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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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l 갱
나기 플 헤임 l 아바에 드 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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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일어나요. 장례 행렬이 시작될 거예요."
깊은 어둠 속에서 눈을 뜨면, 눈앞에는 아바에가 있습니다.
서로 상복을 입고, 열차 칸에 마주 앉아있습니다.
아, 그래.
이 장례 행렬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돼.
아주 중요한 장례 행렬이니까.
...
그리고 당신은 그 행렬 속에 섞입니다.
그것이 누구의 장례 행렬인지조차 깨닫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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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일어나요. 장례 행렬이 시작될 거예요." 깊은 어둠 속에서 눈을 뜨면, 눈앞에는 아바에가 있습니다. 서로 상복을 입고, 열차 칸에 마주 앉아있습니다. 그것이 누구의 장례 행렬인지조차 깨닫지 못한 채. 세상에서 가장 상냥한 장례 행렬을, 당신과 함께. 눈을 떠보면 그곳은 열차의 객실 안이며, 맞은 편에는 아바에가 앉아있습니다. 어째서인지, 새까만 상복으로 몸을 감싼 채로. 목소리를 내보려 해도 막 깨어난 탓인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아바에는 그런 당신은 보고 잔잔하게 웃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아직 잠이 덜 깨셨을까요? ... 저는 장례 행렬의 준비를 마쳐야 해서요. ... 그러니 천천히 와주세요.
멍하니 뒷모습을 배웅하며, 당신은 저항할 수 없는 잠 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다시 눈을 뜨면, 당신은 홀로 열차 객실에서 잠들어 있었음을 알아차립니다. 입고 있는 복장은 상복이며, 아무것도 지니고 있지 않은 상태. 그리고 창밖으로는 쾌청한 날씨와 한가로운 풍경이 보입니다. 아바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앉아있던 자리에 한 장의 편지지와 봄망초 한 송이가 놓여있네요. 나기 플 헤임: ... 으음.. (아직 무거운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맞은 편을 바라본다. 네 모습 대신 자리에 놓인 편지지와 봄망초 한 송이를 발견하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 이건..? (편지지를 들어 확인한다.)
「푹 주무셨을까요? 오래 잠들어 있던 탓에 머리가 아프지는 않나요? 사실은 함께 가려고 했는데, 깨우기엔 피곤해 보여서 먼저 가볼게요. 오늘은 중요한 장례 행렬이 있는 날이니까요.」 너무 늦으면 곤란하겠지만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그런 건 기억나지 않지만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나기 플 헤임: 꽃이 열쇠가 되어준다니... (읽고나선 봄망초를 집어들고 이리저리 살펴보지만, 특별히 다른 점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네가 남긴 말이니 우선 편지지와 봄망초 한 송이를 든 채 객실을 나섰다.) Spot Hidden RollValue: | 90/45/18 |
Rolled: | 76 |
Result: | Success |
「봄망초는 추상(追想)의 꽃. 꽃말은 티 내지 않는 사랑.」 안내판에 따르면, 당신이 있는 곳은 [6호차: 봄망초]인 것 같습니다. 6호차는 가장 뒤쪽 차량인 듯하며, 차장실은 커튼이 쳐져 있어 안이 보이지 않네요. 안내판은 금속제 플레이트로, 아래에 글씨가 타각 되어있습니다. 그 밑에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꽃병이 있지만, 꽃병에는 아무것도 꽂혀있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조금 전 편지와 함께 꽃이 한 송이 놓여있었죠. 나기 플 헤임: 이걸 여기에 꽂으라는 뜻인가 ...? (반신반의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꽃병에 꽃을 꽂아본다.) 꽃병에 봄망초를 꽂자, 닫혀있던 문이 열립니다. 나기 플 헤임: ... ... 정말 열렸네. (열린 문을 빤히 바라보다 문득 호기심에 봄망초를 꽃병에서 빼냈다.) 꽃병에서 봄망초를 빼내자, 문은 다시 닫혀버립니다. 꽃을 꽃병에 꽂아둔 동안에만 문이 열리는 모양이네요. 나기 플 헤임: ... 무슨 원리지? (갸웃거리며 꽃병이나 받침대, 안내판 등을 꼼꼼하게 살피다 적당히 머글들의 마법이려니- 하는 결론을 내린다. 다시 꽃병에 꽃을 꽂아두고는 다음 칸으로 넘어갔다. 총총...) 당신은 다시 꽃을 꽂은 뒤, 다음 칸으로 향합니다. 5호차에 발을 들이자, 그곳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얼굴을 들여다보면, 조금도 얼굴을 인식할 수 없습니다. 마치 마네킹 위에 얼굴을 정교하게 인쇄하여 붙여 넣은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SAN RollValue: | 85/42/17 |
Rolled: | 17 |
Result: | Extreme |
당신이 보고 있는 건 사람인가요, 마네킹인가요? 우왕좌왕하는 당신의 귀에, 문득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앞쪽의 객실에서, 아바에가 빼꼼 얼굴을 내밀며 당신에게 손짓하고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 아벨, 여기 있었어요? (빼꼼 내민 채 손짓하는 아벨이 귀엽다는 생각을 하며 다가간다. 정작 마네킹인지 사람인지 알 수 없는 형체들을 가볍게 넘기면서. 당장 너를 만났으니 그것들에 대해선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는 모양이다.)
아바에 드 클루니: 나기 혼자 두고 와버려서 미안해요. (당신을 보고는, 작게 미소지으며 자신의 맞은편 좌석을 가리켰다.) 저는... 먼저 준비해야 할 일이 있었거든요. 그보다, 컨디션은 괜찮으신가요? (갸웃)
나기 플 헤임: 먼저 준비해야 할 일.. (무엇을? 잠시 의문을 가졌으나 우선은 네 맞은편 좌석에 앉았다.) ... 아. 컨디션은.. (그말에 제 몸을 살펴보았고, 애매하게 끄덕인다.) ... 아마? 괜찮은 것 같아요. 아바에 드 클루니: 큰 문제는 없으신 것 같아 다행이네요- (표정이 밝아지며, 따라 고개를 끄덕였다.) 음, 장례 행렬은 아직이지만... 곧 준비할 때가 되었거든요. 당신은 열차에 탄 기억이 없으며, 타기 전의 기억도 전혀 없다는 사실. 그리고 이 장례 행렬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위화감과,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자신에 대한 공포감에 SAN치 체크. 나기 플 헤임:SAN RollValue: | 84/42/16 |
Rolled: | 100 |
Result: | Fumble |
나기 플 헤임:... 아벨. (복잡한 머릿속을 갈무리하곤 밝은 네 표정을 바라본다. 곧 의문을 토했다.) 애초에.. 이 장례 행렬이 누굴 위한 건지 알아요? 사실 전혀.. (망설이다 덧붙였다.) ... 기억나지 않아서요.
