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 l 락
히지리 젠 l 리리카
▼
서기 2xxx 년의 지구는 비약적으로 기술이 발전하였으나, 그에 따라 끝을 모르는 인간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세계전쟁을 발생시켰습니다. 매일같이 폭격음이 들리고,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절망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방에 죽음이 깃들지만, 딱히 당신에겐 신경 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부품의 노화로 인해 최전방에서 물러난, 퇴역 군인 로봇일 뿐이니까요. 방전되어 AI가 다운되기 직전의 당신을, 무슨 인물인지 가늠이 채 가지 않는 젠이 거둬들여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정을 느낄 수 없는 당신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주는 젠은 오늘도 절망에 가득 찬 거리에서 당신에게 희망을 내밀고 있습니다.
"리리, 언젠간 이 거리에도 다시 희망이 돌아올 거야. 바로 너로 인해서."
▼▼▼ Chat Log ▼▼▼
◆
서기 2xxx 년의 지구는 비약적으로 기술이 발전하였으나,
그에 따라 끝을 모르는 인간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세계전쟁을 발생시켰습니다.
매일같이 폭격음이 들리고,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절망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방에 죽음이 깃들지만, 딱히 당신에겐 신경 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부품의 노화로 인해 최전방에서 물러난, 퇴역 군인 로봇일 뿐이니까요.
방전되어 AI가 다운되기 직전의 당신을, 무슨 인물인지 가늠이 채 가지 않는 젠이 거둬들여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정을 느낄 수 없는 당신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주는 젠은 오늘도 절망에 가득 찬 거리에서 당신에게 희망을 내밀고 있습니다.
" 리리, 언젠간 이 거리에도 다시 희망이 돌아올 거야. 바로 너로 인해서. "
.
.
.
───────────────────
『인간적인』 선택에 대하여
w. 서화
───────────────────
.
.
.
.
[#1. D-3, 재가동 5일차.]
......
...
[절전모드를 종료합니다.]
갑작스럽게 눈앞에 한 문장이 떠오르지만, 당신은 놀라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아침이 되어 젠이 당신을 찾아왔다는 의미니까요.
아무리 노화했을지언정 일일이 밤마다 절전모드에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을텐데, 젠은 그래도 걱정된다며 늘 당신을 일일히 살폈습니다.
잠시간의 암전이 끝나고, 밝아진 시야에 역시나 익숙한 모습이 보입니다.
히지리 젠:안녕, 리리. 오늘도 어디 이상 있는 곳은 없지?
리리카, [건강 다이스]
리리카:
기준치: | 40/20/8 |
굴림: | 2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 말에 당신은 이상 부품 감지 시스템을 가동함과 동시에 몸을 움직여 봅니다.
시스템상으로도, 당신이 육안으로 보기에도 별문제는 없어보입니다.
리리카:(눈을 한 번 깜빡이고는, 손을 잠시 쥐었다 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 없습니다.
그 대답에 젠은 안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히지리 젠:... 다행이다. 아무래도 넌 부품이 많이 오래돼서 언제 이상이 생길지 몰라서 불안하거든.
리리카:불안한 건가요? ...(다시금 침묵을 하고선 너를 가만 바라본다. 이윽고 입을 열고) ...젠은 걱정이 너무 많습니다. 이상이 생겨도 인간처럼 죽거나 하는 건 아닌걸요.
히지리 젠:음... (괜시리 눈을 굴리다) 확실히 작동이 멈추는 걸 죽는다고 표현하는 건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난 네... 말하자면 보호자 같은 거니까. 걱정은 어쩔 수 없어.
리리카:보호자. 그건, 부모를 말하는 건가요?(몇 번의 만남에도 여전히 의미를 유추할 수 없는 문장이었다. 아무리 알고리즘을 돌려봐도 제게는 필요없는 것이기에.)
히지리 젠:... 부모는 아니고. (자신이 리리카를 만든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 나이에 리리카만한 아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묘해서.) 굳이 정의하자면 의지할 수 있는 사람... 같은 걸까.
리리카:(깜빡, 깜빡. 의미없는 깜빡임을 보낸다. '의지하다.' 라는 것은 제게 만들어진 기능은 아니었기에, 네 말의 뜻을 결론짓기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군요. 의미를 수정해놓겠습니다. 그렇다면 젠은 나에게 의지가 되는 사람인가요?
히지리 젠:... ... 일단은. (그렇게 자신은 없는 대답이었다.) 그렇... 다고 생각하는데.
괜히 헛기침을 하던 젠은, 문득 생각난듯 말을 꺼냅니다.
히지리 젠:으음...~ 아. 그리고 리리, 내일부터 우린 이곳을 떠날 거야. 여긴 위험한 지역에 속해 있어서 가급적이면 더 안전한 곳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내일 아침 해가 뜨는 대로 출발할 거니까... 쉬고 있어. 알겠지?
그 이후 젠은 방을 나갑니다.
당신은 이제 그의 권유대로 휴식을 취할 수도, 아니면 잠깐동안 머물렀던 거주지를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리리카:(네가 말하는 것에 대답을 않다 방을 나설 때까지 시선을 쫓았다. 발소리가 멀어질 때쯤에야 고개를 돌려 제가 있던 곳을 둘러본다.)
뒤늦게 거주지를 둘러보면, 내부에는 작은 방 한 개와 거실이 있습니다.
리리카:(천천히 방을 돌아보았다.)
리리카는 작은 방을 돌아봅니다.
...
◆ 젠의 방
끼이익, 낡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보인 것은 젠의 방 내부였습니다.
이곳저곳에 종이들이 흐트러져 있고, 침대와 책상, 거대한 모니터가 보입니다.
리리카:(내일 떠나는 것치곤 어지러운 방. 종이들을 정리하려 손을 뻗었다.)
리리카는 흐트러진 종이들을 차곡자곡 모아 정리합니다!
리리카:(정리했다! 모니터로 시선을 돌린다.)
방 한쪽 면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모니터입니다.
전원은 들어오지 않으며, 곳곳에 포스트잇이 붙어있습니다.
리리카:(포스트잇에 눈길을 주었다..)
노란색의 포스트잇들입니다. 무언가가 많이 적혀있습니다. 대부분은 일정에 대한 메모들이네요.
리리카, [관찰력 어려움 이상, 혹은 지능 다이스]
리리카:
기준치: | 70/35/14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잘... 모르겠네요. 관찰력도 가능합니다.
리리카:
기준치: | 60/30/12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일정들이 적힌 포스트잇 사이로, 무언가가 보입니다.
[2xxx. xx. xx. TH - SFW ■식 완료. 본격적인 가동은 약 ■ 달 뒤부터.]
리리카:(음...책상을 본다..)
짙은 갈색빛의 나무로 이루어진 책상입니다. 각종 서류철과 볼펜, 액자, 서랍장이 보입니다.
리리카:(서류철을 확인한다.)
각종 실험에 대한 서류들입니다.
