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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l 락
나기 플 헤임 l 아바에 드 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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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을 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 지대는 캘버리 교도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좀비의 특성을 감안해 생존자 여러분은 최대한 해가 지고 움직여 주십시오. 낮에 움직이는것은 위험합니다.
그곳의 좌표는 xxx.xxx.xxx. 다시한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캘버리의 안전지대로 와주십시오. 그곳의 좌표는...…
2020년.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 보였습니다.
곧 학자들에 의해 이 질병이 전례없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파이로젠 바이러스라 명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곧 전 지구를 장악했고,
인류의 70%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세계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오늘은 좀비사태가 발발한지 일년 7개월 12일째.
당신과 나기는 이 절망적인 세상 속에서 서로를 의지해가며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 Chat Lo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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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할때 그 불안이 내겐 평화였다 /박서영, 달의 왈츠 「A hundred hours walking toward the Calvary」 아아, 아. 연합정부 소속 안전지대에서, 이 방송을 듣고 있을 생존자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여러분은, 파이로젠 바이러스, 통칭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생존한, 인류의 희망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직까지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생존자 여러분은 아직 좀비가 되지 않은 ‘감염자’를 보실 경우 속히 처단해 주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을 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 지대는 캘버리 교도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좀비의 특성을 감안해 생존자 여러분은 최대한 해가 지고 움직여 주십시오. 낮에 움직이는것은 위험합니다. 다시한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캘버리의 안전지대로 와주십시오. 그곳의 좌표는...… 당신은 몇번도 더 들은 라디오의 방송을 끄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쉬어가기로 한 폐공장의 창고 한 구석은 어둑합니다. 유일한 광원인 벽 꼭대기에 위치한 환풍구에서 정오의 햇빛이 비치고, 당신의 옆에선 나기가 고단한 얼굴로 잠들어 있습니다. 2020년.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 보였습니다. 곧 학자들에 의해 이 질병이 전례없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파이로젠 바이러스라 명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 : 인류는 곧 좀비들에게 몇가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바이러스는 체액으로 전파되며 대표적인 감염경로는 좀비에게 물리는 것이다.
둘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24시간안에 좀비로 변한다. 그 증거로 완전히 좀비가 된다면 눈동자의 동공이 희뿌옇게 탁해진다.
셋째. 좀비는 시력이 퇴화하지만 청력이 발달해, 빛이 없는 밤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곧 전 지구를 장악했고, 인류의 70%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부는 힘을 잃고, 집단 자살이 성행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멸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인간은 생존할 길을 찾기 마련입니다. 좀비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합정부가 설립되었고, 이 기관은 생존자들을 위한 ‘안전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좀비사태가 발발한지 일년 7개월 12일째. 당신과 나기는 이 절망적인 세상속에서 서로를 의지해가며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에 하며 잠든 나기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 봅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알아들을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 아바에:듣기기준치: | 65/32/13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나기가 중얼거리는 말을 주의깊게 들어보았습니다. 뭘 약속한다는 걸까요, 그의 표정은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습니다. 아바에:약속한다니, 무얼... (잠든 얼굴을 가만 내려다보다, 이내 손을 뻗어 그를 깨운다.) 나기. .....나기.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깨어난 그는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얼마 후에 진정합니다. 아바에:...괜찮아요? (안심시키듯 팔을 꼭 잡는다.) 좀 더 있다가 깨우려고 했는데, 그... 표정이 좋지 않아 보여서. 나기:......응. (한 박자 늦게 온기를 깨닫고 네 쪽을 바라본다.) 괜... 찮아요, 악몽을 꾼 것 같아. 아바에:어떤 꿈이었는진 모르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꿈일 뿐일 거예요. 나기:그러게요... (멍하니 중얼거리더니 곧 미소짓는다.) 전부 꿈일 뿐이지.지금은 기억도 안나고요. ...그보다, 지금 몇 시죠?
일어난 나기는 당신에게 대뜸 시간을 묻습니다. 지금 시간은 아침 11시 48분, 곧 정오가 될 시간이네요. 그 또한 자신의 손목시계를 확인한 후 당신에게 말합니다. 나기:곧 12시. 음~.... 이제 내가 경계 설게요. 눈 좀 붙여요, 아벨. 아바에:(그 말에 저도 조용히 미소지으며 끄덕인다.) 그렇죠. 다시는 꾸지 않을. ...네, 곧 정오네요. 그래도... 아직 피곤하지 않아요?
나기:더 자라고 해도 싫을 정도로 푹 잤는걸요~? ...그리고, 갑자기 당신을 꾹 껴안고 한동안 말이 없던 그는, 오랜 침묵 후에 비로소 입을 엽니다. 나기:아벨. 내겐 당신이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해요. 알고 있죠? 아바에:제가... 어떻게 모르겠어요. 항상 고마워하고 있는 걸요. (꾹 안긴 채로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뜬다. 말은 그리 했지만 자신도 슬슬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잊고 있던 피로감이 밀려온다.) ...그럼, 무슨 일이 있으면 꼭 깨워주세요.
(자세를 편하게 고쳐 앉아, 그대로 기대어 눈을 감았다.)
나기는 무언가 더 말을 하려다 말고 점점 졸려오는 당신의 얼굴을 보며 웃습니다. 그는 기댄 채 눈을 감은 당신을 천천히 토닥입니다. 여정의 피로 때문일까요. 당신은 금세 그대로 잠에 들었습니다. 일어나요. 아벨.
눈을 뜨자 보이는 환풍구 너머의 하늘은 뉘엿하게 해가 지고 있습니다. 아바에:...... 으응. (익숙한 손길에 힘겹게 눈을 뜨고는, 입을 가리며 하품을 했다. 해가 지고 있는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저, 너무 오래 잔 건...
나기:오래 자긴... 적정 수면시간이죠. (어깨를 으쓱하고 아직 남아있는 식량을 꺼낸다. 해봤자 통조림이나 비스킷, 물 정도지만.) 식사하고 움직일까요. 조금 뒤면 밤이니까. 아바에: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음, 벌써 움직일 시간이네요. (두 손으로 얼굴을 한번 쓸어내린 후 정신을 차린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자는 동안... 별일 없었죠? 나기:(적당히 비스킷을 집어먹는다.) 음... 별일 있었으면 깨버렸을걸요? 분명 시끄러울 테니까. 아바에:혹시라도 제가 너무 푹 잠들었을까봐...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아 다행인지 안도의 숨을 내쉰다. 따라 비스킷을 몇 개 꺼내어 먹었다.) 이 주변은 조용한 편인가봐요. 나기:차라리 여기가 안전지대라면 좋을텐데. 그렇죠? (먹는 둥 마는 둥 최소 열량만 채운다. 마저 식사하는 걸 기다리곤, 일어서서) ...뭐, 그래도 슬슬 가야겠네요. 밤은 생각보다 짧으니까. 아바에:그러게요. 앞으로 얼마나 더 걸어야 할지... (먹은 것을 대충 정리하며 일어선다. 날은 금방 어두워지니까.) 서둘러 가야겠어요. 그렇게 당신과 나기는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창고를 떠납니다. 곧 어둠이 깔리고 달빛이 내려앉고, 넓은 공장 부지는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따금 이 공장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좀비들이 앞을 보지 못한 채 목적없이 배회하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과 나기는 숨을 죽인채 살금살금, 폐공장지대를 빠져나옵니다. 행운기준치: | 60/30/12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 (우당탕)
그렇게 말하며 당신이 당황해 발을 내딛자 하필 발치에서 부스럭, 하는 소리가 납니다. 이런, 미처 발 밑의 과자 봉지를 발견하지 못했어요! 근처에 있던 좀비 두마리가 일제히, 우당탕 소리가 난 쪽을 돌아봅니다. 나기:민첩기준치: | 70/35/14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민첩기준치: | 60/30/12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기:이건 들킨 것 같네~... 뛰어요, 아벨!!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당신과 나기는 죽을 힘을 다해 달립니다. 뒤에서 좀비들의 비명소리와 신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래도 다행히 좀비들을 따돌리는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아바에:...... 하아... 미안해요, 저 때문에... (한참을 달려 그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쯤, 달리던 걸음을 서서히 멈추어 숨을 몰아내쉰다.) 나기:...후.. (멈춰서 자신도 호흡을 가다듬고) 뭐, 무사하면 됐어요~ 가끔 이런 스릴도 있어야죠. 주변에 낭자하게 자리한 좀비들의 피와 사방에 흩뿌려진 썩은 살점들. 몇번이나 겪은 익숙한 상황이지만 구역질이 올라옵니다. SAN 0/1. 아바에:...아. (숨을 고르고 나서야 곳곳에 살점들이 흩뿌려져 있음을 알아챘다.) SAN Roll기준치: | 65/32/13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혹시나 더 좀비가 없는지 주변을 둘러보던 나기는 곧 당신의 표정을 깨닫습니다. 나기:...괜찮아요, 아벨? 혹시 아까 다쳤어요? (구석구석 확인해본다.) 아바에:(조금 메스꺼운 느낌이 들어 가슴께를 꾹 눌렀다 뗀다. 악취만이라도 피하기 위해 코를 틀어막고는) 네? 아... 괘, 괜찮아요. 다친 건 아니에요. 나기:아니라면~... (그래도 꼼꼼히 마저 살펴보고, 한숨을 푹 쉰다.) 다행이고. 놀랐잖아요. 이제 그만 이동할까요. 여긴 좀.. (썩은 내가 풍기는 부지를 보고 절레 고개를 젓는다.) ...오래 있을 곳은 아니네요.
아바에:미안... 미안해요. 걱정만 끼치는 것 같아서... (저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약한 모습만 보이고 싶지 않은데. 마음과 달리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수십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네요. ...... (아무런 말도 없이 땅바닥만 내려다보다가) ...그러는 게 좋겠어요.
나기:...... (토닥... 토닥, 토닥.. 분명 아바에가 시무룩해진 것 같은데 위로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잠깐 고민...) 덕분에 엄청 뛰었잖아요. 생각보다 빨리 도착할지도 몰라요? 안전지대.
아바에:...... (얌전히 토닥임을 받는다. 훨씬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 그런... 가요. (자책하는 저를 위해 신경 써주는 그의 마음을 알기에, 옅게나마 웃어 보여)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담 어서 갈까요-
나기:...그럼~ (그제야 자신도 웃으며 대꾸했다.) 당연하죠. 불운과 행운은 공존하는 법이니까. 정말이에요. 당신이 무사한게 제일이기도 하고. (말하며 주섬 지도를 꺼내 방향을 다시 확인한다.) 음, 이쪽인가?
항법기준치: | 50/25/10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아바에:(도리도리) 아니... 에요. 어두워서 그런가, 길이 잘 안 보이는 것 같아서...? 나기:그런가? 뭐~ 이쪽이 맞을 거예요. (뻔뻔) 한 73%의 확률로. 아바에:으음... (일단 졸졸 따라가긴 함) 아니어도 다시 돌아오면 되니까요. 으음...... 그렇게 두 사람은 언제나와 같은 긴 여정길을 걷습니다. 뻥 뜷린 흙길과 초원은 이따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합니다. 오늘은 달이 밝아 다른 조명 없이도 길이 잘 보이네요. 나기:...아. (아무튼 저 멀리 길목에 마을이 위치한 것을 발견하고) 저기 봐요, 아벨~ 마을이에요. 아바에:...마을이요? (그 말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그러네요, 먹을 것이나 잘 곳을 구할 수 있겠어요. 나기:좋아, 마침 곧 동이 틀 것 같고... (물론 나기 때문이다.) 오늘은 저기서 쉴 곳을 찾죠. 그 방향으로 가면 걷는 도로가 흙길에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바뀌고 난... [이스트 베일에 어서 오세요], 라고 적힌 핏자국이 말라 붙어잇는 간판이 새벽 어스름 너머로 보입니다. 한때 주민들이 살았을 마을의 거리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있습니다. 이젠 사람이 살지 않을 빈 주택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고,
거리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형체를 알수 없는 시체덩어리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습니다.
두 사람은 이따금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거리들을 걷다, 주변에 좀비들이 없는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저 집이라면 좀비들과 싸우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바에:마을을 발견해서 다행이에요.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조심 이동해선) ...아, 이쪽에 쉴 만한 집이 있는 것 같아요. 나기:적어도 주변엔 없네요. 안에도 없다면 좋겠는데~... (알려준 집의 문을 소리없이 열어본다.) 평범한 단독주택의 가정집 안은 이미 생존자들이 여럿 다녀갔는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집안을 둘러보니 거실이었을 공간에 널부러진 [도끼]와 세개의 방, 그리고 [주방]이 보입니다. 아바에:적어도 머무르는 동안은... 그러길 바라야죠. (뒤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선다. 주방 먼저...) 당신은 뒤따라 안으로 들어서서 주방을 먼저 살핍니다. 냉장고는 텅 비어있고, 검게 변한 핏자국으로 더러워진 식탁과 조리대 위에는 식칼과 쇠톱이 놓여 있습니다.
쇠톱의 날 사이사이에는 정체를 알수 없는 살점들이 굳은 피와 엉겨 붙어있습니다.
주방 구석에 놓인 큼직한 검은 쓰레기통에선 악취가 풍겨오네요.
아바에:큰 기대는 안 했지만... (텅 빈 냉장고를 탁 닫았다. 그 외엔 확인하고 싶지 않아 얼른 주방을 빠져나온다.) 나기:뭐 없어요? 식량이 더 필요하긴 한데. (같이 기웃대려는데, 얼른 닫고 빠져나오는 널 바라본다.) 아바에:...앗.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줄 알았는데, 놀란 듯 멈칫하고는) 딱히... 먹을 만한 건 보이지 않네요. 전부... 쓰레기뿐이라서. 나기:쓰레기뿐인가... 하긴 누가 이미 다녀간 것 같으니까요. (괜히 더 부엌에서 뒤적거리다 그만둔다.) 아바에:그렇겠죠, 역시... (거실로 나와 그곳에 놓인 도끼를 바라본다.) ... 꽤나 큼직한 손도끼 입니다.
