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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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l 락
나기 플 헤임 l 아바에 드 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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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자고싶지 않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또 시작입니다. 침대 밑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느니, 꿈에 괴물이 나온다느니, 잠자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느니,
온갖 핑계를 들어가며 잠들지 않으려고 하는 저 도련님 말이에요.
보수가 좋은 탓에 이 깊은 숲속까지 들어와
저 제멋대로인 도련님의 어리광을 수년째 받아주고는 있지만, 이젠 관둘 때가 된 걸까요.
이 저택의 사용인인 아바에는 오늘도 깊은 한숨을 쉬며 나기를 달랩니다.
▼▼▼ Chat Log ▼▼▼
잘 자요, 나의 작은 주인님.
모든 정리를 마친 당신은 한적해진 2층 복도를 걸어갑니다. 댁의 주인어른과 부인, 다른 식구들은 런던에 용무가 있어 한동안은 이 깊은 숲속 저택에 돌아오지 않을 예정이고, 저택에 남은 하나뿐인 막내 도련님은… 나기 플 헤임:싫어, 자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침대 밑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느니, 꿈에 괴물이 나온다느니, 잠자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느니, 온갖 핑계를 들어가며 잠들지 않으려고 하는 저 도련님 말이에요. 이미 3일째 꼴딱 샌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이유로 저렇게 고집을 부리는 걸까요. 먼발치에서 보이는 나기는 이 저택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메이드에게 보수가 좋은 탓에 이 깊은 숲속까지 들어와 저 제멋대로인 도련님의 어리광을 몇 년째 받아주고는 있지만 이제 그만둘 때가 된 것인지… 당신이 잠시 고뇌를 하고 있으면 신입 메이드가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당신이라고 별수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다른 사용인에 비해 나기는 당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니까요. 똑. 똑. 똑. 노크 소리가 들리자 나기는 단호하게 한마디를 던집니다. 나기 플 헤임:잔소리하러 온 거면 열어주지 않을 거야, 아벨. 아바에 드 클루니:... (안쪽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작게 숨을 내쉬고는) 저는 도련님이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도와드리러 온 것뿐입니다. 열어주시지 않겠어요...?
나기 플 헤임:... 그러니까, (문에 기대었는지 끼익 거리는 소리가 났다.) 잠들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 별로 문제도 없고. 아바에 드 클루니:문제가 없을 리 없습니다. 벌써 주무시지 않은 지 3일이나 되었는걸요.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도련님이 주무시는 모습을 지켜보겠습니다. (단호한 어투.)
아무래도 굳게 잠긴 문을 열려면, 도련님을 설득할 수밖에 없겠죠.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러니, 문을 열어주세요. [설득 판정 성공]
당신의 설득에 나기가 한숨을 쉬곤 문을 엽니다. 나기 플 헤임:... ... 바보 아벨. 그래도 자진 않을 거야, 정말로. 아바에 드 클루니:저를 바보...라고 부르셔도 좋습니다만, 그래도 주무셔야 합니다. (침대쪽으로 걸어가 이불을 말끔히 핀다. 그리고는 나기를 빤히 쳐다본다. 어서 누우라는 듯.) 나기는 미묘하게 표정을 구기며 침대 위에 '눕기까지는' 합니다. 다만 눈을 뜬 채 잠에 들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 판정 성공]
당신은 '도련님이 평소 동화나 시를 읽어주면 잠을 잘 잤었다' 는 사실을 기억해냅니다. 물론 그랬던 건 몇 년 전이라, 이제는 다 컸다며 어이없어할 게 뻔하지만요. 아바에 드 클루니:(곰곰 생각하다가 이야기를 꺼낸다.) 그럼, 제가 책을 읽어드리면 어떠신가요? ...따뜻한 우유도 함께 곁들이시면 분명 잠이 오실 겁니다. 나기 플 헤임:... 책? (그말에 네 쪽으로 돌아눕고 빠아안 바라본다.) 그거 괜찮네. 밤엔 할 일이 별로 없거든. 읽어줄 거야?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럼요. 괜찮으시다면 읽어드리고 말고요.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나, 긍정적인 반응에 화색이 돌아 도도도 발걸음을 옮긴다.) 그럼,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동화나 시가 담긴 책을 찾아보기로...!)
