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망은, 오히려 제가... 나기를 기억하지 못해서...... (고개를 숙인다.)
미안... 해요.
나기:...... (고개를 숙인 모습을 보곤) 사과하지 마요, 아벨. 다 바이러스 탓인걸. 당신 잘못도 아니니까.
아 그렇지, 그럼 이것도 모르겠네요 아벨. 현재 밖은인류가 해결할 수 없는 바이러스가 창궐해있어요. 당신은 말하자면...살아있지만 아직 죽지 않은 보균자고요.
아바에:...아녜요, 그냥... 연인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제가 조금 미워서 그래요. (눈가를 슥슥 비비고는 낯을 든다.)
제가...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건가요. (그게 자신이 이 병원에 있는 이유겠거니, 크게 놀라지 않고 수긍한다.)
나기:밉기는~? 난 당신이 아직.. ...응,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걸요.
그게... 그래요. 이 연구를 시작한지 벌써 1년 가까이 되었거든요. 그때마다 아바에, 당신은 간헐적으로 기억을 잃었죠. 지금 이름과 나이를 기억하는 것만도 기적이라고 할까요. 아마 전부 바이러스의 영향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있잖아요, 지금도. 정신을 잃고나선 채 한 달만에 깨어난 거예요.
아바에:...그렇네요. 다행이에요. 나기를 혼자 있게 만드는 것도... 연인 자격이 없는 거 아닐까요. (옅게 웃고는 금방 차분한 표정을 짓는다.)
1년... 이면 꽤 오래 되었네요. 그런데도 아직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건... (잠시 침묵하다가) ......네?한 달만이라니... 그, 저는... 단지 한숨 자고 일어났을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몸에 이상은 없는 걸까요...?
나기:연인에 자격이 필요하던가... 그럼 마찬가지인걸요, 나도. 이상하게 내 몸은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게 내가 당신 옆에서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뭐 아직.. 이렇다싶은 발견은 하지 못했지만.
......음? 그걸 묻는 건가요. 이상이.. 없진 않죠. 아벨, 다른 환자들은 전부 사망했어요. 이곳에 있었던 연구원들도 포함해서.
아바에:...! 그, 그럼... 나기에게 항체가 있다든가, 그런 거... 아닌가요? (의아한 듯 바라본다. 애초에 바이러스는 어떤 식으로 감염되는 건지, 저 말고도 바깥에 감염된 사람은 얼마나 있는 건지... 묻고 싶은 건 많으나 잠자코 대답을 기다렸다.)
...... 아, 전부... 다요. (조용히 침을 삼키고, 분위기가 숙연해진다. 건물 안이 조용했던 건 그탓이구나. 언젠가는 자신도 죽게 되는 게 아닐까... 문득 머릿속에 무서운 생각들이 가득차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건가요? 저는... 그저 치료받기만 하고, 매번 기억을 잃게 되는......
나기:글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내 세포는 보통 사람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아서요. 감염되지 않는 원인을 알아낸다면 당장에라도 백신을 만들 수 있었을텐데... (미묘한 낯으로 짧게 한숨을 쉬고 이어) ..결국 정부가 결정한 건 치료법을 알아내기 전까지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격리하는 시설을 만드는 거였고, 이게 그 결과물이에요.
그래도... (잠시 말끝을 흐리고, 부러 밝은 톤으로) 너무 걱정마요 아벨. 난 최선을 다해 당신을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어요.
날 믿어요, 아바에. 당신마저 죽게 두진 않을테니까. 절대로... ..
(그건 자신에게도 하는 말인듯 여러번 되뇌이다가 불현듯 깨닫고 아,) 그럼.. 모처럼 깨어났으니 연구를 도와줄래요?
아바에:보통 세포와 똑같다니... 그렇다면 나기는 정말 신기한 체질을 갖고 있네요. 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이 전부 바이러스로 죽어버리고, 이 세상에 홀로 살아남는 건 아주 외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따라 작게 한숨을 내쉰다.)
...네에...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밝은 톤의 목소리에 저도 환하게 미소짓는다. 걱정이 아예 덜어지는 건 아니었으나, 분명 그의 말은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저를 위해 수천 시간을 할애해준 당신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나기를 믿지 않으면... 누굴 믿겠어요.
저도 노력할게요. 어, 어떻게든 살아남을 테니까...... 살아남아서, 항상 나기 곁에 있고 싶으니까요. 그 사이에 기억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더 좋겠지만...
(생각에 잠기다가 그 말에 고개를 퍼뜩 든다.) 그... 그야 물론이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힘이 닿는 만큼 도울게요.
나기:물론 기억을 잃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난 어떤 형태로든.. 충분해요. 당신이 살아있고, 내 곁에 있어준다면. (천천히 제 얼굴에도 미소를 담고 검지를 든다) ...좋아~ 그럼 주의할 점 몇가지만 알려줄게요. 여길 돌아다니는 건 괜찮지만 기왕이면 나랑 함께 다녔으면 해요. 아무래도 연구실이라 다루기 위험한 물건들도 많거든요. 당신이 그럴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혹시 잘못 건드리면 큰일이니까. (끄덕) 또...
기존에 당신이 지내던 병실로 돌아가는 건 괜찮지만그 건물의 다른 방들 문은 절대 열지 않기로.뭐 그런 것들만 약속해줘요. 별 거 없죠?
아바에:그래도, 이왕이면 저도 온전한 기억을 갖고 있는 편이 좋아서... (지금도 자신은 나기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이 저를 시무룩하게 만든다. 기억을 잃지 않았다면 좋을 텐데.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그런 작고 사소한 것들을...)
...앗, 그럴게요.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가 말하는 주의점을 경청한다.) 어차피 저는 이 병원에 뭐가 있는지 잘 모르고... 나기의 도움없이는 힘들 것 같으니까요.
