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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l 락
나기 l 아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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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a Dragon
Whose Heart is Frozen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먼 왕국에 심장이 얼어붙은 용이 살았습니다.
용은 전지전능한 존재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천사의 날개처럼 부드러운 깃털 침구에도, 짝을 잃고 우는 나이팅게일에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왕국은 천년 간 평안했으나, 용이 마음을 잃어버린 이후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날카로운 바람에 왕국은 식어가고 추위를 타고 찾아오는 죽음이 사람들을 괴롭게 했습니다.
왕은 대신들에게 물었습니다. “용의 겨울을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자 부유한 공작이 말했습니다. “용에게 더 많은 재물을 바쳐야 합니다.”
연이어 유명한 신관이 말했습니다. “용에게 더 깊은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어서 똑똑한 학자가 말했습니다. “용에게 더 높은 지식을 깨쳐야 합니다.”
하지만 용은 많은 재물도, 깊은 믿음도, 높은 지식도 내켜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아닌 자가 말했습니다. “용의 심장을 녹여주어야 합니다.”
그러자 왕은 공주님에게 무슨 희생을 치뤄서라도 왕국을 구해내기를 명했습니다.
..어느덧 용의 탑을 방문하는 날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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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얼어붙은 용 이야기
The story of a Dragon
Whose Heart is Frozen
╚═══ -ˋˏ *.·:·.⟐.·:·.* ˎˊ- ═══╝
: Nagi ple Haim ❄ Abbaye de Clu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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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먼 왕국에 심장이 얼어붙은 용이 살았습니다.
용은 전지전능한 존재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천사의 날개처럼 부드러운 깃털 침구에도, 짝을 잃고 우는 나이팅게일에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왕국은 천년간 평안했으나, 용이 마음을 잃어버린 이후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갈수록 강해지는 날카로운 바람에 숲과 샘은 식어가고, 추위를 타고 찾아오는 죽음이 사람들을 괴롭게 했습니다.
왕은 대신들에게 물었습니다.
왕 용의 겨울을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그러자 부유한 공작이 말했습니다.
공작 용에게 더 많은 재물을 바쳐야 합니다.
: 연이어 유명한 신관이 말했습니다.
신관 용에게 더 깊은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 이어서 똑똑한 학자가 말했습니다.
학자 용에게 더 높은 지식을 깨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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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용은 많은 재물도, 깊은 믿음도, 높은 지식도 내켜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아닌 자가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자 용의 심장을 녹여주어야 합니다.
: ...그러자 왕은 공주님에게 무슨 희생을 치뤄서라도 왕국을 구해내기를 명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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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장『첫째 날, 주어진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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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자 당신은 커다란 원형 테이블이 놓인 회의실에 앉습니다.
맞은 편 테이블, 상석에는 왕이 앉아 있으며 테이블 위에는 [보고서]가 놓여 있습니다.
아직 빈 의자가 세개 있습니다.
곧 용의 탑으로 가기 전, 선생님들을 만나기로 한 시간입니다.
아바에 (차분하게 자리에 앉으며... 보고서를 집어듭니다.)
: 공주님은 보고서를 집어들고 읽습니다.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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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최근 왕국의 상태에 대해 적혀 있습니다.
용은 원래 신성하고, 예언과 마법을 쓰며 천년간 왕국을 도와왔지만, 심장이 얼어붙은 뒤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앓고만 있다고 합니다.
설상가상 찾아온 겨울은, 성 바깥에 있는 겨울 민족인 [야만인]을 불러왔고, 덩달아 작물의 소출도 떨어져 백성들은 근 n십년간 힘든 삶을 지내고 있습니다.
이 불안한 시대를 [겨울]이라 명명하고 대비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용에게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 °• ♔ •° ═════╝
아바에 (사람들도 참, 지금까지 용이 왕국을 도와주었던 과거는 잊어버린 걸까... 찬찬히 훑어내리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 그런 당신을 보며 왕이 말을 걸어옵니다.
왕 ......이런 일을 시키게 되어 미안하구나, 아바에.
아바에 (도리도리...) 아니에요, 왕국을 위한 일인걸요.
왕
그래,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다. 너도 알겠지만 우리 왕국은 선대부터 기온이 떨어질 기미가 있었지. 그래도 이 정도의 추위가 닥친건 이례적이야.
...이 추위의 시대를 ‘겨울’이라 명명하고 맞선지 19년이 지났지만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 이대로라면 절멸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아바에,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아무것도 아닌 자]는 너를 지목했다.
넌 그에 대해 알지 못하겠지만... 그는 시간을 공간을 넘나들며 용과 함께 우리 왕국을 돕기 위해 많은 일을 한 왕가의 비밀이야. 그런 그가 지목한 이상 네가 용의 심장을 녹여 겨울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아바에
(낮게 끄덕인다.) 아무래도 이런 추위가 계속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겠죠.
제게 특별한 힘이 있다고 생각해보지는 못했는데... (잠시 침묵하다)
...이 겨울을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반드시...
왕 넌 내 후계자가 아니더냐, 걱정하지 말거라.
: 대화하던 중, 회의실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왕 ...그렇지, 마침 널 도와줄 스승들을 불렀다. 그들의 이야기를 잘 새겨듣도록 해라.
:
이어서 왕의 명령에 문이 열리고 세 명의 사람이 줄지어 들어옵니다.
각각 매력이 풍부한 공작과, 존경받는 신관, 까다로운 학자입니다.
아바에 ...아. 오셨군요. (몸을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명심하겠습니다.
:
당신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들 또한 공주님에게 예를 갖춥니다.
그렇게 차례대로 나라의 극비사항을 모두 알고 있는 ‘대신’들까지 원탁에 앉으면, 그제야 왕이 입을 여는 것을 윤허합니다.
왕 대신들. 공주에게 바라는 이야기가 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하시오.
: 허락을 받자 먼저 공작이 일어나 말을 합니다.
공작
영원을 사는 사람에게는 ‘외로움을 덜어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저는 공주께서 용의 ‘환심’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 다음으로 신관이 일어나 말합니다.
신관
바뀌지 않는 믿음으로 선을 추구하는 것만이 용의 자비를 받을 수 있다 생각해요.
저는 공주님께서 용의 ‘신뢰'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 다음으로 학자가 일어나 말합니다.
학자
어쩌면 우리는 용의 말을 이해한다고 생각했을 뿐, 오해하고 있을지 모르죠. ‘용에 대해 아는 것'이 상황을 타파할 열쇠일 겁니다.
전 공주님께서 용의 ‘정보'를 얻길 바랍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왕이 일어나 말합니다.
왕
우리는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그의 힘을 빌리는 대신 국가를 유지해 그를 지키고 있으며, ‘이 계약을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지.
그러니 나는 아바에, 네가 용의 ‘힘'을 얻길 바란다.
: 네 사람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에는 정적이 찾아옵니다.
왕
...큼. 짐을 포함해 이곳에 모인 네 사람은 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스승들이며, 이전에 용을 만나본 적이 있다.
이들의 경험을 참고로 삼으면 아바에, 네가 용을 만났을 때 무엇을 해야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선례를 통해 용과 가까이 할 방법을 생각해 보도록 하고, 내일 아침부터 용의 탑에 다녀온 뒤 본 것을 토대로 배울 곳을 여러군데 찾아가 너의 해답을 찾길 바란다.
: 왕은 넷을 대표하여 공주님에게 그렇게 말합니다.
아바에 (저를 향한 이야기를 주의깊게 듣고는, 굳게 다짐한 얼굴로 왕을 마주한다.)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 분의 경험을 마음 속에 새기고, 저 역시 저만의 해답을 찾겠어요.
왕
(아바에의 대답을 듣고 대신들을 바라보며) 다들 바쁜 와중에 이리 공주를 위해 찾아주어서 고맙소.
보다시피 공주의 다짐이 이리 훌륭하니 걱정할 것 없이 차차 이야기를 할 시간을 갖는 게 좋겠지. 오늘 회의는 여기서 끝내겠다.
:
얼추 이야기가 끝나고, 시간이 늦었다며 시종이 문을 두드리며 알립니다.
만남은 끝이 났으니 당신도 방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죠.
아바에
...오늘, 시간 내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세 사람에게 작게 인사했다.)
(보고서를 챙겨들고 방으로 총총...)
: 착실히 보고서를 챙긴 공주님은 방으로 총총! 향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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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첫째 날 밤, 금속 세공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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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거처하는 별궁에 도착하면, 어느덧 시간은 밤입니다.
캐노피가 달린 커다란 [침대] 반대 편에는 부드러운 커튼이 덮힌 창이 있습니다. [창문]이 열렸는지 커튼이 가끔 펄럭입니다.
벽난로와 가까운 곳에는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타오르는 [벽난로]가 가끔 딱, 딱 무언가 튀기는 소리를 내며 방을 데우는 편안한 장소입니다.
아바에 휴... (책상 위에 보고서를 내려놓고, 먼저 침대 위에 풀썩... 몸을 뉜다. 이제야 긴장이 풀리는 것 같다.)
:
풀썩... 몸을 뉘인 침대는 하인들의 손길이 닿아 푹신합니다. 당신은 어떤 위험도 없을 듯한 안온함을 느낍니다.
그러고보니, 어릴 적 하인들이 일찍 자지 않으면 성 바깥에 사는 [야만인]들이 찾아와 잡아갈거라고 겁을 주곤 했었죠.
그들은 큰 덩치에 거대한 팔을 가지고 안전하지 않은 곳으로 빠져나온 아이들을 해친다고 했습니다.
아바에
(푹신함에 새삼스레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때의 저는 철석같이 믿고 잠이 오지 않아도 억지로 눈을 꼭 감고 잠을 청했었죠...)
...... (좀더 편안함을 느끼다, 곧 일어나 창문으로 다가간다. 바람이 들어오니 닫아두는 게 좋겠지...)
:
창문을 닫기 위해 잠시 커튼을 젖히면 저 멀리에서 용의 탑을 볼 수 있습니다.
주변 정원의 관목들은 전부 추운 날씨를 견디는 종류로 대체되어, 배경은 푸른색과 검정색, 갈색만이 일렁입니다.
당신은 선대 때부터 이 시대를 [겨울]이라 부르기로 결정했다는 걸 배운 기억을 새삼스럽게 떠올립니다.
아바에 겨울이 오기 전 왕국은 어땠을까요... (푸른색 가득한 풍경을 눈에 담고는 창문을 닫는다. 조금 추운 것 같아 벽난로 쪽으로.)
:
추위를 타는 공주님은 벽난로 쪽으로 가까이 갑니다.
벽난로엔 무언가를 태우고 있었던 듯 부지깽이가 안에 놓여있으며, 그 외에도 난로 안에서 금속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 주변에는 탄 종이조각이 흩어져 있습니다. 다만 불길 때문에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이대로는 잘 파악할 수 없을 것 같아요.
KP 행운 판정, 혹은 적절한 행동 선언으로 물건을 꺼낼 수 있습니다!
아바에 ...! 안에 뭐가 있는 것 같은데... (부지깽이를 들어 무언가를 살살 꺼내본다. 저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아바에
cc<=75 행운
Cthulhu7th :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1 > 81 > 실패
: 공주님은 운이... 나쁜 편이라고 생각해요.
아바에 ......
: ......
아바에 안 된다면 힘으로... (다시 한 번...!!)
아바에
cc<=50 근력
Cthulhu7th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
힘으로 해결하는 공주님!
부지깽이로 힘줘서 팍! 물건을 꺼내면 이것은 손바닥안에 쏙 들어갈법한 원형의 금속 세공품입니다.
얼핏 회중시계와 비슷해 보이지만 바늘과 시계판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있고, 빈 구석 한 군데엔 [꽃 모양 금속]이 꽂혀 있습니다.
이 식물은 주변에서 본 적 없는 모양새지만 어쩐지 당신은 이것이 그립고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아바에
이건... 무슨 꽃일까요? 처음 보는 것 같네요. (어렵게 꺼낸 물건은 회중시계... 지만 바늘과 시계판이 없었다. 왜인진 몰라도 그리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
(잘 모르겠으니 우선 챙겨두기로 한다. 품에 쏙 넣음)
: 쏙~ 공주님 품으로 잘 들어갔어요.
아바에 (이제 소파와 테이블을 보러...)
:
소파와 테이블은 벽난로의 열기가 가까이서 닿는 편안한 자리입니다.
그러고보니 내일부터는 이곳에 앉아 기다리면 밤에 개인적으로 스승을 만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공주님은 테이블 아래에서...
KP 관찰 판정 들어갈까요!
아바에 이 방으로 오신다고 하셨지... (끄덕... 이다가 문득 테이블 아래를 본다.)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
아래에서 불에 타다 만 종이조각을 하나 찾습니다.
그곳에는 ‘봄은 죽은 나무도 움 틔우는 생명의 계절.’ 이라는 말이 쓰여져 있습니다.
공주님, 당신은 이런 글을 쓴 기억이 없습니다. 애초에 봄이나 계절이라는 건 무엇인가요? 전혀 모르는 단어예요.
아바에
으음... (봄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몰라도, 죽은 나무를 움 틔우게 한다고 하니 좋은 게 아닐까... 같은 생각을 한다.)
제가 이런 글을 쓴 기억은 없으니... (다른 사람의 필체겠죠? 왜 제 방에 있을까... 이리저리 살펴본다.)
: 음...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특별한 건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바에 (아무튼... 제 글씨체는 아닌 거겠죠...?)
KP 원한다면 적절한 판정으로 확인해볼 수 있겠네요! 극단적 성공 이상을 해야겠지만요.
아바에
......
(설마 자신의 글씨도 못 알아볼까? 뚫어져라 관찰한다...)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0 > 50 > 보통 성공
: 뚫어져라 보지만... 잘 모르겠네요.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아바에 ...필체가 비슷한 사람이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니까요. (으쓱이곤 종이조각을 잘 보관해둔다.)
: 으쓱 공주님은 종이조각도 쏙~ 품에 넣습니다.
아바에 (슬슬 하늘도 어두워졌고, 오늘은 이만... 자겠어요.)
:
이만 잠이 들기로 한 공주님은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침대에 누우니 내일 만나야 될 용에 대한 생각이 떨쳐지지 않습니다.
그런 당신의 복잡한 마음도 모른 채, 어느덧 잠들어 용의 탑을 방문하는 날이 다가옵니다.
아바에
oO(용...... 엄청 크겠죠...?)
(상상해보며 잠듦...)
:
상상 때문인지, 공주님은 꿈에서 엄청 큰 용을 만납니다.
진짜 엄청 컸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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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둘째 날, 용과의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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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 똑,
이른 아침,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러고보니 오늘 아침부터 용의 탑으로 가야 했었지요.
아바에 ...! (노크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하녀 공주님. 아바에 공주님. 일어나셨어요?
아바에 네, 네...! 지금 일어났어요...! (엄청나게 커다란 용이 나오는 꿈을 꿨는데... 아직 조금 혼미하다.)
하녀 (허둥지둥 공주님을 보고 살풋 웃으며) 준비를 돕겠습니다. 오늘은 용의 탑으로 가시게 될 거예요.
아바에 용의 탑... (다시금 긴장되어 몸짓이 뻣뻣해짐)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하녀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망토를 둘러준다) 그럼요. 공주님은 대단한 분이신걸요. 잘 하실 수 있어요.
아바에
대, 대단하지 않아요... (망토에 달린 털에 얼굴을 반쯤 묻다가)
그래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저 열심히 할게요...!
하녀
물론 아직 애같은 면모도 있으시지만~... (장난스러운 말을 덧붙이고 망토 리본을 단정히 묶어줘) 저흰 공주님을 믿고 있는걸요. 어떻든 매번 열심이시라는 걸 알고 있고요.
자, 이제 가셔야죠?
아바에
......! (아이 같단 말에 얼굴이 확 붉어졌다가 돌아온다. 좀더 어른스럽게 행동해야지... 다짐하고)
...저는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럼... 가요~
:
귀여운 우리 공주님~
준비를 끝마친 당신은 마차를 타고 왕궁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용의 탑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
용의 탑은 왕성 제일 안쪽에 있는 외진 곳입니다.
탑은 빽빽한 가시나무로 조성된 숲길로 들어갈 수 있으며, 숲 전체는 두껍고 높은 성벽으로 둘러 싸여 있습니다.
이 숲길로 들어가는 유일한 열쇠는 ‘왕’ 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숲길 입구에서 사병 몇몇과 함께 공주님을 기다리던 왕은, 당신에게 찻잔과 티포트 및 간단한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들려줍니다.
왕
잘 왔다, 아바에. 우선 용의 몸이 좋지 않으니 오후 쯤엔 돌아와 쉬게 해주거라.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용이 널 현혹하러 할 지 모르니 그가 원하는 것을 전부 들어주어서는 안된다.
아바에 ...알겠습니다. 조심하도록 할게요.
왕 그래 조심하고... 어쩔 수 없다지만, 역시 네가 걱정되는구나.
:
왕은 걱정과 당부를 하며 문을 열어줍니다.
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건 공주님 혼자 뿐입니다.
아바에
걱정마세요, 폐하. 제 몸은 제가 지킬 수 있으니까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필요한 것들을 모두 챙긴 뒤, 남은 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뗀다.)
:
당신이 그를 안심시키니 왕은 문을 잠근 뒤, 경비병 하나를 문앞에 세우고 돌아갑니다.
….
좁고 험하고,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가시나무 오솔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공주님은 거의 하늘에 닿을 듯한 탑 하나를 발견합니다.
들어가는 입구조차 바로 찾기 어렵고, 하나밖에 없는 창은 탑의 맨 꼭대기에 있어 마치 이곳이 감옥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바에
(용이 사는 곳은 무척 높네요... 한참을 올려다보다, 입구를 찾아 문을 두드린다.)
...계세요? (대답이 돌아오진 않을 것 같지만서도...)
:
입구를 찾으면, 마른 가시나무 덩굴 사이에 탑 안으로 들어가는 작은 문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노크를 해도 답은 없습니다.
아바에 ...... (역시나, 생각하고는 조심스럽게 문을 연다. 열리겠죠...?)
:
물론 열립니다!
문을 열고 안을 살피니 나선계단이 끝없이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문틀에는 풍파에 닳아 희미해진 음각의 문장이 새겨져 있습니다.
아바에 실례할게요-... (가시덩굴을 피해 문을 열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끝이 없어 보이는 계단을 올려다보고는 문틀에 새겨진 문장을 바라본다. 알아볼 수 있을까...?)
KP 관찰, 혹은 적절한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아바에 ...음. (문장을 읽어보려 요리조리 살펴본다.)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3 > 53 > 보통 성공
: 문장을 읽어보면 [죽음은 인생의 종말이 아닌, 생애의 완성] 이라 적혀있는 것을 눈치챕니다.
아바에 조금 심오하네요... (누가 쓴 걸까, 생각하며 안을 둘러보다 이내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
끝없는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면, 꼭대기에 작은 나무문이 있습니다.
나무문은 가끔 덜컹, 덜컹 작게 흔들립니다.
아바에
(얼마나 올라왔을지... 체력이 그리 좋지 않은 아바에는 가쁜 숨을 고르며 문 앞에 선다.)
(바람에 흔들리는 건가... 조심히 문을 열어봅니다.)
:
문을 열면 원형의 방 구석에는 큰 벽난로와 침대가 놓여 있고, 중심에는 커다란 원형 테이블이 있습니다. 테이블에는 잡다한 물건이 가득합니다.
닫혀있는 유리창으로 햇빛이 들어오지만, 눈이 닿는 모든 곳에 책이 사람 키만한 높이로 쌓여 있어 방안은 마치 미로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간 공주님은 책 무더기 사이에서 일어나는 낯선 사람과 눈이 마주칩니다.
아바에 와아... (수많은 책으로 이루어진 미로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곳에 용이 살고 있는 걸까, 한 발짝씩 내디딘다. 그러다 눈이 마주쳤... 나?)
나기 ... ... (묘한 표정으로 책을 떨구고 응시한다.)
: 바라본 그는 푸른 망토를 입었으며 이 근방에선 볼 수 없는 색의 머리카락과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를 가졌습니다. 언뜻 보기에 사람과 같이 생겼지만, 귀와 손이 인간의 것과 달라 신비한 느낌을 줍니다.
아바에
... ...? (책이 떨어지는 소리에 움찔하고)
(다시 눈을 마주친다.) ...저, 혹시 이 탑에 살고 계세요...?
나기
(네가 말을 거니 잠시 동요했던 듯한 기색을 숨기고) ...그게 첫 인사야?
여긴 용이 살고있는 용의 탑이지. 아벨, 넌 나를 만나러 왔잖아?
: 그는 맞은 편 책 무더기를 가리키며 앉으라는 듯한 손짓을 합니다.
아바에
그, 그게... 제가 아는 용은 뭐랄까, 조금 더... (우물쭈물하더니 결국엔 고개 숙여 인사한다.) 안녕... 하세요.
그런데, 어떻게... 제 이름을...?
(책더미를 무너트릴까봐 조심조심... 움직여 적당한 곳에 어색하게 앉는다...)
나기
조금 더...? 설마, 거대하고 뿔과 날개가 달린 괴물이라도 상상한 건 아니지?
...이름이야 당연히 알고 있지. 내가 지어줬으니까.
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거든.
아바에
(뭉게뭉게 떠오르는 어젯밤 꿈... 을 애써 지워낸다. 고개를 설레 흔들고는) 서, 설마요. (헛기침...)
제 이름을 당신이 지어주셨다니...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 없는데, 갸웃거린다.)
나기
이상한 꿈이라도 꾼 것 같은데~... 뭐 좋아. (굳이 캐물을 생각은 없는지 으쓱하고 만다.)
용이 맺은 계약은 이 왕국을 돕는 것. 그러니 공주님인 네 이름을 지어주는 것도 그다지 신기한 일은 아니지.
...뭐 비록 이런 허름한 탑 꼭대기에서 세상을 읽는 게 용의 직책이지만, 내 진짜 이름은 나기야.
반가워, 아벨. 넌 겨울에 대해 물으러 왔겠지?
아바에
그... 그렇겠네요. ...예쁜 이름을 지어주셔서 감사해요. (흘끔... 역시 그의 모습이 낯선 듯 자꾸만 눈길이 간다.)
나기... 나기가 진짜 이름이시군요. (끄덕이고는) 저, 저도 만나뵙게 되어서 반가워요. 나기.
...말씀하신대로예요.
나기 ...그래? 어쩔까~ 난 말하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모처럼 왔는데도 헛수고가 됐네.
아바에 ...! 어, 어째서인가요?
나기
말해도 믿지 않으니까.
아쉽게도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은 매우 복잡해서,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말하는건 되려 악영향을 주거든.
저 눈보라 뒤에 있는 것을 사람들은 몰라. ...그러니 난 믿을 수 있는 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야. 비록 그 때문에 수십, 수백이 죽는다 해도.
어쩔 수 없지. 용은 전지전능하지 않으니까.
아바에
제게 들려주시기도 전에 그렇게... 단정지으시는 건가요? 저는... (믿을 수 있어요, 라고 말하고 싶으나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자신은 준비된 사람일까? 여기까지 왔으면서, 무얼 고민하는지...)
...당신이 말하는 믿을 수 있는 자가 될게요. 수년이 걸리더라도, 저는... 꼭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렇게 약속했으니까...
나기 ... ... (믿을 수 있는 자가 되겠다, 그 대답을 듣고도 한참 바라만 볼 뿐 응하지 않았다) 마음대로 해~ 달라질 건 없겠지만.
KP 그런 냉정한 용을 바라보며, 관찰 판정!
아바에 oO(이익...) 다, 달라지는 게 왜 없나요? 저는 안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9 > 99 > 실패
KP 이익... 실패!
아바에 (......!!!)
나기 뭐~.. 그건 네가 잘 해봐야지? 정말 내게 믿음을 준다면, 어쩌면 만에 하나 내 생각이 바뀔수도 있고.
아바에 ...! 그야 물론이죠.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나기의 마음도 바뀌실 테니까요, 반드시...!
KP 반드시...! 다시 관찰 판정을!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2 > 72 > 실패
... ...
KP ... ... 또 실패!
나기
...(어딘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럼 뭘로, 어떻게 내 마음을 바꿀건데? 왕국에만 계셨던 공주님께서.
사실 이 탑에 온 것도 떠밀려서 어쩔 수 없이 온 거 아냐?
아바에
그...
그런 거 아니에요...!!
저는, 진심으로... 왕국의 겨울이 끝나길 바라고 있어요.
나기 정말? (빤...)
아바에 ... ... (세상에서 제일 진지한 표정으로 끄덕임)
나기
그럼 그 진심을 보여줘.
있잖아, 난 굉장히 오랜 시간을 이 탑에 갇혀 있었거든. 왕과 대신들은 내가 떠나거나, 문제를 일으킬거라 생각하는지 전~혀 내보내주지 않아.
아바에 ...아마 그분들은... 당신이 가진 힘을 두려워하겠죠.
나기
그래. 하지만... 난 그냥 왕국을 돌아보고 싶을 뿐이야. 도망칠 생각도, 무도한 자들에게 힘을 쓸 생각도 없어.
어차피 공주님은 앞으로 날 만나기 위해 계속 이 탑을 방문하겠지~ 그래서 부탁인데, 내일 왕에게 열쇠를 받아올래?
아바에
믿어요, 저는. 나기는 그러실 분이 아닐 거라고... 그동안 영원을 살면서 분명 외로우셨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시선을 내린다.)
...어떤 열쇠요?
나기
경비병이 지키고 있는 저 앞의 열쇠 말야.
...꼭 내일이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곤란하거든.
아바에
아... (제가 지나온 문을 말하는 거구나, 느리게 끄덕였다.) 내일... 말씀이시죠.
꼭 가져올게요.
KP 이번엔... 심리학 판정!
아바에
cc<=35 심리학
Cthulhu7th : (1D100<=3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1 > 51 > 실패
: 용이 어떤 심정으로 당신에게 그런 부탁을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들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나기 응 고마워. 부탁할게? 오후가 되기 전엔 돌아올테니까.
아바에
(신관께서도 용의 신뢰를 얻기를 말씀하셨죠... 첫 기회이니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네! 걱정마세요.
나기 (말을 마치니 문득 생각난 듯) 대신~... 그렇지. 그러고보니 아벨, 특이한 물건을 갖고있지 않아?
아바에
...앗. 특이한 물건이요? (곰곰... 생각해보다 떠오른 듯 작은 탄성을 지른다.)
음... 제 방에 이런 게 있었어요. 시계라고 해야 할지, 바늘과 시계판은 없지만요... (품안에서 꼼지락 꺼내 보인다.)
나기 (시계를 들여다보고) 음, 좋은 물건이네. 이건 [계절의 시계]야.
아바에 계절의 시계...?
: 계절의 시계? 그건 뭘까요?
나기
다만 이 시계는 4개의 조각을 다 모아야 사용할 수 있어. 지금은 봄의 조각만 꽂혀 있고~...
마침 그중 다른 한 조각이 나에게 있거든.
그러니 열쇠를 가져온다면, 대신 이걸 줄게.
아바에 (갸우뚱) 잘... 모르겠어요. 계절이라는 건 무슨 뜻인가요? 또 봄은...
나기 공주님. 난 네 선생님이 아냐. 그런 건 알아서 알아내야지? (얄밉)
아바에
... ...
...좋아요. 그 정도는 저 혼자서도 알아낼 수 있다구요.
나기 ... ... 화났어? (슬쩍)
아바에 ...아니요, 안 났어요. (고개돌림)
나기 애같은 구석이 있네. (웃으며 고개를 따라감)
KP 진짜 마지막으로 관찰 판정!!
아바에 ...!!! (하루에 두 번이나 똑같은 소리를 듣다니... 뭐라고 말도 못하고 얼굴만 빨개진다.)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1 > 41 > 보통 성공
:
공주님은 드디어!! 알게됩니다.
용의 가슴 부근 옷 위에 성에가 끼어있는 것을요.
아바에 (가슴 부근에 낀 성에 힐끔...)
나기 ...왜, 내 몸에 관심있어?
아바에 과, 과관심은요... (바로 시선떼고) 그냥, 신기해서...
나기 그래? 원한다면 보여줄 수도 있는데.
아바에
네?! (화들짝)
무엇을... 요?
나기 무엇이냐니... 알잖아? (빤..)
아바에 모... 모르겠는데요...?! (시치미...)
나기 모르면 그만두고. (사실 장난이었는지 깔끔한 미소를 지어) ...그보다 아벨, 여기 계속 있을거야?
아바에
네... 네! (조금 궁금한 마음을 뒤로하고 대답한다.)
...나기는 제가 여기 있는 게 불편하세요?
나기
그런 건 아닌데... 왕이 말하지 않았어? 내 몸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지금의 난 네 좋은 말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뜻이지. 심심하면 방이라도 둘러보던가?
아바에
...그러셨었죠. 오후 쯤에 돌아오는 게 좋다고 하셨어요.
(할말이라도 있는 양 곁눈질하다가) 아녜요, 귀찮게 해드릴 것 같아서...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까요.
그럼 내일 봬요. (꾸벅...)
나기
제법 귀찮긴 했지~ 그럼 내일 봐, 아벨.
열쇠 잊지말고. 기대할게.
: 대화가 끝나니 어느덧 짧은 오전의 해가 기울기 시작합니다.
아바에
...잊지 않을게요.
(인사를 마치고 방을 빠져나와, 계단을 하나둘 내려간다. 내일도 만나게 되는구나...)
:
용의 손짓에 당신은 방을 빠져나와 들어왔던 계단과 길을 따라 나옵니다.
내일도 공주님은 용과 만나게 되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며 입구에 도착하면 열쇠를 든 [신임받는 신하]와 함께 올 때 탑승했던 마차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신임받는 신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공주님. (문을 열어준다.)
아바에 아! 기다리고 계셨군요. (토돗... 마차에 탑승한다.)
신임받는 신하 (잠긴 문을 확인한 뒤, 열쇠를 소중히 자신의 품 안에 넣는다) 당연하지요. 용과의 만남은 어떠셨습니까?
아바에
매번 고생이 많으시네요. (열쇠를 소중히 품안에 넣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으음... 나쁘지 않았어요.
...솔직히, 탑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조금 겁먹었었거든요. 용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니까, 어떨지 몰라서... 또... (꿈 생각이 나 또 고개를 흔든다.)
그렇지만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아요.
신임받는 신하
다행입니다. (끄덕이고) 본디 용은 이 왕국을 지켜온 신과 같은 존재 아닙니까. 그런 이를 만나게 되었으니 공주님께서 걱정하셨던 것도 무리가 아니죠.
...그래도 좋은 만남을 가지신 것 같네요. 그가 공주님께는 호의적이었나 봅니다.
아바에
그렇죠. 신과 같은 존재... (돌이켜보니 자신이 무례하게 대하진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의젓하게 굴겠어요.)
음... ... (그 정도면 호의적이라고 봐도 괜찮으려나... 그래도 제게 웃어주었고, 적대적인 태도는 아니었으니 충분하다고 느낀다.) 그런 것 같아요.
내일도 뵙기로 했으니까요. ...아. 그래서 말인데... 혹시 열쇠를 받을 수 있을까요? (슬쩍)
신임받는 신하 네? 열쇠를요. 그건 좀... (머뭇)
KP 신하의 마음을 돌리려면, 대인기능 판정이 필요하겠네요!
아바에 안 되나요...? 앞으로 자주 들리게 될 것 같아서, 제가 지니고 있으면 편할 것 같고... (눈 반짝반짝 빛내며...)
아바에
cc<=65 설득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6 > 46 > 보통 성공
신임받는 신하 (저 눈빛! 크윽!!) ......어쩔 수 없죠. 아무리 제가 있다고 해도, 공주님께서 직접 지니고 다니는 쪽이 확실히 편하실 것 같고요.
아바에 (팟...!) 역시 그렇죠? 이해해주셔서 고마워요. 잃어버리지 않게 잘 가지고 있을게요.
신임받는 신하 대신.. 비밀입니다. (품안에서 열쇠를 꺼내 은밀하게 전달해준다) ...그리고 그건 당연하죠. 이걸 잃어버리면 제 목이 날아가요!
아바에 네에- (은밀하게 열쇠를 전달받아 품 깊숙이 넣어둔다.) 그럼요, 잘 알고 있어요. 조심하고 또 조심할게요.
:
당신은 그에게서 비밀스럽게 열쇠를 전달받아, 깊숙이 꽁꽁 간직합니다.
...한참 마차가 움직이다보면, 신하는 다른 용무가 있는지 먼저 내립니다.
아바에 무슨 일 있으세요? (마차 안에서 빼꼼)
신임받는 신하
하하.. 저는 이곳에 다른 업무가 있어서요.
아마 대신들도 오후까지 업무를 보고 있을테니, 그분들을 뵈려면 저녁까지는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음, 비는 시간동안 마을 산책을 하는 건 어떠신가요? 공주님도 이제 성년이시니 왕께서도 외출을 허락하실 겁니다.
아바에
그런가요... 다들 바쁘시네요.
...아, 마을에 다녀와도 괜찮을까요? 가고 싶어요!
신임받는 신하 그럼요. 이 왕국의 사람들은 언제나 공주님을 환영하니까요. 좋은 경험이 되겠죠.
아바에
왠지 쑥쓰럽네요... 저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말이에요. (작게 웃다가)
그럼 잠깐 다녀올게요-
:
떠나기 전 신하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간략한 왕국의 지도를 하나 건네줍니다.