평소라면 나무를 다듬는데나 쓰였겠지만 세상이 망해버린 지금은 그 쓰임새가 좀 달랐겠지요.
도끼날과 손잡이엔 핏자국이 검붉게 말라붙어 있습니다.
아바에:(양손으로 도끼를 들어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나기 쪽으로 시선이 향한다.) ...혹시, 필요하면... 나기:아- 그거 쓸만해요? (도끼를 손에 들고 대충 휘둘러본다.) ...좀 무거운데. 그냥 이걸 쓰는게 낫겠어요. (자신의 가방에 비쭉 튀어나와 있는 쇠파이프를 가리키며 으쓱했다.)
아바에:무겁긴 한 것 같네요. 그럼... (무기에 대해선 잘 모르니까... 알았다는 듯 도끼를 내려놓는다.) (그 다음으론... 첫 번째 방에 들어가본다.)
당신은 그걸 내려놓고, 첫번째 방으로 들어갑니다. 한쪽 벽면을 [책장]이 차지하고 있고, 그 반대편인 [책상]이 놓여있는 아담한 구조입니다. 아바에:(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죽 훑어본다. 읽어볼 만한 게 있으려나...) 책을 보고 도로 꽂아놓지 않아 드문드문 책장이 비어있습니다.
책들은 주로 생물학에 관한 책인걸 보아 집에 살던 사람의 전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읽을만한 걸 찾아 책꽃이를 돌아보면 당신은 그중 반쯤 덜 꽃힌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염에 관하여’ , ‘정신이상 행동론’ 등...이런 책은 왜 읽은 걸까요?
아바에: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사람일까요... (가볍게 읽어보다 금방 덮고는 책상을 살피기로 한다.) 한쪽 벽에 딸려있는 작은 책상 위에는 작은 보라색 향초와 [메모패드], [액자]가 놓여 있습니다.
메모패드는 작성된지 꽤 오래 되었는지 먼지가 쌓여 있네요.
아바에:(향초에 눈길이 가다가도 메모패드를 집어든다. 뭐라고 써 두었을까요?) 낡은 메모패드에는 구겨진 종이뭉치들이 껴 있습니다. 전에 이 집에 살던 사람이 작성하였던 것 같네요.
종이뭉치 곳곳에는 피로 보이는 얼룩이 묻어 있습니다.
여기 뭐라고 써 두었을지... 자료조사 or 관찰 판정! 아바에: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건, 이 집에 살던 생존자의 마지막 기록인 것 같습니다. 곳곳에 묻은 얼룩으로 읽기 힘들지만 드문드문 멀쩡한 페이지들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 (첫째장) 우리 가족이 향하려던 안전지대가 좀비들에게 함락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집에서 새로운 안전지대에 관한 소식이 들릴때까지 버티는 수 밖에 없다.
(다음장) 20XX년 X월XX일. 제시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남편과 나는 차마 우리 아들을 내 손으로 죽일 수 없었기에 우리는 그 아이를 격리하고 간호하기로 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인간이 좀비에 감염되어가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었다.
[-] : (다음장) 1단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전신 근육통과 발열 증상을 보인다. 이때 해열제나 진통제가 증상을 완화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순 없었다. 2단계. 바이러스에 감염된지 대략 12시간이 지나자 굉장히 불안해하며 온 몸을 떨었다. 다른 사람을 공격하려고 하는 폭력성도 보였다. 내가 아는, 발작 증상과 비슷하다.
3단계. 좀비로 변하기 대략 두어시간 전엔 코와 입, 귀에서 피를 토한다. (그 밑에) ...벨은 한시간 전에 같은 증상을 보였다. 개인차가 있는 것 같다.
[-] : (다음장) 제시를 방에 격리했지만 벨이 우리 몰래 제시를 보러 갔다, 제시에게 물리고 말았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얼룩으로 읽을 수 없다.)
[-] : 제시와 벨을 관찰한 바 좀비는 감염자를 건드리지 않는다. 유용한 정보이지만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다음장) ….배고파하는 아이들을 위해 남편이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했다. 신이시여, 그 영혼을 구원하소서.
(다음장) 내가 먹을 식량이 떨어졌다. 내 가족들에게 줄 ‘식량
’을 구하는 일도, 점점 어려워진다. 끝없이 절망하게된다.
[-] : (마지막장) 더이상 버틸 수 없다. 이 기록을 마지막으로 나는 내 가족들에게 돌아가기로 했다. 누군가 나의 기록을 본다면 우리의 이름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제시, 벨, 쟝, 카샤 리센.
아바에:...... (페이지를 넘길 수록 어두운 낯이 된다. 제시, 벨, 쟝, 카샤 리센. 그 이름들을 머릿속에 되뇌이며 짧은 애도를 하고는 메모패드를 내려놓았다.) (옆에 액자는... 가족 사진일까? 가까이 들여다본다.)
당신은 액자를 들어 사진을 보았습니다. 이 집에 살았을 가족들의 사진입니다.
사진 속에는 젊은 부부와 두 아이가 행복하게 웃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지금...
아바에:(작게 한숨을 내쉬며 액자에서 눈을 뗀다. 이런 식으로 한 가족의 비극을 알고 싶었던 건 아닌데...) 나기:(책상 서랍을 뒤적이며 펜이나 쓰지 않은 노트같은 것을 챙겼다.) ...뭐, 바이러스 연구하던 사람이에요? 아바에:...네, 자신의 가족이 감염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기록해둔 것 같아요. 바이러스의 증상 같은 것들. 정보를 얻게 된 건 좋지만요...... (고개를 내저었다. 네 사람 모두 편한 곳으로 떠났길...) 나기:증상이라... (그말에 흥미가 생겼는지 기록을 읽어본다.) 확실히, 유용한 정보네요. 전부 물린 후의 이야기지만. 아바에:네에...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고요. (방안을 서성이다 마음이 불편한 듯 자리를 뜬다.) 저, 옆방도 한번 살펴볼게요. (두 번째 방으로 총총...)
나기:아. (다른 기록들도 마저 살펴보던 걸 덮고 따라간다.) 같이 가요~ 아벨. 총총... 두번째 방은 문이 뻑뻑하게 닫힌게 잘 열리지 않습니다. ….방안의 좀비
들이 일제히, 당신을 쳐다봅니다. 아바에:......? (순간, 그리 낯설지 않은 얼굴의 좀비에 걸음을 멈춘다.) 민첩기준치: | 60/30/12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좀비들이 당신을 덮치기 전, 걸음을 멈추고 황급히 문을 닫았습니다. 아바에:(온몸이 굳어 하마터면 그대로 좀비와 맞닥뜨릴 뻔했다. 문고리를 잡은 손이 덜덜 떨려온다.) ...... 나기:...가두죠, 확실히. (어느새 도끼를 들고 있다가 문이 잠긴 것을 확인하고 내려놓는다.) 그러더니 그는 무거운 식탁이나 의자 같은 것을 가져와 문앞을 단단히 막아둡니다. 여전히 안에서 좀비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일단 안심이겠죠. 아바에:...아, 그... 그 사람들이에요. 아직 이 집에... 남아있을 줄은...... (말끝을 흐리며 그가 문을 막고 있는 동안 멍하니 문만 바라보았다. 본래 인간이었을, 화목한 가정이었을 사람들이 저렇게...) 나기:그 사람들이요? (멀뚱히 바라보다 뒤늦게 이해한듯) 아~ 아까 액자의... ...많이 놀랐어요? (네 표정을 살피고 잠깐 시선을 굴리다 슬그머니 포옹해본다.) 갑자기 좀비들이 달려들어서.
아바에:...괜찮아요. 그냥, 갑작스러워서... (안색이 파래져선 품 안을 파고들듯 어깨를 웅크렸다. 놀란 가슴이 겨우 진정시키고 숨을 고르게 내쉰다.) 제법 안전한 곳을 찾은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았네요.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은 감각을 애써 무시한 채 그의 팔을 붙잡고 섰다. 임시방편으로 그들을 가둬두긴 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
나기:여기 정말 안전한 곳이 어딨겠어요, 다 상대적일 뿐이지. (숨기려는 듯 아예 품안에 쏙 넣어버린다.) 걱정마요. 그래도 확실히 막아뒀으니 쉽게 나오지 못할 거예요. 하루 정도야 거뜬하죠~ (토다닥...)
아바에:역시 그렇겠죠... 안전지대가 아닌 이상은. (쏙 넣어진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길 바라야겠어요. (끄덕끄덕하곤 조금 밝아진 표정) 남은 방도... 마저 볼까요?
나기:음 그러게요. 남은 방은 좀 멀쩡해야 할 텐데~... (말하며 세번째 방의 문을 슬쩍 열어본다.) 다른 방보다 비교적 깔끔한 이 방은 침실입니다. 옷가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옷장과, 킹사이즈의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아바에:아, 잠은 이쪽 방에서 자면 되겠네요. 나기:오... (매트리스 꾹꾹) 좋은데요? 푹신하고. 그렇게 잘곳을 정한 두 사람은 방의 문을 단단하게 잠그고 간단하게 짐을 푼 후... 아바에:(따라 꾹꾹 눌러보고선) 그러게요. 딱딱한 바닥이 아닌 건 오랜만이죠. ...... (얼떨결에 누움)
......이네요. (옆으로 몸을 돌려서 아바에 봄)
아바에:(똑바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가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린다.) ...... (눈 깜빡)
나기:모처럼인데... 아벨. (괜히 손을 뻗어 네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주지만 얼마 안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먼저 자요, 오늘은 내가 경계를 설테니까.
아바에:그, 그래도... (저도 따라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오늘은 괜찮지 않을까요? 문은 다 잠궈두었고, 둘 다 눈을 붙여도...... 나기:혹시 모르잖아요~? 일단 확인해보고, 안심이 되면 나도 그럴게요. (벌떡 일어난 아바에를 그대로 얌전히 눕힌다.) 아바에:그... 그럼 제가 먼저......! (말을 다 잇기도 전에 다시 눕혀져, 할 말은 많지만 입을 다문 채 쳐다보았다. 이러다간 끝이 없을 것 같으니...) ...알겠어요. 혹시 보초를 오래 서야 할 것 같으면... 낡이 완전히 밝기 전에 깨워주세요.
나기:알고 있어요~ (어딘가 할 말이 많은 표정을 보고 조금 웃었다.) 교대하게 되면 깨울게요. 걱정 말고... (이불 위로 느리게 토닥인다.)
그렇게 말하는 나기의 표정은 문득 지치고, 또 슬퍼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그에게 무언가를 더 말하려 했지만… 힘들기도 했고, 오랜만에 눕는 푹신한 침대에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당신은 창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눈을 떴습니다.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서 그런지 더할나위없이 개운한 기분입니다. HP+1 멍하니 창밖을 보니 노을지는 하늘이 붉습니다. 분명 눈을 감을땐 동이 터오던 시간이었는데. …...그렇다는건, 해가 떠있을 내내 나기는 당신을 깨우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는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아바에:...... (몇 시지? 퍼뜩 눈을 뜨곤 황급히 주변을 둘러본다.) 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기는 당신이 일어난 것도 모른 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대며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내려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들은 그는 작성하던 노트를 자연스레 덮습니다. 나기:지금...? (그말에 시계를 보고) 저녁 6시요. 딱 일어나야 할 시간이네요. 정말 세상 모르게 자던데. 아바에:...! (창백) 그, 왜... 왜 깨우지 않았어요? 나기도 쉬어야 하는데... 나기:(침대에 걸터 앉고, 웃는 얼굴로) 뭐.. 아까 나도 좀 잤어요. 모처럼 아벨이 이렇게 푹 자는데 깨우기도 미안해서요~ 아바에:(면목이 없는 듯 이불에 얼굴을 파묻었다.) ...이러면 제가 미안해지잖아요. 나기 말대로 모처럼 푹 잘 수 있었을 텐데. (웅얼거리다가 떼내고는) 그런데... 방금 뭐하고 있던 거예요?
나기:난 아직 멀쩡하니까, 푹 자는 건 안전지대에 도착하고 난 뒤로 할게요. (와중에도 벌써 짐을 싸는지 노트를 가방에 집어넣으며 대꾸했다.) 음... 기록이요? 나도 그런 걸 써볼까 해서. 아바에:저도 멀쩡한걸요. (곧바로 대꾸하며 옷가지와 짐을 챙긴다.) ...어떤 기록이요? 일기 같은 거려나... 나기:아하하 뭐, 비슷할까요? 언젠가 마음의 준비가 되면 보여줄게요. 지금은 영... (적당히 얼버무리고 마저 짐을 다 챙겨 일어선다.) 아바에:그렇게 말하니 더 궁금해지지만... 참아볼게요. (작게 웃으며 가방까지 둘러매고 문을 열었다.) 그를 쉬게 해주고 싶어도... 여기 더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당신과 나기는 길을 떠납니다. 길을 걷는 블럭들마다 집들 사이로, 좀비들이 느릿하고 목적없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좀비들을 피해 조심조심 걸으며 마을을 거의 다 빠져나오자, 마을 외곽 즈음에 위치한 꽤나 큼직한 [마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바에:나기, 저기 마트가 있어요. (톡톡 치고는 손가락으로 가리킴) 나기:음... (손가락 방향대로 시선이 움직인다.) 저기 식량이 있을까요? 슬슬 떨어져 가는데. 아바에:꽤 큰 마트 같은데... 한번 가 볼까요? 혹시 모르니까. 나기:...혹시 모르니까. (뒷말을 다시 재생하고 한번 끄덕였다.)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 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이곳도 이미 많은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빼곡히 늘어진 진열대가 휑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물건들이 올려진 [선반1] [선반2], 그리고 한쪽 벽엔 [창고]라 써진 팻말이 보입니다. 아바에:남은 게 별로 없어 보이긴 하네요...~ (선반1부터 살펴본다.) 장난감 코너 입니다. 곰인형, 유니콘 인형, 비비탄 총….