나기 플 헤임:... ... (화색이 도는 네 얼굴을 물끄러미 보다가 미미하게 웃는다.) 다녀와, 아벨. 당신은 나기에게 읽어줄 동화책이나 시집을 찾기 위해 서재로 향합니다. 담당구역이 아니기에 서재에 자주 갈 일은 없지만, 분명 서재는 3층 왼쪽 복도 끝에 있습니다. 당신은 먼지 하나 없는 계단을 밟고 3층으로 올라갑니다. 기본적으로 항상 쓸고 닦아 과하게 광이 나는 저택이지만, 최근 며칠 새에 저택의 구석구석이 눈에 띄게 낡아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던 도중 아바에, 【관찰】 판정. [관찰 판정 성공]
당신은 계단 벽에 붙어있는 초상화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멀쩡한 그림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종이의 빛이 바래 누렇게 뜨고, 물감이 덩어리져 그림의 상당 부분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이제 사람을 그린 초상화라기보다는 마치…얼굴 없는 괴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알 수 없는 기괴함을 느낍니다. SAN 체크. 아바에 드 클루니:(올라가던 도중, 기괴한 듯 보이는 그림을 잠시 바라보았다.) [SAN 판정 성공]
...?
그저 도련님을 재울 의지 뿐인 당신은, 별다른 생각없이 서재로 갑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어마어마한 크기의 책장과 수많은 책들이 먼저 눈에 띕니다. 창밖은 이미 어둑해져 있으며 고급진 책상 위에는 여러 문서와 필기구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습니다. 당신은 【창문/책상/책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오랜만에 와보는 서재... 청소는 잘 되어있을까, 창문부터 살펴봐요.) 【창문】: 늦은 저녁도 저녁이지만, 창밖은 짙은 안개가 끼어 앞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며칠간은 밤낮없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심한 것 같은데…
이 정도의 안개는 이 저택에서 일하게 된 이래로 처음인 것 같죠?
아바에 드 클루니:이렇게까지 바깥이 흐린 적은 없었는데, 이상하네요... (갸웃) (다시 돌아와, 도련님을 재울 의지로 책장에 꽂힌 책들을 빠르게 스캔!)
【책장】: 온갖 장르의 책들이 꽂혀있는 거대하고 고급스러운 목재 책장입니다. 얼마나 큰지, 책을 꺼내기 위한 간이 사다리까지 구석에 놓여있을 정도입니다.
분명 나기가 예전에 읽던 동화책들도 어딘가에 꽂혀있을 텐데 말이에요.
책장의 책들을 빠르게 스캔하는 아바에, 【자료조사】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생각보다 책이 많아 눈 부릅...) [자료조사 판정 실패]
(눈 데구르르...)
당신은 언뜻 보기에도 복잡해보이는 두꺼운 철학책을 발견합니다. 어린 아이에겐 부적절한 책이겠죠. 다시 【자료조사】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두꺼운 책을 꺼내들어 열어보았다가 바로 덮어버려요... 다시 한 번 찾아보기로.) [자료조사 판정 성공]
다시 책장을 둘러보던 당신은 엄마 거위가 아기 거위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표지의 책을 발견합니다. 책의 제목은 '마더구스(mother goose)' 입니다. 자장가나 짧은 동화가 여러 편 실려있는 책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엄마 거위와 아기 거위 그림의 표지를 보고는 끄덕끄덕)
(여려 편이 실려있으니 한 권이면 충분할까... 책을 챙기고선 나가기 전에 책상도 한 번 살펴봅니다.)
책상을 살피기 전에, 책 페이지를 한번 넘겨보는 건 어떨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혹시 모르니, 챙겨든 책을 한 번 펼쳐볼게요...!) 당신이 책을 펼쳐보니, 눈에 띄는 동요를 하나 찾습니다. 【 Baby, baby, naughty baby 】 그는 그 철탑을 의지하여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지. 그리곤 널 계속 먹어 치울 거야.