으음... 제가 지내던 병실은 괜찮나요. (곰곰) 그러고 보니, 문이 잠겨있었는데...
나기:그야 당신은 환자잖아요? 문을 잠가뒀죠. (가볍게 답하고 차갑게 식은 도시락을 보더니 슬 일어서서) 그럼 갈까요~ 아벨. 연구를 돕기 전에 먼저 이곳을 안내하는 편이 좋을테니까.
아바에:그렇겠죠... (그런데 제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별로 상관없는 건가요? 입을 다물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나기:(그럼... 상관있어 볼까요?) 응 그래서 사라진 걸 알고 놀랐는데~.. 설마 환풍구를 탔을 줄은.
아무래도 방심했죠~? 당신이 그런 작은 구멍으로 쏙 나갈 줄 누가 알았겠어요. (농담하고 식당을 나서서 가운 안쪽에서 카드키를 하나 꺼낸다) 아무튼, 여긴 내 연구실이에요.
말하며 나기는 자연스럽게 카드키를 문 옆 카드 리더기에 댑니다.
아바에:네...?그, 그걸 어떻게...... 가 아니라!
......
사... 정이 있어서, 그게... 어쩔 수 없이... 앗. (장난이라도 치다 걸린 아이마냥 변명하듯 말하며 뒤따라 들어간다.)
그러자 검은색의 화면에 초록색으로 [NA■■ ■■E ■■■M] 라는 글자가 뜨며 문이 열립니다.
나기:사정이 있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흙먼지가 잔뜩 묻은 거예요? (머리카락에 붙은 먼지를 떼어주고 안으로 들어가 연구실 불을 켠다.)
▶:[제 1 연구실]
연구실 안으로 들어가면 내부가 드러납니다.
당장 앞에는 키를 걸어두는 곳이 있으며, 왼쪽부터열쇠 네 개가 걸려있습니다.
키를 걸어두는 곳을 지나 쭉 걸어가면 긴 실험대가 보입니다.
그 위에는 현미경과유전자 표본을 채취한 흔적들이 남아있으며 옆에는서류와 볼펜이 정리되지 않은 채 엉망으로 놓여있습니다.
구석 자리에는약장이 있고 가운데는흰색 테이블과 철제 의자가 놓여있네요. 말한대로 개인 연구실로 보입니다.
아바에:...엣. 어, 어디요?! (왜 여태 말해주지 않은 건가요...! 라고 생각하며 앞머리를 만지작거리다 얌전히 털어주는 손길을 받는다.) ...하지만 방에 있으니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꿍얼...)
...... (바로 보이는 열쇠부터 바라본다.)
▶:[열쇠]
열쇠 4개가 나란히 걸려있습니다.
다만 어디에 쓰이는 열쇠인지는 모르겠네요. 견출지같은 것도 붙여져있지 않아서요.
나기:이제 없어요. 아마도... 나한테는요? (잠깐 구석구석 널 살펴보더니 끄덕) 음 이상한 소리라면 아마 폐기실인가~? 가끔 들리긴 하죠, 거기서.
아바에:...... (왠지 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가...) 폐기실... 이요? ...으음, 벌레소리 같았는데. 잘 모르겠어요. (갸웃)
이 열쇠들은... 어디 열쇠인가요?
나기:건물 열쇠들이죠. (당연한 말) 그거, 여분 키가 없으니까 잃어버리면 큰일나요~
아바에:(당연한 말을) 제가... 들어가도 되는 곳인가요?
나기:대부분은...... 아뇨. 들어갈 거예요?
아바에:...... (힐끔)
나기:...... (빤..)
아바에:...... 제가 들어가고 싶다고 하면요?
나기:그래도 안되는데~... 어딘지 알고요? 아벨.감당할 수 있어요?
아바에:어... 어딘진 모르지만, 그렇게 말하시니까 궁금해서... (또 힐끔) ...뭐가 있는데요?
나기:그냥... 음 알았어요. 괜히 내가 당신을 궁금하게 했네요. (두손을 들고) 잘못된 실험을 폐기하는 곳이고, 당연히 봐서 좋을 건 없어요. 이해했죠?
아바에:...... (알았다는 듯이 끄덕인다.) ...나, 나기를 곤란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어요. 미안해요. 보지 않을... 게요.
(잘못한 것 같아서 조금 위축됨... 긴 실험대를 지나 유전자 표본을 봅니다.)
▶:추욱 아바엣... 유전자 표본은 총 4개가 놓여져 있습니다.
어떤 표본부터 살펴볼까요?
아바에:(?) (첫 번째부터...!!!)
▶:[표본1]
자세히 보면 세포가 일그러진 채로 괴이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기다랗게 뻗어있는 것은 마치 벌레에 다리가 붙은 것 같습니다.
그 세포를 빤히 쳐다보고 있자면 마치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럴리가 없을텐데요.
...보고 있으면 괴이한 기분에 소름이 올라옵니다.
아바에:......? (자세히 관찰하다 현미경에서 일순 떨어진다. 왠지 소름이 돋아서...)
나기:... (그런 모습에 가까이 다가가 표본을 확인하고) 아... 이건 아벨,당신의 신체에서 조금 덜어낸 표본이에요. 많이 놀랐어요?
▶:아?이 괴이한 세포가 나의 몸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리고,
갑자기 당신은 자신의 몸에 끔찍한이질감이 드는 것입니다.
방금 그 소름끼치는 웃음을 짓던 세포와 눈이 마주쳤었죠.
혹시,어쩌면 세포가 자신을 알아보고 인사를 한 걸까요?
아바에,이성 손실 2/1D3+1
아바에:...... 네? (괜히 팔을 문지르다가) 저... 저렇게 생긴 세포가, 제 몸 안에 있는... 건가요.
아니... 괜찮아요. 많이 놀라지는... 않았어요. (세포가 저를 보고 웃어 보이는 것 같았던 건 착각일까, 애써 기억에서 지워버리려 한다.)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바에. 당신은 방금 자신이 본 것을 애써...이성 -2
그래서일까요?
