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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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l 락
나기 플 헤임 l 아바에 드 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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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데이트를 나선 날은 햇빛이 몹시 좋았습니다.
날이 화창해서 그가 유독 어여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빛이 너무 눈부셨던 걸까요, 그 사람이 흐립니다. 어렴풋이 ─왜?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
당신이 눈을 뜬 곳은 틀림없이 그의 방입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너무도 당황스러워 툭 이름을 부르면, 착각처럼 그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요.
─ 잘 잤어요? 내 사랑.
▼▼▼ Chat Log ▼▼▼
언제나처럼 데이트를 나선 날은 햇빛이 몹시 좋았습니다. 날이 화창해서 모처럼 그와 호숫가를 거닐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빛이 너무 눈부셨던 걸까요, 그 사람이 흐립니다. 어렴풋이 ─왜?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조명이 눈꺼풀에 발갛게 끼쳐들어 아팠던 것 같아요. 푹신한 침대에서 일어나니 그곳은 어느 방입니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는 당신, 분명 이곳은 슬리데린 기숙사입니다. 방금 전까지 즐거운 데이트를 하고 있었을 텐데, 왜 여기서 눈을 떴을까. 데이트 전에 잠들어 꿈이라도 꾸었나 싶지만, 그러기에는 나기와 즐겁게 웃고 있던 기억 등이 너무도 생생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에 혼란스러울 당신. San 체크. 아바에 드 클루니:SAN RollValue: | 65/32/13 |
Rolled: | 12 |
Result: | Extreme |
아치 형의 창가는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져 있고 가까이 그의 침대, 작은 소파, 책상, 책장, 액자, 벽난로 등이 보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느릿하게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며) 음... 나기? ...이 곳에 있나요? (두리번 거리며 나기를 찾는다.) 그러나 당신이 뒤를 돌아보거나 주변을 살펴도 정작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 어디에 계신건가요... 나기 플 헤임: ..글쎄, 내가 어디에 있을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의 옆이지만. 그의 말투는 평소처럼 장난스러웠지만, 어딘가 힘이 없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제 옆이라니요, 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걸요. (불안한 표정으로 방황하며)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 건...
나기 플 헤임: ... ... 음~.. 사실 나도 상황을 잘 몰라요. 자던 사이 누가 투명 마법이라도 걸었나... (불안한 표정인 네게 걱정말라는 듯 덧붙인다.) ...별 일은 아니니까.
아바에 드 클루니: 나기도 잘 모른다니... 정말 괜찮으신가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누군가의 작은 장난이라면 어서 풀어주었음 좋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려나... (가까운 곳에 있는 책상을 살펴보며)
나기 플 헤임: 뭐 괜찮아요~...? 분명 슬리데린 녀석들 중에 한 명이겠지. (가볍게 웃음소리가 났다.) 으음, 이런 식으로 방을 보여주게 될 줄은.. (옆에 있다는 말은 진심이었는지, 네가 움직이는 대로 소리도 가깝게 이어진다.)
책상 위엔 편지 봉투와 양피지, 깃펜이 있습니다. 이곳의 주인은 편지를 적고 있었던 것 같아요. 봉투에 찍힌 인장이 낯익은 느낌입니다. 아, 나기의 것이네요. 아바에 드 클루니: 조금 짓궂으신 분들이네요. (웃음 소리가 들린 쪽을 한 번 쳐다보았다가 다시 책상으로 눈길을 돌린다.) 저도 이렇게 슬리데린 기숙사를 보게 될 줄은 몰랐지만... 신기하네요. (책상 위의 편지 봉투와 양피지를 보더니) 편지를 쓰고 계셨던가요?
나기 플 헤임: ...특별히 볼 것은 없지만요. 당신 쪽과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자신도 후플푸프 기숙사를 가본 적은 없지만.) (다시 목소리가 이어져) 응. 그냥.. 이것저것. 아무래도 귀찮은 일들이 많아서요.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사람이 머무는 곳이니까요. 하지만 후플푸프의 분위기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시선으로 기숙사 안을 크게 둘러보고는 끄덕인다.) 바쁜 일들이 어서 끝나길 바랄게요. (옆으로 조금씩 이동하며 책장을 살펴본다.) 당신이 책장을 살펴보니, 그곳에는 처음 보는 책들이 잔뜩 꽂혀 있습니다. 심지어 내용도. 애초에 이 세계의 언어가 맞기는 한 걸까요? 나기 플 헤임: ...그럴까. 후플푸프 쪽도 궁금한 걸.. (조용히 중얼거린다. 목소리는 역시 널 따라다니는 것 같다.) 응.. 바쁜 일들이 끝나야 당신과 데이트도 할텐데.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런 이유도 동감이에요. (당신의 말에 작게 미소지었다가, 내용이 짐작가지 않는 수많은 책들에 눈 깜박) ...와아, 어려워보이는 책들이 가득 꽂혀 있네요. 나기가 읽고 있는 책인가요? 나기 플 헤임: 으음. 조금...?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지만요. (아마도 끄덕이는 것 같다. 네가 방 안을 둘러보는 걸 가만 지켜보다가 문득) ...저기, 몸은 좀 어때요? 아벨.
