:... (빤) ... 그거 참 감사하군요. (아무리 봐도 바가지를 씌우는 얼굴인 것 같지만, 별로 신경쓰진 않으니 별 말없이 금화 다섯 닢을 꺼낸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 .... ... 남은 값은 영주성에 달아두십시오. (침착...)
...... 어라, 왜 동전이 이것 밖에 없을까요...
옷을 갈아 입으면서 돈까지는 미처 챙기지 못했나 봅니다.
상인:... ... 자네,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네...... (어깨를 텁, 잡는다.) 그래, 내 인심을 써서 이번은 조금 깎아주지. 세 닢만 받아갈 테니, 다음에는 얄짤 없을 거라고. (네게서 남은 돈을 받아가고는, 목걸이를 쥐여 주었다. ...그런데 웬 영주성인가, 의문을 품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그렇게 상인과의 잡담을 마치고 괜찮은 목걸이도 건진 당신.
슬슬 장터를 나가려 출구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 툭.
갑자기 당신의 뒤에서 누군가 튀어나와 어깨를 치고는,
?: 미안합니다.
스쳐 지나가는 말로 사과하며 지나가 버립니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길드에서 다수가 입고 있던 옷과 비슷하네요.
나기 플 헤임:... ? (나기의 눈빛이 예리해졌다.)
그리고 문득 시선을 내리자, 그가 지나간 자리에 떨어져 있는 쪽지가 하나 보입니다.
쪽지를 줍는다면 남자는 놓칠 것 같습니다...만, 운이 좋다면 쪽지를 줍고도 쫓아가 볼 수 있겠죠.
나기 플 헤임:... ... (일단 쪽지를 주워서 확인해본다. 나기는 운이 좋다.)
과연 운이 따라줄까요? <행운> 판정.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0/40/16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 ?
...... 이런. 행운은 당신의 편이 아니었나 봅니다.
쪽지를 줍자, 그안에는 며칠 뒤를 가리키는 날짜와 단 한 문장이 적혀 있네요.
「xxxx.xx.xx.
둥지 트는 날이 정해졌다.」
나기 플 헤임:(남자를 놓치고, 그의 흔적이라도 샅샅이 수색해보기로 한다. 당장 며칠 뒤라니...)
쪽지를 확인한 뒤,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면...
저 멀리 골목 사이로 사라지는 망토 끝자락이 보입니다.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기라도 한 사람 마냥 달아나네요.
... 늦게나마 쫓아가 볼 수 있을까요? <은밀 행동>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20/10/4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 ... . (얌전해졌다.)
......
아무래도 오늘은 날이 아닌가 봐요.
...시간도 늦었군요. 지평선 너머 아슬하게 걸친 해가 보입니다.
나기 플 헤임:... 하.. (제대로 듣지도, 쫓아가지도 못하고 하루가 끝나다니... 기사 실격이다.)
어쩐지 어제보다 얻은 정보가 덜한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면목 없을지 모르지만, 이만 성으로 돌아갈 때입니다.
나기 플 헤임:... ... (터덜... 오늘따라 더 힘없이 성으로 돌아갔다.)
힘 없는 몸을 이끌고, 성으로 향합니다.
당신에게는 당신을 믿고 있을 주군에게 보고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이교도가 마을 일부가 아닌, 마을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다는 것.
어쩌면, 막을 길이 희미해 보인다는 사실도요.
그리 달가운 소식들은 되지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
.
왕에게 버려지듯 이곳으로 온 아바에.
그에겐 남은 사병도 없고, 민심은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주위의 귀족들 또한 전부 등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구세주처럼 등장해 마을을 집어삼키고 있는 새 종교.
당신의 주군은, 어느 것으로도 이 상황을 타파할 방법이 없습니다.
......
남은 것은 당신뿐.
.
어둠이 완전히 드리운 시간.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면, 오늘은 앞길을 막아서는 사용인은 없습니다.
나기 플 헤임:... .... ... (그 사용인도 찾아봐야 했는데... 심란한 나기.)
아무도 없는 복도, 그리고 모든 문도 꼭 닫혀 있네요.
나기 플 헤임:주무시고 계실까.... (우선 그래도 보고하러 주군의 방을 찾는다.)
아바에는 어제처럼 잠들어 있을까요?
찾아가 침실의 문에 노크하면, 잠시 후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나기 플 헤임:... 실례하겠습니다. (들려오는 목소리에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의 허락에 문을 열고 조심스레 들어가니,
이 시간까지 서류 더미 앞에 앉아 있는 주군이 보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어서 와요, 시간이 조금 늦었네요......~ (들고 있던 책을 내려두고 일어서, 문쪽으로 천천히 다가가 너를 맞이했다.) 별일 없었죠?
나기 플 헤임:죄송합니다, 늦었죠. (어쩐지 조금 시무룩해져선) ... 별일은 없었습니다만... (침울..)
아바에 드 클루니:으응? 나기가 미안할 일이 무엇이 있나요. 내 부탁을 들어주느라 이 시간까지 고생한 건 나기인데. (수고했어요, 네 등을 몇 번 도닥여주었다. 어쩐지 시무룩한 표정 같아 보여서.) 없었습니다만......? (그 다음은요? 하는 얼굴.)
나기 플 헤임:... ... 수상한 자를 놓쳤습니다. 간신히 쪽지 하나는 건졌지만... (쪽지를 내밀고는 추욱...) 아무래도 이교도들이 A교를 믿는 자들을 습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게 영주의 소행이라는 헛소문도 퍼트리면서요.
아바에 드 클루니:수상한 자... 어제도 그런 이가 있었다고 했죠. (네가 내민 쪽지를 받아들어 읽어보고는) 둥지 트는 날이라니, 무슨 의미일까요? 으음......~ (쪽지를 붙들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빙글, 돌았다.) ...아, 맞아. 안 그래도 생각해 봤는데, 그들을 위한 교회를 하나 지어주는 건 어떠려나... 고민 중이에요. 그럼 시위도 줄어들 테고...... (곰곰)
나기 플 헤임:... 좋은 생각이네요. (이교도를 없앨 생각 밖에 없었던 자신은 네 말에, 멀뚱히 보다가 느리게 끄덕였다.) 하지만 괜찮을까요. 폐하께서 A교를 국교로 봉한 이상... 이교도를 지지하는 정책을 펼치면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그렇지만 그들은 시위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나도 마냥 지켜보기만 하거나 그들이 말하는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고 싶지 않으니까... 또, 영지민들을 우선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어렵네요.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대고는 사색에 잠긴다.) ...... 그런데, 마을에 습격이 일어나고 있다고요?
나기 플 헤임:그건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하다가 네 물음에 눈을 깜빡이곤) ... 네, A교를 믿는 자들이 연달아서 실종되고 있다고 하니까요. 아마 이교도의 짓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그렇게 추측할 수밖에 없는 걸까요... (슬며시 고개를 기울인다.) 확신하기 전까지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더 지체 되었다가는 피해자가 늘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네요. 실종자들에 대해서도 알아봐 두어야겠어요. (자리로 돌아가, 펜을 들고 글을 몇 자 써 내려갔다. 네게서 들은 이야기들을 정리해두는 모양이다.)
...... 어제도 그렇고, 대부분이 사건들이 나와 관련되어 있네요. (느릿하게 서류를 넘겨 보며) 왠지 내가 영주의 자리에 올랐으면 안 되는 거였으려나, 하는 느낌이에요.
나기 플 헤임:지위 때문입니다. 당신이 아닌 그 누가 영주에 올랐어도, 관련되었겠죠. (서류를 확인하며 이어지는 말에 슬쩍 덧붙인다.) 그렇지만... 당신이 모든 걸 짊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니까요. 얼마든 의지해 주셔도... ... 음. (오늘 일을 생각하고 침묵...)
아바에 드 클루니:음...... (침묵이 이어지자 흘끔. 가만 바라보다가 바람 빠진 웃음 소리를 낸다.) 그 반대가 되어야 하지 않나요? 나는, 나기가 내게 의지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턱을 괸 채로 네 눈을 응시했다.) 하지만 이렇게 약한 소리를 늘어놓는 주군을 어떻게 의지할 수 있겠어요, 그렇죠? ...그래도 노력할 테니까......~
나기 플 헤임:... ... (마주한 눈동자에 잠시 멈추었다, 곤란한듯 웃었다. 그런 식으로 바라보면 둘러댈 수도 없으니까.) 제가... 의지할 수 없는 주군 곁에 있겠습니까. (큼, 괜히 헛기침을 하고는) 요점은, 노력하다가 밤잠을 설치지는 마시란 말입니다. 그럼 걱정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 ... 이미 열심이신 건 충분히 알고 있고요.
아바에 드 클루니:정말요...~? 나도 나기가 의지할 수 있을 만큼, 신뢰를 받고 있는 건가요? (상대방의 반응이 재미있었는지 눈으로 계속 좇았다. 괜히 손가락으로 네 팔을 꾹 눌러보고는) 나기야말로 내 걱정은 접어두고, 나기부터 생각해요. (그러더니 자세를 고쳐 앉아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를 잡으며) 말해 봐요. ...어젯밤, 제대로 잠은 잤나요?
나기가 알아주어서 기쁘네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나기 플 헤임:잠... 잤습니다. (어쩐지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 제 주군이 이런 소문에 휘말리셨는데,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주군에 대한 신뢰야 당연하고... 요.
아바에 드 클루니:...... 엣. (네가 시선을 피하자 아쉬운 듯 소리 내었다.) 왠지 미심쩍지만...~ 나기를 믿는다고 했으니까요. 두말할 수는 없죠. (이런 사소한 대화를 주고받는 것만으로,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 같아 절로 웃음이 그려진다. 그와 함께 해왔던 지난 시간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나기 플 헤임:절 믿으시죠. (뻔뻔하게 대꾸하고 자신도 모르게 같이 웃어버린다. 단둘이 있다보면 종종,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버리니까.) ... 음.. 솔직히 말해 수상한 자도 놓쳐서 면목없지만요. 오늘만 이런 걸로.
아바에 드 클루니:...! 방금 나기, 엄청 믿음직하게 느껴졌답니다. (두 손바닥을 맞대고는 놀리듯 이야기했어요.)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말아요. 대신 수상한 쪽지를 발견해 주었잖아요? (아까 받은 쪽지를 팔랑거린다.) 무얼 뜻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곧 밝혀낼 수 있겠죠. (믿음 가득한 눈.)