보나 마나 무섭다는 핑계로 잠들지 않을 게 뻔합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으으음... (가사를 읽어내려 갈수록 심각한 얼굴이 되어서는) 조금 더 귀여운 자장가는 없으려나요...~ 조금 더 귀여운 자장가를 찾는 당신, 【행운】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도련님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는 없어요...!) (눈물퐁퐁) 행운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다행히 당신은 평범하고 아기자기한 노래 가사를 발견합니다. ☀: 【 Twinkle, Twinkle, Little Star 】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동쪽 하늘에서도 서쪽 하늘에서도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다른 페이지들에도 무난한 가사의 노래나 동화가 제법 실려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무난한 노래와 동화들을 발견하고는) ...! 이 정도면 읽어드려도 좋겠어요. (다시 만족한 표정이 되어 책을 품안에 챙겼다.) 그렇게 당신은 마더구스라는 동요집을 품안에 챙겼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이제 정말 마지막으로, 책상을 살펴보고 갈게요.) 책상 서랍은 굳게 닫혀있고, 책상 위에는 각종 문서와 서신이 수없이 쌓여있으나 깔끔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자세히 보면 문서가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냥 대충 차곡차곡 쌓기만 한 것 같네요. 대체 여기 담당이 누구였죠?
정리해두지 않으면 담당 사용인이 크게 혼날 게 뻔하니, 선심을 베풀어 당신이 정리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바에 드 클루니:정리되지 않은 문서들을 그냥 지나치고 갈 수는 없겠죠. (끄덕이며 문서를 분류하기로 합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자료조사기준치: | 75/37/15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
당신은 어디에도 분류해놓기 어려운 이질적인 문서 세 장을 발견합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분류하는 중,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문서 세 장을 자세히 읽어보아요.) 【첫번 째 페이지】: 깔끔한 고딕체의 영문 계약서인 것 같은데, 내용이 많이 손상되어 무엇에 대한 계약서인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밑에 도련님의 삐뚤빼뚤한 이름과 서명이 있네요.
어린 도련님이 계약서에 서명을 할 일이 뭐가 있을까요?
【두번 째 페이지】: 나기의 것 외에도, 두개의 이름과 서명이 더 적혀 있습니다. 하나는 주인어른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사람의 것입니다.
당신은 기본적으로 이 집안 사람들과 연이 있거나 친한 가문의 성 정도는 외우고 있을 터인데…
딱히 주인어른의 지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소한 이름입니다.
【마지막 페이지】: 후견인, 친권자, 관계 증명 등의 딱딱한 단어가 이어집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어째서 도련님의 서명이...? (차례대로 페이지를 넘겨보며, 생소한 이름을 의아하게 보았다. 다음 페이지 역시 알 수 없는 내용뿐...) 교육기준치: | 70/35/14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머리 짚...!)
당신은 이 서류가 도련님에 대한 것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은 알 수 없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기......) 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자세히 들여다보던 당신은 이 서류가 '양자 입적 동의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 그래요… 도련님은 원래 이 집안 사람이 아닙니다. 당신이 원래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든 아니든, 집안의 무거운 비밀이 서재의 공기까지 무겁게 짓누르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서신은 책상서랍에 넣어두는 게 좋을텐데, 웬일인지 책상 서랍은 굳게 잠겨있습니다. 평소에 번거롭다며 서랍장을 잠그지 않는 분인데 말이에요…
아바에 드 클루니:...... 이런 문서는 안전한 곳에 보관해두는 게 좋을 텐데요. (문서 세 장을 모아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서랍에 넣어두고 싶어도 잠겨 있으니, 원...) 행운기준치: | 70/35/14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서성...)