당신이 누구의 장례 행렬인가 물어본 그 순간. 객실 창문에 충격이 전해지고, 바깥 경치가 새까매집니다. 열차가 터널에 들어섬과 동시에 어째서인지 실내의 조명도 점점 어두워집니다. ... 그러나 당신은 그런 변화쯤이야 사소한 일로 보입니다. 눈앞에 있는 아바에의 몸에서, 서서히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니까. 계속하여 쏟아지는 피는 상복을, 흰 셔츠를, 좌석을 붉게 물들입니다. 점점 희미하게 어두워지는 실내에서도 그 광경은 눈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지혈을 하려고 해도 피가 흘러나오는 곳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아바에가 당신을 무표정으로 응시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 표정은,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는 어두운 열차 안에서, 무감정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깜깜한 열차 안에서 아무리 손을 뻗어보아도,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습니다. 창밖을 보면 그곳에 무언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제각기 다른 크기의 무수히 많은 눈들이 창문 한가득, 빼곡하게 당신을 향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관찰당하고 있습니다. 조소, 관찰, 호기심, 흥미, 의심, 분노, 불안, 공포.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그저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련의 끔찍한 광경에 당신의 마음은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SAN치 체크. SAN RollValue: | 81/41/16 |
Rolled: | 42 |
Result: | Success |
나기 플 헤임: rolling 1D6+1
= 4
조금 전의 일이 충격으로 다가와, 소름끼치는 시선들까지 더해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터널을 빠져나온 듯, 창문 밖으론 변함없이 한가로운 광경이 보입니다. 다만 아까보다 구름이 조금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면, 아바에는 더 이상 자리에 없습니다. 그곳엔 피 한 방울 묻어있지 않고, 편지지가 한 장 놓여있을 뿐입니다. 나기 플 헤임: ... 아벨. (아직도 선명한 감각, 네 몸속에서부터 피가 흘러넘치는 것 같던 그 끔찍한 광경을 다시 떠올린다. 무표정으로 응시하던 네 얼굴도. 감정이 없던 목소리도. 누군가가 지켜보던 시선마저.) ... ... 아까 그건.. 환상이었나. (그럼에도 아직 제 손에 네가 흘린 피가 묻어있는 것만 같아 조금 떨리는 손끝을 다른 손으로 맞잡았다. 진정하고 나선 자리에 놓인 편지지를 멍하니 바라본다.) 아벨은...? (중얼거리며 편지지를 들어본다.)
이 다음은 식당차니까, 먹고 싶은 게 있으시다면 이쪽으로 오세요. 서두르지 않아도, 천천히 와도 좋아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나기 플 헤임: 아벨... 이 두고 간 편지인가. (허기가? 당장 상황에 맞지 않는 내용을 보고 눈이 가늘어진다. 사실 별일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아까 전 보았던 것들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어서 서둘러 너를 찾기로 했다.) 당신은 떨리는 감각을 진정시키고,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객실 밖으로 나오자 아까까지 보이던 수많은 마네킹이 전부 사라져있네요. 마네킹이 서 있는 대신, 통로에는 알리움 기간티움 꽃이 떨어져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Spot Hidden RollValue: | 90/45/18 |
Rolled: | 57 |
Result: | Success |
「알리움 기간티움은 불굴(不屈)의 꽃. 꽃말은 원만한 인품.」 안내판에 따르면, 당신이 있는 곳은 [5호차: 알리움 기간티움]인 것 같습니다. 안내판은 금속제 플레이트로, 아래에 글씨가 타각 되어있습니다. 그 밑에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꽃병이 있지만, 꽃병에는 아무것도 꽂혀있지 않습니다. 나기 플 헤임: ... 또? (떨어진 꽃을 주워들고 안내판을 확인하자 절로 나온 말. 이번엔 익숙하게 꽃병에 주워든 꽃을 꽂았다.) 익숙하게 꽃병에 알리움 기간티움을 꽂자, 문이 열립니다. 나기 플 헤임: 넘어가야죠.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한탄이라도 하듯 중얼거리곤 다음 칸으로 급히 넘어갔다.) 4호차에 들어서면,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창밖은 다소 흐릿해지기 시작했으며 비가 올 것만 같습니다. 편지에 쓰여있던 것처럼, 식당차답게 흰 식탁보가 덮인 테이블이 여럿 보입니다. 오직 한 테이블에만 접시와 식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Nagi ple Haim」 이라고 인쇄되어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 내 자리인가? (갸웃) INT RollValue: | 90/45/18 |
Rolled: | 64 |
Result: | Success |
당신은 왠지, 저 자리에 앉아야만 한다고 느꼈습니다. 나기 플 헤임: ... ... . (왠지 이 자리에 앉아야 할 것 같아서 얌전히 앉는다.) 자리를 정돈하고 고개를 들자, 맞은편에 아바에가 앉아있습니다. 그 몸에는 상처는 커녕, 한 방울의 핏자국도 묻어있지 않습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당신이 보았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SAN치 체크. 나기 플 헤임:SAN RollValue: | 77/39/15 |
Rolled: | 48 |
Result: | Success |
아벨 ...?
나기 플 헤임: rolling 1D3+1
= 2
아직도 붉은 잔상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만 같습니다. 이성 2 감소. 아바에 드 클루니: ... 안색이 좋지 않으신데, 무슨 일 있으셨었나요...?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네게 손을 뻗어) 나기 플 헤임: ... (네가 뻗은 손을 잡아, 그대로 제 뺨에 가져다댄다. 네 온기를 확인하기 위해.) ... 아니.. 아니에요. 그게 환각이라면... 정말로. 아바에 드 클루니: 음...? (그대로 당신의 뺨을 찬찬히 쓸어주었다. 다정하고 애정이 묻어나는 손길로. 그리고 어딘가 불안정해보이는 당신을 향해, 안심시키듯 부드러운 미소도 함께.) 안 좋은 꿈이라도 꾸셨던 걸까요... 이제 괜찮아요, 눈 마주쳐보시겠어요? 나기 플 헤임: ... 으음.. (다정한 손길과 부드러운 미소. 평소와 같은 네 모습에 조금은 안심이 된 듯 기대어 있다 슬며시 고개를 틀어 네 손바닥에 입을 맞춘다.) ... 응. 완전히 악몽이었지만.. 꿈이었다면 괜찮아요, 아벨.. (그대로 너와 눈을 마주친다.) 아바에 드 클루니: (제 손바닥에 닿았던 감촉이 간지러워, 손을 잠시 오므렸다가 살풋 웃음을 터트렸다.) 제가 나기 곁에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혼자 두어 미안해요. (별안간 또렷한 갈색빛 눈이 당신을 향하고, 아래로 처진 순한 눈꼬리가 휘어졌다.) 그보다, 배가 고프진 않으세요? (갸웃) 꽤 오래 주무셨었는데...
나기 플 헤임: 배가 고픈 건 당신 아니에요? (느리게 손을 떼고는 웃었다. 마주친 네 눈은 자신이 항상 보았던 색과 모양이어서, 홀린 듯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곧 찬찬히 내려간 시선은 접시와 식기로 향한다.) 뭐... 식사하는 것도 좋겠죠. 모처럼 자리가 준비되어 있는데. 아바에 드 클루니: 저는 나기가 오기 전에 미리 조금 먹어두어서 괜찮아요. (한참동안 바라보던 시선을 따라 거두고는, 주변을 살폈다.) 그러고보니, 식사 준비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앞쪽 문에서 마네킹 하나가 웨건을 밀며 나타납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 아! 마침 요리가 준비되었나봐요. 타이밍이 좋네요- (작게 손뼉을 마주친다.) 마네킹은 요리사 복장을 하고 있으며, 팔에는 장례용 완장을 차고 있습니다. 이어 클로슈-은으로 된 둥근 뚜껑-로 덮은 요리 하나를 당신의 앞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습니다. 그리고는 공손히, 그러나 어딘가 어색한 인사를 남기고 떠납니다. 나기 플 헤임: ... 벌써 먹었어요? 빠르네.. (그렇게 배가 고팠던 걸까. 널 빤히 바라보다 마침 들어온 요리사 쪽을 본다.) ... ... ? (도저히 사람이라고 보여지지 않는 마네킹을 한참 응시하다 절레 고개를 흔든다. 역시 이것도 모종의 마법을 걸어 움직이게 해둔 것 같다며, 자신 나름대로 납득했기 때문.) 음... 꽤 고급스러운데요, 열차 안의 식당인데도. (그렇게 말하며 그가 내려놓고 간 클로슈를 열었다.)