묘하게 약간 힘이 없을 뿐, 다른 곳은 멀쩡합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그래도 대단한걸요. 저는 전부 처음 보는 언어들이고... 네?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으음, 평소랑 별로 다르지 않아요. 조금 피곤한 것 같기도... 그런데 왜요? 나기 플 헤임: ... ... 그럼 다행이에요. 그냥.. (네 말에 안심한 듯 보였다. 목소리가 한결 누그러져) 계속 일어나지 않길래 조금 걱정했거든요. 아바에 드 클루니: 아... (잠시 생각하더니) 제가 그랬었나요? 기억이 영 나질 않아서... 그러고 보니 왜 이곳에 잠들어있던 건지 모르겠네요... 나기 플 헤임: ...기억 안나요? 당신이 데이트 중에 잠들어 놓고. (농담조로 가볍게 대답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잠들었었다니, 그럴 리가... Listen RollValue: | 80/40/16 |
Rolled: | 25 |
Result: | Hard |
...당신은 그가 어쩐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느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저는 어쩐지... 굉장히 눈이 부셨던 것 같은 기억이 나요. 그리고는 모르겠어요. 나기 플 헤임: ... ...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일단.. 응. 그래도 여기 있다보면 천천히 기억이 날지도 모르니까.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 물이라도 마실래요? 차도 좋지만. (점점 네게서 발소리가 멀어진다. 아마도 컵을 가져오려는 듯.)
아바에 드 클루니: (지그시 눈을 감았다 뜨며) ...정말 괜찮아요. 딱히 이상한 곳도 없구요. 오히려 걱정되는 건 나기인데... (말하다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본다.) 음... 도와드릴까요? 나기 플 헤임: ...으음~ 괜찮아요.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뭐, 이 정도는. 그동안 방이라도 구경할래요? 아바에 드 클루니: (멀뚱히 서있다가) 그러시다면, 그럴까요... (방을 마저 살펴보기로 한다.) 그의 방을 살펴보기로 한 당신. 아치 형의 창가는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져 있고 가까이 그의 침대, 작은 소파, 책상, 책장, 액자, 벽난로 등이 보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제가 여기서 일어났던가... (혼잣말을 하며 나기의 침대로 다가가) 당신이 방금 깨어난 곳입니다. 은은한 녹빛의 이불이나 베개가 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베개와 이불을 꾹 눌러본다.) (푹신...) 베개와 이불은 물론 푹신합니다. 그외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아요. 아바에 드 클루니: (만족한 얼굴로 작은 소파에 앉은 채 살펴본다.) 당신이 앉은 작은 소파는 1인용. 제법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잠시 후 일어나서 옆을 둘러보다 액자를 집어 살펴본다.) 그리스 신화, 프시케와 에로스가 그려진 액자입니다. 그녀가 칼을 들고 자신의 남편의 모습을 확인하는 장면이네요. 아바에 드 클루니: 신화에 나오는 장면이네요. 그녀가 그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기도... (자세히 감상하고는 다시 내려놓아) (마지막으로 벽난로를 살펴본다.)
나기 플 헤임: ...음. 글쎄~.. 그래도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요? (멀리서 네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소리가 났다.) 나기의 목소리를 들으며 벽난로를 살펴보는 당신. 윗벽에 뱀의 휘장이 걸린 슬리데린 기숙사의 벽난로입니다. 그 안에는 타닥, 타닥 모닥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러려나요- 어쨌든 과정은 힘들었을지라도 좋은 결말을 맞았다고 생각하니까요. (당신의 목소리에 끄덕이며 모닥불을 바라본다. 아늑한 기분이 든다.) 나기 플 헤임: ...그래서 물이 좋아요? 아니면 차? (어느새 모닥불을 바라보는 네게 다가가 두개의 잔을 내민다. 하나는 물컵, 하나는 라벤더 티가 든 찻잔.) 아바에 드 클루니: 아, 고마워요. 음... (번갈아 보며 고민하다가 라벤더 향이 나는 찻잔을 받아든다.) 당신에게 건네 주려다 그는 실수로 찻잔을 떨어트리고 맙니다. 나기 플 헤임: ... ... 아. 미안해요. (도리도리) 아니에요. 다치진 않으셨나요?