당신은 인형들을 둘러보다 [노래하는 곰돌이]라는 태그가 붙은 인형을 발견합니다.
아바에:장난감은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지만... (곰돌이 인형을 요리조리 자세히 본다. 귀엽다.) 요리조리 곰돌이 인형을 보다 아차, 실수로...! 인형의 등 뒤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어둡고 고요한 매장 안에 동요가 울려퍼집니다. 반짝 반짝 작은별,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하늘에서도, 서쪽하늘에서도……… (꺼... 꺼야 하는데, 멈추는 버튼이 있나?)
당신은 황급히 인형의 멈추는 버튼을 찾아 노래를 껐습니다. 아바에:...... 휴... (좀비가 있었다면 큰일날 뻔했어요. 곰인형을 조심스럽게 원상복귀... 하려다가 고민 끝에 가방 안쪽 구석에 넣어둔다.) (두 번째 선반도 살펴봅니다.)
고민 끝에 당신은 가방 안쪽, 구석에 곰돌이 인형을 넣어둡니다. 나기:...그건 왜요. 마음에 들었어요? (힐끔) 아바에:...... 그게. (보고 있었어요? 하는 눈빛...) 그냥... 귀여워서요.
나기:(인형을 귀여워하는 아바에가 더 귀엽다는 눈빛...) 하긴 귀엽죠~ 아바에:oO(무슨 눈빛이죠?) (끄덕끄덕) 네, 이런 곳에 버려져 있는 게 아쉽기도 해서... 나기:oO(세상 무해한 눈빛이요.) 응. 대신 노래 기능이 있으니까요~? 그것만 조심해요. 이제 정말로 아바에는 두 번째 선반을 봅니다. 생존에 필수적인 식료품들이 있던 선반입니다.
생존자들이 다녀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빼곡했을 선반이 휑합니다. 드문드문 있는 것들도 쓰레기들이에요.
행운기준치: | 60/30/12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이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정말 운좋게도 사과잼이 들어간 빵
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상태도 멀쩡해요, 봉투에 잘 밀봉되어 있으니까 말이죠. 아바에:앗...! (저도 모르게 빵을 발견하곤 목소리를 내었다. 쓰레기더미에서 찾은 게 조금 그렇지만... 잘 밀봉되어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 (빵도 가방 속에 잘 챙겨둡니다. 그리고 창고로...)
팻말이 써 있는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잠겨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당신은 지난번 집에서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야 할까요?
듣기기준치: | 65/32/13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돌연 불쾌하고 익숙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 이 소리는 좀비가 내는 소리 입니다. 소리는 마트 안 창고에서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나기:... 좀비가 있나 보네요. 그래도 안에 물건이 있는지는 확인해보고 싶은데. 아바에:(소리를 듣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괜찮을까요? 이 안에 많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나기:(다시 주의깊게 창고 소리를 듣더니) 응, 한 마리 뿐인 것 같아요. 내가 처리할게요. 아바에:...! 아니에요, 저도 도울게요. 나기는 오늘 잠도 못 잤잖아요. (문고리를 턱 잡는다.) 나기:...... (어느새 손에 쇠파이프가 단단히 들려있다. 네 제안에 꽤 오래 고민하더니 어쩔 수 없는 투로) 둘이 더 수월하긴 하겠죠. 무리하진 말고요. 당신과 나기는 서로 힘을 합쳐 창고의 좀비를 처리하기로 합니다. 짧은 눈빛교환을 주고받은 후 당신은 끼익, 하고 창고 문을 열었습니다.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고 문의 입구를 향합니다. 이윽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옵니다!! 나기:(달려드는 좀비에게 쇠파이프를 내리꽂는다.) 쇠파이프기준치: | 65/32/13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 ... .
아바에:...무리하지 말아야 하는 건 나기라구요. 정말 무리였던 걸까요... 다음은 아바에 턴. 아바에:(예상한 상황에도 떨리는 건 여전하다. 어설프게 배트를 쥐고 좀비를 향해 크게 한 번 휘두른다.)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4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나기:아벨, 당신도요... (괜히 창고를 연걸까 조금 후회한다.) 그어그어기준치: | 30/15/6 |
굴림: | 44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나기:(후...... 다시 쇠파이프를 고쳐잡는다.) 쇠파이프기준치: | 65/32/13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2 |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좀비의 팔 하나가 떨어져 나갑니다. 아바에:(긴장한 탓인지 손바닥에 땀이 맺힌다. 이번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꽉 잡아서...)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2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 |
나이스샷~! 아바에의 배트는 좀비의 몸통을 강타합니다! 그어그어기준치: | 30/15/6 |
굴림: | 2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 |
나기:(망설임 없이 쇠파이프로 좀비의 머리를 겨냥한다.) 쇠파이프기준치: | 65/32/13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3 |
좀비는 되려 머리를 맞고 나자빠집니다. HP-3 나기:쇠파이프기준치: | 65/32/13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 (더 움직일 틈도 주지않고 바로 머리를 완전히 박살냈다.) ...이걸로 마지막.
두 사람은 좀비가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썩은 살점과 피가 사방에 튀어 흘러내립니다. SAN 0/1. 아바에:...... (살점과 피가 제게 튀자 눈살이 찌푸려진다.) SAN Roll기준치: | 64/32/12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렇게 처참히 짓뭉개진 좀비의 시체를 뒤로 하고 당신은 창고 안을 돌아봅니다. 널찍한 창고에서 그나마 멀쩡한 [상자A] [상자B] [상자C]를 발견합니다. 아바에:나기... 아까 다친 곳은 괜찮아요? 깊은 상처는... 아니죠? 나기:다친 곳이요? (갸웃...) 딱히 없는데요. 그래도... 컨디션이 안 좋았을 텐데, 괜찮은 거 맞죠? (걱정...)
나기:다치길 기대한 건 아니죠? (이걸 농담이라고 한다.) (왜 그런 말을 해요? 하는 표정)
나기:...내가 괜찮지 않았으면 좀비에게 벌써 당했겠죠. 괜한 걱정이에요~ (죽은 좀비의 몸을 뒤지고 있다.) ......
...
왜 그런 표정이에요? (뒤늦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치지 않았고, 괜찮다면 다행이네요. (좀비는 별로 보고 싶지 않아... 창고를 살피기로 한다.)
(상자A부터 뒤적뒤적...)
유행이 지난 옷들을 무더기로 세일할때 쓰였던 상자인가 봅니다.
상의, 겉옷, 바지, 속옷, 양말 등… 개중엔 당신과 나기의 몸에 맞는 옷들도 있었습니다.
몇달 째 입고다니던 누더기 같은 옷을 원한다면 언제든 갈아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SAN +1
아바에:아, 옷이네... (자신과 나기의 몸에 맞을 법한 옷을 찾아 꺼내놓는다. 뭐든 지금 입고 있는 옷보다는 나을 것 같으니.) 마침 새 옷이 절실하던 때입니다. 당신은 나기와 자신의 몸에 맞는 옷들을 꺼내둡니다. 아바에:(괜찮아 보이는 옷들을 옆에 정리해두고는 상자B를 열어본다.) 상자 안을 열어보자 단백질 바 한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거면 족히 몇 주를 먹을 수 있을거예요. 창고를 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바에:...! 생각보다 많이 들어있어요. (단백질바를 될 수 있는 한 많이 챙겨둔다. 위험을 감수한 보람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상자C도.)
누군가에겐 정말 절실할… 술병들이 들어있습니다. 와인이에요.
비록 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와인이긴 하지만 이 망해버린 세상에선 그것도 감지덕지일겁니다.
아바에:음...... (마실 것이 다 떨어졌을 때는 필요할지도 모르겠고... 무게가 있으니 한 병 정도만 챙깁니다.) 마지막으로 술병도 하나 챙기고, 당신은 창고 안 상자들을 전부 확인합니다. 마침 나기도 죽은 시체의 뒷주머니에서 총을 발견한 모양이에요. 아마도 이 좀비는 생전 마트의 보안 요원이었나 봅니다. 아바에:...아, 그러네요. (그의 손에 들린 총을 내려다보고는) 자주 쓰이진 않겠지만... 챙겨둬서 나쁠 건 없겠죠. 나기는 꺼내든 총을 살펴보곤, 자신의 겉옷 안쪽에 집어넣습니다. 나기:응. 뭐~... 소리 때문에 쓰긴 쉽지 않겠죠. 그래도 앞으로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까. 아바에:그리고... (가방을 뒤적여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을 꺼내보인다.) 창고 안에 쓸 만한 게 꽤 많았어요. 갈아입을 옷이랑 단백질바랑, 또...... 나기:아. 상자에 뭐가 많았어요? (뒤늦게 같이 보다가, 나눠들기 위해 제 가방에도 챙긴다.) 아바에:네...! 창고를 열어보길 잘한 것 같고... (나기의 가방에 단백질바 몇 개를 든든히 넣어둔다. 따로 챙겨두었던 옷도 내밀면서) 이것도, 나기에게 맞을 것 같아서... 지금 옷은 입은 지 오래 되었으니까요. 나기:...그렇네요, 확실히. (자기 옷 봄..) 지금 갈아입을까요? 아바에:음... (고민하는 듯하다가 끄덕인다.) 여기서 갈아입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가도 마땅한 곳이 있을지 모르겠고... 나기:하긴 다른 마땅한 곳도 없고... 그럼. (말하며 자연스럽게 갈아입는다.) ~..아벨은 안 입어요? 아바에:...... (그대로 멀뚱멀뚱 서 있다가 아차, 하곤 급하게 등을 돌리고 서 있는다. 나기가 다 갈아입을 때까지 기다림) 입... 어야죠. (옷을 든 채로 가만... 쳐다보고 있는다.)
나기:......계속 보고 있을 거예요? (오늘따라 쳐다보고 있길래 그 말을 툭 던졌더니, 바로 돌아서는 널 보고 몰래 웃는다. 뻔뻔한 태도로 마저 남은 옷을 갈아입었다.) 응. 뭐, 갈아입는 쪽이 짐도 줄고요~ (자긴 다 입고 아바에를 바라본다...)
아바에:그렇죠. 지저분하기도 하고요. ...... (결국 지켜보는 시선이 민망해 다시 쭈뼛쭈뼛... 뒤돌아 입고 있던 니트를 벗어내고 새 것으로 갈아입었다. 어색하게 옷매무새를 정리한 후 그를 마주보며...) ...이, 이상하진 않나요?
나기:이상하긴요? (눈 깜빡) 아벨은 무슨 옷이든 잘 어울리는데. (빈말같지만 진심 2000%이다.) (웃는 낯으로 짐을 들고 일어서) ...이제 슬슬 출발할까요~ 새 옷으로 기분전환도 했고.
좀비와 싸우고 또 이것저것 하느라 시간을 꽤 지체한 모양이에요. 이러면 밤이 될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나기가 말을 꺼냅니다. 나기:아벨, 조금 힘들겠지만 이젠 낮에도 이동하는 게 좋겠어요. 그래도... 저 뒤로는 아마 도로뿐이라 좀비가 많이 없을거예요. 있더라도 조심하면 되고.
…..역시, 하루라도 빨리 안전지대로 가야하니까.
아바에:낮에도요? ...... (그래도 괜찮을까, 역시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나기도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겠거니 싶으면서도.) 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면... 좋겠죠. 그럼 더 조심해야겠네요.
그 자신도 걱정스러운 건지 나기의 표정은 어딘가 불안한 듯 초조하고… 조급하게도 보입니다. 두 사람은 더욱 조심하기로 하고, 동이 터오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숨을 죽여 이동하면, 드디어... 해가 이렇게 떠있을 때 이동한건 정말로 오랜만이에요. 머리위로 작열하는 태양이 뜨겁습니다.
아바에:이렇게 해가 떠 있을 때 돌아다니는 것도... 오랜만이죠. (뜨거운 햇볕에 눈이 부셔 손차양을 하며 걸었다.) 나기:... .... ... (한참 후에야 뒤늦게 답했다.) 미안, 방금 뭐라고 했어요? 아바에:...... 응? (의아한 듯 고개를 기울였다가) 별말 아니에요. 햇볕 아래서 걷는 것도 오랜만이라구요. 나기:응......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지, 평소보다 대화가 짧게 이어진다.) ...어쩐지 무슨 말을 꺼내도 오래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당신은 지금 나기가 마치... 자기만의 생각에 푹 빠져있다고 느낍니다. 결국 두 사람 사이엔 어색한 침묵만이 맴돌았습니다. 정오가 가까워지는 듯 길게 늘어졌던 그림자가 점점 짧아집니다. 얼마나 길을 걸었을까요, 비로소 그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그 손가락을 따라가면, 저 멀리 도로 위에 [주유소]가 보입니다.
아바에:(딱히 침묵이 불편하진 않았으나, 무슨 생각에 그리 빠져있는지... 조금 신경쓰여 종종 곁눈질하며 걸었다.) ...그럴까요? 나기도 힘들 테니까... 나기:주유소긴 하지만... 그늘 정도는 있을테니까. (끄덕이곤 함께 주유소로 향했다.) 이곳은 관리인 한 두명을 둔 작은 무인주유소였나 봅니다. 근근히 널부러진 시체들은 보이지만 좀비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무인으로 사용할수 있는 [주유기] 몇대, 그 옆에는 [자판기]와 주유소에 딸린 작은 [사무실]이 보입니다. 아바에:여긴 아무도 없으려나... (주유소를 크게 둘러보고는 자판기로 향한다.) 마실 게 남아있으면 좋을 텐데. 이미 생존자들이 자판기를 뜯어서 내용물을 다 가져갔는지, 깨지고 망가진 자판기는 텅 비어있습니다.
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은 자판기의 부품들과 쓰레기들 더미에서 생수 한 병을 발견합니다.