열쇠를 찾는데 실패한 당신, 【열쇠공】 판정이면 서랍을 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열렸으면 좋겠는데...... (간절) 열쇠공기준치: | 25/12/5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그런 간절한 생각에도 부질없이, 서랍은 여전히 열리지 않습니다. 다른 이가 보면 도련님이 곤란할지도 모르니 우선 가져가고 나중에 다시 와 보는 게 좋겠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부질... 없어요......... 불안한 마음으로 문서들을 책과 함께 꼬옥 쥐고서 서재를 나섭니다...) 그렇게 당신은 서재를 나와, 나기의 방으로 향합니다. 방문을 열면 도련님은 여전히 뜬 눈으로 당신을 맞이합니다. 나기 플 헤임:(누워있기는 커녕 아예 침대에 앉아았는 채로 갸웃) ... 왔네. 무슨 책 가져왔어? 아바에 드 클루니:(혹시 기다리다 잠드시진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지만... 역시 그럴 리가 없겠죠.) ... 조금 늦은 것 같아서 죄송해요. 괜찮아보이는 동화집을 가져왔는데... 오늘은 이 책을 읽어드릴게요. (엄마 거위와 아기 거위가 그려진 책을 들어보였다.)
나기 플 헤임:... (네가 들고 있는 책 표지를 보고 눈이 가늘어진다. 어이없다는 투로) 있잖아. 내가 몇 살이라고 생각해? 그건 동화책이잖아. (아직 10살이지만 누구보다 어른스러운 나기 도련님.) 아바에 드 클루니:... 그게...... (10살이시죠, 라는 대답은 속으로만 하였다.) 그, 그렇지만 좋아하셨던 것 같아서... 동화를 읽어드리면 곧잘 주무시곤 하셨으니까요. ...... 별로...이신가요...? (열심히 찾아왔다는 눈빛...)
나기 플 헤임:...... 그렇게 볼 건 없잖아. (눈빛을 받고 묘하게 시선을 돌린다.) 별로인 건 아냐. 그냥... (조금 뒤에 짧게 한숨을 쉬곤) 좋아. 그걸로 읽어줘. 아니면 내가 읽어줄까? (빨리 오기나 하라는 듯 손을 까딱인다.)
예상대로의 반응이지만, 별수 없습니다. 이게 마지막 희망이니까요. 당신은 침대의 옆자리에 의자를 끌고 와 앉습니다. 동요도 좋고, 옛날이야기도 좋고, 자장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도련님이 정말 수면 부족으로 어떻게 되어버리기 전에, 빨리 잠부터 재워야 할 것 같아요. 아바에 드 클루니:싫어하시는 건 아니라니 다행이네요. (얼굴에 피어난 작은 미소. 도련님의 침대 옆에 의자를 가져와 앉아, 무릎 위에 책을 올려두었다.) 그럼 읽어드릴...... 네? (눈 깜박깜박) ... 도, 도련님이 읽으시면 의미가 없는걸요. (당황한 기색을 감추며, 목을 가다듬고는 책을 펼친다.)
작은 별... 이라는 자장가는 아시겠지요. (흘끔)
나기 플 헤임:... 의미가 없다니, 그럼 적어도 아벨은 잠들 수 있잖아. 안 그래? (감추어도 당황한 것 같은 네 기색에 키득인다. 펼쳐진 페이지를 빤히 보더니 손가락으로 콕,) 작은 별... 아. 이 삽화는 익숙해. 유명하잖아. 뭐야-... 자장가 불러주려고? (그대로 데구르르... 침대 헤드에 발을 올린 채 누워선 천장을 보며 대꾸했다.)
