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모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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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l 락
노아 엘런 l 오필리아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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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브리스톨 해협에는 기묘한 폭우가 쏟아졌다.
여름. 당신은 얼마 전 집 한 구석에서 어떤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조용히 세월의 더께를 헤아리고 있던 그것은, ‘그녀’의 물건이었습니다. 당신은 물건을 발견하자마자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쌉싸레한 추억 속으로 잠겨듭니다. 그러니까, 어느새 십 년이 지났군요.
한 때 당신은 ‘그녀’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그녀와 당신의 유대를 의심하지 않았고 영원히 함께 할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웨일스 지방의 노팅엄 공작과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린 이후 거짓말처럼 끊긴 소식은 다시 이어지지 않았고 그대로 십 년이 흘렀습니다.
아마도 물리적인 거리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두었던 탓도 있었을 것입니다. 결혼 후 그녀는 까마득한 남쪽, 브리스톨 해협을 건너야 도착하는 메리어빌 섬으로 떠났거든요. 작은 섬은 공작가의 소유로, 공작가의 컨트리 하우스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거의 무인도에 가까운 곳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그녀가 섬으로 떠난 후 처음에는 몇 번 정도 편지를 보냈으나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걱정도 되었고, 연락 없는 그녀가 야속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자 파도처럼 일렁이던 마음도 바위에 부딪혀 흩어지는 물거품처럼 찬찬히 사라져갔습니다.
아마도, 당신은 집안을 정리하다가 그녀가 아끼던 물건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영영 그녀를 찾아가볼 용기를 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가 그 물건을 진심으로 아꼈다는 사실을 기억한 당신은 지금이라도 그 물건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그것이 핑계였든, 혹은 진지한 사명감이었든간에 당신은 그녀를 찾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십 년 만이네요.
그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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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해 여름, 브리스톨 해협에는 기묘한 폭우가 쏟아졌다. 」 여름. 당신은 얼마 전 집 한 구석에서 어떤 목걸이를 발견했습니다.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조용히 세월의 더께를 헤아리고 있던 그것은, ‘그녀’의 물건이었습니다. 당신은 목걸이를 발견하자마자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쌉싸레한 추억 속으로 잠겨듭니다. 한 때 당신은 ‘그녀’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그녀와 당신의 유대를 의심하지 않았고 영원히 함께 할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웨일스 지방의 노팅엄 공작과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린 이후, 거짓말처럼 끊긴 소식은 다시 이어지지 않았고 그대로 십 년이 흘렀습니다. 아마도 물리적인 거리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두었던 탓도 있었을 것입니다. 결혼 후 그녀는 까마득한 남쪽, 브리스톨 해협을 건너야 도착하는 메리어빌 섬으로 떠났거든요. 작은 섬은 공작가의 소유로, 공작가의 컨트리 하우스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거의 무인도에 가까운 곳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그녀가 섬으로 떠난 후 처음에는 몇 번 정도 편지를 보냈으나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걱정도 되었고, 연락 없는 그녀가 야속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자 파도처럼 일렁이던 마음도 바위에 부딪혀 흩어지는 물거품처럼 찬찬히 사라져갔습니다. 아마도, 당신은 집안을 정리하다가 그녀의 목걸이를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영영ㅡ 그녀를 찾아가 본다는 결정을 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 목걸이의 값어치를 아는 당신은 지금이라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그것이 핑계였든, 혹은 진지한 사명감이었든 간에 당신은 그녀를 찾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 당신이 눈을 감으면 난 맨발로 집을 돌아다니며 춤을 춰. ” 기록적인 폭우입니다. 마치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비가 쉬지않고 내리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실내에서 레몬을 곁들인 홍차와 함께 보는 비였더라면 보다 유쾌했을지도 모르지만, 당신은 지금 뒤집힐 듯이 흔들리는 소형 연락선 안에서 멀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갑판에서는 뱃사람들이 어떻게든 성난 바다를 헤치고 나아가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배편으로 분명 세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고 들었는데... 벌써 여섯시간 째, 오필리아는 섬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착은 고사하고 무사히 살아남을수 있을지조차 미지수입니다. 당신은 이대로 선실 안에서 기다릴 수도 있고, 갑판으로 나가 선원들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안 좋은 속을 달래려 창문밖을 바라보다가) ...(안되겠는지 후다닥 일어서서 갑판으로 향했다.) ㅡ저기, 저기! 언제쯤이면 도착할 수 있을까요-?!(꽤 큰소리로 외치며 물었다.) 오필리아가 갑판으로 나오면 선원이 당신을 발견하고 기겁합니다. “ 어이쿠, 선생님! 여긴 왜 나오셨어요! 들어가세요, 위험하다구요! ” 그 때 선원의 말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는 듯이 하늘이 깨질 듯 흔들립니다. 오필리아 벨:(선.생님............ ...... ...조금 충격먹은 듯 어안이 벙벙합니다.) 하지만.. 일찍 도착해야 해서요. ..(우렁찬 소리에 움츠러들었다가) ..도착할 수 있긴 한거죠?! 폭우가 맹수처럼 몰아치고, 배가 기우뚱 기웁니다. 당신이 도착할 수는 있는지 물으니 선원은 대답합니다. “ 바로 요 앞이에요,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이 쯤이면 섬이 보일 법도 한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앞이 안보이는거죠. ” “ 참내, 뱃사람 생활 이십년만에 이 해협에서 이런 폭풍우를 겪어보는건 또 처음이에요. ” 갑판 위에 있던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한 쪽으로 우당탕 구르고 맙니다. 오필리아 벨:(으아악 주변에 기둥을 붙잡고 서있습니다.) 아,알겠어요! (채 감사 인사를 못하고 구르기 전에 선실로 들어와서는 부르르 물기를 털어냈다.) .... ....(잠깐 사이에 진이 빠졌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기다리기나 할까요..) 신음하며 고개를 들자, 미처 선실로 들어가기도 전에... 누군가 비명을 지른 것 같기도 합니다만,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윽고, 굉음과 함께 거대한 파도가 배를 집어삼킵니다. 입이 짜고, 눈이 따끔거립니다. 온 몸이 찝찝하게 젖어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눈을 감았다 뜨면 보이는 것은 흐린 하늘입니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따금 들려오는 갈매기 울음소리와 을씨년스러운 파도소리, 바람소리도요. 어딘가 호되게 부딪히거나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도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오필리아 벨:(아야야..) 여긴.. 어디야? (머리를 부여잡은 채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봤다.) 주위를 둘러보면 여기는, 황량한 해변가입니다. 주변에 부서진 나무조각들이 널부러져있고, 물에 젖은 나무상자 같은 것이 두서없이 쌓여있습니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어딘가의 사용인 같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여자들은 검은 하녀복에 흰 앞치마를, 남자들은 풋맨의 옷차림을 하고 있습니다. 눈을 뜬 오필리아를 발견한 누군가가 먼 곳을 향해 소리칩니다. 이후 외침을 들은 남자가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당신은 <미스터 그레이> 라는 사람과 대화하게 됩니다. 미스터 그레이라고 불린 사람은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성으로, 단정한 풋맨 정장을 차려입고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뒷목을 긁적거리다 물기에 달라붙는 옷을 탈탈 털어냈다. 주변에서 제 가방을 찾아내고는 미스터 그레이라는 인물에게 다가갔다.) 저기.. 무슨.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요..(ㅜㅜ) 당신은 그가 묘하게 기분이 나쁜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스터 그레이:정신이 드신 것 같군요. 다행입니다. 일어나실 수 있겠습니까? 그가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손을 잡나요, 잡지 않나요? 오필리아 벨:뭐, 이정도야~ (허세를 부리며 내민 손을 잡고 일어선다.) 온 몸이 뻐근하긴 하지만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네요. 기적입니다. 미스터 그레이:무슨 일이라면... 타고 계시던 연락선이 바로 이 앞에서 침몰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파도에 밀려 해안으로 떠밀려오신 것 같습니다. 운이 좋으셨군요.
오필리아 벨:(오..이럴수가. 생에 보기드문 행운이네요. 아마 다신 없을지도 모를 운입니다.) 세상에.. 천만다행이네요. 여기가 그러면..메리어빌 섬이 맞네요? 아. 참고로, 당신의 가방도 보이지 않습니다. 미스터 그레이:그렇습니다. 여기는 노팅엄 공작 각하 소유의 메리어빌 섬입니다. 저는 이안 그레이. 각하를 위해 봉사하는 사용인이죠.
오필리아 벨:아하.. (뒤늦게 정신차리고) 아! 안녕하세요! 오필리아 벨..입니다. (뭔가 허전함에 멍때렸다.) 혹시 가방같은건 못보셨나요? 올 때 들고왔는데 버건디 색에..(손짓으로 모양새를 설명했다.) 미스터 그레이:흠, 아직 해안 수색 작업이 끝나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 이후 버건디 색의 가방을 찾게 된다면 알려드리죠.
연락선의 선원과 선장, 안타깝게도 아마 그들은 목숨을 부지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주변에 굴러다니는 나무조각들이나 물에 젖은 상자 따위는 침몰한 배의 잔재 같고요. 오필리아 벨:(진.짜 큰일났습니다.. 거기에 노아의 목걸이도 있을텐데..) 진.짜 큰일난 당신에게, 그레이는 이렇게 묻습니다. 미스터 그레이:허나 연락선을 타고 오셨다는 것은... 메리어빌을 방문하실 예정이셨던 것 같은데, 맞습니까? 그레이는 회중시계를 손 안에서 두어번 굴리다가, 시간을 확인하고 입을 엽니다. 미스터 그레이:연락선이 침몰했으니 아마 바로 돌아가실 수는 없을겁니다. 새 연락선이 오려면 적어도 사나흘은 기다리셔야겠군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메리어빌에 방문하신 목적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오필리아 벨:(머리를 쥐어뜯다가 그레이의 말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네.. 사람을 찾으러 왔어요. 가방 안에 귀중품이 있어서 꼭 찾아야 하는데..(벨절부절) 미스터 그레이:사람... 말입니까? 이 메리어빌에 아는 지인이라도? 오필리아 벨:...(힐끔 눈치를 살피더니) 네.. 공작가 부인을 만나러 왔는데요.. 순간, 당신의 말에 그레이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찰나였을 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레이는 사무적인 낯으로 돌아옵니다. 오필리아 벨:(야 뭐 이자식이 내친구 좀 보러 오겠다는데) 따라오십시오, 메리어빌 저택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오필리아 벨:..네.. 근데 가방이 없으면, (만날수가없어요그레이씨잠시만요어떡하죠오필리아벨일단따라가봅니다) 그레이를 따라 오필리아가방이없는데어떻게만나요벨은 천천히 해변가를 벗어나, 완만한 언덕길을 올라갑니다. 언덕을 오르는 동안 당신은 문득 섬의 풍경이 무척 볼 만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본토에서 보는 바다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검은 절벽이 깎아지른 듯 펼쳐져있고, 너른 바다가 희미한 회색빛으로 반짝입니다. 때마침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시원합니다. 비가 그친 후여서 그렇겠지요. 당신은 발목 언저리를 간질이는 들풀을 밟으며 언덕을 오릅니다. 오는 동안 그레이와 메리어빌 섬에 대해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는 좋은 대화상대는 아니지만 불성실한 대화상대 또한 아니니까요. 오필리아 벨:...(어떡하지.. 어떡하지.. 그거 잃어버리면. 노아가 쫓아낼지도 몰라요.. 그게...) ...(아름다운 절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으며) ...하아아아아...(깊은 한숨을 쉬다가) .... ..... ... ................................................ (막막합니다.) 하아아....
(무거운걸음으로 쫓아가면서)... 되게 조용하네요? 사람도 없는 것 같고.. 여기엔 공작이랑 부인 말고는 아무도 안사나요?