당신은 오후 시간대에 [광장] [상점가] [주택가] [호숫가] 중 한 곳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바에 (건네받은 지도를 꼼꼼이 살핀다. 마을도 꽤 넓군요.)
: 꽤 넓네요~ 그럼 출발할까요!
: ❄
:
࿇ ══━━━━✥◈✥━━━━══ ࿇
3장『둘째 날 오후, 마을 산책』
࿇ ══━━━━✥◈✥━━━━══ ࿇
마부 마을 어디로 가고 싶으십니까, 공주님. 어디든 이 마부가 안내해 드리죠! (히이잉)
아바에
(마부가 왜 말소리를 내는 건가요?) 음... 광장부터 둘러보고 싶어요. 사람들이 많겠죠?
마부 히이이잉-! (요즘 날씨가 춥긴 하지만.. 아마 가면 제법 사람이 있을겁니다. 그럼 출발합니다!)
: 말은 마차를 몰아 광장으로 향합니다.
:
◈⊱┄┄┄┄⊰◈
『광장』
◈⊱┄┄┄┄⊰◈
:
이곳은 왕궁 앞, 두개의 조각상이 있는 넓은 광장입니다.
작은 연극같은 것을 공연하는 아티스트들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북적이는 곳입니다.
광장 여기저기에는 불을 쬘 수 있도록 작은 난로 같은 것이 있고, 그 주변에 경비병이나 마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아바에
(사람들이 이렇게 북적이는 곳은 처음이라 떨리네요... 주변을 구경하며 느긋하게 걷는다.)
(작은 연극이라니... 아무나 관람해도 괜찮을까, 사람들이 모여있는 쪽으로 슬금 다가가본다.)
:
다가가면, 작은 무대에 설치된 연극입니다. 지금은 [신들의 운명과 황혼]이라는 극이 상영중입니다.
공주님. 극을 관람할까요?
아바에 ...! (관람할 거예요.)
: 이 연극은 ‘수많은 시대들이 피고 지는 과정을 은유해 전해져 내려온 옛날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 같습니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5. 신들의 운명과 황혼》
불이 꺼진 무대 위, 구석에서 얼굴을 가린 사람이 극을 바라보고, 그를 관객들이 바라보는 액자식 구성의 연극입니다.
액자의 안쪽인 불이 켜진 주무대에서 배우들이 여러 모양을 가진 이계의 신 분장을 한 채, 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불타는 얼음의 신, 늑대의 이를 가진 신, 해저에 가라앉은 신, 영리한 벌레의 신, 뱀인간과 수십 수백개의 신들이 차례대로 번성하고 멸망한 뒤, 불이 꺼진 무대에서 극을 관람하던 배우가 일어섭니다.
그러자 그 배우 주변을 괴상하게 분장한 신들이 느리게 춤을 추며 돌기 시작하고, 아무 일 없었던 것 처럼 다시 극이 처음부터 시작됩니다.
마치 극 내내 반복된 신들의 싸움이 무의미한 발버둥처럼 느껴집니다.
╚════════ °• ♔ •° ════════╝
: ...연극을 다 보고나니 모호한 내용에 아리송한 기분이 듭니다.
아바에 (이러한 싸움에 의미는 있을까, 언제까지 반복되어야 하는 걸까...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극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고 생각해요.)
: 비록 이해하기 어려운 극이었지만, 연기만큼은 훌륭했네요!
아바에 (극이 끝난 후, 흩어지는 사람들을 따라... 작은 난로 주변으로 쫑쫑 가본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 난로 주변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정치적 의견을 나누고 있고, 그 옆에서는 군인들이 새로운 소식을 말하고 있습니다.
KP 가까이 가서 말을 걸거나,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아바에 (먼저 시민들의 대화를 들어본다. 귀 쫑긋...)
아바에
cc<=55 듣기
Cthulhu7th :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6 > 46 > 보통 성공
:
시민들의 대화는 최근, 살롱에 모인 귀족들이 하나같이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고 불평하는 내용입니다.
이젠 귀족 대부분이 왕성에서 공작의 살롱 주변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왕과 군대가 금지된 숲에서 야만인을 막느라 힘든 새 그런 행동은 배반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네요.
몇 극단적인 시민은 왕이 공작의 목을 쳐서 반역의 불씨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아바에
(폐하께서 어째서 그런 짓을 해야 하나요...! 듣고만 있다가 속으로 외친다. 세력을 나누지 않고 모든 시민들이 동등하고 평화롭게 지낼 수는 없는 걸까... 너무 철없는 생각일까, 고민하다가 문득 말을 건다.)
저, 안녕하세요...~
시민 이봐, 그러게 내 생각은...! (흥분하다가 말이 걸려오자 멈칫 돌아보고) 아 예. 예... 누구.. 신지?
아바에
...! 아, 음...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반응은 익숙하지 않아 멈칫했다가)
저, 저쪽...! (적당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근방에, 얼마 전에 이주를 왔거든요. 이웃분들께 인사를 드릴까, 하고... (얼렁뚱땅...)
시민
아아~ 그랬군요. (하지만 일반 시민이라고 볼 수 없는 차림새에 여전히 좀 경계하는 기색으로) 반갑습니다.
......저희에게 더 하실 말씀이라도?
아바에
... (눈에 띄게 경계하는 태도에 조금 움츠러든다.) 아... 아뇨. 그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가, 궁금했어요.
저는 아직 마을의 소식에 둔하니까요. ...조금 들어보니 귀족분들께서 거처를 옮기셨다면서요.
시민 ...우리가 그런 이야기를 했던가? 하하하 뭐 별말 아니었습니다. 요즘 날씨가 워낙 이러니 거처를 옮길수도 있는거죠!
: 당신을 경계하는 시민들은 아예 다른 화제를 꺼내며 딴청을 피웁니다.
아바에
그렇군요. 하긴, 날씨가 궂으니까요... (일부러 화제를 돌리려는 태도를 눈치채고 시무룩해진다. 아직 이들과 어울리기에는 무리겠죠...)
그,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다음에 또... 뵈었음 좋겠네요. (오늘은 갑작스러운 마을 방문이었지만 다음번엔 차림새를 신경 써서 와야겠어요. 그렇게 다짐한다.)
:
시무룩한 아바에 공주님...
인사한 시민들은, 당신이 멀어지자 다시 수근거리며 자기들끼리의 논쟁을 벌입니다.
아바에 (두리번거리다가 그 옆의 군인들에게 말을 걸어보기로 한다.) 안녕하세요...!
군인 (말이 걸리자 반듯한 자세로 경례를 하고) ...예, 무슨 일이십니까?
아바에 앗... (저도 따라 반듯하게 허리숙여 인사하고는) 그게, 마을의 새로운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해서요.
군인 마을의 새로운 소식 말입니까. 으음... (고민하다가)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만, 최근 바깥에 있는 야만인들 때문에 시민이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갈수록 공격이 점점 심해져 군대도 늘리고 있는 실정이고요.
아바에
폐하께서도, 시민분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한숨을 폭 내쉬고) 이 겨울이 어서 지나가야 할 텐데 말이에요.
군인분들께서도 마을을 위해 힘써주시고 계시니... 항상 수고가 많으세요.
군인
예예... 저흰 계속 성벽을 지키고 수상한 것이 보이면 활을 쏘지만, 그걸론 역부족입니다. 정찰하러 바깥에 나가는 이들은 하나같이 배에 무언가 들이받은 것처럼 구멍이 뻥 뚫려서 오기도 해서요.
보다보면 거의 무슨, 사람의 것이 아닌 손자국도 많고... 역시 야만인이라 그런지 잔인하기 그지 없습니다. 지금 왕국이 바쁜 건 알지만 이대로 겨울과 야만인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우린.. 죽음 뿐입니다.
아바에
네? 배에 구멍이...? (저도 모르게 상상되어 낯빛이 어두워진다.)
...야만인에 대해서는... 들어본 게 전부라, 어떤 말씀을 드리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손가락을 작게 꾸물거린다. 자신은 아직도 모르는 사실이 많구나, 새삼 깨닫는다.)
그래도 폐하께서 이를 인지하고 계실 테니... 우려가 크시겠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겠지요.
군인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혹여 공주님께 괜한 말을 꺼내 심려를 끼친 것이라면 송구합니다. 부디 잊어주십시오. (다시 한번 경례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아바에
...아. 그, 그런 것은 아니에요! 저도...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인걸요. (수차례 손사래를 치다가 꾸벅... 인사하고는 자리를 뜬다.)
... (발걸음을 돌려 광장을 크게 한 번 둘러보고는) 처음 뵙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건... 역시 어렵네요.
(다시 지도를 꺼내 한참동안 살펴보고, 곧 상점가로 향한다.)
: 광장을 살펴본 공주님은 상점가로 가려고 했지만, 시간이 벌써 저녁입니다!
아바에 ...! (우뚝)
:
멀리서 저녁을 알리는 종이 울려 퍼집니다.
이 시간엔 각 대신이 지내는 처소 문이 열립니다.
마부 히잉- (마을 산책은 즐거우셨습니까? 공주님. 이제 어디로 갈깝쇼?)
: 공주님은 [왕궁] [살롱] [신전] [도서관] 중 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아바에
(아쉽지만 상점가는 다음에 다녀오기로 하고... 마차로 돌아와요)
(그런데 이 마부... 아까부터 조금 이상한 것 같지 않나요?) 아, 네...! 광장밖에 둘러보지 못했지만... 시민분들과 대화도 하고, 신기한 연극도 관람하고... 괜찮았어요. 후후...
... (고민하다가) 살롱에 들릴 수 있을까요?
마부 그 짧은 시간동안 많은 걸 하셨네요~ 좋습니다 그럼 살롱으로! 지금 출발합니다! (이랴 마차를 몬다.)
아바에 네에- 부탁드려요.
: 마차는 공작이 거주한 살롱으로 이동합니다.
:
◈⊱┄┄┄┄⊰◈
『살롱』
◈⊱┄┄┄┄⊰◈
:
도착한 곳은 부유한 세력가들의 저택 중 가장 큰 건물, 그 내부에 있는 살롱입니다.
공작이 직접 운영하는 살롱은 온갖 유명인사들이 모이는 바람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그의 개인실은 살롱 2층에 있습니다.
아바에
날씨가 이런 데도 다들... (신기해하며 살롱 안으로 들어선다. 요즘 귀족분들은 이곳에 모여 계시는 군요...)
(쭈뼛쭈뼛... 어색한 걸음으로 계단을 오른다.)
:
계단에 올라 도착한 개인실은 생각보다 차분하고 검소하지만 그렇기에 화려한 공작이 더 돋보입니다.
이 방은 어디에 앉던 간에 촛불이 교묘히 얼굴만을 비추도록 배치되었습니다.
방안엔 커다란 소파 두 개와 테이블, 그리고 수많은 선물이 쌓인 침대가 있습니다. 침대 옆에는 작은 협탁이 있고, 그 위에는 탁상에 올리는 액자 같은 것이 보입니다.
공작
...찾아 뵈어주어 고맙습니다, 공주. 저는 이 만남이 우리를 벗이 되게 하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소파를 가리키고 하인을 불러 마실 차를 내오게 한다) 편하게 둘러보시고,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모쪼록.
아바에
...! (생각만큼 화려하지는 않구나. 은은한 촛불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들어선다. 특이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작님을 찾아뵙습니다. (가슴께에 한손을 얹고, 치맛자락을 들어올려 작게 인사한다. 소파에 앉으며 자연스레 침대 위에 쌓여있는 것들에 시선이 가)
:
바라본 침대는 산더미처럼 쌓인 선물에 푹 파묻혀 있습니다.
연정을 속삭이는 카드가 달린 꽃다발과, 귀중하고 섬세한 물건들이 하나같이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입니다.
KP 더 자세히 확인하고 싶다면, 관찰 판정을!
아바에 과연... 공작께서는 많은 분들의 이목을 받고 계시는 군요.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KP 실...패!
공작 그런가요? 이중에 공주께서 마음에 드시는 물건이 있다면,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얼마든지요.
:
공작은 그렇게 말하며 침대 위에 있는 물건들 중 하나를 내밉니다.
누군가의 선물인가 싶어 거절하려 했지만, 이것은 일종의 '밀서'로 보입니다.
아바에 ...! 저는 괜찮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두 손으로 물건을 받아 살펴본다. 이게 뭘까요...?)
: 공주님은 밀서를 받아 그 내용을 읽어봅니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2. 용이란?》
용은 왕가의 권력이나 다름없는 상징으로, 천년간 왕국을 다스리는 신입니다.
하지만 천년보다 더 전, 이 땅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저희 가문은 수천년을 이어 살아온 얼마 안 되는 명가로, 가주에게 은밀하게 내려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것은 ‘용은 신이나,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를 뜻하는게 아니라, 능력과 직책을 뜻하는 것이다.’ 라는 말입니다.
최근 용의 병환으로 인해, 저희 가문은 고민 끝에 공작님에게 저희의 안전을 위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바탕에는 이런 배경이 있는 것입니다. 용은 전지전능한 것이 아니며, 능력이 다하면 사라져, 다른 권력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 °• ♔ •° ════════╝
아바에 ...(한 줄씩 읽어내리고는 의미심장한 표정이 된다.) 이걸 제게 주시는 이유는...
공작
(뜻을 모를 미소를 짓고) 공주. 저는 지금의 용은 제 능력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용이 신이 아닌 직책이나 능력을 뜻하는 것이라면 그의 수명이 다했을 때, 용의 자리를 대신할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추측이 드는군요. 그저 이 이야기가 공주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전해드린 것 뿐입니다.
아바에
...용의 힘이 다했으니, 이제 다른 권력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거라는 말씀이시지요. (하지만 누가, 라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제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은...)
참고하겠습니다. (우선 끄덕이고는) ...그렇다면 공작께선 그 권력을 쥘만한 인물이... 짐작 가십니까?
공작 하하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으시니 부끄럽네요. 제가 어떻게 답해드려야 만족하실까요?
아바에
...! 아, 아뇨. 제가 만족스러울 답을 바란 건 아닙니다.
그저... 공작께선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 하여 여쭈어보았습니다. ...꼭 대답해주지 않으셔도 괜찮으니까요.
:
그 말을 들은 공작은 천천히 일어나 협탁 위의 액자를 집어듭니다.
액자에 든 것은 아바에. 당신의 초상화입니다.
공작 가장 아름답게 필 씨앗... (초상화에 적힌 글씨를 읽고) 아십니까? 추위가 찾아온 것도, 용이 아프기 시작한 것도 모두 당신의 탄생과 같은 때라는걸요.
아바에 ...? (액자 안 자신의 초상화를 의아하게 쳐다보다가)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습니다. 겨울을 맞이한 지 19년이 되었다고요.
공작
그래, 모든 상황이 묘하게 들어맞지요. 그저 저의 짐작일 뿐이지만 아직 공주께서 자각이 없을 뿐 당신은 변화의 씨앗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변화의 때에 당신과 함께하고 싶군요. 이걸로 답이 되셨나요?
아바에
제가... ... (두 손을 꼭 맞잡은 손이 살짝 떨렸다. 그 말이 꼭 저 때문에 용의 병환과 겨울이 시작되었다는 의미인 것처럼 들린다.)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조금 뜸들이다 답한다.) 공작께서 뜻이 그러하시니, 제가 거절할 이유는 없겠지요. 충분한 답이 되었습니다.
공작
충분하다니 안심이 되네요. 저와 다른 귀족들은 기대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당신이 만들어낼 변화를.
(만족스러운 낯. 이어 부르는 소리에) ..아 이런, 잠시 자리를 비워도 괜찮을까요?
아바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부디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자신없는 투로 조용히 말했다.)
(이어지는 말에 고개를 들고) 아, 네...! 물론입니다. 편히 다녀오세요.
: 공작이 자리를 뜨면 개인실에 공주님 혼자 남습니다.
아바에 ... ... (덩그러니 남아 차를 홀짝인다.)
: 차를 홀짝.. 향이 은은하고 맛이 훌륭하네요.
아바에 oO(그렇네요...) (찻잔을 내려두고 방안을 두리번거린다. 아까 공작이 보던 제 초상화를 집어들어 자세히 봄...)
: 공주님의 초상화! 아주... 예쁩니다!
아바에
... ...
(부담스러워서 뒤집어 놓는다.)
: (왜...)
아바에
(그야 제 얼굴이니까요...)
(방에 더 눈에 띄는 것이 있던가? 눈으로 살펴본다.)
: 방안엔 커다란 소파 두 개와 테이블, 그리고 수많은 선물이 쌓인 침대가 있습니다. 침대 옆에는 작은 협탁이 있고, 그 위에는 탁상에 올리는 액자 같은 것이 보입니다.
아바에 ... (테이블 위에 다른 게 또 있나?)
:
테이블 위를 보면 여러가지 편지들이 가득합니다.
굳이 내용을 열어보지 않아도 이것이 은밀한 청탁, 혹은 남에게 들키지 않았어야 할 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중 일부러 앞면을 펼친 채, 티접시 옆에 둔 듯한 편지가 당신의 눈에 띕니다.
아바에
(공작님도 안 계신데, 함부로 봐도 될까...)
(괜히 주변을 흘끔거리며 눈치를 보다... 대강 읽어본다.)
:
대강 읽으니 ‘권력을 얻는것은 쉽습니다. 허나 유지하는 것은 힘과 인망의 미묘한 상호작용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왕은 균형에 실패했습니다.’ 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편지의 발신인은,
오늘 왕을 대신해 열쇠를 들고 있었던 그 '신임받는 신하'입니다.
공작은 그 위에 ‘공주를 믿어보죠, 그렇지 않으면 왕국이 무너지는 광경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라며 답신을 적어놓았습니다.
아바에
(왕이 균형에 실패했다니, 그게 무슨 의미인가... 저를 믿는다는 건 왕국이 제게 달렸다는 뜻일까. 편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그 눈동자가 흔들린다.)
... (그보다 이런 내용의 서신을 이렇게 잘 보이는 곳에 두어도 괜찮은 건가요? 당사자도 있는데...!)
(누가 들어올까 또 괜히 다른 곳을 쳐다보며 모른 척함...)
: 또 괜히 다른 방향을 보고 있으면 마침 하녀가 들어옵니다.
아바에 (흠칫)
하녀
(흠칫...?) 공주님. 공작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공작님께선 급한 용무로 바쁘시기에, 따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밤에 불러달라 하십니다.
아바에 (아... 아무것도 안 했어요 눈빛) 그, 그러시군요. 그렇다면 오늘은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
그에 하녀는 고개를 숙이고 당신을 살롱 바깥으로 인도합니다.
밖에는 왕궁으로 향하는 마차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덜컹, 덜컹...
공주님이 마차를 타고 자신의 처소로 돌아오니 어느덧 밤 시간이 됩니다.
하녀 (이 하녀는 공주님의 직속 하녀다!) 오셨나요, 아바에 공주님. 고생이 많으세요. (망토 받아줌)
아바에 (조용히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망토를 건네자마자 침대에 철퍼덕... 엎어진다. 왠지 하루 동안 굉장히 많은 일을 겪은 것 같은 기분... 그대로 웅얼거린다.) 으응, 고마워요...
하녀 편히 쉬게 해드리고 싶은데... (그런 모습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 명령을 받아서요. 밤에는 어떤 스승님과 함께하길 원하시나요?
: 당신은 밤 시간에 [왕] [공작] [신관] [학자] 중 한 명을 선택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아바에 ...! (그랬었지, 엎어져 있던 몸을 퍼뜩 일으키고) 오늘 밤은... 폐하를 뵙고 싶어요.
하녀 알겠습니다. 그럼 모시고 올테니 기다려 주세요. (끄덕이고 문을 나선다.)
아바에 네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돈하곤 의자에 바로 앉아 있는다.)
: 잠시 후 왕이 들어와 테이블이 위치한 자리에 앉습니다.
왕 나를 불렀다 하더구나. 그래, 용과의 만남은 어땠느냐? 아바에.
아바에
(끄덕끄덕) 첫 외출이었으니까요, 가장 먼저 보고드리고 싶었습니다. ...음. 그러니까...
용께서는... 제 생각보다 더, 친절하게 대해주셨어요. 그래서 겨울에 대해 여쭤보려 했는데... 아직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입을 열지 않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왕 그렇군.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라...
:
중얼이며 고뇌하는 왕은 언뜻 초췌한 모습입니다. 아마 최근 심해진 추위와 귀족간의 알력 탓에, 쉴틈이 없었겠죠.
그는 테이블 위에 오래된 듯한 자료를 내려놓고, 한숨어린 말을 뱉습니다.
왕 우린 여러 방법을 써 봤다. 지금은 이것이 마지막 시도야. 비록 용이 그렇게 말했더라도, [아무것도 아닌 자]는 네가 해결할 수 있다고 했으니 나는 공주를 믿는다.
아바에
제게 부족함이 많다는 점은 알고 있어요. 그 말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그만큼 앞으로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고요. (품안에 있는 열쇠를 꼭 쥔다. 그에게 다가가는 첫 걸음이 되어줄 열쇠.)
...믿음에 보답하도록 할게요.
왕 물론 너는 그럴테지. (인자하게 웃고) 혹 궁금한 것이 있느냐? 나의 권한으로 알려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답하지. 이젠 네게도 필요한 이야기일테니까.
아바에
(그 말에 작게 미소짓는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오후에 시간이 남아 잠깐 마을에 들렀습니다. 광장을 둘러보고 왔는데...
...폐하는 최근 귀족분들의 동향이 어떠한지 알고 계신가요?
왕 ......알지. 그중 특히, 공작에 대해서 말인가?
아바에 그리 좋은 이야기가 도는 것 같진 않아서... 여쭈었습니다. 물론, 공작님도요. (끄덕) ...돌아오는 길에 그의 살롱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왕
그들의 동향은 전해듣고 있다. 공작, 그를 중심으로 따르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다만 지금은 국방으로도 일이 벅차 건드릴 수 없는 실정이지.
하지만 이 시간이 지나가, 왕국이 다시 안정을 찾는다면 그때는... 그를 확실히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바에
대부분이 그렇다고들 하지요... 그들의 행동이 배반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더랍니다. 군인분들께서는 현재 바깥의 야만인이라 불리는 자들로 인해 피해가 큰 모양이에요. (보고 들은 이야기를 간략히 전했다. 그런데 확실히 처리한다는 건...)
...제가 변화의 씨앗일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정말일까요...?
왕
그래, 특히 야만족.. 그건 왕성 바깥에 있는 생명체지만 사람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들이 주는 잔혹함과 공포가 커 미치는 사람도 여럿 있기에 왕국은 야만인의 실체를 비밀로 하고 있지.
왕가의 목표는 그것들에게서 용을, 나아가 이 왕국을 지키는 것이다.
...아바에, 나의 후계자여. 공작은 원하는 게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넌 그의 말을 들을 생각이더냐?
아바에
...어렸을 땐 그저, 제게 겁을 주려는 하인들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위험한 존재였군요.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들의 실체를 알게 된다면 그 공포는 얼마나 클까.)
(그렇다면 지금의 공작은 원하는 바가 분명하다는 의미일까. 곰곰이 생각하다 입을 연다.) ...섣불리 믿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조금 더 지켜본 후 결정하여도... 늦지 않지 않을까, 싶어요.
왕 (고민 끝에 나온 답을 듣고) 네 뜻대로 하거라. 허나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는 게 좋겠지.
아바에 제가 나아갈 길은 제가 정하는 것이 맞겠지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겠습니다. (낮게 끄덕였다.)
왕
...누군가의 말에 흔들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것. 그것이 올바른 군주의 자세니까.
'왕국의 안전'을 위한 너의 선택을, 나는 기다리겠다.
: 말을 마친 왕은 오래된 자료를 당신의 쪽으로 내밉니다.
왕 ...그러고보니 묻지 않더구나. [아무것도 아닌 자]에 대해서.
아바에
(긴장되어 있던 얼굴 근육을 조금 풀고는 중얼거린다.) 왕국의 안전...
...아, 네...! (내밀어진 자료를 받고는)
평범하신 분이 아닐 거라고 생각해서... 나중에 여쭈어보려고 했습니다. 다만... 왕가의 비밀이라 하시어, 제가 묻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알려주시지 않을까... (자료를 살펴본다.)
왕 그 대답이 여기에 있다. (더 말하지 않고 자료를 살피게 둔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9. 아무것도 아닌 자》
…[아무것도 아닌 자]는 왕가의 의문이다. 그의 목소리나 모습을 본 기록은 없다.
다만 가끔 그는 후드를 쓴 신원불명의 인간으로 묘사 될 뿐이다.
용조차 그가 어떻게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천년간 왕가를 보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막연히 그가 왕가를 지켜주는 것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뿐이다….
(중략)
…아무것도 아닌 자는 겨울에 대해서는 그저 공주를 용에게 보내라는 말 뿐이다.
그 뒤에 할일은 끝났다는 것인가? 아무래도 용은 지금 ‘죽을 때’를 맞이했고, 왕가가 이번 용에게 할 수 있는 건 마지막을 지켜보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공주를 보내야 했던 것일까…
╚════════ °• ♔ •° ════════╝
아바에 ...용조차 그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군요. (차분히 읽어내린 후 그리 말했다.) 저를 용에게 보내는 이유도...
왕
그래. 아무것도 아닌 자의 선택은 천년간 왕가를 위하지 않은 적도, 틀린 적도 없었지. 그는 왕국의 문제를 곧바로 해결하진 않아도 멀리 보았을 때는 왕국을 위한 일들만을 해왔다.
...그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을 위해 너를 선택한 거겠지.
아바에 그가 어떻게 천 년간 왕가를 도와주었는지... 궁금하네요. (자료에서 눈길을 떼고는) 그렇다면 이번에도 그의 선택이 옳기를 바라야겠군요.
왕
그건 네가 증명하거라, 아바에.
(마침 자정을 가리키는 시계에 시선이 닿고) ...이런 시간이 늦었구나. 나도 슬슬 돌아가는 게 좋겠지.
아바에
...알겠습니다. (짧지만 힘있게 답했다.)
그러고 보니 벌써... (자리에서 일어나) 모쪼록 편안한 밤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왕 (손을 들어 마중하는 행동을 물리고) 푹 쉬어 두거라. 다음엔 다른 선생도 만나보는 것이 네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아바에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
왕이 돌아가고 왕성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납니다.
이제 정말 모든 일정이 끝났으니, 공주님은 잠에 들 수 있겠네요.
아바에 ...휴. (왕성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고 나서야 온몸에 힘을 쭉 빼고 늘어진다.)
:
힘이 쭉... 정말 피곤한 하루였어요.
당신은 침대에 늘어져 오늘 있었던 일들과 용의 부탁을 떠올립니다.
왕국을 돌아보고 싶을 뿐이라는... 그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하다보면 무거운 눈꺼풀이 스르르 감겨옵니다.
…
: ❄
:
࿇ ══━━━━✥◈✥━━━━══ ࿇
4장『셋째 날, 용과의 외출』
࿇ ══━━━━✥◈✥━━━━══ ࿇
: 똑똑, 역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나면 아침입니다.
아바에 ...! (문 두드리는 소리에 꿈벅,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킨다.)
하녀 좋은 아침이에요, 공주님. 피곤하진 않으세요? (익숙하게 들어와 외출 준비를 돕는다.)
아바에 좋은 아침이네요. (머리 손질을 받으며 하품을 하고) 조... 금은요?
하녀 어제 정말 많은 일정이 있으셨던 것 같으니까요. 우리 잠이 많은 공주님이, 이렇게 일찍 일어나게 되시고~... (머리를 예쁘게 땋아 푸른 작약으로 장식하고 외출복을 단정히 입힌다.)
아바에 그, 그렇게 잠이 많지는...~ (변명하듯 덧붙이다 웃는다. 가만 앉아 거울에 비치는 제 모습을 바라보며) ...앞으로 더 바빠지겠죠? 익숙해져야 할 텐데...
하녀
공주님이 익숙해지실 때까지 저도 옆에서 도울게요. 그래봤자 매일 하던 이런 일 정도지만요? (따란 준비를 끝마쳐주고 웃는다.)
다녀오세요, 공주님.
아바에
덕분에 안심이 되네요. 그래도 언제까지고 의지할 수는 없는데...
...아무튼, 오늘도 다녀올게요.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
준비를 마치고 나오면 공주님의 거처 앞에 마차가 당도해 있습니다.
용의 탑으로 가는 길은, 어쩐지 어제보다는 날씨가 조금 더 부드럽습니다.
그러고보니 용의 심장이 얼어붙은 이후 겨울도 찾아왔다고 했었지요. 오늘은 용이 조금 기운이 나기라도 한 걸까요?
아바에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조금 풀린 듯한 건... 기분탓일까, 하늘을 올려다본다. 용의 영향일지도.)
:
곧 마차가 멈추고 숲길 입구를 지나 탑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당신이 탑을 채 오르기도 전 용이 문을 열고 내려다 봅니다.
나기 가져왔어? 아벨.
: 그는 벌써 외출 준비를 전부 끝마쳤습니다. 굉장히 들뜬 모습이네요.
아바에
...! (들려오는 목소리에 위를 올려다본다.)
벌써 나갈 준비를 마치신 거예요? (마저 빠르게 탑을 오르고, 그에게 다가간다. 품안에 고이 넣어둔 열쇠를 꺼내보이고는) ...가져왔어요.
나기 당연하지, 모처럼 몇백년 만의 외출인데. (가져온 열쇠를 빤히 쳐다보더니 기쁜 듯 웃으며 망토의 후드를 깊게 눌러쓴다. 네 털달린 망토도 대신 푹 씌워주고) ...그럼 갈까~ 다들 아벨이 여기 있는 줄 알테니까 이대로 나가자.
아바에
몇 백년 만의... ...! 으앗. (그대로 망토의 후드에 푹 눌러쓰여진다. 살짝 들어 시야를 확보하고)
...좋아요. 가요- (들떠보이는 그의 모습에 작게 웃음이 났다.)
:
용은 빠른 걸음으로 탑을 내려가 오솔길의 입구에 도착합니다.
그를 쫓아가면 이미 경비병과 마부는 세상모르게 잠들어 있고, 마차에 달려있던 말은 용의 뺨을 핥아주고 있습니다.
나기
(태평하게 말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잠시 재워뒀어. 아마 저녁 때 쯤엔 일어날 거야. 그때까진 시간이 좀 나니까~...
마을 구경 시켜줄래? 공주님. 난 오래 탑에만 있어서 잘 모르거든.
아바에
...! (잠든 경비병과 마부의 모습을 보고 놀란다. 용의 능력은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생각하곤)
마, 마을... 말씀이신가요. (저도 어제 아주 잠깐 둘러본 것이 전부인데 괜찮을까 걱정... 이 되지만 자신있게 말해본다.) ...물론이죠. 저만 따라오세요...!
나기 아주 자신만만한걸. 기대할게, 아벨. 말은 탈 줄 알아? 아니면 같이 탈래? (안장 위 사뿐히 올라타고 네쪽을 바라본다.)
아바에 ... ... (기대하겠다는 말에는 침묵하다가)
나기 ... ...? (갑자기 침묵해서 빤히)
아바에 앗... 아뇨, 제대로 타본 경험은 적어서...~ (같이 탈게요, 하고 답하며 빤히 보는 시선을 무시한다.)
나기 그럼 내 손을 잡아.
아바에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용의 손을 덥석... 잡는다.)
: 용은 가볍게 당신을 끌어올려 자신의 뒤에 앉힙니다.
나기 좋아, 꼭 붙잡아. 떨어지면 책임 못 진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빠른 속도로 몰아 마을로 내려간다.)
아바에 자, 잠깐...! (대답하기도 전에 출발하는 게 어딨어요...!!! 그렇게 속으로 외치며 꼭 붙들어 그의 등에 기댄다.)
:
꼭 붙잡아 기대니 기분좋은 바람이 당신의 뺨을 스칩니다.
둘은 말을 타고 오전, 오후 두 타임 동안 함께 [광장] [상점가] [주택가] [호숫가]를 둘러 볼 수 있습니다.
아바에
(기분좋은 바람이 스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바깥에 외출하는 일이 이리 즐거운 줄 알았다면 진작에 말씀드릴걸.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아무 곳이나 둘러보아도 괜찮으신가요? (꼬깃한 지도를 꺼냄...)
나기 (꼬깃하네..) 음, 공주님이 날 안내해 주기로 했으니까? 기왕이면 아주 즐거운 장소가 좋겠는데.
아바에 (...) 즐거운 장소... 라고 하시면, 상점가로 가볼까요?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가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나기 그럴까. 그럼 어느 쪽으로 가면 돼? (힐끗 뒤를 돌아보며 묻는다.)
아바에 그... 러니까... (처음이기 때문에 지도에 의존하며 안내한다.) 이, 이쪽이에요.
나기 ...어째 좀 수상한데? 위치도 잘 모르는 것 같고. (그래도 가라는 대로 말을 몬다.)
아바에 ...아니에요! 단지... 오랜만이라서 그런 거니까요. (꿋꿋)
나기 알았어~ 그런걸로. (몰래 웃는다.)
: 말을 탄 두 사람은 곧 상점가에 도착합니다.
:
◈⊱┄┄┄┄⊰◈
『상점가』
◈⊱┄┄┄┄⊰◈
:
이곳은 귀족들이 후원하는 여러 길드들의 본거지로 이루어진 거리입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여기서 구매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안쪽에는 공방들이 있고, 바깥쪽에는 온갖 상점들이 즐비합니다.