리리카, [지능 다이스]
리리카:
기준치: | 70/35/14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
여러 장치의 설계도들이 보입니다. 썩 이해하기엔 어려워 보이는 설계도들이네요.
리리카:(서류철을 제자리에 놓고선 액자를 본다.)
액자 속엔 약 10명 정도의, 흰색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정면을 보면서 해맑게 웃는 사진이 있습니다.
개중에는 젠의 모습도 보입니다.
리리카, [관찰력 다이스]
리리카: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다들 사이가 좋아 보입니다. 그의 친구들인 걸까요?
리리카:(별로 이야기를 들어본 기록은 없는데..서랍장을 본다.)
책상과 세트인 듯, 역시 짙은 갈색빛을 띠는 서랍장입니다. 세 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리리카:(맨 윗칸부터 열어본다.)
맨 윗칸은 텅 비어있네요. 먼지들뿐입니다.
리리카:(윗칸을 닫고 두번째 칸을 열었다.)
두 번째 칸은... 서랍장이 고장났나? 잘 열리지 않습니다.
리리카, [근력 다이스]
리리카:
기준치: | 80/40/16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서랍장을 억지로 뜯어내니… 잔뜩 구겨진 종이 한 장이 보입니다.
[미안해, 얘들아.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어째서 나만 남은 걸까.
우리가 원했던 것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우리의 희망은, 우리는, 나는ㅡ…]
이후로는 읽을 수 있는 글씨가 없습니다.
리리카, [지능 다이스]
리리카:
기준치: | 70/35/14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무리 봐도, 젠의 글씨체 같습니다.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알 수 없는 내용입니다.
리리카:(자연스레 시선이 액자로 향했다. 전쟁에 휘말린 자들이었나, 말을 꺼내지 않을 법도 하지. 뜯어낸 서랍장을 원래대로 넣고(...) 마지막 칸을 열어본다.)
마지막 칸은 굳게 자물쇠가 걸려있습니다. 힘으로 뜯기엔…
젠에게 혼날 것 같습니다.
리리카:(혼나겠지)
그리고... 당신이 정리했던 바닥에 떨어져 있던 종이.
이제와서지만 살펴볼 수 있습니다. (머쓱)
리리카:(어라)
(정리했던 종이들을...다시 살펴본다.)
정리했던 종이를 차분히 살펴보면, 무언가...
난해한 설계도의 단면과 각종 수식들이 보입니다.
책상 위에 있던 것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리리카, [자료조사 다이스]
리리카:
기준치: | 60/30/12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SFW...라는 것의 설계도인가요?
에너지원과도 비슷한 물건인 것 같습니다만, 당신의 지식으로는 더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리리카:(포스트잇에 쓰여있던 것을 생각한다. 연구하던 것이었나, 종이를 내려놓았다. 볼펜을 들어 살핀다.)
볼펜은... 놀랍게도 평범합니다.
리리카:(볼펜을 내려놓는다.......침대를 살펴보았다.)
1인용의 조금 낡은 기색이 있는 침대입니다.
정리를 미처 하지 못했는지 이불과 베개가 흐트러져 있네요.
리리카:(정리를 해주기로 한다. 탈탈..)
탈탈... 이불과 베개를 정리해주는 리리카.
자세히 보면 유독 이불이 구겨져 있고, 베개에 알 수 없는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이불과 베개가 오래된 걸까요?
리리카:...?(무슨 자국이지? 세탁을 해야했던가. 곧 떠날테니 이제와선 필요가 없겠지만..정리가 끝나면 거실로 나간다.)
당신은 정리를 마치고 거실로 나옵니다.
...
◆ 거실
당신이 이곳에 온 이후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곳입니다.
연한 갈색의 나무로 이루어진 내부가 퍽 아늑해 보입니다.
소파와 테이블, 창문이 있지만... 특별히 살펴볼 만한 것은 없습니다.
여긴 당신이 계속 있었던 곳이니까요.
...
거실 소파에 앉아 있으니, 외출했던 젠이 돌아옵니다.
어디를 그렇게 돌아다닌 것인지 흙먼지로 가득 덮인 로브를 벗은 그는 여전한 어투로 당신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히지리 젠:기다리고 있었어, 리리?
리리카:오셨나요, 젠.(고개만 돌려 맞이하고선 로브를 힐끔) 외투가 더러워졌습니다. 오늘은 어디에 다녀오셨나요?
히지리 젠:그냥... 이 주변을 돌아보고 왔어. 내일 출발하려면 안전한 이동 경로도 파악해야 하고. (로브의 먼지를 탈탈 털고 옷걸이에 걸어둔다.)
리리카:그렇군요.(고개를 끄덕이곤) 피곤하겠네요. 방을 정리해두었습니다. 무언가 가져갈 것은 없나요?
히지리 젠:... 응, 그래? (방 힐끔) 많이 어질러져 있었을 텐데.. (안에 뭐가 있었는지 잠시 되짚어 보다가) 꼭 가져갈 건... 글쎄, 혹시 필요할지 모르니 네 부품들이나 식량 정도일까. 어차피 여기 둔 것도 많지 않고.
리리카:많이 어질러져있긴 했습니다. 연구자료 같은 것들은 두고가도 상관은 없는 것인가요?(말하며 따라 네 방 쪽을 보았다.)
히지리 젠:그건 가기 전에 처분해야지. 누군가 보면 곤란할지도 모르고... 자료는 사실 머릿속에도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던 중 꼬르르륵 소리가 난다.) ... ... 저녁.. 먹을까? 리리는 필요 없겠지만...
리리카:(네 말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며 네 쪽을 본다. 천천히 네 배로 시선이 내려갔다.) 식사시간이군요. 나는 음식을 먹을 필요는 없으니 곁에서 보고 있겠습니다.
히지리 젠:... 인간은 연비가 나쁘다니까. (머쓱해져서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그래봤자 레토르트나 빵 같은 종류였지만.)
당신은 먹을 필요가 없었지만, 그가 식사하는 동안 곁에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지는 게 보입니다.
그는 아차, 하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리리카:..? 왜 그러신가요?
히지리 젠:응? 아니... 생각해보면 우리 꽤 많은 거리를 걸어야 하니까. 오늘은 일찍 자기로 한 걸 잊고 있었네.
말을 마친 젠은 식탁을 정리하고, 잠들 준비를 마친 후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히지리 젠:... 잘 자, 리리. 내일 해가 뜨면 보자.
리리카:알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젠.
인사를 마침과 동시에 [절전모드를 시작합니다.]라는 익숙한 메시지가 보이고,
이내 당신의 시야는 어둠으로 물듭니다.
......
...
[#2. 절망에 빠진 세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이번에도 알림창이 시야에 떠오릅니다.
[절전모드를 종료합니다.]
익숙한 알림을 확인하고 눈을 뜨면…
… …? 어라, 주변이 아직 어둡습니다.
눈앞에 젠도 보이지 않는데… 시스템에 이상이 있는 걸까요.
리리카:(주변을 돌아본다..) ...젠?
자가점검을 해 보아도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 같고...