아바에 드 클루니:그으...러니까, 주무셔야 하는 쪽은 도련님이니까요. 저는 도련님이 잠드실 수 있도록 도와드릴 거고, 제가 잠들면 안된다구요...! (왠지 책을 읽어주기도 전에 기가 빠져나가는 기분이 드는 아바에...) 사실, 노래라거나... 소질은 없어서...... (줄어드는 목소리. 데구르르 누운 도련님에게 이불을 살포시 덮어줘요.)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나기 플 헤임:어차피 아벨도 잘 거잖아? 나와 함께 밤을 샐 생각이 아니라면. (기가 빠져나간 아바에를 보고 즐겁다는 양 웃었다.) 괜찮아- 아벨 노래는 들어본 적 있고... (이불이 덮이자 그 안에서 잠시 꼬물거리다 이내 얌전해진다.) 다시 들려줘. 못 불러도 용서할게. (뻔뻔)
아바에 드 클루니:...물론 저도 잠에 들 테지만, 그건 도련님이 먼저 잠드신 후의 일입니다. 도련님도 밤 샐 생각하지 마시구요. 아시겠죠- (낮게 한숨을 뱉어냈다.) (그러고는 무릎 위 놓인 책으로 시선을 내리고, 빤히... 쳐다보았다. 가사를 한 번 훑어보고 살며시 눈을 감아 짧은 심호흡을 한 뒤,)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동쪽하늘에서도, 서쪽하늘에서도...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꿋꿋이...)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 (슬쩍 눈을 뜨고는 옆을 바라봐)
나기 플 헤임:........... (이불 위로 빼꼼, 얼굴만 남기곤 눈을 감고 노래부르는 널 지켜보고 있다.) 아벨, 네 점수는...
... 28점이야. (미묘한 평가.)
아바에 드 클루니:......... (얼굴만 빼꼼 내민 채 여전히 깨어있는 나기의 모습에, 이럴 줄 알았다며 조용히 책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 감사합니다. (28점...... 역시 노래는 안되겠어요...)
반짝반짝 작은 별, 런던 다리 무너진다, 거미가 줄을 타고… 이후로 여러 자장가를 불러주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나기는 잠에 들지 않습니다. 점차 밤은 깊어가고 당신은 서서히 눈이 감깁니다. 아, 아직 도련님을 재우지 못했는데 말이에요. 아바에 드 클루니:듣기기준치: | 75/37/15 |
굴림: | 3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잘자.' 라는, 낯설지만 어딘지 모르게 귀에 익은 성인 남성의 목소리가 들린 것도 같습니다. 구름에, 붕 뜬 기분입니다. 몸에 감기는 감촉이 푹신합니다. 눈을 떠보면 당신은 나기의 고급지고 푹신한 침대를 혼자 독차지하고 누워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나기는 당신이 앉아 있었던 의자에 앉아 당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고용인의 침대를 차지하고 잠에 들어버리다니, 당신은 SAN 체크를 해야 마땅합니다. .............???
제가 왜......... (창백...)
정신기준치: | 65/32/13 |
굴림: | 1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자명종 시계를 살펴보면 벌써 정오에 가까운 시간입니다. 저택의 사용인들은 새벽 일찍 일어나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게 보통인데… 눈에 띄게 당황한 당신을 보고 나기가 뜬금없이 말을 건넵니다. 나기 플 헤임:일어났어? 아벨, 정원 산책 가자. 아바에 드 클루니:네...? 정원 산책이요......? (자신이 잠이 덜 깼나 싶어, 볼을 꼬집어본다. 아프다. 현실이다.)
.........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고는 상황파악을 마친 뒤, 무릎을 꿇고 앉아 고개를 푹 숙여요...) ... 도련님의 방에서 이 시간까지 잠들어 있었다니요, 있을 수 없습니다.........
(망연자실한 표정......)
나기 플 헤임:... 그 있을 수 없는 일이 여기 있잖아. 아무래도 어젯밤은 내가 이긴 것 같지? (웃으며 협탁에 놓인 책을 톡톡 건드린다. 어제보다 한층 더 피곤한 낯을 하고는, 태평하게 말을 이어갔다.) 사용인들에게 오늘은 아벨을 쉬게 해줄 거라고 내가 말 해뒀어. 갈까?
누가 누굴 쉬게 해준다는 건지, 혈색이 점점 어두워져 오늘따라 더 안쓰러워 보이는 도련님 입니다. 또 밤을 샌 것 같은데 대체 왜 잠을 자지 않는 걸까요.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나기는 당신의 팔을 잡고 어디론가 이끌기 시작합니다. 나기 플 헤임:비밀 보여줄까. 타임캡슐이라고 정원에 묻어둔 게 있거든-...