...아바에. 당신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단지 한 순간 눈을 깜빡인 것 같은데,
바라보니 첫 번째 표본 플레이트가 산산조각으로 깨져 있습니다.
아바에:어... 어라?
(To GM):
SAN
기준치:
32/16/6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To GM):이성2회복
나기:(조용히 깨진 플레이트를 치우고 고개를 기울이며) ...왜 그래요? 아벨.
아바에:...... (눈 깜박깜박) 아뇨, 그게... 방금까지 이 표본을 보고 있었는데요. 눈을 감았다 뜨니 이렇게... 깨져 있어서...?
나기:음, 이게 깨지기 쉬운 물건이라서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으쓱)
아바에:하, 하지만... 순식간이었는걸요. 깨질 틈이 없었는데... (이상하다... 혹시 제 기억이 또 잘못되었나 싶어, 두 번째 표본을 확인한다.)
▶:[표본2]
그냥 세포가 보입니다.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조금?부러울 만큼 평범해요.
아바에:(첫 번째로 보았던 세포와 비교하면... 정말 평범하네요. 부러울... 부럽......)
이 표본은...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세포인가요?
나기:응 그건 내 세포예요. 아벨은... 아 모르려나. 어쨌든 보통 사람과 똑같은 표본이죠.
아바에:으응? 이게... 나기의 세포였나요. (다시 한 번 자세히 들여다보고는) ...엄청 평범하네요. 이쪽이 정상이겠지만요.
나기:오히려 특이점이 있었으면 했는데... (중얼) 혹시나 해서 내 세포를 감염자에게 이식해본 적도 있어요. 효과는.. 없었지만.
아바에:그런가요... 아쉽네요. (그렇게 쉽게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을 리 없겠지마는. 괜히 미련이 남아 한참 관찰하다 세 번째 표본을 본다.)
▶:[표본3]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세포는 벌레가 고치에서 빠져나가는 듯한 형태로 분열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나기:...그리고 당신이 지금 보고있는 세포가,바이러스의 표본이에요.
이 바이러스. 생물에 이식하면 다른 생물의 세포를 파괴하고자신이 그 세포의 자리를 흉내내서 대신하는 특성을 갖고 있거든요.
아바에:아... 무서운 바이러스네요. 기존 세포를 파괴하고 흉내를 낸다니... (제 세포가 떠올라 금방 눈을 뗀다.)
(네 번째 세포도... 확인!)
▶:[표본4]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세포가 스스로 분열하여 사라집니다.
그 자리를 다리가 달린 듯한 세포가 분열하여 빈 자리를 차지하듯 채워갑니다.
척봐도 이상한 상황이네요.
아바에:......? (이것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인가, 의아하게 바라본다.)
나기:응 그게 아벨이 아닌 다른 감염자의 표본이에요. 죽음에 이른 환자의 표본...
......있잖아요, 아벨.
가끔 사람은 실수를 하거나 불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선을 긋잖아요?
이런 행위를 세포에서 진행하는 걸RNAI라고 해요. 불필요한 정보 생성이 일어나면 막아야 하니까.
그런 RNA를 주입해서 생겨난siRNA를 통한 유전자 억제, 이걸 통한 치료가 원래 세간에 있어왔거든요.
그래, 그런데 이 세포는… (중얼) 그런 불필요한 정보가 아니라 다른, 보통 인간으로서 필요한 것까지 모두 파괴하고 억제해요.
나기:결국 절대로 발현해서는 안되는 유전자들만 남아서.. 아하하 이건 뭐랄까,악만을 남겨 유전하려는 것같지 않아요? 무엇이 악을 형성하고 있는지 마치 알고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니까.
흥미로운 듯이 말하며 나기는 감염자의 표본을 액체가 담긴 통에 담습니다.
나기:이 세포는 계속 재생과 분열을 반복하죠. 아벨, 당신은 이걸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해요?
아바에:모든 것을 파괴시키는... 바이러스. (마치 벌레와 같은 형태를 띠던 자신의 세포들도, 그런 식으로 생겨난 걸까... 저도 점차 이렇게 변해갈까. 공포심이 든다.)
...발현해서는 안 될 유전자들만 남도록 반복한다면, 그럼... 나기 말대로 언젠가는...악만 남게 되지 않나요?
나기:...악만 남죠. 그것도영원히 재생과 분열을 반복하는 최악이.
그래서~.. 실험 이후에는 확실하게 폐기하고 있어요. 적어도 이건 강한 산성에 닿으면 재생하지 않거든요. (표본을 넣은 통을 보란듯이 톡톡 두드리고 안전한 곳에 놓아둔다.)
아바에:산성에는 어쩔 수 없나 보네요, 그 악이라는 것도... (끄덕)
(그 옆에 엉망으로 놓인 서류를 뒤적거린다.)
▶:[서류]
수기로 작성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복잡하게 적혀 있는 연구 기록으로 마지막에는RNA interference라고 적힌것에 빨간색 볼펜으로 동그라미가 적혀있습니다.
핸드아웃,[제 1 연구실 서류]확인
아바에:...! (아까 전 세포가 저를 보고 웃은 것 같았던 건 착각이 아니었구나, 다시 한 번 소름이 끼친다. 내가 관찰하는 세포도 나를 관찰하고 있다니... 그런 세포가 벌레처럼 제 몸 안을 기어다니고 있다는 상상이 들어 몸을 세차게 떤다.)
역시, 조금... 징그러운 것 같아요.
나기:확실히.. 인격이 부여된 세포라는 건 이례적이죠. 그래서 세포 이식이나 수혈이 소용없는건가 싶기도 하고... (곰곰)
그런데 아무리 떠올려도 이러한 신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어요. 단순히 기억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요.