젠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니, 창밖으로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리리카:(창밖을 자세히 본다..)
창 밖을 내다보면, 마당에 익숙한…
그래요. 젠이네요. 그가 서 있습니다.
아직 해도 뜨지 못한 새벽에 무엇을 위해 나가 있는 걸까요?
리리카:(그저 서 있기만 한가? 바깥으로 나가본다.)
당신은 바깥으로 나가 그에게 다가갑니다.
근처에 다가가서도 그는 한참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다가,
뒤늦게 당신의 기척을 눈치채고 놀란 얼굴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히지리 젠:... ? 리리, 무슨... 벌써? 분명 아침에 맞춰뒀는데…...
리리카:젠, 여기에 서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히지리 젠:산책하고 있었어. 생각을 정리하려고...
(말하다 말고 심각해져서) 그보다 잠깐. 네게 이상이 생겼을지도 모르니까 확인하는 게 좋겠어.
리리카:그렇군요. 젠이 먼저 떠나는걸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 ...? 자가점검으로는 그다지 이상은 보이지 않았는걸요.
무언가 오류가 있었던 걸까요.(그리 말하곤 눈을 깜빡인다.)
그래도 그는 영 걱정이 된 모양인지, 능숙하게 당신 뒤 편에 서서 제어도구를 조작합니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그는 의아한 얼굴로 다시 돌아옵니다.
히지리 젠:응. 역시 문제는 없는데... 내가 설정을 잘못해둔 걸지도.
... 그리고... (반눈됨) 먼저 떠날 리가 없잖아. 그래도 어차피 조금 일찍 깨우려고 했었으니까. 아무래도 지금 출발하는 게 좋을 것 같거든.
리리카:그런가요. ...어차피 노화된 몸, 언제든 두고 떠나도 이상하지 않다 여겼습니다.(네 말과 표정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 받아들이고선) 바로, 출발인가요?
히지리 젠:... ... 그런 표현 그만둬 줘. (어딘가 시무룩해져선 터덜... 미리 챙겨둔 짐을 들고 나온다.) 굳이 눈에 띄지 않는 편이 좋으니까. 지금 가자.
...
그를 따라, 잠깐동안 머물렀던 오두막집을 떠나서 낯선 길을 걷습니다.
우리가 머물던 곳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던 걸까요?
도시 근처에 다다른 것은 해가 거의 중천에 떴을 무렵이었습니다.
그리고 도시에 들어서려는 순간, 젠이 당신을 잡아 세웁니다.
히지리 젠:리리, 잠깐 이쪽으로.
리리카:..? 네.(젠을 따라 선다.)
그렇게 멈춰서자 그가 건네는 것은…
...로브? 이걸 입으라는 걸까요?
젠을 쳐다보자, 그가 뒤늦게 말을 덧붙입니다.
히지리 젠:리리는 로봇이잖아. 이대로 가면 눈에 띄기도 할 테고... 음, 사람들이 무서워할 수도 있으니까.
아, 그러고보니 당신은 로봇이었죠. 그것도 전쟁을 위해 양산된, 군인로봇.
확실히 당신의 모습을 보면 모두가 놀랄지도 모르겠어요.
리리카:그들은 로봇에 익숙지 않은건가요?...알겠습니다. 젠이 곤란한 것은 제게도 곤란한 것이겠죠.(이제껏 사람이 아닌 기계의 곁이 더 익숙했으니까. 사람들 사이에 낀다는 것은 그럴 가능성이 있구나, 라며 정의했다. 받은 로브를 몸에 걸친다.)
히지리 젠:... 그게 너나 로봇의 탓은 아니지만... 응. 전쟁이 시작되고 나선 그렇게 된 것 같아. (누가봐도 곤란한 표정을 짓다가 네 말에 그만둔다. 로브를 걸치는 것을 보고 안심해선 끄덕였다.) 좋아. 이제 이동하자.
당신은 그의 제안을 이해하고 로브를 뒤집어쓴 채로 도시에 들어섭니다.
그리고, 앞장선 젠을 따라 들어온 도시의 내부는, …
...처참했습니다.
외곽지역이어서인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건물들이 반파되었으며 심지어는 터밖에 남지 않은 곳도 보입니다.
길거리에는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가지고 부패한 시체들이 길거리에 널렸으며, 집과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절망에 물든 채 곳곳에 뭉쳐있습니다.
최소한 이 외곽 쪽엔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이 없는 거 같네요.
말 그대로 절망뿐입니다. 리리카, San. C. [0/1]
리리카:
기준치: | 80/40/16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San -1
...
젠은 당신 앞에서 지어보인적이 없던 표정으로 도시를 보고 있습니다.
그의 감정을 읽어낼 수 없으나, 어쩐지 침울한 느낌이 들어요.
히지리 젠:...... 그거 알아, 리리?
전쟁이 일어난 이후 도시 내부의 사람들은 많이 잔혹해졌어. 식량과 잠자리, 옷가지 등이 부족해지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질병 및 부상에 걸린 사람들을 외곽으로 내쫓았지.
그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도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들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곳에 몰렸으니 멀쩡히 살아남을 수 있을리가 없지. 여기 있는 대부분은, 그저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는 거야.
(쓰게 웃으며) ... 차라리 여긴 나은 걸까. 다른 곳에선 인간성조차 포기한 채 식인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리리카:... ...이곳은 젠이 지내기에 안전한 곳인가요?
히지리 젠:(절레 고개를 젓는다.) 그럴리가. 우린 다른 곳으로 갈 거야. 전쟁터에 안전한 곳이라는 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찾아내야지.
리리카:(네게서 시선을 떼고서 주위를 빙 둘러보았다. 적이 아님에도 상대를 죽이는 건 인간이라 가능한 것인가? 여전히 표정 없는 얼굴로 네게 돌아온다.) 알겠습니다. 어서 벗어나는게 좋을 것 같군요.
히지리 젠:... (애써 시선을 떼고는 끄덕였다.) 응. 그러는 게 좋겠다.
걸어가면서 젠은 이전의 찬란했던 문명과 아름다웠던 도시들,
사라져버린 과거의 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윤리에 대해서도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따라 걷던 리리카, [관찰력 다이스]
리리카:
기준치: | 60/30/12 |
굴림: | 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누군가가 당신과 젠을 지켜보는 느낌이 듭니다. 어째서…?
이후, 근처에 있던 라디오에서 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K국과 S국이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이라고 밝힌 날짜까지 2일이 남았습니다. 예상되는 피해규모는… …]
전쟁이라고 해봤자… 또 당신 같은 로봇들로 습격하거나, 원거리 폭격이 이어지는 것이겠죠.
히지리 젠:(심란한 표정으로) ... 최대한 빨리 이동할 수 밖에.
리리카:(젠에게 조금 붙으며 주변을 경계했다.) 조심하세요, 젠.
방송을 들었지만, 당신과 젠은 다시 나아갑니다.