아바에:...! 한 병이라도 남아있어서 다행이에요. (쓰레기를 치워내고 생수를 꺼내든다. 잘 챙겨들고 사무실 쪽으로...) 아바에는 생수를 획득하고, 사무실 쪽으로 향합니다. 사무실의 문을 돌려 보았지만 굳게 잠겨 있고 하나뿐인 창문엔 블라인드가 쳐있어 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열쇠를 찾아봐야 할까요?
아바에:음...... (손잡이를 잡고 몇 번 덜컹거리다, 문에 귀를 갖다 대본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릴까...?) 아바에:듣기기준치: | 65/32/13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안에 인기척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 탓인지 아닌지 애매하네요. 아바에:...... (긴가민가, 미심쩍은 표정을 하고는 일단 사무실 근처를 벗어난다. 다른 곳에 열쇠가 있으려나...) (주유기 쪽으로 갑니다.)
평범한 주유기 입니다. 당신이 기름도 챙겨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하고 피투성이인 손 하나가 당신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당신이 시체인줄만 알았던 그는, 이미 감염된지 몇시간이 지난 듯, 코와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하반신이 뜯어먹혀 두 다리가 보이지 않고, 찢어진 배 아래로 근육과 장기가 드러나 보입니다. 처참한 몰골의 그 생존자, 아니... 감염자일까요. 당신의 발목을 붙잡는 손가락들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한쪽 눈은 파먹혔는지 보이지 않고, 간신히 뜬 나머지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애원합니다. “목이 너무 말라요, 물, 물 한모금만, 제발….” 그가 당신의 다리를 향해 나머지 한쪽 손도 뻗으려던 찰나, 하고… 나기의 신발굽이 당신에게 뻗어진 손을 무참히 짓밟습니다. 이어 당신이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그를 향해, 쇠파이프를 내리칩니다. 나기의 중얼거림과 고깃덩이나 다름없는 시체를 내리치는 둔탁한 소리만이 주변을 메웁니다. 쇠파이프를 내리치는 나기의 눈은 섬뜩하게 핏발이 서있습니다. 이젠 사람의 형체를 분간할수 없게 뭉개진 육신에서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튑니다. 이미 죽었을게 분명하건만 몇번이고 쇠파이프를 내리치는것을 반복하던 나기는, 당신을 바라보는 그 표정은 살기를 띄었던 아까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두 눈만은 붉게 충혈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당신이 아는 나기의 모습과는 어딘가 섬뜩하고 이질적입니다. SAN 0/1. 아바에:...... (감염자를 무참히 짓뭉개는 그 모습에 아무런 말도, 행동도 나오지 않고 할 수 없었다. 물론 가만 놔둘 순 없었겠지만, 그가 이렇게까지 살기 어린 표정을 지었던 적이 있던가...) ...네, 괜찮... 아요. SAN Roll기준치: | 64/32/12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리고 무어라 더 말을 꺼내려는 찰나에 끼익, 하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사람의 말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반쯤 열린 사무실의 안쪽에서 한 30대 남성이 서 있습니다. ??:저기, 우선 들어와서 이야기하는 게 어떻습니까? 밖은 또 언제 좀비들이 올지 모르니까요. 아바에:......? (갑작스러운 낯선 목소리에 그쪽으로 시선이 향한다.) 당신은... (나기와 남성을 번갈아보다 조심스레... 사무실에 들어가보기로.)
나기:...... (무표정으로 그 남성을 쳐다보다가, 아바에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간다.) 두 사람은 남자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작은 사무실이라 세 사람이 들어가니 방이 꽉 찹니다. 당신과 나기가 짐을 놓고 자리에 앉자, 남자는 자신을 소개합니다. 쥬드:...이게 얼마만에 만나는 생존자인지 모르겠네. 전 쥬드라고 합니다. 아바에:아... (이 안에 계셨었구나. 방금 전 좀비인 줄 알고 의심했던 자신이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아바에... 라고 불러주세요. 이쪽은...... (나기 힐끔) 나기:나기입니다. (짧게 답하고 눈앞의 생존자를 탐색하듯 훑어본다.) 당신은... 이곳에 계속 있던 건가요. 쥬드:안녕하세요 아바에 씨, 나기 씨. (반갑게 인사하고) ...그럴리가요. 두분도 안전지대로 향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아바에:맞아요. 원래는 해가 졌을 때만 이동했는데... 좀 더 서두르려다 보니. (끄덕이고는) 쥬드 씨도... 그러시겠죠? 쥬드:물론입니다. 저도 안전지대로 향하던 참입니다. 원랜 같이가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말꼬리를 흐리더니 어색하게 덧붙인다.) ......이젠 저 혼자 남았습니다.
아바에:아...... (입을 다물고 잠시 말이 없다. 어제 그 가족도 그렇고, 가까운 사람이 감염된다는 건 힘든 상황이겠지.) 안타깝네요. 쥬드:...뭐 이런 세상입니다.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아무렇지 않으려는듯 어깨를 으쓱하고) 그래서 생존자를 만나는건 꼬박 삼개월 만입니다. 여길 발견하고 마침 쉬어가던 참이었는데... 운이 좋았네요.
저기, 괜찮다면 같이 동행해도 되겠습니까?
아바에:...그건 그렇네요.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가) 저도... 다른 생존자를 만나는 건 무척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그동안은 둘이서만 지내왔고... (나기 외 타인과 이야기하는 게 얼마만이더라, 환기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쥬드 씨도, 같이...... (혼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닌 듯해 나기를 바라본다.)
나기:...... (시선을 깨닫고 마주 바라본다. 잠시 갈등하는 듯 싶더니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확실히 혼자보다 여럿이 낫겠죠. 동행합시다, 쥬드.
쥬드:오! (짝짝 짝 박수를 친다.) 좋은 결정입니다. 아, 그래도 해가 떴을 때 움직이는 건~... 나기를 제외하면, 타인과 대화를 하는것이 얼마나 오랜만인지요. 이후 즐겁게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말을 많이 해서인지 배가 고파옵니다. 밤을 지나 낮시간에도 걸었으니 여기서 식사를 한 후 쉬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칼로리바와 사과잼 빵, 쥬드가 꺼낸 무화과 등... 오랜만에 꽤 풍성한 식사를 한다는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챙겨온 와인을 지금 마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생각에 당신이 가방에서 와인을 꺼내자 쥬드가 눈을 빛냅니다. 쥬드:그거 와인입니까? 오, 세상에. 얼마만의 술인지. 아바에:아... (그가 눈을 빛내자 살짝 웃었다.) 오는 길에 마트를 들렀어요. 창고에 남아 있는 걸 챙겨왔죠. 여기 단백질바하고요. (이것저것 늘어트려 놓는다.) 무화과도... 맛이 좋아 보이는걸요.
쥬드:물론이죠. 아주 싱싱한 놈들만 가져왔는걸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빈 봉지 위에 놓아둔다.) 좋아~ 마침 이 안에 종이컵도 있습니다. (당장에 술이 마시고 싶은지 사무실을 뒤져 찾아왔다.)
세 사람은 종이컵에 와인을 따라, 가볍게 잔을 부딪히며 건배합니다. 아바에:음...~ (우연히 가져온 와인으로 이렇게 분위기를 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어색하게 종이컵을 들어올렸다.) 건... 건배- 나기:...건배. (한 손으론 턱을 괸 채, 종이컵을 맞부딪혔다.) 그렇게 음식과 와인을 나눠마시며 두런두런 대화를 이어갑니다. 오랜만에 마시는 술에, 금세 술기운이 오릅니다. 아바에:(한동안 여유가 없었으니까, 이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문득 나기 쪽을 보고는) ...오늘따라 힘이 없어 보여요, 나기. 역시 잠이 부족해서 그런가... (먹기 좋게 자른 무화과를 네 입가에 가져다 댄다. 입을 벌리라는 듯이.)
나기:...? (조용히 술이나 계속 마시다, 문득 제 입가에 대어진 무화과에 무심코 벌려 삼킨다.) 그...렇게 보여요? 아바에:(쏙 넣어주며 작게 웃어) 그렇잖아요. 걸어올 때부터 계속...~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지쳐 보이기도 하고. 지금만이라도 걱정은 조금 덜어두는 건 어때요? 나기:(꿀꺽, 삼키고 나자 자신도 모르게 미소지어) ......그럴까요, 모처럼이니까. 아벨도... 오랜만이죠?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건. (말하며 자신도 무화과 조각을 쏙 아바에 입에 넣어준다.)
아바에:그렇죠. 그래서 조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세상에 저와 나기 말고도, 어딘가에 저희처럼 살아가는 생존자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돼서. ...그 사람들도 힘들게 안전지대를 향해 가고 있겠죠. (반사적으로 입을 벌려 꼭꼭 씹어 삼킨다. 이 평화가 지속된다면 좋을 텐데. 그의 어깨에 살포시 머리를 기대었다.)
나기:...응. 우리만 생존해 있는 게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적어도 그 라디오의 내용이 거짓이 아니라는 거니까- (마시다가 멈칫. 편하게 기댈 수 있게 네 어깨를 붙잡고 자신 쪽으로 조금 더 끌어당겼다.) 그런 둘을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쥬드가 입을 엽니다. 아바에:...... 네? (손에 컵을 붙든 채로 느릿하게 눈을 깜박였다. 그대로 몸을 일으켜 나기와 시선을 마주쳐) 쥬드:(오히려 그 반응이 의외라 눈썹을 올리며) 왜 그렇게 놀란답니까, 누가봐도 그래보이는걸요. 아니었어요?
나기:(아바에가 몸을 일으키는 바람에 갈곳을 잃은 손을 가만히 주먹쥐고) 뭐............ 아니...지만요. (지금은... 아주 작은 소리로 덧붙였다. 방해말라는 표정으로 쥬드를 쳐다본다.)
아바에:네에... 그, 아니... (괜히 움찔해선 머쓱하게 머리를 매만졌다. 그렇게 보였나... 술기운 탓인지 부끄러운지 얼굴이 붉어진다.) 마, 맞아요, 아니에요. 쥬드:흐으으으으음... (그런 거였군? 하는 표정으로 둘을 번갈아 보더니 활짝 웃는다.) 뭐, 아무렴 어때요! 분위기 좋던데, 이참에 잘 해보세요. (?) 아바에:잘............ (해보라니, 무엇을요...... 혹시 나기가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진 않을지, 묵묵히 와인만 홀짝였다.) 나기:알아서 할테니 신경끄시죠. (마시기나 하라고 괜히 쥬드에게 와인을 가득 따라준다.) 쥬드:아, 잠깐. 넘칩니다! 넘친다고요! (급하게 후루룩 들이켰다.) 그렇게 작은 만찬이 끝난 후, 당신은 적당한 자리를 만들고 누웠습니다.
알코올로 흐릿해진 시야에서, 여전히 등을 돌리고 어제처럼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내려가는 나기가 어렴풋이 보입니다. 당신은 그에게 뭐라고 더 말을 하려 했지만... 술기운에 머리가 무거운 탓에 이내 스르륵 잠에 듭니다. 머리가 아프고 조금은 숙취가 느껴지는게 평소보다 더 오래 잔것 같아요.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건 당신이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앉아있는 나기입니다. 아바에:...... (누워서 눈만 뜨곤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나기, 오늘도 안 잤어요? 나기:......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누워있는 네 손을 잡아준다.) 아. 깼어요? 그냥... 잠이 안 와서요. 아바에:거짓말... (잡힌 손을 약하게 쥐어) 어제도 한숨도 못 잤잖아요. 잠이 오지 않을 리가... ...... 그거, 중요한 거예요? (천천히 반대편 손을 들어 노트를 가리킨다.)
나기:아벨, 난... 괜찮아요. 정말로. (잡은 손에 천천히 힘을 주었다가 놓고, 그것을 두어 번 반복했다. 노트를 덮고 네 얼굴을 바라본다.) 아마, 나에겐 꽤 중요한 일이에요. 그리고 지금은 캘버리로 가야 하니까. 하루라도 빨리... 아바에:나기가 괜찮다고 하면... 제가 할말이 없지만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날이 어두운 것을 보고 밍기적밍기적 몸을 일으켠다.) ...빨리 도착할수록 좋겠죠. 그런데 지금 나기는... 너무 여유가 없어 보여요. 무슨 일 있는 거예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기:내가? 여유가... (멍하니 그말을 되풀이하다 깨달은 듯 주섬 짐을 챙긴다.) 응. 그런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안정된 환경이 필요한 걸지도. 아바에: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 (손을 뻗어 네 머리칼을 정돈해주고는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이내 완전히 일어나 짐을 하나둘 챙겨들어) 두 사람은 하나둘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쥬드:아 잠시만요, 다 됐습니다. 가요! (허겁지겁 몇 안되는 자신의 짐을 챙겨든다.) 그렇게 밤은 찾아오고 당신과 나기, 쥬드는 길을 떠났습니다. 아스팔트 도로에 세 사람의 밤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묵묵히 길을 걷던 당신이 문득 옆의 나기를 돌아보니, 그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어제와 같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그런 나기를 바라보는 당신의 옆으로 어느새 쥬드가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쥬드:저기... 저 친구 좀 정신이 이상해 보이는데요. 아바에:...나기가요? (그의 말에 나기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행여 들을라, 더 목소리를 낮춘 쥬드가 당신에게 속삭이며 말합니다. 쥬드:네, 제가 이래 봬도 다른나라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금씩 배운 말이 많거든요. 그렇데 저 친구 말하는 걸 들어보니 라틴어, 독일어, 스페인어. ….그리고 또 뭐,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들도 잔뜩 있고...
저건 완전히 미쳤거나, 아니면 한 20개 국어정도를 하는 천재이거나, 솔직히 둘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아바에:그럴 리가...... (나기가 조금... 아니, 많이 똑똑하긴 하죠. 그래도 그렇게 많은 언어를 할 줄 안다고는 못 들은 것 같은데. 고개를 살짝 기울이다 곧바로 가로젓는다.) 아니에요. 지금까지 괜찮았는걸요. (저도 나기의 상태가 마냥 좋아 보이진 않았기에 마음이 걸리긴 마찬가지였지만...) ...나기에게 실례되는 말이잖아요.