미스터 그레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숨을 쉬는 오필리아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걸음을 옮기며 말을 잇는다.) 저와 같은 사용인들도 있고요. 다만 메리어빌 저택 외엔 아무것도 없냐고 물으신다면, 틀린 말은 아니군요. 그래도 제법 아름답지 않습니까? (경치를 보란 듯 까딱인다.) 오필리아 벨:(어쩜 이렇게 딱딱하실까. 따라 경치를 훑어봤다가) ...(눈에 안차는 듯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렇구나, ..공작님은 왜 이런 무인도로 오셨는지는 아시나요? 미스터 그레이:글쎄요. 그분의 뜻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저는 집사장으로써의 본분을 다할 뿐입니다. 오필리아 벨:(적당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목걸이에 대해 어쩌나 머리를 굴리다가) 그럼 공작부인이랑은 어때요? 잘해주는가요? 부인은 여길 마음에 들어하시던가요? (결국 꼬치꼬치 캐묻게 됩니다..) 미스터 그레이:제가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보다, 가서 직접 보시는 게 좋겠군요. 그럼 아시겠지요. 오필리아 벨:....넵(그냥 조용히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변명거리도 생각해야하구요.) 미스터 그레이:... 언덕만 넘으면 도착입니다. 저택은 그리 멀지 않거든요. 제법 오래되긴 했지만 관리가 잘 되어있어 지내는데 불편함은 없으실 겁니다.
오필리아 벨:(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어가는 목소리...) 그렇게 따라가, 완만한 언덕을 오르자 눈앞에 위풍당당한 저택이 한 채 보입니다. 적게 잡아도 기백년은 되었을 듯한 위세의 고저택입니다. 세월의 바람에 낡고 깎인 구석이 없지 않지만, 장식과 모서리마다 장인의 손을 타지 않은 곳이 없어보이는, 아름다운 저택입니다. 보는 것 만으로도 감탄을 금할 수 없군요. 그레이는 멈추지 않고 걸어갑니다. 그레이를 뒤를 따라, 당신은 너른 정원을 지나 저택 안으로 들어갑니다. 마호가니로 짠 육중한 정문을 열고 들어서면 저택 안은 고요합니다.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져 창 안으로 붉은 노을이 스며들어옵니다. 저택 안의 낮은 조도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미스터 그레이:손님방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몸을 청결히 하신 후 응접실로 내려오시면 공작님을 만나뵈실 수 있을겁니다. 그레이는 그렇게 말하고 조금 멀리 떨어져있던 하녀에게 손짓합니다. 사용인은 당신에게 꾸벅 목례하더니, 위층으로 안내합니다. 사용인을 따라 복도의 끝에 다다르자 고풍스러운 호두나무 문이 보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 곳은 서관(西官)의 침실입니다. 욕실이 딸려있는 손님방이로군요. [ 침대, 창문, 옷장, 욕실 ] 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제가지금좀축축한차림새기는한데그렇게더러운사람이아니거든요청결히하시라니저멀끔하게왔었거든요갑자기파도가몰아치는바람에이렇게된거거든요) ....(욕실로 갑니다.) 온갖 변명을 머릿속으로만 생각한 오필리아는 욕실로 갑니다. 정교한 부조가 조각된 대리석 욕조와 고급스러운 목욕 용품들, 그리고 무엇보다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유리창이 매우 이색적입니다. 욕조에는 방금 채워둔 것 처럼 따끈따끈, 알맞은 온도의 목욕물이 받아져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 (그래도 씻는게 좋겠죠. 갈아입을 옷이.) ....(가방에 있네요.) 어떡하면 좋죠? 갈아입을 옷이라면, 옷장을 확인하면 되겠네요. 오필리아 벨:(안심하고, 그레이씨 말대로 몸을 청결히 하도록합시다. 촉촉한 옷을 벗어둡니다. 욕조에 퐁당 들어가서는 딱 맞는 온도에 노곤해집니다. 찹찹한 바닷물에 샤워한것보다 훨씬 좋아요. 노곤노곤하고...)
....(노곤노곤하고... 목걸이는 어쩌면 좋을까요. 아무래도 자기에게도 귀중한 목걸이일텐데 그걸 돌려주러 왔다가 되려 잃어버린다니. 그런거에..화낼..... 친구는... ...아니...지...)....
...(잠들어요;)
당신은 목욕을 하다가 노곤노곤해져 그대로... 잠들었습니다. 오필리아 벨:(코오.....) .... .... (아차! 파다닥 일어나요 58 분 뒤에 일어난 오필리아는 허겁지겁 씻고 닦고 욕조에서 나옵니다)
허겁지겁 씻고 닦고 샤워 가운을 입은 채 오필리아는 욕조에서 나옵니다. 오필리아 벨:...(머쓱하게 시간을 확인하고.. ... .. .. 조금 서두를까요. 옷장을 살펴봅시다 옷장엔 손님을 위한 옷가지들이 채워져 있습니다. 야회복, 이브닝 드레스, 나이트 가운 등을 포함하여 십수벌입니다. 당신의 체격에도 맞을만한 정장류 역시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내 체격에도 맞는 정장이라니. 평균 기장은 아닐텐데요. 후다닥 제가 입고 온 모양새랑 비슷한 정장을 꺼내 갈아입어요) (뽀송뽀송.. 기분 좋아진 오필리아는 -목걸이는 잊어버렸나봐요- 창문으로 밖을 들여다봅니다.)
비슷한 정장으로 갈아입고, 뽀송뽀송해진 오필리아는 창문을 봅니다. 검은 절벽에 부딪혀 와르르 부서지는 하얀 포말에 잠시 넋을 빼앗깁니다. 이런 저택에서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문득 노아의 생각이 납니다. 그녀는 행복할까요. 어쩌면 소식이 끊긴 것이 행복에 겨워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필리아 벨:(씁쓸.. 아직도 입에 바다맛이 나는거 같아 입맛만 다시다가 고개를 돌려 창문을 등지고 침대로 풀썩, 앉아버린다.) 씁쓸한 당신은 바다맛을 떨치며 침대에 풀썩, 앉습니다. 고급스러운 침구로 장식된 침대는 두 명이 써도 될 정도로 넓지만 일인용입니다. 이불과 베개, 베드러너 모든 것이 한결같은 자주색입니다. 화사하고 예뻐보이는군요. 섬세하게 수놓인 자수와 보드라운 촉감 등으로 미루어보아 상당한 고급품인 것 같습니다. 오필리아 벨:(앉은채로 그대로 상체를 뉘여 고급스러운 촉감을 잔뜩 느꼈다. 이런데 살면.. 좋을 것 같기도 한데...) ...(하지만 이미 이런데서 살던 노아 아닌가요? 이리누웠다 저리 누웠다가 일어나 응접실로 향합니다) 일어나 방을 나서면 방 앞에서 아까의 사용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을 다소 기묘하게 쳐다보다가, 이윽고 별 말 없이 응접실로 안내합니다. 오필리아는 사용인을 따라 복도를 지나고 계단을 내려갑니다. 겉으로 보았을때의 사용인은 대강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상당히 어립니다. 오필리아 벨:(한시간이 넘게 방에서 안나왔으니 기묘하게 쳐다볼 만도 합니다.) ...(아차 부인의 손님이였죠. ...머쓱하게 긁적거립니다..) 안내를 마치고, 사용인은 바로 자리를 뜹니다. 그런 행동을 보면, 어쩐지 명백하게 당신을 경계하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오필리아 벨:(돌아가는 사용인을 멀뚱멀뚱 바라봤다. 이 집 사람들은 다 이상하단 말이지. 고개를 돌려 문을 바라보고는 괜히 긴장한 듯 심호흡을 몇 번 하고)... (가볍게 노크한 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실례하겠습니다~ 가볍게 노크하고 안에 들어서자 타오르는 벽난로와 고급스러운 가죽쇼파, 그리고 원목 테이블이 보입니다. 그리고 벽난로 가 안락의자에 앉아있는 남자.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멀끔하고 반듯한 인상의 남자입니다. 공작은 당신을 보고선 빙그레 웃으며 일어섭니다. 노팅엄 공작:어서오십시오. 올 여름의 첫 방문객을 이런 식으로 맞게 되다니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환영합니다. 공작은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맞이합니다. 노팅엄 공작:... 그래서, 이 외딴 섬에는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오필리아 벨: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렸어야했는데,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해요- (사람좋은 웃음 지으며 응접실을 둘러보다가)아, (다시 목걸이 생각이 난 듯) 공작 부인을 만나뵈려고 찾아왔는데.. 혹시 만날 수 있을까요? 당신의 말에 공작의 얼굴이 일순 딱딱하게 굳습니다. 이어 괴로운 듯한 신음이 입술 사이로 흘러나옵니다. 노팅엄 공작:... ... 소식을.. 듣지 못하셨나 보군요. 제 아내는 삼 년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필리아 벨:...? 네? (어리둥절한 듯) .. 갑자기요? 무슨 일로? (표정이 굳은 채로 공작을 바라봤다.) 공작은 한참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가, 침통한 목소리로 부인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종종 조각배를 타고 근해에 나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 주변의 풍광은 굉장히 아름다우니까요.
그런데 삼 년 전, 마치 오늘 같은 갑작스러운 폭풍우가 바다를 악마로 만들었습니다.
아내가 탔던 배는 반동강이 나서 해안가로 밀려왔고, 시신은 찾지 못했습니다.
분명... 칠월의 수요일이었죠. 그 날의 끔찍하던 폭풍우가 잊혀지질 않는군요…...
오필리아 벨:... (제가 겪은 폭풍우 생각에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다가) 그.. .. 많이 안타까우셨겠어요. (아직 상황이 납득되지 않은 듯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럼 제가 찾아온 이유가 없어졌네요. 그, 가방. 가방이랑 선박만 오면 돌아가도록 할게요. 짧은 애도가 이어지고, 공작은 물론 연락선이 올 때까지 저택에서 편하게 지내라는 말로 대화를 끝맺습니다. 허기질테니 방으로 식사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려두겠다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아직 혼란스러운 얼굴로, 오필리아는 손님방으로 돌아옵니다. 노아가 죽었다는 사실을 들은 당신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믿겨지지 않을 수도 있고, 슬플 수도, 어쩌면 오래 전에 가라앉은 줄 알았던 마음의 파도가 다시금 사납게 일렁이는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고작 이런 결말이 되려고, 그동안 편지 한 줄 없었나. 어떻든간에, 당신은 오늘 굉장히 험난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곧 가벼운 식사가 도착하고, 먹는 둥 마는 둥 입에 넣다보면... 실수로 포크를 떨굽니다. 데구르르... 침대 아래로 들어갔네요.
오필리아 벨:(아. 아차 하는순간에 떨어진 포크를 보고 후우, 한숨을 쉬었다. 피곤하긴 한가 봐. 느린 몸짓으로 침대 아래를 살펴 포크를 찾습니다.) 나머지 한 짝은 어디로 굴러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 ...(눈을 비비고 다시 볼까요.)
아무튼, 진주 귀걸이를 살피던 당신은 문득 기묘한 위화감이 뒷목을 스칩니다. 저택의 여주인 물건이 저택에서 발견되는건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아가 실수로 떨어트렸거나, 잃어버렸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왜 손님방에서? 여전히 의문은 남습니다. 오필리아 벨:(하지만 여긴 손님방인데..?) ... (아리송하게 진주 귀걸이를 살피다가, 아니 사용인들은 깨끗하게 청소하지 않고 뭐하는거죠? 제가 이래서야 침대 아래로 떨어진 포크를 안심하고 사용하겠어요?) ....(가벼운 잔소리를 속으로 넘기고 귀걸이를 바지주머니에 챙겼다.)
(주머니에 챙기고 남은 식사는 거르기로 했다. 어차피 먹을 기분도 아니었으니까요.)