히지리 젠:... ... . (리리카 말 잘들어서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
...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외곽 쪽으로 둘러 돌아오다 보니 해가 저물 무렵에야 도시 반대편 입구에 다다랐습니다.
그리고 비실한 젠은 상당히 지친 기색입니다.
히지리 젠:미안. 더 못 걷겠어. 오늘 밤은 여기서 쉬자. (낡음...)
아... 직 조금의 여유정도는 있으니까. (조금이지만.)
리리카:...아.(앞으로 가야할 길을 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네 상태를 살폈다.)
급하다면 밤새 젠을 들고 갈 수도 있겠지만...젠의 상태를 보니 그러는게 낫겠군요.
히지리 젠:... ... 아.. 아냐. 그건 됐어. (삐질) 왠지 미안하고...
젠은 사람이니까 휴식이 필요하겠죠.
수긍한 당신은 젠의 옆에 앉으려다 문득 기후상태를 확인합니다.
현재 온도가 꽤 낮은데… 인간은 추운 곳에 있으면 병에 걸리기 쉽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그를 이대로 둬도 괜찮을까요?
리리카:(문득 제가 입고 있는 옷을 내려다본다... ...)
젠, 지금 기온 상태로는 젠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히지리 젠:... 그럴지도. (젠은 자신에 대해 과신하지 않는다.) 불은 피우는 게 좋겠는데... (두리번)
기준치: | 70/35/14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 ... (장작으로 쓸만한 나뭇가지를 찾으려다 실패했다.)
리리카:내가 인간이었다면 좋았을 텐데요. 인간들끼리는 서로 붙어만 있어도 체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입력되어있습니다.
(너를 보다 자리에서 일어나선) 주변에 무언가 있는지 보고 오겠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리리카는 똑똑한 로봇이라 훌륭하게 장작을 찾아냅니다!
리리카:(소프트웨어는 조금 돌아갔어도 하드웨어는 남아있나보다. 장작을 들고서 불을 피울 준비를 한다..)
히지리 젠:... ! 리리, 어디서 그런 걸... (자신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는데... 장작을 찾아내 들고 오는 리리카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리리카:인간의 시야는 상황에 국한되기 마련이니까요. 내겐 그런 제한은 없으니 이런 일엔 날 쓰는게 더 효율적이에요.(장작을 쌓다가..) 혹시 불을 피울만한 도구를 갖고있나요?
히지리 젠:쓴다... 라, 그렇게 되려나. 고마워, 리리. (일단 가방을 뒤져본다. 라이터는 기본적인 생존 물품이니 가져왔던 것도 같은데...)
기준치: | 60/30/12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 ... 미안. 너무 급하게 짐을 챙겼나 봐. (하늘만 본다...)
주변에 쓰다 남은 라이터가 있을까요? [행운 다이스]
리리카:(있을까?)
기준치: | 50/25/10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버려진 라이터는 없군요.
이렇게 된 이상 머리에 입력된 지식에 근거해...
라이터 없이 불을 피울 수 밖에 없겠네요. 시간은 제법 걸리겠지만요.
리리카:(나한텐...그런 기능이 없나? 군용로봇 가오 안사네)
기능... 그럼 사격(?)으로 불을 피워봅시다!
리리카:(어어?)
기준치: | 60/30/12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아!)
리리카의 난사에 장작이 너덜해집니다.
히지리 젠:????????? ... 방금 뭐... 한 거야...? (깜짝)
리리카:? 그야....화약을 이용한 불 피우기 ...인데요?
히지리 젠:... ... (왠지 저 너덜해진 장작이 자신 같아서 간담이 서늘...) 그... 그랬구나. 응.
리리카:이 정도에 장작이 바스라지는 건 예상에 없었는데...어쩔 수 없이 원초적인 방법을 쓰는 수 밖에 없군요.(자리에 가지런히 앉아....그나마 멀쩡한(?) 장작들로 불을 피운다..)
히지리 젠:응... 일단 이론대로라면 불이 붙는다니까. (옆에 붙어서 같이 노력해본다.)
그렇게 1시간 정도의 사투 끝에,
간신히 장작에 불이 붙습니다. 주변도 어두워 졌네요.
히지리 젠:... ... (이거 하나 했다고 피... 곤) 졸리... 네.
(로브를 이불 삼아 불 가까이 웅크리곤) 리리, 오늘은 따로 절전 모드를 켜진 않을게. 밖이라 언제 위험할지 모르니까...
혹시 무슨 일 있으면 날 깨워야 해. 알았... .... ... (말하다 말고 기절잠한다.)
리리카:(네 옆에 앉고선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히 주무세요, 젠.
당신은 잠든 그의 옆을 지켰습니다.
......
...
[#3. 인간의 추악함은 끝이 없고.]
시간은 흘러, 밝은 달이 남중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때, 젠의 옆을 지키던 당신의 귀에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리리카, [듣기 다이스]
리리카:
기준치: | 70/35/14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주세요.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상당히 다급한 목소리입니다.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가 보나요?
리리카:(소리가 들린 곳을 보다가 옆의 젠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젠을 깨우기로 하며 몸을 흔들었다.)
젠은 정말 곤히 잠들었는지, 일어나지 않습니다.
리리카:...(들쳐업고 갈 수는 없으니...잠시 다녀오기로 한다.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나 이동한다.)
슬그머니 일어나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가보니…
허름한 행색의 몇 명이 무기들로 무장한 단체에 몰려 약탈당하고 있습니다.
몇몇 사람은 바닥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네요.
쓰러진 사람들에게서는 생명활동이 감지되지 않습니다.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당신이 조금 더 다가가려는 순간,
궁지에 몰려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가 당신을 발견하고 소리칩니다.
“ 거, 거기 로브를 쓰신 분! 제발 도와주세요…! 살고 싶어요, 죽고 싶지 않아요. 제발! ”
그 말과 동시에, 폭력을 행사하던 무리가 당신을 쳐다봅니다. 이내 당신을 향해 무기를 겨눕니다.
폭력배와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그들의 수는 5명입니다.
전투는 1:1로 진행됩니다. 리리카 > 폭력배 순입니다.
리리카:(무기가 겨눠지자 그들에게 무기를 겨누었다. 이곳에서 살상을 해도 되던가? 전쟁구역이 아닌 곳에서 내게 주어진 명령을 이행할 가능성이 있던가? 모르겠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폭력배 A:... 뭐 뭐야 저 녀석, 총이 있었잖아? (당황해선 피해본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42 |
판정결과: | 실패 |
폭력배 A씨는 기관단총에 맞습니다. 두두두두두...
체력 -5
폭력배 A:헉, 허억... 저거 아주 미친 거 아냐? (잭나이프를 현란하게 휘둘러본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97 |
판정결과: | 대실패 |
피해: | 5 |
리리카:?
폭력배 A:?
리리카:물러나세요. 죽이지는 않습니다.
현란하게 자해를 합니다. 체력 -5
폭력배 A:... ... 주, 죽이지 않는다니... 총을 들고 있는 녀석 말을 어떻게 믿어!