나기 플 헤임:... 놀리시는 겁니까... (반눈이 되어 조금 투덜거렸다.)
아무튼, 쪽지의 내용은 그들의 은어가 아닐까요. 당장 며칠 후의 일이니 알아내기에 촉박할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밝혀내겠습니다. (그 눈을 배신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파이팅...!)
아바에 드 클루니:...으응, 그럴 리가요. 기분탓이에요...~? (투덜거리는 모습이 꼭 어린 아이 같아 더 웃어버렸다. 조금 전까지 수심에 잠겼던 얼굴은 어디가고 어느 새 싱글벙글해진 아바에.)
둥지를 튼다는 건... 새로이 자리를 잡는다는 의미일까요. (나름대로 추측을 해 보지만, 영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 심각한 사건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언제나 나기의 도움을 받게 되네요-
나기 플 헤임:그렇게 말하시니... 믿겠습니다, 주군. (전혀 믿지 않는 눈으로 싱글벙글한 아바에를 바라본다.)
음... (같이 추측해보려고 곰곰) 그들만의 종교 의식의 날이거나, 최악의 경우엔 반란의 의미일지도 모르죠. 심각한 사건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마냥 낙관적으로 볼 수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빤...) 제가 돕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제가 당신의 기사라는 사실을 잊으신 건 아니겠죠.
아바에 드 클루니:나기가 믿어준다고 하니,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가벼이 대꾸하고는)
...... 단순한 종교 의식 정도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지만서도... 최악의 경우에는 반란이라... 나도 대비를 해두지 않으면 큰일을 겪게 되겠네요. 당장 머무를 공간도 없고...... (집요한 시선에 힐끔...) 그야, 잊을 수가 있겠나요. 나기에게 기사가 되어달라고 이야기한 건 나였는걸. ...철 없을 적 건네었던 말이 이렇게 될 줄, 그땐 꿈에도 몰랐었죠.
나기 플 헤임:최악의 상황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미리 대비를 해두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끄덕이곤 이어지는 네 말에 문득 예전의 일을 떠올렸다.) ... ... 그렇네요. 저도 정말 기사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조금은 장난스럽게 덧붙였고.) 뭐, 당신의 곁을 지킬 수 있는 건 마음에 들지만요.
아바에 드 클루니:가장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어쩐지 자신이 없어져 목소리를 낮추었다. 만약 정말, 이 모든 일이 자신을 끌어내리기 위함이라면. 상상하는 것조차 무서운 일이었으나 무시할 수 없었다.)
...나는 은근히 고집이 있어서, 나기에게 무리한 요구를 부탁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도... 그런 나를 믿고 따라와 준 나기를 보니, 고맙지 않을 수가 없죠. ......앗, 그렇지만... 나도 내 몸 하나는 스스로 지킬 수 있답니다? (정말이에요, 덧붙인다.)
나기 플 헤임:그러길 바라고 있습니다. (만약 정말, 이 모든 일이 당신을 끌어내리려는 계획이라면. 절대로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눈앞의 주군 만큼은 지켜내리라고. 그런 생각을 했다.)
... ...
글쎄,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자각은 있으셨군요. (농담이나 던지다가 문득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말에 빤...) 그럼 다음에 대련해보도록 할까요. (다시 빠안......)
아바에 드 클루니:... ...
...... 너, 너무 갑작스러운 제안 아닌가요...! (나는 요 며칠 새 의자에 앉아 있는 일이 전부였는데. 불공평해요. 변명하듯 종알거렸다.)
나기 플 헤임:...... 몸 하나는 언제든 지킬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변명해도 소용없다는 표정.)
아바에 드 클루니:..... (바로 반박당해서 할 말이 없어졌다. ......우으, 하며 짧게 앓는 소리를 내고는) 하, 할 수 있어요. 해요......! (일단 큰소리쳐둔다.)
...그...런데...... (머뭇거리다가) ...저, 정말 무리한 요구였었나요......? 그런 거라면...... (눈만 데굴데굴... 굴린다.)
나기 플 헤임:좋습니다, 그럼 기대하도록 하죠. 주군이 그렇게까지 말하시니. (싱글벙글한 모습을 보니 완전히 놀리는 표정이다.)
... ... 음, 그런 거라면...? (데굴데굴... 굴러가는 눈을 쫓으며 묻는다.)
아바에 드 클루니:...... 무, 물론이에요. 그동안 갈고닦았던 실력을 보여줄 테니까요......?! (나기 몰래 연습했어요, 몰랐죠? 그리 말하면서 검을 쥐는 시늉을 해 본다. 기본적인 자세마저 가물가물한 느낌이...)
... ... 그런 거라면...... (시선 따라 몸이 기울어진다.) ...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요...... (줄어드는 목소리)
나기 플 헤임:(기본적인 자세마저 틀린 것을 보고 아련해진다.) ... 갈고닦았던 실력 맞습니까? 그거.
... ... 그런 거라면~... (대답을 바라는 듯 계속해서 시선을 따라가다) ... 음. 틀리셨네요, 주군.
그럴 땐 무리한 요구를 앞으로 더 많이 할거라고 말하셔야죠, 제가 기대할 수 있게.
아바에 드 클루니:...흐응, 그럼요. 두고 보세요. 깜짝 놀랄걸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천천히 검을 집어넣는 시늉을 했다. ...더 이상 실력을 들키면 체면이 서지 않을 것이다.)
... ...? (틀렸다는 말에 고개를 들어 네 쪽을 바라본다. 멍하니 눈을 깜박이다, 그제야 부끄러운지 고개를 다시 숙이고는) 모... 몰라요. 그런 것쯤은, 말하지 않아도 나기가 알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기사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도 많지 않겠어요. (괜스레 긴장한 탓에, 힘이 풀려 의자에 몸을 기댄다.)
나기 플 헤임:... 그러죠. (여전히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미래에 깜짝 놀릴 준비를 했다.)
물론... (네가 의자에 기대는 모습을 보고 고개를 기울이며) 잘 알고 있습니다. 주군과 지낸 시간이 시간이니까.
... 자신의 호위 기사의 말에 긴장하시면 어쩝니까? 큰일이네요. (다시 놀린다.)
아바에 드 클루니:...... (불안한 마음으로 그의 미소를 슬쩍 보고 만다. 주군생 1n년이면, 자신의 기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 누, 누가 긴장을 했다고... (무어라 더 말을 하고 싶은데,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고 얼굴만 붉으락 해진다. 그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했다.)
...단지, 나기가 내 곁에 있는 게... 내가 요구했기 때문이었을까 봐, 그것뿐일까 봐,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어요. ......(쭈그러들며...)
나기 플 헤임:...... 그럴리가요. 주군, 저는... (말하면서 점점 쭈그러드는 네 모습을 바라본다. 좀더 자신을 가지면 좋을텐데. 그야 내가 네 곁에 있는 것을 바라지 않을리가 없으니까. 나는 당신을, 아바에를,) 지키고 싶으니까 기사가 된 겁니다. 요구했다고 기사가 될 거였으면 좀더 좋은 요구를 하는 쪽으로 갔겠죠. 이런 변방의 영주가 아닌. (나름의 위로였다, 정말로.)
아바에 드 클루니:(잠자코 그가 하는 말을 듣는다. 그저 명령 때문이 아니라, 지키고 싶기 때문에 기사가 되었다는, 그 한마디를 들으니 묘하게 안심이 되는 듯한 기분. 자신은 생각보다 더 나기에게 의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슬그머니 몸을 일으켜 고쳐 앉고는)
...... 역시, 쓸데없는 고민이었을까요. (민망한지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나기 플 헤임:...... 확실히 쓸데없는 고민이었지만... (가차없는 나기.) 적어도 이젠 아실테니까요. 그걸로 됐습니다.
(계속 모르고 계셨다면, 언젠가는 제가 시위하러 나갔겠지만요. 하고 덧붙이는 모습은 평소와 같이 얄밉다.)
아바에 드 클루니:...... (제 말에 쉽게 수긍하며 한 마디 덧붙이자, 한 번 쳐다봤다. 뚱한 표정을 했다가도 곧바로 풀어져) 나기가 내게 시위할 만큼, 그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 않을걸요. 아마도......~ 영주로서, 나의 기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구요. (조금 뻔뻔한 이야기를 했다.)
나기 플 헤임:...... (왠지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그럼 제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말하지 않아도 안다니... 맞춰달라는 표정.)
아바에 드 클루니:음...... 음. (눈을 내리뜨고 입술을 꾹 눌렀다 떼다가, 또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머리 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모습.)
...사소한 생각 같은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리고 대충 둘러댄다!)
나기 플 헤임:사소한 생각 아니었습니다만. (웃는 얼굴로 대충 둘러대는 걸 차단한다!) ... 뭐, 주군에겐 사소한 생각이었을수도 있겠지만요. 됐습니다, 그럼.
아바에 드 클루니:......! (별거 아니라는 듯, 팔짱을 낀 채 감고 있던 눈을 팟 뜬다.) 그, 그럼요. 나는 그것말고도 더 생각할 게 많으니까...... (말을 더 이으려다가 멈추고는 고민하는 표정. ...잠시 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어)
......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힐끔............)
나기 플 헤임:...... (고민하는 주군이 귀여우시다는 불경한 생각이나 하고 있는 나기는 고개를 저었다.) ... 음... 생각이 많으신 주군께 고민을 하나 더 안겨드릴 수는 없죠. 그러니 비밀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빤......히 보다가, 조금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선 몸을 네 쪽으로 숙였다.) 나기에게 고민이 있는 건가요...?! 그, 그렇다면 더욱 혼자 고민하지 말고, 내게도 들려주어 같이 생각해보아야죠. 혹시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작게 중얼거렸다.)
나기 플 헤임:... .... .. (네가 제 쪽으로 몸을 숙이자, 무심코 물러나는 듯 했다. 이어 멀뚱히 쳐다보더니 손을 뻗어 네 볼을 잡고는 주욱...) 농담이었습니다. 아예 고민이 없다고 한다면, 지금 상황도 상황이니 거짓말이지만요. ... 그러니 신경쓰실 필요 없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 (잡히는 대로 주욱... 늘려지며 눈을 깜박였다. 아야, 아파요- 하고 장난스러운 엄살을 부리고는) 농담이었다면 다행이구요... ...그치마안......~ 나중에라도, 정말로 힘이 들 때는, 내게 의지해 주세요. 알겠죠...? (조심스레 새끼 손가락을 내밀어 보인다.)