당신은 귀걸이를 슬쩍 챙기고, 남은 식사는 거르기로 합니다. 하릴없이 침대에 누우면, 아득히 몰려오는 피로감에 온몸이 무거워집니다. 깜빡. 깜빡. 점점 정신이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흰 옷을 입은 여자가 어두운 방 안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 돌로 몸을 눌러둔 것처럼 온 몸이 무겁습니다. 여자는 아주 조용하게 춤을 춥니다. 맨발입니다. 눈을 떠보니 하녀아이가 깨어난 당신을 보고 다소 어정쩡한 자세로 굳어있습니다. 당신은 잠에서 막 깨어나 멍한 정신으로 그녀를 바라봅니다. 뭐죠…? ...? (멀뚱멀뚱..)
메이드가 당신이 잠든 사이 아침식사를 두고 가려다가 당신이 깨어나 놀란 상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창가의 테이블에 음식이 담긴 쟁반이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메이드는 어쩐지 긴장한 듯한 기색입니다. 오필리아 벨:아, (식사가 놓인 테이블을 보더니) 감사합니다. 그녀가 침대 밑으로 몸을 숙였다가 일어난 자세에서 당신과 마주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메이드를 따라 침대 위에서 서툴에 아래를 보려 내려다봤다.) 메이드, 릴리벨:아뇨! 그럼 전... 식사를 가져다 드렸으니, 이만... ...! 당신의 말에 화들짝 놀랐다가, 대답하는 둥 마는 둥 하고서...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쏜살같이 나가버리네요. 이상한 반응입니다. 오필리아 벨:oO(건방지네...)(??) ... ..(궁금하니 식사를 할 겸 일어나 침대 아래를 살펴본다.) 오필리아 벨:(아이구 아이구.. 일어나자마자 수그렸더니 몸이 아픕니다. 허리를 토닥이며 일어나 식사를 해볼까요..) 몸이 아픈 오필리아할머니벨은 허리를 토닥이며 식사하기로 합니다. 메이드가 차려둔 아침식사는 구운 소세지와 양송이, 수란과 오믈렛, 베이크드 빈즈, 토마토와 올리브절임, 그리고 레몬수입니다. 오필리아 벨:.....(오필리아할머니벨은 편식해서 구운 수세지와 오믈렛, 베이크드 빈즈-콩은 걸러냅니다-만 먹어요.) 어른인 당신은 양송이, 수란, 콩, 토마토와 올리브 절임을 남겼습니다... 어른의 미소를 지으며 아침식사를 마치자, 누군가 방문을 두드립니다. 똑똑. 오필리아 벨:(어른의 미소를 지었지만 양송이와 콩을 남긴건 조금 부끄럽네요.) ... ..(후다닥 한켠에 밀어내곤 문을 열어 상대를 살핍니다.) 누구세요? 문을 열면, 문 밖에 서있는 것은 그레이입니다. 미스터 그레이:그레이입니다. 간 밤 편히 주무셨는지요. 그의 뒤에는 십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풋맨 차림의 소년이 서있습니다. 오필리아 벨:아, (몇 발 물러나 살피더니) 물론이죠, 덕분에 푹 자고 아침식사도 마친 참이었어요~ 미스터 그레이:그거 다행이군요. ... 선생님이 여기에 머무시는 동안 이 아이가 편의를 돌봐드릴겁니다. 올리버. 올리버라고 불린 풋맨은 당신에게 고개숙여 인사합니다. 어제의 사용인처럼, 그리고 아침의 하녀처럼 명백히 경계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소 건방진 듯한 눈빛입니다. 오필리아 벨:(올리버? 힐끔 뒤에 있던 풋맨을 바라보다가) .. (여기 사용인들의 내력인가보다. 생각합니다.) 꼼꼼하게 신경써주셔서 감사해요~ 미스터 그레이:... 그리고 좋은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선생님의 짐가방을 해안가에서 찾았다고 합니다. 용케 파도를 타고 섬에 떠밀려온 모양입니다. 지금 세탁실에서 세척중이니, 건조 후 바로 돌려드리겠습니다.
오필리아 벨:...! (확 밝아진 오필리아 벨) 와, 감사합니다! 정말 다행이네요~ (와, 오필리아에게 이런 행운이? 라고 해도.. 친구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행운이라고 할 순 없겠죠.) .. 아, 연락선은 언제쯤 올까요? 미스터 그레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사나흘은 걸릴겁니다. 정확한 날짜는 말씀드리기 어렵군요. 기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법이니까요, 그럼. 그레이는 회중시계를 한 번 들여다보고, 당신에게 인사한 후 자리를 떠납니다. 오필리아 벨:.................. 올리버가 시킬 일이 있으면 빨리 하라는 듯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에게 저택의 안내를 부탁하거나 특정 장소로 데려다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그래 임마, 저 식사좀 치워라 (건방지게 부탁하며;) 풋맨, 올리버:저건 메이드의 일인데요. 어이, 릴리벨! 메이드, 릴리벨:... ! 뭐, 왜... 불러... 부르셨나요. 오필리아 벨:.................(릴리벨 봄...) ..(올리버봄..) 풋맨, 올리버:선생님이 아침 식사를 다 하셨대. 치워드려. 메이드, 릴리벨:아, 알겠습니다......... 오필리아 벨:(릴리벨씨 미안...) ....(올리버 다시 봄.) .... 할 일 없니? 그럼 저택 안내좀 해줄래? 당분간 여기서 지낼 거 같으니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묘하게 건방진 말투입니다.)
풋맨, 올리버:그게 제 할일이죠. 저택 안내. (더 건방지게 자신의 턱을 쓰다듬다가 안내해준다.) 올리버에게 안내를 받는 당신은 동관, 서관, 다이닝룸, 마구간, 보트보관소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안내의 시작은 서관, 끝은 동관이 됩니다. 오필리아 벨:.. (건방에서 진 오필리아는 조금 의기소침해졌습니다.) 심심하니 너도 따라와야 돼. (서관으로 이동해요) 풋맨, 올리버:어쩔 수 없으니 따라다녀 드리죠. 어차피 그게 집사장님에게 받은 명령이기도 하고요. (서관을 안내한다.) 개축한지 얼마 되지 않은 티가 납니다. 깔끔하게 관리되어있습니다. 풋맨, 올리버:... 여기 서관은 주인마님이 돌아가신 다음에 개축했다고 해요. 원래는 복도도 좁았고 오래되어서 보기 안좋은 방들도 많았는데 창도 크게 내고 가구도 새로 들여놔서 가끔 오는 손님들이 아주 칭찬하시죠.
으음... 주로 손님방이나 응접실이 이곳에 있어요.
공작님은 원래 동관을 쓰셨는데, 마님이 돌아가신 후에 서관으로 옮기셨대요.
어쩌면 개축도 그래서 한 걸지도 모르죠. 마님이 쓰시던 건물을 그대로 쓰는 게 힘드셨을지도? (갸웃)
오필리아 벨:..? 돌아가신 다음에? (서관을 둘러보다가) 그 정도면 거의 새로 지은거나 다름없겠지? (올리버를 바라봤다.) 너는 마님이랑 친했어? 풋맨, 올리버:글쎄, 저는 여기서 일한지 이년 반 밖에 안되어서 마님에 대해 아는 게 없어요. 애초에 보지도 못했고. 하지만 다른 사용인들 말로는 모든 사람들에게 상냥하시고, 똑똑하시고, 매력있고, 기품있고, 또 우아한 분이셨다고 하던데요.
아무튼 둘도 없는 귀부인이라고 들었어요.
오필리아 벨:(위화감이라니요.. 이봐 자기는 원래 찬사가 걸맞는 인물이었거든요.) 그렇지.. 다정하고 총명하고 매력이 흘러넘치고 품위있고 우아하고 아름답고.. (구구절절 올리버의 찬사에 맞장구를 쳤어요.) .... (사라진게 묘하게 실감 나서 시무룩해졌다.) ... 다른데로 가자.. (축 처져선 다이닝 룸으로 향했다...)
누군가의 시선을 느낍니다. 집요하고, 기분 나쁘고, 끈덕진 시선입니다. 오필리아 벨:..? (코를 찡긋거리며 서관을 살피다가).. 얼른 가자니까? (괜히 올리버를 재촉합니다) 풋맨, 올리버:아, 알았어요~ 다이닝 룸으로 안내할게요. (건방진 올리버는 재촉에도 느긋했어요.) 올리버의 안내로 다이닝룸에 들어서면, 화병을 닦고 있던 메이드가 화들짝 놀라 꽃병을 떨어트립니다. 풋맨, 올리버:안나! 너…그거 주인 마님이 아끼시던 꽃병이잖아! 오필리아 벨:(쨍그랑소리에 화들짝 놀라고 소리지르는 올리버에 두번 놀라요) 뭐 뭐야? 메이드는 바들바들 떨면서 어쩔 줄 모르고 깨진 꽃병을 내려다봅니다.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군요. 다시 붙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풋맨, 올리버:쯧, 하녀장님께 보고드릴테니 월급 삭감은 각오해둬. 건방진 올리버는 혀를 차며 꽃병의 잔해를 수습합니다. 꽃병은 입구가 꽃잎 모양으로 벌어져있고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모양의 유리 꽃병입니다. 노아가 아낀 물건이라니, 그런 것 치고 하녀와 올리버가 보이는 반응은 다소 미묘합니다.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큰 실수를 쳤을 때의 두려움이라기보다, 어떤 곤혹스러움과 짜증스러움에 더 가까운…… 시무룩해보이는 하녀아이는 유리조각을 치우며 울상을 짓습니다. 오필리아 벨:(오... 2년 차가 꽤 건방지게 얘기하는걸 지켜봅니다..) 그.. (내 잘못인가? 기묘하게 올라오는 죄책감을 애써 무시하며 둘을 바라보더니) 되게, 귀찮아보인다? 주인마님의 꽃병인데 별로 안 무서운가 봐? 풋맨, 올리버:제가 깬 꽃병도 아닌데, 왜 무서워해야 하는데요? (건방) 오필리아 벨:너.. (진짜 건방지다 아냐? 2년차 치곤 짬밥이 원투데이가 아니라고) .....쟤도 마찬가지 인 것 같은데? 메이드, 안나:네? 그.. 그럴리가요... (월급 삭감을 떠올리며 다시 울먹인다.) 오필리아 벨:(시커먼 속내봄...) ... .... 풋맨, 올리버:... 아무튼, 대강 치운 것 같으니 버리는 건 네가 해. 난 선생님을 안내해드려야 하는 중요한 일이 있다고.
(그...렇지 무지막지하게 중요한 일이지...) ....
유리조각을 다 치운 올리버는 이만 다른 장소로 가자고 합니다. 오필리아 벨:마구간으로 가자. (움직이는 길에 고개를 돌려 꽃병을 묘하게 아쉬운 눈으로 바라봤다.) ...저거 많이 비싼거야? 풋맨, 올리버:이 저택에 있는 물건 중에 안 비싼 게 있겠어요? 불쌍하긴 하네요... 월급이 얼마나 깎일지. (휘파람을 불며 안내한다.) 또 다시 누군가의 시선을 느낍니다. 집요하고, 기분 나쁘고, 끈덕진 시선입니다. 오필리아 벨:..... (슬슬 기분이 나빠지지만, 애써 무시하고 뒤돌아 가는 길을 마저 걸어갑니다.) 준마 다섯마리 정도가 매여있는 마구간으로 안내받습니다. 마구간지기가 두 사람을 보고 꾸벅 고개를 숙입니다. 자세가 구부정하고 낯빛이 어두운 초로의 사내입니다.
풋맨, 올리버:메리어빌은 섬이긴 하지만 공작님이 사냥을 나가시거나 무거운 짐을 옮길 일이 있을 때 종종 말이 필요해요. (마구간지기를 가리키며) 여기, 이 로버트 씨가 관리해주고 계시죠.