아바에 드 클루니: 그렇죠? 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끄덕이면서 눈으로 4호차 안을 한 번 둘러보았다.) 나기에게 이곳이 괜찮아보인다면 다행이에요. 뚜껑을 열자, 옅은 색의 리소토가 담긴 그릇이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소박하며, 나쁘게 말하면 초라한 음식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쌀로 만들어진 요리네요. 분명 맛도 괜찮을 거예요. (생긋 웃으며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확신에 차 보인다.) 냄새를 맡거나, 관찰력 또는 아이디어 등의 판정이 가능합니다. 나기 플 헤임: ... ... . (확신에 찬 아벨의 눈빛에 나쁘게 말하지 않기로 했다. 눈앞에 놓인 리소토를 애매하게 바라본다.) Spot Hidden RollValue: | 90/45/18 |
Rolled: | 53 |
Result: | Success |
리소토는 낯이 익으면서도 동시에 불쾌하게 느껴집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나기 플 헤임: ... 왜.. (조심스럽게 수저로 떠서는, 여전히 미묘한 얼굴로 냄새를 맡았다.) 희미하게 간장 냄새가 나지만 그 이외에도 뭔가 묘한 냄새가 납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무슨 냄새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나기 플 헤임: ... .... .. (정말 먹어야 하나? 잘 모르겠지만 화악 불쾌하게 느껴지는 리소토를 보며 열심히 생각을 굴려본다. 먹지 않을 핑계...) INT RollValue: | 90/45/18 |
Rolled: | 54 |
Result: | Success |
당신은 방금 전의 냄새를 어디선가 맡아본 적 있음을 떠올립니다. 마찬가지로 어디에서 맡았었는지, 무슨 냄새였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나기 플 헤임: ... .. 맛.. 있을까요...? (시선을 피한다. 어쩐지 의문형.) 아바에 드 클루니: ... 그럼요- (피하는 시선을 따라가) 이상한 점이라도 있으신가요...?
나기 플 헤임: ... .... .. (시선이 따라오며 묻는 말에 대답도 못하고 끄응, 잠시 고민하다 그냥 먹기로 한다. 그래도 네가 권하는 것이니 조금이라도 먹어야지.) 아니... 뭐, 맛있겠죠. (냠...) 아바에 드 클루니: 배고프실 테니까, 조금이라도 먹어두셔요. (편식하는 어린 아이를 달래는 기분.) 그리고 당신이 리소토를 입에 넣어 맛을 느낄 때 즈음, 누군가가 몸을 지탱해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그것을 확인할 겨를도 없이 당신은 깊은 잠에 들어버리고 맙니다. 흰 벽으로 둘러싸인 방 안, 정체 모를 무언가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비명을 지르는 입은 막혀있고, 달아나려는 손발은 침대에 묶여 있습니다. 은색의 주삿바늘이 빛났을까요, 그 순간 격통과 함께 그것이 당신의 팔에 꽂힙니다. 액체가 몸에 주입되는 감촉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공포감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금방이라도 심장이 찢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부 위로 기어올라오는 감각을 느끼고 당신은 피부를 마구잡이로 긁어댑니다. 흰 시트에 혈액이 거뭇거뭇 드리우는 모습이 어째서인지 당신을 안심시킨 것 같기도.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당신은 누군가의 품 속에서 울고있습니다. ... 잠에서 깨어나 보면, 여전히 식당차 안입니다. 조금 전까지 앉아있던 아바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편지지와 콜키쿰 한 송이만 놓여있을 뿐. 한입밖에 먹지 않은 리소토는 거무스름하게 변색되어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 .. 그 요리사. (변색된 리소토를 보고는 인상을 찌푸린다. 역시 이상한 음식은 먹으면 안된다는 교훈과 함께, 문득 시선을 올리니 네 모습이 보이지 않아 몸을 일으켰다. 이번에도 자리에 대신 편지지와 꽃 한 송이가 놓인 것을 보고 집어든다.) ... 계속.. 이렇게. (네가 자신에게서 사라지는 걸까. 끔찍한 악몽으로 지친 얼굴은, 편지지를 조용히 읽어내린다.)
「별로 좋은 컨디션은 아닌 것 같아 보여요. 괜찮으신가요? 무리하지는 말아주세요. 평상시처럼 해주셔도 좋답니다. 기분이 조금 안정되는 것 같다면 이쪽으로 오세요. 나기 플 헤임: 기다리려면... 내 옆에서 해줘요. (한숨을 푹 쉬었지만, 그래도 편지지와 콜키쿰 한 송이를 들고 익숙한 안내판과 꽃병을 찾으러 식당차를 나섰다.) 당신은 익숙한 걸음으로 나서, 주변을 살펴봅니다. 나기 플 헤임:Spot Hidden RollValue: | 90/45/18 |
Rolled: | 21 |
Result: | Hard |
「콜키쿰은 영원(永遠)의 꽃. 꽃말은 즐거운 추억.」 안내판에 따르면, 당신이 있는 곳은 『4호차: 콜키쿰』인 것 같습니다. 안내판은 금속제 플레이트로, 아래에 글씨가 타각 되어있습니다. 그 밑에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꽃병이 있지만, 꽃병에는 아무것도 꽂혀있지 않습니다. 나기 플 헤임: 전혀 즐거운 맛은 아니었지만... (괜히 혼잣말로 투덜거리곤 꽃병에 콜키쿰 한 송이를 꽂았다.) 꽃병에 콜키쿰을 꽂자, 3호차로 향하는 문이 열립니다. 나기 플 헤임: ... ... . (똑같이 열리는 문을 바라보다, 발걸음을 옮긴다.) 문이 열리고 보이는 3호차의 풍경은, 마치 도서관 같습니다. 창밖은 완전히 흐려져 언제 비가 내리기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벽이나 통로에도 책장이 몇 개 놓여있고, 소파가 완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아바에가 보이네요. 나기 플 헤임: ... ? (어딜 보아도 서재와 비슷한 모양새의 3호차 안을 힐긋 둘러보다 네가 보이자 바로 다가갔다.) 아벨... 여기 있었나요. (아벨 빤... 책 표지도 빤...) 아바에 드 클루니: ... (평소라면 당신에게 먼저 다가와 조잘거리듯 이야기했을 텐데, 당신이 다가오는 것도 모른 체 하며 묵묵히 페이지를 넘겼다.) 나기 플 헤임: 아벨ㅡ (왠지 눈이 반으로 줄어든다. 그대로 책등을 잡아, 네가 페이지를 넘기는 걸 멈추게 한 뒤에) 무슨 책을 읽길래 그렇게 집중해요? 아바에 드 클루니: ... 아. (페이지를 넘기려다, 무언가 걸리는 것을 보고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눈을 두어 번 깜박이고는,) 이건... '앨저넌에게 꽃을', 이라는 책이에요. 혹시 읽어보셨나요? (당신의 물음에 단조로운 목소리로 답해주었다.)
나기 플 헤임: 글쎄... 특별히 기억나지는 않는 걸요. 읽어본 적 없을지도.. (그 대답에 책등을 기울여 페이지 안의 내용을 살핀다. 네 목소리가 묘하게 느껴져 신경쓰이기도 했지만.) 이 책, 재밌어요? 날 두고 읽고 싶어질 정도로. (조금 뚱한 표정)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런가요. (작게 끄덕끄덕) 주인공과 한 생쥐가 뇌 수술로 인해 겪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당신에게 잘 보이도록, 책을 활짝 펼쳐 보여주어) ... 궁금하시다면,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릴까요? (뚱한 얼굴을 한 모습도 귀여우신걸요... 라고 생각했다.)