그리고 상점가 중앙에는, 길드의 대표들끼리 회의하는 사적인 공간이 있습니다.
아바에
...! (다양하게 늘어선 상점들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이 커진다.) 가게가 엄청 많네요...!
어, 어디부터 둘러보면 좋을까... (왔다갔다... 방황하다가) 혹시 필요한 건... 없으세요?
나기 딱히 생각해 본 적은~...? (말을 안전한 곳에 묶어두고 총총) 네가 좋아하는 곳으로 가자.
아바에
그래도, 지금까지 탑에서만 생활하셨으니까... 보고 싶으신 거라든가...!
제가 좋아하는 곳... (곰곰... 생각해보니 필요한 것이나 갖고 싶은 게 있을 때면 사용인들이 가져다주어 직접 나와본 것은 처음인데... 어색하게 발걸음을 옮겨 가까운 찻집을 찾아본다.)
:
둘러본 상점가 바깥 쪽엔 빵을 굽는 가게라던가, 양장점 같이 호객 행위가 중요한 가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공주님은 그 근처에서 찻집을... 찾아보는데!
아바에 (찾아보는데...!)
KP 관찰 판정을 해볼까요~
아바에
...!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6 > 76 > 실패
: 이런... 찻집이 보이지 않네요.
아바에 ... (길만 헤매다가 멈춤)
나기 ... ? 자주 가는 곳 아니었어? (빙빙도는 아바에 봄)
아바에 어, 어라... 이상하네요. 분명 이 근처에 있었던 것 같은데... (목소리가 가늘게 떨린다.) 아무래도 없... 어졌나봐요...~
나기 아벨...... (빤)
나기
cc<=70 심리학
Cthulhu7th :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9 > 19 > 어려운 성공
: 용은 알아챕니다. 당신이 여길 처음 왔다는 걸!!
아바에 ... (안돼 대항할래요)
KP 굴려보시죠 되는지!
아바에
cc<=35 심리학
Cthulhu7th : (1D100<=3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6 > 76 > 실패
KP 택도 없었습니다.
아바에 ... ... (애써 등돌리고 서있는다.)
나기 (역시 알아챈 얼굴로) ...그 설정 계속하는 거야? 이제 슬슬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은데.
아바에 ...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쉬다가 뒤돌아보고는) 죄... 죄송해요. 모처럼 바깥에 나오셨는데, 능숙하게 안내해드리고 싶어서 그만...
나기 ......마음처럼 능숙하진 않은걸~ 거짓말이 다 보이거든, 아벨은. (두 뺨을 잡아 만질..) 됐어. 그럼 같이 구경하자.
아바에
...!! 그, 그랬나요... (다 티가 났을 거라고 생각하니 숨고 싶어진다...)
(화끈거리는 뺨에 손을 대었다가 정신차리고) ...좋아요, 같이 구경해요...!
나기 의외로 공주님도 왕성에만 있었나봐? (말하며 휘 둘러보고 다른 방향으로 성큼 걷는다) 차는, 아직도 좋아해?
아바에
나갈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마을에 대한 무지함에 부끄러워졌다. 보폭을 넓혀 후다닥 따라가)
...아, 좋아해요. 지금도...!
나기
cc<=70 관찰력
Cthulhu7th :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3 > 73 > 실패
나기 ...아쉽네, 찻집은 못 찾겠다. 대신 저긴 어때? (빵과 디저트를 파는 가게를 가리킨다.)
아바에 으응, 저는 괜찮아요! 그래도 같이 드시면 좋을 텐데... 그건 아쉽지만요. (가리키는 가게를 보고 끄덕끄덕) 빵도 좋아하니까요. 가요-
: 두 사람은 디저트 가게로 들어갑니다!
가게 주인 어서오세요. 주문하시겠어요?
나기 음... (메뉴판을 확인하고 아벨을 빤히..)
아바에 (따라 메뉴판을 보다,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린다.) ...?
나기 생각해보니 난 돈이 없어서. (반짝반짝...)
아바에 ...! (아차, 하고) 그러시겠네요. 제가 대신 값을 지불해드릴 테니... 신경 쓰지 마세요!
KP 과연 우리 공주님의 재력은...?!
아바에
... ...
cc<=75 재력
Cthulhu7th :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2 > 62 > 보통 성공
: 챙겨온 돈이 충분하네요! 원하는 건 뭐든지 살 수 있겠어요.
아바에 (수중에 가진 돈을 확인하고는 안심...) 그, 그럼... 무얼 드시겠어요?
나기 팬케이크와 코코아로 부탁해. 아벨은?
아바에 저는, 마들렌과 따뜻한 우유로... 부탁드려요...! (이렇게 주문하는 게 맞겠지... 긴장한 얼굴로 주인에게 말했다.)
가게 주인 네 팬케이크와 코코아, 마들렌, 따뜻한 우유 하나 주문 받았습니다!
:
공주님은 무사히 계산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게 됩니다.
어쩐지 조용...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고민하던 중 옆 자리에서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KP 듣기... 판정!
아바에 (어쩐지 조용... 함에 손만 꼼질거리다가)
아바에
cc<=55 듣기
Cthulhu7th :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4 > 14 > 어려운 성공
마을 사람들
...점점 농산물이 귀해져셔 큰일이지. 매년 소출 양이 주는데 대부분 군대로 가버리니 우리가 먹을 건 어디있담?
다행히 공작님께서 남는 생산품을 우리 길드 쪽으로 돌려 주셨기에 망정이지. 요즘 같은 시대에 굶지 않으려면 군인이 되어야 하나봐.
(낮은 소리로) 하지만 그, 왜 군인이 되면 밤마다 들리는 괴성에 시달린다잖아. 우리 아랫집에도 배를 곯다 군대로 들어간 처녀가 있는데, 밤마다 경비를 서면서 이상한 소리를 듣다 그만 미쳐버렸대.
뭐... 후한 대우를 해주는건 다 이유가 있는거지.
아바에 (날씨 탓에 곡식을 수확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겠지... 안타까운 마음에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런데 괴성이라니...)
나기 ...무슨 생각해? (어두운 표정을 보고 테이블 위를 톡톡)
아바에
...아. (톡톡 소리에 팟)
그게... 겨울이 온 뒤로 마을의 소출 양이 점점 줄어드는 모양이에요. 배를 주리는 분들이 없어야 할 텐데, 농작물이 귀해지니 큰일이네요...
그런데... 혹시 밤마다 들리는 괴성을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나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힘들겠네~.. 신경쓸 게 많은 공주님은. (으쓱하고 가볍게) 응 들어본 적 있어. 금지된 숲 쪽에서 말이지?
아바에 그렇지 않으면...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이유도 없을 테니까요. (눈 떼굴...) 금지된 숲... 인가요. 그럼, 그것들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아시나요...?
나기 이유가 없긴. 네가 아니면 누가 그 자리에 있겠어? 아무도 어울리지 않을걸. (시선 따라가며) ...대강은.
아바에
그야... 저보다 지식이 많으신 분들도 계실 거고, 지도자로서의 능력 같은 면에서도, 음... (말하다보니 자신감이 뚝뚝 떨어져 입을 다문다.)
...그들은 어떤 존재인가요? 제가 알기엔 너무 이를까요...?
나기 ..자신없어 보이네. 차라리 때려치우고 도망가는 건 어때? 그럼 네 말대로, 더 능력있는 자가 후계자가 되겠지. (짓궂은 말을 건네고) ...알아서 뭐하게? 군인대신 나가서 싸우려고?
아바에
... ...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내리고 옷자락을 꽉 쥐었다.)
그냥...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없을까, 하고요...
나기 당장은. (빤...) 뭐 도망갈 생각이 없다면, 때가 되면 알려줄게. 그땐 알기 싫다고 해도 듣게 될 테니까.
아바에 ...? (무슨 의미인가 싶어 빤히 보다가 중얼거린다.) 때가 되면... 알겠어요.
가게 주인 (불쑥) 주문하신 팬케이크와 코코아, 마들렌, 따뜻한 우유입니다~
: 끼어든 가게 주인은 둘 사이에 음료와 디저트가 든 쟁반을 내려놓습니다.
아바에 ...앗, 감사합니다...!
나기 고마워. (재수없게 가게 주인에게 반말하고, 코코아 호록) 너무 걱정하진 마~ 사서 고민하지도 말고.
아바에 (우유 호록) 그래도... 모른 척할 수는 없으니까요.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나기 ...세상엔 너 혼자로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것도 있지. (팬케이크 포크로 집어 아바에 입에 쏙) 자, 나랑 와서 자꾸 다른데 신경쓸거야?
아바에
그건 그렇지마... ...! (말을 끝맺기도 전에 팬케이크 쏙 넣어짐)
... (한참 우물거리다 꿀꺽 삼키고) ...죄송해요. 계속 귀에 들려서... 그, 이... 이것도 드셔보세요...! (마들렌을 접시째로 내민다.)
나기 나한테 잘해본다며~? (먹는 모습이 햄스터같다고 생각중..) 그러지 뭐. (마들렌 냠)
아바에 그랬었죠... (갑자기 초조해지는 기분... 그가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탑에 계실 때는 어떤 걸 드시면서 생활하셨나요...?
나기 음... 보통 도마뱀이나 밀웜? (진지한 표정)
아바에
... ...! (깨달은 표정)
그, 그렇겠죠. 보통... 용은... (끄덕인다...)
나기 (웃음참음..) 응. 보통 용은 그래서 말야~ 다음에 같이 먹을래?
아바에
네...?!?!?!
제... 제가 같이, 도마뱀을... 밀웜... (안색이 안 좋아짐)
나기 먹기 싫어...? (서운..) 내가 좋아하는 건데.
아바에
...아, 아... 아뇨...!!! 절대 싫은 게 아니고... 그게, 그러니까...
언젠가... 그, 같이 식사를 하게 되면... 좋겠네요...!
나기 언젠가... 아 말 나온김에, 지금 당장 잡아올까? 신선한 녀석으로.
아바에 (으아아) 아... 아뇨, 아뇨! 괜찮아요...! 지, 지금말고 나중에...~!
나기 ...... (또 웃음 참..지 못하고) 푸하하..! 아니~ 그럼 나중엔 먹으려고?
아바에
... (웃음을 터트리자 벙찐 표정으로) ...네? 아... 아니. 제, 제가... ... (얼굴이 빨개져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더니)
죄... 죄송해요...!!! ...역시, 못 먹을 것 같아요... ... (고개를 푹 숙인다.)
나기 죄송할 것 까지야~... 괜찮아, 나도 못 먹으니까. (대신 팬케이크를 잘라 먹는다.)
아바에
...? 하, 하지만 조금 전에 좋아하시는 거라고... ...
... ...!!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아)
나기 생각보다 잘 속네, 공주님. (팬케이크를 깔끔하게 비우고 식은 코코아도 쭉 마셔) ...후계자라면 남의 거짓말정도는 간파해야지?
아바에 ...네. (다시는 용의 말을 믿지 않겠다며 다짐하고 퍽퍽하게 굳은 빵을 씹는다...)
: 다신 저 용의 말을 믿지 않겠어... 공주님은 다짐하며 꼭꼭 씹어먹습니다.
나기 먹었으면 갈까~ 다른 곳도 둘러보자. (빈 접시와 컵을 보고 일어서)
아바에 그럴까요... (한 모금 남은 우유를 마저 마시고... 왠지 기를 빨린 듯한 느낌에 터덜터덜 일어난다.)
: 기가 쭉 빨린 공주님은 털레 일어나 가게 문을 나섭니다.
나기 저긴 어때? 아베.. (근처 가게들의 매대 앞을 구경하다 훅 날린 바람에 후드가 벗겨져) ...이런,
상인 ......! 당신!!
아바에 ...?! 앗, 모자가...
: 갑자기 어디선가 상인이 달려와, 순식간에 용의 팔을 잡고 자신의 가게로 끌고 들어갑니다.
아바에 (???) 자, 잠깐만요...! 갑자기 어... 어디로 가는 건가요...?!! (얼떨결에 쫓아갑니다...)
: 쫓아서 따라 들어가보면... 그곳은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가게입니다.
상인 (뒤늦게 들어오는 아바에를 보고) 아아~ 뭐야, 일행이 있었수? 몰랐네.
아바에 ...! (뒤늦게 들어와선) 사람을 다짜고짜 끌고 가시다니... 너무 무례한 행동 아니신가요? (씩씩)
상인 하하... 이거 죄송하게 됐네요. 그냥 이 손님께 따악 맞는 물건이 있어서~ 그만!
:
그 옆에서 용은 무언가를 손에 들고, 유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장미 형태의 반지입니다.
푸른 빛깔의 금속과 유리를 층층이 쌓아 올리고, 꽃의 중심에는 투명한 보석이 자리하여 꽤나 섬세히 만들어져 있는 공예품이죠.
신기한 건, 용이 그것을 만지자 마치 주인이라도 만난 듯 빛에 반사되어 보석이 여러 빛깔로 반짝이는 것입니다.
아바에
다음부턴 주의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저희가 아니더라도요. ...반대 입장에선 당혹스러운 일이니까요. (말을 마치고는 용에게 다가간다. 반지...?)
...무슨 반지일까요? 마치 빛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상인
물론 그럽지요. (사과는 쬐금하고 바로 장사치 모드로 돌아와) 그보다, 이게 또 말이죠~~ 저희 집안 대대로 천년 째 내려오는 가보와도 같은 물건인데! 전해지는 이야기론 이 반지가 주인을 알아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주인으로 들어왔던 인물과... 여기 이 분이 똑! 인상착의가 닮으셔서 저도 신기한 마음에... 역시 말이죠, 이런 건 세공사로써 알려드리지 않을수가 없지요~ 뭔가 사명감! 이랄까요.
아바에 주인을 알아본다니... 그렇다면 이 분이 반지의 주인일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신가요? (상인과 용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
나기 ......(물끄럼..) 그래서, 가격은?
상인 아, 이게 또 근데 저희 가보라서... #%$#%@!정도 받으면 될 것 같습니다. (엄청 높은 가격이다.)
아바에 ...갖고 싶으신가요? (가격은 신경 쓰지 않지만... 용 힐끔)
나기 .........괜찮아? 꽤 비싼 것 같은데. (갖고싶은 얼굴..)
아바에
상인의 말대로, 꼭 주인인 것처럼... 잘 어울리시는 것 같으니까요. (그런 얼굴로 말씀하시면...)
...그럼 제가 사겠어요. (결정...!)
KP 결정! 재력 판정 한번 더 갑니다...!
아바에
cc<=75 재력
Cthulhu7th :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0 > 60 > 보통 성공
: 역시 아무리 비싸봤자 공주님이 가진 재력보다 더하겠어요.
아바에 (그럼그럼... 값을 지불합니다.)
: 당신이 선뜻 값을 지불하자 상인의 표정이 확 밝아집니다.
상인 아이고, 감사합니다...! (기쁜 얼굴로 곱게 포장한 반지를 용쪽으로 내민다.)
아바에 (뿌듯...) 지금 바로 착용하시겠어요?
나기 고마워. (반지 상자를 들고 아바에 쪽을 힐끗) 응 그전에... 재밌는 거 보여줄까?
아바에 ...? 재밌는 거요? (갸웃)
:
용은 웃으며 당신에게 반지의 안쪽 면을 보여줍니다.
그곳에는 “For my rose, Abbaye” 라고 적혀 있습니다.
아바에
(몸을 숙여 반지 안쪽을 가까이 들여다보고는) ...!
어떻게, 제 이름이...
나기 말했잖아? 난 미래를 알고 있다고.
아바에 (미래를 안다는 건 이런 의미를 담고 계신 거였나요... 한참동안 유심히 살펴보다가) 그럼 이 반지는...
나기 ...잃어버린 줄 알았어. 이런 식으로 찾게 될줄은 몰랐는데, 운이 좋았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네 손에 반지를 끼워준다) 좋아, 딱 맞다. 줄게.
아바에
...! 운이 좋았다... (작게 중얼거리며,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내려다보고는 살풋 웃어 보인다.)
...마음에 들어요.
나기 다행이다, 고마워. 따지면 애초에 공주님이 사준거긴 하지만~? (장난치며 웃고 가게를 나선다.)
KP 덕분에 즐거운 소비(?)를 한 둘은 이성을 1d2 회복합니다!
나기
1d2
Cthulhu7th : (1D2) > 2
아바에
1d2
Cthulhu7th : (1D2) > 1
KP 나기 이성 2, 아바에 이성 1 회복
system [ 아바에 ] SAN : 70 → 71
: 아무튼 다시 상점가로 나온 두 사람! 이제 어디로 향할까요.
아바에 다음은...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중앙 쪽으로 걸어가본다.)
:
걸어가면 중앙 쪽에는 회의실이 있습니다.
1층에서는 술이나 음료, 뜨거운 음식을 팔고있고 2층은 개인적인 용도로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방을 내주는 듯 합니다.
나기 오... 여긴 시끌벅적하네. (안으로 들어가서 두리번..) 술도 팔고.
아바에 그러게요, 사람들이 많아요... (괜히 긴장되어 천천히 안으로 들어선다.) 술... ...
나기 왜 그렇게 어색하게 있어? 성인이면서. (갸우뚱)
아바에 그... 그렇죠. 저도 이제 어엿한 성인... 이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테이블을 찾으며 자리에 앉는다...)
나기 어엿하네~ (웃으며 맞은편 자리에 앉아) 아까 먹어서 배고프진 않고... 가볍게 마실래? (맥주 한 잔씩 주문한다.)
아바에 (끄덕...! 주문하는 그를 보며 주위나 둘러본다. 아무렇지 않은 척, 익숙한 척...)
:
익숙한 척... 하다보면 위층에 길드 대표들의 회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들어보려 해도, 이 자리에선 정확하게 들리지 않네요.
아바에 (귀 기울여 보지만 들리지 않아... 이따가 2층도 올라가 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 ...조금 뒤 주인이 나무로 된 맥주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습니다.
나기 우리의 즐거운 외출을 위해~ 건배! (통 부딪힌다.)
아바에 ...! 거, 건배...! (급하게 두 손으로 잔을 들어올려 부딪힌다.)
나기 이런 아침부터 마시는 건 좀 웃기지만... 어쩔 수 없지, 저녁엔 돌아가야 하니까.
아바에
아... 그러게요. (오후엔 쉬셔야 하지.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든다. 맥주 호록...)
내일도... 바깥으로 나오실 거죠?
나기 내일~...... (조금 뜸들이다가) 응, 가능하다면?
아바에 (간극에 눈을 깜박였다.) ...좋아요!
나기 그래도.. 매일 나올수 있는 게 아니니 오늘은 완전 즐겨두고 싶단 말야. (어느새 다 비우고 한잔 더 주문한다.)
아바에 으음... (맛이 없어 조금씩 마시는 중) 매일 나오실 수 없는 이유를 여쭤봐도 되나요...?
나기 음 그전엔 왕과 대신들이 막았고... 지금은 병 때문일까. 왜, 나 멀쩡해보여?
아바에 그래도 잠깐 산책이라든가 그 정도는... 괜찮지 않으실까, 하고. (눈치) ...엄청... 위중해 보이시지는 않아 보여서요. 물론 제가 잘 모르는 걸 수도 있지만...
나기
...그렇구나. 뭐 아쉽지만~.. 앞으로는 힘들거야.
내 미래는 잘 알아. 아마 내일부턴 그렇게 되겠지.
아바에
...그러시겠네요. 자신의 미래도... (아쉬움에 멍하니 잔을 약하게 두드리다가)
(분위기가 처지는 것 같아 잔을 벌컥! 들이키고는 탕! 내려놓는다.)
나기 응. 그야 용이니까... (말하다 탕! 소리에 깜짝) 다 마셨어?
아바에 (순간 열이 오르는 듯한 느낌을 뒤로 하고) ...네!
나기 (따라 잔을 비우고) ...엄청 잘 마시네. 갈까?
아바에 그럴까요... (느릿하게 일어나) 아, 2층에 올라가봐도 될까요?
나기 응? 2층... (위를 한번 쳐다보고 끄덕인다.)
: 그러나 두 사람이 2층으로 가려고 하면 종업원이 앞을 막아섭니다.
아바에 앗...
종업원 ...죄송하지만, 지금 위층에 중요한 손님들이 계셔서요. 올라가시면 곤란합니다.
나기 ...(아바에 힐끔) 꼭 가보고 싶어?
아바에 ...(나기 힐끔) 꼭...! 까지는 아니지만... 정 어렵다면 어쩔 수 없겠죠.
나기 그럼~.. (종업원에게 다가가 묘한 주문같은 언어를 속삭이고 어깨를 툭툭 두드린다.) 우리가 좀 늦어서 말야. 들어가도 되지?
: 용이 종업원에게 암시 마법을 씁니다.
종업원 아아 네 실례했습니다! 제가 길드 대표분들을 몰라뵙고...! (꾸벅 고개숙여 인사하고 길을 비킨다.)
: ...마법을 쓰는 광경을 실제로 보니, 조금 섬뜩하게 느껴지네요.
아바에 저... (길드 대표...? 멀뚱멀뚱 서서 두 사람을 쳐다본다.)
나기 이걸로 해결~ (방긋) 올라가자. 가보고 싶다며?
아바에 가... 보고 싶기는 했는데, 이런 식으로... (올라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이래도 괜찮을까... 방긋 웃는 그를 쳐다보고는,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하는 것 같아 무지 긴장하며 올라간다...)
: 2층에 올라가면 방문 너머로 회의 내용을 엿들을 수 있습니다.
아바에 음, 으음... ...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슬금슬금... 방문 쪽에 다가가 엿들어본다.)
길드 대표들
거, 국가가 존속하기 위해 우리 길드는 세력가들의 후원을 받아 그동안 여러 일을 해왔습니다.
그렇잖습니까, 모두들! 그런데 점점 날씨는 추워지고 이젠 생존이 어려워졌는데도 불구하고 왕가는 용을 감싸고 들 뿐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습니다.
이래서야 원, 국가가 우리에게 아무런 보답을 해주지 않는거나 다름없지요. 어쩌면 우리의 충성은... 그 대상을 바꾸어야 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겨울을 용을 죽여서라도 막아줄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것이지요.
나기 ... (슬금슬금.. 같이 엿듣고 있다가) 오 날 죽인다고? 끔찍한 소리들을 하네.
아바에
(이 이야기는 용에게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 드, 듣고 계셨어요?
용을 죽여서라도, 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나기
응.. 뭐야, 난 들으면 안되는 거였어? (갸웃)
...다들 바보지. 굳이 죽이지 않아도 어차피 오늘내일 하는데~?
아바에
그건 아니지만... 듣기 좋은 내용은 아니었으니까요. 다들 과거는 잊어버린 거예요.
... (오늘내일 한다는 소리에 말이 없어진다.)
나기
뭐... 내가 파업한 건 사실이니까. 그들 모두 현재가 중요한 법이고.
그렇지만 대단한 이야기라도 하는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별 것 없네. 슬슬 내려가자, 아벨. 계속 여기 있으면 저들에게 들키겠어.
아바에
과거를 잊은 자들에겐 미래도, 발전도 없을 테죠. (문을 째려보다가)
...아, 그렇겠네요. 오래 있으면 안 되겠죠. (서둘러 계단을 향해 총총...)
: 총총... 내려가 두 사람은 회의실 바깥으로 나옵니다.
나기 음, (상점가 안쪽을 빼꼼.. 하고 돌아와서) 저 안쪽엔 무기점들이 있나 봐. 관심있어?
아바에 무기점... (고민한다.) 한 번 둘러보고 싶어요.
나기 아하하 역시~? 아마 왕성에서 검술이나 궁술정돈 배웠을테고. 갑자기 실력이 궁금한데?
아바에 배워본 적은 있지만 실력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요. 기, 기대하지는... (않으시는 게, 하고 작게 덧붙였다.)
나기 에이, 그래도 허약한 용을 쓰러트릴 정도는 되겠지. (농담하고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
상점가 안쪽에는 각종 세공품이나 철물, 가죽 등을 작업하는 무기점이 들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합니다. 어떤 가게든 전부 무기나 갑옷같은 군납품을 만들고 있으며, 장인들은 낯선 사람으로 보이는 둘을 경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바에 ...? (무기와 갑옷들을 구경하며 들어서다, 경계하는 듯한 분위기에 멈칫... 한다.)
: 당신이 무기와 갑옷들을 구경하면 보통 군납품에 쓰이는 문양들 대신, 전부 귀족들의 개인 문장이 새겨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KP 이어서 관찰 판정 갈까요!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8 > 18 > 어려운 성공
: 이 문장들이 전부 최근 왕성에서 거주하다, 공작이 거주하는 살롱으로 이동한 귀족들의 문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바에
전부 귀족들을 위한... (문양을 주의깊게 살펴보고는)
(말을 건넨다.) 이 무기와 갑옷들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가요?
장인
(떨떠름) 어떤 목적이냐니... 우리야 뭐, 주문받은 대로 만드는 것 뿐이오.
생각해보시오. 요 근래~ 바깥으로 나가다 시민이나 군인들이 숨지는 일이 많고, 신전에도 부상자가 가득한데다가, 반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흉흉한 소문들이 하도 떠돌고 있는데. 거야 귀족들도 자신을 지키려고 하지 않겠소?
아바에 (정말 자신을 지키기 위함뿐일까,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나저나 신전에도 부상자가 많구나...) 그럼 군을 위한 몫은 없나요?
장인 주문을 해야 만들던지 하지~ (으쓱) 그리고 솔직히 말해 저치에서 더 많이 쳐주는데 굳이 군을 위한 몫을 만들 사람이 또 어딨겠소? 다 그런거지.
아바에
...! 아무리 귀족들이 부르는 값이 높다 한들, 항상 왕국을 위해 목숨바쳐 싸우고 계신 군들을 위해 새 물자를 지급해주어야 하지 않겠나요.
제가... 군에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겠어요. 그들보다 더 값을 내어드릴 테니...
장인 ......제안은 고마운데.. (유심히 봄) 당신 뭐하는 사람인데 아까부터 군의 편을 들고.
아바에 (유심한 시선에 움찔...) 그, 그게 중요한가요...!
장인 이 바닥이 워낙 신뢰가 중요해서 말이지. 당신 보니까 꽤 돈이 많은 모양이지만, 개인이 낼 수 있는 값이 아니오. 괜한 객기를 부리지 말고 썩 꺼지시오.
:
이 상점가는 오랜 세월동안 귀족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 더 중요한 고객이란, 왕가가 아닌 귀족이라는 뜻이겠죠.
아바에 객기라니... (이렇게 대놓고 저를 무시하는 태도는 처음이라, 그의 말에 무어라 더 덧붙이려다 관둔다. 이 건은 돌아가 폐하께 말씀드리겠어요... 주먹을 꾹 쥔 채 우선은 무기점을 벗어납니다.)
: 주먹 꾹... 후일을 다짐하며 공주님은 무기점을 벗어납니다.
나기 (아바에와 장인이 대화하던 중 태평하게 혼자 무기를 집고 살펴보다가 뒤늦게 따라나온다) ...흠, 그냥 나오게?
아바에 (무기점을 나와 한숨을 푹 내쉰다.) ...어쩔 수 없으니까요. 저 분 말대로 지금의 저는... 힘 없는 개인일 뿐이겠죠. 세상엔 아직 제가 모르는 사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나기 (토닥..) 그거야 그렇지~ 용인 나도 모르는 사실들이 제법 있는걸. 뭐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잖아.
아바에 그런가요... (토닥임받고 훌쩍임)
나기
... .... ... (멈칫)
... .... .... ... (꼭 안아준다.)
아바에
... ...!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본 적이 얼마만이더라, 그대로 폭 기대어 있는다. 금세 기분이 풀어진다.)
...위로해주시는 거예요?
나기 응... .. 좀 놀라서. 이제 괜찮아?
아바에 놀라실 일인가...? (고개 기울이다가) 네에, 덕분에요.
나기 다행이다...... (품은 얼어붙은 심장 탓인지 보통 인간만큼은 아니었지만 따스한 온기가 있었다. 한번 더 깊이 끌어안고 떨어져) 역시 네가 울면 심장에 안 좋아.
아바에 (천 너머로 약하게나마 느껴지는 온기에,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고는 저도 떨어진다. 곧바로 걱정스러운 투로) ...저 때문에 병이 더 악화되시는 거예요...?
나기 그런 의미는 아닌데... (물끄럼 보다가 웃어) 기분 전환할래?
아바에 앗... (또 속은 건가? 생각함) 어떻게요?
나기 다른 곳으로 가자고. 상점가는 질리도록 구경했잖아~ (말이 묶인 곳으로 돌아가 먼저 널 안아 올려준다.)
아바에 그렇네요. 충분히 둘러본 것 같고... 으앗. (안아 들어 올리는 손길에 깜짝)
나기 (자신도 올라타고 말의 고삐를 쥐어) 그럼 어디로 모실까요~
아바에 음... (또 꼬깃한 지도를 꺼내보고) 호수를 보고 싶어요...!
나기 호수라면... 저쪽? (꼭 잡았는지 확인하고 말을 움직였다.)
: 귀여운 공주님을 모시고 용은 호숫가로 달려갑니다!
:
◈⊱┄┄┄┄⊰◈
『호숫가』
◈⊱┄┄┄┄⊰◈
:
도착하면 슬슬 시간은 오후입니다.
게이트 근방에 위치한 호숫가는 주변 대부분이 호숫물을 끌어와 밭이나 낙농을 하는 경작지입니다.
근처 경작지에는 일하는 농부 하나가 보이고, 게이트 근방에는 군인들이 경비를 서는 초소들이 있습니다.
초소 앞엔 군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불을 쬐고 있고, 호숫가 근처에는 사람들이 몰려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나기 ...아, 그래도 이곳은 변한 게 없네. (반가운 듯 말에서 내려 호수 쪽으로 걸어간다.)
아바에 ...! 예쁘네요, 이렇게 넓은 호수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그의 뒤를 따라 호수 쪽으로 향한다. 물가에 제 모습을 한 번 비춰보고) 옛날에도 자주 오셨었나 봐요.
:
따라가면, 용은 미끄러운 얼음판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당연히 물은 꽁꽁 얼어있고 오랜만의 화창한 날씨 탓인지 근처에도 용처럼 얼음 위에 올라가 미끄럼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종의 스케이트를 타는거지요. 호수 한 구석엔 푼돈을 받고 바닥에 날이 달린 신발을 대여해주는 사람도 볼 수 있습니다.
아바에 (다 얼었구나... 신발코로 톡톡 건드려보더니 한두 발짝 내디딘다. 어렵게 균형을 잡아보고...)
나기 응~ 그때도 이렇게 얼음 위를 걷고는 했지. (날이 달린 신발이 아닌데도 잘만 다닌다.)
KP 열심히 균형을 잡아보는 아바에... 패널티 -1로 민첩 판정!
아바에
cc(-1)<=45 민첩
Cthulhu7th :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1] > 83, 23 > 83 > 실패
나기 ...아.
나기
cc<=60 민첩
Cthulhu7th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5 > 55 > 보통 성공
아바에 (쿠당탕)
나기 (빠르게 다가와서 잡아주... 려고 했는데 넘어진 아바에 봄)
: 쿠당탕! 역시 공주님은 날이 달린 신발이 아니면 안되겠어요!
아바에
아야... (엉덩방아 찧고 문질...)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네요.
(일으켜달라는 듯 팔을 뻗는다.)
나기 (꼭 잡고 일으켜준다) ...아하하 괜찮아~? 또 넘어졌네.
아바에 (웃... 가볍게 폴짝 일어난다. 또... 인가?) 괜찮... 아요. 역시 구두는 미끄러운 것 같아서... 신발을 빌리는 게 좋을까요?
나기 응. 그야 아벨이 나랑 스케이트가 타고 싶다면~? (얼어있는 호수 바깥으로 나와 대여해주는 사람에게 간다.)
아바에 ...좋아요! (졸졸 쫓아간다.)
나기 스케이트를 빌리고 싶어, 이 사이즈로. (아바에 구두를 가리키며)
스케이트 대여인 예예~ 대여료는 #$입니다. (상대를 확인하고, 하얗고 고급스러운 천으로 만들어진 스케이트를 꺼내어준다.)
아바에
새하얗네요... (스케이트를 받아들고 한 쪽씩 신어본다. 딱 맞는 듯) 고마워요!
(대여료도 착 지불합니다.)
스케이트 대여인 (착 받습니다. 흐뭇!)
아바에 (새로 받은 신발을 신고, 얼어붙은 호수 위로 다시 성큼 내디딘다. 뭔가... 스케이트를 탄다기보다는 그저 뻣뻣하게 걷고 있음)
나기 뭐야 그 포즈는~? 얼어버렸네, 아벨. (손을 내밀어 잡고 부드럽게 끌어준다.)
아바에 그, 그치만 처음이라서요...? (그의 손을 힘주어 잡아, 겨우 부드러운 움직임이 이어진다. 다리가 조금 떨리지만...!)
나기 가르쳐줄게. (아예 두손을 꼭 맞잡고 춤을 추는 듯이 얼음 위를 미끄러져 간다.)
아바에 괜찮을까요... 자, 잠깐. 천천히...! (휘청일 뻔하다가도 곧바로 잡아주는 손길에 금방 안심이 되었다. 그제야 호수의 전경이나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 호수의 전경은 아름답습니다. 멀리 눈이 덮인 산이 보이고, 주위엔 아이와 어른들이 스케이트를 타며 함께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나기 응~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걸. 넘어질 것 같아도 괜찮아, 잡아줄테니까. (빙글 원을 그리며 돌아준다.)