오필리아 벨:아하.. (로버트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이 다섯마리를 다 공작님이 쓰시는거야? 풋맨, 올리버:다 공작님이 쓰시는 건 아니고... 공작님이 쓰시는 말은 따로 있어요. 요놈. (가장 잘생긴 말을 가리킨다.) 오필리아 벨:(요놈, 봄...) ...(외모가 실한 말 봄..) 너보다 잘생겼다 얘(딴 말) 풋맨, 올리버:지금 시비거시는 거예요? (건방...) 선생님보단 제가 잘생겼거든요. (으쓱) 오필리아 벨:(얘 좀 봐라....? ... ... ..) ... (괜히 집게 손으로 코 잡아 당기더니) 웃기고 있어 진짜. 까불지 말고 따라와라?! (괜히 역정을 내곤 주변을 둘러본다. 여기도 기분나쁜 시선이 느껴지나?) 시선은 모르겠고, 주변을 둘러보는 당신을 올리버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봅니다. 오필리아 벨:(시선은 모르겠고 올리버 야려봄) 오필리아 벨:(이자식이? 날카로운 통찰력에 찔려보고 싶냐?) .....
이,게!! 어딜 사용인이 노려보나! (괜히 역정!)
풋맨, 올리버:...... 뭐, 어때요? 어차피 며칠 뒤면 돌아갈 사람인데. (개뻔뻔) 아무튼, 투닥대는 둘을 마구간지기 로버트는 본체 만체하며 말고삐와 등자를 갈무리 하고 있네요. ...
(분해서 그런거다 다시 다시다시)
분한 오필리아가 다시 보면, 그가 약간 다리를 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너 진짜 나중에 다 말할 거야.(치사빤스 작렬하며 나서기 전에 시선이 끌린 쪽을 바라보다 멈춰섰다.) 어디 다치셨어요? 도와드릴까요? 당신의 말에 로버트는 그저 쏘아볼 뿐 대답하지 않습니다. 오필리아 벨:(아 맞다 여기 내력이였지..............) 풋맨, 올리버:로버트 씨는 다리를 다치셨어요. (속닥) 하필 또 주인마님이 돌아가시던 날 바다에 수색을 나갔다가 저렇게 됐대요. 바위 틈새에 발목이 끼었다나. 오필리아 벨:아하... (빠른시선으로 로버트를 훑어보고 다시 고개를 올리버에게 돌렸다.) ..그게 내 탓이냐? (노려보긴 왜 노려봐? 좀 괜찮아졌다고 한껏 건방져졌습니다. 어쩌면 올리버에게 닮은걸지도요.) ... 그럼 그 쪽으로 갈까 (보트 보관소가 있는 곳으로 향해) 이후 분위기를 무마하려는 듯이 올리버는 보트 보관소로 얼른 향하자며 당신의 등을 떠밉니다. 마구간을 나가는 오필리아의 등 뒤로 로버트의 서늘한 눈길이 끈질기게 따라붙습니다. 뒷덜미가 선뜩합니다. 그렇게 마구간 밖으로 나가자, 멀리서 누군가가 소리칩니다. 풋맨, 올리버:아, 제가 그거 삼층 건조실에 옮겨둔다고 했잖아요! 하고 맞대답을 하고, 곧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말과 함께 여인에게로 뛰어갑니다. 오필리아는 마구간 앞에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 ...래서, 유령… ...랬대. 진짜라니까? ” 오필리아 벨:..? (괜히 주변을 둘러보는척하며 귀를 기울여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주방으로 이어지는 쪽문 틈에서 들려오는 소리입니다.
쪽문 쪽으로 다가가서 대화를 엿듣거나 대화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뭘 참가까지야. 손님에게 무슨 얘기를 하겠어요. 슬금슬금 이동해서 엿들어봅니다.) (도둑걸음..)
“ 그거야 나도 모르지… 아무튼 흰 옷에 맨발 차림이었다더라. 안나가 말한 것과 똑같지 않아? ” “ 그걸 믿어? 릴리벨은 손버릇도 나쁘잖아. ” “ 그거랑 무슨 상관이야, 너도 참…... ” 당신은 대화하던 하녀들에게 모습을 들키게 됩니다. 뭐라고 변명해도 하녀들은 오필리아를 심하게 경계합니다. 단지 엿듣고 있었기 때문이라기보다, 외지인에 대한 반사적 경계에 가까울까요. 이들의 경계를 풀기 위해서는... <대인> 판정.
오필리아 벨:아하.. 그게, 길을..~ 잃어버려서요~ 산책을 나가려다가! 당신의 무난한 말솜씨에, 가까스로 하녀 중 한 명이 입을 엽니다. “ 그런가요. 여긴 주방으로 향하는 곳이라, 다른 길을 찾으셔야 겠네요. ” 그들에게 아까 하던 대화가 무슨 이야기인지, 물어볼까요? 오필리아 벨:..(힐끔 하녀들을 가볍게 훑어보고 적당히 맞장구를 쳤다.) 아하~, 그럼 반대로 가는게 좋겠네요. 그래서, 동관에서 뭘 봤다던가요? (괜히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봐) “ ......동관의... 유령 이야기예요. ” 그 말을 끝으로, 하녀들은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그들은 당신을 기묘한 눈초리로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뒷걸음질로 천천히 멀어집니다. 오필리아 벨:(췌... ) 어디 말해주면 덧나나? (어차피 곧 가는데 말이에요.) 이 집은 너무 외부인 경계가 심해. 그러니까 이런 무인도에 왔지! (괜히 혼잣말을 하고 반대편으로 나가 올리버를 찾아봅니다.) 나와서 올리버를 찾으면, 얼마안가 돌아옵니다. 풋맨, 올리버:아~ 정말 메이 부인은 매번 귀찮게 일을 두 번씩 하게 만든다니까요. 이제 됐으니까 빨리 가죠, 보트 보관소!
...
(눈 부릅!)
눈을 부릅! 뜬 당신은 누군가의 웃음소리를 느낍니다. 홱 뒤를 돌아보고 주위를 살펴봐도 도대체 누가 낸 웃음소리인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올리버는 재촉하며 당신을 보트 보관소로 안내합니다. 오필리아 벨:(이상한 집이야.. 이상한 집이라고...) 얘, 너는 여기 어때? (앞뒤없는 질문..) 풋맨, 올리버:어떠냐니, 무슨 질문이에요? 그거. 오필리아 벨:아니 뭐~ 이상한 일같은거 없냐구~ 여기는 말이야. 응? 사람들이 너-무 경계를 한단 말이지. 나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풋맨, 올리버:흠, 저도 여기 사람인데요? (건방) 그리고... 경계 좀 할수도 있죠. 초대받지 않은 외지인인데. 아무튼. 안내받은 보트 보관소는 저택에서 조금 떨어진 해안가 쪽에 있습니다. 언덕 아래로 내려가 해안가 쪽으로 걷자, 곧 파도소리가 들려옵니다. 어제도 생각했지만 섬의 풍광은 정말로 나쁜 편이 아닙니다. 바다와 절벽, 흐린 하늘, 웃자란 들풀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밀려갑니다. 바위에 부딪혀 하얀 물거품이 아스라집니다. 올리버가 손가락으로 해안가 한 귀퉁이에 작게 지어진 오두막집을 가리킵니다. 풋맨, 올리버:뭐 사실 별 건 없는데. 그냥 바람 쐬러 나왔다고 생각하고 간단히 보고 갑시다. 아 참, 근데 보트 보관소 근처에는 미친놈이 하나 있으니 조심하세요.
오필리아 벨:(떠밀려온 바다를 바라보다가 네 말에 후다닥 따라가서는) 미친 놈..? ... 사람이야? 풋맨, 올리버:그냥 말 그대로 미친놈이에요. (으쓱) 설명할 생각이 없는 올리버에게, <대인> 판정. ...빨리 안 말해?!(위협적.)
풋맨, 올리버:아, 왜 그런 표정으로 봐요?! 풋맨, 올리버:벤자민... 이라는 놈인데요, 아무튼 제정신이 아니에요. 매일 술에 절어있는 망나니죠. 옛날에 저택에서 일했던 하녀의 아들이라던데, 누굴 해칠 깜냥은 없는 놈이라...
공작님께서 그냥 보트 보관소에 딸린 오두막에서 살게 해주셨다더군요.
오필리아 벨:술에 절어있는데 누굴 해칠 깡은 없다니.. (한심하구만!) 가봐도 되는거야?(라고 말하기에는 이미 오두막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오필리아가 보트 보관소에 가까이 가보면, 정말 특별히 볼 건 없어보입니다. 작은 오두막 두 채가 나란히 지어진 모습이 끝입니다. 안에 들어가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한 기물은 없고, 근사한 보트 한 척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 (쪼꼼 긴장한 것 같더라니 아무것도 없어 아쉬운 눈치로) ..... ... 미친놈 없는데?(괜히 올리버를 나무래요) 풋맨, 올리버:... ... 미친놈을 굳이 만나고 싶어요? (어이없는 표정) 풋맨, 올리버:뭐가 궁금한데요? 아까 말씀드린게 다인데. (건방) 아무튼... 보트는 이 한 척밖에 없어요.
주인마님이 타고 나가신 배가 부서진 바람에 새로 한 척을 지어야만 했대요. 원랜 공작님이 가끔 근해에 낚시를 가시거나 날씨가 좋은 날 뱃놀이를 가곤 하셨는데 주인마님 가시고 나서는 거들떠도 안보셔서...
그래서 가끔 사용인들이 업무용으로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 말고는 여기 계속 처박아 두죠.
오필리아 벨:(보관된 보트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 공작이 부인을 되게 좋아했나봐? 방도 옮기시고 보트도 안쓰는걸 보면. (올리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풋맨, 올리버:그렇겠죠? 뭐... 좋은 분이세요. 월급도 안 밀리고 꼬박꼬박 잘 주는 걸 보면. (으쓱) 그렇게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눌 즈음, 어디선가 부스럭 하고 인기척이 납니다. 돌아보자 방수천으로 덮여있던 보트 아래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입니다. 오필리아 벨:네가 가서 건드려 봐.(올리버 툭) 풋맨, 올리버:싫어요. 제가 왜... 궁금하면 선생님이.. (오필리아 툭 툭) 실랑이를 벌이던 와중에 갑자기 꿈틀거리던 덩어리가 벌떡! 일어납니다. 풋맨, 올리버:아, 깜짝 놀랐잖아요! XX!! 오필리아 벨:(아하, 로 끝날게 아니지 않나?!) 올리버는 욕설을 주워섬기다가 슬금 당신의 눈치를 봅니다. 눈앞의 벤자민은 상당히 술에 취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풋맨, 올리버:하... 저 미친놈. 빨리 다른 곳으로 가요. 올리버는 그와 어지간히 엮이기가 싫은지, 당신에게 그만 돌아가자는 식으로 얘기하고 휙 나가버립니다. 당신은 올리버를 따라 저택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남아서 벤자민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뭐야, 친한 사이 아니였어? (친하게 부르길래...) .... (멀뚱....) ........... 안녕하세요?
벤자민은 엄청나게 취해있는 상태이기에,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들으려면 판정이 필요합니다. <대인> 판정, 대단한 성공을 하거나 <돌파> 판정을 사용해 무력으로 정신을 들게 하는 수도 있겠네요. 오필리아 벨:(괜히 돌파했다가 실패하면 어떡하죠?) ... ... .. 괜찮으세요? (느릿하게 가까이 가보며..) 당신의 말에도, 벤자민은 여전히 술에 취했는지 웅얼거리기만 합니다. (때린다)
당신은 벤자민을 때립니다. 제법 묵직한 펀치에 순간 정신이 든 것 같습니다. 그에게 옛날 일, 즉 노아에 대해 물을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어이 정신이 드나, 여긴 2019년 미래. 당신은 근 2세기 간을 잠들어있었지.) 주인 마님이 바다로 가실 때도 여기 계셨죠? 그때 뭐, 어땠어요? “ 킥킥, 저택 밖으로 한 발짝 나오지도 못하던 사람이 괜히 배를 탄다고 설치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 아냐...... ” 벤자민은 비웃음과 함께 두서없는 말을 더 하곤, 조각배 안에 다시 털썩 누워버립니다. 믿을 수가 없군요. 더 때려도 벤자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필리아 벨:.................. (일어나지 않아도 좋다. 그냥 확 때려버림)
(웁스)
(일어나지 말라며 기절시킨 오필리아)
“ 아야, 아... 진짜 난폭한 사람이네... ” “ 너 말야. 계속 귀찮게 굴고. 마님이랑 아는 사이라도 돼? ” “ 하긴 그 무뚝뚝한 인간이 무슨 친구가 있겠냐마는...... ” 오필리아 벨:친구(툭) 였거든요?(툭툭) 이봐요.(툭) 말(툭) 함부로(툭) 하시면(툭) 안되죠(툭) “ 됐어... 이제 저리 가. 나 진땨 잘거니가... 쿨...... ” 이젠 툭툭 치는 소리마저 자장가로 들리는지, 잘만 잡니다. 오필리아 벨:후........................(참자, 참습니다. 노아의 친구가 주먹을 함부로 휘두른다고 소문이 날 순 없으니까요.) ......(아오 진짜, 한대 더치고 밖으로 나옵니다.) (완전 재수없어! 꿍얼꿍얼 중얼중얼 궁시렁 궁시렁.. 올리버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까요?)