리리카:먼저 공격의사를 보인 것에 반응한 것 뿐입니다.(한 발 그들에게로 나아간다.) 물러나세요.
기준치: | 75/37/15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폭력배 A:물러나라닉,
기준치: | 40/20/8 |
굴림: | 97 |
판정결과: | 대실패 |
리리카에게 무참히 밟힙니다.
폭력배 A. 행동 불능.
폭력배 B:... 흥. 그 녀석은 우리들 중에 최약체였지.
다음 차례인 폭력배 B가 등장합니다.
리리카:인간들은...그 중에서도 급을 나눕니까?
(A에게 발을 떼어 옆에 선다..)
폭력배 B:무슨 소리야? 너도 인간이면서. (일단 야구방망이를 들고 각을 재본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99 |
판정결과: | 대실패 |
피해: | 4 |
헛스윙에 날아간 야구방망이가 본인의 머리를 강타합니다.
폭력배 B, 체력 -4
폭력배 B:.... 뭐... 지... 별이 보인다. 이상하네... (빙글빙글 돌아가는 뇌...)
리리카:그다지 싸울 마음은 없어보이는데요.(어쩐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폭력배 B:싸, 싸울 거거든?! 가오가 있지!
리리카:그냥 이렇게 된 거 빨리 누우시는게 낫겠습니다.
폭력배 B:
기준치: | 40/20/8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젠장... 분명 피했는데...
리리카의 전투 실력에 폭력배가 비기겠나요.
폭력배 B, 체력 -4
폭력배 B:... 그럼 나도 주먹으로 간다ㅡ!
기준치: | 40/20/8 |
굴림: | 4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역시나 멋지게 헛손질을 합니다.
리리카, 반격 가능합니다.
리리카:
기준치: | 75/37/15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4 |
리리카의 깔끔한 킥에 멀리 나가떨어집니다.
폭력배 B, 체력 -4
폭력배 B:아직... 아직, 안 죽었... 다고... ...
리리카:살아있으니 다행이군요.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막타를 먹일까요.
리리카:
기준치: | 75/37/15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6 |
(설마..죽였나..?)
폭력배 B:여기서, 쓰러질... 수는...
기준치: | 40/20/8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놀랍게도 이걸 피했습니다.
폭력배 B:... 하하, 어떠냐. 내 솜씨가! (솜주먹 나갑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리리카:
기준치: | 60/30/12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걸 또 리리카는 멋지게 회피합니다.
폭력배 B:... 피하다니 너무한거 아냐?! (억울한 폭력배 B)
리리카:지금이라도 그만 두시는게 어떠신가요. 일반인.
폭력배 B:일반인? 너... 너가 뭐라고... (식식)
리리카:
기준치: | 75/37/15 |
굴림: | 6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폭력배 B:(식... 샤샤샥)
기준치: | 40/20/8 |
굴림: | 2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근데 진짜 이걸 또 피합니다.
폭력배 B:하... 나도 이제 예전의 내가 아니라고!
기준치: | 40/20/8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3 |
리리카:
기준치: | 60/30/12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리리카는 이걸 맞습니다... 체력 -3
폭력배 B:킥, 마지막 발악이란 게 이런 거지! (기세등등)
리리카:인간은 위급한 상황에 힘을 낸다던데 사실이군요..(그래도 덤덤한 표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폭력배 B:허어어어
기준치: | 40/20/8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진짜인가 봅니다...
리리카:(진짜인가 보네...)
폭력배 B:이거나 먹어라! (리리카를 따라한 킥ㅡ!)
기준치: | 40/20/8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개뿔이... 전혀 닮지 않았습니다.
리리카, 반격 가능.
리리카:
기준치: | 75/37/15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리리카의 시범에 폭력배 B의 발악은 끝납니다.
폭력배 B. 행동 불능.
리리카:(다른 이들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계속 하실건가요?
폭력배 C:그래, 우리 삼천왕이 남아 있다...!
아무래도... 이 정도 숫자면 한번에 체력을 닳게 해 기절시키는 쪽이 빠르겠네요.
리리카:그만 물러나세요. 다시 한 번 말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9 |
폭력배 C:... 흥. (사실 무섭다.) 우, 우리가 쉽게 물러날 줄 알아?
기준치: | 40/20/8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 |
폭력배의 쌍절곤은 먹히지 않습니다.
폭력배 C:... 이게 진짜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리리카:예?
역시 먹히지 않습니다.
리리카, 반격 가능.
리리카:
기준치: | 60/30/12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4 |
... ...
리리카:(어 어라 나도 모르게 그만)
기관단총 난사에 폭력배 C가 행동 불능됩니다.
리리카의 봐주기 실수 ㅡ ☆
폭력배 D:(충격먹음) 내... 내 차례야?
리리카:(일반인은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오실건가요?
폭력배 D:그... 그게, 나는... 삼천왕 중 2인자... (덜덜 덜)
그 순간, 당신의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히지리 젠:ㅡ 리리?!
리리카:(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여실히 덤덤한 표정으로) ...젠, 깨셨나요.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젠이 급하게 달려온 듯한 차림새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는 몹시 당황한 듯한 얼굴로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히지리 젠:무... 슨 일 있으면 깨우라고 했잖아. 갑자기 사라져서 놀랐어. 게다가 싸움이라니...
리리카:위급한 소리가 들리기에 깨워도 눈을 뜨지 않아 조용히 정리하고 돌아갈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은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당신은 그를 앞에 둔 채, 그 일반인들이 있던 곳을 돌아봤습니다.
...그러나 이미 도망갔는지 아무도 없네요.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이들도 당신이 싸우는 동안 도망을 치고 없는듯합니다.
그것을 본 젠은 작게 한숨을 쉽니다.
히지리 젠:... 리리. 비록 나는 널 다른 로봇들처럼 명령에 의해 강제로 움직이게 두지 않지만... 이번은 정말 무모했어.
비록 일반인이 상대이긴 했어도, 혹시 잘못되면... 알잖아.
잔소리쟁이 젠은 계속해서 조심, 또 조심하라고 단단히 당신을 타이릅니다.
그리곤 가방을 가져와 당신의 조금 망가진 부품들을 수리하네요.
히지리 젠:
기준치: | 80/40/16 |
굴림: | 1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리리카, 체력 전체 회복.
리리카:...위험요소는 제거하는 것이 좋지 않나요? 젠은 내 보호자이니, 나는 내 쓸모에 맞게 행동했습니다. ...아닌가요?
히지리 젠:... ... (수리를 마치고 기계판을 닫으며) 위급한 이들을 돕는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그냥 내 말은... 네가 위험할지도 모르니까 걱정된다는 거야.
리리카:...젠은 보통 인간들보다 이상으로 걱정이 많아요. 나는 인간이 아님에도 그렇게 대할 의미가 있는 건가요? 젠이...내 보호자니까?