그를 걱정하며 떨어트린 찻잔을 주워 주려고 바닥을 살펴보게 된 당신. 바닥에서 [ 알 수 없는 무언가의 뼛조각 ]을 발견합니다. San 체크. SAN RollValue: | 65/32/13 |
Rolled: | 5 |
Result: | Extreme |
(조각을 주워들어) 바닥에 이런 게 떨어져 있는데...
나기 플 헤임: ...음. 처음 보는 건데. 아마 집요정이 청소하다 떨어트린 걸까요. (말도 안되는 추측이지만.)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런가요... 그보다 왜 뼛조각을 갖고 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른 곳에 두는 게 좋을까요? 나기 플 헤임: 글쎄... 다른 곳에 둘거면 책상에 두는 게 좋을지도요. (별로 상관없다는 태도이다.) 아바에 드 클루니: 주인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적당한 책상에 조심스레 올려둔다.) 나기 플 헤임: ...뼛조각의 주인을 찾아봤자..? (키득. 가까이에서 짧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아바에 드 클루니: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은 것만으로... 되는 것 아닐까요. (작게 말하고는) 아마도 방을 전부 살펴보았을 당신. 이곳에서 그와 시간을 보내거나 아니면 이 방을 나갈 수도 있을 겁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뭘 하면 좋을까요? (기숙사 안을 천천히 서성이며) 나기가 보이질 않으니 불편하네요... 나기 플 헤임: 으음. 그건 나도 그렇지만.. 일단 앉을래요? 차 다시 가져올테니까. (소파에 앉기를 권하고 조금 뒤에, 이번엔 제대로 라벤더 티를 가져왔다.) 아바에 드 클루니: 잘 마실게요. (가까운 소파에 앉아, 당신이 가져온 차를 받아들며) 풀 수 있는 마법이라도 알고 있으면 좋을 텐데... 정말 나기도 모르는 일인 건가요? 나기 플 헤임: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역시 책이라도 찾아 볼까요? 어딘가 풀 수 있는 마법이 적혀 있을지도. (호록. 허공에서 차를 마시는 소리가 들린다.) 아바에 드 클루니: 운이 좋아 찾게 되면 좋겠지만... 왜 나기에게 이런 이상한 일이 일어난 걸까요. (속상한 표정) 나기 플 헤임: ... ... . (아벨이 귀엽다는 표정. 보이진 않겠지만.) ...난 괜찮아요~? 아벨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것보다야.
아바에 드 클루니: 저는 그렇지 않다구요... (추욱) 생각나는 점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말해주세요. 도와드리고 싶으니까요. 나기 플 헤임: ... ...~그건.. 좀 기쁜데요. (웃음기를 담은 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럼 언제든 생각난다면 말할게요. 당신이 속상해 보이니까.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당신은 어느덧 졸음이 몰려오는 것을 느낍니다. 아마도 차를 마신 탓일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좋아요. 저도 나기의 얼굴을 보고 싶은걸요. (미소 지으며 말을 마치고 작게 하품을 했다.) 따듯한 차 때문인지, 조금 잠이 오는 것 같기도 해요. 나기 플 헤임: 조금 더 자요. 역시 아벨, 피곤해보이는 걸... (작게 하품하는 널 보고 티스푼 끝으로 침대를 콕 가리킨다.) ...그동안 난 책을 보고 있을테니까.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러는 게 좋을까요...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왜이리 힘이 빠지는지 모르겠네요. ...그럼, 조금만 쉬고 일어날게요. (가리킨 침대 쪽으로 향하여 조심조심 눕는다.) 제가 또 오랫동안 일어나지 않으면, 깨워주세요... (그리 말하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잠결에 어렴풋이 당신은,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능]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INT RollValue: | 65/32/13 |
Rolled: | 61 |
Result: | Success |
무의식 중에 당신은 그것이 차갑고 거칠거칠하며, 몹시 이상한 감촉이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와그르르... 쿵, 세계가 드디어 조금씩 바스러지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벌써 종말을 맞기에는 너무 이른 일이겠죠. 당신이 깨어난 지 이제 겨우 하루인 참이니까요. 여전히 잠들어있는 당신은... [듣기]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Listen RollValue: | 80/40/16 |
Rolled: | 49 |
Result: | Success |