건방진 올리버는 당신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저택으로 돌아가버려 더이상 안내받을 수 없습니다. 서관으로 돌아오거나, <기도> 판정을 통해 동관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습니다.
(두손 꼭 말아쥐고 동관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세요..)
주님, 오필리아에게 동관으로 가는 길을 허락해주세요... 다행히! 기도가 먹혔는지 오필리아는 조금 헤맨 끝에 동관을 찾았습니다. 창이 넓고 화사한 분위기로 꾸며져있던 서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길고 좁은 창과 옛스러운 가구들, 어두운 자주색 커튼들. 어쩐지 건물 자체에 압도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걸을 때마다 바닥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군요. 노아는 이런 곳에서 살았군요. 그러다 보면 오필리아는 <하녀장 사라>를 만날 수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차려입고 있으며 행동거지에 절도가 배어있습니다. 조용하고 날카로운 송곳과도 같습니다. 아주 짧은 침묵이 기이하게 길게 느껴집니다. 오필리아 벨:... (집합체다. 건방과 경계의 집합체. 괜히 긴장해서는) 그게, 당분간 머물게 되었는데 그동안 위치가 외워두고 싶..어서요. (힐끔.. 눈치를 보며) (눈치를 살피며) 그래서, 동관은 어떻게 생겼나..원래 안내를 받던 사용인이 있었는데, 도망가버려서 혼자 왔어요.
하녀장, 사라:... 그렇군요. 그럼 여기서부터는 제가 안내하지요. 하녀장, 사라:선생님은... 주인마님의 예전 지인이라고 들었습니다. 모처럼 오셨으니, 마님께서 쓰셨던 침실을 보여드리죠. 그녀는 뒤를 따라오라는 듯 계단을 올라갑니다. 오필리아 벨:(핫, 후다닥 하녀장을 따라 계단을 올랐다.) 아직도 그대로 있나요? 하녀장, 사라:그렇습니다. 방은 그대로 남겨두었죠. 종종 청소하곤 합니다. 당신은 사라의 뒤를 따라 동관의 2층으로 향합니다. 2층으로 올라가 복도 가장 끝에 있는 방으로 향합니다. 마호가니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자줏빛으로 꾸며진 넓은 침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줏빛 벨벳 커튼, 협죽도와 백합이 수놓아진 침구, 상앗빛 석재로 만들어진 화장대, 그리고 테라스로 향하는 창문을 열면…… 바다 절벽이 한 눈에 보입니다. 멀리서 파도가 칩니다. 스산한 바닷바람이 창을 지나 당신의 뺨을 스칩니다. 하녀장, 사라:아주 아름다운 방이죠, 어쩌면 이 저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생전 마님께서 저 창가에 서 계셨던 모습이 눈에 선하군요. 눈이 부시도록 웃고 계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꿈에서 본 듯 생생합니다.
사라는 노아에 대해 여지없는 호평과 찬사를 차분하게 늘어놓습니다. 귀부인 중의 귀부인이었고, 만인의 귀감이었고, 저택은 늘 그녀 덕분에 밝았고, 모두가 그녀를 좋아했고, 오필리아 벨:... (방을 가만히 둘러보다가 하녀장을 바라봤다.) 다들 마님을 많이 아꼈나요? 자기가 이리로 온 동안 어떻게 지내나 엄청 궁금했거든요. (눈을 몇번 깜빡이더니) 그래서 찾아왔더니 부고소식뿐이었지만. 하녀장, 사라:당연합니다. 마님의 부고 소식에 모두가 슬퍼하고 지금까지도 애도하고 있죠. 두런두런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새 밖이 어두워져 있습니다. 사라는 슬슬 당신을 서관으로 안내하겠다고 말하며, 문득 이렇게 덧붙입니다. 하녀장, 사라:... ... 유령이 돌아다닌다는 소문은 들으셨나요, 선생님.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입니다. 사라는 이어 말합니다. 오필리아 벨:아, 아까 부엌에서 사용인들이... 하녀장, 사라:그럼 마님에 대한 좋은 기억만 가지고 속히 떠나시기 바랍니다. 선생님께도 그 편이 더 좋을테니까요. 그렇게 저택으로 돌아오는 길, 어디선가 아득한 비명소리를 듣습니다. 누군가에게 비명소리에 대해 물어도,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을 뿐입니다. 이후 당신은 그대로 잠에 들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낮에 있었던 일들 중 몇 가지가 자꾸만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맴돕니다. 이 아름다운 대저택은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걸까요. 물론 야심한 시각에 손님이 혼자 저택 안을 돌아다니는 것은 전혀 양식있는 행동이 아니지만요.
오필리아 벨:...(저녁도 먹는둥 마는둥하며 아까처럼 식사를 조금 비우고 손님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가만히 누워있고 이리저리 움직이기를 몇 분, 천천히 문을 열고 손님 방을 나왔다.) 여기서.. (동관은 많이 머려나? 발걸음 소리를 죽여서 동관으로 가봅니다.) 오필리아는 문이 단단히 잠겨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오필리아 벨:...?(몇 번 소리 안나게 문고리를 돌려보다가) ... ...? 철컥철컥. 아무리 손잡이를 돌려봐도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분명히 손을 놓고 있는데도 문고리가 돌아갑니다. 누가 밖에서 열기 위해 돌리고 있는 것처럼요. 오필리아 벨:(철컥거리는 소리에 빠르게 손을 때다 곧 쾅 치는 소리에 뒤로 물러났다.) ... .. (안쪽에서도 바깥쪽에서도 열리지 않는 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만히 바라보다가) ... ...(문에 살금살금 다가가서 귀를 대봅니다....) 소리가 난 다음에 문 밖은 거짓말처럼 조용해집니다. 그대로 잠을 잘 수도 있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샐 수도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 ....(끄응.. 괜히 무서워서 이불속에 냉큼 들어가서는 이리저리 뒤척이다) ... (얼떨결에 잠들어버립니다...) 뒤척이다 잠든 당신은 환각인지 꿈인지 모를 것을 봅니다. 처음 여기 도착해서 꾸었던 꿈과 같은 꿈입니다. 흰 옷을 입은 여자가 어두운 방 안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이따금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습니다. 문득, 당신은 그 얼굴이 낯설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녀가 큰 원을 그리고, 다시 몸을 옹송그리고… … 부드러운 손길. 내가 기억하던 바로 그 사람. 노아의 입술이 달싹입니다. 어쩐지 영 몸이 찌뿌둥하군요. 어제의 기묘한 경험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무튼간에 아침이 밝았고, 오필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오필리아 벨:(찌뿌둥한 몸을 이리저리 풀며 느릿하게 일어났다. 만나러 왔더니 없었으면서.. 중얼거리다가 일어나 괜히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봅니다.) 조심스럽게 열면, 문은 언제 잠겨있었냐는듯이 쉽게 열립니다. 문 밖에 어떤 흔적이 남은 것도 아니고, 마치 간밤에 겪은 일이 꿈은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로 모든 것이 멀쩡합니다. 그레이가 당신의 객실 쪽으로 걸어오며 아침인사를 건넵니다. 오필리아 벨:아, (눈을 부비고 가볍게 목인사를 하더니) 좋은 아침이에요, 안녕히 주무셨어요? 미스터 그레이:물론입니다. 또 선생님께... 이 짐가방을 돌려드리러 왔습니다. (오필리아의 가방을 내민다.) 일전에 세탁과 건조가 끝나면 돌려주겠다고 했지요. 돌려받은 <짐가방>의 내용물이 전부 있는지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헉, (헐레벌떡 가방을 돌려받고는) 아이구.. 감사합니다! 여러가지로 신세 많이 졌어요~ (목걸이는 안전할까요. 후다닥 짐가방을 풀었다.) 짐가방을 열어보면 단정하게 오필리아의 물품들이 정리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분의 옷과 속옷, 지도, 세안도구, 약간의 경비... 이상합니다. <노아의 목걸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여러번 뒤져보고는 곤란한 표정으로 공작을 바라봤다.) 그.. 물건이, 하나 사라진 것 같아서요.. 다른건 몰라도 그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미스터 그레이:흠? (고개를 기울이며) 실례지만 선생님, 누락된 물건은 없습니다. 오필리아 벨:(어떻게 그걸 확신하냐고) .. 혹시 가방을 찾았던 분을 만날 수 있나요? 미스터 그레이:글쎄, 가방을 찾았던 이가 누구였는지까진 모르겠군요. 일단 다음에 세탁실에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필리아 벨:(이자식이 젤 비싼걸 가져갔어 차고넘칠만한 사람이) 그의 퇴장 이후 당신은 [ 서관 / 동관 / 마굿간 / 보트보관소 / 다이닝룸 ] 을 갈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짐가방을 다시 원상복귀하듯 정리하고 착실하게 닫아두었다.) 하필 목걸이를 잃어버려서는.. (일어나서 방을 나와 서관으로 갑니다.) 오필리아 벨:(으음.. 응접실로 가면 공작이 있을까요. 서재로 향합니다.) 무언가 짤그랑!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필리아 벨:(이곳의 사용인들은 조심성이 없다니까요. 깨진 쪽으로 다가갑니다.) 괜찮으세요? 당신은 도와주는 척 하며 그녀가 떨어트린 것을 잽싸게 주워봅니다. 이건... 첫째날 당신이 주웠던 노아의 진주 귀걸이입니다.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보면, 창백하게 질려있습니다.
오필리아 벨:.... ... (전에 침대 아래에서 주웠던 건가? 힐끔 사용인을 바라보고는) 이거 네 거아니지? 메이드, 릴리벨:아, 아니... 그건 제... 제 꺼, 아무튼... 아, 아니에요! 릴리벨은 안절부절 못하다가 냅다 도망가버리고 맙니다. 오필리아 벨:(?! 인상을 팍 찡그리고 줏어든 귀걸이를 마저 주머니에 챙겼다.) 거기 안 서?? (냉큼 쫓아갑시다 냉큼 쫓아가보면, 낡아빠진 보석함을 어딘가에 숨기려다가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맙니다. 오필리아 벨:(손버릇이 나빠도 아주 나쁜 친구였구만!!) ..