당신은 아무래도 그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나기라고 해도, 그 많은 언어를 전부 알 리가 없잖아요? 갑자기 기록을 쓰는 것도 그렇고, 어제 주유소에서의 일도 그렇고…. 요 며칠 새 나기는, 마치 당신이 알던 그가 아닌 것 같아요. 어쩌면... 어쩌면 이런 미쳐가는 세상에서 나기마저 같은 모습이 되어가는 걸까요. …..어느새 나기는 당신들보다 몇 발짝 뒤쳐졌습니다. 그런 당신의 표정과 말에, 쥬드는 황급히 변명해옵니다. 쥬드:그렇죠. 실례... 되는 말을 했네요, 제가. (두 손을 내저으며) 지금까지 괜찮았다면 다행입니다. 뭐... 혹시 아니어도 너무 걱정하진 마십시오. 이런 세상에서 제정신인게 더 신기한 거 아닙니까?
나도 당신도 어디 한구석은 미쳐 있을걸요.
가라앉은 분위기를 눈치챈 그는 일부러 밝게 자신이 여행했던 나라들의 이야기, 자신이 지금까지 생존한 이야기 등등…. 한참동안 당신에게 자기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습니다. 쥬드:...이거 뭐, 너무 나만 말한 것 같네. 이젠 당신 이야기를 해보지 그래요? 아바에:...글쎄요, 저는 쥬드 씨처럼 다양한 경험을 해보진 못해서... 재미없을 것 같은걸요. (이야기를 듣는 편이 더 익숙한 터라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쥬드:에이~ 그러지말고! 둘이 언제 만났습니까? 첫 만남은? (흥미과다한 표정)
아바에:네, 네? (그 표정에 당황해선 급하게 손사래를 친다.) 그... 별거 없어요...! 그냥, 우연히... 같은 전공이라서 알게 되었을 뿐이고...... 어쩌다 보니 조금... 가까워져서...... (핑글핑글)
쥬드:(당황하는 반응에 오히려 수다스러워져서) 오, 무슨 전공인데요? ...어쩌다 보니 가까워졌다, 라. 그럼 나기 씨는 어떤 사람입니까? 당신은 그를 어떻게 생각해요?
아바에:그게, 저와 나기는... 둘 다 약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아마 앞으로도... 그쪽을 생각할 것 같고. (곰곰...) 어떤 사람... 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고민하는 듯 말없이 걷기만 하다가) 저는 보다시피... 다른 사람들과 그렇게 잘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나기는 그런 제게 다가와 주었고, 항상 저를 먼저 생각해 주어서... 고맙게 느끼고 있어요. 그만큼 자기 자신도 좀 돌보았으면 좋겠는데......
쥬드:약학... 좋네요, 이런 세상에선 더더욱 쓸모있는 지식이죠. (하나하나 추임새를 붙이듯 대꾸해준다.) 그런가요? 그래도 살가워 보이시던데. (힐끔 아바에를 보다 히죽거려) 그럼 고마운 감정. 그것 뿐입니까? 전 또 둘이 아주~ 진~득한 사이인 줄 알았는데요.
아바에:그럴까요... 어서 안전지대라도 도착해야 할 텐데. (조금 씁쓸한 낯을 한다.) ......! 지, 진득한...... 사이라뇨...!! (걸음을 멈추고 작게 소리쳤다. 얼굴이 빨개져선)
...그, 그 정도는... 아니에요. (다시 진정하고는 아무렇지 않게... 걷는다.)
쥬드:그 정도는? 그럼 어느정도 되는 사입니까? (히죽히죽... 놀리며 걷는다.) 당신과 쥬드가 한창 그렇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뒤를 돌아보면... 나기가 땅에 쓰러져 있어요.
아바에:...? (둔탁한 소리에 우뚝 멈춰 뒤를 돌아보았다. 다급하게 다가가 안색을 살펴) 나, 나기...! 갑자기 왜 그래요? 다급히 다가가 그를 살펴보니 온몸이 불덩이 같이 뜨겁고, 힘겹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요 며칠 그 '기록'을 쓰는데에 집중하더니, 결국 건강을 망치게 된 걸까요.
쥬드:아니 갑자기 쓰러지다니, 무슨 일입니까??
(놀라서 같이 살피다가) ...에고.. 이 친구 어디에라도 좀 눕혀야 할것 같은데요. 근처에 건물을 찾아보는 게 좋겠어요.
아바에:그러게 무리하지 말래도...... (잠들지 않았던 그를 억지로라도 재웠어야 했는데, 후회가 밀려온다. 떨리는 손으로 그의 뺨을 한번 쓸어보고는)
...그러는 게 좋겠어요. ...그..... 제가 얼른 찾아 볼게요. (나기를 부탁한다는 표정)
쥬드:좋습니다. (쓰러진 나기를 부축하고) 시간이 없네요. 최대한 빨리 이동하죠.
쥬드는 기절한 나기를 부축해 걷습니다. 당신도 중간중간 도왔지만요. 마침 동이 트려 할때 쯤 저 멀리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좋든 싫든 저기서 쉬어가야 할것 같죠.
불에 타 거꾸로 뒤집힌 스쿨버스와 낡고 망가진 놀이터를 지나 직사각형 모양의 학교 건물로 가까이 다가가면... 어둑한 교실 안을 느릿하게 배회하는 검은 그림자들이 보입니다. 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이런... 모든 교실에 좀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건물을 찾아봐야 할까요?
쥬드:흠... 잠시만요, 아바에 씨. (나기를 대신 안겨주고 주변을 면밀히 살핀다.) ......아! (얼마 후 입모양으로 탄성을 지르며 어떤 창문을 가리킨다.) 여기 이 교실은 좀비가 없네요, 창문으로 들어가죠.
아바에:...아, 고마워요. (힘겹게 나기를 부축하며 그가 가리킨 창문 쪽으로 향한다.) 당신과 쥬드는 살그머니 창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어서 교실의 책상들을 한데 밀어 공간을 만들고, 겨우 나기를 눕혔습니다. 쥬드:휴... 일단 이렇게 두죠. 해가 뜨니까 우리도 좀 쉬는게 좋겠습니다.
아바에:...... 네. (그제야 한시름 놓으며 책상 옆에 주저 앉았다. 불안한 기색으로 불덩이 같은 이마를 쓸어 넘겨주고는) ...괜찮... 겠죠. (의미없는 물음을 던졌다.)
쥬드:괜찮...아야죠. 상태를 지켜봅시다. (심란함에 괜히 제 머리를 벅벅 긁고) 주무세요, 아바에 씨. 당신마저 쓰러지면 큰일납니다.
아바에:그래야 하는데...... (그렇게 힘 없는 손길로 하염없이 나기를 토닥이기만 했다.) ...아, 혹시 해열제 같은 걸... 구할 수는 없으려나요...
쥬드:...더 상태가 나빠지면 생각해봅시다. 지금 당장 움직이는 건 위험해요. 여기 좀비들이 깔린 거 못보셨습니까? (한숨을 내쉬며 창가를 바라본다.) 마음은.. 알겠습니다만.
아바에:더 나빠지면... 아, 안 돼요. 조금이라도 빨리 열을 내리는 게...... (한숨을 내쉬는 모습에 말을 흐리며 눈을 내리깔았다. 그의 도움을 받기도 했으니.) ...알았어요. (못내 책상에 기대어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는다. 나기가 아파 하는데,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불편하다.)
책상에 기대어 나기의 가까이, 곁에 누웠습니다. 그의 몸은 뜨겁고, 표정을 찡그린 채 간간히 내뱉는 호흡은 불규칙합니다. 그런 나기를 보고 있자니 마음 속 깊숙한 곳 부터 스멀스멀 불안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과연 당신과 나기는 무사히 캘버리로 갈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걱정을 껴안고 눈을 감은 당신은 잠에 들었습니다. 당신을 부르는 나기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납니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당신의 옷자락을 잡고 신음하는 그가 보입니다. 나기의 몸 상태는 나아지기는 커녕 더욱 안 좋아진 모양입니다. 그의 몸은 불덩이같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요.
아바에:...! 나기, 정신이... (퍼뜩 눈을 뜨고 일어나 네 이마에 손을 갖다댄다. 그 열기가 여전했다.) 어.. 어디, 어디가 아파요? 네...?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아도 나기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채 그저 고통스러워 합니다. 신음 소리를 듣고 쥬드 역시 깨어나 그를 살펴보고는 말합니다. 쥬드:......으음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건, 심각한데요...
아바에:아...... (일어난 쥬드를 향해 울상인 표정으로 말한다.) 열이... 그대로예요. 지금 약을... 지금 구해와야 해요. 더 지체할 수 없어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일으킨다.) 약을 찾죠. 여긴 초등학교니까... 아마도 양호실이 있을겁니다.
아바에:...... 나기, 미안해요. 금방... 금방 약을 찾아서 올 테니까. (흐를 것 같은 눈물을 참고, 눈가를 소매로 슥슥 닦아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요.
당장에 흘릴 것 같은 눈물을 참고, 당신은 일어섭니다. 쥬드와 함께 양호실을 찾아 나기를 위한 약을 구하기 위해서요.
저 멀리서 13마리의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듭니다!! 오... 너... 무 많은 좀비와의 전투를 시작합니다.
아바에:...... 하아... (이렇게나 많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배트를 쥔 손에 힘을 꽉 주어 가까이 있는 좀비를 향해 휘두른다.)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98 |
판정결과: | 대실패 |
피해: | 1 |
(;;;)
아바에는... 배트를 휘두르는 반동으로, 되려 넘어집니다. HP-1 쥬드:저기요, 아바에 씨?! 정신 차리세요! 전 못 도와줍니다! (빠루로 좀비를 때린다.) 빠루기준치: | 70/35/14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그리고 지금 좀비의 수가 많기 때문에 좀비는 한 마리씩 공격해오기로 합니다.
그어그어기준치: | 30/15/6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아바에:(넘어지는 실수를 하다니... 다시 한 번!)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거기서 거기였다)
거기서 거기였습니다... 그래도 넘어지지 않은 게 어디에요! 쥬드:이거... 차라리 도망치는 게 나을까요?! (소리치며 빠루를 든다.) 빠루기준치: | 70/35/14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7 |
힘도 좋아 보이면서... 부실하네요. 다시 좀비 하나가 공격해 옵니다!! 그어그어기준치: | 30/15/6 |
굴림: | 5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사이좋게 실패했네요. 아바에, 당신의 턴입니다! 아바에:...전부 따돌릴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엔 아니요...!! 배트로 깡 내리친다.)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쥬드:숫자가 많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빠루야 일좀 하자!!!) 빠루기준치: | 70/35/14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아바에:(기대하지 않기로 한다. 절레절레...) 좀비:그... 그어.. (이쯤되면 공격하는 좀비도 절레절레...) 그어그어기준치: | 30/15/6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 |
아바에:...... (이렇게 된 거 사이좋게 갈 길 가고 싶은 심정... 으로 다시금 배트를 좀비에게 휘두른다.)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1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 |
당신이 휘두른 배트에 좀비가 정통으로 맞아 쓰러집니다. 참고로 이번 전투는 대미지 1당 좀비 한 마리로 처리하려 했습니다만... 쥬드:오, 제법 하잖아요. 아바에 씨!! (쥬드도 힘낸다. 가라, 빠루!) 빠루기준치: | 70/35/14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4 |
기세를 탄 건지 쥬드 또한 좀비 네 마리를 연달아 처리합니다. 좀비:(드디어 턴이 돌아온 여섯 번째 좀비가 달려든다.) ...그아아악! 그어그어기준치: | 30/15/6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 |
여섯 번째 좀비는 다행히도 기세에 탑승하지 못했네요. 아바에:휴...... (이 기세를 몰아서...! 좀 더 힘내보기로 하며... 좀비의 뒤통수를 퍽 칩니다.)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흐느적)
너무 힘냈는지 되려 공격이 실패하며 힘이 풀립니다. 쥬드:물러나세요, 아바에 씨! (아까의 공격 성공으로 좀 자신이 생긴 쥬드였다.) 빠루기준치: | 70/35/14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빠루로 연속 5마리 공격 성공입니다. 5252 믿고 있었다구!! 좀비:그르르르... (그 녀석들은 우리 중의 최약체... 나, 11번째 좀비가 너희들을!) 그어그어기준치: | 30/15/6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 |
열 한번째 좀비의 공격이 1번째에게 향합니다. 아바에:...!! (배트로 막아 밀어내본다!)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4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만약 좀비의 공격을 회피하지 못한 횟수가 3번 이상이 된다면, 당신은...
아바에:아야... (긁힌 부위를 움켜쥐었지만 아파할 겨를이 없다. 다시 배트를 쥐고 눈앞에 선 좀비의 무릎을 가격한다.)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피해: | 2 |
(............................)
아바에... 그동안 좀비에게 다친 것보다, 혼자 다치는 일이 더 많았을까요?
............................슬프지만... HP-1로 하겠습니다(ㅠ)
...부탁할게요, 쥬드 씨......