당신은 잠드는 채, 결국 그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당신은 깨어납니다. 주변은 당연히 그의 방. 그러나 묘하게 분위기가 다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 (눈을 비비며 일어나, 위화감에 방 안을 둘러본다.) 주위를 살펴보던 당신은 책상에서 무언가가 휘갈겨 쓰인 양피지와 책 한권을 발견합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책상으로 다가가 양피지를 들어 살펴본다.) 당신이 잠들었던 사이 그가 적은 편지로 보입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지만, 밑의 날짜가 신경쓰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INT RollValue: | 65/32/13 |
Rolled: | 23 |
Result: | Hard |
어제나 오늘이 아닌, 자신과의 약속에 그가 늦었던 날이니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왜...? (갸웃이며 편지를 내려놓고, 옆에 있는 책을 펼쳐본다.) 책장을 파락파락 넘겨보던 당신은 작은 메모를 한 장 발견할 수 있습니다. [ ㅡ당신은 나를 어디까지 용서할 수 있을까. ] 아바에 드 클루니: 아... 나기?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나기 플 헤임: ...일어났어요? 아.. (나오던 목소리가 멈춘다.) 아바에 드 클루니: ...! 모습이... (놀란 눈으로 바라봐) 나기 플 헤임: ... ... 저건... (목소리는 오히려 당황스러운 톤을 띄고 있다.) 아바에 드 클루니: ... 무슨 일 있으신가요...? (당신의 태도가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묻는 당신이 나기에게 손을 대니, 그것은 실존하지 않는 것처럼 그 자리를 통과합니다. 당연합니다. 이것은 [ 기억 ] 일 뿐이니까요. 마치 펜시브 속 은빛 기억을 떼어놓은 것처럼. 아바에 드 클루니: ...? 어떻게 된 일이죠... (나기와 제 손을 번갈아 쳐다보고는 다시 눈을 마주친다.) 나기 플 헤임: ...아마도 여긴, 기억 속인 것 같아요. 자세한 건 모르지만.. (잠시 조용해진 목소리는 천천히 내뱉어진다.) ... ... 그보다 이건. (말이 멈춘다. 이 기억이 어떤 종류인지를 떠올린 탓에.)
아바에 드 클루니: 기억 속... 나기의 과거 기억을 보고 있는 건가요? (혼란스러운 듯 이야기하다, 아까 보았던 편지 중 날짜가 문득 떠오른다.) 나기 플 헤임: ...별로 보여주고 싶지는 않지만요. (낮게 중얼거리는 소리는 다시 사라지고, 정적이 감돈다.) [기억 속의 나기] 는 준비를 끝마치고 기숙사를 나섭니다.
당신과의 약속을 기대하는 듯 조금은 들뜬 발걸음을. 당신은 걸음을 떼지 않아도 어쩐지 그를 쫓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 복도에서 걸음을 잠시 멈춥니다. 소위 말하는 [머글 사냥]입니다. 순혈주의자들이 '잡종'을 괴롭히는 일은 흔했었죠.
어쨌든 장난이라고 보기엔 그 학생은 몹시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 같았습니다. 이마에선 피가 잔뜩 흘러내리고 한쪽 눈은 멍이 들어 퉁퉁 부어 있습니다. 얼마나 맞은 건지 앞니도 부러져 피 떡진 바닥에 떨어져 있었죠. 피멍으로 얼룩진 어깨가 심상치 않아 보이고, 어쩌면 팔도 부러졌을지 모릅니다. 아마 나기가 그를 돕지 않는다면... 위험할지도. 문득 나기를 발견한 그 학생은 마치 생명의 은인이라도 만난 듯 외칩니다. [ 학생 ]: 이봐 날 도와줘. 교수님을, 제발...! 기억 속의 그에게 뻗는 손과 목소리는 처절하게 복도를 뒤흔듭니다. 그러나 나기는 무심하게 흘긋 그를 바라보는 것을 끝으로, 다시 걸음을 옮깁니다. 소중한 사람의 나쁜 일면을 목격해버린 당신. San 체크. 아바에 드 클루니:SAN RollValue: | 65/32/13 |
Rolled: | 37 |
Result: | Success |
그런 나기의 뒤로 빠각, 하고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기억 속의 세상은 새카매지고, 곧 세계는 다시 그의 방의 모습을 띱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 (조금 눈치를 보는 듯 흘끔 쳐다보고는 아무 말 않는다.) 나기 플 헤임: ...좋은 기억은 아니니까. (그 소리와 함께 짧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아바에 드 클루니: 아니에요.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나기에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었고...... 음, 그러니까... 괜찮으신가요? (당신의 안색을 살피며) 나기 플 헤임: ... ... 난 괜찮아요. 그게, 당신에게 이상한 걸 보여줘서.. (이어지는 목소리는 조금 지쳐 보인다.) 기억 속의 그가 아닌 지금의 나기는 여전히 당신에게 보이지 않으니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이상하지는... 않아요. 뭐라고 해야 할지... (말끝을 흐린다. 이내 당신의 목소리가 신경쓰여) 괜찮으신 것 맞죠?... 나기 플 헤임: ... 응. 난 괜찮아요. 정말로.. 아벨이 괜찮다면 나도 상관하지 않으니까. (드문드문 나오는 목소리는 걱정말라는 듯 여전히 다정하게 굴었다.) ... ... .