아바에 그렇담 다행이지만... 그래도 넘어지는 상상을 하면 무서워져서... ...!! (꺄악)
KP 꺄악! 두 사람 다 행운 판정!
나기
cc<=75 행운
Cthulhu7th :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아바에
cc<=75 행운
Cthulhu7th :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2 > 52 > 보통 성공
:
휘청이며 넘어질 뻔한 공주님을 잡아주려다가 그만...!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은 채 함께 얼음 위로 넘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리고 당신의 손은 운좋게(?) 용의 가슴에!!
럭...키하네요(ㅋ)
아바에 ... ...!!! (우당탕ㅡ 함께 넘어지며 용의 가슴에... 살포시 손을 얹은 채(...ㅎㅎ) 그대로 쳐다본다.)
나기 ...아아.. 잡아줄 수 있었는데... (멋쩍은지 눈을 감은 채로 중얼거린다. 조금 뒤에 뜬 시선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아벨, 계속 만지려고?
아바에
죄, 죄송... 해요. 제가 넘어지는 바람에... 그래도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그의 말에 저도 시선이 내려가)
... ...~!!! (다급하게 손을 떼고) 저, 그... 그게,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나기 일부러 아니었어? 좀 설렜는데 말야~.. (농담하고 몸을 일으킨다) 그럼 비켜줄래?
아바에
이, 일부러라뇨! 제가 어떻게... 그, 그런... (화아악)
... (아차. 벌떡 일어난다.)
나기 ... (뒤늦게 일어나 다시 손을 꼭 잡아온다) 그렇게 급하게 일어나면 또 넘어진다?
아바에 ...앗. (말이 끝나기 무섭게 휘청이다 균형을 잡고) 네에... 물론 조, 조심... 해야죠. 음... (왠지 눈을 마주치기 어색해서 다른 곳을 본다.)
나기 ......저기 뭐라도 있어? (다른 곳을 같이 본다..)
아바에 네? 아, 아니. 그건 아니고... (시선이 닿는 곳엔... 그냥 다른 사람들이 있을 뿐이었다.)
나기 ?... 그럼 아벨, (잠시 손을 놓고 바라보는 쪽 얼음으로 한참 움직여) 연습 겸 여기까지 와 볼래? 어쩌면 혼자 천천히 움직이는 쪽이 덜 넘어질지도 모르고.
아바에
저... 혼자서요? (제게서 멀어지는 그를 무리에서 혼자 떨어진 동물마냥 무력하게 바라본다.)
...제가 가, 갈 수 있을까요... ... (또 뻣뻣하게 내딛는 발...)
나기 응 할 수 있어. 아벨, 힘내 봐~ (다시 뻣뻣해진 모습을 보고 웃어)
:
그러던 와중,
용이 있던 곳의 얼음에 커다랗게 금이 갑니다.
...생각해보면 오늘은 날씨가 제법 따뜻했었습니다. 얼음이 녹은 모양이에요.
아바에 (제 발밑을 보며 걷다가 고개를 들고) ...?
:
사람들은 이리저리 흩어지고, 아슬아슬한 위치에 용도 가만히 서서 아래를 내려다 봅니다.
그는 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섣불리 마법을 시도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전부 용을 쳐다보며 굳어 있고... 이대로라면 얼음이 깨질 것 같아요!
아바에 (안돼요!!!)
나기 ...아. 미안, 역시 오지 마?
아바에 어, 얼음이 깨지고 있...! (어떻게 해야 하지, 허둥지둥하다 어설픈 스케이트 실력으로 빠르게 다가가본다.)
KP 빠르게 달려가면 아바에, 민첩 판정!
아바에 (후다닥!!!!!!)
아바에
cc<=45 민첩
Cthulhu7th :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9 > 89 > 실패
:
후다닥이 쿠당탕!!!!!!
당신은 그 자리에서 30cm도 움직이지 못한 채 그대로 넘어집니다.
...그가 있는 자리의 얼음이 쩌적, 더 크게 깨져갑니다.
아바에 (30cm도 못 갔다니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쿠당탕...)
나기 아벨..! 난 괜찮아, 먼저 호숫가로 돌아가있어.
아바에 (다시 벌떡 일어나서) 하, 하지만...!!!
KP 지금 상황은 라운드로 판정합니다. 3라운드 뒤 용은 물에 빠지게 됩니다. 당신은 적당한 판정과 행동 선언으로 용을 도울 수 있습니다.
아바에 조금...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제가...!! (다시 스케이트 날로 얼음판을 박차며 다가갑니다. 아주 민첩하게요)
KP 아주 민첩하게... 그럼 민첩 어려움 판정 들어갑니다~~!
아바에
cc<=45 민첩
Cthulhu7th :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5 > 35 > 보통 성공
KP ...실패!
:
어느 정도 움직이는 데 성공했지만, 얼음이 약한 부분엔 쉽게 다가가지 못합니다.
...용의 발치에 있는 얼음이 쩍, 부서져갑니다.
나기 가까이 오지 말라니까! 돌아가, 아벨. 차라리 구조할 사람들을 불러.
아바에
그, 그래도...!!! (...생각해보니 자신이 가도 용을 구해줄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해줄 수 있는 건 없는걸...)
(...다시 한 번... 스케이트를 타고 다가가봅니다. 그가 완전히 빠지기 전에...!!)
KP 포기를 모르는 아바에, 민첩 어려움 판정!
아바에
cc<=45 민첩
Cthulhu7th :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0 > 80 > 실패
아바에 (너무 형편없는 실력이라 고개를 들지 못함)
KP ...역시 실패!
: 공주님은 얼음판 위에 넘어져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아바에 ...누가, 누가 좀 도와주세요...!! 저쪽에 요... 아니, 사람이...!!! (비틀비틀 일어나 근처에 있는 사람들을 설득해요)
나기 그러게 무리라니까... 아벨, 은근 고집 있다? (측은..)
: 비틀비틀... 마지막으로 당신은 근처에 있는 사람들을 설득해 봅니다.
KP 그렇다면.. 설득 판정!
아바에 oO(그렇게 태평한 소리가 나오시냐구요...~!!) (다 봤을 거란 생각에 부끄러워짐)
아바에
cc<=65 설득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마을 사람들
에그머니나, 저게 뭐야! 얼음이 깨지고 있잖아!!
청년...! 조금만 기다려!
아바에 부탁드려요...!!! (훌쩍)
KP 잠시 후 마을 사람들이 밧줄을 들고 호숫가로 뛰어옵니다.
마을 사람들 이걸 잡아요!!!
나기
cc<=60 민첩
Cthulhu7th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 > 9 > 대단한 성공
나기 ... (꾹.. 제법 진심으로 밧줄을 잡고 얼음판을 빠져나온다.)
: 사실은 누구보다 빠지기 싫은 용이었네요...
아바에 (우리 용님...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게 해드려야 해요)
: 그가 빠져나오자 마자, 그 자리의 얼음은 살벌한 소리를 내며 완전히 깨집니다.
나기 후... (함께 호숫가로 돌아와 아바에를 본다) 구해주려 한 건 고맙지만.. 다음엔 그러지 마. 응?
아바에
하아... (마치 자신이 빠질 뻔 했던 것처럼 안도하며 풀썩, 주저앉아) 다행이에요. 빠지지 않으셔서... 조금만 늦었더라도... (완전히 깨져버린 얼음판을 쳐다보곤 아찔해진다.)
...그래도, 제가 도와드리고 싶어서... ... (변명...) 죄송해요.
나기 스케이트도 처음 타보면서~... 그러다 같이 빠지면 더 큰일이잖아? (괜히 볼 주욱..) 미안해하진 말고. 이건 내 실수니까.
아바에 엣... (주욱... 늘려짐) 아니에요. 얼음이 깨질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으니까요... 아무튼, 정말 다행이에요. 걱정했다구요.
나기 응 다행이다... (한숨 쉬고 슬쩍 네게 기댄다) 사실 좀 긴장했어. 거기서 정말 빠지면 어디가서 용이라고 말도 못하지.
아바에 (어깨를 내어주며 저도 슬쩍 기댄다.) 그렇네요... 물에 빠진 용이라니, 들어본 적도 없죠. (작게 웃어)
나기 웃지 마... (정말 빠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음, 생각보다 위험했지만 그래도 재밌었어.
: 그래요. 위험천만한 상황도 있었지만, 둘은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KP 기념으로 이성을 1d2 회복합니다!
나기
1d2
Cthulhu7th : (1D2) > 2
아바에
다른 분들이 계셔서 다행이었죠. (그 말에 더 웃음소리를 내다가)
...저도 즐거웠어요.
1d2
Cthulhu7th : (1D2) > 1
system [ 아바에 ] SAN : 71 → 72
:
이제 스케이트는 더 못탈 것 같지만, 용은 여전히 호숫가 주변을 둘러보고 싶은 것 같네요.
근처 경작지나 군인들이 있는 초소 앞, 호숫가의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바에
(이만 옷을 탈탈 털고 일어나선) 스케이트는 못 타겠지만... 조금 더 머물다 갈까요.
(신발도 제 구두로 다시 갈아신고, 농부가 보이는 경작지 쪽으로 총총...)
나기 응, 시간이 되기 전에 최대한 구경하려고. (옆에서 종종..)
: 경작지 쪽엔 냉해에 병든 식물로 고민이 많은 농부가 있습니다.
KP 농부에게 호의적인 대화, 혹은 대인기능 판정으로 이야기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아바에 ...안녕하세요- (살갑게 인사를 건넨다.)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시네요... 무슨 일인지 여쭈어도 될까요?
농부
(피곤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예에, 이 근방에선 처음 뵙는 분이군요. 안녕하십니까. 그야 보시다시피 농작이 잘 안 되고 있어서요.
도서관의 학생들이 냉해에서 피해를 줄이는 법을 가르쳐 주어 아예 굶는건 면했지만... 그래도 딸린 입이 많은 집은 학생 이름을 대어 성밖으로 나가 야생 작물이나 짐승을 사냥해야만 하는 형편이죠.
...사실 학생들이 직접 나가거나, 사냥을 하러 숲으로 들어가는 건 불법입니다. 네, 알아요. 하지만 경비들도 다 사정을 아니 눈 감아주고 있고요.
어쩌겠습니까. 이 상황에서 기도만 하다간 일가족이 굶어죽으니, 저도 지금은 밭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대로 계속 흉작이 난다면 나가서 짐승 사냥을 하는 쪽으로 벌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에휴 근데 한평생 농사만 해왔는데, 사냥은 또 잘 될지... (한숨 푹푹)
아바에
역시 그렇군요, 날씨 때문에... (시들한 밭을 보고는 속상한 얼굴로) ...힘드시겠어요. 하지만 성 밖으로 나가는 건 위험하지 않나요?
(이렇게 말하여도, 그들에게 별다른 수가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면서도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이...) ...그렇군요. 그래도 숲은 위험하니 조심하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어서 겨울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계시죠. 저도 그렇고요. (두 손으로 농부의 손을 꼭 붙잡고) ...머지않아 왕성에서 겨울을 끝낼 방법을 찾을 테니, 너무 염려 마시고 조금만 더 기다려봐요. 분명 얼음 같은 추위가 가시고, 따스한 햇볕을 되찾아 꽃이 피고 싹이 트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KP 농부를 기운차리게 할... 대인기능 판정!
아바에
cc<=65 설득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4 > 54 > 보통 성공
농부 (어두운 낯의 농부는 그말을 듣고, 조금이나마 기운이 나는지 씩씩하게 답한다) ...그렇겠죠? 예, 역시 조금만 더 견뎌보겠습니다! 저같은 사람이 아니면 또 누가 농작물을 기르겠어요. 사냥으로 고기를 얻는 것도 좋지만... 역시 사람은 빵이 주식이지 않습니까. 허허허.
아바에 (농부의 낯빛이 밝아지자 저도 밝게 웃는다.) 그럼요. 당신처럼 이렇게 밭을 돌봐주시는 사람들이 있기에 저희가 매 식사를 할 수 있는 거겠지요. 무척 감사한 일이에요.
농부 (햇... 햇살같은 분이시다!!) 예예!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네요! 힘이 납니다.
: 힘이 난 농부는 다시 모종에 바람을 막는 벽을 치러 갑니다.
아바에
휴... ...
(말만 번지르르한 위로가 되지 않아야 할 텐데. 한숨을 뱉는다.)
그럼... (다음으론 게이트 근방의 초소를 들른다.)
:
게이트 근방의 초소를 돌면, 앞에 모여 있는 군인들이 보입니다.
다들 왁자지껄하게 경비를 서면서 본 소문에 관해 떠들고 있고, 누군가 그런 소문들을 받아적고 있습니다.
...아. 자세히 보니 그는 왕궁에서 보았던 학자입니다.
KP 대인기능 판정으로 대화하거나 [듣기]로 학자와 경비병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아바에 (저 사람은...! 학자의 얼굴을 알아보고, 근처를 서성이며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봅니다.)
아바에
cc<=55 듣기
Cthulhu7th :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0 > 40 > 보통 성공
학자 이몸은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바깥에 나갔다 들어온 사람들이 겪거나 본 것에 대해 말이야!
: ...저런 캐릭터였던가요?
경비병 이,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저희도 알고있는 것은 별로...
학자
하아? 설마 이몸이 아무것도 모를거라 생각하는지? 이미 어느 정도의 정보는 확보했다고.
그 중에서 공통적으로 ‘사람의 손과 같지만 커다란 손’과 ‘털이 난 뿔’에 관한 이야기가 있더군.
뭐 아직 자료가 부족해 입증하진 못했지만... 이몸은 바깥에 있는 야만인이 인간이 아니라 인간과 비슷하지만, 더 강한 괴물이나 짐승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우고 있지.
...이몸의 연구를 믿지않는 어리석은 우민들도 많아. 하지만! 좀더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료도 풍부해지고, 증인도 늘어나 이몸의 말이 결국 옳다는 것이 만천하에 증명될테지! 하하하하!
경비병 (삐질..) 그렇잖아도 요즘 성밖으로 나가는 이들 중에 죽거나 다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학생들이요. 위험하니까 역시 막는 편이...
학자 지금 장난하나? 그들 몇몇의 목숨이 중요해? 어차피 연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 죽을 사람들이야! 이몸의 천재성을 믿게. 어서 정보나 토해내.
: 한참 경비병과 실랑이를 벌이던 학자는 자료를 받아적고 이 연구를 분석한다며 만족스럽게 도서관으로 돌아갑니다.
아바에 아... (인사를 드리려고 했는데,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경비병에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학자가 사라진 방향을 힐끔 보고는)
경비병 ...(돌아가는 모습에 스르륵 긴장을 풀다 누군가에게 말이 걸리자 화들짝, 다시 각을 잡는다) 아닙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아바에
...! (바짝 잡힌 군기에 따라 화들짝) 괘, 괜찮아요! 편하게 말하셔도...
...방금까지 대화하시던 분은, 자주 이렇게 찾아와 곤란하게 만드시나요?
경비병 고 곤란하다니요, 전혀 곤란하지 않습니다! 학자님은 우리 왕국을 위해 연구하고 계십니다! 저는 그분을 최선을 다해 도울 뿐입니다! (전혀 편하게 말하고 있지 않다.)
아바에
그러니까, 편하게 말씀해주셔도 되는데...~ (작게 웃어)
야만인에 대해 연구하고 계신 걸까요... 위험하다고는 들었지만, 저도 자세히는 몰라서... 바깥에 나갔다가 다치신 분들은 다 그들 때문인가요?
경비병 아마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뻣뻣) 저도.. 여기 경비를 설 뿐이라 자세히는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아바에
으음... (옆을 서성거리며 빤히 보다 웃는다.) 알겠어요. 저까지 당신을 곤란하게 만들지는 않을게요.
...항상 왕국을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해요.
경비병 소소송구합니다! (90도 각도로 인사해)
아바에 네, 네~ 괜찮아요. (그래도 들을 건 들었으니... 꾸벅! 인사하고 초소를 벗어난다.)
나기 아하하 미친 학자와 고지식한 경비병이라~... 별난 조합이네. (으쓱하고 같이 초소를 떠난다.)
아바에
지나치게 연구에 몰두하고 계신... 편이라고 해둘까요. (똑같이 으쓱이고는)
(호숫가에 있는 사람들 근처로... 다가간다.)
:
다가가면 그중 도서관으로 들어가는 다리에 눈에 띄는 사람이 하나 서 있습니다.
그는 손에 종교적 문양을 쥔 사제네요. 아마 다리 앞에서 홀로 시위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사제
사람이 죽어가는 연구를 멈춰라!
연구를 한다는 핑계로 사냥을 가는 농부들을 통과 시켜주는 경비병과, 샘플을 가져오면 돈을 가져다주는 도서관의 학생들을 규탄한다!
바깥은 위험하다! 지금 신전은, 환자들로 가득차 있고 그 환자들은 더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당신의 가족이나 이웃이 될 수 있습니다!
: 외치는 사제에게, 곧이어 다리 위에 있던 학생들이 맹렬히 비난합니다.
학생들
멍청하긴. 추위에 배를 곯느니 나가는게 오히려 나은거 아냐? 다들 스스로 원한 일이라고?
우리는 억지로 시킨게 아냐. 게다가 신전에 들어가는 헌금도, 그렇게 바깥에 다녀온 시민들에게서 나오고 있잖아. 설마 눈가리고 아웅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신전을 먹여살려주는거나 다름없다고!
: 급기야 힘껏 사제를 떠밀어버린 학생들은, 킬킬거리며 도서관으로 가버립니다.
사제 아, 아이고... (가련한 포즈로 쓰러짐)
아바에 ...! 아... (그 광경을 지켜보다 재빨리 다가가 부축해드린다.) 사제님, 괜찮으세요?
사제
흑흑... 괜찮습니다. 감사해요, 자매님. (부축받고 일어나서 제 옷을 턴다.)
인사가 늦었네요. 전 신전에서 간호 일을 하는 사제입니다. 그런데 요새는 바깥에서 다친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어요.
저는... 바깥으로 나가는 걸 계속해서 조장하는 도서관의 행태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아바에 별 말씀을요. (같이 옷을 털어드리고...) 간호 일을 하고 계시군요. 바쁘시겠어요. (작게 한숨) 바깥은 위험할 텐데, 어째서 다들 그렇게까지...
사제
저 학생들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에요. 다들 굶주리다 못해 참지 못하고 바깥으로 나가고 있죠. 하지만.. 그만큼 크게 다치고 죽어가고 있답니다. 우리 신전에는 그런 환자들로 이미 포화 상태에 있어요.
...언제까지 신께 기도드려야 할지, 이게 다 저희의 정성이 부족한 탓이겠지요.
아바에
...저 역시 학생들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녜요. 무엇보다 이 추위가, 상황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겠죠. 그래서 더 안타까워요. ...하지만 정도가 과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함이란 건 알지만, 자칫 그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고개를 설레 젓고) 부족하다니요, 그런 말씀은 마세요. 사제님을 비롯해 많은 신자분들이 늘 정성을 다해 기도드리고 계심을 알고 있는걸요.
사제 저도 같은 심정입니다. 저 아이들은 연구만 앞세우고 바로 눈앞의 사람은 보지 못하고 있어요. 저 가련한 어린양들이 언제 깨어나게 될지... (두손을 모아 기도하고 미소를 지어) ...긴 말이었네요. 실례했습니다, 자매님. 시간이 늦었으니 다시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가겠습니다.
:
말을 마친 사제는 신전을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
그래요. 벌써 늦은 오후의 때입니다. 바라본 하늘은 점점 붉은 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나기 ...늦었네. 슬슬 돌아가야겠어.
아바에
(마주 인사하고는 호숫가로 돌아온다.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구나.) 그렇네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고...
...오늘 하루, 괜찮으셨나요?
나기
응 좋았어~ 혼자였다면 분명 이렇게까지 즐겁지는 않았겠지.
고마워 아벨. (말을 마치고 네게 태양 모양의 금속조각을 건넨다) ...이건 약속대로 네게 줄게.
: 용은 이것이 ‘여름의 조각’이라고 합니다.
아바에
저도 혼자 둘러보았더라면... 심심했을 거예요. (즐거웠다는 그의 대답에 밝게 웃는다. 태양 모양의 조각을 건네받고) 아, 이건...
...여름이라고 하는군요. (손에 꼭 쥐어 내려다보고는 끄덕인다.) 잘 간직하고 있을게요.
나기 으응, 그래서... (조금 지친 기색으로 말을 끌고 온다) 돌아가자. 이제 정말..
아바에 ...! 아, 네...! 어서 돌아가요. 많이 피곤해 보이세요. (서둘러 돌아갈 채비를 해)
:
두 사람은 채비를 마친 후 말을 타고 용의 탑으로 돌아갑니다.
...특별히 대화도 없었고, 보이는건 그의 뒷모습 뿐이었음에도,
당신은 눈치챕니다. 용의 상태는 눈에 띄게 나빠져 있었습니다.
탑에 되돌아오고, 용은 갑자기 그 자리에서 기침을 하더니 비틀거리며 말 위에서 떨어집니다.
아바에 ...!!! 괘, 괜찮으세요?! (급하게 말에서 내려, 한쪽 팔을 들어 일으켜본다...)
나기 헉..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제 몸을 일으켜) 괜...찮아. 아벨, 생각보다.... 조금만 쉬면 돼.
:
그러나 붙잡은 그의 몸은 차갑기 그지 없습니다.
언뜻 성에가 목까지 올라온 것이 보입니다.
아바에
(부축하며 닿은 몸 위로 온기라곤 느껴지지 않았다. 시간이 너무 늦었을까? 조금 더 일찍 돌아올걸... 좀 더 빨리 쉬게 해드렸어야 하는데. 입술을 잘근 깨문다.) 거짓말... 하나도 괜찮지 않아 보이시는 걸요.
... ...아프지 마세요... (애처로운 눈빛을 하고선 용을 바라본다. 힘겹게 이끌고 겨우 탑안으로 들어와)
나기 .....~그럴게. 그러고 싶어. 그야 모처럼, 아벨과 이렇게 즐거운 하루를 보냈는데.. (힘없이 미소짓고, 탑안에 들어오자 널 꾹 밀어 밖으로 내보낸다) 먼저 가. 이 정도는 혼자 올라갈 수 있으니까.
아바에
... 혼자 올라가기 힘드실 것 같은데... 알았어요, 갈게요. (꾹... 밀려 내보내진다. 얼핏 본 미소가 꼭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아 보여서, 마음에 걸려 문에 대고) 괜찮으시다면... 또 찾아올게요. 하지만 무리하진 않으셔도 되니까...!!
... ... (한동안 탑 주변을 거닐다 이만 왕성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
그는 그렇게 말하는 당신에게 그저 알겠다고, 고맙다는 말만을 여러번 한 뒤 웃는 낯을 보이며 사라집니다.
용이 돌아가고, 당신이 용의 탑 주변을 거닐다 이만 숲길의 문을 잠그러가면 저녁이 찾아옵니다.
노을이 지니 경비병과 마부가 그가 말했던대로 후다닥 일어납니다.
마부
엥? 어어... 깜빡 잠들었네. (얼떨떨..)
...(뒤늦게 아바에 발견) 아! 공주님!! 이거 원 저녁까지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제 어느 선생님 처소로 모셔다 드릴깝쇼? (힝)
: 그들은 어리둥절해 하지만, 설마 용이 주문을 건 것이라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모양입니다.
아바에
으응, 아니에요. 얼마 안 기다렸어요- (잠은 잘 주무셨나요? 하고 후후...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며 입 가리고 웃음)
... (마차에 올라타 고민하다가) 오늘은 신전으로 부탁드릴게요.
마부 히이잉- (예예, 좋습니다! 그럼 신전으로 출발하겠습니다!)
: 공주님을 태운 마차는 신전으로 이동합니다.
:
◈⊱┄┄┄┄⊰◈
『신전』
◈⊱┄┄┄┄⊰◈
:
신전은 주택가 중심에 위치한 고상한 옛 건물입니다. 육중한 대리석 기둥들이 여러개 서 있고, 용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있는 모양의 징표가 여기저기에 보입니다.
신전에 가득한 환자들을 지나야 소박한 신관의 방이 나옵니다. 신관은 추위에도 불구하고 맨발로 나와 공주님을 맞습니다.
사제의 신분을 의미하는 장신구를 제외하면, 신관의 옷은 너무나도 얇아 보잘것 없기까지 합니다.
신관 (방으로 들어오자, 아바에에게 의자를 내어주고) 옛날 이야기가 듣고 싶으셨던 걸까요? 아니면 기도하러 오신 걸까요. 부디 공주님께서 편히 있다 가시기를.
:
신관의 방에는 두루마리로 된 오래된 필사본으로 가득한 격자 모양의 선반과, 종교적 상징을 나타내는 조형물이 여러개 있습니다.
기도를 하는 작은 제단 옆에는 화로와 단촐한 나무의자들이 놓여 있습니다.
아바에
...! 추우실 텐데... (신발도 신지 않은 단촐한 차림새에 놀라 이야기한다. 안내에 따라 방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하고, 기도를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 이리 발걸음을 하게 되었네요. 신관님을 뵈니 벌써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웃으며 선반을 둘러본다.)
신관 ...괜찮아요. 밖에 저보다 춥고 힘든 사람들이 있으니 차마 따뜻한 옷은 입을 수 없습니다. (절레 고개를 젓고, 아바에를 지켜보며 웃는다) 공주님께서 이리 신전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기쁘기 그지 없네요.
: 선반 위에는 몇백년은 되었을 법한 두루마기들이 놓여 있습니다. 하나하나 천과 매듭으로 조심스럽게 보관되었으며, 신관은 그중엔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경전도 많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KP 살펴보고 싶다면 자료조사 판정!
아바에 그렇지요... 잊고 있었네요. (그의 대답에 제 옷차림이 무색하게 느껴져 잠시 고개를 숙였다. 잘 보관되어 있는 두루마기들을 눈으로 살펴본다.)
아바에
cc<=65 자료조사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4 > 14 > 어려운 성공
: 공주님은 그중에서 [라그나로크]라는 제목이 달린 경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3. 세계의 종말, 라그나로크》
시대의 끝에는 무시무시한 겨울이 닥쳐와, 눈이 사방에서 휘날리고 강력한 서리와 매서운 돌풍이 땅을 지배할 것이다.
온 세상에서 살육이 난무하는 오랜 겨울에 형제들은 서로 죽이고, 자매들의 혈족관계는 더러워질 것이며, 모두가 배신을 거듭해 삶은 긴 겨울보다 냉혹해질 것이다.
세계가 무너지기 전, 자비를 가진 인간은 한 명도 남지 않으리라.
바람의 시대 끝에선, 대지와 하늘이 굉음을 내며 두 갈래로 쪼개지고 모든 것들이 전쟁을 시작한다. 싸움을 시작한 것들 중 살아남는 것은 하나도 없으리라.
그럼에도 그대는 여전히 깨달음을 원하는가? 무엇을 깨닫고자 하는지, 스스로 의미를 알고 있는가?
╚════════ °• ♔ •° ════════╝
: ...그리고 당신은 이 뒤에도 분명 내용이 있어야 할 구성이지만 여기서 끊겨있어, 마치 불완전한 예언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바에 (깨달음을 원하냐니, 저를 향한 질문인가? 이 끝에는 멸망이 찾아오게 되는 걸까... 신들의 싸움이 반복되기만 했던 내용의 극이 떠오른다. 불안감이 점증되는 듯함에 경전을 덮는다.)
신관
경전을 읽으셨나요, 공주님. [라그나로크]란 선대 신관들의 입에서 구전되는 세계의 종말입니다.
...저는 그것이 아마 지금 이 시대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운 것은 아닙니다. 죽음 또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순리이니까요.
이런 순환을 이해하려면... 신을 믿는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니 공주님께서 신을 섬기는 일에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신학은 왕국을 발전시키는 도덕의 주축이 될 것입니다.
......(잠시 기도하더니) 공주님. 그 경전의 뒤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아바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순리인가요. 죽음이라는 건 알고 있어도 두려운 것 같아요. 이후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니까요... (언젠가는 자신도 이해하게 될 날이 올지, 경전을 꼭 끌어안았다가 놓고는 혼잣말처럼 묻는다.) 누군가는... 이 겨울이 오리라 예지하고 있었을까요.
...뒷이야기도 이곳에 있나요?
신관 네. 다만.. 이곳은 보는 눈이 많기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오늘 밤, 저를 부르신다면 알려드릴게요.
아바에
...알겠습니다. 궁금해지네요.
(그리 답한 후 조형물에 가까이 다가가 살핀다.)
:
신전 여기저기에 장식된 조각이나 그림, 조형물들은 신관의 방에도 놓여 있습니다.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어 둥그런 원 모양을 한 용입니다.
아바에 (의미가 담긴 모양일까, 꼬리를 물고 있는 용을 자세히 관찰한다. 나기가 생각나서...)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13. 꼬리를 문 용》
단두룡. 용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그림입니다.
╚════════ °• ♔ •° ════════╝
신관
그 형태는 우리가 믿는 신의 힘을 나타냅니다. 용에게 끝과 시작은 구별할 수 없으며 시간적 한계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용의 원 안에서 시간적 순리에 따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혹여 신이 자신의 꼬리를 놓으면, 우리의 세계는 멸망하게 되지요.
아바에
신의 힘... 그렇군요. 우리는 이 안에서 살아가고 있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수긍했다.)
...신관님은 제가 태어나기 전, 용이 어땠는지... 알고 계세요? 크게 바뀐 점이라든지...
신관
태어나시기 전이라면... 19년 전인가요. 그때만해도 용께선 병환을 앓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뜻을 제가 감히 어찌 헤아리겠냐마는,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 용께서는 제게 '종말이 곧 올 것이다'라고 말하셨지요.
용께서 말하신 시대의 종말... 저는 그 종말의 과정을 적어도, 품위있게 지켜나가길 원합니다.
아바에
용은... 미래를 알고 계시다고 하셨죠. (종말을 예언한 그에 의구심을 가질 여지가 없겠구나,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을 막거나 조금이라도 지체시킬 방법은 정말 없을지... 그저 순응할 수밖에 없는지.)
종말의 때가 오게 된다면... 신관님의 말씀대로, 그러길 바라요.
신관 네.. 우리에게 종말의 때는 어떤 식으로든 다가올 것이고, 그러니 무의미한 희생자를 내는 일은 불필요하지요. 할 수 있는 건 그저 환자의 치료와 빈민의 구제일 뿐. 신께 자비를 구하는 것입니다. (제단에 기도를 올린다.)
아바에 ...저도 제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네요. (그를 따라 제단 앞에 서,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신께 자비를...)
:
그런 제단 위에는 작은 향로가 놓여있고, 무릎을 꿇는 곳에는 무릎을 받치는 작은 나무 판자가 있을 뿐입니다.
기도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판자는 사람이 무릎을 꿇은 모양으로 닳아 있었습니다.
신관
......기도를 오래 해왔지만 종종, 환자를 구제하는 일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몸을 다쳐 불구가 된 사람은 차라리 덜한 편이지요. 마음이 다쳐 미쳐버린 사람들은 바깥에 있다는 신을 굉장히 두려워 하며, 그 신을 믿는 야만인들이 안으로 들어올 것을 우려하고 있어요.
우리의 신이 부디, 저희를 굽어살피셔야 할텐데...
아바에 (기도를 마친 후 슬며시 눈을 뜨고) ...마음을 다친 이들은 특히 치료하기 힘들겠죠. 좀처럼 닫힌 문을 열지 않을 테니, 상처를 살피기도 어렵고... ... 바깥에 있다는 신은... 어떤 존재인가요?
신관 (단호하게 고개를 젓고) ...오 공주님. 저희는 그런 이단에 대해선 모릅니다. 알 생각도 없어요.
아바에 ...아. (실언임을 깨닫고) 실례... 했습니다.
: 대화를 마치자 날은 어둑해집니다. 이만하면 신전에 오래 머물렀어요.
아바에 우리의 신께서 저희의 뜻을 헤아려 주시기를... 늘 기도드릴게요. ...오늘 시간 내 이야기를 들려주시어 고맙습니다. (꾸벅)
신관 살펴가세요, 공주님. 신이 당신의 길에 축복을 내리길 저희도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 인사하고 나오면 바깥에 왕궁으로 향하는 마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바에 (익숙하게 마차에 올라타) 오래 기다리셨죠. 돌아갈까요-
마부 휘이이잉- (아이구 뭘요~ 공주님. 갑니다!)
:
덜컹, 덜컹...
마차를 타고 자신의 처소로 돌아오면 밤 시간이 됩니다.
소파에 앉으니 하녀가 다가와 오늘은 어떤 스승을 부르길 원하냐고 묻습니다.
밤 시간에 [왕] [공작] [신관] [학자] 중 한 명을 선택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아바에 휴... (한숨을 돌리기에도 바듯하구나. 겉옷을 정리하고 답한다.) 오늘 밤은 신관님을 뵙고 싶어요.
하녀 알겠습니다. 그럼 잠시 기다려 주세요, 공주님. (겉옷을 받아 한켠에 걸어두고, 꾸벅 인사하며 문을 나선다.)
:
조금 뒤 신관이 방안에 들어와 가볍게 고개를 숙입니다.
신관의 손에는 양피지 뭉치가 들려 있으며, 대동하는 시종이나 호위도 없이 단정한 모양새입니다.
신관 찾아뵈었습니다, 공주님. 이야기를 듣고자 부르셨을까요.