나기 플 헤임:... ... . (아프다는 엄살에 팟, 바로 놓았다.) 죄송합니다. 아프실 줄은... (얌전..) ... ... 아. (내민 새끼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얽어 엄지를 꾹 맞댄다.) 지금도 충분히 의지하고 있습니다만... 알겠습니다.
그럼 주군도 무엇이든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아시겠습니까? (꾸우~ 욱 계속 엄지를 맞댄 채 다짐을 받았다.)
아바에 드 클루니:정말......~ (거짓말이지만요, 네가 손을 놓자 바로 느슨히 웃으며 말했다. 이어 새끼 손가락을 걸고, 엄지로 꾹 누르는 모습을 보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약속한 거예요. 나도 나기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으니까...
으응- 당연하죠. 난 지금도 충분히 나기에게 도움을 받고 있는걸요. (꾸우욱, 자신도 도장을 찍듯 엄지에 힘을 주었다. 이전보다 더 든든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으럼, 시간도 늦었으니 슬슬 돌아가 쉬어요. 온종일 돌아다녔을 텐데......
나기 플 헤임:...~ (새끼 손가락을 걸고 꾹 도장을 찍는, 어찌보면 어린 시절에나 하던 유치한 약속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 것 같다. 한결 풀어진 표정으로) ... 그렇네요.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주군. 편히 쉬십시오.
아바에 드 클루니:응, 나도 이만 잠자리에 들어야죠. (종이들이 널브러진 책상 위를 정리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래간 앉아 있던 탓으로, 뻐근함에 팔을 앞으로 쭉 뻗어보기도 하고.) 오늘도 고마웠어요. ...... 잘 때만큼은 아무 걱정 없이 푹 자고 일어나기, 알았죠? (확인하는 대답을 바라는 것처럼 눈을 마주쳤다. 두 손으로 네 손을 슬며시 잡아, 온기를 전해주듯 살짝 힘주었다 떼고는) 좋은 꿈 꿔요.
나기 플 헤임:(눈을 마주하자, 천천히 깜빡이고는 한 번 끄덕인다.) ... 그러겠습니다. (자신의 생각보다 더 빨리 입술이 움직였다. 네 온기가 느껴져 조심스럽게 맞잡으려던 손이, 서서히 떨어지자 그만두고 허공을 쥐었다.) ... 꿈... 그렇군요. 주군도 좋은 밤 되셨으면 합니다. (여느 때처럼 꾸벅 인사하고는, 방을 나온다.)
대화를 마치고, 문을 닫고 나가려는 그때...
희게 흐르는 달빛 아래 비치는 아바에의 모습은 몹시 지쳐 보였습니다.
이는 단기간에 쌓인 피로가 아닐 터.
수많은 시간 속에서 그가 홀로 지녀온 무게일 것입니다.
......
무너져가고 있던 것은 마을이 아니라,
당신의 주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내 문을 닫고, 적막한 복도를 지나쳐 방으로 향합니다.
오늘 밤도 둥근 달이 은은하게 성안을 비치고 있습니다.
.
.
여느 때와 같이 아침이 밝고, 햇볕이 당신의 머리맡을 환하게 비춥니다.
나갈 채비를 마치고 복도로 나오면, 새하얀 입김이 퍼져 나오네요.
나기 플 헤임:... 후.. (제법 추운 날씨에 느릿하게 숨을 쉬고는, 먼저 주군의 방으로 향했다.)
주군의 방으로 향하면, 침실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그는 일어났을까요?
나기 플 헤임:... ... 주군, 일어나셨습니까. (괜히 자는 걸 깨울까 망설이다가, 똑 똑 문을 두드린다.)
똑똑, 방문을 노크해도 들려오는 대답은 없...나 생각하던 순간,
아바에 드 클루니:자,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문 너머로, 조금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무거운 문이 천천히 열리네요.
아바에 드 클루니:...! 버, 벌써 아침이 밝았네요. 지난 밤은 푹 쉬었나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는, 상체만 빼꼼 내밀었다. ...아직 잠옷 차림인 모습을 보아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나기 플 헤임:네, 그랬습니다만... (빼꼼한 주군을 빤) 피곤하시면 조금 더 주무셔도 됩니다. 저는 이제 또 마을을 다녀올 예정이라, 우선 보고하려고 온 것이니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그, 아니... 아니에요. 아주 상쾌한 아침인걸요.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작게 하품을 했다. 그리고 눈을 두어 번 깜박이고는, 부릅 떴다. 여전히 부스스한 차림이지만...) 나기가 이렇게 바삐 움직이는데, 나도 계속 자고 있을 수만은 없죠. (주먹을 꼭 쥐며)
나기 플 헤임:(부스스한 차림에 하품, 그렇지만 부릅! 의욕적인 모습을 보고 픽 웃어버려) ... 그러다 일하면서 졸아버리신다에 한 표 걸겠습니다. 주무시라고 말려도 듣지 않으실 것 같지만.
아바에 드 클루니:...글쎄, 이제 하나도 졸리지 않다니까요- (아주 조금 부루퉁한 얼굴을 했다가) 충분히 자고 일어났으니, 따뜻한 차를 몇 모금 마시면 완전히 깰 거예요. (끄덕끄덕) ...나기야말로, 무리해서 돌아다니다가 졸아 버리지 말고요...~?
나기 플 헤임:저는 명령대로 푹 쉬었기 때문에 졸아버리지 않습니다. (얄밉게 대꾸하고는) 따뜻한 차... 그것도 좋겠군요. 준비하겠습니다.
(그렇게 찻잎을 꺼내어 정성스레 우려낸 차를 가져온다. 맛은...?)
기준치: | 50/25/10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 .... ... (혹시 몰라 한 모금 마셔보니 떫어서 그만둔다.) 음, 다른 걸 해오겠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얄미워요, 속으로 생각했다......) ...앗. 나기에게 준비해달라는 뜻은 아니었는데...~ (말릴 틈도 없이 어느새 찻잎을 꺼내고 있는 나기. 어쩔 수 없이 이번에는 그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그가 차를 준비하는 사이 간단한 다과와 함께 테이블을 세팅해 두었다. 잠시 후, 완성됐나? 하고 지켜보다가 다시 찻잔을 내려두는 모습을 보고는 의아한 얼굴.)
... ... 찻잎에 무슨 문제라도......? (갸웃)
나기 플 헤임:... ... 문제는... (말끝을 흐리고 얌전히 다시 차를 내온다. 그래도 이번 건 먹을 만한 수준인 것을 확인하고,) 아무래도... 이런 건 사용인에게 부탁할 걸 그랬습니다. (영 미묘한 표정으로 테이블로 돌아온다.)
아바에 드 클루니:문제느은...? (말끝을 흐리자, 느릿하게 따라 내뱉었다. 다시 미묘한 표정으로 돌아온 그를 보고는) 차를 우리는 것 정도야, 내가 해도 좋은걸요. 항상 그랬고. 오늘은 나기가 우려 주었으니 특별한 아침이에요- (잘 마실게요. 기분 좋게 웃으며 한 모금 삼켜 본다. 향긋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왠지, 평소보다 향이 더 깊은 것 같은데- 나기에게 차를 우리는 재능이 있을지도 몰라요. (후후, 낮게 웃음소리를 내었다.)
나기 플 헤임:괜찮으시다면 다행입니다만... (네 반응에 자신도 다시 차를 홀짝여본다. 무난하다면 무난한, 특별히 좋지도 않은 맛이다.) ... 다음엔 더 특별한 아침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깔끔하게 잔을 비우고,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아바에 드 클루니:나기가 내준 차인데, 괜찮지 않을 리가요. (그리 말하면서 한 모금 더 홀짝인다.) 이렇게 아침마다 나기와 잠시 티타임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바구니에 담긴 작은 쿠키를 하나 집어, 네 입에 쏙 넣어주며) 나기 생각에는 어때요?
나기 플 헤임:... 아침마다 티타임... (말하다가 쏙 쿠키가 입안에 들어갔다. 냠.) ... 저야 거절할 이유가 없죠. 영광인걸요. (마냥 평화롭기만 한 지금이 계속 가기를 바라고, 그러니 어서 문제를 해결하고 주군이 짊어진 무게를 편히 만들겠다며 다짐했다. 쿠키 또 냠...)
아바에 드 클루니:아침에는 다들 분주하니까, 조금 여유를 가지고 아침을 시작하면 좋잖아요...~ (냠 하는 나기 보며 만족. 자신도 따라 냠.) 또, 요새는... 사용인들의 모습을 보기가 조금 힘든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심심했거든요. 바깥으로 잘 나가지 않아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마저 호로록... 찻잔을 깨끗이 비우고 내려둔다.) 나기가 이렇게 말동무가 되어주고, 매일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게 나의 낙이니까요.
나기 플 헤임:원하신다면 당장이라도 바깥으로 데려다 드리고 싶지만, 마을 분위기가 분위기다보니 그렇게도 못하겠군요. (쿠키를 아작, 시선을 떨구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 주군의 낙이 되는 건 기쁩니다. 그럼 기왕이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져와야 겠네요. 내일을 기대해 주십시오.
아바에 드 클루니:으음...... 지금 분위기는 곤란한가요~... 직접 영지민들의 소리를 들어줄 수 있다면 더 좋을 텐데. (아쉽네요. 괜히 고갤 돌려 창밖을 한 번 쳐다본다.) ...그럼, 나는 늘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꼭 즐거운 이야기를 가져다주는 거예요? 기대할게요- (손뼉을 마주치며, 눈을 휘어 웃어 보였다.)
오늘도 마을을 둘러보고 오겠다고 했죠? 조심해서 다녀와요. 위험한 일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심하구요...~
나기 플 헤임:... 혹시 모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섭니다. 적어도 이 사건이 해결되면 언제든 마을로 데려다 드릴테니까요. (이대론 영주성에 갇혀 사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자신도 너를 이렇게 두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마을의 분위기를 보았을 때 주군을 데려갔다 정체를 들키면 아무래도 최악의 상황을 상정할 수 밖에 없어서. 제게 웃어 보이는 네게 평소와 같이 꾸벅 인사하고는) 다녀오겠습니다. 오늘은 꼭 즐거운 소식을 들고 올 수 있도록.
(문을 열고 나가기 전 힐끗 돌아보았다. 픽 웃으며) ... 제가 주군을 두고 혼자 위험한 일에 휘말리겠습니까. 걱정마십시오.