히지리 젠:... 넌 보통의 로봇이 아니니까. 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으쓱, 자리에서 일어나선 네게 손을 뻗었다.) 마저 가볼까. 그래도 이 근처니까... 해가 뜨기 전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리리카:...지금의 나를 그리 말해주는 건 젠 밖에 없을거라 장담해요.(너를 올려다보고는 네 손을 잡고 우뚝 일어선다.) 더 쉬지 않아도 되는건가요?
히지리 젠:충분해. 그리고 솔직히... 깼는데 네가 없길래 잠도 달아났고. (손을 잡은 채, 또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는 손을 뻗었고, 당신은 그런 그의 손을 잡았습니다.
......
...
[#4. 희망이 잠든 곳을 향해서.]
인위적인 고요함이 아닌, 모두가 잠들어 정말로 고요한 새벽하늘 아래 당신과 젠은 걷습니다.
걷고, 또 걸어서 숲의 입구를 마주했을 무렵.
당신들의 앞에 낯선 사람이 등장합니다.
낯선 사람:어딜 갔나 했더니 말이야. ... 히지리 젠.
외곽 쪽으로 움직이면 찾아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나?
그를 아는 사람일까요? 그러나, 시선은 썩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내 당신의 옆에 서 있던 젠이 입을 엽니다.
히지리 젠:... 무슨 일이죠.
낯선 사람:무슨 일? 하, 뻔뻔하기도 하지!
너 혼자서 연구소를 탈출한 것만으로도 처형감인데, AI 윤리법에서 벗어난 정부 소유의 군용 로봇까지 훔쳐가다니...
곱게는 못 보내주지. 안 그래?
연구소 탈출? AI 윤리법?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야기들뿐입니다.
다시 젠을 쳐다보려는 순간, 눈앞의 남자가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로봇들에게 명령합니다.
낯선 사람:이봐, 박사는 죽여버리고 저 로봇은 반파시킨 뒤 내 앞으로 끌고 오도록.
...
전투의 시작입니다. 로봇은 총 4대입니다.
리리카:(젠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공격은 로봇 A,B > 로봇 C,D > 리리카 > 젠 순서입니다.
로봇 A,B:명령. 이행하겠습니다. (젠을 우선적으로 공격한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7 |
히지리 젠:... ... (피... 피해 본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44 |
판정결과: | 실패 |
젠, 체력 - 7
로봇 C,D:공격합니다.
(역시 젠을 우선적으로, 사격을 시도한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9 |
히지리 젠:... ... (열심히 피해본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 ...
당신은 어떻게든 젠의 앞을 막으려 했지만, 수적으로 밀린 걸까요.
아차, 한 순간에 적의 공격들이 젠을 관통합니다.
당신이 손쓸 틈도 없이 그의 몸이 힘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그것을 본 당신은 무언가,
부품이 과부화 되어 느껴지는 열기와는 사뭇 다른 열기를 느낍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눈앞이 희게 점멸합니다.
...
...
...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당신의 시야는 다시 복구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까까지 당신들과 싸우던 로봇들은 온데간데없고,
총알이 관통한 채, 구석에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젠이 보입니다.
히지리 젠:... …. ... 일어났, 구나. 리리.
리리카:...젠? 젠, 어떻게 된 건가요? 방금, 그건, ...(네가 시야에 담기자 급한 발걸음을 성큼 내딛어 다가가 네 상처를 살폈다.)
온몸이 엉망이 되어버린 젠은, 힘겹게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그리고는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듯한 숨소리로 말을 꺼냅니다.
히지리 젠:날 잡아줘. … ...숲 속으로, 가자.
방금에 대해서, 저 사람들이 말했던 것들에 대해서 전부... 이야기해줄 테니까.
리리카:...이런 몸으로 움직일 수 있겠나요.(조심히 네 몸을 일으키며 잡아준다.)
히지리 젠:... 그러니 네게 부탁하는 거지. (힘없이 웃으며 기댔다.)
...
당신은 젠을 조심스레 부축한 채 숲으로 들어갑니다.
숲 속의 나무들은 다 말라 비틀어졌는데, 이상하게도 바닥에 푸른색의 새싹이 조금씩 보입니다.
신기한 광경이에요.
말라비틀어진 잔디와 나뭇잎을 밟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고 생각할 무렵,
젠이 느리게 입을 엽니다.
히지리 젠:... 예전에 말했었지. 나는 평범한 어느 도시의 과학자고, 우연히 널 발견해서 그곳에 데려온 거라고.
리리카:...네.
히지리 젠:하지만 사실은, ... 응. 거짓말이야. 나는... 정부 소속이었고, 전쟁 무기를 개발하던 연구자였으니까.
단순히 연구가 좋았던 것 같아. 그땐... 폐허가 되는 세계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어. 그런데 언제부터... 였을까.
...... 죄책감이 든 거야. 내가 저지른 짓들에 대해서.
알... 고 있어. 이제와서 내가 돌린다 해도... 얼마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하지만 그래도 난 만들었어. 세계를 되돌려낼 코어, Seed For World를.
Seed For World. 세계를 위한 씨앗.
리리카:...젠의 책상에 있던 것인가요.
히지리 젠:... 응. 그것을 설계했지. 하지만 정작 이식할 만한 기계를 찾지는 못했어.
콜록이던 젠은, 힘겹게 말을 이어갑니다.
히지리 젠:그때... 발견한 게 너야, 리리. 넌...
너는... 부품의 노화 때문에 폐기가 된 게 아니니까.
리리카:... ...네?
히지리 젠:... 넌 분명 감정을 깨닫고 있었어. 그건 정부가 규정한 AI 윤리법에 어긋나지.
널 데려와... 원래대로라면 코어가 가동될 한 달 동안, 네게 감정과 윤리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어. 하지만 두 나라의 전쟁 선포로 더는 시간이 부족해져서... ...
... ...
젠의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당신이 아는 것들이 부정당했습니다. 한편,
이제서야 왜 젠이 한낱 노화되어 폐기당한 로봇에게 그렇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는지 이해가 갑니다.
당신은 감정을 가진, 세계를 위한 희망을 품게 된 로봇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전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에요.
당신이 본래 무엇이던가요. 그를 괴롭게 한. 이 세계의 멸망에 일조한 군용 로봇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이젠 세계를 재생시킬 마지막 희망이 들어있다니.
리리카, San. C. [1/1D3]
리리카:
기준치: | 79/39/15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San -1
리리카:...젠, 나는 잘 모르겠어요. 나는 분명 젠의 뜻에 반하는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인걸요. 그런데도 나에게, ...그런 걸 가르친다면, 무언가 바뀔 수 있을거라 생각했나요?
히지리 젠:... 미안해. 갑자기 이런 말을 들어도 혼란스럽겠지.
멋대로 널 데려오고, 코어를 심고, 그런 짓들을 해버려서.
그 당시의 나는, … … ...너 말고는 희망이 없었어.
... 나를 이해해달라고 하지는 않을게. 다만... 리리.
젠이 문득 멈춰 몇 걸음 떨어집니다.
멈춰선 그를 따라 앞을 바라보니, 기이하게 생명력이 흘러넘치는, 작고 푸른 꽃밭이 보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분명 이 세계는 멸망을 향해 가고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곳이?