아바에 또 뵙습니다.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는) ...말씀대로, 경전의 뒷이야기를 듣지 못하면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서요.
: 답을 들은 신관은 품에 있는 두루마리를 펼쳐 당신에게 내용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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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세계의 페이지 11. 세계의 윤회, 라그나로크》
죽고 죽이는 바람과 겨울의 시대가 지나면 이어서 태양과 달을 삼키는 늑대의 시대, 흔들리는 땅과 떠는 나무들의 시대, 불길의 시대가 차례차례 번성하고 멸망하리라...
종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될 것이니…
라그나로크 이후, 숲 속에 숨어 있던 두 명의 인간이 살아남아 그의 피조물들이 번성 하겠지만, 인간은 너무나 연약하여 살아갈 수 없었다.
그러자 최초이자, 최후의 두 명의 인간은 영혼에 강한 상처를 남겨 서로를 묶은 뒤, 다시 윤회를 반복할지어다.
이렇게 우리의 우주는 거대하고 끝없는 순환 속에 있으며, 끝과 시작은 하나이니 모든 시대에서 죽음과 탄생을 반복하리라.
╚════════ °• ♔ •° ════════╝
:
양피지는 방금 쓴 듯, 잉크가 채 마르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당신이 보았던 [세계의 종말, 라그나로크]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신관
......이것은 신관들에게 구전으로 내려오는 종말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는 이 추위가, 언젠가 다가온다는 종말의 증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아마 이것은 용께서 죽음을 맞이하신 뒤, 이 세계가 일종의 끝을 맺는다는 이야기일 터입니다.
저는 그리하여 용의 심장을 녹이는게 어떠한 방법적으로는 그분을 죽여, 용의 머리로 가는 일이라 생각하고도 있습니다.
: 이야기를 마친 신관은 당신이 읽은 것을 확인한 뒤 양피지를 벽난로에 던져 없앱니다.
아바에
종말이란...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건가요? 하나의 이야기가 끝을 맺고,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용에게 시간적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군요. (멍하니 양피지를 응시하다, 이내 불에 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본다.)
용의 꼬리에서 다시 용의 머리로... ...하, 하지만 용을 죽인다니...
신관
...공주님. 그분의 육신은 죽을 수 있겠지만, 사실 용께 진정한 죽음이란 없답니다.
다만 용의 소멸에 있어서는 '문 꼬리를 놓는다'고 일컫어지지요.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용이 순환하는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소멸하게 될 테니까요.
아바에
... ...네,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했어요.
(또 다른 시대가 열림에 따라 우리는 소멸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의 존재는 잊히겠지. 죽음이 당연한 순리임을 앎에도 두려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진정한 죽음이 없는 건... 꼭 좋은 것만은 아닐 것 같아요.
신관
이 의무를 이행해주실 공주님께서 저희의 말을 이해하시니 다행이에요.
명심하세요. 용을 죽인다 해도, 그 믿음의 대상이 되는 용께선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것은 파괴되어야 재생될 수 있으니, 오히려 새로 용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죽음이 필수불가결하게 되지요.
아바에 ... (말없이 끄덕였다.) 그렇게 되겠죠. 새로이 탄생하기 위한 과정일 뿐일 테니...
신관
그렇습니다. 종말, 라그나로크 이후에 오는 용의 머리에서는 소수의 사람만이 살아남고 다시 꼬리까지의 시대를 반복하게 됩니다. 적어도 용이 꼬리를 물고 있는 한 꼬리에서 머리로 가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이것은 거대한 원 위에서 파괴와 탄생을 반복하는 것으로, 다시 처음부터 무한히 존재를 반복해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공주님. 저는 이 이야기에 나오는 두 명의 인간, 아니 신과 같은 존재들이 용과 아무것도 아닌 자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저 저의 짐작일 뿐이지만요.
아바에
폐하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자... 그분께서 천 년간 왕가를 보필하여 주셨다고요. 그분 역시 시간적 한계가 존재하지 않으신 건지...
...그런 분께서 어찌 저를 지목하셨는지는 아직도 그 뜻을 잘 모르겠지만요.
신관 ...저희는 그저 신께서 원하시는 바를 따르면 될 뿐이지요. 부디 헤매이지 마세요, 공주님. 자신의 신앙을 믿으시면 됩니다.
아바에 그런 걸까요... (가만 허공을 응시한다. 누군가 이 흔들리는 마음을, 의지를 견고하게 다질 수 있는 법을 알려주었으면 좋으련만...) ...고맙습니다.
: 신관은 공주님을 향해 호의적인 미소를 보입니다.
신관
오히려 제가 말씀드리고 싶네요. 공주님께서 신전에 이리 믿음을 보여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잠시 뜸을 들이고) 그런 당신께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변화에 공주님께서 저희를 지지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의 종교와, 그 방식을요.
아바에
...제가 신관님을요. (양손에 땀이 맺히고 힘이 들어갔다.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안이다.) 지금의 저로선 신관님의 뜻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머지않아, 그러한 때가 온다면...
그때는 기꺼이... 지지하겠습니다.
신관
...언젠가의 미래를 기약하는 것은 올바른 답이 아닙니다. 공주님, 후계자인 당신에게 지지기반을 만드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겠지요.
명심하셔야 할 것은, 모두를 지지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를 선택하든 다른 하나를 적으로 돌리게 되지요. 저희는 그런 공주님께서 확실한 지지를 보내주시길 원합니다.
:
공주님은 깨닫고 있습니다. 왕과 공작, 신관과 학자는 서로 분명히 대립하고 있는 행태를 보이죠.
그렇기에 양쪽을 지지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모두를 지지하게 된다면, 오히려 그것은 두 진영에 대한 배신이 될 것입니다.
부디 후계자로서, 신중한 선택을.
아바에
...알고 있습니다. 각 측의 의견을 한데 수렴할 수 없다는 것을요. 자칫 양쪽의 믿음을 저버리게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끄러움 없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야 한다. 저는 과연 자신의 결정에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눈을 감고 오래간 침묵한 뒤 입을 연다.) 알겠습니다. 신관님을 포함한, 신전에 계신 모든 분께... 닿는 한 제 힘을 보태겠습니다.
: 당신의 지지를 들은 신관은, 크게 기뻐합니다.
신관 정말 감사해요, 공주님. 그 말이 저희에겐 정말로 힘이 된답니다.
: 그리고 문득 생각난 듯 그의 품안에서 부채꼴 모양의 금속 공예품을 꺼냅니다.
신관
...아. 그러고보니 믿을 수 있는 자에게 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 방에 이걸 누군가가 놓고 갔었지요.
이것 또한 신의 뜻일지 모르니 공주님께 신뢰의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
신관이 건넨 공예품은 위에 낙엽과 열매가 양각으로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공주님은 [가을의 조각]을 획득합니다.
아바에 믿을 수 있는 자...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낙엽과 열매가 각인되어 있는 공예품을 손에 꼭 쥐었다.)
: 받았던 여름의 조각과 가을의 조각을 계절의 시계에 맞춰보니,
계절의 시계 여름의 조각은 봄의 조각 옆에, 가을의 조각은 여름의 조각 옆 부분에 꼭 맞게 들어갑니다.
아바에 ...(눈 깜박) 신기할 정도로 꼭 들어맞네요.
신관 ...신기한 물건이네요. (같이 눈 깜박) 제가 드린 조각이 공주님께 의미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아바에 이 조각들이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 (시계를 닫는다.) 고맙습니다.
신관
뭘요. (천천히 끄덕이며) 공주님께선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셨으니까요.
...벌써 시간이 늦었네요. 왕성 문이 닫히기 전엔 가봐야 할 것 같아요. 혹여 제게 더 물으실 것이 없다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아바에 아... 그렇군요, 벌써 시간이... (자리에서 일어나 배웅 준비를 한다.) 흔쾌히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조심히 돌아가셔요.
:
신관은 돌아갈 채비를 하며 공주님께 편히 쉬라고, 다음에는 다른 선생님도 만나보시는 걸 권하곤 나갑니다.
왕성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면 모든 일정이 끝났으니 드디어 침대에서 잠들 수 있겠네요.
아바에 (오늘 하루도 길었다고 생각하며... 이만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합니다. 눈이 감길락 말락...)
:
공주님은 잠들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눕습니다.
무거운 눈꺼풀을 감으며 먼 의식 속에서 용에 대해 떠올립니다.
그와 함께 마을을 돌아보던 때, 혹은 들었던 용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회상하다 보면,
용은 스스로도 죽을 처지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 말을 증명하는 듯 그의 몸이 상당히 좋지 않았던 것이 기억납니다.
내일은, 그를 만날 수 있을까요. 찾아가도 될까요.
창을 두드리는 바람이 점점 매서워지는 것을 느끼며 공주님은 온전히 잠에 빠집니다.
: ❄
:
࿇ ══━━━━✥◈✥━━━━══ ࿇
5장『넷째 날, 용의 심장』
࿇ ══━━━━✥◈✥━━━━══ ࿇
:
똑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라 생각하고 눈을 뜨면...
그것은 하녀가 아니라 창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아바에 (노크 소리겠거니, 눈을 비비고 일어나 주위를 보면 하녀의 모습은 없다. 잘못 들었나, 생각하던 차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임을 깨닫고 그쪽으로 다가간다.)
:
창가의 커튼을 젖혀보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창을 반복하여 두드리고 있습니다.
갑자기 거세어진 바람이 나뭇가지로 창을 두드린 듯 합니다.
공주님은 창밖에 펼쳐진 먹구름에 그만 말문을 잃어버립니다.
하늘은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어둡고, 하늘에서 생전 보지 못한 것이 떨어집니다.
아바에 ... ...? (하늘을 올려다 봐)
:
올려다보면 하얗고 반짝이는 결정입니다.
얼음결정은 창틀에 닿는 순간, 급속히 녹아 물이 됩니다.
한눈에 봐도 추워진 날씨에 실내인데도 불구하고 몸이 떨려옵니다.
아바에
이건... (손을 뻗어, 살결에 닿자마자 사라지는 결정을 바라본다. 곧 으슬으슬해지는 감각에 창문을 닫고)
날이 이래서는 용과 마을을 둘러보기 어렵겠죠...
: 조금 지나.. 하녀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방에 도착합니다.
하녀
고, 공주님~~... 왕께서 말씀하시길 용께서 크게 아파 오늘 방문은 거절한다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대신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 때문에 사람들의 혼란이 가중된 것 같으니 오전과 오후에는 마을을 둘러보라 명하셨어요.
아바에
아... (어제 마지막으로 본 그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역시 그냥 돌아오지 말 걸. 다시는 만나지 어쩌지... 불안해진다.)
네, 그럴게요.
하녀 이런 날씨에 공주님을 나가게 하다니.. 왕께서도 무심하시지요. (시무룩) ...외출하시겠다면 준비를 돕겠습니다.
아바에 (고개를 저어) 아니에요. 제가 해야 할 일이잖아요. (그럼 부탁할게요, 하고 의자에 앉는다.)
:
하녀는 언제나 그랬듯 당신이 앉자 외출 준비를 해 줍니다.
왕과 대신들은 각자의 업무가 바쁜지 처소에 없고, 여전히 저녁에나 뵐 수 있다고 합니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기도 했으니 왕의 명대로 마을을 둘러보는 일이 급선무겠네요.
공주님은 오전과 오후 시간대에 [광장] [상점가] [주택가] [호숫가]중 두곳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바에
(다들 바쁘시니 저도 힘내야겠죠...!)
(그렇게 생각하며 주택가를 둘러보아야겠다고 결정합니다.)
: 매일 보는 그 마부는 당신을 태우고 주택가로 향합니다.
:
◈⊱┄┄┄┄⊰◈
『주택가』
◈⊱┄┄┄┄⊰◈
:
도착한 곳은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주택가입니다. 신전의 주변부터 광장 근처까지 많은 가구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입니다.
신전 앞 공터엔 언제나 자선과 참회의 행렬이 이어졌었습니다만, 지금은 천막이 전부 신전 앞으로 이동해 있고 천막 아래에는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에선, 사람들이 모여 커다란 소란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바에 ...? (천막 아래부터 가본다.)
:
천막 아래에 놓여 있는 것은... 무수한 시체의 행렬입니다.
그들 대부분은 팔 다리를 잃거나, 커다란 손에 짓눌린 듯한 상처가 있거나, 심한 광증을 앓고 있습니다.
사제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그들을 치료하느라, 신전은 포화 상태입니다.
아바에 아... ... (그 아래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자마자 뒷걸음질 쳤다. 말을 걸 만한 사람이 있는지 찾아본다.)
: 간호를 하는 사제들 중 한명에게 말을 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바에
(팔다리가 후들거리는 것 같아 천천히 이동해, 한 사제에게 말을 건다.) ...저어, 안녕하세요.
그... 이 분들은... (행렬을 흘긋 보고)
사제
...아 (천천히 숨을 뱉고) 안녕하세요, 자매님.
여기 누워있는 분들은 전부 왕도 바깥으로 나갔다가 부상당한 환자들이에요.
대부분... 거대한 손에 얻어맞거나 눌린 자국이 있고, 가끔 미쳐버린 듯한 광인도 보이죠.
...그렇게 경고를 했는데도... 저는 이들을 내보내준 도서관과 경비병들이, 사제의 신분으로 그런 마음을 가지면 안됨에도 미워져요.
아바에
...역시 그렇군요.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 참혹한 광경에 가슴이 먹먹해져 숨을 크게 들이내쉰다.) 야만인... 이라고 부르는 자들 때문이겠지요.
도서관과 경비병의 의견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고개를 저으며 숙였다.) 이렇게 돌아올 거라는 걸 알면서도, 이런 모습을 보고도 그들은 아무렇지 않은 걸까요?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감히 말씀드리지만... 사제님들의 마음도 이해가 돼요.
사제
그래요. 환자들에게 듣기론... 바깥에 끔찍하고 거대한 야만인이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추워질수록 기분 탓인지 왕국으로 가까이 오는 것 같다고.... 그들은 뿔이 나있고, 팔이 여러개라고 해요.
사람의 2배쯤 되는 덩치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의 언어는 사용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았다 들었어요.
......도서관과 경비병. 그분들은 연구가 더 중요하다고 눈앞의 사람이 아닌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녕 이 상황을 보고도 그런 말이 쉽게 나올 수 있을지, 저는 모르겠어요.
아바에
커다란 손과 털이 난 뿔을 갖고 있다고 하지요. 사람보다는 짐승에 가까운... (상상해보고는 오싹함에 팔을 문지른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면, 어떻게 소통을 할 수는 없는 걸까요...
...가까이 오는 것 같다니 큰일이네요.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더 큰 희생을 불러올지도 몰라요. (떨리는 제 두 손을 맞잡고는 말했다. 그들의 정체도 모르고, 성 바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제가 무얼 할 수 있을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건... 정도가 지나쳐요...! 아무리 먼 미래를 내다보아야 한다고 하지만... (순간 울컥하여 입을 다문다. 만약 자신의 가족이 이런 몰골로 돌아온다면... 그래도 계속하여 사람들을 내보낼 것인지, 그때도 연구를 앞세울 것인지. 그들에게 묻고 싶어진다.)
사제 ...그렇게 말해주어 고마워요, 자매님. 저희는 계속 최선을 다해 이분들을 진료하겠습니다. 그들이 먼 미래의 연구를 우선하는 만큼 우리 신전은 눈앞의 병자를 절대 외면할 수 없으니까요.
아바에 지금, 제가 사제님들께 해드릴 수 있는 건 없지만... (머뭇거리다 허리 숙여 인사하고는, 무수한 환자들을 바라본다.) ...부탁드립니다.
: 사제는 미소를 띠며 인사에 응하고 다시 환자들을 열심히 간호합니다.
아바에 (천막을 빠져나와서는, 한쪽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그쪽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
소란이 모인 곳으로 향하면 사람들이 커다란 횃불을 만들어 주변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놀란 것은, 횃불 사이에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 이단의 최후다! 저자는 일찍 죽은 것 뿐이다!
: 마을 사람들은 들떠서 큰 소리로 떠들고 있습니다.
아바에
... ...?
(이단이라면... 바깥에 있다는 신을 말하는 걸까. 마을 사람을 붙잡고 묻는다.) 지금, 무슨... 일인가요?
: 마을 사람은 붙잡은 당신을 보고 흠칫 하나, 개의치 않고 당연하게 말합니다.
마을 사람들
아아, 당신! 이 얼음결정을 봤지요?
이건 말이지... 신앙심 없는 자들을 얼려 죽이기 위한 용의 천벌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용께 사람을 바쳐 정성을 보이면, 이 겨울도 끝나게 되겠죠. 하하! 하!
KP 단체로 광신에라도 걸린 것 같은 마을 사람에게, 심리학 판정.
아바에 네? 천벌이라니... (이 얼음결정이 과연 용의 뜻일까. 더구나 이런 방식으로 겨울을 끝낼 수 있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
아바에
cc<=35 심리학
Cthulhu7th : (1D100<=3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0 > 10 > 어려운 성공
:
바라본 그들이 급격한 들뜸과 흥분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기저에는... 오직 두려움만이 가득하네요.
아바에
...이러한 행동을 한다고 해서 용께서 좋아하실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늘에서 내리는 이 결정도... 용은 신앙심 같은 것에 얽매여 노하실 분이 아니에요.
당신들은...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고 있는 건가요.
마을 사람들 어찌 그걸 안단 말입니까. 당신이 용이라도 된다는 듯이! 웃기는 소리!
: 사람들은 당신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 같이 행동합니다.
아바에
...! ... ... (말문이 막혀 침묵하다가) 실은 당신도 진심으로 용을 섬기는 게 아니라, 그저 겨울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요?
결국... 핑계를 대고 의존하고 싶은 거예요. 그런 보잘것없는 신앙심은 아무런 가치도 없고, 없느니만 못하겠죠. (저도 모르게 욱하여 모진 말을 내뱉었다.)
... ... (그들이 듣고 있든 말든, 쏘아붙이고는 자리를 피한다. 더 머물고 싶은 곳은 아니었다.)
:
듣지 않는 이들에게 화를 내고, 공주님은 자리를 뜹니다.
...시간은 벌써 오후입니다. 다른 한곳을 더 둘러볼 수 있겠어요.
아바에
... ... (얼마 가지 않아 제가 했던 말을 후회한다. 자신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큰소리쳤을 뿐 정작 자신이 한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도... 힘없이 걷는다.)
(어제 다녀온 호숫가에 다시... 가보기로.)
: 힘없이.. 터벅터벅 호숫가로 가봅니다.
:
◈⊱┄┄┄┄⊰◈
『호숫가』
◈⊱┄┄┄┄⊰◈
:
호수 주변, 게이트 근방에 위치한 호숫가입니다. 이곳은 대부분이 호숫물을 끌어와 밭이나 낙농을 하는 경작지이며, 게이트 앞에는 군인들이 경비를 서는 초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쩐지 사람이 많고 싸우는 소리가 나며, 도서관으로 가는 다리 쪽에선 무언가를 손에 든 학생 하나가 보입니다.
아바에 ... (어제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싸우는 소리에 급히 그쪽으로 향한다.)
:
싸우는 소리 쪽은 바깥에 나갈 작정으로 보이는 농부 여럿이, 기절한 사제 옷을 입은 남성 하나를 끌고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만 보면 그 사제가 시민이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용납하는 경비병과 도서관 사람들에게 항의하던,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바에
...! 저, 저기. 잠깐만요...! (후다닥)
이 사제님은... ... (농부들을 쳐다본다.)
농부들 아아 뭐 연구도 돕고 겸사겸사 식량도 찾으러.... 바깥에 다녀오려는데, 이분이 너무 저희를 막으시길래요. 별 일 아닙니다 헛헛헛.
KP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자세히 캐물으려면 대인기능 판정의 성공이 필요하겠네요.
아바에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아 보이는데요. 분명 소란스러운 소리가... (정신을 잃은 사제를 내려다 보고는) ...가능하다면 자세한 경황을 듣고 싶네요.
아바에
cc<=65 설득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8 > 58 > 보통 성공
: 공주님이 그들에게 강한 의견을 피력하자, 곤란한듯 농부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더니 이어 말합니다.
농부들
저흰... 말이죠. 이미 바깥에 여러번 나가 무사히 살아돌아온 베테랑입니다.
그래서 알고 있어요. 숲속에 있는 야만인이나 거대한 것을 피해 사냥을 하려면 [사람]을 한 명 두고, 나머지들은 도망쳐야 한다는 것을.
당신, 압니까? 이 사제를 따르는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학생을 불태워 죽였다고요.
그저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투던 것 뿐이었는데... 죽이기까지 하다니요? 그 녀석들은 제정신이 아닙니다!
...그러니 우리도 이런 식으로 복수하는 거요.
:
묶여 모닥불에 타버린 사람이... 도서관의 학생이었단 말가요?
끔찍한 장면을 다시 떠올린 공주님은 이성 판정 1/1d3 합니다.
아바에 ...? 학생을 불태워 죽였다니... ...
아바에
cc<=72 이성체크
Cthulhu7th : (1D100<=72)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5 > 95 > 실패
아바에
1d3
Cthulhu7th : (1D3) > 2
system [ 아바에 ] SAN : 72 → 70
아바에
그게 정말인가요? ...아무리 그래도, 그러실 분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
...그, 그보다 사냥을 하려면 사람 한 명을 두어야 한다니요. 그말은... (매번 한 사람을 미끼로 희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닌가. 그게 정당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농부들
...어차피 누군가는 미끼 역을 맡아야 합니다.
그래도 불구가 될 뿐이지 살아 돌아온 사람들도 많아요. 애초에 먹을 걸 구해오지 않는다면, 이 사제도 다른 이들도 진작에 죽었을 테고요!
대를 위해서 우린 소를 희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KP 그럼에도 우선 사제가 끌려가는 것을 막고 싶다면, 대인기능이나 기타 적절한 판정을 통해 막을 수 있습니다.
아바에
하지만... 그렇게 식량을 구하는 게, 정말... (최선일까. 사냥을 나가본 적도, 직접 먹을 것을 구해본 적도 없는 저로서는 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들의 생존방식에 무어라 얹을 자격이 있겠는가, 그런 생각이 든다.)
... ...그래도, 저는 이 분의 이야기도 들어보아야겠어요.
아바에
cc<=65 설득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5 > 15 > 어려운 성공
농부들
하.... 어차피 신 어쩌구하며 허울만 좋은 말들을 늘어놓을 것이 뻔한데, 들어서 뭘 하시렵니까?
이 자가 없으면 우리 중에서 미끼 역을 맡을 수밖에 없다고요... (한숨을 내쉬고 고민하다가) ..대신 소정의 돈이라도 내어주시면, 저희도 포기하겠습니다.
아바에
(본인들도 자처하기는 싫으면서...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데엔 아무렇지 않구나. 작게 한숨을 내뱉는다.)
...그럴게요. 충분할 만큼 드리죠.
: 공주님이 농부들에게 충분한 돈을 주자, 그들은 표정이 조금 밝아져 인사하고 자리를 뜹니다.
사제 아이고 머리야... (서서히 깨어나서) 응? 당신은..
아바에 ...! 아, 사제님. 정신이 좀 드세요...?
사제 네 자매님, 이게 어찌된 일인지... (얼떨떨한 얼굴이지만 곧 자세를 갖춰) 일단 절 도와주신 모양이네요. 감사합니다.
아바에
쓰러져계시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치신 곳은 없어 보이셔서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농부분들과 사이가 좋지 않으신 모양이에요.
사제 그렇죠... (추욱) 저희는 도서관이 학술 목적을 핑계로 저지르는 행태를 비판하고, 환자를 늘리고 싶지 않아 막지만.. 다 먹고살기 위한 일이라고 농부들은 되려 우리가 방해가 된다며 화를 내곤 합니다.
아바에
학술에 목적을 두었다기엔... 너무 무모한 일이에요. 특히나 학생들을 지켜주어도 모자랄 터인데... (속상함에 눈썹을 축 늘어트린다.)
...그런데 들어보니, 도서관 측 학생이 불타 죽었다고 하던데요... 이에 대해 아는 사실이 있으실까요?
사제
......이단을 화형하던 사람들에 대해 말이군요. 안타까운 일이죠. 그래도.. 그들은 아직 신의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것 뿐이랍니다.
물론 신전에서는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을 권하지만, 사실 부상자 간호만으로도 일이 많아 미처 막지는 못하고 있어요.
아바에
신전 측에서 벌인 일인 건 사실이었군요... (내심 아니길 바랐는지, 목소리가 힘없이 줄어든다.) ...아무리 그래도, 신의 뜻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
혹시 그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나요...?
사제 으음... 말씀드리기 좀 곤란하네요. 신도 분들을 막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희의 뜻에 의해 벌어진 일은 아닙니다. 그것 만큼은 알아주셨으면 해요.
아바에
...? (어째서... 고개를 기울이다 돌아온다.) 물론... 모든 분들이 그에 동의하셨으리라 생각하진 않아요. 인원이 많은 만큼, 집단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건 당연하겠죠.
답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사제 네,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자매님. 가시는 길이 평온하시길 빌겠어요.
: 공주님에게 여러 번 인사한 사제는 이만 신전으로 돌아갑니다.
아바에
하아...
(착잡한 마음으로 다리 위에 서 있는 학생에게 다가간다. 무얼 들고 있는 거지?)
: 심란한 마음을 다잡고 학생에게 다가가면 그의 손에는 얼음이 섞인 흙같은 것이 담긴 유리병이 있습니다.
학생
(상기된 표정으로) 후후... 이게 뭔지 아나요? 최신 연구 샘플이에요!
이는 위대한 발견이 될 거예요. 당장 학자님께 전달하려고요!
아바에 ...? 그 안에 든 게 무엇인지, 더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학생 물론이죠. 여기 잘 봐보세요...
아바에 (뚫어져라...)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7. 세계의 재생》
새로 싹트는 씨앗과, 잎사귀가 있는 지층 아래.
지금부터 약 천년 전 지층에서 지금처럼 눈이 쌓이고 얼어붙은 곳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천년 더 이전에 겨울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무언가로 인해, 다시 봄을 맞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 °• ♔ •° ════════╝
:
학생의 말대로 유리병을 살펴보면 새로 싹 트는 씨앗과 잎사귀가 있는 지층 아래에, 지금처럼 눈이 쌓이고 얼어붙은 지층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신나게 세계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학생
이것은 분명 대단한 발견이에요. 그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보존된 땅에서 얻을 수 있는 아주 귀중한 결과죠. 우리가 사람들을 바깥으로 보낸 성과가 드디어 나온 거예요!
자세히 보시면 이건 국가가 건국되었을 때 쯤의 지층인데요. 그러고보니... 용은 천년이나 살았다고 하니 분명 진상을 알고 있었을텐데. 왜 그는 입을 다물고 있는 걸까요?
아바에
얼어붙은 땅 위로, 또 새로운 지층이 생겨 싹이 트다니... 놀랍네요...! (가까이서 눈을 크게 뜨며 관찰하고는 떨어져)
그렇게나 오래된 지층인가요? 아직 보존되어 있다니 신기하네요... 으음. (곰곰...) ...그러게요. 아직 저희가 받아들이기엔 어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혹시, 당신은 봄이 무얼 뜻하는지 아나요?
학생
받아들이기 힘들다니요! 지금도 우리는 무지한 자들과 싸우고 있다고요... 네?
아아~ 하긴 당신은 모르시겠네요. 궁금하다면 도서관으로 오세요! 여러 자료들이 있으니까요. (찡긋)
아바에 앗... (도서관을 흘금 쳐다본다. 그러고 보니 아직 가보지 못했었죠...) 좋아요, 다음에 들러볼게요.
학생 좋아요. 그럼 자랑했으니 전 이만~ 역시 지식이 이 나라를 구하게 될 거예요!
: 학생은 유리병을 소중히 안아들고 도서관으로 뛰어갑니다.
아바에 (귀엽네요... 뛰어가는 학생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호수 근처로 돌아와 게이트 앞에 다가간다.)
:
게이트 앞에는 여전히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특별히 다른 점은 없습니다.
...호숫가도 대부분 돌아보고 나니 시간은 저녁이 되네요.
차가워진 거리와 마을을 살펴보느라 공주님의 몸 역시 아려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상황 또한 녹록치 않은 듯 합니다.
이렇게 추워진건 마을 사람들 말대로 역시 용의 탓일까요?
하지만... 대체 심장이 언다는게 뭘 의미하는걸까요?
피부에 닿는 하얗고 반짝이는 결정은, 손이나 뺨에 닿는 순간 급속히 녹아버립니다.
이 눈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얼려버릴 것 같아요.
왕도는 하얗게, 하얗게 물들어만 갑니다.
아바에 oO(추워요...) (몸을 잘게 한 번 떨고는, 경비병에게 목례한 후 호숫가를 벗어난다. 이 겨울은 용으로부터 비롯된 걸까.)
:
호숫가를 벗어나면 당신을 위한 마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어 저녁을 알리는 종이 울려 퍼집니다. 각 대신이 지내는 처소 문이 열리겠네요.
마부 휭- (어느 선생님 처소로 모셔다 드릴깝쇼?)
아바에
후우... (입김으로 손을 녹이며, 체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마차에 올라탄다.)
...도서관에 갈게요.
마부 휘잉- (예이! 도서관말입죠!)
: 마차는 눈이 내리는 거리를 달립니다.
:
◈⊱┄┄┄┄⊰◈
『도서관』
◈⊱┄┄┄┄⊰◈
:
도서관은 호수 가운데에 위치한 작은 섬에 있습니다.
가장 큰 건물은 높은 탑 모양의 서고입니다. 내부에선 늘 학생들이 사다리에 매달려 책에 있는 먼지를 터는 척, 짬짬히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학자의 방은 도서관 꼭대기 층에 있습니다. 빙글빙글 도는 나선계단을 한참 올라가면 커다란 다락방이 하나 나옵니다.
학자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빙글 의자가 돌아가고 건방지게 아바에를 쳐다봐) 볼거 있음 보고, 물을 게 있으면 이몸에게 물어봐.
:
방의 바닥엔 복잡하게 생긴 뼈나 오래된 나무등걸 같은 것들이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중앙에 있는 책상 전체에는 계산식 같은게 휘갈겨진 페이퍼들이 어지럽게 쌓여있고. 벽 한쪽 면 전체에는 무언가를 한참 연구한 흔적이 가득합니다.
아바에
(공부하는 학생들을 지나치고, 빙글빙글 계단을 올라 학자의 방에 다다른다. 끼익... 조심스레 발을 들여) 아, 네에... 안녕하세요-
(어쩐지 적응 안 되는 성격... 이라고 생각하며 방을 둘러본다. 그런데 바닥에 이건 뭐지...? 뼈나 나무등걸 같은 것들을 살핀다.)
:
여전히 적응 안 되는 캐릭터... 아무튼 바닥에 있는 뼈는 인간의 팔과 비슷해 보이지만 사람보다는 훨씬 큰 모양입니다.
또한 나무 등걸에는 딱 그 손이 긁었을 법한 손톱자국이 있습니다.
학자 아아! 그거!! 쉿,
아바에 (깜짝) 네?
: 학자는 대단한 비밀이라는 듯 손가락을 들어 코앞에 세우고선 조심하라며 눈치를 줍니다.
학자
이것들 말야... 출처가 금지된 숲이거든? 숲 가장자리까지 바람에 날려온 것을 이몸이 아주 어렵게 구했으니 절대 상하면 안 돼.
(바닥의 뼈를 하나 집어들고) 이건 야만인의 뼈지. 얼핏 동물뼈처럼 보이지만 사람과 구조가 완벽하게 같아. 그러니 뭐, 개와 늑대보단... 유전적으로 가깝달까?
아바에 야만인의 것이군요... (그가 집어든 뼈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야만인은 뿔이 달렸고, 또 팔도 여러 개이고... 짐승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들었어요.
학자 오 그건 잘 알고 있잖아. 생각보다 멍청이는 아닌 모양이지? (거만하게 으쓱)
아바에
(멍청이...!) 그, 그럼요.
...학자님께선 왕도의 바깥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학자 당연한 것 아닌가? 이렇게 겨울의 시대가 왔는데 추위를 벗어날 방법을 빠르게 찾으려면, 왕도의 바깥이든 뭐든 이용해서 연구를 진행해 증명할 수 밖에 없다고. 이몸의 천재성도 함께 말이지!
아바에 음... 음. 그렇군요. (토 달지 않고 맞장구친다.) 그치만... 바깥은 위험하잖아요. 하루에만 부상자가 얼마나 많은지... 그중엔 사망에 이르는 분들도 계셔요. 학자님은 보신 적 있나요?
학자
아. 그 신전 쪽에 있는? (흥미없다는 듯 휘휘 손을 내젓고) 그거야 부상자들을 돌보는 게 그쪽 의무지. 이몸의 학생들 몇도 거기서 봉사를 하고 있다고.
근데 말야... 따지면 자기가 제발로 나간 건데 연구자보고 뭐라하는 건 웃기잖아?
아바에
그건... ...도서관 측에서 돈을 주니, 더 부추기게 되는 게 아닐까 싶지만요...
아무튼...! 이 이상의 환자가 늘어나는 건 신전에서도 곤란해하고 있어요. 연구도 좋지만... 좀 더 사람들의 안전을 우선시하면 어떨까요.
학자
(그말에 오히려 아바에를 한심하다는 듯 비웃고) 공주님. 이몸은 겨울을 연구하고 있고, 이건 우리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야.