보통의 그리스나 북유럽 신화 같은 것처럼 인간에게 밀접한 내용이 아닌... 뭐랄까, 이 책의 신화는 굉장히 인간에게불친절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바에:(정말 처음 들어보는 신인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건지... 가볍게 보아도 유쾌한 내용의 글은 아닌 것 같아 이만 책을 덮는다.)
...우주의 신에 대한 책이었네요. 이런 게 왜 병원의 자료실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병리학에 관한 책도 찾아본다.)
▶:병리학 학술서를 살펴보면 탄저균, 콜레라, 천연두등 전염병과 관련된 내용이네요.
이것을 소지하고 다닌다면 앞으로의과학(생물학), 자연 판정에 +10 이 붙습니다.
아바에:앗... (학술서를 품에 갖고 다니기로 한다. 조금 똑똑해진 기분...)
▶:조금 똑똑해진 아바에...!
아바에:자료실은... 역시 책이 많네요. (책장을 조금 더 살펴보다가 나기에게 다가간다.) ...더 소개시켜주실 게 있을까요?
나기:아무래도~... 책이 많죠? 게다가 이런게 왜 연구소에 있는건지 모를 책들까지 섞여서... (으쓱) 아뇨. 당신이 흥미가 가는 책이 없다면야.. 다른 방에 갈까요.
그렇게 말하고 나기는 당신을 자료실 맞은편 방으로 안내합니다.
나기:여긴 표본실이에요. 조심히 들어와요, 아벨.
아바에:음... 연구원분들의 취미일까요. 저도 충분히 둘러본 것 같아요. (병리학 학술서를 들고 총총... 조심히 따라들어감)
▶:[표본실]
주의를 받고 들어간 표본실은 어둡고 긴 찬장이 양쪽으로 배열되어 있는 형태에 그 위엔 유리병들이 놓여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펼쳐지는 유리병들을 자세히 보면... 안에 있는 것은 의심할 것도 없는인간의 뇌입니다.
형태가 망가지지 않고 보존되어 있는 뇌는 가시 같은 것이 두르고 있으며, 뿌리를 내린 것처럼 뇌에 깊숙하게 파고 들어가 있습니다.
그걸 본 아바에는,과학(생물학) 판정
아바에:(뇌가...???) 여, 여긴......?
과학(생물학) Roll
기준치:
40/20/8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충격적인 광경에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것이 가시가 아닌 ■■■ ■■라는 것을.
아바에:...그, 저기 있는 것들은...... 인간의 뇌가 맞겠죠...?
나기:응 맞아요. 그리고...
나기가 설명하기 위해 입술을 떼는 순간,
“■■ 연구원님, 연구원님인가요?”
어디선가 다른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순간 당황하지만 주의깊게 살피면... 아,
그제서야 알아차립니다.
이 목소리는 찬장에 전시된 뇌에서 나고 있어요.
이건 환청일까요?
아니면 정말로 뇌가 말을 하는 걸까요?
▶:기이한 상황에 이성 판정합니다.이성 손실 1/1D3
아바에:......? 어, 어디선가 목소리가... (하지만 뇌가 말을 할 수 있을리 없는데... 환청인가요, 잘못 들은 건가요...)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바에는이성 -1
나기:걱정마요, 아벨. 내게도 들리니까..
■:제발... 저희를 죽여주세요.
목소리가 달라. 혹시, 다른 연구원님이 오신건가요?
아바에:네? 나기에게도.........!그, 목소리가... 저를 알아보는 것, 같은... 어... 어떻게 해야 하죠...?! (죽여달라니, 그게 무슨... 한두 발짝 뒷걸음질친다.)
나기:알아보는 게 아니에요. 그냥 같은 말을 반복하고 또, 잊는거지.
으음...... (고민하다 네 팔을 붙잡고) 역시.. 여긴 안내하지 말걸 그랬죠. 일단 나가요, 아벨. 나가서 설명할게요.
아바에:...아, 아니에요. 제가... 너무 호들갑을 떨어서...... (유리병에 든 뇌를 곁눈질한다. 가시처럼 생긴 무언가가 깊숙이 파고 든. 분명 말을 했어...)
...... 그래도, 나가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기:괜찮아, 놀라는 게 당연하죠. 아무래도 내가... 너무 익숙해진 것 같네요. 이런 광경에. (묘한 웃음을 짓고 천천히 표본실 문을 닫는다.)
죽는방법을알아내주세요!그모든게저를부수려고하고나는내가아니에요.
저를죽여주시기로했잖아요.
어떻게해야죽을수있나요.몸안에끔찍한게있어요...
나가는 두 사람의 뒤로 벌레가 갉작이는 것 같은 발작적인 외침이 들립니다.
나기:......저건 말이죠,감염된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심화된 형태의 표본이에요.
아벨 당신은 아직 괜찮으니까... 그래도, 역시 괜히 보여준 것 같네요.
아바에:(도리도리...) 괜... 찮아요. 저도, 똑같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걸요. (아직이라는 말은 언젠가 자신도 저렇게... 죽지 못해 죽길 바라, 죽여달라 요구하게 되어버리는 걸까 싶어 무서워진다.)
...나기는 매일... 저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활하는 건가요?
나기:매일은 아니고 가끔요. 아마 저들도 당신과 똑같이 간헐적으로.. 기억이나 정신을 잃는 듯 하니까.
... 저 상태가 죽은 이들에게 지금 해줄 수 있는 최선이에요. 바이러스를 완전히 죽이는 방법을 아직 알아내지 못해서요. 저 외침이 정말 죽은 환자의 단말마인지, 바이러스가 내는 악의인지조차... 아직 밝히지 못했고요.
아바에:가끔...... ...조금, 힘들 것 같아요. 자신을 죽여달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듣는 건... (몸 안에 끔찍한 게 있다는 말이 떠올라 제 팔을 움켜쥔다. 혹시 자신도 나기에게 저를 죽여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고, 그걸 잊어버린 건 아닌지... 그런 생각도 든다.)