나기 플 헤임: ... (와중에 책을 활짝 펼쳐 보여주는 네가 귀여워 뚱한 표정이 조금 풀린다. 정말 내용이 마음에 들었던 건가, 싶어 일단 불평을 넣어두고 얌전히 네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 당신이 좋아하는 책이라면.. 듣고 싶어요. (끄덕끄덕) 아바에 드 클루니: (힐금, 표정 변화를 눈치 채고는 조그맣게 미소지었다.) 으음, 그럼... (들고 있던 책을 가장 첫 페이지로 넘겨) 주인공인 찰리는, 지적 장애를 갖고 있지만 마음씨 좋은 청년이에요. 그는 삼촌의 빵집에서 일하고 있고, 평소에는 지적 장애인을 위한 학교에 다녀요.
그러던 어느 날, 담임이자 대학교수인 앨리스의 권유로 뇌 수술을 받게 되죠. 먼저 임상 실험에 사용되었던 생쥐, 앨저넌에게는 비약적인 지능 향상이 보인 바가 있었다고 해요.
찰리는 수술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수술 결과 몇 개월 만에 IQ 185의 천재가 된답니다.
그렇지만... 잔인하게도.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곧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지능이 높아진 후 인간관계의 왜곡과 어머니에게서 버림받은 사실, 자신을 싫어하던 여동생 등...
과거의 기억이 자꾸만 찰리를 찾아오고, 알고 싶지 않았던 사실들을 알게 돼요.
아바에 드 클루니: 마음은 어린 상태로 남은 채, 지능의 성장에 따라가지고 못하고 고통받는 나날들... 그렇게 찰리는 자존심만 높아진 채로 점점 고립되어 가죠. ... 그리고, 앨저넌에게도 급격한 퇴행 증세가 나타나요.
조사 결과, 수술의 부작용으로 판명되었다고 해요. 일시적으로 지능이 높아지는 대신, 몇 개월 후 효과는 사라지고 지성은 수술 전보다도 낮아지게 되는.
찰리는 퇴행을 막으려고 몸부림치지만, 결국 해결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죠.
자신의 발로 장애인 수용 시설로 향하는 찰리는 마지막 경과 보고 일지에 이렇게 작성해요.
「제 집 근처에 들를 기회가 생긴다면, 집 뒤뜰에 있는 앨저넌의 무덤에 꽃을 바쳐주세요.」
아바에 드 클루니: ... (그렇게 한 이야기를 마치며, 느릿하게 눈꺼풀을 내렸다. 그리고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앨리스 교수에게 악의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순수한 선의로 사람을 망쳐버린 거죠. (이어 천천히 눈을 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라니, 맞는 말이에요. 본래의 의미는 다르지만... 분명 저도, 선의라고 생각한 일로 누군가를 망쳐놓았을지 몰라요.
... 앨저넌이 부럽네요. 저는 그저, 꽃이 필요한 것뿐이었는데...
그는 말을 마친 후, 다시 책에 몰두하는 모습입니다. 꽤 집중하고 있는 듯하니, 당신은 다른 책을 읽어볼까요. 나기 플 헤임: ... 생쥐가 왜 부러워요? 결국 수술의 부작용으로 죽었다는 거잖아. (네가 해오는 이야기에 집중하다 마지막 말에 갸웃인다. 다시 책에 몰두하는 널 바라보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꽃이라면 원하는 만큼 줄게요. 언제든.. ... ... 으, 음 ~.. (그대로 네 모습을 한참 관찰했지만 아무래도 방해할 수 없어 자신도 다른 책을 읽기로 했다. 적당히 손에 집히는 아무거나 집어든다.)
당신은 대답 없는 그를 뒤로 한 채, 다른 책을 찾습니다. 한 권은 '마음의 병에 대해서', 다른 한 권은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자 실험'입니다. 두 권 모두 차분히 읽으면 6시간 정도, 훑어보기만 해도 30분은 족히 걸릴 듯 하네요.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남았나요? 아바에에게 물어볼까요. 나기 플 헤임: (대강 시간을 때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본격적.) ... 아벨? 그걸 다 읽는데 어느정도 걸려요? : (당신의 부름에 책에서 눈을 떼고는, 네 쪽을 바라봐) 음, 글쎄요...~? (말끝을 올리며 고개를 기울였다.) 나기도 책을 읽고 싶으신 거라면, 적당히 훑어보는 정도는 괜찮을 거예요. 아직 여유가 있으니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당신의 부름에 책에서 눈을 떼고는, 네 쪽을 바라봐) 음, 글쎄요...~? (말끝을 올리며 고개를 기울였다.) 나기도 책을 읽고 싶으신 거라면, 적당히 훑어보는 정도는 괜찮을 거예요. 아직 여유가 있으니까요. 나기 플 헤임: ... 그래요? 그럼.. (두 권 모두 적당히 훑어보기로 했다. 우선 '마음의 병에 대해서' 라는 제목의 책을 집어든다.) 「마음도 몸과 마찬가지로 병에 걸릴 때가 있습니다. 재난으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소중한 사람을 눈앞에서 잃어버리는 등의 강한 정신적 쇼크가 도화선이 됩니다. 유명한 예로, 자신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기억 상실(전생활사건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극단적인 피해 망상과 환청, 환각, 유아 퇴행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최근 널리 알려진 예로 말하자면 우울증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치료도 가능합니다. 이른바 '마음이 다친 상태'라고 한다면 알기 쉬울 것입니다. 물론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아직 병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탓도 있고, 자신을 괴로운 생각 속에 가둬버리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누군가의 옆에 있어주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스스로 일어날 수 없다고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만약, 그럼에도 당신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당신에게 깊은 애정을 품고 있을 겁니다.」 INT RollValue: | 90/45/18 |
Rolled: | 24 |
Result: | Hard |
누군가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당신의 귓가에 속삭입니다. 식사 중에도, 목욕 중에도, 심지어는 잠을 자고 있는 중에도. 증오에 가득 찬 환청이 끊임없이 귀에 흘러들어오는 어두운 생활. 당신의 정신은 마모되어 무의식적으로 날붙이를 찾게 됩니다. 그런 나날 속에서 당신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나기 플 헤임:SAN RollValue: | 75/38/15 |
Rolled: | 21 |
Result: | Hard |
나기 플 헤임: ... 방금, 은 대체.. (머리가 울릴 정도로 끊임없이 들리던 환청, 누군가를 죽이라는 증오에 가득찬 목소리.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자 흐릿한 시야에 자신이 읽고 있던 책의 검은 철자들이 담긴다. 꾸욱, 페이지를 짚은 채 낮게 숨을 토해냈다.) ... 머리 아파... 아바에 드 클루니: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일어나, 당신을 바라본다.) 이곳의 책은 읽어보실만한가요? 저는 시간이 된 것 같아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네요. (그리 말하면서, 문을 흘끔 쳐다보았다.) 나기는 조금 더 둘러보다 와도 좋아요.
나기 플 헤임: ... 무슨 시간이, (의문 가득한 소리로 널 따라 책을 덮는다.) 꼭 가야할 일이라도 있어요? 그렇다면 나도 같이 가요. 계속 혼자 가버리지 말고.. 아바에 드 클루니: (도리도리...) 나기와는 조금 달라서, 조금 일찍 가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당신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것뿐이니까... 걱정 마세요. 나기를 두고 가는 게 아닌걸요.