혹 그중에 부정하게 얻은 샘플이 있다고 해도 연구를 진전시키는 쪽이 더 낫지. 아무래도 공주님은 희생이 따르더라도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는 걸 좀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왕국의 후계자라면 더더욱 말이야.
...그리고, 애초에 샘플채취를 목적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한 게 왕이신 건 알고 하는 말인가?
아바에
누군가의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게 설령 다수에게 득이 된다고 하더라도...
... ...네? 왕께서... 밖으로 나가는 걸 허락하셨다고요?
학자
아아~ 성가신 공주님이네. 딱히 이몸이 시킨 것도 아니라고? 학생들 중엔 정상적인 방법으로 직접 나가 연구 자료를 모으는 경우도 존재하지.
뭐 감독관도 아니고, 이몸 보고 학생 개개인의 행동을 다 감시하라는 거야? 이몸의 일은 연구야. 남의 비도덕을 일일이 바로잡는 게 아니라!
... ...허이고, 놀랐나? 설마 이 모든 일들이 도서관의 독단일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아바에
그, 그게 아니라... 바깥이 안전하지 않다는 건 학자님도 잘 알고 계시잖아요. 심지어 사냥을 나가시는 분들도, 한 사람을 미끼로 쓴다고 들었어요. 지켜주어야 할 학생들을 그런... 위험한 곳에 내버려 둔다는 게...! (힘있게 외치다가 말을 멈춘다.)
...어째서 제게는 말해주지 않으시고... ... (바닥을 내려다본다.)
학자
누굴 지켜준다고 하면, 오히려 연구 결과를 빨리 내놓는 게 이몸의 의무지.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야...
왕이 이걸 허가해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시대를 계절로 정의내리는 일도, 용이 숨기고 있는 진실에도, 절대 다가가지 못했어.
공주님이 이렇게 탐구에 야박하시니, 왕께서 말을 꺼낼 수 있었겠어? 새로운 지식이 발견되면 끝날 겨울을. 왕국의 미래를 한번 생각해보란 말이야.
아바에
(야만인에 대해선 왕국에서도 비밀로 하고 있다 하셨는데. 제게도 알려주지 않으셨던 이유가 이 때문이었을까... 세상은 정말 모르는 게 투성이구나, 맥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계절...? 용이 숨기고 있는 진실이라니... 그것들은 무엇이죠?
학자 ...참내, 이몸에게 뭐 공주님이 묻는 건 다 말해줘야 하는 의무라도 있나?
아바에 ... ...어, 어떻게 하면... 알려주실 건가요?
학자 아무것도 모르고 이몸의 방식에 문제만 제기하는 공주님에겐 영~ 말해줄 기분이 들지 않네. 알아서 찾아봐.
아바에
... ... oO(그래요... 저도 혼자 찾을 수 있다구요.)
(그러면서 벽 한쪽에 남아있는 흔적을 살펴본다.)
: 벽에 있는 것은 속기를 흘려쓴 듯 보이는 글자들입니다.
KP 대부분은 알아보기 힘들지만, 적절한 기능이나 지식이 있다면...
아바에 으... 으음... (제가 아는 내용이 있을까, 꼼꼼이 읽어본다.)
아바에
cc<=65 자료조사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9 > 19 > 어려운 성공
: 이것이 전부 용을 연구한 자료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됩니다.
학자 (흠) ...그게 뭔진 알고 들여다보고 있는건가?
아바에
... ...
(흥) 아, 알아요. 용... 에 대한 자료 아닌가요?
학자
카하하 그래, 그정돈 알아야지!
말야, 용을 숭배하려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게 뭔지 정확히 알아보려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나?
모든 지식은 세계의 구성을 사실에 근거에 검토하는 것이지.
다들 거창하게 용이라고 말하지만... 이몸이 봤을 때, 그건 신이라기엔 너무 인간적이야.
그래. 이건 근 천년간 얻은 자료로 도출한 용의 가설이지. 대부분 종교적인 비유나 국가 기밀로 취급되지만, 이몸이 짐작하기에 그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지식에 당도한 인간일 뿐이야.
아바에 용이 신이 아니라니... 하지만 그에 마땅한 힘을 갖고 있지 않나요? 그, 그리고 어떻게... 인간이 천 년을 넘게 살아올 수 있는 거죠...?
학자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용은 이몸보고 '지식은 깊어지면 마법과 같다'라고 말했지. 그거면 대충 짐작이 가지 않나?
아바에 ...학자님도 용을 만나뵌 적이 있으시군요.
학자 ...그게 아니면 이몸이 공주님의 스승이겠어?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경악)
아바에 (...) 마... 마지막으로 만나뵌 게 언제이신데요...?
학자 (흥) 갑자기 말하기 싫네. 어리석은 공주님에겐 침묵이 답이지.
아바에 ...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만 말씀하시고. (안 들리게 중얼거림)
학자
cc<=70 듣기
Cthulhu7th :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6 > 56 > 보통 성공
뭐야, 불만있어? (눈썹 까딱)
아바에 (들으신 건가??) 아,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학자 다 들었거든. 이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거야? 허, 참.
아바에
누... 누구라고 생각하긴요. 학자님이시죠. (조용히 말했는데... 귀가 밝으시네요...)
(흘끔 보고는 중앙 책상 위에 쌓여있는 종이들도 살펴본다.)
:
흘끔.. 눈치보고 책상 위를 살피면 수많은 자료들이 놓여 있습니다.
공주님은 이것이 [겨울]에 관해 수집한 데이터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4. 계절》
왕국이 건립한 직후부터 지금의 기온 변화는 4단계의 특징을 보인다.
편의상 이 변화를 [계절]이라 하고, 아래와 같은 단계로 나누어 시대 별로 구분한다.
[봄] 왕국 초기, 온난다습한 기후,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는 [비]가 자주 내리며, 싹이 트고 대지가 습기를 머금는다.
[여름] 왕국 중기, 고온다습한 기후, 식물이 빠르게 성장하며 생물들의 대사활동이 활발해진다.
[가을] 왕국 말기, 온난건조한 기후, 식물이 잎을 떨어트리고 열매를 맺는다.
[겨울] 현재, 저온건조한 기후, 겨울이 심화되면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는 [비]가 얼어붙은 것이 떨어지는데, 이를 [눈]이라 칭한다.
침엽수를 제외한 나무들이 전부 잎을 떨군다. 동물들은 대부분 생을 마감하지만 살아남는 소수의 종이 삶을 이어간다.
╚════════ °• ♔ •° ════════╝
아바에 왕국이 건립되었을 때부터... 날씨가 이렇게 변해왔군요. 시대를 계절로 나누었다는 게... (계절이 이를 뜻하는 거였구나. 새로운 정보에 눈을 빛내며 읽는다.)
학자
그래. 잘나신 공주님이 그렇게 반대하던, 왕국 벽 너머 천년 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토지들을 조사해 얻은 결과지.
이 데이터에 따르면 초기엔 우리 왕국이 따뜻했을텐데 점점 기온이 떨어지고 있어. 우리는 그 단계를 각각 하나의 시대로 규정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계절은 순환되는 거야. 그런데 용은 우리에게 그것을 숨기고 있지. 무슨 이유인진 몰라도... 용 자식, 순환에 대해 안좋은 감정이라도 있는 거 아냐?!
아바에
... ... oO(그래요, 저 잘났어요. 잘났다구요.) 그럼... 겨울이 끝난다는 건, 곧 왕국도... 멸망하게 된다는 걸까요? 봄이 시작되어 또 새로이 왕국이 세워지고...
용은 그러한 계절을... 무수히 반복해오신 거네요. 왜 말씀해주시지 않았을까... (갸웃)
학자
... ...이몸 생각에, 어쨌든 겨울은 용의 죽음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든 끝날거야. 그 뒤 봄이 다시 찾아오면 죽는 사람들이나 이 소동도 사라지겠지.
뭐 용이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이몸의 추측은... (연구자료 하나를 꺼내 대충 내민다) 이걸 읽어보던가?
아바에 ...용이 병환을 앓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신 거고요. 매 겨울마다 이렇게... ...네? (그가 내민 자료를 받아든다.)
: 연구자료 역시 속기 필기체로 정신없이 쓰인 문서로 복잡한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KP 교육 판정에 성공하면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겠네요.
아바에
cc<=70 교육 (지식)
Cthulhu7th :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4 > 54 > 보통 성공
: 공주님은 천천히 세계의 페이지를 읽어나갑니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12. 용의 광기》
용은 천년 간 왕국에 일어나는 대소사에 관해 예언을 해왔는데,
겨울이 도래하고 나서는 ‘얼마 남지 않았다.’ 라는 말 뿐 예언을 하지 않고, 정신이 나간 듯 광기어린 문장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연구 자료들은 용의 예언중 두서없이 쓰인 문장에서 띄엄띄엄 드러난 단어를 바탕으로, 용이 무엇 때문에 변했는지를 추론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두서없는 내용은 거의 죽음에 대한 감정을 은유하거나, 비유한 것이다.
아마 용은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는 걸 예견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죽음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며 불안해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불명확하다.
아래에 그나마 온전하여 문장 전체를 명확히 해석할 수 있는 구문이... (중략)
“영혼은 소멸하지 않고 순환하지만, 생은 죽음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사망한 순간 대부분 이번 생을 망각한다.
때문에 진실에 다가가는 것은 과거의 기억을 되찾는 것이 아닌, 과거의 흔적을 추론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불명확한 단서를 쫓고 낯선 개념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언제나 아프고, 갑작스럽다.
그렇기에 언젠가 이 순환을 멈추고자, 문 꼬리를 놓을 때가 올 것만 같다.”]
╚════════ °• ♔ •° ════════╝
아바에
수없이 계절을 순환하는 동안... 매번 그 기억은 사라지게 되는 거군요. 온전한 기억이 아닌 흔적만을 갖고 지금까지... (문서에 적힌 내용은 처음 들어보는,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용이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 감히 예상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 기분은 어땠을지.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용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게 뭘까요. (죽음만큼 중요하고 또 불안한 것. 문장이 머릿속에 맴돈다.)
학자
뭐, 일단 지금 제정신이 아닐 가능성이 크지? 사람으로 치면 우울증 말기 환자가 되겠어.
자기 죽음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그게 뭔진 이몸도 아직 모르지만. (으쓱)
아바에 ...거기까진 알아내기 힘들겠죠. (끄덕...) 왠지 안쓰러워지네요. 게다가 정말로... 신이 아니라 그저 인간일 뿐이라면, 더욱이요.
학자 (엥) 설마 지금 용에 대해 걱정하는건가? 공주님 참, 상냥도 하시지. 이몸은 그런 감정적인 사람과는 역시 안맞는다니까. (절레절레)
아바에 ...! 거, 걱정하는 게 이상한가요? 당연히... ... (그러고 보면 용을 만나 그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그 짧은 시간 동안 정이라도 든 걸까... 생각에 잠긴다.)
학자 당장 우리 코가 석자인데, 협조도 안해주는 용을 누가 걱정하겠어?
아바에 협조해주실지, 않으실지는... 또 모르는 일이잖아요.
학자 오... 용이 공주님의 말이면 냉큼 협조해준대?
아바에
그... ...
...아, 아마도... ...제가 노력하면 알려주신다고 하셨으니까요...! (조금 자신없지만... 그렇지만)
학자
...아마? 괜히 기대했네. 누가 그런 말을 못해, 노력하면 다 알려준다고 하지.
(김 다 빠진 표정으로 의자를 길게 뒤로 빼) 하아... 괜히 이몸의 시간만 오래 잡아먹었군. 이 정도면 공주님에게 많이 알려줬다?
아바에 두... 고 보세요. 꼭 이야기를 듣고 올 거라구요. (알려달라고 하셔도 안 알려드릴 거예요. 나직하게 덧붙였다.)
학자
퍽이나? (픵)
나가~ 더이상 내 연구를 방해하지 말고~
아바에
...그래도, 이것저것 많이 보여주시고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인사하다가 째려본다.)
안 그래도 돌아갈 생각이었거든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도서관을 나온다. 한숨 푹...)
: 한숨 푹푹.. 도서관을 나오면 왕궁으로 향하는 마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바에 (알게 된 건 많지만, 그만큼 걱정거리도 늘어나 어깨가 무거워진 기분이다. 지친 몸을 겨우 마차에 구겨 넣었다.)
마부 피이이잉... (지쳐보이는 공주님을 모시고 처소로 돌아간다.)
:
밤이 되어, 공주님은 자신의 처소로 돌아옵니다.
오늘 여기저기를 돌아다닌 탓인지 몸 여기저기가 욱신거리고 한기가 듭니다.
아니, 한기가 드는 것은 거처의 창문이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아바에 (왜 당신도 힘이 없는 거예요... 내려서 마부를 토닥여주고 방으로 돌아온다.)
: 강한 바람 때문일까요? 창으로 들어온 눈이 창문 앞에 쌓여 있습니다.
KP ...관찰력 판정입니다.
아바에 ...? 창문을 닫는 것을 잊어버렸나... 바람 때문인가. (눈이 쌓인 창가로 다가간다.)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0 > 30 > 어려운 성공
:
눈 위에 창으로부터 들어와 커튼 뒤까지 이어지는 발자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똑똑,
동시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바에 웬 발자국이... (흔적을 눈으로 좇다가 문 두드리는 소리에) 아, 들어와요...!
하녀 (허락을 받고 들어와서 공손히 인사해) ...공주님, 오늘 날씨로 인해 스승이 오지 못하신다고 해요.
아바에
그렇군요... 오늘은 오전부터 날씨가 계속 궂었으니까요. 알려주어 고마워요.
...그러고 보니, 당신은 오늘 하늘에서 내린 게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하녀
네? 얼음결정 말씀이신가요. 저도 잘... (말끝을 흐리더니)
......! 자, 위허, 피하세요!
: 말을 채 맺지 못하고, 하녀는 갑자기 놀란 듯 당신을 밀칩니다.
아바에 저도 몰랐는데, 눈이라고 부른대요. 비가 얼어붙... ...?! (그대로 밀쳐진다.)
:
그 탓에 바닥에 쓰러진 당신은 곧 눈앞에,
뚝, 뚝 피가 떨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고개를 들면 복면을 쓴 괴한이 있고, 피를 흘리는 하녀가 앞에 쓰러져 있습니다.
괴한의 뒤로는 커튼이 바람을 따라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의문의 괴한 쓸데없는 게 방해를 하다니... 이번엔 정말 죽여버리겠다.
: 그는 당신에게 그렇게 말하며, 덤벼옵니다...!
의문의 괴한
cc<=50 근접전(격투)
Cthulhu7th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1 > 31 > 보통 성공
아바에 ...!! 어, 어떻게 여기까지... ... (쓰러진 하녀에게 다가가 상처를 살필 틈도 없이, 바로 다가오는 그를 보고)
아바에
cc<=45 회피
Cthulhu7th :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8 > 58 > 실패
의문의 괴한
1d4+1d4+1 피해(단도)
Cthulhu7th : (1D4+1D4+1) > 1[1]+3[3]+1 > 5
: 괴한이 든 나이프는 당신의 팔뚝에 깊은 상처를 냅니다.
KP 아바에, HP -5
system [ 아바에 ] HP : 11 → 6
KP 공주님의 턴입니다. 당신은 괴한에게서 도망칠수도, 맞서 싸울수도, 혹은 사람을 불러 도움을 청할 수도 있습니다.
아바에 ...윽! (나이프에 찔려 피가 흐르는 팔뚝을 부여잡고, 복도에 들리도록 큰 소리로 외친다.) 누가... 밖에 누구 없나요?!
KP 그렇다면 마침 주변에 하인이나 군인들이 있는지... 행운 판정 갈까요!
아바에
cc<=75 행운
Cthulhu7th :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5 > 75 > 보통 성공
군인 무, 무슨 일이십니까...! (외침을 듣고 빠르게 달려온다.)
아바에 저쪽... 저쪽에...!! (달려온 군인에게 눈짓으로 가리켜)
의문의 괴한 큭, 방해꾼이 늘다니...
군인
cc<=50 근접전(대검)
Cthulhu7th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 > 1 > 대성공
군인
1d5+1d3+1 피해(대검)
Cthulhu7th : (1D5+1D3+1) > 4[4]+2[2]+1 > 7
의문의 괴한
cc<=50 회피
Cthulhu7th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3 > 13 > 어려운 성공
: ...괴한은 군인의 검에 단칼에 베여 기절합니다.
아바에 ...!!!
군인 공주님! 괜찮으십니까...! (쓰러진 괴한을 제압하고 묻는다.)
아바에
하... 하아... ... 저는 괜찮아요. 와주어서 고마워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제 상처를 확인한다. 아니, 그보다...)
그런데... ... (저를 밀치고 대신 공격을 받았던 하녀를 부축한다.)
군인 ......이런, 공격받으셨군요. (둘의 상태를 보고) 즉시 다른 사용인들을 부르겠습니다.
:
군인이 괴한을 붙들고 다른 하인들을 부르러 갑니다.
그러던 와중에 팔랑, 직인이 찍힌 봉투가 괴한의 주머니에서 떨어집니다.
아바에
...늦지 않았어야 할 텐데... ...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이고) ...응?
(떨어진 봉투를 주워들어 살펴본다.)
: 안에는 [공주를 눈에 띄지 않게 죽이고 사고로 위장할 것을 명한다.]라고 적혀 있으며, 그 위에는 공작의 직인이 찍혀 있습니다.
KP 편지를 확인한 공주님은 이성 판정 1d2/1d5 합니다.
아바에 ...? 어째서 공작님이 이런 의뢰를... ...
아바에
cc<=70 이성체크
Cthulhu7th :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아바에
1d2
Cthulhu7th : (1D2) > 2
system [ 아바에 ] SAN : 70 → 68
: 뒤늦게 하인들이 뛰어와 당신을 치료하고, 하녀도 데려갑니다.
KP 공주님은 체력을 다시 원상복귀 해주세요!
아바에 (흑...)
system [ 아바에 ] HP : 6 → 11
하인들 ...공주님. 이 일은, 왕께 알리시는게... (붕대를 감으며 걱정스럽게 묻는다.)
아바에 ...알려드리는 게 나을까요? 괜히 걱정하실까봐...
하인들 그렇... 긴 하죠. 애초에 추위 때문에 다들 정신이 없어 내일 저녁은 되어야 왕과 대신들을 뵐 수 있을 것 같고요. (추욱..)
아바에 어쩌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실지도 모르고... (추욱...) 그렇죠. 안 그래도 다른 일들로 바쁘실 테니... 그럼 나중에 말씀드리는 걸로 할게요.
하인들 네... 네, 대신 오늘밤은 저희들이 주변을 단단히 지키겠습니다. 이만 쉬세요.
아바에 (끄덕이고는) 고마워요. 걱정끼쳐서 미안하네요...
:
하인들의 말을 듣고 침대에 누우면 공주님은 극심한 피로에 미처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잠에 빠져듭니다.
그도 그럴게 오늘은 추운 거리를 하루종일 돌아다녔고, 밤에 이런 소란도 있었으니까요.
용의 일과, 네개의 세력들이 당신의 잠자리를 어지럽게 맴돕니다.
: ❄
:
࿇ ══━━━━✥◈✥━━━━══ ࿇
6장『다섯째 날, 생애의 끝』
࿇ ══━━━━✥◈✥━━━━══ ࿇
:
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공주님은 식은땀을 흘리며 눈을 뜹니다.
간밤에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나지는 않습니다만, 어쩐지 굉장히 슬프고, 긴 꿈을 꾼 듯 해요.
낯설지만 생각보다 인간적인 용을 만나고, 여러 소문을 모으고, 여러 사람과 마주했지만...
해답에는 좀처럼 다가가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이 길이 틀렸던 걸까요?
:
아니, 당신은 깨닫습니다.
정답같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렇기에 더 어렵고 먼 길…
마치 천년의 시간을 외롭게 버티는 것만 같은 이 기분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바에 ...? (문뜩 눈을 뜬다. 무슨 꿈을 꾸었지? 왜 이렇게 땀을 흘렸을까...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슴께에 손을 얹어 숨을 고른다. 무엇 하나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아 정의 내릴 수 없지만, 어쩐지 슬프고, 또 아주 외로운... 그런 싱숭생숭함 남아있다. 용은 매일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걸까. 의아한 표정으로 깨어나 자리를 정리한다.)
:
공주님이 일어나니 조금 뒤, 군인 몇이 들어옵니다.
왕의 전령인 그들은 당신의 몸 상태를 물어보지만, 그것은 마음깊이 걱정한다기 보다는 용의 탑으로 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투입니다.
아바에 저는 괜찮아요. 그냥, 좋지 않은 꿈을 꿨나 봐요. 기억도 잘 나지 않고...
군인
예, 그리고... 어제 자객에 대해 보고 받았습니다.
할말은 많겠으나 지금은 용이 우선이겠죠. 일단 보안을 강화했으니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용의 몸은 어제보다는 괜찮아 졌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왕성 의사들은 이것이 사망 전 잠깐 몸이 좋은 것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날씨가 험해지고 하늘에서 계속 눈이 내리고 있으니, 꼭 방문하여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용에게서 해답을 들어올 것을 왕께서 명하셨습니다.
아바에
...아, 네에. (어제 찔렸던 팔 부근을 꾹 눌러 문지른다. 깊은 상처는 아니어 다행이다.)
...! 그렇게나 악화되셨다니... (사망 전이라는 말에 무언가 쿵 내려앉는 느낌이 든다. 마음이 무겁다.) 알겠어요. 꼭 해답을... 듣고 올게요.
군인 예. 그럼 저희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준비하십시오.
:
이젠 익숙하던 하녀나 마부도 보이지 않고, 시중을 드는건 전부 군인 뿐입니다.
보호랑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 감시를, 어쩌면 당신 역시 당하게 된 건 아닐까요.
아바에
(끄덕... 어제 그 사용인은 괜찮을까, 생명에 지장이 없어야 할 텐데...)
(보호든 감시든, 언젠가는 누군가의 시중 없이도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하니까. 개의치 않고 탑으로 향할 준비를 한다.)
:
공주님은 스스로 준비를 마치고 마차에 올라탑니다.
눈발이 흩날리는 차창을 보다보면 금세 용의 탑에 도착합니다.
...천천히 탑 위로 올라가면,
용은 거의 기대어 누운 채로 당신을 맞이합니다.
얼굴엔 지친 기색이 완연하고, 덮은 천 바깥으로 빠져나온 손은 차갑습니다.
분명 모닥불이 타오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안은 바깥보다 추운 듯 합니다.
나기 ...(문 소리가 들리자 널 바라보며) ...아벨, 다친 곳은?
아바에
나기... ...님. (그러고 보니 처음 뵌 이후로 제대로 이름을 불러본 적이 없구나... 어색하게 그의 이름을 불러본다.)
...! 아, 금방 치료해서... 괜찮아요. 어떻게 아셨어요...? (이것도 미래를 알기 때문일까, 용의 안색을 살피고) 그보다... ...괜찮으세요?
나기
나기님? 뭐야~.. 원래대로 불러. 괜히 이상하잖아. (짧게 웃음을 터트리고, 시선이 붕대를 감은 팔 쪽에 닿아) ......알려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응. ....아니, 사실 아파. 추위는 천년 째 내 곁에 있었는데 이젠 더 이상 버틸 힘도 없네.
아바에
그, 그치만... (그가 웃는 모습에도 맘이 편하지 못해 울상인 채로) ...아니에요. 어떻게 모든 걸 알려주실 수 있겠어요. 그래도 크게 다친 건 아니었으니까...
...그렇죠. 많이 아프실 텐데... (괜한 질문이었을까, 망토자락을 움켜쥔다.) 지금까지 이런 추위를... 수없이 견뎌오신 거죠? 혼자서...
나기
...그래, 알고 있었어. 아벨 네가 거기서 다치더라도.. 죽진 않을 거라는 걸.
그래서 말하지 않았지. 아하하 치사하지? 다 알고도 모른 척 한다는 게.
아벨. 널 지지하려 든 자와 암살하려고 한 자... 그 둘의 생각의 기반은 별반 다르지 않아. 전부 변화가 두려워 제 앞길을 모색하고 있는 거지. 인간은 말야~... 천년 간 서로를 죽고 죽여왔지만.. 걱정 마. 적어도 아벨 넌 거기서 죽지 않을거야.
...그러니 오늘이 끝나기 전 널 죽이려 한 자를 만나러 가. 네게 행운이 될 테니까.
아바에
...그렇지 않아요. 무엇이 일어날지 다 안다고 해서, 그것들을 꼭 다 말해주어야 한다는... 그런 의무는 없잖아요.
(어느 쪽이 옳고, 또 어느쪽이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저 나아가는 방향이 다를 뿐이라고...)
... ...제게 행운이 되어준다니, 그게 무슨...
나기
... ...후계자라면 네게 기대를 거는 자도, 너를 믿지 못하는 자도 다룰 줄 알아야 하잖아?
네가 찾는 마지막 조각이 어쩌면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지.
아바에
그런 힘을... 제가 갖고 있을까요. (자신감 없는 목소리. 그렇지만 그가 하는 말이니까, 곧 기운을 차린다.) 그럴게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 테니...
...네, 그 조각들이 계절을 뜻한다는 걸 알았어요. 남은 조각까지 모으게 되면... (어떻게 될지, 시계를 그러쥔다.)
나기 ...또 자신없는 목소리. 그래서 날 죽일 수 있겠어?
아바에
... ...! 그건... (고개를 푹 숙인다.)
...모르겠어요... ...
나기
해답을 찾으러 왔잖아. 네가 할 수있는 일을.
있잖아, 다들 내게 관심이 많지? 아마 이 상황이 계속되면 다른 이들이 날 죽이러 올거야.
이 겨울을.. 인간들은 참을 수 없거든. 탑에 불을 질러서라도 심장을 녹이려 들테니 차라리 죽는다면... 역시 너에게 죽는 게 좋겠어, 아벨.
아바에
어떻게, 나기를... ...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추위 때문일까? 아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공포심이 올라온다. 그러나 이제 와서 무섭다고, 못하겠다고, 약한 소리를 늘어놓을 수는 없겠지. 지금까지 저를 믿고 지지해준 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눈앞의 당신을 위해서라도...)
(느릿하게 끄덕였다. 이내 고개를 들고) ...지금의 저는... 준비가 되었을까요? 저 눈보라 뒤에 있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나기 ......(망설이지만, 끝끝내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응.. 이젠 말해줄 수 밖에 없겠네.
:
그러더니 그는 천천히 상의를 벗습니다.
목 아래로 전부 얼음에 뒤덮인 피부가 보입니다.
얼음은 만지면 녹지만, 금방 심장에서부터 뻗어나와 온몸을 덮습니다.
나기
..흉하지, 이 얼어붙은 심장은 내가 성 바깥 북쪽에서 불어오는 겨울을 천년 간 맞고 있기 때문이야.
겨울은... 나의 우울과 병으로 인해 찾아온 게 아냐. 원래부터 왕국 너머 저 북쪽에 존재하고 있었지만.. 내가 막고 있었던 것에 불과하지.
바깥에 있는 신은 끔찍하고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존재기에 그의 실체는 나만이 알고 있어. 아벨, 난... 지난 천년 간 바깥에 있는 서리거인과 맞서 추위를 막아왔어.
다만.. 이젠 죽음이 얼마남지 않아 그럴 수 없게 된 거야.
내가 아픈 건 이번 생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론 불어오는 겨울을 막을 힘이 남지 않아서. 그런 거야. ......그러니 죽어서, 다시 꼬리를 이을 수밖에 없겠지.
아바에
아... (옷 아래로 감추어져 있던, 얼음에 뒤덮인 피부가 드러나자 짧게 탄식했다. 살짝만 닿아도 냉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용은 얼마나 시리고 아플까.)
...알고 있어요. 용의 병환과는 상관없다는걸. 겨울이 오는 건... 내일의 해가 뜨고 아침이 찾아오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겠죠. 봄과 여름, 또 가을이... 오듯이요.
...그런 당신이, 용이 꼬리를 놓으면... 지금의 세계는 소멸하게 되는 거죠? 그, 그럼... 새로운 용이 탄생하고...
나기
응, 내가 꼬리를 놓으면 왕국은 유지되지 않고 지금의 세계는 멸망하겠지.
......사실.. 왕국이나 세계같은 건 나에게 그다지 의미가 없어. 가끔은 이곳에서 겨울을 맞는 용이 아닌, 나기로서의 삶을 살고 싶었고.
그래도 천년 간, 창밖으로 왕국을 바라보면서 언젠가 네가 태어나길 기다렸어. 네가 이곳에서 평범하게 생을 살아갈 모습을 떠올리면 포기할 수 없어서...
KP 그의 말을 들으며, 지능 판정을 합니다.
아바에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천 년을 살아온 당신이라면, 수도 없이 반복하는 이 세계에 질렸을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망각하고 과거의 흔적을 좇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것에 의미가 있을까...)
아바에
cc<=65 지능 (아이디어)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7 > 17 > 어려운 성공
:
공주님은 용을 처음 만났을 때, 그가 [탑 꼭대기에서 세상을 읽는 게 용의 직책이지만, 자신의 진짜 이름은 나기]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립니다.
...생각해보면 당신을 제외한 왕국의 그 누구도 그를 '나기'라고 부르지 않았죠.
어쩌면... 그는 반복되는 용의 직책을 끝내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을지 모릅니다.
아바에
(제가 태어나길 기다렸다는 말은... 이전에도 저를 만난 적이 있고, 새로이 세워진 왕국에서 또 다시 제가 태어날 걸 알고 기다렸다는 뜻일까. 그런데 평범한 생이라는 건...)
...당신이 나기로서의 삶을 살기를 원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용의 자리를 대신할 누군가가 필요하겠군요.
나기
...(조용히 널 응시하고 희미한 미소를 지어) ...틀렸어 바보 공주님. 난 누군가가 용을 대신하지 않길 바라거든. 그렇지만 내가 정말 이 꼬리를 놓는다면, 과거의 내가 놓지 못한 집착까지 전부 잃는 것만 같은 상실감이 몰려와서..
설명하기 어렵네. 결국 선택하는 건 내가 아닌 아벨, 네가 될 테니까. ...늦어도 내일 아침까진 결정해야 할 거야.
아바에
...네? 하지만, 용이 죽게 되면 그 이후는... 어떻게... (꼬리를 놓는다는 건 곧 모든 걸 잃는다는 뜻이 되고, 그는 그게 싫은걸까... 그럼 어떻게 하면 좋지. 생각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얽힌다.)
내일 아침까지... ... (가만히 바닥을 응시하던 눈을 오래간 감았다 뜬다.) ...알겠어요.
나기 ......응 믿을게. 아벨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할거라 생각하니까.
:
그렇게 말한 뒤, 다시 기대어 힘겹게 숨을 몰아쉽니다.
그런 그와 더 대화하는 건 힘들어 보이고 대신 당신은 용의 탑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아바에 ... ... (떨어져 앉아 힘겨워 보이는 그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일어선다. 탑 안에는 또 무엇이 있나 둘러본다.)
:
원형의 방 구석에는 큰 벽난로와 침대가 놓여 있고, 중심에는 커다란 원형 테이블이 있습니다. 원형 테이블에는 잡다한 물건이 가득합니다.
닫혀있는 유리창으로 빛이 들어오지만, 눈이 닿는 모든 곳에 책이 사람 키만한 높이로 쌓여있어 방안은 마치 미로처럼 느껴집니다.
아바에 (중심에 있는 테이블 위 물건들을 살펴본다.)
: 테이블 위에는 용이 쓴 책이 놓여 있습니다.
아바에 (책을 펼친다.)
: 당신은 책을 펼쳐 세계의 페이지를 읽어갑니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8. 집필 중인 책》
흐름은 멈추지 않는다.
강은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가 바다에 닿으며, 바다에 닿은 물은 증발에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된다.
구름은 무거워지면 비가 되어 땅으로 떨어지고, 뿌려진 비는 강으로 모여 다시 커다란 흐름이 된다.
비록 강물을 유리병에 밀봉해도 언젠가는 병은 삭고, 지반 아래로 흘러가더라도 결국은 지하수가 바다로 흘러 갈 것이다.
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주는 이런 끝없는 순환 속에 있어,
무엇이 끝이고 무엇이 시작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니 인간이 이 흐름을 거슬러 되돌아가려 한다면 세계를 다시 만들거나, 그런 힘을 가진 존재에게 의탁할 수 밖에 없다.
╚════════ °• ♔ •° ════════╝
아바에
(흐름을 거슬러 되돌아간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순리에 어긋나게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 (책을 덮고 방 안을 서성이다, 벽난로에 가까이 가본다.)
:
벽난로 위엔, 검고 흰 재로 그려진 그림이 있습니다. 용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입니다.
신전에 다녀온 당신은, 이것이 종교적 상징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바에
(신전에서 보았던 모양과 똑같구나... 재로 그려진 그림을 관찰하다 눈을 뗀다.)
(침대엔... 용 외에 다른 게 있나? 살펴본다.)
:
생활감이 있는 1인용의 침대는 벽난로와 가까이 있고, 기대어 용이 눈을 감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면 침대 헤드 위에 무언가 뾰족한 것으로 [망각은 잔인함과 비통함을 없애는 신의 축복] 이라고 새겨놓은 글씨를 발견합니다.
KP ...관찰 판정할까요.
아바에 신의 축복... (글귀를 낮게 읊조린다.)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6 > 66 > 실패
KP 아깝다... 실패!