놀랄 틈도 없이 그가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바닥에서 무언가를 찾아내 당기자, 땅이 작게 흔들리더니 커다란 캡슐 하나가 나옵니다.
이건 당신도 얼핏 본적이 있는 물건입니다.
그래요, 부상을 입은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한 캡슐이에요. 하지만, 갑자기 이걸 왜…?
히지리 젠:... 이제 곧 이 나라를 포함한 지구의 대부분이 폭격에 휩쓸릴 거야. 여태까지의 수준이 아닌, 대륙 단위의 폭격이. 그 정도라면 어지간한 방공호들 조차도 버티지 못하겠지.
그렇지만... 이건 내가 개조했던 캡슐이야. 내 계산대로라면... 이곳에 들어가면 버틸 수 있어.
있잖아, 나는... 네가 들어가서 이 폭격을 버텨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깨어나서 망가진 지구를 재생시켜 주길... 그러길 바라고 있어.
... ... 리리. 군용 로봇으로 태어난 네가 바뀔 수 있겠냐고 물었지. 넌 이미 한번 감정을 가졌기에, 폐기당할 뻔 했었고...
내가 명령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행동하고 있잖아.
그래서... 난 너를 믿어. 네가 감정을 가지고... 인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그렇게 당신을 마주 보며, 젠이 부탁합니다.
히지리 젠:늘 말했지. 윤리와 도덕에 대해서, 감정에 대해서, 인간성에 대해서. 비록 넌 로봇이지만... 감정을 깨닫게 된 순간부터, 나는 네가 인간성을 지닐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
... … ... 그러니 부탁할게 리리카. 인류를, 지구를 위해서. 부디 인간적인 선택을 해줘.
리리카:(네가 제 곁을 벗어나 말을 마치는 동안까지도 그저 무표정인 채로 너를 보았다. ...아니, 무표정임이 맞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만 실은 모르지. 감정을 가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조금씩 알 수 없이 눈썹을 찡그렸는지도. 네 말이 맞다. 저는 로봇임에도 주어진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수가 늘어나고있지.
어느 순간부터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건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는 첫 번째 증거이고, 너와 다른 이들의 행동을 비교하며 의문을 가지는 것이 두 번째 증거이고, 또한 이 순간에도 삶을 고민하는 것이 세 번째 증거이다. 이미 폐기되었어야 할 것이 이질적인 감각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옳은 일인가, 그건 이제와서 소용이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너를 보며 짧게 입을 연다.)
...그러는 젠은 여기에서 생을 끝내겠다는 말인가요?
젠, 당신의 말이 맞아요. 나는 언젠가부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나는 당신의 바람대로 윤리와 도덕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인간의 복잡하고 추악한 면모인 걸요.
그럼에도 당신은 이곳을 살리고 싶은가요? 진정으로?
히지리 젠:(네 시선을 피하곤) ... 이 상태론.. 어차피 오래 살지 못해. 내 운이 다했다는 거겠지.
하하 인간의 복잡하고 추악한 면모... 부정하진 못하겠네. 분명 그런 이들도 있으니까. (순간 터져나오는 피가 섞인 호흡. 한참 후에야 간신히 진정시키고 말을 이어간다.) ... 그래도...
난 희망을 믿어. 선하고 올바른 인간의 의지를 믿어. 무엇보다... 리리카, 네 인간성을 믿으니까.
... ... 그리고 코어가 제대로 작동된다면... 내가 계속 이야기 해왔던 과거의 모습을, 네 눈으로 보았으면 해.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평화로운 세계를.
리리카:...내가 만난 인간 중에 좋은 사람은 당신 밖에 없었어요, 젠.
모두가 날 필요에 의해 다루고, 할 일을 다 해도 감사를 표하거나 걱정해주는 이는 없었죠. 이것이 나를 대하는 당연한 인간의 태도예요.
그런데도 당신은 그렇지 않더군요. ...이것도 당신이 말하던 인간성 중의 하나인가요?
감정을 가진 내가, ...결국에 그들과 비슷하게 될 거란 건 예상 범위에 없는 건가요.
(시선이 가느다랗게 네 입가로 내려간다. 심박수가 떨어져 내려가는 건 굳이 측정하지 않아도 느껴지네. 이어 캡슐과 너를 번갈아보다 네게로 다가갔다.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맞추었다.)
젠, 당신에게도 보호자가 있나요? 그러니까, 의지가 되는 사람을 말하는 거예요.
히지리 젠:리리. (고개를 저었다.) 난... 좋은 사람이 아냐. 심지어 그들과 다름없는 인간이었지.
... 물론 감정을 가진 네가, 그들과 비슷한 인간이 될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보호자 실격이려나. (어색하게 웃... 어보이다가 상처가 아파서 그만둔다.)
... ? 난, (그러다 마지막 질문이 의외였는지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게, 다 컸고... 보호자라고 할 사람은 딱히 없... 지? (되돌아보면 태생은 고아였고 함께한 동료들은 전부 죽었다. 자신에게 남은 것은 너와 세계를 되살리는 계획 뿐.)
리리카:글쎄, 인간의 장점은 과거를 반성하고 후회할 줄 아는 것이 아닌가요?
그렇지 못한 인간이 훨씬 많은걸로 알고있는 걸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젠.
그렇다해도 나는 젠을 단정지을 순 없어요. 하지만, 방금의 모습을 보아하니 당신은 꽤 외로운 사람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보호자가 없다면 내가 해도 될까요?
아니, 나를 의지해요. 젠.
내 결론은 젠을 믿기로 하는 것이니까요. 나는 그들을 위해서가 아닌, 나를 돌봐준 당신을 위해서예요.
리리카:...(캡슐로 몸을 돌리고선 그대로 그 자리에 몸을 숙였다. 몸체에 손을 얹고선, 네 쪽을 바라본다.) 들어갈게요.
당신이 바라던 세계를 대신 보기 위해서.
...
... ...
당신은 결국 그의 바람대로, 그의 ‘인간적인’ 선택을 따랐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말에 젠이 기쁘게 웃습니다.
금방이라도 사라질듯한 모습이지만, 여태까지의 일주일 중 가장 밝게.
히지리 젠:... 네게 의지가 되고 싶었는데.. 반대였네. 내내 응석부렸던 걸지도.
나를 위해서... … ... 고마워.
그렇게 말하는 그를 보며 당신은 무슨 감정을 느꼈나요.
... 그런 감정을 읽기라도 한 듯, 그가 느리게 당신을 쓰다듬습니다.
히지리 젠:괜찮아. 이 마지막은 내가 기꺼이 감내해야 할 일이니까.
… 오히려 기대되는 걸. 앞으로 네가 바라볼 세계를 생각하면.
그 손길은 조금, 아주 조금은 떨리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가 더 무어라 말하려던 그때, 하늘이 유독 붉게 물들어옵니다.
저 멀리에서 낯익은 사이렌이 울리는 것이 들려옵니다.