아바에 드 클루니:나도 내 몸 하나 정도는 지킬 수 있는걸요...~ 아마도. ...그래도, 나기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지만.
(침실을 나서는 그를 바라보다 눈 깜빡.) ...정말이지, 지나치게 믿음직스러운 기사님이네요- (장난스레 웃고는, 방문 앞까지 나가 손 흔들며 배웅해주었다.)
당신은 그의 배웅을 받으며 성을 나섰습니다.
돌아올 때는, 꼭 즐거운 소식을 전해주리라 생각하면서.
......
마을로 향하기 전, 오늘 당신의 옷차림은 어떤가요?
나기 플 헤임:(물론 마을 사람 A의 차림에 적당한 재질의 망토를 둘렀다. 그 안에 검을 숨긴 채로.)
좋습니다. 아무도 당신을 영주 소속의 기사단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죠.
그렇게 성 외곽에 난 길을 따라 걸으니, 마을이 보입니다.
[주택가]와 [빈민가]를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기 플 헤임:흠... (훌륭하게 변장한 마을 사람 A는 주택가를 둘러보기로 한다.)
변장에 소질이 있는 훌륭한 나기는 주택가로 향했어요.
.
【주택가】
평일 낮이라 그런지, 꽤 한산한 곳입니다.
가끔 어린아이들이 뛰어다니는 풍경이 보이며, 한쪽 구석에서는…...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군요.
치안대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한 소년이 덩치 큰 소년에게 마구잡이로 맞고 있습니다.
덩치가 큰 소년: 그러길래 적당히 돈 많은 집 눈치 좀 보라니까! 왜 말을 안 들어!
평등? 참나, 평등 좋아하시네. 그런 웃기지도 않은 소리나 할 거면 당장 손이 발이 될 때까지 빌고 와!
몰아치듯 한바탕 고함치고 나서, 손을 털고는 어디론가 가 버립니다.
아이는 심하게 구타당했는지, 말 한마디 못 한 채 그 자리에 퍽 쓰러집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걸까요.
주변 사람들은 길가에 쓰러진 소년을 보고도 고개를 돌릴 뿐,
그 누구도 먼저 나서려 들지 않습니다.
나기 플 헤임:... ... 괜찮습니까? (상황을 지켜보다가 우선 소년을 부축한다. 이곳은 주군의 땅이니까.)
폭행하던 소년과는 달리, 가느다란 신체가 눈에 띄는 소년.
그리고 군데군데 보이는 멍 자국과 오래된 흉터 혹은 상처들.
원한다면 <의료> 또는 <응급처치> 판정으로 아이를 도와줄 수 있겠습니다.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60/30/12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 ... 의사가 아니니, 난감하군.
기준치: | 68/34/13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소년에게 급한대로 응급처치라도 해 주었다.)
의사는 아니지만, 일전에 배운 기억대로 간단히 치료해 주었습니다.
당신의 지혈 덕에 아이는 한결 편해진 얼굴로 눈을 뜨네요.
소년: ...... 저, 감사...합니다. 그런데...... (누구세요? 하고 묻는 듯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나기 플 헤임:지나가던 주민입니다. 다친 이를 그냥 보고 지나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거짓말쟁이 나기입니다.)
소년:아...... (느릿느릿 고개를 끄덕인다.) 요즘... 마을에 이사 오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요.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나기 플 헤임:이사오는 사람들... 외지인 말입니까? 그렇지만 아까 폭행하던 이는 왜 그러는 겁니까? (갸웃...)
소년:...네, 왠진 모르겠지만...... (끄응, 앓는 소리를 냈다가) 방금 그 사람은 저희 형이에요. 화를 내는 것도 이해하죠. ...... 제 실수로 평생을 살아온 집을 빼앗기는 바람에.
나기 플 헤임:... ? 평생 살아온 집을 빼앗기다니 무슨 소리입니까, 그건. (눈썹을 까딱였다. 지금 상황관 관계 없을지도 모르지만... 혹시 모르니까 들어두기로.)
소년:이 근방에선 흔할 일이에요. ...이방인들이 늘어나서, 사람은 많은데 집은 부족하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 (낮게 한숨을 쉬었다.) 원래 살던 사람들이 집을 뺏기는 일이 생기고 있어요.
하지만 그건... 부당하잖아요. 그래서 그 사람들한테 항의를 했어요. ...... 결과는 처참하게 됐지만요. (힘 없이 팔을 툭, 떨어트린다.)
나기 플 헤임:... ... 그건 부당하군요. 그 이방인이, 요즘 시위하는 이교도들을 말하는 것 맞습니까?
소년:그래서, 다시 사과하러 가야 해요. 이대로 쫓겨나 살 수는 없으니까... ...이교도요? (눈을 찌푸리더니) 그것까진 모르겠네요...... 뭐... 요즘 비슷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긴 해요.
나기 플 헤임:... 사과하러 가실 겁니까. 그럼 같이 갑시다. (돈도 많은 집인 것 같으니 어쩌면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인물일수도.)
소년:...... (당신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내젓는다.) 됐어요. 이번에 도와주신다고 해도, 다음은요? ...무책임한 호의는 필요 없어요. 치안대도 영주님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는데......
나기 플 헤임:딱히 도와준다는 말은 안했습니다만. (멀뚱...) 그 부당한 짓을 하는 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싶을 뿐입니다.
소년:...... ...... (뭐 하는 사람인가 싶어졌다.) 아니요. 괜히 다른 사람까지 엮이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무거운 짐이라도 진 듯, 어렵사리 발걸음을 뗀다. 마치 모든 걸 포기한 얼굴로.)
소년은 덩치 큰 소년이 사라졌던 방향으로 비틀비틀 걸어갑니다.
나기 플 헤임:(뭐하는 사람인가, 나기 플 헤임.) 음... 치안대 상황을 확인해야겠군. (비틀 걸어가는 소년을 잠시 바라보다 치안대를 확인하러 간다.)
소년을 보내고, 주택가를 마저 돌아봅니다.
멀지 않은 곳에 치안대 한 명이 서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나기 플 헤임:... 당신, 치안대 맞습니까? (다가가서 말을 건다.)
치안대원:(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피다, 누군가 제게 다가오자 눈을 마주친다.) 네, 그렇습니다만... 무슨 일로?
나기 플 헤임:아까 폭력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제대로 순찰하는 것 맞습니까? (빤... 주군의 호위기사인 나기는 어느정도 지위인가.)
치안대원:...폭력 사고요? (미간을 좁힌다.) 한 번 조사해 보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하군요. (메모장을 꺼내어 무어라 휘갈겨 적는다. 나기를 마을 주민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안 그래도 요즘, 이주민에 관한 신고가 많이 들어와서 말입니다...... 그런 매입 문제는 저희 관할이 아니라서요.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여간 처리하기가 힘들군요. (입가를 매만지며 곤란한 얼굴을 했다.)
나기 플 헤임:음... (치안대원의 대답에 곰곰이 생각하다) 그럼 매입 문제는 누구의 관할입니까? 그쪽을 해결하면 이런 문제나 신고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치안대원:흐음...... 글쎄요. 아무래도 영주님께 건의하는 게 가장 빠르지 않겠습니까? (고개를 기울이며 고민해보고는) 마을의 주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영주님도 아실 테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뭐, 영주님께 건의해봤자 감감무소식이라고들 하지만요. 저희도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나기 플 헤임:... ... 그렇군요. 영주님이... (결국 주군께 말씀드리는 수 밖에 없나 싶어서 심란해진다. 되도록 좋은 소식만 가져오고 싶었는데.) 상황은 알겠습니다. 협조 감사합니다. (어쩐지 이쪽이 치안대원같은 분위기를 내며 대화를 마치고 빈민가로 이동해본다.)
치안대와의 대화를 마치고, 주택가를 빠져 나갑니다.
나가는 길, 어쩐지 마을 주민들에게서 공통점이 보이네요.
그들은 모두 알 수 없는,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다는 것.
...... 이건, 이방인들에게 점령당한 걸까요.
아니면... 이방인들이 입은 저 종교에 점령당한 걸까요.
.
【빈민가】
언제부터인가, 마을에 사람 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영지 외곽에 빈민가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느 중소 도시의 빈민가처럼 거대해졌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느껴지는 것은, 당신을 향한 빈민들의 표독스러운 시선.
...그때, 그중하나가 당신에게 득달같이 달려들더니,
빈민: 돈, 돈을 내놔! 돈을 내놓으라고!
당신의 바지를 붙잡고 늘어져선, 돈을 요구합니다.
정말로 그들에게 돈을 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랬다간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겠죠.
<위협> 또는 <말재주> 등, 대인 기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70/35/14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거 놓으십시오. (이번에도 현란한 말재주를 펼쳤다.)
빈민: ......! (왠지 모를 아우라에, 흠칫하며 떨어진다.)
...쳇, 운 좋은 줄 알라고......
빈민들은 조금 진정한 모습을 보이더니, 적당히 물러납니다.
흉흉한 눈빛은 여전하지만... 적어도 당장은 당신에게 달려들 것 같진 않군요.
그들에게서 벗어나 거리를 훑어보면,
어둡고 퀘퀘한 골목길, 풀은 말라비틀어져 있으며 먼지만 굴러다닙니다.
대다수의 [빈집]과 [무덤가]가 보이는 군요.
나기 플 헤임:영 좋지 않은 곳이군. (그들에게서 벗어나서는 빈집을 휘 둘러본다.)
전부 판자로 만들어진, 어느 한 집. 그마저도 엉성해 보입니다.
그 흔한 창문 하나 없으며, 문짝은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듯하네요.
나기 플 헤임: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데... (일단 조심스럽게 집 주위를 살펴본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집 주위에는 그 어느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네요. 집안을 살펴보는 편이 낫겠습니다.
나기 플 헤임:... ... . (경계하며 안 쪽으로 들어가본다.)
경계하며 문을 열어 들어가면, [간이침대]와 [옷걸이], 그리고 [좌식 테이블]이 전부입니다.
나기 플 헤임:... 별 것 없나. (간이 침대를 살펴본다.)
정말 잠만 자는 용도인 것처럼 이불만이 놓여 있습니다.
청결엔 관심도 없는지, 이불을 들춰보면 먼지만 풀풀 날리네요.
어쩐지 역한 냄새도 나는 것 같습니다......