아바에
...? (자세히 들여다보다 돌아와서는)
(유리창 바깥으로 보이는 게 있나 두리번거린다.)
:
창 바깥에는 공주님의 처소와, 광장에 있는 커다란 두 동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왕국의 전경 너머 금지된 숲도 흐릿하게 보입니다.
분명히 문이 전부 닫혀있는데도 방안은 어디선가 겨울이 직격으로 부딪히는 듯한 냉기가 느껴집니다. 어디선가 외풍이라도 부는 것 같이요.
그 근원지를 찾으면 용의 주변에 겨울의 찬바람이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바에
(이 바람은 바깥이 아닌 용에게서 불어오는 냉기였구나. 그를 바라보다 시선을 돌린다.)
(미로 같은 공간을 거닐며, 더 읽어볼만한 책이 있는지 둘러본다. 없다면... 이만 방을 나오기로.)
:
미로같이 쌓여진 책은 직접 쓴 걸로 보이는 표지가 적혀있지 않은 책들과, 끈적거리는 표지를 가지거나, 인간의 귀와 비슷한 장식이 달린 가죽 표지거나, 혼미한 향이 나는 수상한 책들이 여럿 섞여 있습니다.
읽고 싶다면... 말릴 순 없지만, 위험해 보여요.
아바에
(위... 험?) ... ...
(수상함이 폴폴 풍기는 책들을 뒤로하고, 나가기 전 용에게 가까이 다가가) ...저, 이만 돌아가볼게요. 푹 쉬세요...
... ... (그대로 조용히 방을 빠져나와, 탑을 떠난다.)
:
잠든 듯 대답이 없는 용을 두고, 탑을 빠져나옵니다.
어느덧 시간은 오후가 됩니다. 바깥에서 군인들이 공주님을 기다리고 있었는 듯 흘끔보긴 합니다만, 별다른 언질 없이 마차를 내줍니다.
마차에는 늘 보던 마부 대신 군인이 말을 몰고 있습니다.
...마차를 타고 내다본 거리는 회색빛깔입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와, 눈발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생활하기 위해 땔감을 구하고, 밥을 구걸하고, 신에게 기도하여 가족과 친구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용이 죽는 건, 그렇게 큰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당신만의 해답을 구하려면 주변을 좀더 돌아보는게 좋을지도요.
오후 시간대에 [광장] [상점가] [주택가] [호숫가] 중 한 곳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공주님이 왕도를 둘러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아바에 ... (익숙한 마부 대신 군인이 자리에 앉아있자 어색한지 결국 물어) 그런데 원래 계시던 분은...
군인 그 마부는 해고되었습니다. 전부 보안을 위한 일입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딱딱)
아바에
네? 갑자기... 해고라니, 무슨 보안을... ...
... (딱딱한 반응에 더 묻지 못하고 입을 다문다.)
그... 그럼 광장으로... 데려다주시겠어요?
군인 예. (짧게 답하고 광장으로 말을 몬다.)
:
◈⊱┄┄┄┄⊰◈
『광장』
◈⊱┄┄┄┄⊰◈
:
왕궁 앞, 눈 쌓인 두개의 조각상이 있는 넓은 광장입니다.
예전엔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그저 눈 쌓인 벌판에 경비병들의 기침소리만 가득합니다. 광장 구석에서는 시를 읊고있는 예술인 한 명이 서 있습니다.
아바에 (그러고 보니 이 조각상들은 뭐였지, 다가가 살펴본다.)
:
금속으로 만들어진 오래된 동상입니다. 광장 북쪽에 있는 것은 다리가 없는 거대한 용처럼 보이는 것으로, 자신의 꼬리를 입에 물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책 모양 조각들이 도처에 널려있습니다.
광장 남쪽에 있는 것은 후드를 쓰고 있는 사람의 동상입니다. 특이하게도 남쪽에 있는 조각상의 얼굴은 비어있었습니다만, 지금은 누가 그 공간에 얼굴을 그려두었습니다.
KP ...관찰 판정입니다.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00 > 100 > 대실패
(아)
KP (아)
아바에 (딱... 따악 한 번만 더)
KP 좋아요. 따악... 한 번만 더!
아바에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5 > 45 > 보통 성공
:
용 동상에 딸린 책 조각 중에서는 용이 쳐다보고 있는 종이가 하나 있고, 그 곳에는 ‘신들조차 삶은 모두 죽음에 이르는 파괴로 향하고 있으나, 파괴는 끝이 아닌 하나의 재생일 것.’ 이라는 표지의 책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후드를 쓴 사람의 동상에는 [흐름에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 이라고 새겨져 있고, 발치에는 부서진 시계잔해의 조각품이 있습니다.
그런데...누군가가 그 공간에 얼굴을 그려둔 것을 자세히 보니 공주님은 그것이 [자신의 얼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바에
(흐름에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 이 후드를 쓴 사람은 아무것도 아닌 자가 아닐까, 생각하며 관찰하던 차 얼굴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얼굴이 자신을 닮은 것도...) ...?
제 얼굴이 왜... ... (어째서 자신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건지, 이상하다는 감상이 지워지지 않는다. 대체 누가...)
... ... (여전히 의아한 표정으로, 벌판에 선 경비병에게 다가가) 안녕... 하세요. 날씨가 많이 춥네요-...
: 경비병들은 굳은 얼굴입니다. 다들 추위로 코와 뺨이 빨갛게 얼어붙은 채로 두런두런,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경비병들 (말을 거니 대화하던 걸 멈추고) ...아, 네. 좀 많이 춥죠.
아바에 그러게요... (작게 헛기침을 하고)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경비병들 음... 흉흉한 이야기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머뭇)
아바에 (흉흉한...?) 괜찮... 습니다.
KP 대화를 꺼리는 걸 보니 아무래도 대인 기능을 사용해야 그들에게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바에
cc<=65 설득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1 > 81 > 실패
KP ...실패!
아바에 ... ...
KP ... ...
아바에 (포기하고 돌아가는 척... 근처에서 엿들을 순 없을까?)
KP 좋아요 돌아가는 척... 근처에서 듣기 판정!
아바에 oO(듣고 싶어요...)
아바에
cc<=55 듣기
Cthulhu7th :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4 > 24 > 어려운 성공
경비병들
(아바에가 사라지자 또 자기들끼리 떠든다) ...역시 아까 여자분, 귀족 자제로 보이던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좀 그렇지?
그래.. 쿠데타가 일어날거라는 말같은 건 굳이 하지 말자고.
이젠 왕궁에 왕의 최측근 밖에 남아있지 않다던데, 둘 사이에서 망설이던 귀족들이 몽땅 공작의 살롱으로 이사를 가버렸잖아. 그게 말이 이사지, 도망이나 다름 없어!
...왕궁 문이 뚫릴거라고 생각하는거지. 이 얼음들이 내려오는 것도 용이 왕국을 아예 죽일 작정이라는게 아닐까? 요즘은 계속 왕국에 대한 예언도 하지 않고... 그렇게 되기 전에 귀족들의 말대로 용을 죽이는게 답일지도.
에이... 난 의견이 달라. 왕께서도 생각이 있겠지, 우리를 굶겨 죽이겠어? 그리고 이런 싸움의 핵심은 어차피 용이야. 용을 죽이면 뭐든 간단히 해결될 걸.
아바에
... (나무 뒤에 숨어 잠자코 이야기를 듣는다. 첫날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결국 반역이 일어나는구나. 왕께서는 이 사실을 알고 계실까. 귀족들은 용이 제 능력을 다했다고 생각하니... 용을 죽이고 그 자리를 꿰차려 들까.)
(흉흉한 이야기를 듣고 어수선해진 마음을 안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광장 구석으로...)
:
광장 구석으로 이동하면 예술인이 한 명 서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그는 맹인입니다.
옷도 제대로 입고있지 않은 채, 부르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어떤 시를 반복해 읊습니다. 목소리가 떨리고, 희미해 잘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KP 이번에도 듣기 판정을 해야겠네요.
아바에 으음... (귀 기울여 시를 들어본다.)
아바에
cc<=55 듣기
Cthulhu7th :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5 > 55 > 보통 성공
story
[둘의 영혼이 하나가 되는 것은 축복인가?]
[나는 그것을 저주라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도 떨어지지 않는 주박. 혼의 구속.]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 최초이자 최후의 한 쌍은 수천개의 세계에서 수천번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이번에는 어떠한 여정을 걸을 것인가...]
: 시를 읊은 맹인은, 당신이 무언가를 물어볼 겨를도 없이 그 자리에서 쓰러져 사망합니다.
KP 공주님은 충격으로 1/1d3의 이성을 감소합니다.
아바에 ...? (시를 읊자마자 쓰러진 맹인을 붙잡고) 어, 어떻게 이런...
아바에
cc<=68 이성체크
Cthulhu7th : (1D100<=6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1 > 81 > 실패
아바에
1d3
Cthulhu7th : (1D3) > 1
system [ 아바에 ] SAN : 68 → 67
: 맹인의 몸은 이미 차갑게 굳어 딱딱합니다. 그의 시신을 수습하길 원한다면 군인들이 도와줄 것입니다.
아바에 ... ... (그가 안식할 수 있도록, 짧게나마 애도한 뒤 군인들을 찾아 도움을 요청한다.)
:
군인들은 요청을 받고 즉시 시신을 수습합니다.
...당신이 광장을 돌아보고 나니, 벌써 시간은 저녁이 됩니다.
저녁을 알리는 종이 울려 퍼지고, 각 대신이 지내는 처소 문이 열립니다.
당신은 군인과 함께 [왕궁] [살롱] [신전] [도서관] 중 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처소 방문을 할 마지막 시간임을 명심하세요.
아바에 (마부를 그리워하며...) 왕궁으로 돌아갈게요.
군인 (저론 만족하지 못하시는 겁니까?) 예, 왕궁으로.
: 공주님, 대답.
아바에 (뭐예요 진짜)
: ...진짜 왕궁으로 향합니다.
:
◈⊱┄┄┄┄⊰◈
『왕궁』
◈⊱┄┄┄┄⊰◈
:
왕성은 굉장히 낡았지만 웅장한 건물입니다.
예전에는 귀족들이 살았다고 하지만, 이제는 직계 왕가와 대신들만 출입합니다.
당신의 별궁과 용의 탑 역시 이 왕궁 안에 있습니다. 왕의 집무실은 왕성의 중심부에 자리합니다.
왕 앉거라. 내게 물을 것이 있느냐?
:
집무실은 둥근 원형의 방입니다. 도착하면 전면 창을 등지고 책상에 앉은 왕이 당신을 쳐다보며 그렇게 말합니다.
책상 위는 무언가 서류로 어지럽고, 왕의 책상 앞으로 커다란 소파와 작은 탁자가 보입니다.
탁자 위엔 보고서로 보이는 것들이 가득하고 또한, 벽면에는 왕국의 지도가 크게 붙어 있습니다.
아바에 ...네, 폐하. (묻고 싶은 게 많긴 하지만... 차분히 인사드리고 착석한다. 서류가 어지러이 널브러진 책상이 눈에 띈다.)
: 책상 위에는 여러 서류들이 가득합니다.
KP 음... 관찰 판정을 해볼까요.
아바에
(음...)
cc<=65 관찰력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8 > 68 > 실패
KP 시... 실패.
아바에 ...이 많은 서류들이 다 무엇인지 여쭈어도 될까요? (...)
왕
...아아. [아무것도 아닌 자]가 널 후계자로 정하길 원했던 이유에 대해 의논했던 서류지.
그때엔 미처 알지 못했지만, 용의 심장을 녹이고 이 겨울을 끝낼 사람으로 너를 지목한 후엔 깨달았지. 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에게서 선택된 것이라고 말야.
:
그러고보니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릴적, 후계자로 지목되어 이 방에 온 날이 떠오릅니다.
막 겨울의 시대가 시작되었을 때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자]는 어째서, 이렇게 막막한 기분만을 느끼고 있는 자신을 후계자로 선택한 것일까요?
아바에 제가... 후계자로 지목될 때부터, 저는 이미 이 겨울을 끝내기 위해 선택되었던 것이었군요. 하지만... 그때의 저는 지금보다도 더 무지했을 턴데, 무엇을 보고 결정하셨을지... 조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왕 다 뜻이 있겠지. 그같은 신비한 존재의 생각을 우리가 어찌 알겠느냐. 그래도 [아무것도 아닌 자]의 결정을 나는 믿는다.
아바에
...그렇겠지요. 오랜 경험을 겪은 후 내린 결정이실 테니까요. (끄덕인다.)
(작은 탁자 위에 놓인 것들도 살펴보기로...)
:
탁자 위에는 최근 내역으로 보이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살펴보면 ‘최근 이어진 날씨로 인해 왕가를 신뢰하는 이가 적어지고, 대신 부를 소유한 세력가들이 공작을 필두로 반발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내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아래엔 왕의 필체로 ‘힘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은 힘들지만, 꼭 해야하는 일이다. 나는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만 집중하느라 그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라 적혀 있었습니다.
아바에
(지난번 보았던 신하는 왕이 균형에 실패하였다고 했다. 그게 정확히 무얼 뜻하는지 알 수 없어 묻어두었는데,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다른 하나는 무엇일까.)
왕께서는... 현재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지 궁금합니다.
왕 ...그야 왕국의 안전이지. 그것 말고 무엇이 더 있겠느냐?
아바에 ...만약, 왕국의 안전을 위해 작은 희생이 따르게 된다면... ...그래도 그것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왕
... ...아바에, 나는 항상 왕국을 생각한다.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이 있을지라도.. 심지어 그 희생이 나와, 후계자인 너를 가리킬지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아바에
그 어떤 희생이 있을지라도... 말입니까. (모든 일엔 희생이 따르는 게 당연한 이치인지, 그것을 감수해야만 하는 건지... 더 나은 결과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다.)
...왕께서 항상 왕국을 생각하고 계심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요. 대답 감사드립니다.
(그리 말하고는 벽면에 붙어있는 지도로 시선이 향한다.)
: 당신은 벽면에 붙은 낡고 오래된 지도를 살펴봅니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1. 세계》
왕도의 지도입니다. 특이하게도 금지된 숲 너머에 털이 난 투구벌레처럼 보이는 생물이 그려져 있습니다.
여섯개의 팔은 인간과 비슷한 모양의 손이 달려 있으며, 두 발로 걷거나, 네 발로 기거나, 여섯개의 발로 뛰어다니는 모양도 보입니다.
그리고 숲의 북쪽에는, [라그나로크]라 명명된 제단같아 보이는 것이 있고, 제단 위에는 머리가 하늘까지 닿아있는 거대한 사람이 그려져 있습니다.
사람의 상체는 구름에 덮혀 희미하지만, 두 눈만은 별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 °• ♔ •° ════════╝
아바에 저건... 야만인의 모습인가요? (투구벌레처럼 보이는 생물을 가리킨다.)
왕
...그래. 바깥의 야만인은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건 왕국이 건립될 때 바깥 세상에 있는 외적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만들어진 지도이지. 대대로 왕가는 바깥 세상에 있는 야만인, 괴물들에게서 왕국을 지키기 위한 수호자였다.
수호자는 용과 왕국을 지키고, 용은 예언과 마법으로 이를 보조해왔다. 그것이 왕가의 힘이자 용과의 계약이다.
...그러니 용의 심장을 녹이는 건, 계약을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지.
아바에 그렇군요... 그럼 저 거대한 사람은... (북쪽의 제단을 가리킨다.)
왕
저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야만인들이 모시는 신이라 짐작하고 있지.
아주 위험하고, 오싹한 소리가 종종 폭풍우 너머 북쪽에서 들려오기에... 나는 우리가 그것과 마주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바에
바깥에 존재하는 또 다른 신이군요. (숲에서 괴성이 들려온다는 소문은... 저것 때문일까, 생각한다.)
...저, 라그나로크... 에 대해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두 명의 사람이 남아... 죽음과 탄생을 반복한다고요. 왕께서도 들어본 적 있으시겠죠...?
왕
......들은 기억이 없다. (고개를 젓고) 어쩌면, 네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것 같구나.
아바에. 용에게 해답은 들어왔느냐?
아바에
...! 그렇습니까... (의외의 대답이 들려오자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 (이윽고 마음을 가라앉혀) 네. 이 겨울에 대해... 들려주셨어요.
왕 좋다. 그에게서 해답을 들었다면 더 망설일 것이 없지. 후계자로서, 왕국을 위한 일을 하거라.
아바에
왕국을 위한 일... ... (끄덕였다.)
...혹시, 왕께서는 지금까지 후회되는 일이 있진 않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왕
...네가 자랑스럽구나.
후회될 일이야 많지. 허나 어쩌겠는가, 그를 후회하고 과거에 머무르는 일이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다.
나는 네가 장차 이 왕국을 지키고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그것 이외에는 후회도, 생각할 가치도 없다.
아바에
...제게 주어진 일은 그것뿐이겠지요. (흔들리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다잡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크게 한번 둘러보고) ...더 해주실 말씀이 없다면,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왕 생각이 많을테지. 내 하고싶은 말은 다 한것 같으니, 이만 가보거라.
아바에 네, 그럼... 안온한 밤 되십시오. (정중히 인사드리고는 집무실을 나선다. 제 처소로 돌아간다.)
:
밤이 되어, 공주님은 자신의 처소로 돌아옵니다.
소파에 앉으면 군인이 다가와 어떤 스승을 부르길 원하냐고 묻습니다.
[왕] [공작] [신관] [학자] 중 한 명을 선택할 수 있으며, 또한 이것이 스승을 만날 마지막 시간입니다.
아바에 (하녀를 그리워하며...) 오늘 밤은 공작님을 뵙고 싶어요.
군인 (저로 만족하십시오.) ...부르겠습니다.
아바에 (... ...) ...네.
:
조금 뒤 공작이 방안에 들어와 예의를 갖춰 인사합니다.
태도는 우아하지만 여유롭고 빈틈이 없으며, 그의 뒤를 따라온 시종이 품안에서 봉인이 된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사라집니다.
공작 (느긋한 태도로) 드디어 불러주셨군요, 공주. 사적으로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바에 ...늦게나마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사하고는 테이블 위에 놓인 상자에 바로 눈길이 간다.)
공작 이런... 가져오자마자 이 상자에 궁금증을 표하시다니.
:
농을 던지며 공작은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보여줍니다.
그 안에는 아주 오래된 듯한 그림이 여러개 있습니다. 각각의 그림은 어떠한 상황을 나타내는 듯 보이며, 순서는 뒤죽박죽 섞여있습니다.
아바에 ...아, 으음... (시선을 돌리다 그가 상자를 여니 관심을 보인다.)
: 공주님은 세계의 페이지를 확인합니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10. 천년 전 그림》
ⓐ 얼음 위에서, 알에서 태어난 아기용이 자신을 품고있던 용의 꼬리를 먹고 있는 그림
ⓑ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자신의 꼬리를 문 용이 허물을 벗고 자라는 그림
ⓒ 비가 오고, 새순이 나는 나무 아래 아직 덜 자란 것 같은 용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그림
ⓓ 낙엽 위에 자신의 꼬리를 물고 똬리를 튼 용과, 똬리 가운데에 있는 알
╚════════ °• ♔ •° ════════╝
아바에 이건... 계절에 따른 용의 모습 같네요.
: 계절에 따라 시간 순으로 나열해 볼까요.
아바에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그림을 c, b, d, a 순으로 나열한다.)
: 시간 순대로 나열하니 당신은 이것이 용의 일생을 다루는 내용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공작
이 그림은 천년 전, 왕국이 건국되었을 때의 그림이지요. 발견된 것은 최근인데 저는 이것이 용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라 추측한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알은 직책이나 능력이 옮겨가는 것을 뜻하지 않을까요? 저는 이 변화가 공주를 기점으로 일어날거라 생각했습니다.
아바에 ...제가 태어나고, 겨울이 시작된 것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공작
말하지 않았나요? 저는 분명히 관련이 있다, 말씀드렸습니다. 그보다 공주...
......이거 좀 놀랐습니다. 저를 부르고 하시는 말씀이 고작 그것 뿐인가요?
아바에 ... (작게 한숨을 쉬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시니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밤, 분명 그 자객은 공작께서 보내신 것이겠지요.
공작 그렇다면요? ...공주, 저는 당신이 이렇게나 신경줄이 굵으신 분인줄은 미처 몰랐답니다. 알았으면 더 이번 방문을 개의치 않았을 테지요.
아바에 미리 알려드리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네요. 많이 놀라셨을지. (노려본다.) ...그렇담 공작께서는, 오늘 방문하시어 해주실 말씀이 더 있으신가요?
공작
해주실 말씀이라.... 하하. 뭐, 그렇다면 제가 공주를 죽이려고 한 이유라도 말씀드려야 할까요?
그럼 선처해주실지도 모르죠. 상냥한 공주께서.
아바에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공작님의 계획에 거슬리기 때문 아니신지요.
공작
그럼요. 분명 처음 만났을 때 말씀드렸습니다. 변화의 때에 저희는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고.
...그런데 이 위기의 국면에 후계자는, 우리 세력가들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독단적인 행동을 보이니.
어쩌면 제 안목이 좋지 않았을지 모르죠. 공주보다 더 나라에 적합한 후계자가 있지 않겠습니까?
아바에
하지만 공작께선, 이전부터 세력을 모으고 계시지 않으셨습니까. ...귀족들의 마음을 꾀어 거처를 옮기도록 하고, 반역을 준비하고 계신 줄 알았는데요.
...저는 왕국을 우선시합니다. 지금으로썬 왕국이 위기에 처해있다고 볼 수밖에 없군요.
공작
...저런, 제가 왕국을 우선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겨울이 도래한 후 각박해진 왕궁 생활에서 왕과 저는 서로의 의견이 일치한다 생각하여 권력을 분리한 것 뿐이랍니다.
이대로라면 왕은 굳이 저희가 아니어도, 반란에 의해 쫓겨날 것이 분명하죠. 그대신 어중이 떠중이들이 성을 차지하는 꼴을 봐야 할까요?
제 목적은 지금의 왕을 바꾸는 것 뿐, 오히려 왕국을 해칠 생각은 전혀 없답니다. 이건 왕께서도 이미 알고 계실 것이지요. 저의 뜻 역시 왕국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것을요.
아바에
...의견이 일치한다 생각하는 건 그저 공작님의 일방적인 판단 아니신지요.
어째서 왕이 반란에 의해 쫓겨날 것이라고 예상하시는 건가요? 적어도 지금의 왕께서 살아계시는 한, 왕국은 안정을 유지될 겁니다. ...그리 힘쓰고 계시니까요. 공작께서 도와주시지 않아도요.
공작
...오 그렇게 생각하셨다니. 생각보다 더 순진하시군요. 공주, 당신은 모든 결정이 단순히 흑백으로만 이루어져있다 생각하시나요?
왕국의 사안이란 그런 것입니다. 지금의 왕이 어떤 의도로 힘쓰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괴로움에 떨고 있으니 반란이 일어날 수밖에요.
아바에
...그럼 숨겨진 저의가 있다는 뜻이신가요?
왕은 현재 국방의 정세를 살피시느라 잠시 혼란이 일게 되었을 뿐, 늦지 않게 마을의 사정을 이해하여 알아주실 겁니다. ...
공작
그전에, 반란이 일어나 왕국이 무너진다면요?
성난 마을 사람들이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고 그저 기다리라고만 말하는 왕가를, 그때까지 참아줄거라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아바에 그건... ... (마을을 돌아보았을 때 보았던 시민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들의 태도가 어땠더라.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공작
아시다시피 왕의 권력은 군대와 용에게서 나오죠. 그런데 둘다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를 바꾸고 싶어할 겁니다.
...공주. 당신은 마치 제가 왕을 죽이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으로 보시는 것 같은데, 사실은 저도 그러고 싶지 않답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않다면요.
지금은 사람들을 안심시킬 더 능력있는 후계자, 수호자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새로운 왕이 말이죠.
아바에
...아니에요. 항상 왕국의 안전을 위해 얼마나... ... (말을 흐리고는 마른 세수를 한다. 새로운 왕이라니, 생각해본 적 없는걸. 문득 고개를 들고)
공작께서는... 제가 변화의 씨앗이 될지도 모른다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공작 그랬었죠. 왜, 이제와 생각이 바뀌셨습니까?
아바에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그 변화가 어떤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공작 그렇다니 묻겠습니다, 공주. 당신은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바에 ... ...저는 이 겨울의 끝을 맺으려 합니다.
공작 ... ...그러시군요. 저에 대한 처분은?
아바에 ... ...제가 어찌하리라 생각하십니까?
공작 그걸 제게 묻는 건가요? 공주가 정말 자신을 왕위를 이을 후계자로 생각하신다면, 오히려 제게 명을 내리셔야죠.
아바에 ... ... (눈을 감은 채로 오래도록 침묵하다가) 공작님의 뜻을 지켜보겠습니다.
공작
그런 답이군요. 흐음....
그렇다면 당신이 정말 겨울의 끝을 맺을 수 있을지, 저희 세력가들도 지켜보도록 하지요.
반역의 처단보다 힘의 균형을 원하시니 이것은 공주께 드리는 화합의 선물입니다.
:
공작이 건넨 공예품은 눈결정 모양이 섬세하게 양각되어 있습니다.
공주님은 [겨울의 조각]을 획득합니다.
아바에
아... 고맙습니다. (그가 건넨 공예품을 쾌히 받아든다.)
...지켜봐 주시는 만큼, 부끄럽지 않을 모습을 보이도록 하지요.
: 받아든 겨울의 조각을 계절의 시계에 맞춰보니,
계절의 시계 봄의 조각의 옆, 그리고 가을의 조각의 윗 부분에 딱 맞게 들어갑니다.
: 공작과의 대화가 끝이나니 어느새 시계가 자정을 가리킵니다.
아바에
(네 개의 계절에 맞는 조각이 다 모였구나... 시계에 끼워맞춘 후 그것을 관찰했다.)
시간이... 늦었군요.
공작 ...그렇군요. 이만 쉬시죠, 공주. 더 시간을 뺏지는 않겠습니다.
: 공작이 돌아가 왕성 문이 닫히면, 방 바깥에도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바에
...가시는 길 평탄하시길 바랍니다. (그를 배웅하고 돌아온다.)
... (또 뭐가 잠긴 거지? 방문을 열어본다.)
:
당신의 방문이 잠긴 거랍니다.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아바에 ... ...
: 방문도 잠기고... 모든 일정을 마친 공주님은 침대에서 잠들 수 있습니다.
아바에 ...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맥없이 침대 위로 쓰러지듯 눕는다.)
:
당신은 힘없이 침대에 쓰러지듯 눕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내일 아침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용을 죽여야 한다는 이들의 얼굴도, 용의 얼굴도,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도 차례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정말.. 다른 방법이 없는 걸까요?
공주님의 밤은 깊어만 갑니다.
: ❄
:
࿇ ══━━━━✥◈✥━━━━══ ࿇
7장『여섯째 날, 용의 계승』
࿇ ══━━━━✥◈✥━━━━══ ࿇
:
눈을 뜨면 시간은 아침입니다.
문밖은 바람소리 말고는 들리지 않지만, 너머에서 긴장된 인기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곧이어 군인들이 들어와, 거친 손으로 채비를 도와줍니다.
:
그리고 마차에 타기 위해 문밖을 나서면, 새하얘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눈보라가 왕도를 다 덮을듯 몰려오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백지로 만들어버릴 듯한 설원 위에서 인간은 한낱 보잘 것 없는 생명체겠죠.
마차에 타고 있으면, 최근 5일간 겪었던 일들이 당신의 머리를 스쳐지나갑니다.
다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협력했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용을 죽이라고, 혹은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공주님은 어떤가요?
눈과 바람이 그치는 것, 왕국을 이어받는 것, 세력가들과 손잡거나, 신앙을 갖거나, 지식을 얻는다거나..
그런걸 스스로도 원하고 있나요?
본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와중에 마차는 탑으로 가는 문에 도착합니다.
마차에서 내리면 군인 네 명이 문앞을 지키며, 들어가라는 시늉을 합니다.
아바에 (원래 이렇게 지키고 있었던가... 문을 가로질러 탑으로 향한다.)
:
탑으로 올라갈수록 냉기가 온몸을 감싸옵니다.
두터운 털옷도 죽음의 한기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용의 방문을 열면, 담요을 두른 채 책을 하나씩 분류하고 있는 그를 볼 수 있습니다.
엉망진창으로 쌓여있던 책들은 거의 대부분이 차례차례 탑의 벽면을 따라 꽂혀있습니다. 밤새도록 책정리를 한 것일까요?
아바에 ...! 일어나계셨어요? 몸도 안 좋으실 텐데... (도와드릴게요, 하고 쪼르르 다가가 책을 집어든다.)
나기 ...거의 다 했어. 준비는 된거야? 아벨.
아바에 (책을 든 채로 굳어서는) ... ...아마도, 요.
나기 (네가 든 책을 마저 꽂아주고) 그럼 이쪽으로 와.
: 용은 당신을 벽난로 앞으로 데려갑니다.
나기
이 겨울은 용이 죽어야 끝이 나지만.. 그건 이번 세대의 용이 쉬러가는 것에 가까워.
용이나 신, 그런 개념상의 존재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지. 어차피 내가 죽더라도 겨울은 언제나 저 너머 북쪽에 있으니까.
그러니... 만약 아벨이 왕국을 사라지는 걸 막고 싶다면, 용의 역할을 이어야겠지.
:
그렇게 말하며 그는 벽난로 위에 있는 그림에 손바닥을 가져다 댑니다.
그러자 벽난로 위에 있던 [용 한 마리가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던 원 모양]은, [용 두 마리가 서로 상대방의 꼬리를 물고 원이 된 모양]이 됩니다.
당신에게 세계의 페이지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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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세계의 페이지 14. 서로의 꼬리를 문 용》
쌍두룡. 용 두마리가 서로 상대방의 꼬리를 물고 원이 된 모양입니다.
╚════════ °• ♔ •° ════════╝
:
재가 씻겨져 나가면 벽난로에는 두 마리의 용이 꼬리를 물고 순환하는, 본래의 그림이 나타납니다.
그래요, 용은 애초부터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나기
...넌 자각하지 못하는 알, 그런 존재야. 아벨... 우리는 저주를 받아 천년의 시간을 두고 죽고, 다시 태어나길 반복하며 왕국을 지켜왔어. 무엇보다 네가 그러길 원했으니까.
하지만 그 오랜 시간과 기억 속에서 미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해. 그렇기에 우리는 죽음으로 존재 자체를 잊고, 새로 시작하게 되었지.
그것이 다시 봄을 맞고, 직책을 계승하고, 계약을 지키며, 용의 꼬리를 이어가는 일...
......아벨, 나는... (말을 채 맺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
공주님은 깨닫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자가 자신을 지목한 것도, 자신이 후계자가 된 것도, 어쩌면 태어나서부터 라던가 그 이상..
알지 못하던 저 먼 시간부터 당신은 용이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정해진 운명이었던 것입니다.
아바에
네...? 제가 그러길 원했다니... (그가 고개를 떨구자 두 손을 꼭 맞잡는다. 시리도록 차가운 손을, 제 양손으로 감싼다. 제 온기보다 그의 냉기가 더 강할 테지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알려주지 않으셨던 건... 제가 이 모든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다려주신 거였군요. ...모든 준비가 될 때까지요.
나기
응... ...예전의 너도, 지금과 똑 닮았어. 그때는 아벨이 용이었고, 너는 내가..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줬었지.
아벨, 난... 널 살리고 싶었어.
그래서 시간을 넘어 여러가지 일을 반복했지만, 결국은 너를 여러번 죽인 것에 불과했지.
아바에
(과거의 저는 어땠을까. 용의 형상을 한 자신과 인간이었을 그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해보지만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때의 당신은... 용의 심장을 녹여주었던 거네요. 나기도 왕국의 후계자로 지목되어, 저처럼 이렇게... 똑같이...
나기
...똑같이. 예전의 나는 그랬었지~.. 내가 만난 용이 너였어, 아벨.
그리고... 죽였고. 아하하.. 얼마 안가 후회하며 널 살리려고 여러번 시간을 거슬러갔지만... 결국 운명을 바꿀 순 없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용이 되는 것에 순응하고 언젠가 태어날 너를 기다리는 것 밖에 남지 않았지.
아바에
잘... 상상이 안 가네요. 전생에는 제가 용이었고, 나기가 제 심장을 녹여주었다니...
(구전되어 온 종말의 신화, 그 끝에 남은 두 사람. 끝없는 순환 속에서 죽음과 탄생을 반복해온 사람이 자신이었구나. 늦게나마 진실을 깨닫는다. 이는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으나, 오래 지나지 않아 이해한 듯 희미한 미소를 띤다.) 천 년 동안 외로우셨겠죠. 분명...
... ...여러 번이라면, 어떻게...
나기
응.. 그렇겠지. 상상이 안 가는게 당연해.
아벨. 나의 천 년 동안의 외로움은 용이었던 네가 겪었던 것과 같아 오히려... 난 그 사실이 더 견디기 힘들었어.
... ...(이어진 물음에, 눈을 감고) 계절의 시계. 좋은 물건이라고 했지?
그건 조각을 전부 모으고 중요한 순간, 정말로 시간을 돌리고 싶다고 생각이 들 때 사용할 수 있게 돼.
다만... 아이러니하지. 이미 저지른 후에야, 아픔을 겪은 후에야, 이런데도 불구하고 다시 모든 걸 겪고 싶냐는 듯 밝아져 오니까.