아바에 드 클루니:저... 저를요?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어제보다도 피로해보이는 도련님의 모습에 걱정이 먼저 앞섰다.) 그, 그보다 어제도 주무시지 않으신 건가요... (본인이 먼저 잠든 잘못이 있어 무어라 더 말을 잇지는 못한 채로) 비밀이라면 어떤...? (아직도 잠이 덜 깬 것 같은 느낌에 그저 말없이 따라가요.)
어쩔 수 없이 그의 손에 이끌려 저택 문의 밖으로 나서면, 저택 근처 이외의 것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요. 정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기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거대한, 안개 낀 정원을 익숙하게 지나갑니다. 어린 풀냄새와 이르게 핀 꽃향기가 당신의 코를 맴돕니다. 어느새 장미 꽃이 만개한 곳에 멈춰선 나기는 자신만이 알고 있다는 비밀 정원의 나무 담장 틈새로 당신을 안내합니다. 나기 플 헤임:... 응, 아벨에게만 보여주는 거야. 여기로 들어와. (말을 끝내곤 자연스럽게 틈새로 쏙 들어가 버렸다.) 아바에 드 클루니:자, 잠깐만요...! (도련님이 지나간 틈새를 멍하니 바라보며...) 크기기준치: | 55/27/11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음. 몸이 조금 끼는 것 같지만 나기가 안에서 끌어당겨 준다면 어찌저찌 들어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땀...) 도, 도련님, 혹시 조금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애매하게 끼인 상태로... 도움을 요청합니다...)
나기 플 헤임:......... 응? 안 들어오고 뭐해? (애매하게 낀 아벨 빤...) 아바에 드 클루니:......... 제게 이 입구는 조금 작은 것 같습니다... (가만히 서서 허우적거려봄...) 나기 플 헤임:......... 작았구나, 미안. (허우적 거리는 손을 잡고는 열심히 쭈욱 당겨본다.) 근력기준치: | 50/25/10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 .... ... .. (작은 도련님은 힘이 없었다.)
아바에 드 클루니:아, 아니에요...! 제가 조금 더 작았더라면...... ... ...
(팔만 조금 쭈욱 당겨지고 말았어요.)
근력기준치: | 50/25/10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 (침착)
나기 플 헤임:... ... 다시 해볼게. (더 열심히 쭈우욱 당겨본다.) 근력기준치: | 50/25/10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
나기가 끌어당겨, 겨우겨우 틈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어떡해 우리 도련님이 해냈어요) 나기 플 헤임:(기뻐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애매한 표정) 그렇게 당신이 비밀 정원 안으로 들어가면, 맨 처음으로 보이는 것은 작은 오두막과 벤치입니다. 그 주변에 가득 핀 푸른 장미와 이름 모를 들꽃들이 어우러져 마치 소담한 공간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어쩐 일인지 유독 이곳에만 안개가 끼지 않아,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이 맑습니다. 문이 없어 햇살이 잘 드는 오두막 안에는 간이침대와 테이블, 간단한 취사도구 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낑낑거리며 겨우 빠져나와,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공간에 넋을 놓고 둘러보았다.) 정원 안에 이런 공간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저도 모르게 작게 중얼거렸다.) (푸른 장미와 작은 들꽃들, 맑은 하늘 아래 따스한 햇볕, 모든 게 마음에 쏙 드는 듯) 너무 아름다운 정원이에요. 도련님은 언제부터 알고 계셨나요?
나기 플 헤임:... 언제부터였더라. (네 물음에 잠시 생각하더니 갸웃) 잘 기억이 안 나네. 우연히 찾은 곳이거든. 여기 아름답지. 가끔 잔소리가 싫을 때 도망올수도 있고? (하고 자신의 메이드에게 당당하게 꼼수를 알려주는 도련님.)
그렇게 당신이 비밀정원 안을 둘러보고 있으면, 나기는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모종삽으로 화단 밑의 땅을 조금씩 파내기 시작합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우연이시군요... 역시 도련님은 운이 좋으시네요- (끄덕끄덕) 으음, 두 번 들어오기에는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지만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가,) 앗, 삽은 제게 주세요...! 제가 하겠습니다. (나기가 있는 쪽으로 바로 달려갔다.)