나기 플 헤임:... ... (얌전히 물러나서 옷걸이를 뒤적여본다.)
옷걸이에는 요새 광장에서 자주 보이는 시위꾼들이 걸치던 망토 하나가 걸려 있습니다.
아마 이 집의 주인도 그들과 같은 종교인가 보죠.
나기 플 헤임:(이 망토로 바꿔 입어본다. 이제 나도 시위꾼!)
주머니는... (망토 주머니 탈탈탈...)
시위꾼으로 완벽하게 변복한 나기!
아쉽게도 주머니 안은... 텅텅 비어 있군요. 집안을 보면 예상이 됩니다.
나기 플 헤임:건질만한 건 이 망토 뿐인가. (마지막으로 좌식 테이블도 확인해본다.)
테이블 위에는 일종의 보고서처럼 보이는 종이만 가득합니다.
이전 것들은 이미 누군가에게 보냈는지 보낸 흔적만 조금 남아있고,
확인되는 것은 요 근래의 보고서 뿐이군요.
나기 플 헤임:... ? (보고서를 읽었다.)
최근 날짜의 보고서입니다.
「xxxx.xx.xx
주택가에서 올라온 건의 파쇄 완료.
xxxx.xx.xx
주택가에서 올라온 건의 파쇄 완료.
xxxx.xx.xx
침실 주위 확보 완료.
xxxx.xx.xx
주택가에서 올라온 건의 파쇄 완료.
xxxx.xx.xx
주변 귀족 회유 완료.
......
xxxx.xx.xx
둥지 트는 날 대기 중.」
둥지 트는 날.
마지막에 적힌 날짜는, 바로 오늘입니다.
나기 플 헤임:... ... ! 오늘... (침실 주위 확보라는 말이 무지무지무지무지 신경쓰인다. 설마 주군을...)
... (일단 보고서도 증거품으로 챙겨들고는 빈집을 나와 무덤가로 향했다. 둘러보고 최대한 빨리 돌아가야!)
무지무지 신경 쓰이는 보고서를 챙겨, 무덤가로 향합니다.
장례를 치를 돈이 없는 자들이, 죽은 자의 시체를 유기하는 곳.
악취와 함께 여기저기 널린 시체 조각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나기 플 헤임:(악취... 코를 막고는 주변을 살핀다.)
속이 메스꺼워지는 기분입니다.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5/42/17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나기, 이성 1 감소.
......
시체가 이곳저곳 쌓여 있어, 누가 누군지 구분해내긴 힘들어 보이는군요.
<관찰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0/40/16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잘 보면 최근에 버려진 것인지 그나마 부패가 덜한 시체 하나가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무슨 의식이라도 치렀던 걸까요.
몸 위에는 이상한 노란 액체 같은 것으로 알 수 없는 말들이 적혀 있고,
곳곳에 날카로운 칼로 피를 내기 위해 피부를 가른 흔적이 있습니다.
또한 억울한 죽임을 당한 듯 저항한 흔적이 남아 있군요.
...또 한 번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4/42/16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이단의 소행인가. (인상을 찡그린다.)
무덤가에도 금세 익숙해진 나기, 이성 감소 없음.
노란 액체로 쓰인 글자를 잘 보니,
'모든 ▒을 그 ▒을 위해.'
...라고 쓰인 듯 보입니다.
그리고 품 안에는 독실한 A교 신도에게만 준다는 세례 반지가 있군요. 역시......
나기 플 헤임:... ... . (일단 세례 반지를 챙겨간다. 위장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당신은 반지를 챙기고, 불쾌한 무덤가를 벗어납니다.
어느덧 해가 지고, 하늘은 잿빛 구름으로 뒤덮여 있네요.
발치에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비가 쏟아지기 전에 서둘러 돌아가는 것이 좋겠어요.
나기 플 헤임:... 빨리 돌아가야. (보고서의 내용이 신경쓰였다. 서둘러 영주성으로 돌아간다.)
걸음을 재촉해 성으로 향합니다.
.
.
그리고 성으로 들어서자......
성문은 반쯤 열려있고, 짓밟힌 정원이 보입니다.
그런 당신의 눈에 띄는 건, 성안으로 이어지는 발자국들.
나기 플 헤임:... ! (눈이 크게 뜨이고, 성안으로 서둘러 들어간다. 주군의 방으로.)
발자국들을 따라 성안으로 들어오면, 1층 홀에는 유리조각들이 가득합니다.
몇 개 있지도 않은 촛불들은 강풍이라도 들어닥친 마냥 모두 꺼져있고,
홀 가운데에 걸린 주군의 초상화에는,
단검으로 꽂힌 종이 한 장만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 (엉망인 초상화를 힐끔 보곤 성큼 2층으로 올라간다. 제일 중요한 것은 주군의 안위니까.)
...
(어쩐지 확인해야할 것 같은 기분에 돌아와선 종이를 본다.)
「xxxx.xx.xx
영주, 아바에 드 클루니의 횡포를 저지하기 위해
이에 따라 우리 귀족 연합은 결투를 신청한다.
결투는 영지 전으로 치를 것이고,
패자는 자신의 영지와 목숨을 내놔야 할 것이다.」
...적힌 날짜는 이틀 뒤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날짜......
이교도의 쪽지에 적혀 있던 둥지 트는 날과 같군요.
나기 플 헤임:이틀 뒤... (당장은 아닌건가, 종이를 찢어가고 2층으로 올라가 주군의 방으로 향했다.)
당신은 종이를 확인한 후 급하게 계단을 오릅니다.
불과 반나절 만에 폐허와도 같은 모습으로 변한 성.
깨진 창문 사이로 귀신이라도 드나드는 마냥 흉흉한 소리가 넘어옵니다.
달빛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활짝 열려 있는 서재의 문.
한 걸음,
또 한 걸음.
발을 내딛을수록,
가라앉은 기온은 발걸음마저 얼어 붙이듯 싸늘합니다.
목숨을 걸고 전장에서 뒹굴던 때와는 또 다른 공포가,
당신의 목을 조여오는 기분입니다.
.
.
이윽고 열려 있는 침실 문을 통해 들어가면ㅡ
여기저기 흩어진 서류들이,
누군가 고의로 밟아버린 고서가,
열린 창문으로는 비가 들어와 엉망이 된 책상이,
차례로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뒤돌아 서 있는...
당신의 군주.
언제나 당신에게 등을 맡기던 그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발치에는 깨진 찻잔과 깃펜이 나뒹굴고,
언제나 단정하던 머리카락은 바람결에 흩날려, 위태롭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바에 드 클루니:...... 오늘도 무사히 돌아와주어서 다행이에요. 어서 와요-
나기 플 헤임:(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다 천천히 한 발짝 씩 내딛는다.) ...... 주군.. 무사하셨군요.
아바에 드 클루니:그야 물론이에요~... (창가에서 조금 떨어져서는) 나기도, 어디 다치거나 그런 건 아니죠? (가까이 다가가, 몸을 기울이며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나기 플 헤임:다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손에 쥔 종이가 구겨진다.) ... 주군, 여행은 어떠십니까.
아바에 드 클루니:그렇담 안심이네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 보니 옷차림이 바뀐 것을 알아채곤, 못 보던 옷이네요- 하고 덧붙이면서. 그리고 이어지는 네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박인다.) ...으응? 갑자기 여행이요? (갸웃...) 물론, 나기와 함께 있으면 어디든 좋을 거예요. 날이 풀리면 활짝 핀 꽃을 보러 가도 좋겠죠. 오늘 아침처럼, 작은 다과회를 열어도 즐거울 테고요. (양팔을 살짝 벌리고,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듯 작게 미소 지었다.)
나기 플 헤임:... 그럼 지금 갈까요. (조심스럽지만 또 확고하게 네 팔을 잡고, 자신 쪽으로 끌었다.) 활짝 핀 꽃은 당장에라도 찾을 수 있습니다. 다과회도 좋죠. 찻잎과 쿠키를 챙겨두겠습니다. 먼 여행이 될 수 있지만... (중얼) 어디든 이곳보단 낫겠죠.
아바에 드 클루니:...... 음, 나기도 급한 면이 있네요. (옅게 웃어) 그렇지만 말이에요...~ 적당한 때가 있는 법 아니겠어요? (네가 끄는 대로 걸음을 옮겨, 그 자리에 섰다. 어딘가 평소와 달라보이는 태도에, 너를 달래듯 팔을 천천히 쓸어내리며) 지금 당장 기나긴 여행을 떠나기엔... 놓고 가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여행인가요?
나기 플 헤임:...... 돌아왔으면 좋겠습니까. 주민들은 영주를 헐뜯기 바쁘고, 일부는 반란까지 꾀하는 이 땅에. (팔을 쓸어내리자, 그럼에도 잡은 것을 놓지 않고 시선을 마주했다.) ... 적당한 때란 언제입니까.
그 때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음을... 당신도 알고 있지 않습니까, 주군.
아바에 드 클루니:당연한 이야기를 묻고 있네요, 나기. (마주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지그시 그를 올려다 바라보았다. 잡은 손에 힘을 주자 팔이 떨리는 것 같았다.) ...나는 영주잖아요.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는 것도 당연하죠. 이해해요. 작은 영토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한 영주를, 마냥 지지할 수도 없으니...... (손을 거두고는 눈을 내리깔았다. 귀족들과의 회의에서도 그랬지. 자신은 이제 아무 힘도 없을지도 모른다. 바닥을 가만 응시하다 한참 후에 고개를 들고)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보이고 싶어요. 내가 가진 걸 지키고 싶어요. ...그러고 나면,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직접, 네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것쯤은 알고 있다. 바로 며칠 뒤의 일도 확신할 수 없는데, 그보다 더 먼 미래 같은 건 더욱.)
아니, 어쩌면 내 곁에 나기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내게 닥친 상황을 피하고 싶지는 않아요.
나기 플 헤임:...
... 사실, 원래부터 영주의 자리를 원하신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지키고 싶습니까. 당신이 가진 것이 당신을 배신하고, 음해하고 있음에도... ... (답지않게 말이 길어졌다. 불안한 탓이다. 분명 주군의 뜻을 따르는 것이 자신의 소임임에도, 이대로면 정말 사라질 것 같았으니까.) 피하지 않는 건 물론 영주로서는 훌륭하겠지만... 저는 당신이 이들을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니면, 감히 제가 헤아릴 수 없는 방도가 있으신 겁니까.