아바에
...전생의 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이전의 삶을 잊어버린 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소중한 추억을 잃는 건 두렵지만 겹겹이 쌓아온 기억에는 분명 알고 싶지 않은 진실도, 좋지 않은 경험도 있을 터다. 망각은 신의 축복이라고 하던가.)
이 시계가 그런 역할을... (품안에 간직해온 계절의 시계를 꺼내어 내려다본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느냐고 묻는다면... 아직 모르겠다.)
...겁이 나진 않으셨나요? 몇 번이고 용을 죽이면서... 그렇게 해도 결국 바뀌지 않는 운명이, 그저 똑같이 용이 되어 겨울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게...
나기
죽음은 망각을 동반하니까. 그렇지 않았으면 한참 예전에 너도 나도.. 이미 미쳐버렸을 걸.
시계는 소중히 간직해 둬. 내가 실패했던 걸 떠올리면 시간을 되돌리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그것도 아벨의 결정이니까.
응? 아하하 별로 그러진 않았지만~.... 그래, 조금 지쳤었지. 아벨 나는 마법을 쓸 수 있고 앞으로 일어날 미래에 대해 예언할 수 있지만... 신은 아냐. 용이라는 직책을 가진 마법사에 가까울 뿐.
그러니 운명을 바꿀 수 없는 내가.. 너를 기다리는 것 외에 뭘 할 수 있겠어. 전부 놓아버리기엔 이곳은 네가 사랑하는 세계니까.
아바에
...시간을 아무리 되돌려도, 결국에는 겨울을 끝낼 수밖에 없잖아요. (그건 의미가 있는 행동일까, 아니면 시도해보지도 않고 지레 도망치는 건 아닐까. 마음이 흔들린다.)
현재의 저는... 나기가 만들어낸 세계를 사랑하는 거겠죠. 나기와 함께하는... 세계를요. 그 세계를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유지해온 거고요.
용이라는 게 겨우 직책에 불과하다면, 저희는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요? 앞으로도... 저주와 축복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걸까요...
나기
...그렇게 되겠지. 결국 이 시대의 겨울은 내가 죽으면 끝이 나. 용이 죽고 새로운 용이 된 자가, 그의 힘으로 다시 겨울을 녹이는 게 지금으로선 제일 최선의 방법이지. 다른 희망같은 건... (잠시 말을 멈추고 무언가를 떠올리는 것 같았지만, 이내 고개를 젓는다.)
미안. 내가 아는 건 그게 전부야. (천년간 지속된 우울은 끔찍히도 제 정신을 좀먹어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없게 만든다. 그것 또한 네가 견뎠을 일이라고 생각하니 더 아팠고. 그런데도 지금의 네게 이야기를 꺼낼 수 밖에 없어서.)
아벨.. 얼어붙은 심장을 녹이는 건 간단해.
서로를 끌어안고 '잘자, 눈이 뜨면 다시 만나.' 그렇게 속삭이는 것으로 주문이 되어 심장은 녹아 용의 마법은 네게 계승되지.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 거야. 말 그대로 저주이자 축복이니까.
: 당신에게 세계의 페이지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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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페이지 15. 겨울을 끝내는 방법》
사악한 마법을 막고 있는 자와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접촉한 뒤, ‘잘 자. 눈을 뜨면 다시 만나.’ 라며 속삭인다.
이 의식을 통해 상대방이 가진 보호 주문을 이어받을 수 있다.
다만 보호 주문을 이어받는 것은 끔찍한 지식을 흘려받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평범하고 정신이 약한 사람들은 이 기운을 견디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번성하는 존재이니, 절멸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보호 주문을 이어받은 자는 다음 세대의 ‘용’이 되고, 천년간 삶을 유지하며 영혼을 묶은 자가 되돌아오길 기다려야 한다.
저주는 영원히 깨지지 않은 채...
╚════════ °• ♔ •° ════════╝
아바에
희망... ... (그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젓자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가 우울을 앓는 것 역시 당연하겠지. 그도 그럴 게, 천 년을 가까이 산다는 것부터 어쩌면 불행일지도 모른다. 육신은 죽어도 진정한 죽음이란 없으니까. 인간의 삶은 유한하기에 의미가 있는걸.)
...무섭다기보다는... 모르겠어요. 영원히 세계를 순환할 수밖에 없다는 건, 조금... ... 허무한 것 같아요. (과거에도 저는 이런 고민을 해 보았을까. 결국은 어쩔 수 없이 운명에 순응하여 이리 된 것이겠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아닌 자에 대해서는... 용도 모르신다고 하셨죠. 그는 누굴까요...? (광장에 있었던 두 조각상을 떠올린다. 그 중에서도 후드를 쓴 사람. 흐름에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 왜 제 얼굴이 그려져 있었는지는 의문이지만.)
나기
... ... (허무하다는 말에 차마 답하지 못했다. 그또한 절실히 이해하고 있는 감정이니까.)
...응. 나조차 아무것도 아닌 자가 누구인지는 몰라. 하지만.. 적어도 우리를 돕고 있다고 생각해. 어떤 식으로든...
아바에
...그렇군요. 그 자가 어떻게... 천 년간 왕국을 도와주었는지 궁금하네요. (그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는다. 그 역시 종말의 이후에 남겨졌던 사람... 만날 수는 없는걸까.)
나기는... 이대로 죽어서, 또다시 겨울을 반복하고... 만남을 기약하는 것만으로 괜찮으신가요? 저희가 방법을 찾을 수는... 자유를 꿈꿀 수 없을까요...
(이미 깊을 대로 깊은 병을 앓고 있는 당신을 앞에 두고, 이런 허울 좋은 소리를 해도 될까. 막막한 건 그도 마찬가지일 텐데. 고개를 들지 못한다.)
: 용은 자신의 결말은 결국 '이어나가는 것 뿐'이라며 체념하고 있습니다.
KP 그런 그에게 다른 희망에 대해 듣고싶다면, 걸맞는 판정을.
아바에
나기도...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각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저주에서 벗어나, 평범한 인간처럼 평범한 삶을 살고... 순리대로 죽음을 맞이하는 생을요. ... ...
cc<=65 설득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0 > 30 > 어려운 성공
나기
... ....괜찮..을리... 없잖아. 몇번이고 생각했어. 저주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평범한 인간으로서 평범한 삶을 살고, 언젠가 순리대로 네 곁에서 함께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고.
나는... (네가 설득하는 지금도 확신은 없고, 저를 가득 채운 절망감에 꺼내기 어려운 말들을 간신히 입밖으로 뱉었다) 계속.. 생각했던 방법이 하나 있어. 하지만 너무 위험하고 고된 길이야. 게다가, 한번 실패했었어. 그래서 널 죽게 만들었지. 그러니까... 역시 무리라고 생각되면, 잊어줘.
저 바깥, 서리거인과 설원의 악귀들이 돌아다니는 저 숲 너머 북쪽에 제단이 하나 있어. 그곳에 계절의 시계를 끼우는 홈이 있다고 들었던 것 같아. 그렇게 하면 가장 차가운 신과 만나게 된다고...
...이 방법은 어떤 결말이 될 지 몰라. 나는 이걸 희망이라고 불러도 될지, 그것조차 네게 장담할 수 없어.
그래도... ... 꿈 꿀거야? 아벨.
아바에
가장 차가운 신... ... (왕도의 지도에서 보았던, 제단 위에 그려져 있던 거대한 사람... 그가 바깥에 존재하는 신일까. 그곳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 못하고 험난한 여정이 될 거라는 사실을 안다. 그렇지만...)
...그런 표정을 하고 계시면, 제가 어떻게... 어떻게 마음 편히 당신을 죽일 수 있겠어요.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얼굴. 네게 대고 실재하는지 모르는 희망을 갈구하는 게 옳은 일일까. 그 얼굴이 안쓰러워 들어 손을 덮고 있는 장갑을 벗어 뺨을 그러쥔다. 세상 그 어느 것도 이보다 차가울 순 없겠지. 잠깐 닿은 것만으로 동상에 걸릴 것만 같다.)
...흐름을 거슬러 되돌아가려면, 그 힘을 가진 존재에게 의탁하는 수밖에 없다고 들었어요.
... ...이미 수도 없이 겪은 세계에서, 무엇이 두려울까요.
나기
...(조심스럽게 닿은 손길은 언젠가 용이었던 네가 그랬던 것보다 더 많이, 너무도 따스해서, 네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아벨. 아바에. 내가 사랑하는 인간이자 용. 결국 나는 네 바람을 듣게 되겠지.) ...응, 그랬지. 이미 수도 없이 겪었는데 이제와 두려움을 느끼는 건 이상할까?
가겠다면... 함께 할게. 널 혼자 보낼수는 없어.
아바에
... ... (닿은 손은 선을 따라 느릿하게 뺨을 한번 쓸어내린 후 떨어진다. 처음 본 용의 모습은 이렇지 않았었는데. 다시금 그가 웃는 낯을 본다면 더 바랄 게 없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천 년이 걸릴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나기는 지금 몸이 좋지 않으시잖아요. 괜히 나갔다가... (더 안 좋아지면 어떡하지, 눈빛에 걱정스러움이 담긴다.)
나기
안 돼. 난 신경쓰지 마. 어차피 죽을 몸이니까. 그리고... 그런 괴물들을 상대로 나없이 어떻게 하려고?
...(제게서 떨어지는 손을 무심코 붙잡고, 단호하게) 제단은 두명이 필요하기도 하거든. 그러니 혼자 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거야, 아벨.
아바에
그... 그건... (그러고 보니 제게 무슨 힘이 있던가. 이틀 전 겪은 습격에도 제 몸 하나 스스로 지키지 못했다. 그래도 역시 아픈 그를 끌고 나가는 건 마음에 걸리지만...)
... (그대로 손을 붙잡힌 채, 단호히 이야기하는 그의 눈동자를 응시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적어도 짐이 되지는 말아야지, 다짐하고) 알... 겠어요.
나기 ... ...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빤히 쳐다보다가, 그제야 빙그레 웃어) 좋아. 그럼 이쪽으로.
:
나기와 아바에. 두 사람은 용을 계승하는 대신 험난한 여정을 함께하기로 합니다.
이 왕도를 나가는 방법은 호수 옆에 있는 게이트, 혹은 용의 탑의 비밀통로 뿐입니다.
그는 손짓으로 책장을 움직여 생겨난 비밀통로로 당신을 안내합니다.
:
◈⊱┄┄┄┄⊰◈
『금지된 숲』
◈⊱┄┄┄┄⊰◈
:
나온 곳은 왕도를 둘러싸고 있는 방대한 숲입니다.
...조용한 숲은 사박 사박 눈을 밟는 소리만 간간이 들리고,
어느 정도 걸으니 왕성이 어느덧 손바닥만큼 작게 보입니다.
KP 그렇게 숲의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던 중... 듣기 판정입니다.
아바에
... (숨죽이고 주변을 둘러보며 걷는다.)
cc<=55 듣기
Cthulhu7th :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9 > 59 > 실패
:
그 순간, 석궁이 날아와 당신의 다리 옆을 스칩니다.
돌아보면 그곳에는 군인 4명이 말을 타고 쫓아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전부 손에 무기를 들고 있으며, 본능적으로 당신은 군인들이 자신을 해쳐서라도 데려가려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바에 ...! (탑 문을 지키던 군인들인가... 용의 손을 잡고 어디든, 숨을 만한 곳을 찾아 뛰어간다.)
KP 숨을 만한 곳이 있을까요... 행운 판정입니다!
아바에
cc<=75 행운
Cthulhu7th :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8 > 28 > 어려운 성공
: 저 멀리 커다란 나무 밑, 바위와 지형에 가려져 숨을 만한 장소가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군인
공주님! 이런 행위는 반역입니다. 순순히 따르십시오!
cc<=50 근접전(대검)
Cthulhu7th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 그런데 그곳으로 향하기 전, 말을 탄 군인이 검을 들고 위협적으로 달려옵니다.
KP 회피 판정!!
아바에
...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cc<=45 회피
Cthulhu7th :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7 > 97 > 대실패
군인
1d5+1d3+1 피해(대검)
Cthulhu7th : (1D5+1D3+1) > 5[5]+3[3]+1 > 9
나기
...아벨! (놀라 소리치며 그 앞을 막아서고 주문을 외운다.)
《요그소토스의 주먹》 [비용: 마력 다양 이성 1D6 시전 시간: 즉시] 술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으로 대상을 밀칩니다. 술자가 대상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생물인 대상은 맞았을 때 주문의 근력을 대항 기능으로 해서 건강 판정을 해야 합니다. 성공하면 대상은 충격으로 의식을 잃습니다.
: 나기가 [요그소토스의 주먹] 마법을 사용합니다.
군인
cc<=60 근력
Cthulhu7th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3 > 93 > 실패
: 검은 든 군인 하나가 말에서 떨어지고 의식을 잃습니다.
KP 군인을 피해 숨을 장소로 도망치려면, 두 사람은 민첩 판정!
나기
cc<=60 민첩
Cthulhu7th :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6 > 26 > 어려운 성공
아바에
...! (군인이 떨어지는 모습에 놀라 나기를 쳐다보고는)
cc<=45 민첩
Cthulhu7th :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7 > 17 > 어려운 성공
: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잡고 커다란 나무 밑으로 몸을 숨깁니다.
군인
...어디로 갔지? 이봐, 기절한 녀석은 말에 태워.
cc<=50 관찰력
Cthulhu7th :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3 > 93 > 실패
: 남은 군인들은 샅샅이 숲을 뒤지지만, 두 사람의 흔적을 찾지 못해 포기하고 돌아갑니다.
아바에 (나무와 풀숲 뒤로 숨어, 그들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길 기다렸다.)
나기 (소리가 멀어지자 힘겹게 숨을 내쉬고) ...갔..어? 아벨.
:
무리하게 주문을 사용했던 건지 그는 힘들어 보이고, 숨을 쉴 때마다 차가운 공기가 느껴집니다.
어느새 성에가 망토 바깥으로도 비져나온 것이 보입니다.
아바에
...가, 간 것 같은... ...! (그가 힘겹게 뱉어내는 한기에 놀라 서둘러 부축한다.)
정말... 괜찮으신 거예요? 걸을 수 있겠어요...?
나기 응.... (네게 부축받지만, 어딘가 삐걱이듯 몸을 움직이며) 가자.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는 게 좋겠어.
아바에 ...조금만 더, 같이 힘내요. (그를 꼭 붙잡고, 눈길 위로 저벅저벅 걷는다.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
:
한참을 걷다보면 슬슬 해가 져 갑니다.
겨우 숲 바깥으로 나오니 사방에 있는 자작나무와, 전나무, 그리고 나무들에 달린 고드름에 눈이 갑니다.
세상은 희거나 검고, 그런 흑백의 얼룩으로 가득한 지평선 저 너머로 무언가 움직이는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깊은 숲 너머에서는 연신 어떤 소리가 들려오고, 발치에는 나무 뿌리가 엉켜 자칫하면 넘어질 듯 합니다.
어쩐지 왕도와 멀어질수록 점점 더 추워지는 것 같아요.
아바에 (점점 더 거세지는 추위에 코와 뺨, 귀 등이 빨갛게 물든다. 주위에 위험요소가 있는지 살피며 앞으로 나아간다.)
:
앞으로, 앞으로 걷다보면, 눈앞에서 어른거리던 것이 사실은 바람에 흔들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정확히는 사람의 옷가지 만으로, 그의 몸은 이미 꽁꽁 얼어붙은 채 눈밭에 반쯤 박혀 있습니다.
마치 죽음 그 순간 얼어버린 듯한 사람이, 광활한 설원 위에 수십, 수백명이 있는 것입니다.
KP 이 광경을 목격한 아바에, 충격으로 이성 판정 1/1d3 합니다.
아바에
...아. (지평선 너머 움직이던 물체를 확인하고는, 질끈 눈을 감았다.)
cc<=67 이성체크
Cthulhu7th : (1D100<=67)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 > 1 > 대성공
KP (아) 이... 이건 감소 안해도 될 것 같네요.
아바에 (아...)
:
눈을 감았던 탓인지, 이미 알고 있던 광경이었는지, 아바에는 마음을 다잡고 계속해서 나기와 함께 북쪽을 향해 나아갑니다.
...어느덧 눈보라가 강해집니다.
하얀 안개가 눈앞을 뒤덮어, 아주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윤곽이 흐릿하고, 바람이 강해 걷기가 힘듭니다.
눈은 아주 두껍게 쌓여, 바닥이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그리고 눈보라 너머에서 무언가가 세상을 저주하는 듯한 목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합니다.
그 목소리는 하늘 위에서 들려와 마치 천둥같은 자연 재해처럼 느껴지고, 영혼을 긁어내는 듯한 악의와 괴로움이 섞여 있습니다.
또한 강력한 추위가 분노처럼 앞에서부터 몰아쳐옵니다.
KP 눈보라의 울부짖음을 들은 두 사람은 또다시 이성 판정 1/1d6 합니다.
나기
cc<=54 이성체크
Cthulhu7th : (1D100<=54)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6 > 26 > 어려운 성공
아바에
(혹독한 추위에 몇 번 걸음을 멈추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나아가야 하니까, 또 몇 번이고 걸음을 옮긴다.)
cc<=67 이성체크
Cthulhu7th : (1D100<=67)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KP 우리 아바에... 강하다.
system [ 아바에 ] SAN : 67 → 66
아바에 (씩씩)
: 그럼에도,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나요?
아바에 (이동합니다.)
:
울부짖음을 듣고서도 두 사람이 북쪽으로 계속 걸음을 옮기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
어느덧 눈보라가 잠잠해지고 눈앞에 녹색과 푸른색의 커튼처럼 일렁이는 빛이 보입니다.
별들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맑은 하늘은 폭풍전야처럼 고요하고, 생물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북쪽 숲의 중앙에는 거대한 둔덕이 보입니다.
눈으로 쌓아올린 듯한 이것은 크기가 매우 거대해, 마치 작은 언덕이나 동산 같습니다.
나기 ... ...오로라.. (빛을 보며 중얼거리고) 처음 봤어.
아바에 오로라... 라고 하는군요. ...예뻐요. (잠시 멈추어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 역시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이었다.)
나기 응 이곳은... 눈도 오지 않네. 아마 도착한 것 같아. (둔덕으로 시선을 옮긴다.)
아바에
... ... (말없이 그의 시선이 향한 둔덕을 바라본다. 드디어 도착한걸까...)
...갈까요. (마음을 다잡고 둔덕으로 향한다.)
나기 ...가자. (너와 함께 둔덕 위로 올라간다.)
:
둔덕 위로 올라가면 중앙에는 둥그런 모양의 홈이 있는 거대한 바위가 있으며, 홈 주변에는 생전 본 적 없지만 읽을 수 있는 글씨들이 얼음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글씨를 바라보면 기괴한 기분이 스멀스멀 전신을 사로잡습니다.
KP 글씨에다 자료조사, 오컬트, 크툴루신화 등 적절한 판정을 사용하여 읽어낼 수 있습니다.
아바에
(처음 보는 글자이나, 어쩐지 기괴함이 느껴진다. 움찔하다가도 무어라 적혀 있는지 자세히 읽어본다.)
cc<=65 자료조사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6 > 56 > 보통 성공
:
이 글에 따르면 북쪽에 가까운 눈 쌓인 땅에는 불타는 얼음과 추위를 다루는 서리거인, 위대한 옛 것이 있는데, 서리거인은 뿔이 달리고 다리가 여섯개인 부족을 땅 위에 풀어 놓고, 황무지를 배회하며 다음 장난감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거인을 얼음 아래에 봉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신들에게 세계의 페이지를 공개합니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16. 이야기를 맺는 방법》
영원한 겨울의 지배자를 깨우거나, 다시금 북쪽의 만년설, 빙하의 가장 깊은 곳으로 되돌리는 내용에 대해 적혀 있습니다.
그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시간을 구성하는 장치를 바위에 꽃고 이야기의 주연과 함께 손을 잡은 채,
눈보라가 그칠 때까지 “눈과 바람의 이야기를 끝내고 이야기의 다음 장을 열 때가 되었다!” 라고 반복해 외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를 얼음 안으로 돌려보내는 길을 여는데에는 기본적으로 7의 마력이 필요하며, 송환 확률은 기본적으로 5%입니다.
마력을 추가로 1 더 소모할 때마다 송환 확률이 5%씩 늘어납니다. 최대 확률은 99%를 넘을 수 없습니다.
마력이 모자라다면, 체력을 소모하게 됩니다.
╚════════ °• ♔ •° ════════╝
:
또한 여기서 위대한 서리거인을 ‘이타콰’로 지칭하며, 그를 따르는 부족을 ‘노프케’라고 지칭합니다.
이타콰의 습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합니다.
제물로 바쳐진 사람은 운이 좋다면 생존할 수 있지만 적어도 제정신은 아닐 것이며, 삶이 끝났다면 시신은 대부분 몇주 후, 혹은 몇달 후에 눈보라가 휩쓸고 지나간 설원에서 찾을 수 있다는 내용 또한 알게됩니다.
아바에
이야기를 맺는 방법... (야만인, 성의 바깥을 배회하는 자의 정체는 생각보다도 훨씬 무시무시했다. 그간 이타콰라고 불리는 것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지. 그들을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떴다. 과연 자신이 이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그를 얼음 안으로... 돌려보내는 게 방법인 것 같아요.
나기
이야기를 맺는 방법... (자신도 따라 중얼거린다. 위대한 서리거인 이타콰. 우리들이 꼬리를 이으며 수천년간 용을 계승하게 한 저주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 비록 알기 전엔 죽음 이외의 선택지를 떠올리지 못했으나 이제야 겨우 희망이 보인다. 겨울의 힘은 분명 나를 뛰어넘는 것이겠지만 그 어떤 마법이라도 함께한다면, 두렵지 않으니까.)
...정했으면 내 손을 잡아, 아벨. 이야기를 끝내자.
아바에
... (여기까지 오리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과거의 자신조차 몰랐겠지. 제 손으로 이 길고 길었던 이야기의 막을 내리려 한다.)
네...! (망설임없이 그의 손을 맞잡는다.)
:
이야기를 맺기 위해 서로의 손을 맞잡자,
순간 급격히 차가워지는 공기에 우리들은 숨을 쉬기 힘들어 집니다.
공기 중에 떠도는 습기가 얼어붙어, 얼음결정을 만드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그리고는 눈 앞에,
둔덕 아래에서 기어온 듯한 거대한 손 하나가 불쑥 올라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투구벌레에 사람의 팔이 여섯개 달리고 온몸에 털이 난 듯한 생물 하나가 두 사람에게 다가옵니다.
KP 노프케를 처음 본 아바에는 이성 판정 0/1d10 합니다.
아바에
... ... (저 생물체가 노프케구나, 그 생김새를 보자마자 단번에 눈치챈다.)
cc<=66 이성체크
Cthulhu7th : (1D100<=66)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5 > 85 > 실패
1d10
Cthulhu7th : (1D10) > 7
KP 일시적 광기에 돌입하기 전 지능 판정을 해볼까요.
system [ 아바에 ] SAN : 66 → 59
아바에
cc<=65 지능 (아이디어)
Cthulhu7th :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KP Wow~ 지능 판정에 실패한 아바에는 다행히 광기 상태가 되지 않습니다!
아바에 (흑흑...)
나기 (여전히 손을 꼭 맞잡은 채) ...아벨. 정신이 들어?
아바에 (순간 눈앞이 아찔하여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문득 잡은 손에 힘을 주고 정신을 차린다.) 괜... 찮은 것 같아요.
나기 다행이다. (계속해서 네 이름을 불렀던 것인지, 그제야 안심하고 웃어) 저들이 우릴 공격하기 전에 끝내자, 아벨. 계절의 시계는?
아바에
아... (네가 웃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호선을 그린다. 이어 고개를 끄덕이고) ...갖고 있어요.
...여기. (품에 넣어두었던 계절의 시계를 꺼내어 손안에 꽉 쥔다.)
나기 (계절의 시계를 보고 천천히 끄덕인 뒤) 그럼... 절대 손을 놓지 마. 이 앞으로 무엇이 나타나더라도 아벨, 내가 너와 함께하니까.
아바에 ...네, 함께요. (글귀에 쓰여 있던 것처럼, 계절의 시계를 바위에 꽂아 넣는다. 한 손은 그의 손을 잡은 채로.)
:
바위에 계절의 시계를 꽂아넣자 홈에 딱 맞아들어갑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손을 맞잡은 채,
나기 눈과 바람의 이야기를 끝내고, 이야기의 다음 장을 열 때가 되었다.
아바에 눈과 바람의 이야기를 끝내고, 이야기의 다음 장을... 열 때가 되었다.
:
누구에게 하는지 모를 선언을 합니다.
맹렬한 추위 속에서 잡은 손만이 내가 살아있고,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합니다.
이야기를 맺는 첫 선언을 하자, 뼈 속까지 얼어붙는 추위가 둘을 뒤덮습니다.
둘 주변에 있던 노프케들은, 마치 아주 거대한 위험을 감지하기라도 한 듯 이리저리 흩어집니다.
나기 (흔들리지 않고 너와 시선을 마주하며) ...눈과 바람의 이야기를 끝내고 이야기의 다음 장을 열 때가 되었다!
아바에 (흩어지는 노프케들을 보고 움츠러들기도 잠깐, 다시 그와 눈을 마주치며 외친다.) 눈과 바람의 이야기를 끝내고, 이야기의 다음 장을 열 때가 되었다...!
:
두번째로 외치자, 저 하늘 위에서 구름 사이로 두개의 커다란 별이 나타납니다.
파랗게, 하얗게 불타오르는 그것은 마치 얼음이 불타는 듯 합니다.
나기 ...(느리게 흰 숨을 뱉고, 마지막으로 힘주어 외친다) 이제 눈과 바람의 이야기를 끝내고, 이야기의 다음 장을 열 때가 되었다...!
아바에 (눈을 감고 생각한다.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이는 제가 결정한 후회없을 선택이라고.) ...눈과 바람의 이야기를 끝내고, 이야기의 다음 장을 열 때가 되었다!
:
그리고, 세번째로 선언을 하자…
저 하늘 위에 있던 두개의 별이, 우리들 앞으로 떨어집니다.
:
아니, 자세히 보면 그것은 별이 아니라 거대한 인간의 눈 한쌍입니다.
구름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단지 서 있는 것으로 해를 덮을 만큼 거대한 인간의 몸뚱아리입니다.
서리거인의 숨결에서는 가장 추악한 질투같은 냉기가 흘러나오고, 그 질투는 명확히 두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서리거인이 몸을 굽혀, 발 아래 있는 작고 미미한 생명체들을 바라봅니다.
그의 푸르고 거대한 눈동자에서 나오는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 없습니다.
냉정한 시선이 둘을 향해 조리개를 잡듯 초점을 맞추고선, 이내 다시 그 얼음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는 듯 분노 가득한 함성을 지릅니다.
둘은, 이것이 겨울의 근원, 들려오던 괴성임을 깨닫습니다.
KP 이타콰를 처음 본 아바에는 이성 판정 1d10/1d100 합니다.
아바에
cc<=59 이성체크
Cthulhu7th : (1D100<=5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0 > 10 > 대단한 성공
1d10
Cthulhu7th : (1D10) > 7
KP 주문을 사용하고 있기에 광기 판정은 생략합니다.
system [ 아바에 ] SAN : 59 → 52
: 아바에, 나기. 당신들은 이타콰를 얼음 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어느 정도의 마력을 소모하나요?
아바에 (14만큼 소모합니다.)
나기 (물론 16의 마력을 소모합니다.)
: 주문에 7의 마력이 소모되고, 나머지 마력으로 확률을 99%로 고정합니다.
KP 아바에, 1d100 판정해주세요!
아바에
1d100
Cthulhu7th : (1D100) > 88
KP 주문 성공.
:
...쏟아지는 눈보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잡은 손을 놓지 않습니다.
길고 지루한 겨울의 장은 끝날 때가 되었습니다.
눈과 바람, 불타는 얼음이 녹을 때가 온 것입니다.
서리거인은 분노에 차, 거대한 손을 우리에게 뻗습니다.
:
하지만 그 손톱 끝이 우리에게 닿기 전 서리거인의 발 아래에 세찬 물보라가 입니다.
녹은 얼음은 더 이상 거인의 무게를 견딜 수 없습니다.
거인은 이럴수 없다는 듯 발버둥을 치지만 그 괴로운 함성도 곧, 깊은 바다 속으로 빠져 버립니다.
다시 누군가 거인을 불러내기 전에는 저 차가운 바다 아래, 빙하의 가장 깊은 곳에 갇혀 후일을 기대할 수 밖에 없겠지요.
:
…
정신을 차려보면, 두 사람이 서 있던 둔덕 위에 빛의 장막이 일렁입니다.
아, 어느새 눈보라는 그치고,
저 지평선 너머에서부터 부드럽고 따뜻한 물… 아니, 비가 내려 왕국을 녹입니다.
멀리서부터 퍼지는 연두빛의 일렁임.
겨우내 잠자던 새싹이 일제히 움을 터, 둘의 주변까지 밀려듭니다.
하늘에는 별이, 땅에서는 꽃이, 그리고… 눈 앞에는.
나기 ...(이미 몸에 깃든 성에도 전부 녹아있었다. 묘한 얼굴로 주변을 바라보고, 다시 시선을 네게 향해) ...해냈어. 우리가 해낸 거야, 아벨.
아바에
아... ... (하늘에선 눈보라가 치는 대신 비가 내리고, 오로라가 빛나며 땅에서는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난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눈에 담다가 그의 몸을 뒤덮고 있던 성에도 전부 사라진 것을 보고)
...그렇네요. 다... 끝난 거예요. (짤막한 웃음소리를 내며 그를 바라보고 웃었다.)
나기 정말...(기쁨에 마주하며 한껏 웃음을 터트린다. 잡은 손을 끌어당겨 깊이 끌어안고, 이번엔 서로에게서 느껴지는 온기에 기분좋게 중얼거려) 이런 식의 결말은.. 상상도 못했어.
아바에 ...아마,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가 나누어준 온기는 지금껏 느껴본 어떠한 기운 중에서도 가장 따뜻해, 그대로 품안에 기댄 채 저도 작게 중얼거렸다.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언젠가 말했던 희망은 이런 결말이었겠구나.)
:
그렇게 포옹과 마지막 대화가 끝난 후, 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가 끝났다면 주연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그 순간, 아주 오래전 했던 약속이 당신을 파고듭니다.
: ❄
:
࿇ ══━━━━✥◈✥━━━━══ ࿇
8장『일곱째 날, 이야기의 끝』
࿇ ══━━━━✥◈✥━━━━══ ࿇
: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우리는 어두운 마법을 이해하는 마법사였습니다.
우리는 곧 다가올 신들의 전쟁, 『라그나로크』가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쟁 동안 신적인 존재에게서 살아남고 싶었지만, 둘은 늦더라도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유한한 존재입니다.
고로 우리는 영혼을 묶는 계약을 했습니다.
수십번의 죽음과 생을 반복하며, 인류를 지키기 위해 떨어질 수 없는 저주를 받기를…
처음이자, 마지막 페이지가 펼쳐집니다.
story
╔════════ °• ♔ •° ════════╗
《세계의 페이지 17 完. 최초이자 최후의 약속》
둘은 고대의 마법사로, 다가올 신들의 전쟁 [라그나로크]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무시무시한 겨울이 닥치면서 시작된 전쟁은, 곧 태양을 삼키고, 하늘을 쪼개 모든것을 살육으로 이끌지만, 끝내 모든것이 영원한 불길에 잊혀 사라질것입니다.
이 전쟁에서 인류를 남기고 싶더라도 근본적으로 둘은 때를 늦출지언정 죽음을 피할 수 없고, 감정을 떨치지 못하는 인간입니다.
결국 우리는 어둡고 끔찍한 마법을 견디며 미치지 않기 위해, 시간과 망각, 환생을 이용해 수많은 삶과 시간을 지속하며 살아가기로 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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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르면 기억나지 않는, 혹은 아직 겪지 않은 감정이 소용돌이칩니다.
어깨를 누르는 중압감, 포기하려 했던 순간들, 외로움과 무료…
하지만 그 속에는 분명 기쁨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어느덧 둘은 깊은 후드를 눌러쓴 채, 이야기의 가장자리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주인공은 완결이 난 순간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됩니다.
이야기를 마친 그들에게는 과거와 미래가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이 없습니다.
:
…
아바에는 막 태어난 자기 자신을 봅니다.
그리고선, 왕에게 후계자로 정하기를 청하고, 용의 가까이로 갈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당신은 자신의 방에 시계를 던져 넣고, 사람들에게 조각을 가져다 줍니다.
어떤 때는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이었고, 어떤 때는 따뜻한 불길이 되어 스스로를 돕습니다.
:
그래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왕국을 줄곧 돕고 있었던 것은 언제나 나 자신입니다.
...이제는 압니다.
과거의 자신이 끔찍한 일을 겪더라도, 좌절하거나 깊은 외로움에 휩싸여 있더라도 그것은 의미없는 일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둘이 함께할 수 있는 이 순간을 위해…
story
아바에. 당신의 행적은 [심장이 얼어붙은 용 이야기] 라는 동화가 되고, 완결이 납니다.
나기와 아바에는 역할이 정해진 등장인물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됩니다.
이후 겨울의 이야기 바깥으로 나간 두 사람의 행적은, 당신의 뜻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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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ING』 3-3
옛날 아주 먼 왕국에
두 마법사가 살았습니다.
그리고 둘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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