...그렇겠네요, 바이러스는 환자의 세포를 흉내내니까. ...아무것도 해줄 수 없고... 저대로 두는 수밖에 없다는 게 안타까워요,
나기:...... 그 와중에 내 걱정이에요? 아벨, 당신은... (중얼거리며 움켜쥔 네 손을 가만 겹쳐쥐고, 빙그레 웃어) 좀더 자신을 걱정하는 게 좋아요. 무서우면서.
난 괜찮아요. 처음엔 물론 놀랐지만 이젠 이 연구가 일상이 될만큼 익숙해졌거든요.
...그리고.. 그러니 치료법을 찾아내야죠? 저들도 그렇고, 당신도 저렇게 만들 수는 없으니까.
아바에:...... (손이 겹쳐지자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살짝 든다. 흘러내린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그의 미소에, 손이 떨리다가도 금방 안정을 되찾는다.)
저는...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기가 신경써주고 있고... 하지만 나기는 계속, 혼자였잖아요. ...나기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가... 있을 테니까.
(침묵 끝에 낮게 끄덕거린다.) 조금이라도 빨리... 치료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나기:나야 당신이 있잖아요? (방긋) 당신이 없는 바깥보단 이쪽이 나아요. 정말로.
그러니 내가 걱정된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낫는게 좋겠네요, 아벨.
음.. 이제 많이 돌아본 것 같으니 좀 쉴까요. (홀 건너편을 가리키고) 마침 저쪽이 내 방이거든요.
아바에:정말...... (나기는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네요. 그렇게 생각하며 저도 옅게 웃는다.) 나기가 노력해주었으니까... 꼭 나을 거예요. 다른 사람들도...
...그, 그럴까요. 조금 피로한 것 같기도 하고... (가리킨 곳을 쳐다보고는 끄덕)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나기는 자신의 방으로 당신을 안내합니다.
▶:[나기의 방]
생활감이 있는 심플한 방입니다. 이 방에도 창문은 없네요.
옷장옆에작은 문이 있고 그 옆에침대가 놓여져 있습니다.
구석에 넓은책장이 두 개가 연달아 있고 책과 종이가 정신 사납게 꽂혀있습니다.책상은 책장과 연결되어 있네요.
그 옆으로 작은탁장이 놓여있으며 탁장 위에전화기가 있습니다.
나기:...난 잠깐 연구실을 보고 올게요. 가져올 것도 있어서. 편히 쉬고 있어요~
아바에:(조심스레 방에 들어선다. 딱 필요한 것만 있는 것 같은 방. 하지만 창문이 없으면 시간의 흐름을 알기도 어렵고... 여러모로 불편할 것 같은데... 같은 생각을 하다가)
...아, 천천히 다녀오세요...!
(그럼... 옷장부터 슬쩍 본다.)
▶:혼자 남겨지자... 쉬지 않고 옷장부터 슬쩍 보는 아바에. (귀엽다)
[옷장]
가운 여러벌이 들어있는 옷장입니다. 사복은 거의 없네요.
아바에는관찰 판정
아바에:(호기심이 앞섰네요...)
(가운 밖에 없나, 뒤적...)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가운밖에 없네요...뒤적..
아바에:으음... (세탁은 잘 하고 계시겠죠? 뒤적이다 옷장 문을... 닫는다. 그 옆에 작은 문은 뭐지?)
계속...... 처음부터. 아벨 당신은죽지 않는 보균자예요. 어떤 이들은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당신의 목을 조르기도, 토막내기도, 불에 태우기도 했지만... 그런 짓을 해도 당신의 뇌만큼은 온전히 남아 신체조직을 재구성해갔죠. 물론, (도끼를 든 손에 힘이 실려 가늘게 떨린다) 물론, 그런 짓을 한 놈들을.. 나는 용서하지 않았지만.
아하하 어차피 내가 건드리지 않아도 전부 감염되어서 죽었으니까요? 남아있던 다른 감염자도, 연구원들도... 모조리 죽었는데. 이상하게 당신만큼은 살아있었어요. 아벨. 나는... 나는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어찌되었든 당신은 살아있고.. 나는 곁에 있을 수 있으니까.
아바에:처음부터... 그럼, 저는 이전에도 몇 번이나 제 모습을 본 적이 있는 거군요. 계속 기억을 잃어버렸을 뿐이고...... (조금 허탈한 듯 짧게 웃다 만다. 아무리 인간으로서 행동했어도 그의 눈엔 전부 벌레로 비쳤을 텐데. 그것도 모르고... 스스로가 조금 우습게 느껴졌다.)
다행... 인가요. 하지만 이런 모습으로 나기의 곁에 있어봤자...... 모르겠어요. 나기는, 불안하지 않으신가요? 제가... 나기를 해칠 수도 있는데, 어떻게 계속... (그의 낯을 마주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기억을 잃은 자신은 또 아무렇지 않게 당신과 대화할 테고... 그런 삶이 반복되는 게 의미가 있을지, 두려운 마음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죽지 못하는 제 몸이 원망스럽기까지 한다.)
나기:아벨. 만약.. 그 모습이 보기 싫다면, 당신을 예전처럼 보게 할 수 있어요. 원한다면요. 얼마든지. (변명하며 네게 다가가 천천히 손을 뻗는다.)
...그야 당신이 기억을 잃고 주변을 부수면서 때때로 내 목숨까지 위협할 때는... 응 곤란하죠. 불안해요, 아주. (얼굴을 감싼 두 손을 부드럽게 맞잡아 내려 수많은 눈동자를 응시했다) 내가 죽으면 혼자 남겨질 당신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죽지도 못할 당신이... 표현하기 어렵지만 그런 미래를 생각하면 싫은 기분이 들거든요.
...그러니 언젠가 죽게 된다면 아바에, 당신과 함께할 거라고. 그렇게 맹세했어요.