쥬드:걱정 마십시오!! (쥬드는 열 한번째 좀비를 공격한다.) 빠루기준치: | 70/35/14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그냥 걱정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아바에:...... 아니에요, 그래도 힘내셨잖아요. (모두 파이팅...!) 좀비:기이이이... (파이팅을 받은 11번째 좀비가 날뛰기 시작했다.) 그어그어기준치: | 30/15/6 |
굴림: | 1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 |
아바에의 응원을 좀비가 받아 쥬드를 공격합니다!! 쥬드:와악... 장난이 아니라고! (빠루 휘이익)
빠루기준치: | 70/35/14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7 |
쥬드는 좀비의 공격으로 어깨에 상처를 입습니다. HP-1 아바에:조심해요, 쥬드 씨...! (이게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는데... 좀비를 향해 배트를 내리친다.)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배트는 허공을 가릅니다... 조심해요, 쥬드 씨! 쥬드:아... 아바에 씨. 저를 공격하려던 건 아니죠?! (빠루로 좀비를 푹 찌른다.) 빠루기준치: | 70/35/14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좀비:...그륵, 캭! (생각보다 강한 열한 번째 좀비가 기세 등등하게 공격한다.) 그어그어기준치: | 30/15/6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 |
회피기준치: | 25/12/5 |
굴림: | 37 |
판정결과: | 실패 |
아바에:...얼마 안 남았는데, 조금만 더...... (힘차게 배트를 휘두릅니다. 제발 맞아라...!)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조금만 더......! 하지만 좀비에겐 닿지 않습니다. 쥬드:제발 맞으라고...! (쥬드도 힘차게 빠루를 휘두른다.) 빠루기준치: | 70/35/14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8 |
아바에:쥬드 씨......!! (표정이 화악 밝아진다) 필사적인 쥬드의 공격이 남은 좀비 세 마리를 연달아 후려쳐내고, 좀비 시체들이 널린 좁은 복도 안은 짙은 혈향으로 가득합니다. 땀방울과 좀비에게서 튄 피가 한데 섞여 뺨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SAN 0/1. SAN Roll기준치: | 64/32/12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이 학교에 얼마나 더 많은 좀비들이 남아있을진 알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좀비가 당신들을 향해 달려오기 전에 빠르게 양호실 위치를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 오후의 강렬한 햇살이 복도에 비치고, 일렬로 늘어진 교실을 지나면 [캐비넛]과 [사물함], [학교약도]가 보입니다. 아바에:...쥬드 씨, 괜찮아요? (말을 건네며 학교 약도를 살펴본다.)
쥬드:네... 뭐, 살아있긴 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확인하며 답했다.) 약도를 살펴보면, 군데군데 묻은 핏자국과 그을림 사이로 희미한 글씨들이 보입니다. 아바에:으응... 거의 쥬드 씨에게 신세만 지는 것 같네요. (꾸벅... 고마움을 표했다.) ...아, 별관에 양호실이 있어요. 가 볼까요?
쥬드:신세는 뭘... 이 정도는 돕고 살아야죠. (옷에 붙은 먼지를 툴툴 털어내고 약도를 같이 본다.) 음... 확실히 있네요. 바로 갈 겁니까?
아바에:우선은... 그래야겠죠. 가장 급하니까요. (끄덕이곤 본관을 나선다. 살금...) 이동했으나 저 별관 쪽 복도의 끝에서 10마리의 좀비가 보입니다. 민첩기준치: | 60/30/12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쥬드:뭐합니까. 서둘러요, 아바에 씨!! (아바에의 팔을 잡아 끌어 달린다.)
민첩기준치: | 50/25/10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두 사람은 열심히 달렸지만 좀비에게 가로막힙니다. 아바에:...어쩜 이렇게 운이 없을까요. (설렁설렁 배트를 쥐었던 손에 다시 힘을 줍니다.) 야구 배트기준치: | 40/20/8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6 |
아바에는 야구 배트를 설렁설렁 휘둘러 좀비 6마리를 한번에 격퇴합니다! 쥬드:...한번에 끝내죠. (비장하게 빠루를 고쳐쥔다.) 빠루기준치: | 70/35/14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4 |
쥬드의 빠루 4방으로 나머지 좀비들도 무참히 쓰러집니다. 아바에:(여섯 마리를 해치운 탓에 거칠게 숨을 몰아내쉰다.) ...! 깔끔하게 끝났네요...! 당신과 쥬드는 가뿐하게 좀비들을 처리하고 양호실 안으로 들어옵니다. 정돈되지 않은, 크지 않은 양호실엔 [환자용 침대]와 [큰 서랍], [상자], [싱크대]가 보입니다. 아바에:휴... (양호실로 들어와 문을 잠그고, 내부를 살펴본다. 서랍부터.) 쥬드:다신 마주치고 싶지 않네요. 이렇게 좀비가 많을 줄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안의 물건들을 뒤져본다.) 당신은 책상 옆의 서랍을 열었습니다. 이미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은 있지만 남은 약들이 제법 있네요.
서랍 안에는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소염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제산제’ 등… 가지각색의 약 상자가 보입니다.
아바에:(진통제와 해열제는 꼭 챙기고... 몇몇 약들도 가방에 쓸어 담는다. 상자도 봐요.) 당신은 약을 최대한 많이 챙기고 상자를 엽니다. 책상 밑의 큼직한 상자를 열자 붕대와 소독솜, 소독약 등이 들어있습니다.
전부 챙겨가긴 어렵겠지만 언젠가 쓸모가 있을 것 같아요.
아바에:... (짐이 너무 많을까, 소독약이라도 챙겨들고 싱크대로 향한다.) 양호실은 위생이 중요한 곳이니 손을 씻기위한 싱크대도 마련되어 있네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잡이를 돌려보니 물이 나옵니다.
아바에:아직 물이 나오다니, 다행이네요... (끄덕이며 제 손을 씻어내고는, 빈 병이라도 있는지 찾아본다.) 당신을 보고 쥬드도 싱크대로 다가와 더러워진 얼굴과 손을 씻습니다. 빈 병은 없지만... 싱크대 아래에 양동이가 보이네요. 쥬드:여기 물을 담아가죠. 혹시 돌아갈 때 좀비랑 또 만나게 되면 큰일이겠지만... (양동이를 들고 물을 담는다.) 아바에:...마주치지 않길 빌어야겠어요. (물은 쥬드에게 맡기고, 마지막으로 침대까지 살핀다.) 좀비 사태 이후 환자들을 뉘였는지 꽤나 오래되고 정돈되지 못합니다
그래도 나기를 여기에다 눕힐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요. 이불이라도 가져가서 깔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바에:여기까지 데려올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마음에 이리저리 뒤적여본다...) 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침대들을 뒤적이던 당신은 침대 아래 서랍에서 쓰지 않은 수건들을 발견합니다. 이거라면 그에게 물수건이라도 얹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바에:(수건을 두어 장 꺼내어 싱크대의 물로 충분히 적시고, 잘 짜낸 뒤 가방에 챙겨둔다.) 수건도, 약도 있고... 물은 다 담으셨나요?
쥬드:네, 담았습니다. 휴~ 방금 전까지만 해도 사서 고생한다 싶었는데.
제법 수확이 많네요. (양동이와 남은 약이 든 가방을 들고 만족스러운 표정)
들어갈 때와 다르게 양호실에서 나갈 땐 짐이 양손가득입니다. 이 때… 아바에:행운기준치: | 60/30/12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
탁, 하고 당신의 가방에서 약 상자 하나가 떨어집니다.
쥬드:민첩기준치: | 50/25/10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아슬아슬하게 손으로 캐치하고) 에고 조심하세요, 아바에 씨. 이거 떨어질 뻔 했습니다.
아바에:...! 아... (떨어지는 약 상자를 보며 작게 탄성을 질렀다. 그것을 재빨리 낚아챈 쥬드에게 또 한 번의 감사인사를...) 고, 고마워요. 큰일날 뻔했어요...... ...... (정말 잠깐이라도 맘을 놓을 수 없구나. 아주 조심조심... 본관에 있는 교실로 돌아갑니다.)
정말... 다행이에요. 이후로는 좀비를 피해 아주 조심조심 교실로 돌아갑니다. 당신은 나기를 품에 안고 일으켜 챙겨온 약을 먹이고, 물수건을 그의 이마에 올려줍니다. 쥬드:...데리고 이동하긴 힘들 것 같죠. 일단 이 친구가 괜찮아질때까지 기다려야겠네요.
아바에:...... (약을 먹이고 물수건까지 올려주고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차라리 나기 대신 제가 아팠더라면... 그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욱신거려온다.) 그러게요. 얼른 나아야 할 텐데... 나기를 정성스레 간호하는 걸 바라보던 쥬드는 문득 나지막이 당신에게 묻습니다. 있잖아요, 아바에 씨. 당신은 그를 어디까지 믿습니까?
아바에:...? (의미심장한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어디까지 믿냐니, 그야... 나기를 믿지 않을 이유가... 없는걸요.
당신이 의아한 표정으로 답하며 쥬드를 바라보자 그는 머리를 몇번 긁적이고 말합니다. 쥬드:그래요. 당신들이 둘도 없이 소중한 관계라는건 아주 잘 알겠지만... 상황이 상황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끝까지 믿을 건 나 하나 뿐이죠. 제가 왜 혼자가 되었겠습니까.
아바에:...... (질문의 의도를 알 것 같아 낯빛이 어두워졌다.) 나 하나뿐... 당신이 혼자가 된 건... 쥬드 씨가 혼자 살아남기 위해서였겠죠.
쥬드:그럴지도 모르죠. (부정하지 않고 그저 눈을 깜빡였다.) 그냥... 제 얘기를 귀담아 들어 나쁠 건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괜한 참견이라면, 미안합니다.
(한참의 침묵 끝에) ......쉴까요. 당장 나기 씨도 문제지만 지금 우리도 그다지 멀쩡한 상태는 아니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누운 후 눈을 감습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나기와, 서로를 의지하여 역경을 헤쳐나가야죠. 쥬드의 말을 들어서인지, 아니면 요 며칠 계속해서 느꼈던 불안감일지,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이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아바에:...아니에요. 쥬드 씨도 괜히 신경 쓰시는 게 아니겠죠. 저도 모르게 신경이 곤두섰나 봐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나기가 누워 있는 책상 옆에 자리를 잡는다.) 그렇지만 나기가 없었다면... 저는 여기까지 올 수도,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도 없었을 거예요. (옷자락에 얼굴을 파묻고는 작게 웅얼거렸다. 잘 자요, 그에게 인사하고는)
...... (누군가가 남겨 놓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어쩌면 감염 1단계의 증상과 나기의 상태가 비슷해 보이는 건... 착각일까, 외면하고 싶은 현실일까. 확신하지 못하고 이만 눈을 감았다. 자고 일어나면 나기가 호전되어 있길.)
당신은 누워 있는 나기의 곁에, 다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의 상태를 살펴보니 아까에 비해 열이 내리고 한결 편해진 얼굴입니다. 그래도 그가 어느정도 괜찮아진 것을 확인하자 조금은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옵니다. 당신은 밤새 걸은 후 잠도 푹 자지 못한 채 좀비와 몇번이고 싸워야 했습니다. 아까처럼 옆에 누워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당신은 생각에 잠깁니다. 나기의 증상이 감염자의 증상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건... 그저 당신의 착각인 걸까요, 아니면 외면하고 싶은 현실인 걸까요. 생각 끝에 눈을 감으면... 당신 역시 스륵 잠에 듭니다.
희미하게 눈을 떠보니 교실엔 두 사람이 없는게 복도로 나가 대화를 하고 있는것 같아요. 아바에:......? (뜨이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며 복도 쪽을 쳐다본다. 둘이서 무슨 대화를...) 듣기기준치: | 65/32/13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쥬드:…그러지 않으면 말할 겁니다, 당신이….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게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무래도 둘을 말리러 나가봐야 할까 생각한 순간,
아바에:...!!! (총성에 화들짝 놀라 옷자락을 세게 움켜쥔다. 불길함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것 같아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나기?
보이는 것은 새벽어스름이 깔린 복도에 총을 든 나기와, ...얼굴에 총이 맞아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즉사
한 쥬드입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나기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립니다. 나기:...아벨. 이건… ..내가 다 설명할게요. 그러니까… 어둑한 복도 너머로 총성을 들은 좀비들의 무리가 복도 양쪽에서 당신과 나기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옵니다. 눈으로 어림잡아도 최소 스무마리는 넘어보여요. 교실 안으로 들어가려 고개를 돌렸지만 운동장 쪽에서도 좀비들이 학교 건물로 달려오는게 보입니다. 도망가긴 이미 늦었어요! 이젠 어떻게, 이대로 포기하게 되는 걸까요? 그런데 돌연 나기가 당신의 손을 잡아끌고 캐비넛으로 달려가, 아바에:...? 나... 나기, 잠시만요...!! 뭐 하는 거예요?! (주먹으로 문을 세게 두들깁니다.) 뭐라 저항할 새도 없이 당신은 그로 인해 캐비넛에 갇혔습니다. 문을 세게 두드렸지만, 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웠는지 아무리 애를 써도 열리지 않습니다. 대신 캐비넛 가로로 작게 난 틈을 통해 어색하게 웃는 나기의 얼굴이 보입니다. 아바에:안 돼요, 나기 혼자서는 안 된다구요. 제발...... (멈추지 않고 문을 쾅쾅 두드렸다.) 당신이 답할 찰나도 없이 어느새 복도를 가득 메운 좀비들사이로 나기의 모습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좀비들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노랫소리가 복도에 이질적으로 울려퍼집니다. 동쪽하늘에서도, 서쪽하늘에서도. 반짝반짝 작은별… 노랫소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좀비들이 소리를 따라서 일제히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제 복도에서 좀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아마 그는 노래하는 인형을 이용해 좀비들을 유인한 거겠죠. 그렇지만 정작 그 자신은, 나기는. 무사한 걸까요. 아바에:...... (비좁은 캐비닛 안에서 그대로 숨죽여 소리없이 흐느끼기만 했다. 대체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했냐고, 죽기라도 하려면 어쩌려고,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당신에게 소리치고 싶다.) 아무것도 못하고 갇힌 채,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고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캐비넛의 문이 열립니다. 당신 앞에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그가 서있었습니다. 나기:이제... 괜찮아요. 전부 끝났어요, 아바에.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당신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는 그를 바라보자, 당신의 머리에 이스트베일의 서재에서 보았던 문장이 떠올려집니다. 아, 이제 갑자기 이상하게 굴던 나기의 모든 행동이 이해되었습니다. 아바에:...아, 나...... (얼마나 지났을까, 문이 열리고 기다렸던 이의 모습이 드러나자 눈물로 얼룩진 뺨을 마구 문질렀다. 네 이름을 불러 보지만 목이 메어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SAN Roll기준치: | 63/31/12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2
도대체 언제부터일까요. 나기는, 이제 곧 좀비로 변해버리는 걸까요? 혼란스럽고 목이 메어 말조차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성-2 그런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몇번 콜록이며 피를 토해낸 후 이어 말합니다. 나기:최대한... 마지막까지 비밀로 하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네요. (곧 자신의 꼴이 말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피투성이인 코와 입가를 가렸다.) ......날 죽일거예요?