(다시해 다시해)
두어번의 접전 끝에 그만 보석함이 바닥에 와르르 쏟아져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오필리아는 바닥에 쏟아진 것들을 보고 그 자리에서 굳습니다. 바닥에 쏟아진 물건들 중에는 당신의 짐가방 안에 있었던 노아의 목걸이 뿐만 아니라... 당신이 기억하는 노아의 다른 물건들도 여럿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필리아 벨:(인상을 팍 찡그리고 제가 가지고있던 목걸이를 챙겨들었다. 훽 고개를 돌려 사용인을 바라보더니) 너, 이거 다 훔친거야?! 메이드, 릴리벨:윽... 그, 그렇지만... 저기, 집사장님에겐 말하지 마세요. 전 여기서 잘리면... (갑자기 빌기 시작한다.) 오필리아 벨:(뭐라 더 화를 내려다 입을 꾹 다물곤 사용인을노려봤다.) ....... 여기서 잘리면 뭐? 내가 상관할 일이야? (보석함에서 쏟아진 것들을 눈짓으로 가리키더니) 왜 훔친건데? 메이드, 릴리벨:진심으로 묻는 거예요? 돈이 되니까 그러죠...! 어차피, 이까짓 거 훔쳐도 아무도 모르고... (꽁알) 오필리아 벨:(가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뒀다.) 그래, 근데 이제 내가 알았으니까 말할 거야. 주인마님의 물건을 마음대로 훔쳐뒀다고. (성큼성큼 하녀방을 나와 응접실로 갑니다.) 당신은 릴리벨의 만류를 무시하고, 방을 나와 층을 내려갑니다.
응접실로 향하던 중 마침 집사장 그레이와 마주쳤네요. 미스터 그레이:... 무슨 일이십니까.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시는군요. 오필리아 벨:...(마침이다 싶어 제가 챙긴 목걸이를 보여줬다.팍 상한 기분이 목소리에 그대로 전해져) 내가 잃어버린 목걸이에요. 이게 이 집 사용인의 보석함에서 나왔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미스터 그레이:이런... (목걸이를 보고 미미하게 눈썹을 치켜뜬다. 이어 정중하게 사과하며) 모두 아랫사람 관리에 소홀했던 제 잘못입니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그 사용인은 엄격하게 처벌하겠습니다. 원하신다면 해고도 하지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할테니 부디 아량을 베풀어주시겠습니까.
오필리아 벨:(상한 기분이 가라앉지 않은가 싶으면) 그것 말고도, 제 친구의 물건이 잔뜩 들어있었어요. 손버릇이 한 두번도 아닌 것 같은데.. (힐끔 집사장을 바라보고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잠깐 머무는 입장이니 더 뭐라할 수는 없지만 제대로 처벌 부탁드려요. 미스터 그레이:물론입니다. 당장 누구인지 찾아내어 제대로된 벌을 내리겠습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레이는 당신에게 사과하며 저자세를 유지합니다. 그러나, 그의 냉정한 눈빛은 이상하게 그 사용인이 아닌 당신에게 향해 있습니다. 마치 '외지인 주제에.' 그렇게 말하는 듯한 눈입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굉장히 정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이에 대해 더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필리아 벨:(여전히 날선 눈빛으로 바라봤다. 알까보냐 외지인이라서 머무는동안 막 굴어버린다!) 내 아침식사를 가져다 주던 애였어요. 저는 제 물건을 돌려받았으니 괜찮지만. 그러다 공작님 물건까지 훔치면 안되잖아요?(사용인주제에... 같은 눈빛-건방을 배웠습니다-으로 바라보고 집사장을 지나치고 응접실로 향합니다.) 오필리아는 건방진 눈빛으로 그레이를 노려보고, 응접실로 향합니다. 응접실 쪽은 하녀들이 한창 청소 중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무슨 대화중이었는지는 몰라도, 어떤 하녀애가 그렇게 말하자, 삼삼오오 모여서 먼지를 털고 창문을 닦던 하녀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트립니다.
오필리아 벨:.. (꽤 굳은 표정으로 응접실 안으로 들어왔다. 상상대로라면 노아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무슨 유령이요? “ 어머, 유령이란 말을 정말 믿으시는 거예요? ” 당신이 물어보면, 놀리는 듯한 어투로 답하더니 일제히 웃습니다. 당신에게 묘한 비아냥과 비꼼이 말 끝마다 따라붙더니, 어떤 하녀가 선심쓰듯 하나를 알려줍니다. “ 아주 헛소문은 아니에요. 유령 이야기. ” 동관에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날, 멀쩡했던 유리장식품이 바닥에 떨어져 깨져있고, 액자들이 산산조각 나있기도 했다고요. 오필리아 벨:(진짜 믿냐면서 진짜 믿냐면서 거짓말했어) .. 뭐, 여기는 바닷가 근처잖아요. 바닷바람은 세게 부니까.. 그래서 떨어진 걸 수도 있잖아요?
“ 아이, 너무 무서운 표정이시다~ 뭐 그렇게 믿으셔도 되구요! ” 하녀들은 저들끼리 무어라 속닥거리더니, 당신을 두고 우르르 몰려나갑니다.
오필리아 벨:(완전 기분나쁘다 진짜 진짜 기분나쁘다 여기 사람들 다 이상하다 공작은 이런사람들 데리고 어떻게 사는거야. 아차 내력이였죠 이사람들 정말 너무한거아니야 외지인 취급이 장난아닌데) .... (몰려나간 하녀들을 흠씬 노려보고 응접실에서 볼 일은 없는 듯 서관을 나와 다이닝룸으로 향했다.) 흠씬 노려본 오필리아가 서관을 나와 다이닝룸에 들어서면, 하필 공작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작은 티타임을 즐기며 장부를 들여다보고 있네요. 당신을 보고 사람좋은 웃음과 함께 자리를 권합니다. 오필리아 벨:......... ... ...(언짢은 표정을 지우고 자리에 앉았다.) 뭐하고 계셨어요? 자리에 앉아 공작을 보면, 결혼 반지를 끼고 있지 않으며 사냥복 차림입니다. 여전히 미소지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낯을 합니다. 노팅엄 공작:잠시 장부를 보고 있었습니다. 어디... 저택에서의 생활은 불편함이 없으신가요, 선생님. 오필리아 벨:(불편한거완전많아요공작님여기사람들은다왜이런가요공작님닮은건가요?다들싸가지가없어요여기있는데너무서러워요우리자기에게는잘해주신거맞죠저는여기있으면하루하루눈물이날거같은데우리자기는과연여기서행복했을까요하녀장님이환하게웃는자기를보셨다고했는데정말인가요).....물론이죠~ 덕분에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어요, 어디 나가시려는거예요? 노팅엄 공작:그거 다행이군요. 조금 뒤에 사냥을 가려고 합니다. 이곳에서 얼마 안되는 저의 취미이기도 하죠. 공작이 손을 까딱이니, 곁에서 시중을 들고 있던 사용인이 당신에게 잘 우린 아쌈 티와 버터쿠키를 내어옵니다. 노팅엄 공작:잠시 티타임은 어떻습니까. 입에 맞으신다면 좋겠습니다만. 오필리아 벨:아하.. (잔을 들어 한모금 마시더니) 저야 물론 좋죠- 시간을 함께해주신다는건데요. (결혼반지를 뺀 손이 신경쓰여 힐끔힐끔 바라봤다.) ... 반지는 안끼고 계시네요? 노팅엄 공작:... ... 아내를 잃은 후로 반지를 볼 때마다 그녀의 생각이 나더군요. (쓸쓸하게 읊조리며, 들었던 잔을 내려놓고 받친다.) 그 정도의 슬픔도 견디지 못하는 못난 자여서 지금은 끼지 않고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약지를 바라보던 눈을 올려다 바라보더니) 제 친구를 많이 좋아하셨나봐요. 결혼 이후 저에게 연락이 없어서 어떻게 지냈나 궁금했거든요~ 노팅엄 공작:그랬군요. 그녀가 왜 연락을 하지 않았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제 아내와 선생님이 친밀한 사이인 것은 알겠습니다. 이렇게 이 섬까지 찾아오신 분은 선생님이 처음이니까요. 오필리아 벨:(자신과 노아의 관계를 알아주면서 조금 마음이 편안해진 듯 쿠키를 집어들었다.) 다들 멀어서 여기까지 올 엄두를 못냈나봐요- 섬에는 방문객이 자주 안오는 편인가요? 노팅엄 공작:그렇죠. 애초에 배가 잘 오지 않는 섬이니까요. 본토와 제법 멀기도 하고... ... 참. 연락선에 대해 말인데. 아마 내일 새벽, 야간편으로 도착할 것 같습니다.
오필리아 벨:.... 새벽에요? (뭐..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해야하는 건 맞지만. 왠지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가는 기분이라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아주 이른 시간인데도 배가 오나봐요? 노팅엄 공작:저번 사고로 저희도 물자를 많이 공급받지 못한 상황이라, 그레이가 최대한 빠르게 해달라 부탁했을 겁니다.
어쨌든 걱정하셨던 것 같아 전해드렸습니다. 이제 내일 새벽이면 돌아가실 수 있겠죠.
짧은 티타임이 끝나고 당신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공작은 이렇게 말합니다. 노팅엄 공작:부디 돌아가시기 전까지 푹 쉬시길 바랍니다. 이 저택은 낡아서, 어느 모서리에 발이 걸려 넘어질 지 모르지만요. 오필리아 벨:..? (고개를 기울이다 적당히 끄덕였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아직 걸려 넘어진 일은 없었지만.. 게다가 서관은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있던데요?
노팅엄 공작:... 그럼 문제가 없겠군요. (미소지으며 따라 자리에서 일어서서, 어딘가로 향한다.) 참, 괜히 들쑤시지 말고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정중하게 돌려서 하는군요. 오필리아 벨:...(자기. 자기가 수많은 내 연인들을 똥차라고 여겨왔지만요. 당신도 만만찮게 이상한 사람을 만났다구요 아시겠어요? 그 사람을 모르겠으면 그 사람의 벗을 보라더니, 노아는 어디가서 오필리아 친구 아니라고 못하겠네요.) ..............(그나저나 사냥을 한다더니, 마구간으로 가는거 아닐까요? 하지만 마구간으로 갑니다.)
당신이 노팅엄 공작을 똥차로 여기며 마구간으로 가보면, 어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오늘도 칙칙한 인상의 마구간지기 로버트가 말들에게 여물을 주고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 안녕하세요~ (괜히 말 할 구실이 없어 인사라도 건네었다.) 당신의 인사에도 여전한 반응입니다. 그는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거든요. 만약 노아에 대해 묻고 싶다면 <대인> 판정이 필요합니다. 오필리아 벨:(머ㅡ쓱)............. 저, 부인에 대해서 여쭈어 보고 싶어서요..~ ..
....................
(옙 알겠습니다)
오필리아 벨:.... ..(다 좋대. 당연하죠. 내 친구가 어디 이런 이상한 남편감 만나고!! 그럴!! 인물이 아니었다고~) .... 다.른 거는요~? 뭐.. 평소에 다른 분들한테 어땠다거나.. 뭐.. (.. .. ......
로버트는 갑자기 퍼뜩 고개를 들어 당신을 쏘아봅니다. “ 당신, 뭐요. 이 다리에 대한 것을 듣고도 계속 묻다니. ” 오필리아 벨:... (눈 깜빡깜빡) .. 제, 친구에요. 여기 주인마님이 제 친구였는데, 여기로 온 동안 연락을 못 들어서... ... (눈을 내리 깔고는) 역시 무리겠죠.. “ 지금... 나에게 그 미친 여자에 대한 것을 듣고 싶다 이건가. ” 점점 분노하는 그에게서 벽력같은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 봐, 이 다리! 그 여자를 구하려다 이렇게 됐어. 고작 미친 여자 따위를 구하려고! ” ‘미친 여자’ 라니, 정말 노아를 가리키는 말일까요? 단어 선택의 무례함은 둘째 치고서라도, 어째서 미친 여자라고 하는 걸까요. 오필리아 벨:미친 여자라구요? (인상을 팍 찡그리고는) 이봐요. 말이 심하신 것 같은데. 사람을 구하는데 따위라니요? 방금 친구라고 소개했더니 너무 무례하시잖아요! “ 미친 여자를 미친 여자라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하나? 난 피해자라고...! ” 무례한 반응만이 돌아오며, 로버트는 고개를 절레 흔듭니다. “ 정신이 나가서 매일 밤 그렇게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더니... 죽어서도 유령처럼 저택을 떠나지 못하더군. ” 그는 '그런 여자는 단명한 게 놀랍지도 않다'는 식으로 중얼거리더니 홱 마구간 뒷쪽으로 사라집니다.