날 믿어요 아벨. 설령 연구 끝에 백신을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 밝혀지더라도... 그렇다면 차라리 죽지않는 몸이 되어 당신의 곁에 남을테니까.
아바에:...아니에요.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벌레인 제 모습이 보기 싫은 게 아니라...
그런 게 무서워요. (이성을 잃은 자신의 행동들. 깨진 플레이트나 부서진 의자 다리, 모니터 등... 전부 자신이 난동을 부린 흔적이었다.) 그럴 때마다 또, 기억을 잃고... 그런 행동을 했었다는 것조차도 알 수 없겠죠. ...... 저는... 나기와 함께 한 시간들이 좋았고, 소중해요. 비록 지금은 어제의 기억 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단언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손이라고 느끼고 움직이는 것도 손이 아니라 다리에 가깝겠지. 딱딱한 다리와 비교되는 부드러운 손길에 움찔거리다 조심스럽게 맞잡는다. 그에게 무리가 될까봐 아주... 살짝. 수많은 눈동자가 불안감에 흔들리며 마주 응시한다.당신은 정말로 이런 제가 무섭지 않으신가요.) 제가 정말로, 언젠가... 나기를 해치게 되어버릴까봐......
...물론, 믿어요. 나기를. 그렇지만 백신은...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그렇게 오랫동안 연구해도, 찾지 못 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 죄송해요. 저보다도 나기가 더... 괴로울 텐데. (또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작게 중얼거린다.) ...나기와 제가, 앞으로도... 함께 해도 괜찮은 걸까요?
나기:......나, 당신에게 거짓말한 게 있어요. 사실 이 연구를 시작한지 벌써 5년 가까이 되었거든요. 그동안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아벨 날 봐요. 이렇게 살아있잖아. 앞으로도 물론 죽을 생각이 없고요. (이성을 잃을 때 당신의 반응은 이제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니까, 속삭이며 꼭 손을 잡아온다) 시간은... 많아요. 당신은 죽지 않고, 나는 당신을 치료하기 전엔 죽지 않을테니까. 그러니 기다려줘요 아벨. 내 사랑.
...그리고 처음 만날 때 말했죠? 난 당신이 어떤 형태로든 내 곁에 있어준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알아요? 나.. 오랜만에 당신이랑 대화하는 거예요. 당신이 깨어나지 않아서.... 그야 어쩔 수 없었죠. 당신의 형태가 온전치 않았으니까. 그래도 매일 찾아갔어요. 깨어나는 순간에 곁에 있고 싶었거든요. 혼잣말이긴 했지만 계속 대화도 걸어봤는데. ......하하.. 이상하죠. 당신이... 이런 모습이 되어도, 나는 당신과 지금 이렇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안심했어, 정말로. 아마 날 다른 사람이 본다면 미쳤다고 하겠죠..
그래도 상관없어요. 당신과 함께하고 싶으니까.
아바에:...... 외로우셨겠어요. (5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 그 긴 시간을 홀로 보냈을 나기를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하고, 그냥 저 같은 건 두고 나가버리시지, 바보처럼 왜 그랬냐며 묻고 싶기도 하다.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기는 한가. 단단한 껍데기 위로 희미하게나마 닿는 온기가,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나쁘지 않았다.) ...나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견뎌왔는데, 저도 기다릴 수밖에 없겠죠. (인간도 아니고, 벌레인 자신이 이렇게 살아가도 될까,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해도 괜찮을까...)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 저를... 매일 보러 와주신 건가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하루라도... 좀 더 일찍 깨어났어야 하는데. 스스로가 너무 미워요.
...그래도, 제가... 쉽게 죽지 않는 몸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그렇지 않았으면, 나기를 쭉 혼자 두게 만들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것도 제 욕심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자신이 아니었으면 나기는 이런 곳에 갇히다시피 연구에만 몰두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대화 상대라고는 없는 고독한 이곳에서...) ...이상하지 않아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함부로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당신에 대해...
...지금까지도 수없이 기억을 잃었겠죠, 저는. 앞으로도 그럴 거고, 또 나기를 잊어버리는 날이 올 테고... 그런 건... (머뭇거리다 입을 열어) 조금 싫은 것 같아요. 나기는 저에 대해 전부 기억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는 게... 나기에게도 미안해서......
...그래도,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것만으로도 괜찮으시다면, 저는......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나기:뭐.. 따지면 혼자가 아니었으니까요? (으쓱) ...있잖아, 스스로를 너무 원망하지 마요 아벨. 내가 이곳에 남아 연구를 계속하는 건 정부의 압박도 감염되지 않는 체질 때문도 아니에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차마 손이라고 부를 수 없는 껍데기. 그 위에 아무렇지 않게 입을 맞추고) 난 당신을 사랑하게 된 걸 후회하지 않아요. 그러니 불쌍하게 보는 건 그만둘래요? 기왕이면... 그렇지, 기억이 없어도 날 사랑한다 말해주면 기쁠 것 같은데. 당신이 내게 미안해하는 모습만 보는 건~ 으음 뭐랄까.... 조금.. 싫어서요.
...수없이, 기억을 잃어도 그때마다 몇 번이고 말해줄게요. 괜찮으니 살아가요, 내 곁에서. 나와 함께.
아바에:그런 생활은 혼자와 다름없는걸요... (조용히 이야기하다 그의 말에 눈을 마주친다. 죽지 못하고 영원히 지속될 삶에서, 이렇게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여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과연 또 있을까. 대답은 아마도...)
(껍데기로 덮인 손에 낯선 감촉이 닿자 몸을 작게 움츠렸다. 정말 아무렇지 않으시네요, 당신은.) ...미안해요, 자꾸... 싫은 소리만 해서. 이게 마지막 사과예요. 그, 그런 시선으로 보지도 않을 거고, 그리고...... (말을 멈추고 가만 바라보다, 두 팔... 이 아닌 두 다리를 뻗어 품 안에 당신을 끌어안고 얼굴을 파묻었다. 낮게 중얼거린다.) 고마워요. 또,사랑... 해요.제 삶에서 나기 같은 사람은...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 거예요.