아벨.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럼 다행이지만... ...네? (눈 깜박) 나기 플 헤임: ...아니에요. (잠시 입을 열었다가, 조용해지고는 다만 웃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네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표정도 볼 수 없으니 조금 답답하다. 당신의 웃음에 따라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묘한 하루가 지나가고, 당연하게도 밤이 찾아옵니다. 잠든 당신의 곁의 그는 내일도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리라는 걸 알았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Listen RollValue: | 80/40/16 |
Rolled: | 97 |
Result: | Fail |
당신은 잠드는 채, 결국 그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어쩐지 이전보다 확실히 기운을 되찾은 느낌입니다. 주변은 당연히 그의 방. 어쩌면 달라진 것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몸을 일으켜, 익숙한 그의 방을 다시 한 번 둘러본다.) 이번에도 당신은 책상에서 무언가가 휘갈겨 쓰인 양피지를 발견합니다. 악필로 휘갈겨져 있으나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료조사]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Library Use RollValue: | 80/40/16 |
Rolled: | 45 |
Result: | Success |
[ … (중략) 마치 모래시계처럼, 죽어가는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서는 남은 이의 생명력이 필요하다고… ] ㅡ나머지는 지워진 듯 흐릿합니다. 이상하게도. 아바에 드 클루니:INT RollValue: | 65/32/13 |
Rolled: | 46 |
Result: | Success |
그가 자신과의 약속을 갑작스럽게 취소했던 날이니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으음... (양피지를 다시 내려놓는다. 이 외에 달라진 점은 없는지 살펴보며) 양피지를 내려놓던 당신은 우연히 그 뒷면을 보게 됩니다. 뒷면에는 똑바로 서 있는 모래시계가 그려져 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모래시계... (손가락으로 그림을 매만져보고는 뗀다.) 편지에서 눈을 뗀 당신이 주위를 둘러보면, 공간의 분위기는 예전과 조금 다릅니다. 당신의 눈에는 이것이 책장의 책이 무너지고 벽난로의 불이 꺼진 모양으로 보이겠죠. 예전과 달리 편안하기보다는 다소 스산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어쩐지 소름끼치는 기분. 아바에 드 클루니: 갑자기 무슨... (달라진 방 안을 보고는, 불길한 느낌이 든다.) 나기는 괜찮은 걸까요... 나기 플 헤임: ...으음. 난 여기 있어요. (여전히 네 곁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아바에 드 클루니: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어, 언제부터 계셨나요...? 여전히 보이지 않으시군요... (시무룩) 나기 플 헤임: ... ...계속? (눈을 굴려요)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역시 특별한 방법이 없어서요.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금방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창백하고 미약한 음성입니다. 이상하네요. 그가 기운이 없는 걸까요. [아이디어]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 정말 별다른 방법이 없는 걸까요... INT RollValue: | 65/32/13 |
Rolled: | 47 |
Result: | Success |
(잘못굴렸다...)
...어쩌면 그것이 반대로 당신은 생기가 도는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아바에 드 클루니: 으음... 나기의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무슨 일이 있으신 건 아니죠? 정말 괜찮으신지 알고 싶어요. 나기 플 헤임: ...그냥 조금.. 피곤한 것 같아. 책을 너무 많이 읽었나... (한동안 조용해지다가 결국, 다른 말을 뱉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무리하지 마셨으면 해요. 그게 만약 저를 위해서일지라도... 나기에게 좋지 않은 방향이라면, 원하지 않을 거예요. (걱정되는 어투로 이야기했다.) 나기 플 헤임: ... ... 무리하지 않아요. 아벨.. (네게 혼나기라도 한 듯 목소리가 작아진다. 끝은 거의 혼잣말이었다.) ...내가 그런 걸 모를리 없잖아. 아마도 오늘이 마지막, 그리고 운이 좋다면 하루 더. 두 사람이 얼마나 애틋하던, 혹은 얼마나 멀어졌던 공간은 오늘도 그가 당신에게 숨기려 했던 기억으로 변화합니다. 얼마나 지난 걸까. 어제처럼 기억 속의 나기가 나타납니다. 피곤한지 졸린 얼굴로 도착한 편지를 읽다 표정이 굳어지네요. 적어도 그 편지를 보낸 상대는 당신이 아닌 것 같아요. 기억 속의 그는 답장을 끝낸 후 상당히 딱딱한 얼굴로 방을 나섭니다. 그러다 무언가를 잊은 듯 다시 휘갈긴 편지로, 당신과의 약속을 취소하는 내용을 보내죠. 아바에 드 클루니:INT RollValue: | 65/32/13 |
Rolled: | 41 |
Result: | Success |
당신은 그의 표정에 분명한 살의가 띄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공간이 그의 걸음에 맞추어 천천히 변화합니다. 계단을 지납니다. 초상화가 그려진 액자들의 말이 시끄럽고, 주변에 다른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를 걸어가는 기억 속의 그는 어쩐지 이질적입니다. 이번에도 당신은 무력하게 그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나기 플 헤임: ... ... 다시 이런.. 미안해요. 보고 싶지 않을텐데...