승자가 되고, 모든 것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아바에 드 클루니:...물론, 처음에는 온전한 내 의지가 아니었죠.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엔 의무감에 사로잡혀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고, 모두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 무서웠어요. 그들에게 증명하고 싶어서 밤새 고민한 적도 많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슬픈 얼굴보다는, 입꼬리를 올려 웃는 얼굴을 띠었다. 눈앞에 선 그가 왠지 불안해 보여서, 조금이나마 안심 시켜 주고 싶어서.) 나기 말대로 그들이 나를 배신하고 음해를 계획하고 있더라도, 그런 결과를 끌어낸 건... 내게 책임이 있지 않겠나요. (그렇죠, 나지막이 물었다. 대답을 바라는 물음은 아니었다.)
거창한 방안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단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뿐이라고 생각해요. (쓴웃음을 지으며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매만지다, 네게서 두어 걸음 떨어져 바라보았다.) 나기에게, 내 곁에 머물러 달라고 한다든가...... 뜻을 강요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곳을 떠나도 괜찮아요. 그렇다면... 활짝 핀 꽃도 볼 수 있을 거고, 다른 땅의 소식도......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들려줄 이야기는 없는 건가요? (빙글, 반 바퀴를 돌아 너를 쳐다보았다. 발 끝까지 내려오는 긴 치마가 펄럭였다.)
나기 플 헤임:... 특별한 방안도 없고, 상황이 모두 당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도 알면서. (언제나 자신을 안심시키는 네 웃는 얼굴에도, 이번만큼은 웃을 수 없었다.) 책임... 그래, 책임. 그런 것도 있겠죠. 그렇다고 그게 목숨까지 걸어야하는 일입니까?
... ... (꽉 입술을 깨물었다.)
아니, 압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유약하고, 상냥하고, 천성이 착한. 어느 때엔 당신은 영주의 자리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들의 정치, 뒷공작, 그런 방식에 너는 어울리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결국은 아바에, 당신을 나의 주군으로 섬기기로 정했다.)
... 하나만 묻겠습니다, 주군.
제 생각을 아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주군은, 당신은, 당신의 기사가 떠나려고 하는지, 곁에 머무려고 하는지... ... 그 답 또한 알고 계시겠죠.
그걸 듣는다면... ... 다른 이야기는 이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쳐다보는 시선을 그대로 맞받아쳤다. 눈동자를 깜빡이지도 않고, 꽤 오래동안.)
아바에 드 클루니:정말, 나에게 불리하기만 한 상황일까요?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으려나...... (제법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으면서 쓸쓸한 웃음을 흘린다. 그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기에 더 가슴에 박히듯이 들리는 것 같았다.)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일- 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내게 주어진, 마땅히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는 게 나의 할 일이니까요. 그건...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자리에 올랐을 때부터 정해져 있었고요. 나는 그것들을 모른 척하고 두고 가고 싶지 않아요.
...으음~...... (눈을 감은 채 고민하는 듯 앓는 소리를 내고는) 곤란하네요. 오늘따라 나기의 속내를 알기 어려운걸- (무겁게 내려앉은 분위기를 깨고 싶어 장난스레 내뱉었다. 뒷짐을 지고 주위를 서성이며, 발치에 떨어진 찻잔 조각을 톡 건드리기도 했다. 그러다 조용히 중얼거리듯 물어)
......
그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면, 들어줄 텐가요? (희미한 미소를 띄운다.)
남쪽으로 가요. 곧 봄이 올 거예요. 얼어 있던 땅이 녹아 푸른 싹이 트고, 따스한 바람도 불어오겠죠.
나기 플 헤임:....... 역시,
주군은... 모르십니다, 아무것도. (마지막에, 답이 아닌 네 의지를 담은 부탁을 듣고는 쓰게 웃었다.) ... 저를 혼자 보내려고 하시는 것부터 이미 절망적인 상황을 인정하시는 것 아닙니까. 정말 기적을 바라신다면, 당신의 곁에 두어 그 기적을 보여주겠다 하셨을 겁니다.
... (검을 천천히 빼 들었다. 그것을 손바닥에 놓고 네게 받들어 내민다.) 지키실거라면 이기십시오. 지면 목숨과 함께, 당신의 지키고 싶어하는 영지와 그 주민들마저 빼앗기지 않습니까. 도망가지 않으실 생각이라면...
적어도, (한쪽 무릎을 꿇었다. 언젠가 맹세했던 그 모습처럼.) 제가 당신의 곁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게 해주십시오. 저는 그러기 위해 주군께 충성을 맹세했으니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런 게 아니에요. 나는...
(말을 잇다 말고, 입만 벙긋거리다가 관두었다. 제게는 이 상황을 이겨낼, 그에게 기적 같은 걸 보여줄 힘이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제 앞에 서 있는 자신의 기사조차 지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서. 어쩌면 그 형태만 다를 뿐, 자신은 이미 도망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네 손바닥 위에 놓인 검과 네 눈을 번갈아 보았다. 이내 한쪽 무릎을 굽힌 그 모습이, 지난날 제게 충성을 맹세해 주었던 모습이 떠올라서, 한쪽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제가 먼저 손 내밀었던 그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은 안겨주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침을 한 번 삼켜내고, 다물었던 입을 연다.)
모두 지켜낼 거고, 도망가지 않을 거예요. 나기 또한, 잃고 싶지 않아요. ...... 그래서. (두 손을 꼭 쥐었다.) 고집스럽고, 모순적이지만... 떠나주었으면 해요. 나기는 분명, 어디에서나 칭송받는, 명예로운 기사일 테니까......
이런 곳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기에는, 세상이 나기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걸요.
나기 플 헤임:... (왜 끝까지 나를 떠나려고 하는가. 네가 없는 세상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그것이 너의 자비라면, 나는...) 그 명령, 들을 수 없습니다. ... 주군의 명령을 듣지 않다니, 기사 실격이네요. 실망하셨습니까?
(묘한 웃음소리가 흘렀다. 그건 어떻게든 네 곁에 있으려는 자신의 모습을 비웃는 것 같이.) 당신이 말하는 명예 같은 건 필요 없습니다.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모두 지켜내고, 도망가지도 않고, 나를 잃고 싶지도 않다니. 그 모순적인 거짓말 속에서도 너의 안위에 대한 것은 없었다. 그 누구도 아닌 너를 지키기 위해 기사가 된 내가, 그것을 용납할 수 있을리가 없지.) ... 아무리 부탁해도, 명령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애초에 저는 주군... ...
아바에, 당신이 없는 세상의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으니까요.
... 그것이 정 싫으시다면, 지금 저를 베고 가십시오. 당신의 뜻을 배신한 기사를 죽이고, 원하는 답을 찾으십시오.
아바에 드 클루니:내가 나기한테 실망할 리 있나요. (네가 단 한 번도 나를 위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으니까. 그의 모든 행동의 원천지는 자신이었고, 그 행동들은 자신으로 귀결되었으니까. 언제나 제게 얽매이는 모습이 때로는 안타까워 자유로이 나아가는 그가 보고 싶었다.) ...... 하나뿐인 나의 기사, 나기에게 내리는 명령이 아닌. (한 발짝, 두 발짝. 네게 가까이 다가갔다. 네가 내민 검을 받아드는 듯하더니, 다시 너의 손에 쥐여 주고는 그 위에 양손을 포갠다.) 오랜 시절 함께 해 온... 나의 친구, 나기에게 하는 부탁이라면. (그것도 안 될까요, 나직하게 속삭였다.)
...내가 원하는 답이, 정녕 당신을 베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슬픈 눈을 했다.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내가 그러지 못할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 나기의 말대로, 나의 뜻을 따르지 않겠다면... 더 이상 나로 인해 제약받지도, 얽매이지도 말아요. 이곳은 나의 공간이니, 밖으로 나가 마음대로 해요. (덤덤한 어조로 얘기하며 네게서 조금 떨어졌다. 주먹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진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이 미련을 남겨두고 싶지 않다.)
나기 플 헤임:.... ... 친구로서의 부탁이라면, 더더욱 들을 수 없겠네요. 원래 제 성격을 잊어버리신 건 아니겠죠. (네 말들은 평소와 같이 상냥하고 다정했으나 자신을 정말 베어버리는 것보다도 더 잔인하게 들렸다. 돌려받은 검을 묵묵히 쥐었다. 이어지는 말과 벌어진 거리에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 서 있었다.) ... 그 말은.. 기사로서의 자격을 박탈하신다는 뜻입니까.
그럼 바라신대로 제 마음대로 하겠습니다. (역시 나가지 않고 가만 서 있었다.)
아바에 드 클루니:...... (검을 받아간 후에도 제자리에 잠잠히 서 있는 그를 황당한 눈으로 쳐다 보았다. 그를 설득할 힘 같은 건 남아 있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곤란하게 만드는 게 어디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을 삼킨다. 아래로 처진 눈꼬리는 유난히 더 서글퍼 보였다.) 나기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부탁했을지 알면서.
...... 정말로, 나기의 제멋대로인 점은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말끝을 흐리는 떨리는 목소리. 어떻게 해서든 너만큼은, 이 난에 휘말리게 만들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무산되고 만다. 네 앞에서는 영락없이 약해진다.)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는 거예요. 나는 나기가, 나 때문에 죽는 건 원치 않는데...... 이런 버려진 땅에 머무르지 않고,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았으면 했어요. 나를 위한 삶이 아닌, 나기의 삶을요. (고개를 떨구고, 겨우 솔직함을 내뱉었다. 바닥으로 눈물 방울이 툭, 떨어진다.)
나기 플 헤임:... 그랬으면 처음부터 말리셨어야죠. 제가 당신의 기사가 되는 것을. (뻔뻔하게 서 있다가 툭 뱉고는, 네 얼굴을 가만 응시한다. 이내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었다. 나지막이 읊조리듯 이어) ... ... 죽을 생각은 없습니다. 당신을 죽게 내버려 둘 생각은 더더욱 없고요. 제 바보같은 주군이 모든 것을 지키겠다고 하셨으니, 저는 당신과 다른 모든 것을 지켜보이겠습니다.
당신이 원치 않아도 제 의지로, 저를 위해서요.
아바에 드 클루니:(모든 것을 지켜보이겠다는 그의 말에, 저도 모르게 살풋 웃음이 그려졌다. 이럴 때는 주군에게 맡겨도 좋잖아요, 그리 말하며 눈물을 닦아내고 고개를 들었다.) ...나기는 바보 같은 주군의 바보 같은 기사예요. (그리고 평소와 같은, 온전한 미소.)