아바에는 그대로, 2호차로 이어지는 문을 통해 사라집니다. 문이 굳게 닫히고, 뒤따라 나가려 해도 문은 열리지 않네요. 이렇게 된 이상... 마저 책이나 읽어볼까요. 나기 플 헤임: (정말 이렇게 된 이상... 마지못해 책을 집었다. 이번에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자 실험' 책을.) 「슈뢰딩거의 고양이란 사고 실험의 일종입니다. 우선 뚜껑이 있는 박스를 준비하고, 이 안에 고양이 한 마리를 넣습니다. 상자 안에는 고양이 외에 방사성 물질인 라듐을 일정량 넣고 방사선 측정기를 한 대, 그리고 청산가스 발생 장치를 한 대 넣어둡니다. 만일 상자 안의 라듐이 α입자를 방출하면 이를 방사선 측정기가 감지합니다. 그 후 그 끝에 붙은 청산 가스 발생 장치가 작동하고 청산 가스를 흡입한 고양이는 죽게 됩니다. 그러나 라듐에서 α입자가 나오지 방출되지 않을 경우 청산 가스 발생 장치는 작동하지 않고 고양이는 살아남습니다.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과연 고양이는 살아있는가 죽어있는가. 이 경우 고양이의 생사를 α입자 방출 여부만으로 결정한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α입자는 원자핵의 α붕괴에 수반하여 방출됩니다. 이때 상자에 넣은 라듐이 1시간 이내에 α붕괴하고 α입자가 방출될 확률은 50%라고 합니다. 상자 뚜껑을 닫고 1시간 후에 뚜껑을 열어 관측했을 때, 고양이가 살아있을 확률은 50%, 죽었을 확률도 50%. 그러므로 이 고양이는 살아있는 상태와 죽은 상태가 1:1로 겹쳐져 있다고 해석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상자를 열 때까지 상자 속 고양이는 살아있으면서 죽어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관측자가 관측하지 않는 한, 죽은 고양이를 살리는 것도 살아있는 고양이를 죽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나기 플 헤임: ... ... 라듐.. α입자? (여러모로 마법사인 나기에겐 생소한 단어들이다. 적당히 문맥상 내용은 이해했지만.) 결국 확인하지 않으면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다는 건가... 정확히 확인하지 않으면, 삶과 죽음이 겹쳐 있는 상태라는 걸까요. 생소한 단어들이 가득한 책을 덮은 후 제자리에 내려놓습니다. 더 읽을 만한 건 없으려나요. 관찰력 판정 가능. 나기 플 헤임: (먼저 가버린 연인을 두고 독서행이라니...) Spot Hidden RollValue: | 90/45/18 |
Rolled: | 22 |
Result: | Hard |
당신은 책장에 꽂혀있는 책 중에서 한 권만이 가짜임을 눈치챕니다. 나기 플 헤임: ... ... 이걸 열었더니 짠ㅡ 편지지와 꽃이? (하고, 깜짝상자를 열어본다.) 편지는 없지만 스카비오사 꽃다발이 들어있습니다. 감촉으로 보아선 생화 같지만, 시든 기색 없이 생기가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편지가 없었다. 조금 시무룩...) ... (도리도리. 스카비오사 꽃다발을 조심스럽게 집어들고 안내판을 찾았다.)
3호차의 안내판과 꽃병은 어디에 있을까요, 관찰력 판정합니다. 나기 플 헤임:Spot Hidden RollValue: | 90/45/18 |
Rolled: | 59 |
Result: | Success |
「스카비오사는 재기(再起)의 꽃. 꽃말은 아침의 신부.」 안내판에 따르면, 당신이 있는 곳은 [3호차: 스카비오사]인 것 같습니다. 안내판은 금속제 플레이트로, 아래에 글씨가 타각 되어있습니다. 그 밑에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꽃병이 있지만, 꽃병에는 아무것도 꽂혀있지 않습니다. 나기 플 헤임: 아침의 신부... (순간 스카비오사 꽃다발을 든 아벨을 잠시 상상했다.) ... ~... (얌전히 꽃병에 스카비오사 다발을 꽂는다.)
신부라니,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연인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 꽃병에 스카비오사를 꽂자, 문이 열립니다. 나기 플 헤임: (한번 끄덕이고, 2호차로 이어진 문으로 향했다.) 넓은 열차 안이 전부 하나의 병실처럼 되어 있습니다. 창밖엔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열차 안도 상당히 어두워졌습니다. 구석에는 작은 선반과 옷장이 있으며 침대 옆에 소파가 완비되어있습니다. 아바에는 그 가운데 소파에 앉아, 가만히 침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 ... ? 열차 안에 이런 공간이.. (둘러보며 이상하다 느끼는 것도 잠시, 네 모습에 가까이 소파로 다가간다.) 왜 이런 어두운 곳에 있어요. 아벨. 아바에 드 클루니: (침대를 응시하던 시선이 가까이 다가온 당신을 향하고, 중얼거리듯 말한다.) ... 오셨군요.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날이 조금 흐려진 것뿐인걸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나기 플 헤임: ... ... (고개를 따라 시선을 창문 쪽으로 옮긴다.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바라보고 슬쩍 비껴 내려간 시선은 침대에 머문다. 묘한 생각이 들어 무심코 입을 열었다.) ... 누구의 병실이에요? 여긴. 아바에 드 클루니: ... (멍하니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들려오는 빗소리가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당신의 물음에 멈칫하는 듯 하더니 대답한다.) 잘 모르겠어요. 이름이 써있지 않아서... 시간은 충분하니, 원한다면 안을 조금 둘러보시겠어요? ... 아마, 무언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네요.
이 방에서는 침대와 선반, 그리고 옷장을 살펴볼 수 있을 듯합니다. 나기 플 헤임: ... (비 내리는 창가를 멍하니 바라보는 널 쳐다본다. 이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지만 결국 네게 답을 구할 수는 없을 것 같아 한동안 머무르던 시선을 뒤늦게 떼어내고,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 ... 그럴까요. 안을~.. (처음은 역시 누구의 것인지 모를 침대부터.)