아바에 드 클루니: (고개를 젓는다.) 괜찮아요. 정말로요. ...그 대답에 그가 중얼거린 말은 당신에겐 들리지 않았을 겁니다. 당신이 있는 곳 멀리 [기억 속의 나기]와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 기억속의 나기 ]: 무슨 이야기라도 했던가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 인영 ]: 말 돌리기는. 내 여동생, 네 약혼 상대로 어떠냐고. [ 기억속의 나기 ]: ...그건 거절했을 텐데. [ 인영 ]: 그러지 말고 다시 생각해봐. 어차피 순혈 가문끼리. 싫어? 그 손에 든 것은 사진입니다. 당신과 그가 잔뜩 담겨 있는. 낯선 이가 히죽 웃는 것도 같았습니다. 몇 장이 넘어가면, 그것은 당신의 사진입니다. 이것저것 당신의 풍경이 가득히 담겨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 누가 찍은 걸까요. 욱 치미는 서늘함과 공포스러움이 있습니다. SAN 체크. 아바에 드 클루니:SAN RollValue: | 65/32/13 |
Rolled: | 35 |
Result: | Success |
낯선 인영은 즐겁다는 양 웃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 인영 ]: 예쁘네, 아바에~ 네가 사랑에 빠진 것도 알겠어. 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난 이 사진들을 네 가문에게 보내겠지.
[ 인영 ]: 이봐. 왜 그런 표정이야. 내가 정말 못 할 것 같아? 지독한 순혈주의인 네 가문의 가주가, 네가 머글의 피가 섞인 여자를 사랑한다는 걸 알면 어떻게 할지.
...궁금하지 않아?
바람에 두 사람의 옷자락이 팔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더니 문득 무언가 생각났다는 것처럼 인영 쪽으로 한 걸음 다가섰습니다. 아마도 뜻밖의 반응에 당황한 듯 인영은 한 걸음 물러섭니다. 그 뒤는 난간이고, 그 아래에는 까마득한 절벽이. [ 기억속의 나기 ]: 전혀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까. 검은 그림자에 가린 그의 눈동자는 어딘가 서늘한 빛을 띄고 있습니다. [ 기억속의 나기 ]: 착각하지 마요. 이걸로... 속삭이는 소리. 인영의 몸이 난간 위로 느리게 넘어가고 이내 끔찍하게 추락하는 소리가 나는 것만이 당신의 귀에 맺힙니다. [ 기억속의 나기 ]: 더이상 당신을 볼 일은 없으니까. 소중한 사람의 살인을 목격한 당신. San 체크. 아바에 드 클루니:SAN RollValue: | 65/32/13 |
Rolled: | 24 |
Result: | Hard |
아바에 드 클루니: rolling 1d2
= 1
기억 속의 나기는 언제 그곳에 있었냐는 듯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세계는 새까매지고, 이후엔 나기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어딘가 바람 빠진 허탈한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목소리 뿐인, 그가. 나기 플 헤임: ... ... 보고 싶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 (음울하게 중얼거렸다.) 아바에 드 클루니: ...그렇지 않아요. 앞으로도 몰랐을 테니까... 나기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웃고 싶지는 않아요.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 힘드실 때 곁에 있어드리지 못해서 미안해요. 나기 플 헤임: 전혀. 이건 전혀 힘들지 않아요. 그저 당신과 있.. (성급하게 입을 열다 애써 차분하게 다듬었다.) ..있을 수 없게 된다면... 그게 싫었어요. ...미안. 미안해요. (그 행위에 대한 잘못이라기보다 오로지 네게 용서를 구하는 의미의 사과였지만 그래도 여러 번 반복하여 네게 전한다.)
아바에 드 클루니: 그래도... (급히 말을 다듬는 목소리를 들으며 의아해 했다가) 알아차리지 못한 제 자신이 속상한 거예요. ...제게 용서를 구하지 않으셔도 돼요. 괜찮아요. 저는 나기에게 잘못을 묻지도, 책망하지도 않을 테니까요. 그럴 자격도 없고...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나기 플 헤임: ...자격이 없다니, (손을 뻗는 것 같았다. 허공을 잠시 머물던 손길은 천천히 내려가고) ..그렇지, 않아. 아벨... 그냥.. 그냥 내가 당신 곁에 있게 해줘요. 마지막까지...