...... 약속했어요, 죽지 않겠다고. 나도, 나기에게 찬란한 빛을 보여 줄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까...... (네 눈을 똑바로 주시했다.) 그렇지만 삶이 뜻대로만 흐르지는 않을 테니, 그때는......
다음에는 부디, 조금 더 다정한 세상에서 만나길. (옆에 서서, 네 손을 꼭 맞잡는다. 몸을 살짝 기울여 네게 기댄 채 잠시 눈을 감았다. 기나긴 밤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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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한 새벽.
한바탕 쏟아지던 비는 어느새 그치고 이슬이 맺혀 있네요.
다 망가진 성안에 남은 당신과 아바에.
당신이 가진 건 한 자루의 검과 주군을 향한 충심뿐입니다.
......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그와 나누는 대화.
문득, 아바에가 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무거운 정적 속, 운을 뗀다.) 아주 옛날에는, 정말... 자신의 전부를 바친다는 의미에서 기사들이 맹세하곤 했었죠. 지금은 조금 변질되어서, 맹세를 하는 것만이 마치... 그 사람의 소속이 된다는 의미가 되었고, 그저 형식처럼 되어 버렸지만 말이에요.
펄럭이는 책장은 꽃잎처럼 겹겹이 나부끼고,
나풀나풀 허공에 날리는 먼지들은 별 무리처럼 반짝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그래서 나도, 나기에게 그 맹세를 받고 싶어서 욕심이 났던 것 같아요. 그러면... 내가 조금 더 특별한 주군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겠죠. ...어린 마음에 철 없는 요구를 했는데도, 이렇게 기사가 되어준 나기가 고마웠어요. 하지만 늦게나마 깨달았죠. 그건 의식치레에 불과하다는 걸......
고인 물방울들이 똑, 똑, 울려퍼지는 고요한 순간.
생명이라고는 주군과 당신, 둘만이 남은 이 성에도 따스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말을 끊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지금이라도 나는, 나기와... 서약이나 맹세로 이루어진 관계가 아닌, 다른 관계가 되고 싶어요. ...그, 그러니까...... (작게 헛기침을 하고는) 서로에게 진심을 다하는, 그런 관계말예요......? (제 입으로 말하기에 부끄러운지, 뺨이 불그스름하게 물들었다.)
조금 늦었지만,
이곳에도 봄이 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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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
아바에 드 클루니, 로스트
나기 플 헤임, 로스트
이후 두 사람은 영지전에 휘말려 전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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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는, 맹세와 서약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아닌...
또 다른 만남으로 이루어지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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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보다 어두운 밤.
♰ 성 외곽, 광장.
자신을 버리고 도망치라고 말하는 아바에를 성에 두고, 당신은 다시 마을로 나왔습니다.
여전히 추적추적 내리는 비.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우중충한 하늘.
한층 싸늘해진 기온이 손끝을 마비시켜옵니다.
뭔가, 조금이라도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을까.
......
당신은 길을 따라, 마을의 광장에 도착합니다.
시위대는 이제 막 시위가 끝난 듯 짐을 정리하고 있네요.
그들은 당신이 걸치고 있는 망토를 알아보곤, 대수롭지 않게
시위대: 뭐하다가 이제 와? 다 왔으면 출발하지.
라고 말하며 하나둘 짐을 챙겨 듭니다.
나기 플 헤임:... 그러죠.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섞여들기 위해 자신도 짐을 하나 챙겨 들었다.)
시위대: 다들 온 것 같으니, 가자고.
당신은 무리 속에 끼어 그들을 따라가 보기로 합니다.
아마 자신들의 근거지로 향하는 중이겠죠.
행렬을 따라 주택가로 들어서자 주민들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자신의 아이를 감싼 채 시위대를 바라보는, 두려움이 역력한 표정.
......
얼마나 걸었을까요,
행렬이 멈춰선 곳은 영주성과 비슷한 규모의 저택입니다.
아마 이 주택가에서 가장 큰 집일지도 모르겠군요.
안쪽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는지 소음이 종종 새어나오고,
창문을 통해 환한 불빛이 당신이 서 있는 곳까지 비춰 내립니다.
당신이 따라온 무리는 차례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나기 플 헤임:... (거의 성 규모만한 저택을 힐끔 바라보고는, 무리를 따라 들어간다.)
마을에 이런 저택이 있었다니, 기이한 일이네요.
.
【저택】
그들과 함께 저택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엄청난 수의 인원들입니다.
마치 마을 인구의 절반은 이곳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네요.
그리고 이 많은 사람들을 감당하고 있는 신전 같은 구조의 홀.
그가운데 커다랗게 장식된 [조각상]이 보입니다.
나기 플 헤임:... 이만한 수가... (중얼거리며 가운데 장식된 커다란 조각상을 노려보았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거대한 제왕처럼 생긴 조각상.
이 세계의 생물처럼 보이지 않으며, 박쥐와 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쩐지 섬뜩한 기분에......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4/42/16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나기, 이성 1 감소.
그리고 조각상 아래, 무언가 적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위▒한 우리▒의 신, ▒▒을 위해」
그러나 글씨가 흐린 탓에 정확히 알아보기는 어렵네요.
......
조각상을 지나쳐 1층 홀을 둘러보니,
[기도실 A]와 [기도실 B], [응접실], 그리고 [서재]가 보입니다.
나기 플 헤임:... 하, 정말 기분나쁜 조각상이군... (애써 정신을 다잡고, 기도실 A로 들어가본다.)
.
【기도실 A】
기도실 안으로 들어서면, 기도실이라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문을 열자마자 피비린내가 코를 찌릅니다.
바닥 이곳저곳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
마을에서 사라졌다던 실종자들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서 있는, 주군의 뒷모습......?
...아니, 아바에를 흉내낸 신도가 서 있네요.
그가 백금색 가발을 벗으며 고개를 돌리자, 당신과 눈이 마주칩니다.
신도: ...하. 저번에도 방해하더니, 이번에도 방해할 셈이냐?
그는 불쾌한 표정으로 쏘아 붙입니다.
나기 플 헤임:... 당신. (역시 이단의 소행이었군. 여차하면 검을 빼들을 준비를 하고는,) 방해할 생각이라면, 어쩌실 겁니까?
신도:(한 번 째려보고는 바로 시선을 거둔다.) 됐어. 나는 너 같은 잔챙이를 상대할 시간 따위 없단 말이다. ...작업 중이니 썩 나가!
그는 당신을 기도실에서 쫓아내고는, 문을 쾅 닫아 버립니다.
나기 플 헤임:... ... ? (싸우려고 했는데, 그대로 쫓아내졌다. 기도실 B로 가보기로...)
이야기할 틈도 주지 않는군요.
.
【기도실 B】
또 다른 기도실로 다가가면, 회의 중인지 두런두런 대화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앉아 대화에 참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나기 플 헤임:(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샤샥 앉아서 이번에야말로 대화를 제대로 들어보기로.)
신도 A: ...둥지 트는 날에 맞춰 준비를 끝냈습니다.
신도 B: 순조로운 진행이군요... 그날이 되면 우리는 이단자들을 처단하고, 마침내 저 성 안에 우리들의 신을 모실 수 있을 겁니다.
신도 C: 그렇다면 영주는... 대사제님이 맡는 겁니까? 귀족 연합들은 전부 자신의 끄나풀을 앉히고 싶어 안달입니다. 자칫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신도 B: 그점은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허수아비를 물색할 시간은 충분하니.
대화를 나누는 이들의 목소리가 어쩐지 익숙한 게...
잘 들어보니, 회의에 참석했던 귀족들의 하인들인 것 같군요.
나기 플 헤임:... ? (귀족들의 영향력까지 장악하고 있는 건가.) ... 대사제님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신도 A: 대사제님은 언제나 2층에 계시지요.
나기 플 헤임:감사합니다. (꾸벅 고개를 숙이고는, 나오려다 잠시 고민한다. 더 캐내볼만한 것이 있을까...)
기준치: | 90/45/18 |
굴림: | 8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들은 그저, 주어진 명령에 따르기만 하는 이들 같습니다.
무언가 더 알아내긴 어려울 것 같군요.
간간이 당신의 주군에 대한 험담이나 우스갯소리가 들려올 뿐입니다.
나기 플 헤임:... ... 하.. (이 망할 자식들을 당장이라도 베어버리고 싶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참고... 응접실로 가본다...)
저 자들을 베어버리고 싶은, 굴뚝 같은 마음을 참고 기도실을 나섭니다.
.
【응접실】
화려하게 장식된 샹들리에가 돋보이는 응접실 내부.
중앙 테이블을 기준으로 양쪽 벽면에는 책들이 가득한 책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
...얼마 전 당신의 앞을 가로막았던 하인이군요.
그는 단번에 당신을 알아보고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웃어 보일 뿐입니다.
나기 플 헤임:... 당신도 이단이었나. (성큼 다가간다.) 아주 한가해 보이는군.
사용인:이제야 눈치채다니, 네 주군의 수준도 알만하군. (느긋한 태도로 눈을 흘기며 대꾸했다.) 정보 모으기 놀이는 잘 되어 가는가?
나기 플 헤임:글쎄, 기왕이면 좀더 모을 수 있게 협조해주면 고맙겠는데. (한숨을 쉬며 검 자루를 쥐었다.) ... 목숨이 아깝다면 말이지.
사용인:어차피 네 목숨도 거기서 거기지 않나.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을 잇는다.) 뭐, 좋아. 조금은 어울려 줄까. 우리는 장기간에 걸쳐, 성에 들어가는 마을의 소식들을 파기해왔다. 영주에게 남은 손발이라고는 너밖에 없으니... 정보를 교묘하게 덮고 왜곡시키는 건 쉬웠지. 게다가 그 영주라는 놈은, 제삼자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았으니 말이야.
나기 플 헤임:... ... (별 반응없이 상대의 이야기를 듣다, 주인의 험담에 미묘하게 목소리 톤이 변한다.) 내 주군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건 무슨 소리지. 다 너희들이 만들어낸 거짓 이미지가 아닌가.
사용인:너무 흥분하지 말라고.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냐. (삐딱한 자세로 앉아 네게 손짓하며) 아침부터 눈 뜨자마자 사병 하나 없이 마을 치안을 관리하고, 밤늦게까지 성안의 모든 일을 혼자 떠맡고..... 쉬는 날까지 멍청한 주변 귀족들의 뒤치다꺼리까지 하니, 자신의 마을을 제대로 돌볼 수나 있겠어?