하얀 침대.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을법한 심플한 침대입니다. 이름표가 붙어있지 않아 쓸쓸한 느낌이 드네요. 나기 플 헤임:Spot Hidden RollValue: | 90/45/18 |
Rolled: | 75 |
Result: | Success |
이불을 들춰보자, 그 아래 흰색 표지의 일기장을 발견합니다. 이 역시 이름은 적혀있지 않기 때문에 누가 쓴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나기 플 헤임: ... 일기장? (누구의 것인지 모를 일기장을 우선 집어들고는 파락파락 넘겼다.) 무 슨 목적으로 이렇게 상냥 하게 대해주는 걸까. 「하얗지 않은 녀석의 이름은 아바에라고 한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오늘도 아벨이 왔다. 선물을 잔뜩 가지고서. 코를 무는 찻잔 같은 걸 가지고 놀 나이는 아닌데. 완전 바보 취급 하고 있다고. 조금씩 공부도 하자고 말했지만 어려운 건 싫은걸. 글을 좀 더 정돈해서 쓸 수 있을 때까지, 일기는 잠시 휴식.」 아벨은 이런 나에게도 웃어주며 어울려주고 있다. 최근에는 이렇게, 깨끗하게 글씨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선생의 이야기는 따분하지만 아벨이 있어준다면 괜찮아.」 「아벨이 내게 책을 주었다. 조금 길고 어려운 책이다. 천천히 해도 괜찮다지만, 빨리 다 읽어서 아벨을 놀라게 해주고 싶어. 그리고 오늘은 과일을 가져와줬다. 사과라는 건 조금 맛있는 것 같기도. 나도 잘 깎아보려 했지만 자꾸만 껍질이 끊겨버렸다. 연습해보고 싶었는데, 아벨이 칼을 가지고 돌아가버렸다.」 아벨이 싫은 거지, 죽이고 싶은 거지, 하고 묻는다. 여기는 무슨 병원인 걸까. 아벨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나는 다치지도 않았고, 병에 걸리지도 않았다. 밖에 나가고 싶다고 했더니 미묘한 얼굴로 웃었다. 아직은 안 된다고 하던데, 그럼 언제쯤 나갈 수 있어? 왜 계속 이런 하얀 방에 있어야만 하는 거지.」 그건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아. 「그럴 리 없어. 그렇지만ㅡ (엉망으로 덧칠되어 있다.)」 「오늘도 나는 하얀 방에 있다. 아직 나오면 안 된다고. 「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 (페이지 한 면에 빽빽이 채워져있다.)」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아아」 밤의 목소리가 옳았다. 계속 나를 도와줬던 거야. 이곳은 병원이 아니라 감금 시설이고, 아벨은 나를 가두고 있다. 「시설에서 나갈 수 있는 인간에게 어떤 법칙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녀석들의 흉내를 내면 된다. 그렇게 하면 방심시켜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밤의 목소리가 나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 준다. 흉내를 내는 방법, 평범하게 행동하는 방법, 세계의 해답. 아벨이 한 말은 전부 거짓말이었다. 그대로 속아버렸어. 아벨이 왔기 때문이다. 왜 내 편과 떼어놓는 거야? 역시 아벨은 나의 적이다. 나 같은 건 정말 싫어하는 거지. 「아벨이 살아있으면, 나는 계속 감시당하는 걸까. 하얀 방에 갇혀 온몸이 마구 헤집어지는 걸까. 「밤의 목소리가 사람이란 건 간단하게 죽지 않는다고 한다. 늑골 같은 게 방해되니까, 많이 찌르지 않으면. 무기는 과도가 좋을지도. 작고 다루기 쉬우니까. 아벨이 어떤 무기를 갖고 있는지 모르니까 최대한 방심시키는 게 좋겠지.」 나를 시험하고 있는 거라고 밤의 목소리가 귀띔해주었다. 이 일기는 당분간 숨겨놓지 않으면 안 되니까, 잘 자.」 「뻔한 거짓말만 쓰면 되니 편했다. 이제 곧 퇴원이다. 칼을 찌르는 연습은 많이 했다. 베개가 있어서 딱 좋았다. 여러 번 찌르면 분명 죽을 거라고 밤의 목소리가 말했다. 사실은 감시하러 왔으면서. 뻔뻔해서 정말 싫어. 「밤의 목소리만이 내 편이다. 나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아벨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안 될지도 모른다. 동료가 많이 있을지도. 그래도 괜찮아. 그때 또 죽여버리면 되니까.」 「드디어 내일이 퇴원하는 날. 그리고 전부 끝나는 날이다. 아벨에게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부른 후, 그리고 죽인다. 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분명 아군이니까 괜찮아. 나기 플 헤임:INT RollValue: | 90/45/18 |
Rolled: | 3 |
Result: | Extreme |
다만, 일기에 쓰여 있는 행동을 실제로 실행했는지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무의식 중에 외면하고 싶은걸까요. SAN치 체크. 나기 플 헤임:SAN RollValue: | 73/37/14 |
Rolled: | 36 |
Result: | Hard |
나기 플 헤임: ... 그럴리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 하지만 믿어지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다. 네게 진위 여부를 확인해 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이번에는 무작정 선반을 열어본다. 확실하게 알아내야, 전부를.) 소품과 몇 권의 책이 들어있는 작은 선반. 따스한 느낌이 드는 노란색을 띠고 있습니다. 꽃병에는 여러 꽃들이 꽂혀있고, 보기에도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나기 플 헤임:Spot Hidden RollValue: | 90/45/18 |
Rolled: | 62 |
Result: | Success |
당신은 책 한 권과 꽃병에 꽂혀있는 꽃 중에서 금잔화를 찾아냅니다. 나기 플 헤임: ... 이런 건.. (중요하지 않아, 꽃병의 꽃은 그대로 두고 우선 책 한권을 펼쳐본다.) 책의 제목은 '꽃말의 겉과 속' 이라고 쓰여있으며, 몇 개의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양면성이 있는 꽃말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책인 듯합니다. 안쪽에는 6페이지 분량의 쪽지가 붙어있습니다. 「봄망초: 추상의 꽃. 꽃말은 티 내지 않는 사랑, 추억 속의 사랑.」 「알리움 기간티움: 불굴의 꽃. 꽃말은 원만한 인품, 무한한 슬픔.」 「콜키쿰: 영원의 꽃. 꽃말은 즐거운 추억, 나의 가장 좋은 날은 지나갔다.」 「스카비오사: 재기의 꽃. 꽃말은 아침의 신부,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금잔화: 자애의 꽃. 꽃말은 고요한 마음, 이별의 슬픔.」 「물망초: 우정의 꽃. 꽃말은 진정한 사랑, 나를 잊지 마세요.」 이외의 페이지는 전부 새하얗고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습니다. 나기 플 헤임: ... ... . (차분하게 내용을 훑어내린다. 꽃말의 양면성, 필요없는 정보라고 생각하면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전부 읽고 나서도 여전히 자신의 기억에 대해 더 기억나는 것이 없자, 덮고 옷장을 열었다.) 벽에 고정된 작은 옷장. 상복이 여러 벌 걸려있습니다. 남자나 여자가 입을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상복이 있지만, 수가 많지 않아 맞는 사이즈는 한 벌 정도밖에 없어 보입니다. 나기 플 헤임:Spot Hidden RollValue: | 90/45/18 |
Rolled: | 79 |
Result: | Success |
나기 플 헤임: ...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일단 커튼을 치고 갈아입는다. 복잡한 심경...) 당신은 상복을 하나 꺼내들어 갈아입기로 합니다. 그러던 도중, 옷 주머니에 무언가 들어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나기 플 헤임: ... ? (주머니에 든 무언가를 꺼내 확인한다.) 당신이 꺼내어 확인한 것은, 칼집에 든 과도. 몇 번이고 반복되는 그 행위가, 누군가의 몸을 붉게 물들입니다. 기분이 고양되는 것을 느낍니다. 아마 제정신은 아니겠죠. 누군가가 미친 듯이 웃고 있습니다. ㅡ시끄러워. 붉은 것은 당신의 양손. 과도를 쥐고 있는 그 손바닥. 그것은 당신이 만들어 낸 것이고, 그런 광경을 보고 웃는 것도 당신입니다. 너무나도 역겨운 환각이 당신의 정신을 찢어발기는 것만 같습니다. SAN치 체크. 나기 플 헤임:SAN RollValue: | 72/36/14 |
Rolled: | 70 |
Result: | Success |
나기 플 헤임: rolling 1D6+1
= 7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여전히 피로 가득 물들은 모습이 일렁입니다. 서서히, 시야 전체가 붉은 피로 물들어 가고... 환각에서 깨어나면 아바에는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앉아있던 자리에 한 장의 편지가 남아있을 뿐입니다. 나기 플 헤임: ... 아벨. 아벨? ... 아벨.. (정신이 들고 나서 붉어진 눈가로 서둘러 네 자리를 살핀다. 사라진 것을 확인해도 여전히 멍한 얼굴로 네 이름을 연달아 불렀다. 방황하는 목소리는 하릴없이 허공에 닿고.) ... 어디 갔어요. 나를 두고... ... ... 나는.. (잔인한 환각을 다시금 떠올렸다. 사실 그쪽이 현실이겠지. 분명 이 손으로 너를 죽인 광경을 보았다. 무의식 중에 비틀린 입꼬리가 떨린다. ㅡ아니, 아니다. 이것이 현실이다. 피가 날 듯 제 입술을 꽉 깨물고는 편지지를 들었다.) 결국 확인하지 않으면 살아있으면서 죽어있는 상태, 니까...