오필리아 벨:(식식...) ...(빡침이 가라앉을 동안 심호흡을 하더니. ... ...가라 앉고는 차차 생각했다. 살아있을 적에도 저택을 돌아다녔다니. 그런 잠버릇이 있다고는 못 들었는데?) ... (괜히 긴장되는 마음에 재촉해서 보트보관소로 향했다.) 재촉하는 걸음으로 향한 보트 보관소는 오늘도 적막합니다. 쏴아아아…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귓가를 스칩니다. 보관소 안에 들어가보면 덩그라니 놓여진 보트(방수천이 씌워진)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벤자민을 만나려면 그의 오두막으로 가야합니다. 오필리아 벨:(또? 가야할까? 싶다가도? 그를 만나러 왔으니. 보트 보관소에서 오두막으로 향해봅니다. 괜히 주먹도 풀며 걸어가) 벤자민의 오두막은 물론 잠겨있습니다만, <돌파> 판정을 해볼까요! (빠샤)
벤자민은 오늘도 알콜에 절어 완전히 뻗어있습니다. 여러가지 판정을 사용해 벤자민을 깨울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 저기 벤자민씨~ 일어나보세요~ (잠긴 문을 열어재낀 손으로 가볍게 툭툭 친다.) (항상 벤자민을 치는데에 진심인 오필리아 벨.)
허겁지겁 일어난 그에게, 역시 노아에 대한 것이나 유령에 대해 물을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왠지 태연방자한 얼굴로 바라봤다.) 자기에 대해서 더 아는 건 없어? 사용인들끼리 떠드는 소문도 있던데. (설친다느니 어쨋다느니 말 함부로하면 주먹이 용서하지 않겠다는 얼굴.) “ 또... 너냐. 자기? 그건 누구 얘기야. 너 혹시 주인마님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 ” 오필리아 벨:어. 그렇고 그런사이니까.(;;) 얼른 말해 줘. 응? (자연스럽게 말도 놓아버렸습니다.) “ Wow... 이거 참 놀라운 일이군. 그 미친 여자가 결국엔 외도까지... ” 오필리아 벨:(주둥아리에 돌파를 쓸 순 없을까요) 주둥아리에 돌파를 쓰면 벤자민은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잠시 놀라워하던 그는 곧 노아가 밤마다 몽유병으로 인해 저택을 돌아다니곤 했다는 정보를 알려줍니다. 저택 바깥에 나오는 꼴을 제대로 본 적이 없고, 그래서 지금도 붙박이 귀신이 되어 저택 안을 떠돌고 있는게 아니냐는군요. “ ... 하하, 몇 번 본 적은 없지만 그녀는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았어. ” “ 누가 이 섬에서 행복할 수 있겠어. 뭐... 배를 타고 나간 것도 섬에서 도망치려고 그런거 아냐? ” “ 밖에 애인도 있으니... 어쩌면 널 보려고 했던 걸수도 있겠네. 큭큭... ” 그 말을 끝으로 벤자민은 또 또다시 코를 골기 시작합니다.
오필리아 벨:.... 뭐?(잠깐 표정이 굳었다. 행복하겠냐는 말에 반박은 못하겠지만, 직접 그런 말을 들으니 불편한 기분이 들다가도) ....(벤자민의 말을 들으니 또 화가 나서 결국 조동아리를 한대 치고는 오두막을 나섰다.) 이 자식이.. 결국 벤자민의 조동아리를 한대 친 당신은 오두막을 나옵니다. 오필리아 벨:(후련하게 한대 쳐주고는 동관으로 향했다. 괜히 모서리를 신경쓰라는 말에 바닥을 살피며) 처음 왔을 때보다 어딘가 훨씬 스산한 것 같습니다. 온통 자줏빛으로 꾸며진 동관에서는 희미하게 백합 향이 납니다.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이 건물은 정말 낡았군요. 복도를 거닐던 당신은 한 켠 구석에서 거뭇한 자국 같은 것을 발견합니다. 아슬아슬 이게 굳은 핏자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옆에는 머리카락 한 올도 떨어져 있습니다. 붉은 머리카락입니다. 알 수 없는 위화감과 기묘함에 뒷목이 선뜩해져옵니다. 하녀장 사라입니다. 무기질적인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라는 천천히 오필리아에게 다가가 보고 있던 머리카락을 주워듭니다. 그리고는 입을 엽니다. 하녀장, 사라:돌아가세요. 선생님께서 홀로 동관을 돌아다니는 것을 아신다면 주인님께서 별로 좋아하지 않으실겁니다. 오필리아 벨:..왜요? 어차피 서관에서 생활하신다면 동관은 그닥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 하녀장, 사라:돌아가십시오. 더이상 제가 말씀드릴 것은 없습니다.
오필리아 벨:.... ... (괜히 하녀장을 노려보다가 이길 수 없겠다 싶어, 동관에서 나간다.) 어디선가 섬뜩한 웃음소리가 들려온 것도 같습니다. 대부분 둘러보고 나니 어느새 밖은 어두워져 있고... 유령은 정말로 유령일까요? 사실은 정말로 진실일까요? 노아는 정말로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걸까요? 숨죽인 비웃음들에 둘러싸여 천천히 숨이 막혀옵니다. 마치 거미줄에 붙잡혀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발버둥 치는 곤충이 된 것만 같습니다. 불쾌함이 척추를 타고 올라와 등골을 서늘하게 훑습니다. 노아는 이런 곳에서 살았군요. 자그마치 십 년 동안이나. 이곳에 도착한 첫 날 떠올렸던 감상이, 이제는 다른 의미로 반복됩니다. 이 저택의 모두가 그녀를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지만... 정말로 그녀의 편으로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비밀과 거짓으로 점철된 이 곳 메리어빌에서 아마도, 그녀는 지독히 외로웠을 것입니다.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아마도 이것이 마지막일테죠. 오필리아 벨:...(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꽤 불편한 공간에서 나가고자 조용히 문을 열고는 살금살금 걸어나와 동관으로 향했다.) 그래요, 당신에게는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진실이 있습니다. 오필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객실 바깥으로 나갑니다. 문고리를 돌려보면 다행스럽게도 문은 잠겨있지 않습니다. 둘째날 밤에 있었던 일이 거짓말 같습니다. 마치 ‘꿈이라도 꾼 거 아니야?’ 라고 비웃는 것 같아요. 낮에 왔을 때에도 산뜻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오밤중에 보니 더욱 스산하고 섬뜩합니다. 삐걱, 삐걱. 걸을 때 마다 울리는 불길한 소리. 낡아빠진 나무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자신이 내는 소리만 들리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당신이 걸음을 멈춘 후에도 삐걱이는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옵니다. 삐걱, 삐걱… 숫제 악기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소리가 위층, 즉 3층에서 들려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필리아 벨:...(괜히 발걸음 소리를 줄이여 걸음을 멈췄다 들리는 삐걱이는 소리에 괜히 천장을 올려다봤다.) 이 시간에..?(라고 말하기엔 본인도 이 시간에 나와있네요. 더욱 신중한 걸음으로 3층으로 올라가봅니다..) 소리를 따라가 3층으로 올라가면, 그 곳에는 유령이 있습니다. 유령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그녀는 백의(白衣)의 여사제처럼 떠돌아다닙니다. 걸음은 차라리 춤에 가깝습니다. 아주 느리고,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열린 창 사이로 검은 바다의 밤바람이 불어오면 여자는 큰 원을 그리며 걷습니다. 여자는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패합니다. 달싹이는 입술에서는 어떤 노래도 흘러나오지 못합니다. 야윈 어깨와 손 끝에서, 나부끼는 머리칼에서, 백합 향이 납니다. 희고 창백한 몽유. 그녀는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오필리아 벨:..자!, (소리를 내었다 괜히 들킬까봐 손을 들어 입을 틀어막고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정말 유령이라면, 과연 닿을 지나 모르겠지만요) ..자기, 자기?(몇 번 깨어나기를 더 불러봤다.) 노아 엘런:... ... (네 목소리조차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다. 비틀비틀 걸음을 움직이며, 두어 번 입술을 달싹이고, 멍하니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오필리아 벨:... (다가가서 만져질까 어깨에 손을 얹으려 하더니 괜히 위태로워 보이는 걸음에 대신 안절부절하며 쫓았다.) 자기, 자기가 여기 사람들이 말하는 유령이야? 나보고, 찾아오라고 했잖아? 노아 엘런:... ? (어깨에 손이 얹어지자 내리깔았던 속눈썹이 천천히 올라간다. 분명 시선은 너를 향하고 있는데, 네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다. 몽유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어느날 밤, 했던 말을 또 중얼거린다.) ... ... 절 만나러... 오필리아 벨:(가만히 얹어지고 긴장한 마음이 표정에 드러났다. 제 상체를 이리저리 기울여 시선이 따라오는걸 확인하더니) 응, 맞아. 자기 만나러 왔어. 우리 여기서 나갈까? 노아 엘런:... 나..? 가... (그말에 흠칫, 몸이 떨린다. 두려움에 동공이 흔들리고 이내 신음과 함께 제 얼굴을 감싸쥔다.) ... 어떻게? 아무것도, 누구도... 전부 사라지고 망가졌는데... ... 오필리아 벨:(네 행동에 움찔 놀라 다급히 고개를 숙이고 너를 살폈다. 급하게 달래듯 빠른 목소리로) 뭐가? 아니야, 안사라졌어. 망가지지도 않았잖아. 날 봐, 자기. 나도 이렇게 멀쩡한걸. 안 그래? 응? 걱정 하지 말고.. 노아 엘런:... .... ... 자기.. (문득 그말을 중얼거린다.) ... 자기... ...?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잊혀져가던 호칭. 그러나 단 한 사람만이 자신을 그렇게 부르곤 했었다. 몽유에 젖어 꿈결같던 목소리는 조금씩 예전의 빛을 찾아간다.) ... .... .. 그, 당신... 은... (다시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본다.)
... 오필리아. 어떻게 여기에...
오필리아 벨:(제 부름을 따라 내뱉는 말에도 신경이 곤두서서 한참 살피기를 반복했다. 조용한 시간동안 다른 일이 일어나는건 아닐까 걱정했다가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퍼득 정신을 차렸다. 반가운 마음에 노아를 꽉 붙잡고는) 자기! 이제 정신이 들어? 자기는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어!(작은 소리였지만 확실히 나무라는 목소리로) 노아 엘런:저는... 그, (답을 하려다 얼마 안가 미미하게 인상을 찌푸리며 제 이마를 감싼다. 간신히 정신이 들긴 했지만, 오래 이런 곳에 갇혀 있다보니 온전하게 떠올리지는 못하는 것 같다.) ... 모르겠어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었는지... (그러다 문득 손을 뻗어) 오필리아, 당신... ...
진짜 맞아요? (확신하고 싶은지 더듬더듬 네 양 뺨을 감싸 쥐어본다.)
오필리아 벨:(주변을 둘러봤다.) 하긴 여간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더라. 막 이상한 소문을 떠들질 않나, 손님을 홀대하질 않나,(제가 여태 겪었던것들을 늘어놓다가 감싸는 손에 고개를 돌려지고 노아를 바라봤다.) 자기.. 편지보내도 답도 안해주고-.. (이제와서는 본인 의지가 아니였을거라는 묘한 확신이 들지만, 붙잡은 손에 손을 포개고 부비는가 싶으면) 보고싶었어. 공작이 자기보고 죽었다고 그래서, .. 진짜 그런 줄 알고.. (안심이 되는 마음에 목소리가 풀어져 곧 징징거렸다.)
노아 엘런:... ... 정말.. (네 뺨과 포개어진 손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에 천천히 눈동자가 커진다. 이윽고 입술이 벌려지고, 크게 네 목을 끌어안는다.) 정말... ... 보고 싶었어요, 오필리아.