아바에 드 클루니: (당신의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왜 당연한 말씀을 하시나요. 앞으로도 곁에 있어주세요. 부탁이에요... 나기 플 헤임: ... ... . (네 말에 조용히 끄덕인다. 다만 떨리는 목소리를 한 당신을, 안아줄 수 없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웠다.) 여전히 하루가 지나고, 그곳에는 또 밤이 내립니다. 잠들기 전 당신은 무언가 떠오를 듯 합니다. [아이디어]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INT RollValue: | 65/32/13 |
Rolled: | 65 |
Result: | Success |
당신은 아까 보았던 모래시계 종이에서 [생명력] 이라는 단어가 유독 신경쓰인다 생각했습니다.
세계가 무너지고, 뒤틀리고, 부서져가고 있습니다. 눈을 뜬 당신은 주변 공간들이 조금씩 일그러지며 부서지는 것을 목격합니다. 나기 플 헤임: ...죽고 싶지 않은데. 당신을 두고..
잠에서 깨어버린 당신은, 그와 함께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공간이 변화를 멈추면 그곳은 처음 깨어나기 전 두 사람이 데이트를 하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저 멀리 호숫가에서 당신을 발견하고 손을 흔드는 그가 보입니다. 그와 눈을 마주친 당신은 또한 기쁘게 인사했죠. ...그 뒤의 무언가가 창가의 당신을 밀어버리지 않았다면요. 우연인지 고의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은 그의 기억일 뿐이니까요. 당신의 몸은 기울어져 그대로 검은 호수에 추락합니다. 그런 광경을 본 그는 당연하게도 당신을 따라 호수에 들어갑니다. 저런, 평소처럼 거품 머리 마법이라도 썼으면 달랐을까요. 어느덧 시야가 흐릿해지고 두 사람에게서 확 멀어집니다. 나기는 그 어둠 속에서 누군가를 안고 있습니다. 때때로 그는 의식이 없는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다행이다. 더 자요.
그는 다정하게 속삭이며 당신의 이마에 입을 맞춥니다. 모르는 [존재] 가 나타납니다. 그는 나기에게 말합니다.
[ 존재 ]: 어리석게도, 이제 곧 죽을 이를 놓지 못하는군. 얼마안가 기억도 사라질 인간이 말야. 죽을 예정인 당신과 기억을 잃을 운명인 나기를 이 세계에서만은 온전하게 두겠다는 조건으로 나기가 잠시 원래 세계로 돌아가 그 [존재]를 불러내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또한 이 세계에선 나기의 생명력으로, 당신을 살려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 정말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걸까요. 결정을 내린 이후의 일이 당신의 앞에 빠르게 흘러갑니다. 약속대로 그는 원래 세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존재]를 불러내었고,
비명과 부서지는 소리만이 도시에 가득 울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머글 세계의 TV 화면도 보입니다. 그 위로 사망자 명단이 표시되고, 그 사이엔 클루니. 당신의 가족의 이름도 쓰여져 있습니다. 나기는 그 모든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의 감정은 어땠을까요. 미처 표정을 살필 틈도 없이 그 자리에서 빨려나가듯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당신은 그의 방 침대에 오래도록 누워 있습니다. 나기는 당신의 곁에서 매일 말을 걸거나, 식사를 가져오거나, 당신에게 잘 자라며 인사를 건넵니다. 그 다음에는 얼굴의 살점이 흐물흐물 녹아 떨어집니다. 그러더니 한참 지날 즈음에는 형체도 알 수 없는 것이 됩니다. 꼭 괴물처럼. '...분명 놀라겠지.' 그런 말을 뱉었던 것도 같습니다. 이어 알 수 없는 책에서 찾아낸 주문을 사용하는 것과 동시에 그의 모습이 투명해지고ㅡ 조명이 눈꺼풀에 발갛게 끼쳐들어 아팠던 것 같아요. 푹신한 침대에서 일어나니, 그곳은 어느 방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SAN RollValue: | 64/32/12 |
Rolled: | 11 |
Result: | Extreme |
아바에 드 클루니: rolling 1d3
= 3
...부탁이니까.
아바에 드 클루니: ...나기가 어떤 모습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나기가 원하지 않는 거라면, 돌아보지 않을게요. 나기 플 헤임: 이런 모습이니까, 당신이... ..아니, 이미 봤을까. 기억에서. (쓰게 웃으며 중얼거린다.)
아바에 드 클루니: ......?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고개를 낮게 숙였다.) 두 사람이 서 있는 그 하늘이, 천장이 조각나서 근처로 후두둑 떨어져 내립니다. 쉴새없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파편은 꼭 빗물 같기도 했고, 누군가가 흘리는 눈물 같기도 했습니다. 당신은 세상이 멸망해가는 모습이 어쩐지 묘하고 또 서글프다고 느낍니다. 나기 플 헤임: ... ... 마지막이니까.. 혹시 당신이 날... 아직 미워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보게 해 줘요. 내가, 당신을.. 날 용서한다면. 제발...