아바에:...왜, 어째서...... (하필이면 당신일까,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을 물음만 울컥하고 차오른다.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소매로 네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다.) ...... 제가 나기를, 어... 어떻게... (벌벌 떨리는 손을 거두고,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나기:울지 마요.. 아벨. (그저 자신의 피를 닦아주는 손길을, 피할 수 없었다. 네게 혼나는 아이처럼 울지 말라고. 내가 잘못했다고. 그런 말들을 힘없이 중얼거린다.) ...... (떨리는 네 몸을 꼭 안고 말없이 한참 그러고 있다가) ...가면서 이야기 해요.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까.
아바에:...안 울어요, 저... (그렇게 말하는 입과 달리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맺혀, 멈출 줄 모르듯 흘러내렸다. 당신이 사과할 일이 아닌데, 오히려 미안한 건 저인데. 차마 내뱉지는 못하고 고개만 주억거린다.) (그대로 네 품 안에서 잠시나마 온기를 느끼다가 떨어졌다.) ...가, 가요.
나기는 떨어진 당신을 말없이 바라보다, 곧 죽은 쥬드의 짐을 뒤져 식량과 약 등을 챙깁니다. 이젠 시체의 짐을 뒤지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 않잖아요? 그게 설령 자신이 죽여버린 생존자
라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인간성을 잃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나기가 낮설게 느껴지는건...
비단 그가 감염자라서, 라는 이유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두 사람이 학교를 빠져나오자 동이 트고 주위가 환해지고, 쭉 이어지던 아스팔트 도로 대신 초원에 난 흙길이 보입니다.
원래 도로였을 길 위에 자동차로 지나간 듯 풀들이 눌린 흔적이 있습니다. 길을 걸으며 한참을 말이 없던 나기는 마침내 입을 엽니다. 나기:...잠에서 깨어났을 때, 쥬드가 내 가방을 뒤지고 있었어요. 뭐.. 내가 감염자라는 걸 알았으니, 우리 식량을 훔쳐 도망가려고 한 거겠죠.
막으려니까 그가, 내가 감염자라는걸 당신에게 말한다고 협박했어요. 그래서....
아바에:...쥬드 씨가요? (잠들기 전 그가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당신은 또 다시 혼자가 되려고.) ...... 그런데 나기는, 왜... 마지막까지 말하지 않으려고... 했던 거예요?
당신의 물음에 그는 망설이다 품안에서 요 며칠간 붙들고 있던 노트를 꺼내 보여줍니다. 하지만 나는 이걸 끝까지 완성하기 전까진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요.
그래도 곧이니까, 조금만 날 믿고 기다려줘요. ...제발요, 아벨.
아바에:그건... (무얼 기록하고 있기에 아직도 보여줄 수 없다는 건지, 궁금함만 늘어간다. ...그래도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 나기에게도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는 거겠죠. 무리해서 설명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기다릴게요, 작게 덧붙이며 눈을 마주친다. 그런 네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기도 해 금방 고개를 돌렸지만...)
나기:......응. (마주한 눈동자는 조금 흐렸지만, 기쁜 듯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고마워요, 아벨. 날 믿어줘서.
나기는 당신에게 그저 기다려달라고, 그러면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오늘 일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감염자라는 것도 끝까지 밝히지 않았겠죠. ...당신은 문득 쥬드가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각자 다른 생각과 불안감을 품고, 두 사람은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정오가 될 때 쯤, 저 멀리 언덕 위로 십자가가 보여요. 천천히 언덕을 오르니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 교회가 나옵니다. 아까 본 십자가는 교회 지붕에 달린 것이었나 봅니다. 가까이 가면 좀비들을 막기 위해 창문에 나무 판자를 덧댄 흔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꽤나 오래 전의 것인지 먼지가 끼어 있어요. 나기는 잠시 지도를 들여다보다 당신에게 말합니다. 나기:이제 곧 캘버리가 나와요. 여기서 잠깐 쉬고... 해가 지면 이동할까요. 아바에:...(저 너머로 보이는 교회를 멍하니 바라보다 한 박자 늦게 반응한다.) 곧... 인가요. 쉬었다 가는 게 좋겠어요. 정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예배당 끝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예배당 맨 앞에 짐을 풀고 나기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나기:...아벨, 아무래도 이걸 완성해야 할것 같아서. 괜찮다면 안쪽을 둘러보고 있을래요?
아바에:...네, 금방 둘러보고 올게요. (짐을 푸는 나기를 보고, 저는 교회 안쪽을 더 둘러보기로 한다.)
당신은 그를 방해하지 않기로 하고, 교회 안을 돌아봅니다. 예배당의 정면에는 [단상]이 있고, 위에달린 [십자가]를 중심으로 양옆에는 [피아노]와 [계단]이 보입니다. 아바에:(쭉 나아가, 중앙에 있는 단상부터 살펴본다.) 나무로 된 단상은 가슴께까지 오는 높이입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쌓인 단상 위에는 [성경]이 놓여있습니다.
아바에:(먼지를 조심스럽게 털어내고 성경을 펼친다.) 먼지를 걷어내고 성경을 펼치면, 사이에 펜이 끼워져 있습니다. 그 페이지를 확인하면 마지막으로 예배를 드렸을 때 사용했을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네요. “여호와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속히 나를 도우소서 주 나의 구원이시여-시편 38장 22절” 당신은 이 문장으로 이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드린 예배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의 멸망이 도래했으니 구원을 바라는건 어찌 보면 당연하겠죠. 아바에:(그들이 어떤 심정으로 마지막 기도를 드렸을지... 구원을 바라는 건 자신도 매한가지이므로 그 구절을 마음속으로 읊조렸다.) (성경을 덮고 오른편에 있는 피아노 쪽으로 다가간다.)
오른편엔 뚜껑이 닫힌 그랜드 피아노 한대가 놓여있습니다. 피아노 위엔 사람들이 사용했을 찬미가와 달력이 보입니다.
날짜마다 엑스표가 쳐진 달력은 지금으로부터 일년 전의 것입니다. 달력을 넘기자 달마다 교회의 중요 행사들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좀비사태가 터진 이후부턴 각 날짜 칸마다는 X표시가 쳐져 있는게, 마치 이 교회안에서 생존한 일수를 센 것 같습니다.
엑스 표시가 끊긴 날짜는 xx월 xx일, 좀비사태가 일어나고 대략 한달 후 입니다. 이 칸은 X표시 대신 동그라미가 쳐져 있네요.
아바에:음...... (피아노 위에 놓인 달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다 내려놓는다. 십자가도 살펴보기로.) 예배당 중앙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높고 까마득해요. 십자가에 손을 대어보니 어라, 뭔가 절그럭 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십자가의 뒷면에 손을 넣어보니 차갑고 울퉁불퉁한 감촉들이 느껴지는게… 열쇠묶음입니다. 교회의 열쇠들을 여기에 두었나 봐요.
아바에:...? (손에 걸리는 것을 꺼내어 보니 절그럭거리는 열쇠가 딸려나온다. 어딘가 잠겨있는 곳이 있나...) (열쇠를 손에 쥐고 계단으로 향한다.)
당신은 열쇠묶음을 들고 계단 쪽으로 향합니다. 계단은 좁은 나선의 모양입니다. 위층에 다락방이 있는 것 같아요. 계단을 올라가자 문 하나가 보이고, [기도실]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문이 안에서 잠긴건지 잘 열리지 않습니다. 아바에:(천천히 계단을 올라, 기도실 앞에 선다. 문에 가까이 대고 귀를 기울여 보기도 하고...) 듣기기준치: | 65/32/13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모르겠어요... 소리가 들리는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없겠죠. (열쇠묶음을 꺼내들어 하나하나 문고리에 꽂아 돌려본다.)
...뭐 괜찮겠죠. 당신은 열쇠묶음을 꺼내 하나하나 끼워 맞춰봅니다.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동시에 엄청난 악취가 느껴집니다. 슬프게도, 이 악취가 너무도 익숙합니다. 지독하게도 맡아온 시체가 썩는 냄새입니다. SAN 0/1.
아바에:...... (문을 열자마자 반사적으로 코를 막는다.) SAN Roll기준치: | 61/30/12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눈살을 찌푸리고 코를 막은 채 어둑한 기도실 안을 돌아봅니다. 좁은 기도실 안을 열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아니, 이제는 썩어 백골이 되어가는 시체들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시체들의 정 중앙에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피워낸 향로가 보입니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교회에서 삶을 이어가다,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이곳에서 단체로 생을 마감했나 봅니다.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구원을 바라면서 말이에요. 그들의 마지막 기도대로, 그들의 영혼은 구원받았을까요? 아바에:...... (이곳의 사람들이 어떻게 마지막을 맞았을지 상상이 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조용히 방 안에 남은 것들을 살폈다.) 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남은 것들 중, 당신은 바닥에서 묵주를 발견합니다. 아바에:(몸을 숙여 눈에 띄는 묵주를 집어들었다가, 곧 제자리에 내려놓고는... 이만 기도실을 나선다.) 묵주를 제자리에 둔 당신은, 기도실을 나와 나기에게 돌아왔습니다. 몸을 웅크리고 미친듯이 노트에 무언갈 적어내려가는, 이젠 익숙한 그 뒷모습이에요. 한참 제 일에 열중하던 나기는 이윽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기:완성했어요, 아벨. 드디어... 완성했어.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환한 미소로...
아바에:...정말요? (이리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그간 힘들었던 기억이 전부 잊히는 것 같다. 단순한 일기인 줄 알았더니, 무얼 그리 열심히 기록하고 있던 건지. 끌어안은 그의 등을 토닥였다.) 그럼... 이제 이야기해줄 수 있는 거예요? 나기:응...... (조금씩 흩어지는 웃음. 말끝을 흐리며 침묵하더니) 이야기... 해야겠죠, 이젠.
나기는 침묵 끝에, 당신에게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나기:언젠가 우리, 폐허가 된 연구실을 지나친 적 있었죠? 난 그곳에서 어떤 문서를 읽었어요. 그건 연구라기엔 기묘하고... 아주 모독적인 내용 뿐이었죠. 처음엔 사이비나 악질적인 장난인 줄 알았다니까요.
아바에:...... (끄덕이며 잠자코 이야기를 듣는다.) 나기:......그때부터였어요, 꿈에 이상한 남자가 나타난 건. 그는 나에게 바이러스를 치료할 공식을 알려주겠다 제안했고, 대신 내가 바이러스에 스스로 감염되는 것이 그 조건이라고 했죠. (솔직히 지금 자신의 말이 믿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어, 자조적으로 웃는다.) 물론 처음엔 믿지 않았어요. 그냥 꿈일 뿐이라고...
아바에:치료할 방법을 알려주는 대신 나기가 감염되었다고요...... (듣고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지막이 말했다. 마른 세수를 한번 하고 마주한 웃음이 서글퍼 보였다.) ...누구나 그럴 거예요. 나기:하지만 꿈은 매일 계속되었고 나는 결국 그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나쁠 건 없잖아요? 어차피 이런 세상이에요. 그 남자의 말이 진실이라면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거고, 그럼 적어도 당신은...... 안전해질테니까. 아바에:어차피 이런 세상이라는 건... 슬픈 말이네요. 발버둥쳐도 똑같다는 걸까요. (쓸쓸한 눈빛을 하고는 바닥만 내려다본다. 이런 식으로 구원이 찾아올 줄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구원을 받고 싶었던 건...) ...... 제가 안전해지고 난 뒤에는요? 나기가... 나, 나기는... (당신은 누가 구해줄 수 있는 거냐고. 그렇지만 네게 따져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차마 묻지 못하고 입을 다문다.)
나기:그게 아니에요. 나는, 단지.. (그러나 충분한 말을 찾지 못해 그저 입을 다문다.) ......두려웠어요.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디까지 당신을 지킬 수 있을지...
깨어나선... (가라앉은 분위기에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본다. 목소리는 그저 평온하기만 했다.) 자연스럽게 알았어요. 이후로 계속 내 머릿속에서 그 남자가 불러주는 공식이 들렸거든요. 내 몸의 이상도 느껴졌고. 아하하, 지금 생각하면~... 그건 악마의 속삭임이었을지 모르겠지만요.
꿈속의 남자는 노트를 완성할 수 있게 대신 바이러스 감염을 24시간이 아닌 100시간으로 정해주었다고, 완성되기 전까진 그 누구에게도 비밀을 발설하지 않는 것 또한 조건 중의 하나였다고 말합니다.
나기:잘 된거예요. 언젠가 내가 먼저 죽거나, 혹은 당신이 먼저 죽고 이 세상에 나 혼자 남느니... 이걸로 당신은 안전한 세상에서 살 수 있고. 나는, 그러니까... 당신을 잃을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되잖아요.
아바에:나기에게 책임을 묻는 게 아니에요. 어떻게... 그러겠어요. (당신은 스스로 감염을 자처하면서 세상을 구하길 택했는데. 그런 네가 상처받을 말을 할 수는 없다.) 그냥... 그런 고민을 나기가 혼자서 떠안고 있었다는 사실이, 미안하고 슬픈 거예요. 그동안 얼마나 힘들고 두려웠을지, 감히 상상이 가지 않아서...... (결국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네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자신이 없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기와 함께 무사히 안전지대에 도착하는 상상을 했었는데. 이제 제 곁에 그가 있는 그림은 그릴 수 없는 걸까, 싶어서. 평온한 목소리조차 마음에 가시처럼 박힌다.)