이제 다신 만날 수 없을 줄 알고... (기대어진 몸에서, 울음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사람, 그 남자가 내 모든 것을 망가뜨렸으니까... ...
오필리아 벨:(확 끌어당겨져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자연스럽게 등을 끌어안고 느릿하게 토닥였다. 끌어안은 몸에 얼굴을 묻고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나도. 나도 진짜 보고 싶었어 자기. (팔에 힘주어 다시 끌어안고는) 정말 못 만나면 어떡하나 했다니까? (킁 코를 훌쩍이더니 끌어안은 몸을 놓아주었다.) 그래도 만나서 다행이야.. 진짜.. (같은 말을 더 중얼거리며 노아의 얼굴을 살피다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 사람? 공작 말이야? 자기한테 뭘 했길래-... 노아 엘런:편지... 받지 못했어요. 그 사람은 제가 외부와 연락하는 것을 싫어했으니...... (그 뒤에도 여러 번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했으나, 결국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흔든다. 좋지 않은 기억들 뿐이니까.) ... 이제.. 더는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 (천천히 포옹을 풀고, 네 얼굴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짓는다.) 그래도 당신을 결국 만났으니까...
... 저기, 이런 곳까지 왜 온 거예요? 절 만나러 온 것 치곤 많이 늦은 것 같은데.
오필리아 벨:...(할 말이 많음에도 입을 꾹 닫고 바라보기만했다. 좋지 않은 기억을 억지로 떠올리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눈을 내리깔고 가볍게 사과를 하는가 싶으면 네 말에 가볍게 손뼉을 친다) 아, 목걸이! (주머니에서 빨간 목걸이를 꺼내었다) 응.. 돌아오는 연락이 없어서.. 찾아올 엄두를 못냈어. 그래도 이건 왠지 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늦게라도 찾아왔지. (나 오다가 죽을 뻔 했어. 그래도 자기 줄려고 살았다? 잘했지? 그런 농담을 하며 꺼낸 목걸이를 네 목에 걸어주었다.)
노아 엘런:... ... ! (네가 제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자, 어색하게 만지작거린다. 붉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펜던트.) 잃어버린 줄만 알았는데... 추억이네요, 이거.. (힐끗) ... 당신, 이걸 열어본 건 아니죠? 오필리아 벨:우리 집에 있더라고. 나도 정리하면서 찾았지만.. (그래도 덕분에 자기 만나러 올 수 있었으니까 잘 된거 아냐? 네 말에 아리송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뭘.. 열어보는건데? 노아 엘런:몰랐군요, 당신.. (어쩐지 복잡한 표정으로 너를 바라본다.) 전 당신이 이걸 열어봐서 절 찾아온 줄 알았는데... 뭐... 됐어요. (제 목걸이를 빼내어 네 목에 걸어주었다.) 저에겐 10년이나 없었던 물건이고, 이제 당신 걸로 해요.
오필리아 벨:하지만 그냥 목걸인 줄 알았-,(갑작스레 걸리는 목걸이를 바라보더니) ... .. 그럼 나 안에 열어봐도 돼? 노아 엘런:... ... (어쩐지 조금 민망해서 헛기침) 큼, 그... 그러던가요. 오필리아 벨:(오랜만에 봐도 한결같고 사랑스러운 우리자기...) ... ..(궁금한 마음에 열어보도록 할까요..) 당신은 목걸이인 줄로만 알았던, 펜던트를 열어봅니다. 안에는 크리스마스 이브 때 찍었던 두 사람의 사진과, 「 By your side, forever. 」 오필리아 벨:..(노아 힐끔) ...(팬던트 힐끔) 자기.. (나즈막히 불러요) ..... 이거 고백이야?
노아 엘런:... (펜던트를 보는 오필리아 힐끔) ...~ (괜히 무언가 찔리는 반응으로) 왜, 왜 부르.. ...... 네?
오필리아 벨:(팬던트에 작게 쓰여진 글귀를 손으로 가리키며 보여줘요) 완전.. 그런 멘튼데? 노아 엘런:... 당신.. (눈이 가늘어져선 맨 발 탁탁) ... 하여간, 변하지 않았네요. 그런 장난치는 모습은. 오필리아 벨:(나름 진지했는데요.) ... 자기는 장난이구나... (시무룩해졌다.) 그래... (손을 잡고 이끌어요) 얼른 나갈 생각이나 하자.. 새벽에 연락선이 온다고 했어... (축축...)
노아 엘런:아무튼...! (시무룩한 반응에 황급히 변명하는 투로) 예, 옛날엔 같이 함께하자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다 당신이야말로 잊은 건가요?!
오필리아 벨:그래서 지금이라도 같이 함께하자는거 아니야?! 나는 그래두.. 자기한테 편지..(말을 아낍니다) 그래두.. 찾으러... 하지만... 결혼은.. (힐끔) 자기가.. (추욱...) 노아 엘런:... ... ? (와중에 손이 잡혀 이끌리자 눈을 크게 뜨고) ... 새벽? 지금 당장 말인가요? (아직 비틀거리는 걸음을 조금씩, 내딛어서 네 뒤를 따라간다. 일단 노아도 말을 아낍니다.) 결혼... 은 어쩔 수 없잖아요. 정해진 상대였으니까... ... 그보다, 갑자기 왜 이런 분위기가 된 거죠? 누가 들으면 제가 마치 양다리라도 걸친 것처럼...! (핫. 깨닫자 말을 아끼는 것을 잊고 억울한 톤으로 항의해온다.)
오필리아 벨:응, 그 때 나도 가기로 했거든. 나는 이 섬에 불시착한거나 다름 없어서. 그 때 아니면 다시 나올 수 있는 기회도 없잖아, 안그래? 여기 계속 있기는 싫잖아. (가만 뒤돌아서 노아를 바라보더니) 그럼.. 양다리가 아니야? 나랑.. 함께하자며.. 평생을 약속하지 않았어?
노아 엘런:여기, 계속 있기는 싫지만... (작게 끄덕이며 중얼거리다 문득 뒤돌아선 네 모습에 놀라, 멈춘다.) ...
... ... 그럼.. 당신은...
함께 도망가 줄 건가요..? 이제와서, 저와 평생을...
오필리아 벨:이제와서라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같이 도망가는 거야.(제 쪽으로 끌어당기더니) 여기 있으면 10년은 무슨.. 20년, 30년도 꼼짝 없이 괴롭게 살아야 할 걸? 아마 죽어서도 이 주변만 맴돌게 될 거야. (그러고 싶어? 그럴리야 없겠지만, 괜히 으름장을 늘어놓듯 말하고 주변을 경계하며 계단을 내려왔다. 사실 떠나기 전에도 떠나러 갈 때도 안들키는게 문제겠지만요.) 노아 엘런:늦... 지 않았나요. (네가 끌어당겨 잡은 손을 바라보고, 시선은 너의 뒷모습에 꽃혀 얼떨결에 끄덕인다.) 그러기... 싫죠, 당연히.. (그렇게 함께 계단을 내려와, 낮게 숨을 쉰다. 그건 적어도 한숨 소리는 아니었다.) ... 정말...
들키지 않을 방법은 있고요? 당신마저 잡히면 어떻게 될지 몰라요.
함께 도망치기로 마음을 정한 노아와 오필리아. 연락선이 오는 시간이 곧입니다. 그 전에 도망쳐야 합니다. 그러나 연락선을 맞이하기 위해 아직 저택이 완전히 잠들지 않았습니다. 만약 저택에 불이 나면 주의가 분산될테니 저택 사람들은 두 사람의 탈출을 바로 눈치채지 못할 것입니다. 오필리아 벨:.. 불장난이라고 할까? (노아에게는 농담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어요.) 복수한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노아 엘런:... ... 당신.. (농담하지 말라는 듯 잠깐 반눈을 해온다. 하지만 10년 동안 미친 여자 취급을 당했으니 노아 엘런, 복수하겠어요.) ... 정말 할 거예요? 저기 기름과 등은 있는데.
오필리아 벨:(갑자기 미친 여자라는 단어가 생각나 화난 오필리아. 네 말에 주변을 둘러보며 기름과 등을 찾아 남은 손으로 챙겼다.) 못할게 뭐 있어~ 나는 여기서 꼼짝없이 갇혀살기 싫다? 이.. 지긋지긋한 섬에서 벗어나서 한동안 바다는 쳐다도 안 볼 거야. 노아 엘런:하긴, 갇혀사는 건 이제 지긋지긋해요. (말하며 열심히 기름통을 꺼내 바닥에 엎어버린다.) ... 전 바다의 바도 안 볼거지만. 두 사람은 동관 여기저기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놓습니다. 자줏빛 벨벳이 타오릅니다. 백합 향이 사그라듭니다. 파도소리는 불이 타오르는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불타는 저택을 뒤로 하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도록 달립니다. 새벽 이슬에 젖은 풀들이 종아리를 스치고 여름밤의 서늘한 공기가 폐 속에 가득 들어찹니다. 오랫동안 저택 안에서만 지내왔던 노아는 금방 뒤쳐지고 맙니다. 오필리아는 노아의 손을 잡은 채 끌어 달립니다. 등 뒤로 비명소리와 거센 불길이 타오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사도 멜로디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노래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흰 옷을 입고 밤이 되면 맨발로 집 안을 내내 떠돌아다니는 여자들의 노래입니다. 보트 보관소에 도착한 후 보트를 힘껏 밀어 바다로 내보냅니다. 발목과 종아리가 젖어들지만 신경쓸 겨를도 없습니다. 두 사람은 보트에 올라탑니다. 검고 넓은 밤바다의 물살을 가르고 나아갑니다. 지금쯤이면 두 사람의 도주를 눈치챘을지도 모르겠군요. 멀리, 물 건너 타오르는 대저택은 아름다워보이기까지 합니다. 불은 밝고, 물은 검습니다. 곧 연락선과 만날테고, 저들은 결코 두 사람을 쫓아올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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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즉 노아는 노팅엄 공작과 결혼한 후 천천히 정신착란에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불행한 결혼생활 때문입니다. 노팅엄 공작은 신경질적이고 감정 기복이 심한데다가 앞뒤가 다른 사람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성품이 너그럽고 선한 호인을 연기하고 있지만 돌아서면 전혀 그렇지 않지요.
노아가 조금만 실수해도 공작은 그녀를 심하게 힐난했고, 이따금 손찌검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책잡힐 일이 없을 때조차 그녀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학대했습니다.
공작은 그녀를 전혀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공작이 노아를 홀대하자, 공작가의 사용인들 또한 그녀를 멸시하고 냉대했습니다. 오랫동안 고립된 폐쇄적 공동체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외부인을 배척하고 따돌리기 마련입니다.
이야기를 나눌 친구, 가족도 하나 없이 거의 감금생활에 가까운 결혼생활이 십 년 동안이나 지속되었습니다.
노아에게는 편지도, 전화도 금지되었습니다. 개인적인 물건들, 아끼고 사랑했던 것들은 어느새인가 망가지거나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렇게 메리어빌 섬에서 노아는 서서히 미쳐갑니다. 환각을 보고, 환청을 듣습니다. 이젠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신경쇠약과 광증에 시달리기 시작한 후부터 그녀를 향한 박대는 점점 더 심해져만 갔습니다.
소문이 새어나갈 것을 두려워한 공작은 삼 년 전, 숫제 그녀의 사망을 위조하고 그녀를 아예 죽은 사람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공작과 집사장인 그레이, 하녀장인 사라를 제외하고 저택의 다른 사람들은 노아가 조각배를 타고 근해에 나갔다가 갑작스러운 폭풍우에 그만 배가 가라앉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녀는 살아서 다락방에 갇혀있습니다.
✎:모두가 잠에 들면 그녀는 문을 열고 나와 맨발로 집안을 배회합니다. 이따금 그녀의 그림자를 목격한 사람들은 메리어빌 대저택을 떠도는 유령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그렇게 유령으로, 다락방의 미친 여자로 살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찾아오기 전까지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