(그러고 있기를 잠시, 곧 떨어져서는) ...그럼, 앞으로도 부탁드릴게요.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할 테니까......
나기:그리고......? (빤히 바라보며 네 대답을 기다렸다. 이내 포옹과 함께 중얼거리는 말에 웃음을 흘린다. 자신도 마주 안고) 마찬가지예요, 아벨. 내 삶에서 당신같은 사람은 두 번 없을걸.
...~ 근데 벌써 떨어져요? 더 오래안아주지.
아바에:......! (순간 확 열이 오른다.) 하, 하지만... 역시 이런 모습으로는, 조금... 그러니까요......?
나기:아무렴 어때요? 좀더 노력해봐요~ 아벨. 꽤 오래 이런 모습으로 있을텐데. (다시 꼬오옥해봄)
아바에:oO(으... 아아) 저... 는 괜찮지만, 그게... 나기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요...... (아주 살짝 꼬옥...)
나기:나도 괜찮아요~ 연인이 오랜만에 안아주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딨다고. (만족..)
아바에:...정말요? (힐끔) 징그러울 것 같은데... 아. 무, 물론... 나기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저는 좋겠지만요...
나기:정말요? 아닌 것 같은데... (물끄럼) 내가 이런 모습이면 도망가는 거 아니에요? 아벨.
아바에:......
지, 진짜예요. 도망가지 않는다구요...!! 어떻게 나기를 두고... 갈 수 있겠어요.
나기:......
방금 좀 뒤에 답하지 않았어요?
아바에:아... 아니요? ...착각이에요.
나기:착각인가... (빤) ...... 뭐, 진짜라고 생각할게요. 아벨은 나랑 달리 거짓말을 잘 못하고~?
아바에:...... 그럼 나기는 거짓말을 잘 하시는 편인가요?
나기:...... 그런 편이죠? (웃음)
아바에:...... 저, 믿어도 되는 거죠? 나기를...
나기:왜, 갑자기 자신이 없어요? 믿어줘요. 그래도 당신 앞에선 거짓말 잘 안하니까.
아바에:(도리도리) 농담이에요. 제가 나기를 믿지 않으면... 누구를 믿겠어요.
나기:oO(내 연인이 이젠 이런 농담도 할 줄 알고...) 그야 여긴 우리 둘 뿐이니까.. 믿을 사람은 나밖에 없긴 하죠.
아바에:oO(많이 컸죠. 누구 덕분에...) 그것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쭉 그렇겠죠. 어떻게 보면 나기에게 신세를 지기도 했고...
아마... 평생이 지나도 갚을 수 없지 않을까요.
나기:oO(이런 아벨도 귀엽다..) 음, 그걸 갚으려고요?
이제 큰일났네요~ 아벨. 그럼 평생을 지난 영원도 나랑 함께할테니까.
아바에:oO(나기는... 콩깍지부터 어떻게 해봐요.)
...... (꿈벅...) 큰일난 건가요? 좋은 것 같은데...
나기:...... (멈춤...) ......... 갑자기 여기서 그런 말을 하면 아벨...
당연히 큰일나죠. 너무 좋아서, 내가....... (역시 귀엽다...)Oo
아바에:...... 제, 제제가 무슨 말을... (고고장남)
(안 아프게 무지 약하게 토옥... 건드리고) 그, 그럼... 됐네요. 둘 다...
▶:토옥...? 아바에근력 판정
아바에:........... (진짜진짜 살살)
근력
기준치:
250/125/50
굴림:
5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나기:...... (진짜진짜 살살 건드려진 곳이 얼얼해..) 다 좋은데... 조금만 살살 다뤄줄래요? 내가 연약해서.
아바에:......!!! 괘, 괜찮나요?! 정말 살살... 이었는데 미안... (하다고 말하려다가 합... 더 이상 사과하지 않기로 했던 약속이 떠오른다.)
(나기가 많이 연약하긴 하죠...) 조... 조심할게요. (1m 떨어짐)
나기:아니 1m는 너무 떨어진 거 아니에요? (다급)
아바에:그... 그치만, 혹시 모르니까...... (그그럼 50m로 줄여봐요)
나기:...이것도 너무 멀거든요. (성큼 다가가 10cm로 줄인다) 됐어요, 이 정도면.
아바에:...이 정도는 너무 가깝지 않을까요... (불안해서 똑바로 서 있기만 한다...)
나기:난 이게 좋아요. (그치만 오뚝이가 된 아바에를 보고 곰곰... 바닥에 내팽개친 도끼를 주워든다) 그럼 대신~ 위험하면 알아서 방어할게요. 어때요?
아바에:(힉... 제 몸이 강한 건 알겠지만, 그런 무기를 보는 제 마음은 조금 무섭네요...)
알... 겠어요. (느리게 끄덕인다.)
나기:...농담이에요? (툭, 실험대 위에 내려놓고..)
적어도 오늘만은 이런 흉기없이 당신과 대화하고 싶어서, 알려주고 싶은 것도 많고요.
아바에:...자꾸 농담 같은 말로 긴장하게 만드시고... (툭, 심장 내려갈 뻔...)
그런가요, 오늘만은... 대화를 좀 더 나누어도 좋겠네요. 나기가 좋아하는 거라든지, 사소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나기:그야 농담인 걸 당연히 알거라고... (얌전해짐...)
우선, 돌아갈까요~ 여긴 너무 지저분하고... 이야기하기 좋은 장소는 아니니까.
아바에:하지만 나기가 하는 말은...... ...믿으니까요. 전부.
(얌전해진 그를 빤히 보다가...) ...아, 그럴까요. 깨진 조각들도 있고... 조심해요.