오히려 우리한테 감사해야 하는 편이 아닌가. 그 지옥에서 꺼내주는 셈이니까.
나기 플 헤임:꺼내주는 셈... ... 그럴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당신들이 하는 행동을
'지옥에서 꺼내주는' 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 주군은 끝까지 이 영지를 지키려고 하시니, 그런 그분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것에 가깝지. 그러니 난 너희를 용서할 수 없다. (결국 검을 빼들고 그의 목에 겨누었다.) 말해. '둥지 트는 날' 은 정확히 무엇을 뜻하나?
사용인:그렇게 생각한다니, 유감이군. 우린 네 주군이 어떤 상황에 놓이든 알 바가 아니니 말이지. 계속 말하지만... 의미 없는 목숨 연장일 뿐이다. (제 목에 칼이 들어오자, 조소를 흘리며 들고 있던 찻잔을 천천히 내려두고는) ...... 우리의 신께서, 이 작은 영지를 손에 넣어 완전히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날이지.
나기 플 헤임:신이라... 역시 이단이 할 법한 생각이군. 영지전은 그를 위한 신청인가. ... 그래도 이런 곳에 있는 걸 보니 제법 지위가 있는 모양인데. (대사제 급은 아니더라도, 인질로 쓸 만할 정도는 되나? 곰곰이 생각해본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용인:우리의 신께서는 완벽한 계획을 세우셨지. 모든 게 순조롭고 말이야. (다시금 차를 홀짝인다.) 쓸데 없는 생각을 하고 있나. 시간이 남아도는 모양이군.
그를 잡아두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보입니다.
나기 플 헤임:(그럼 머리를 날려도 되나? 침입자가 있다는 게 들통날 위험이 있겠지만...)(진지)
소란을 피운다면... 곧바로 신도들이 들이닥치긴 하겠죠.
나기 플 헤임:... ... 운이 좋군, 시간이 남아돌았으면 네 목을 베었을 거다. (내버려두고 서재로 향한다.)
사용인:이거 감사해야겠는걸. (마지막까지 그를 비웃으며 대화를 마친다.)
.
【서재】
불이 꺼져 있는 서재로 들어서자 낡은 종이 냄새가 밀려옵니다.
희끗희끗한 불빛들에 비쳐 몇 권의 책들이 보이네요.
제목들을 훑어보니, 아바에의 서재 한 구석을 채우고 있던 종교 책들과 비슷합니다.
나기 플 헤임:... ... (다른 정보라도 있는지, 책 내용을 훑어본다.)
다만 이 책들에는 종교가 정확하게 적혀 있군요.
『우리들의 신, 황 왕을 위하여.』
알 수 없는 언어와 기괴한 그림들.
......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3/41/16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것들은 당신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나기, 이성 1 감소.
나기 플 헤임:... (잠시 혼란스러워 책을 덮고는 머릿속을 추스리다, 서재를 나선다. 2층으로 가 대사제란 놈을 만나야겠어.)
황 왕이란 누구기에, 이리도 많은 이들이 따르고 있는 걸까요.
......
서재를 나오면, 위로 향하는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을 오를 수록 북적거림이 잦아들며,
다다른 2층은 무서울 정도로 고요합니다.
그리고 복도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문 하나.
그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기 플 헤임:... ...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
【2층의 방】
따로 잠금 장치는 없는 듯, 쉽게 문이 열립니다.
거대한 홀과 같은 방 안에는 그저, 구석에 석상이 하나 놓여 있군요.
1층에서 보았던 석상과 비슷한 모양새처럼 보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비교적 크기가 크고, 좀 더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는 정도.
석상 뒤로는 창문을 통해 은은한 달빛이 들어오네요.
분명 아름다운 달빛이지만, 그 역광에 석상의 그림자가 악마의 날갯짓처럼 너울거립니다.
......
그 뒤에, 어둠 속 석상 앞에서 기도 중인 한 사람.
<관찰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0/40/16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 .... ... . (눈 부빗...)
뚜렷이 보이진 않으나,
그는 지금까지 마주쳤던 신도들과는 묘하게 다른 느낌이 듭니다.
나기 플 헤임:대사제, 당신인가.
당신이 말을 걸자, 그가 천천히 뒤돌아 당신을 직시합니다.
벌의 눈처럼 육각형을 이루는 눈을 마주하니......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스칩니다.
이 자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성> 체크.
나기 플 헤임:
기준치: | 82/41/16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나기, 이성 3 감소.
......
대사제:...... 나는 위대한 그분을 모시는 자...... 다른 이들은 나를 대사제라고 부른다. 황 왕께서는 나를 특별히 여기시어, 저들을 도우라 하셨지. (느릿하고 낮은 음성.) 우리는 네가 누군지 알고 있다. 우리를 조사하고 다녔다는 것도...... 전부. 처음엔 제거할까 싶었으나... 쓸모가 보여 살려두었지.
나기 플 헤임:... 나의 쓸모인가. 그건 어떤 의미지? (눈썹 까딱)
대사제:우리는 황 왕을 위해, 이곳에 또 하나의 카르코사를 세울 계획이다. 때가 되면 이곳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테지. (네 물음에 조용히 응시하고는)
...... 우리는 지금, 나를 대신해 공식 자리에 앉힐 허수아비를 물색하고 있다. 그 허수아비 역할을 네가 맡는다면... 네 주군은 살려주지. 우리에겐 영주나 네 목숨 같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의 계획을... 더욱 안전하게 이루는 게 중요하지.
나기 플 헤임:... ... 흥미로운 얘기군. 내가 그 자리에 앉는다면, 너희들은 안전하게 계획을 이룰 수 있다는 건가? (솔직히 이들을 막을 수 있을거란 보장은 없다. 그렇기에 이 제안은 비록 수상하기 그지 없어도 쉽게 흘려넘기기 어려웠다.) ... 그럼 물어보지. 내 주군의 안전은 어떻게 보장한다는 건가.
대사제:그래,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네가 이른바, 혁명군이라는 이름으로...... 영주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기만 하면, 영주가 교체 되는 것이니... 영지전은 무산되어 네 주군은 살 수 있다. 다만, 변수가 생기는 일은 골치 아프니... 그를 끌어내리기 전까지 그와 접촉할 수는 없다.
나기 플 헤임:... ..... ... (분명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너는 슬퍼하겠지. 자신이 짊어졌어야 할 책임을 내게 넘겼다고. 그러니 앞으로 자신을 원망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난 네 뜻을 배신하면서까지, 너를 지키는 일을 우선했으니까. 생각은 길었고, 끝은 느린 한숨 뿐이었다.) ... 좋다.
하지만 말해두지. (뚜렷하게 그를 응시하고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후 혹시라도 내 주군에게 손끝 하나 문제가 생긴다면 너희들은 나를 허수아비로 삼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대사제:...... (네가 제안을 받아들이자, 희미하게나마 만족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가. 네겐 주군의 명예보다도... 목숨이 더 중요한 게로군. 한낱 명예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우리는 계획과 상관 없는 일은 이행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어느 하나 잘못 되는 일 또한 없을 테니...... 안심해도 좋다.
당신은 대사제의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주군은 원망할지도 모르겠지만,
목숨 앞에서 명예는 하찮은 자존심 중 하나일 뿐 아닌가요.
그것이 주군을 이루는 모든 것이라고 해도, 목숨만 보전한다면,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당신이 아바에를 만나 지금의 당신을 이루는 것처럼,
당신도 그의 모든 것이 되어주리라, 다짐하면서.
.
대사제는 당신과 함께 2층 문을 열고 나와, 신도들에게 소개합니다.
‘혁명군의 대장’이라고.
누군가는 야유를 날릴 법도 하지만...
그 누구도 당신을 향해 어떠한 야유나 환호도 보내지 않습니다.
마치 당연히 벌어졌을 일처럼, 그저 한 번씩 당신을 바라볼 뿐.
...... 이런 기이한 상황 속에서,
이건 정말 잘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만 머릿속에 떠다닙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미 선택을 내렸고, 그 선택은 번복할 수 없습니다.
영지전까지 앞으로 스물네 시간도 채 남아 있지 않습니다.
......
대사제는 당신에게 자신과 똑같은 로브를 걸쳐주고는,
가는 길은 네가 더 잘 알 테니 굳이 안내하지는 않겠다고 하네요.
나기 플 헤임:... ... (쓴 웃음을 흘리곤 이내 결심을 굳힌 듯 영주성으로 향했다.)
성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수록...
자신을 따라 들려오는 수많은 발걸음과 함께 생각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목숨과도 같이 여겼던 충성심.
세간이 정한 기사의 정의.
당신이 맹세했던 서약.
모든 것을 배신하는 걸음에 사소한 것들은 꽃잎처럼 떨어져 나가고,
그 사이에서 진심이라는 봉우리만 남습니다.
.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성을 봉쇄한 후,
매일같이 걸었던 곳을 지나 하늘을 바라보면......
어스름한 새벽, 해가 붉게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몸을 짓누르듯 내리던 비는 어느새 그치고 이슬이 맺혀 있네요.
.
.
당신이 박차고 나왔던 침실의 문을 다시 열면,
그곳에는 한결같은 아바에가 서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주군, 아니.. 이젠 아바에 드 클루니인가.
... ...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물러나실 시간입니다.
......
아, 나의 주군.
당신은 품 안에 간직해온 검을 꺼내어,
눈앞에 선 아바에에게 겨누며 말합니다.
“혁명군의 이름으로서, 영주 아바에 드 클루니에게 고한다.”
이것만 알아주세요.
“자신의 영지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묵인한 죄, 수 차례에 걸친 살인죄, 영지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죄를 물어”
모든 것은 그저,
당신을 위해 그랬다는 것을.
“지금부터 당신의 모든 직위를 박탈한다.“
당신을 찌른다면 이런 기분일까요.
그를 향한 칼날에 반사되는 빛이,
꼭 자신을 향해 찌르는 것만 같습니다.
.
.
.
END 2. 이 모든 것은 당신을 위해
아바에 드 클루니, 생환
나기 플 헤임, 생환
아바에는 영주 자격 박탈과 함께 모든 명예가 훼손되며, 처분 권한은 나기에게 넘어갑니다.
나기는 다음 대의 영주가 되고, 신도들의 허수아비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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