...... 아니, 아니에요. 왜 그런 생각을 해요. 저는 나기도 그 세상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기가 안전했으면 좋겠어요. 어... 어느 쪽이 먼저 죽는다든가, 혼자 남게 된다든가... 그런 건. ...그러면, 저는...... (가득 차오른 눈물방울이 뺨과 턱을 타고 아래로 툭툭 떨어진다. 네 앞에서 이런 말들을 늘어놓는 것 자체가 이기적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까, 조금이라도 털어놓고 싶었다.)
나기:......! (떨리는 음성을 듣고 놀란 얼굴로 너를 바라본다. 무심코 뻗은 손은 채 닿지 못하고 가만 주먹을 쥐어 내려놓았다.) 그... 럴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요. 나도 몇번이고 상상했어요. 어디의 누군가가, 갑자기 치료제를 만들어내서 세상에 공표하고, 우리는 그걸로 안전해지는 상상을. 익숙해지지 않죠? 아벨. 수십 번을 겪어도... 언제든 좀비가 달려들고 그를 죽여야만 하고, 썩은 피와 살점, 끔찍한 악취만이 가득한 이 세상이요. 난 당신이 불안해하는 걸 알아요. 그리고 그 불안은 내가 있는 걸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천천히 몸을 낮춘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네가 원한다면 자신과 눈을 맞출 수 있게.) ...아벨. 이건 희생이 아니에요. 난 세상을 구하려는 생각도 없고, 딱히 자포자기한 것도 아닌걸요.
그저 당신이... 구원받을 수 있는 쪽을 택했어요. 그걸 바라니까.
모든 사실을 알게된 당신은 이내 눈물 젖은 얼굴로 나기를 바라봅니다. 아바에:...말하고 싶었어요. 나기가 없었다면, 저는... 지금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고,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을 거라고요. 그러니 당신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끔찍한 세상이라도 나기의 존재만큼은 안정이 되어주었다고...... (좀 더 미리 표현할걸, 하는 후회와 늦게나마 그 마음을 전해본다. 눈을 마주쳐도 눈물 탓에 네 모습이 자꾸만 일렁인다. 이건 제게 있어 구원일까...) 나기:......나도 그래요. 당신이 없었다면...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금 포옹해와 제 표정을 숨겼다.) 그런 건 상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바에.
당신의 구원을, 자신의 희생을. 그렇게나 담담하게 말하는 것은. 긴 포옹과 이야기를 마치고 그는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나기:계약 이후로 시계를 100시간으로 맞춰 뒀었어요. 이제 남은 건, 16시간... 그래도 캘버리까지는 이제 하룻밤만 걸어가면 될 테니까.
미안해요. 지금 좀... 힘들어서, 해가 지면 출발하기로......
어쩐지 그가 당신에게 힘들다는 말을 먼저 꺼낸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인 것 같다고 느낍니다. 그렇겠죠. 바이러스에 감염된채로 그 ‘치료제’를 적어내리느라... 아바에:...... 그럼요, 한숨도 못 잤잖아요. 쉬어요... (느릿한 손길로 네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안색을 살핀다. 이곳저곳에 난 상처와 말라붙은 피. 그 모습을 바라보다 한번 껴안았다 떨어진다.) 나기:응. 그럼 조금만... (네 허락이 떨어지자, 예배당 중앙에 옷가지를 몇개 펴놓고 그 위에 쓰러지듯 눕는다.) 그렇게 바닥에 누운 그는 문득 당신을 올려다보며 말합니다. 나기:...저기, 잘 자라고 해줄래요? 아벨.
...... 잘 자요. (네 머리맡에 무릎을 모으고 앉아, 귓가에 가까이 속삭이고는 떨어진다.)
속삭이는 당신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그는 눈을 감고 기절하듯 잠에 빠졌습니다.
예배당 안은 고요하고 공기중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창틈사이로 비치는 오후의 나른한 햇빛에 의해 십자가의 그림자가 예배당에 길게 깔리면서, 십자가의 음영은 공교롭게도 잠든 나기를 가로지르네요. 때묻은 노트를 껴안고 바닥에 누운 채로 곤히 잠든 그의 모습은...
그 어느때보다도 평온하고, 혹 신성한 이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기꺼이 십자가를 지기로 자신의 운명을 정하여 캘버리로 향하는 나기.
마치 예수 그리스도. 그와 같은 선지자의 모습으로 느껴질까요.
함께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은 앞으로 16시간.
내일 당신이 잠에 들땐 나기가 없이 혼자 잠들어야 하겠죠. 당신은 언제나처럼 잠든 그의 옆에 누웠습니다. 눈을 감았다 뜨면 이 모든 것이 꿈이기를 바라면서요.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건 당신을 내려다보는 나기입니다. 아직 잠이 덜 깨 흐릿한 시야에 보이는 주변은 온통 붉은 빛으로 일렁입니다. 아바에:...... (누운 채로 노을지는 배경과 나기를 올려다보며,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기는요? 나기:(마주하며 곧,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덕분에 푹 잤어요. ......이제 정말 마지막인가~... 곧 출발할테니 준비해요, 아벨.
아바에:제가 무얼 했다고...... (희미하게 웃어 보이다가 몸을 일으켰다.) ...그렇네요, 마지막...... (주섬주섬 옷가지를 정리하고 짐을 챙겨든다.) 긴 여정이었어요.
나기:응. 길었어요. 길게만 느껴졌는데... (짐을 챙기는 네 모습을 꽤 오랜 시간 바라보다 천천히 일어선다.) 가요. 여정을 끝내야죠.
그런 그의 눈시울마저도 붉게 보이는 건... 아마도 노을 탓이겠죠. 두 사람은 함께 걷는 마지막 여정을 떠났습니다. 자동차나 건물의 불빛도, 공장의 매연도 없는 밤하늘은 맑고 선명합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올려다 보면... 쏟아질 듯한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은 매우 아름다워요. 안전지대가 정말로 가까워졌는지, 이따금 지나치는 표지판들은 캘버리 교도소로 향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손목시계를 들여다본 나기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아바에:...... (그저 땅만 바라보며 걷다, 그 말에 고개를 들어 표지판을 올려다 본다.) 아... 고개를 들자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선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고, 그 반대편으로는 표지판과 캘버리 교도소, 당신들의 목적지인 안전지대가 보입니다. 작게만 보이던 캘버리는 이제 꽤나 시야에 가까워졌습니다. 나기:….한시간 정도.. 남았네요. 아슬아슬하긴 하지만 시간에 맞춰 다행이죠. 괜찮다면 아벨, 남은 시간동안 당신과 해가 뜨는걸 보고 싶은데. 그래줄래요?
아바에:...그러게요, 늦지 않아 다행이에요. (분명 다행인데, 기뻐해야 할 일인데...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시큰거렸다.) (그래도 밝게 미소지어 보이며, 네 손을 꼭 맞잡는다.) 좋아요.
두 사람은 손을 꼭 맞잡고 서로에게 기대어 앉아 지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잡은 그의 손은 이제 인간의 것이 아닌 것처럼 차갑게 느껴져, 저 먼 초원의 지평선 너머로 밤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며 해가 뜨고, 그렇게 동이 트는 것을 오래오래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흐르고, 동이 튼 주변이 환합니다. 나기는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당신에게 노트를 건네줍니다. ......약속해 줄래요. 아벨? 평화가 찾아온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했던 나를 잊지 않겠다고.
부디 끝까지... 살아남겠다고 말이에요.
아바에:(따뜻하고도 눈부신 햇살. 주황빛이 부서지듯 쏟아져 눈을 찡그렸다. 어쩐지 시야가 흐려지는 것 같기도 하고... 태양이 지평선을 온전히 물들이는 순간만큼은 제 눈에 담았다.) (솔직히 말해 자신이 없다고, 저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고, 그런 말들이 입안에 맴돌았다. 당신은 저를 잃을 불안에 떨지 않게 될 거라고 했죠. 그럼... 그다음은, 잃고 난 후는 괜찮으냐고. 묻고 싶지만... 그렇지만 도저히 네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럴게요. 나기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그리고 기억할게요. 나기가 가져다 준 평화를, 그동안 사랑해왔던 당신을......
(건네받은 노트를 손에 꼭 쥔다. 마지막에는, 너를 떠나보내는 때에는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멋대로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기가 어떤 생각으로 결정을 내렸을지, 저는 완전히 이해하진 못할 거예요. ...그래도, 만약 제가 그 상황에 놓였었더라면...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나기를 원망하지도, 탓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을 거예요. 아니, 그럴 수 없겠죠. ......
(다만, 그게 저를 위해서였다고, 제가 구원받길 바랐다고는... 하지 말아주길.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삼킨다. 그가 대의 따위를 위해 자기희생을 할 성정은 아닐지언정, 그가 희생이 아니었다고 말할지언정, 자신이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는 건 그의 희생 덕분임은 사실이니까. 그런 당신이 애석해서 도무지 견딜 수가 없다.)
정말로... 마지막 인사예요. (이야기엔 결국 끝이 있기 마련이라는 걸 알고 있다.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이 미련하고,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이 야속하게만 느껴질 뿐이다.)
...... (조용히 제 손을 네 손 위로 포개고는, 조용히 눈을 마주쳤다. 당신이 아파하지 않고 편안히 눈 감을 수 있기를 바란다. 당신에게도 평화가 찾아왔으면. ...안녕, 나의 구원.)
나기:(끝끝내 와서야 입에 담은 사랑의 말. 아마 그걸 네게서 들을 땐 세상 그 무엇보다 달콤할 것이라고, 그렇게 착각하던 때도 있었다.) ...마지막 인사로 그건 반칙이에요, 아벨. (미소짓는 입꼬리가 스스로도 어색했다. 마치 억지로 너에게 보여주는 느낌. 언젠가 이야기의 끝에서 네게 할 인삿말은 이미 수백 번이고 상상해 왔던 것이었으나, 막상 닥치니 어려웠다. 어렵기만 했다.) 전부 나 혼자 내린 결정이잖아요. 이해를 바란 것도 아니고, 사실... (당신이라면 울겠지. 어쩌면 나를 원망하고, 탓하고, 미워할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다짐하고 각오했던 것들도 부질없이, 되려 안도하는 자신이 있다.)
사실은... 헤어지고 싶지 않았으니까. (동이 터오고 분명 나와 당신을 비추는 건 따스한 주홍빛인데도, 곧 좀비가 될 자신에겐 그게 사형 선고와 같이 느껴지는 건 어째서일까. 솔직히 말해 우는 네 모습을 보니 자신이 없어졌다. 정말 이별할 준비가 아직도, 되지 못했다. 당장에라도 끌어안고 그 눈물을 잠재울 수 있다면. 조금만 더 곁에 있을 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사랑하고 있다고. 과거가 아닌 현재를 말할 수 있다면.)
...응. (그러나 후회하기에 이미 우리는 긴 여정을 마쳤고, 나는 이제 당신이 없는 온전한 고독과 평화에 짓눌려야만 한다.)
...... (어쩌면 계속 구원받고 싶었던 건 내쪽이라고. 오래 되도록 널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안녕, 아바에.
그 인사를 마지막으로 당신은 포개어진 손을 놓고, 등을 돌려 안전지대로 향합니다.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것은 차오르는 눈물이겠지요. 당신은 애써 아무렇지 않게 눈앞의 까마득히 높은 콘크리트 벽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문을 두드리면 안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시 후 높은 철문이 당신 앞에서 열리는 순간, 등 뒤에서 타앙, 하고 가슴을 찢는 날카로운 총성이 들립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쿵, 하고 문이 닫히고... 수많은 생존자들이 당신을 반겼지만 당신 곁에 나기는 없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건 좀비사태 이후 처음이건만, 당신은 그 어느때에도 느낀 적 없는, 사무치는 외로움을 깨닫습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당신이 안전지대에 합류하고 수 주가 지났습니다. 연합정부는 노트의 내용이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라는 것을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몇몇 학자들이 이 공식을 본 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오늘, 처음으로 노트의 공식을 사용한 실험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치료제의 이름은 노트의 작성자인 나기
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해요. 그 과정 동안 수십개의 사본이 만들어지고 오늘에야 비로소 당신의 손에 노트의 원본이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겨를이 없어서 펼쳐보지도 못했던 노트는 여러 사람들의 손을 타 처음보다 더욱 낡고 너덜거립니다. 당신은 이제야 그가 남긴 노트를 펼쳐보았습니다. 노트를 넘기면 당신이 알아볼 수 있는 모국어로 적힌 것 외에도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당신은 노트를 빠르게 넘겨 마지막 장에 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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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undred hours
walking toward the Calvary
」
[-] : 니알라토텝을 숭배하는 사교도들에 의해 만들어진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졌습니다. 물론 세상 사람들은 진상을 알리가 없었습니다. 바이러스를 최초로 퍼트린 연구소의 사교도들은 전원 자신들이 만들어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니까요. 당신과 나기는 생존을 위해서 세상을 떠돌다가, 우연히 사교도들이 사용하던 연구실 중 하나를 지나쳤습니다. 나기는 그곳에서 사교도들이 니알라토텝의 계시를 받고 작성된 문서를 읽게되고, 이로 인해 그의 정신에는 니알라토텝과의 작은 연결고리가 생겼습니다.
[-] : 니알라토텝은 바이러스가 퍼진 인간세계를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다가, 두 사람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망해가는 세계에서 오로지 당신만을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상태인 나기를 흥미롭게 여긴 니알라토텝은 그의 꿈에 나타나 그가 스스로 바이러스에 감염
된다면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을 알려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합니다. 물론 나기는 처음엔 이 거래를 거절합니다. 하지만 이 망해버린 세계에서 당신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눈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결국엔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니알라토텝이 머릿속으로 불러주는 치료제를 만들 공식을 적은 노트를 완성하기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니알라토텝은 그가 좀비로 변하기까지의 시간을 24시간에서 100시간으로 늘려주었습니다. 단, 노트를 완성하기 전까지는 당신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라도 치료제에 대해 말을 한다면 그가 영구적 광기에 빠져 노트를 완성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도 조건으로 걸어두었죠.
[-] : 아바에, 그리고 나기 두사람은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를 향해 오늘도 발걸음을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