나기:...... (그렇게 말하면 할말이 없는 농담쟁이 나기)
아바에:...... (째릿!)
나기:...... ? (방금 노려본건가? 알 수 없어서 빤히 봄..)
아바에:...... (계속 궁금해하시라고 딴청피움)
나기:(아니었나.. 생각하고 잠궈둔 연구실 문을 연다) 그럼 가요, 아벨. 깨진 조각들 조심하고.
아바에:(모르는 척... 하며 뒤따라간다.) 저보다는 나기가 조심해야죠.
나기:(내 연인이 너무 강해요...) 음 그렇.. 긴 하네요.
아바에:(연약한 연인을 지켜줘야겠네요...) ...안아드릴까요?
나기:......안아줄거예요?
아바에:...... 원... 하신다면요?
나기:그럼 원해요. (팔 벌리고)
아바에:나기도 참... (사양을 안 하시네요. 꼬오옥 안아준다!)
꼬오옥!
그리고.. 그렇게 돌아간 두 사람은 종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겠죠.
...
기억하고 있나요? 아바에.
당신의 세포는 이미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나기가 당신을 아바에라고 여긴다면,
그건 당신일까요?
아니면 당신을 대신하여 채운 거대한 악의가 만들어낸 결과물인 걸까요.
어느 쪽이든... 이 끔찍한 세포는 재생과 분열을 멈추지 않겠죠.
아바에, 당신은 원하지도 않는 영생을 살게 된 겁니다.
그런 당신을 아벨이라고 부르며 영원을 맹세한 나기는,
이젠 형태조차 남지 않은 연인의 곁을 끝끝내 지키고,
죽음보다 더 깊은 사랑을 믿으며,
언젠가 근사하게 맞물린 나선형 사슬을 스스로 끊어낼 겁니다.
그 결과 우주의 무자비한 존재와 계약하는 일이 있더라도..
당신과 함께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죠.
그래요.
이 모든 것이 진실이었으며 돌이킬 수 없다는 걸.
당신을 사랑하기에, 그는...
ށ
ހ
21.01.31
ހ ށ ނ ރ ބ ޅ ކ އ ވ މ ފ ދތ
Ending. 붕괴될 수밖에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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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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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e l i x C o l l a p s e
▶:언제부터였을까요.위대한 무언가와 우리를 이어주는 틈이 생겨버린 것은
하나 확실한 것은, 그건 하찮은 인간들이 눈치챌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사실은 눈치를 챘지만 그것을 막으려다 사라진 사람들, 아니면 도망친 사람들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던 사람들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은 망상, 환각, 아니면 자연현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간의 틈이 갈라지고 그곳에서 벌레가 쏟아져 나온 일화. 인간의 뇌에 파고들어 파괴를 일으키고, 괴이한 일을 일으키고, 사교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대량 범죄를 깨닫고 나서, 그것들을 모두 막아낸 후에야 인간은 그 틈을 알아냈습니다. 그러나 “그 공간”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서 결국“다른 차원의 틈”이라고 이름붙일 수 밖에 없었어요. 이 공간에 대해 인간은 영원히 밝혀내지 못할 것입니다. 막을 수 있을 지 없을지는 차치하더라도 말이에요.
어떤 세계에서 날아온 꿈틀거리는 벌레들은 사람들의 뇌에 기생해 DNA 변형을 일으키고, 자가 복제를 합니다. 악을 유전하고, 퍼트리는 것처럼 이 벌레에 기생당한 사람은 악인으로 바뀌어 사건과 재해를 일으키고 맙니다. 이 벌레에게 인간이 붙인 학명은“Helix Collapse”입니다. 이 벌레에게 당한 사람들은 결국 거의 모두 죽거나, 죽느니만 못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인류는 생존해야 했습니다. 이 연구를H.C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인 후 다른 차원의 틈을 막아둔 곳을 확장해H.C.Laboratories를 설립합니다. 이 때 당시엔 폐쇄된 연구소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연구 도중유일하게 죽지 않았던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요. 당신입니다.
▶:어떻게 해도, 무슨 수를 써도 그는 죽지 않았습니다.우주의 장난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설명 못할 또다른 일일 수도 있겠죠. 토막을 내든, 불에 태우든, 어떤 방법을 써도 당신의 뇌만 온전히 남아있다가 신체조직을 재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과학자가 모였으나 이 전염성 벌레로 인하여 연구하던 과학자들도 전염되어 바이러스에 당하고 맙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 시점에서5년 이후로 시작합니다.
정부는 바깥에 있던 감염자들을 격리하고 치웠습니다. 남아있는 감염원들은 죽거나 모두 격리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지 유일하게 전염되지 않는 나기만이 당신을 고립된 연구소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아직 벌레에게 당해 병동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안일한 희망과, 피지컬적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못 죽여서 살려두고 있는거지 가능하다면 죽일 생각 만만입니다.
당신은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이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유지하지 못했을 때의 기억은 벌레들로 인해 사라집니다.깨어있을 때도 벌레들은 기억을 지웁니다. 신체조직이 벌레의 세포로 재구성 된 아바에는 거의 인간의 피부조직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피부조각이 벌레와 흡사해져있으며, 팔다리는 갑각류와 비슷하지만 벌레의 뇌 조종과, 나기의 환각제 투여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벌레는 사고할 수 있으며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생물체에게만 반응합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기만은 생물이라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반응하지 않습니다. 표본실에서 당신에게 달라붙는 것도, 뇌표본을 꺼냈지만 벌레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도 그것 때문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당신이 죽고, 다시 재생되는 시간이 흐른한달 후입니다.
자신의 상태를 눈치채지 않는 이상 당신은“시트에 적힌”그대로의 스텟으로만 플레이 합니다. 본인이 자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하고, 본인이 알고 있는 그대로의 신체스텟으로만 활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