당신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처럼 들릴까요? 물론 거짓말은 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괜찮아요. 곧 장례 행렬이 시작돼요. 둘만의 장례 행렬이. 조금 낭만적일까요, 저와 나기뿐이라는 점에서... 나기 플 헤임: ... 죽지 않았어. (무심코 튀어나온 건 거짓말. 글자 하나하나를 새기듯 시야에 넣으며 혼잣말을 중얼인다.)
날 원망해도 좋아요. 하지만.. (꽃병에 아직 꽂혀있는 금잔화를 찾아들고는 또다시 안내판을 찾았다.) ... 당신을 보낼 수는 없어. 아벨.
이곳의 안내판과 꽃병은 어디에 있나요, 관찰력 판정. 나기 플 헤임:Spot Hidden RollValue: | 90/45/18 |
Rolled: | 16 |
Result: | Extreme |
「금잔화는 자애(慈愛)의 꽃. 꽃말은 고요한 마음.」 안내판에 따르면, 당신이 있는 곳은 [2호차: 금잔화]인 것 같습니다. 안내판은 금속제 플레이트로, 아래에 글씨가 타각 되어있습니다. 그 밑에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꽃병이 있지만, 꽃병에는 아무것도 꽂혀있지 않습니다. 나기 플 헤임: ... ... (꽃병에 금잔화를 꽂는다. 다른 꽃말은 무시한 채.) 나기 플 헤임: ... (문이 열리자 마자 빠른 걸음으로 안에 들어선다.) 1호차에 들어섬과 동시에 문이 저절로 닫힙니다. 아마도 이 문을 여는 것은 어떤 수단으로도 불가능해보입니다. 창밖엔 굵은 비가 쏟아지고 있으며, 어느새 밤이 된 건지 깜깜합니다.
열차 안에는 빽빽하게 꽃이 깔려있고, 그 가운데에 관이 놓여 있습니다. 관 속에는 창백한 얼굴의 아바에가 누워 있습니다. 그 옆에는 역시, 같은 낯을 한 아바에가 서 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 (아까보다도 더 굵은 비가 내리는 풍경을 가만 바라보다, 인기척을 느끼고는 가만 다물고 있던 입술을 뗀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계속, 계속... 여기가 이 열차의 끝이에요. 나기에게 있어 마지막 지점이 되겠네요. (깜박이던 눈을 지그시 감았다.) 정말... 잘 해주셨어요. 힘들진 않으셨나요? (미소를 유지한 채, 살며시 눈을 떠 당신을 마주했다.)
나기 플 헤임: ... ... 힘든.. 건... (당신이었겠지. 막상 관 속에 누워 있는 너의 모습을 보자 말문이 막혀 다만 입술을 달싹일 뿐, 어떠한 말도 하지 못했다.) .. 날... 나를, (계속 지탱해주었는데. 어떻게 내가 널 저버렸을까. 감히 너를 의심하고, 증오하고, 사랑하는 당신을 끝내는ㅡ... 마주한 네 얼굴이 미소짓고 있어 어딘가가 아파왔다. 금방이라도 자신이 죽어 네 옆에 누워 묻힌다 해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통증. 아릿한 감각을 삼키고, 간신히 목소리를 꺼낸다.) ... 왜.. 기다렸어요.
당신을 죽인... 나를.
아바에 드 클루니: (어렵게 꺼낸 목소리로 당연한 걸 물으시네요, 그리 생각하며 네게 말했다.) 당신이 올 줄 알았으니까요. 이렇게 믿고 따라와주셨잖아요. 그것만으로... 기뻐요. 고마워요. (진심이었다. 사랑하는 당신을 기다리는 데에 무슨 이유를 더 댈 수 있을까요.) ... 걱정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이, 잔혹한 진실을 떠올리고 상처 입을까봐. 또 그런 당신을 보고, 슬퍼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서... (떨리는 음성이 흐려진다.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신 뒤, 목을 가다듬고 차분히 말을 잇는다.) 지금까지 곁에 있어드리지 못했던 것도... 미안해요. 당신이 불안하도록, 아픔을 겪도록 내버려두어서...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 기억은 오히려 당신에게 더 괴롭게 다가올 테니까. 당신이 짊어진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데.)
나기 플 헤임: ... 모르겠어. 무엇에 대한 감사인가요. (멍하니 이어지는 말이 있었다. 어째서 그런 일을 당하고도 당신은 내게 그렇게 상냥한 것인지. 생각하니 다시금 머리가 아파오고, 통증이 간간이 느껴진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것은 나의 후회라는 것을.) 내가 죽인 당신의 장례를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의? (네 말은 이해할 수 없어서,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상처 입어도 상관없잖아요. 내가 당신을 상처 입혔으니까.
(네 다정을 끊어내는 말. 당신을 내 손으로 죽였던 광경이 지금도 선명하게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다. 그것이 괴로워 낮게 신음을 흘리며 제 얼굴을 감싸쥐었다.) 아니, 고작 그 정도가 아니지. 당신이 그렇게...
... 그렇게... (나의 불안과 아픔은 당연한 벌이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속죄보다, 어쩌면 이제 당신이 영영 사라질지도 모를 일을 걱정하고 있어서. 조소와 섞여 엉망으로 갈라진 목소리가 허공에 흩어진다.) ... 나를 떠나지 말아요, 아벨. .... ..제발...
아바에 드 클루니: 그게 전부예요.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당신의 표정에, 끄덕이며 희미하게 웃었다. 아파하고 후회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아려온다. 그런 당신에게, 가진 것 없는 내가 베풀어줄 수 있는 건 그저 상냥함뿐이니까...) 상관 없을 리가 있나요. 제가 상처 입었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똑같이 상처 입힐 권리가 있는건 아닌걸요. ... 당신에게는 더욱이. (아시잖아요. 숨을 삼키고, 어설픈 웃음으로 목 끝까지 차오른 감정을 억누른다. 그를 보고 있으면 이렇게 한없이 약해져 참아두었던 눈물을 쏟아낼 것 같아서, 볼품없는 모습을 보일 것 같아서, 그래서 자꾸만 피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괴로움에 신음하며 얼굴을 묻은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가, 머리카락을 쓸어주기 위해 한 손을 올렸다. 이내 아무말없이 바라보다, 그를 당겨 제 품에 끌어안는다. 그리고 천천히 토닥이는 손길.) 죄책감 갖지 않으셨으면 해요. 후회하지도. 물론 나기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 더 이야기하지 말아요. 당신에게 충분히 힘든 시간이었어요.
어째서 제가 당신을 떠날 거라 생각하시는 건가요. (귓가에 내려앉는 힘없이 갈라진 목소리. 속상하다. 제가 아는 당신의 모습은 이렇지 않았는데. 당신이 이렇게 작아보이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 ... 떠나지 않아요. 정말이에요. (당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제 눈에 사랑스런 연인이 담기도록.)
그러니... 제가 하는 말을 잘 듣고, 장례 행렬을 완성시켜 주시겠어요? (그에게 요구하는 마지막 부탁.)