아바에 드 클루니: 제가 어떻게... 어떻게 나기를 미워할 수 있을까요. 전부 저때문에 겪게 된 일인걸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눈을 감았다.) 용서할 권리도 없어요. 나기 플 헤임: ...당신의 잘못이 아냐. 그런 말 하지마요. 아벨.. 전부 내가 저지른 일인걸. (네 뒤로 말하는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작았다.) 세계의 날카로운 조각들이 자꾸만 당신의 곁으로 떨어집니다. 그는 이 세계가 무너지면 적어도 당신은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이 모든 결말을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는, 오래 사랑했던 당신과 헤어질 수 없었습니다. 지금껏 저질렀던 것이 용서받을 수 없는 죄라는 걸 잘 알지만 적어도 연인으로, 당신의 소중한 사람으로는 남고 싶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 그럼 나기는요? 이 세계가 무너지고, 제가 나가게 되면...... 나기 플 헤임: ... 난 .. (입을 다물었다. 한참 뒤에야) ...이게 마지막 인사에요. 아벨.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여전히 당신을 등진 채로) 곁에 있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움츠린 어깨와 목소리가 작게 떨린다.) 정말...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요? 함께 나갈 수는 없나요...?
나기 플 헤임: ...미안해요. 혼자 두고 싶지 않았는데.. (네게 손을 뻗었다. 서늘하고 차가운 감촉, 다만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 ... 날 용서해줘요. 아벨. 아바에 드 클루니:INT RollValue: | 65/32/13 |
Rolled: | 57 |
Result: | Success |
지금까지 그의 생기가 당신에게 흘러들었던 것 아닐까. 어쩌면 당신에게서 생명력이 빠져나간다면 대신 나기는 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 생각에 미치자, 어느새 당신의 손에는 작은 단도가 들려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 (어느새 손에 쥐어져 있는 작은 칼을 내려다본다.) ...말씀드렸는걸요. 나기를 용서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그러니... 제 행동 한 가지만 용서해 주세요.
믿어주실 건가요?...
나기 플 헤임: ... ..용서? (네게 닿은 손길이 멈추고, 희미하게 중얼거린다.) 아벨. 당신이 무엇을 하든... 내가 당신을 믿지 않을리가 없잖아.
...나야말로 그럴 자격이 없는 걸요.
아바에 드 클루니: 저도 당신과 같아요. 나기를 믿고, 용서할 수 있어요... 다른 선택은 없단 말이에요. (고여있던 눈물이 한 두 방울 떨어졌다.)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있다고, 해주세요. (제게 닿았던 서늘한 손길을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레 맞잡고는)
나기 플 헤임: ...마지막까지 함께 할게요. (맞잡은 손이 점점 투명해져간다. 그렇지만 목소리만은 선명하게 네게 닿았다.) 당신이 허락해준다면.. 그럴게요. 아바에.
아바에 드 클루니: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옅게 웃음이 났다.) 방금 한 말은 제 욕심이었던 것 같지만... 제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눈을 감고는 들고 있는 칼로, 제 몸에 주욱 그어 상처를 낸다.)
당신은 도저히 그를 이대로 무력하게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대신 자신이 살아난다니,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왜 그 죄악을 감당하고 홀로 지는 것일까. 나기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처럼 흩어진대도, 그대로 둘 수는 없었습니다. 프시케가 에로스를 처음 사랑이라 맞았을 때 이러한 기분이었을까요. 당신은 나기가 괴물임을 알면서도 그를 용서하기로 합니다. 당신의 손이 그의 거칠고 딱딱한 손에 잡힙니다. 서늘하고 차가운 감촉에도 기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온통 흔들리며 무너지던 세계가 당신의 상처로 인해 뚝 멎습니다. 여태껏 흘러왔던 생기가 도로 빠져나가는 기분입니다. 당신은 차츰 정신이 희미해집니다. 여지껏 활기 넘쳤던 일이 다 꿈인 것처럼 숨이 가쁩니다. 세계는 무너진 채로 멎어버리고, 당신은 눈을 감습니다. 말간 햇살에 눈을 떠 보면, 그곳은 병실이었습니다. 곁에는 소중하고 또 아픈 당신의 괴물, 연인이 잠들어 있습니다. 조금 걱정했지만 정말 그것 뿐인지 간간이 숨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다 문득, 당신의 시선을 느낀 건지 그가 눈을 뜹니다. 오랜 이와 함께하는 병실의 햇살은 눈이 부실만큼 밝으며, 또 아릿했습니다. 어떤 신의 자비가 두 사람을 돌려놓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두 사람의 병실 협탁 위에는, 정확히 모래가 절반으로 나뉘어진 모래시계가 가로로 멈추어진 채 놓여 있습니다. 생존 : 기억 유지 : 아이템 파란색 모래시계 : San 회복 2D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