그것을 본 젠은 어두워진 얼굴로, 캡슐 내부에 들어간 당신을 바라 봅니다.
그리고는 느리게 입을 열었습니다.
히지리 젠:이제 헤어질 시간이네. … ...잘 있어. Seed.
리리카:...안녕, 언젠가 다시 만나요. 젠.
히지리 젠:...... 응. 언젠가.
............. 꼭.
드르륵, 탁.
캡슐의 뚜껑이 닫히고, 알 수 없는 이유에 의해 당신의 전원이 다운되어 갑니다.
어두워지는 시야에 마지막으로 보인 것은,
끝까지 당신을 바라보던 그와 떨어지기 시작한 폭격이었습니다.
이제 당신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시간이 지난 뒤에 눈을 뜨게 되겠지요.
눈을 뜬 당신은 절망이 드리운 세계에 구원이 될 것입니다.
히지리 젠의 인간성을 물려받아, 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
[Ending 1.]
히지리 젠 로스트, 리리카 생존.
『절대다수를 위한 선택과 필수적인 희생』
───────────────────
...
젠은 폭격에서 생존하지 못하며, 당신은 약 2주 뒤에 캡슐에서 깨어나 세상을 정화하기 시작합니다.
절망뿐인 세계의, 유일한 구원자로.
▼
◆ 진상
『세계전쟁』
◆:인류는 100년이 조금 넘는 짧은 세월에 걸쳐 비약적인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절대로 찾아낼 수 없었던 미고들의 기술’을 일부분 가져오는 것에 성공하였으니까요. 인간들은 미고들의 기술 중에서도, ‘전쟁’에 관련된 기술 다수와, ‘광물’을 효율적으로 제련하고 합성하는 기술을 가져왔습니다. 그 기술들을 이용하여 기존에 있던 광물들을, 한정된 자원들을 더 효율성 좋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합성으로 새롭게 만들어낸 광물들을 이용해 더 뛰어난 전쟁무기들을 만들어냈죠.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작고 하찮은 인간들의 변수가 크게 적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미고들의 기술을 가져온 인간들은 발전하고, 동시에 타락했습니다.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이었으나, 이런 기술력이라면 정말 세계를 제패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에 빠진 것이죠. 그렇게 전 세계적인 전쟁이 일어난 지 약 3개월 만에, 지구의 70% 이상이 초토화되었습니다.
『리리카』
◆:당신은 사실, 군용 로봇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군용 로봇이었었으나, 젠의 손에 의해 바뀌었습니다.’ 당신이 폐기위험에 당한 이유는 부품의 노화도 어느정도 존재하였으나, 원활한 명령체계를 위해 넣어둔 AI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과학이 발달한 현재로써도 인간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AI는 문제가 될 요소가 많았습니다. 또한, 군용 로봇에게 그런 감정이 생겼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는 모르는 일이겠지요. 그에 따라 정부는 당신을 폐기처분합니다. 그 상황을 목격한 정부관할 연구소 소속 연구원인 젠은 당신을 몰래 빼돌려 도망치고, 당신을 ‘새로운 세계를 위한 초석’으로 만듭니다.
『히지리 젠』
◆:젠은 정부관할 연구소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과학기술을 이용해, 지금의 전쟁 기술 대부분을 만드는 것에 이바지한 연구원입니다. 처음엔 그 자신의 꿈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연구소에서 피워냈으나 가면 갈수록 자신이 만들어낸 기술에 의해 파괴되어가는 세계를 보며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호기심이라던가, 망가져버린 세계에 대한 싫증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젠은 이 상황을 타파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에 젠은 비밀리에 이 세계를 회복시킬, 일명 [새로운 세계를 위한 씨앗]을 개발해내었으나, 철통 같은 감시 속에서 씨앗을 개화시킬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폐기 직전의 당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위한 씨앗을 당신의 몸에 이식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위한 씨앗』
◆:약칭 세계씨앗으로, 현대 과학 기술보다도 앞선 기술들이 섞여 만들어진 에너지 코어입니다.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는 기계에 이식한 뒤 전력을 공급하면, 그 기계를 중심으로 전방 10km에 포함되는 공간이 정화됩니다. 이미 방사능과 화학물질들로 물들어버린 땅도 다시 새 생명이 피어날 수 있는 땅이 되고, 그 공간은 코어의 힘이 사라지기 전까지 재오염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코어를 버티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기계로는 턱도 없었고, AI를 통해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 정도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모든 AI가 이식된 로봇들은 AI 윤리법에 의하여 절대적으로 주인의 명령만을 따르는, 제대로 된 감정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로봇들뿐이었기에 이식하더라도 최상위 명령권을 가진 다른 인간에 의하여 제거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런 젠의 눈에 띈 것이 바로 당신. AI의 오류로 감정을 학습하게 된 당신은, 무려 전쟁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던 군인 로봇입니다. 코어를 버텨낼 수 있으며, 한 번 저를 폐기하려 한 최상위 명령권자의 명령을 들을 리도 없겠죠. 그렇게 젠은 당신을 빼돌려 도시 외곽으로 도망칩니다.
도시에서 제법 떨어진, 본인이 정부관할 연구소에서 일하기 전 종종 놀러오던 오두막집에 도착한 젠은 당신에게 세계씨앗을 이식합니다. 세계씨앗이 이식된 기계와 동화되어, 제대로 된 기능을 하는 데에 필요한 기간은 한 달. 한 달 동안 당신에게 인간의 윤리와 감정들을 가르칠 계획을 세우던 젠의 귀에 들려온 것은, 가히 참담한 소식이었습니다.
[K국과 S국이 전면전에 나서겠다고 발표, 일주일 뒤에 이 전쟁의 종말을 선언하겠다고 밝혀…]
◆:두 국가는 현대과학의 정점에 이른 국가였습니다. 그런 두 국가의 본격적인 전쟁 선포라니… 연구소에서 탈출한 신분으로는 어지간한 방공호에 갈 수도 없지만, 공격을 버텨내는 방공호조차 몇 없을 겁니다. 고뇌에 빠진 젠에게 문득 떠오른 것은, 예전에 몰래 코어를 실험하던 숲에 남겨둔 보호캡슐. 조금만 손을 본다면, 적어도 당신을 지켜내는 용도는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그의 계획에 따라 4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당신은 남은 3일의 시간 동안 이 모든 진상에 다가가고, 최후에는 끝내 선택을 해야겠지요. 그가 줄곧 말하던, ‘인간적인’ 선택을. 과연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ORPG > 2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C] 코끼리 무덤 : 리단탸 (0) | 2020.05.11 |
---|---|
[CoC] 버스는 꽃잎 사이로 달린다 : 시오니코 (0) | 2020.05.04 |
수요일의 신부 : 나기아벨 (0) | 2020.04.24 |
[CoC] 바이크를 탄 줄리엣 : 리단탸 (0) | 2020.04.18 |
[CoC] 하얀 기침이 터져나올 때 : 나기아벨 (0) | 2020.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