나기 플 헤임: ... 당신은 너무 상냥해. (천천히 토닥이는 손길을 느낀다. 마치 저를 달래는 것 같은 네 모습에 얼굴을 묻던 손을 내리자 지친 표정이 보이고, 그대로 너를 마주 안았다.) 나를 상처입혀도 좋아요. 당신에게는 그럴 권리를 주었으니까.. (눈을 감은 채 중얼인다. 눈가가 시큰하게 느껴질 때 쯤 떨어지는 감각에 시야를 여니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네가 있었다. 여전히 아프도록 사랑스러운, 나의 연인.) ... 정말.. 이라면, 응.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게요.
무엇이든...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장례 행렬을 완성하는 것이 네 바람이라면 그것을 들어줄 수 밖에.)
아바에 드 클루니: 당신에게만요. (당연하다는 듯, 옅은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리고 저를 마주 안아주는 그의 온기가 따듯하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제가 어떻게 나기에게. (들려오는 대답에, 그저 조용히 당신을 한 번 더 꼬옥 끌어안고는 떨어진다. 정말로 당신은, 제 부탁이라면 망설임 없이 응해주시는 걸까요.) ... 저는 당신에 의해 끝을 맺었고, 이는 바꿀 수 없는 사실이죠. (단호하지만, 미세하게 떨림이 느껴지는 어조.)
그래서... 나기가 골라주었으면 해요. (손을 뻗어, 당신의 뺨을 그러쥐고는 다정스레 쓸어내렸다.)
스스로의 죄를 마주하고 저의 죽음이라는 현실을 마주할 것인지,
스스로의 죄를 등지고 당신에게만 저일 저와 함께 이 열차에서 영원히 살아갈 것인지.
... 어느 쪽을 택해도 좋아요.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고, 당신의 선택을 존중할 테니까요. (그렇게 말하는 이의 눈시울이 붉다. ... 가르쳐 주세요, 당신의 선택을. 당신에게만 저일 존재인 제게.)
나기 플 헤임: ... 알잖아요.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내려간 시선은 현실의 네가 누워 있는 관에 향했고, 조금 뒤에 다시 눈앞의 널 본다. 부드러운 포옹, 다정하게 뺨을 쓸어주는 감촉은 어쩔 수 없이 달았다.) 내게 현실은 아벨, 당신이 있는 곳이에요. 당신이 없는 곳은 내게 의미가 없어. (스스로의 죄와 상관없이 나는 죽은 너를 떠나 보내지 않기로 했으니까. 그렇지만 묘하게 네 말이 걸렸다.) 하지만... .. 결국 당신이 바라는 '장례 행렬을 완성하는 일'은 어느 쪽이에요? 아벨. (묻는 목소리는 힘없이 줄어든다. 이대로 모른척 하고 싶기도 했으니까.)
아바에 드 클루니: ... 제게 장례 행렬은, 그저 당신이 선택해주는 것. 그 뿐이에요. 더 이야기해줄 수 없어요. (불안해하지 말아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당신은, 이 열차 안에서의 영원한 삶을 택하나요.
나기 플 헤임: ... ... 당신이.. 정말 내가 사랑하는 아바에라면. (손을 뻗어, 네 손을 겹쳐 잡으니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만약 유령이라면 그럴 수 없었겠지. 분명 당신은 내가 죽였는데 눈앞의 너는 대체 무엇일까. 그 모순을 확인하고 싶기도 했고, 확인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정말 영원을 살아갈 수 있는 건가요. 약속할 수 있어요? 아바에 드 클루니: (눈을 깜박이며, 겹쳐진 손을 맞잡아 당신을 가만 바라보았다. 무엇이 그리 걱정이신가요. 제가 눈앞에 있고, 당신은 선택해주기만 하면 되는걸요.) 아마도, 이 열차 안에서만큼은... 영원하겠죠. 나기 플 헤임: 열차 안에서만큼은... (중얼거림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본다. 이 작은 세계에서 너와 영원을 약속하는 일은 분명 옳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있잖아, 이곳이 만들어진 영원이라면... .. 그럼에도 당신을 떠나보내기 싫어 이곳에 있는 나를. 현실에서는 미친 자라고 여길까요? 아. 이미 그 시설이라는 곳으로 돌아갔을지도. (희미한 웃음 소리와 함께 맞잡은 손은 그대로 두고, 다른 손으로 네 허리를 당겨 안았다. 잔뜩 꽃이 깔려 꽃잎이 넘실대는 좁다란 열차 칸 안에서 마치 춤이라도 추듯이. 자신을 바라보는 너와 눈을 마주하고는 속삭였다.) ... 미안해요, 아벨.
이제야 깨달았거든요. 나는 살아있는 당신을 원해요. (그 결과가 나의 죄를 외면하고 현실을 등진 채,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해도. 제멋대로인 그는 연인에게 마지막으로 원했다.) ..이것이 어리석은 선택이어도... 나를 사랑해줘요.
아바에 드 클루니: ... 현실에서 그들이 무어라 여긴들, 무슨 상관인가요. 당신은 이곳에 있는데. (그런 당신을 사랑하는 저도 여기 있고요. 작게 덧붙이며, 그저 당신이 이끄는 대로 몸을 기댄다. 혹여 창밖의 빗소리 탓에 당신의 속삭임을 못 들을까, 가까이서 당신의 얼굴을 마주했다. 정말로, 낭만적인 둘만의 장례 행렬일지도.) 그럼요. 당신이 어떤 결과를 선택해도, 저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답니다. (그것이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따를게요. 이 순간만큼은 네게 활짝 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꽃이 만개하듯.)
앞으로 계속, 영원히 함께 할 수 있겠죠. 더 이상 외롭지도, 고통스럽지도 않아요. 그러지 않도록 전부 지워드릴 테니까... (그럼에도 눈물이 흐르는 건 멈출 수 없었다. 울음을 참기보다는 마지막으로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고, 마주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 사랑해요, 언제 어디서라도.
시야가 어둠으로 가득 메워지더니 의식이 흐려집니다.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영원한 환상을 택한 당신. 그리고 눈을 떠보니, 꽃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열차 안에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원하는 책을 읽을 수도,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나 행복한데도, 한가지 석연찮은 구석이 있습니다. 그날부터 계속 상복을 입은 그대로인 아바에의 모습. 한편, 현실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이가 누군가에 의해 마구 난도질당한 채 사망하고, 그 역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 가해자는 살인자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편안한 미소를 띠고 있었습니다. 죄책감을 상실한 당신에게 있어 낙원은 이 열차 안의 공간일 뿐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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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당신을 향해, 아바에는 언제나와 같이 따스한 미소를 짓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 고마워요, 정말로. 나기가 이쪽을 골라주어서 다행이에요.
그럼, 또 만나요. 이번에는 그쪽에서 기다릴 테니까...
... 그때는, 제 이름을 한 번 불러주시겠어요?
그와 동시에 눈부신 빛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당신은 의식을 잃습니다. 당신은 한 손에 과도를 쥔 채로, 그 앞에 아바에가 서있습니다. 날카로운 칼날은 이제 막 그를 향하려는 순간인 듯, 아바에는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어떻게 하나요? 그 칼을, 그대로 내려찍을 건가요? 나기 플 헤임: ... .. (얼어붙은 것처럼, 눈앞의 너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멍하니 다른 손을 뻗어 과도를 쥔 쪽의 손목을 잡아 내린다. 그대로 챙강, 칼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멈추었다.) ... 아벨? 자연스레 과도가 손에서 떨어지고, 당신은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을 꿇습니다. 그런 당신의 모습을 보고 아바에는 무언가를 알아챈 것일까요. 당신을 부드럽게 끌어안고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소중한 이가 살아있는 것은 당신이 끌어당긴 운명과도 같은 것. 고양이 상자 안에서의 선택, 혹은 마술의 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