나기 플 헤임:그러니까 알려주는 거야- 아벨은 두 번 못 들어오는 곳이니까. (농담처럼 말하고는 따라 웃었다. 자신이 하겠다는 네 말에 자연스럽게 삽을 넘겨준다.) 어차피 거의 다 팠지만...? 나기에게서 삽을 받아 흙을 파내는 아바에, 【행운】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 ...... (농담을 진담처럼 받아들인 듯 동공지진... 그래도 얌전히 삽을 건네받아 열심히 땅을 파요.) 행운기준치: | 70/35/14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자물쇠가 걸려있는 작은 나무상자와 열쇠를 발견합니다. 열쇠로 상자를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앗, 안에 상자가... (작은 나무상자와 열쇠를 조심스럽게 꺼내들어, 도련님과 상자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나기 플 헤임:... 응. 찾았네, 타임캡슐. 열어 봐. (나기는 상자와 아바에를 번갈아 쳐다보며 대답했다.) 아바에 드 클루니:제, 제가 열어도 괜찮은 물건일지...... (머뭇거리다 열쇠를 자물쇠에 살짝 꽂아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나무상자를 열어) 나무 상자 안에는 푸른 보석이 박힌 은제 회중시계가 들어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상자 안에 든 회중시계를 물끄러미 바라봐요.) ...저, 이건......? 나기 플 헤임:(회중시계를 꺼내서, 네 손에 쥐어준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시계래. 난 이제 필요없으니 아벨에게 주려고.
아바에 드 클루니:...네? 제게 주시는......?? (이런 값비싸 보이는 물건을 가져본 적이 없어, 멀뚱히 상자를 들고 있기만 한다.) 그, 그렇지만- 도련님의 타임캡슐인데... 제가 갖고 있어도 괜찮은 건가요...?
나기 플 헤임:음... (빈 나무상자를 쳐다보다 빙글 몸을 돌려 오두막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잠시 무언가를 찾아 뒤적거리며 말을 잇는다.) 난 이미 줬어. 싫으면 팔아버리던가? 그거 꽤 비싼 거거든. (조금 뒤에 만년필과 양피지 몇 장을 꺼내왔다.) ... 내 타임캡슐은 새로 만들면 되고. 나기 플 헤임:자, 아벨. 새로운 타임캡슐을 위해 편지를 써 줘. 10년 후에 서로 바꿔서 읽어보는 거야. … 그러니까 그때까지 여기서 일해야 해.
아바에 드 클루니:자, 잠시만... 도련님......~! (나무상자를 든 채로 뒤를 쫓아가려다 우뚝 서, 다시 한 번 회중시계를 내려다보았다. ...푸른 보석이 예쁜, 행운을 가져다 주는 시계... 도련님이 주신 물건을 되팔 리가 있나요. 조심스러운 손길로 한 번 꼭 쥐어보고는 다시 상자 안에 넣어두었다.) (만년필과 양피지를 들고 나타난 모습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제가... 10년 후의 도련님께 드릴 편지를 쓰는 건가요?
... 저도 그때까지, 도련님 곁에서 시중을 들어드리고 싶어요. (옅게 웃어보였다.)
나기 플 헤임:... ... (이미 특유의 삐뚜르고 휘갈긴 글씨로 'Dear. Abbaye' 라며 양피지에 무언갈 써 내려가고 있다. 그러다 네 물음에 잠시 고개를 들어) ... 응. 10년 후의 나에게 쓰는 편지. 아벨은 궁금하지 않아? 10년 후의 내가 어떨지. 10년 후의 네가 어떨지. (옅은 미소를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린다.) ... 난 궁금해.
나기는 꽤 오랜 시간을 들여, 10년 후의 당신에게 줄 편지를 완성합니다.
(To 나기 플 헤임): Dear. Abbaye (To 나기 플 헤임): 막상 쓰려니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 지 모르겠네. (To 나기 플 헤임): 10년 전에 이 저택의 모두를 잃어버리고 나서 그냥... 계속 네가 생각났어. 보고싶었던 것 같아. (To 나기 플 헤임): 환각이어도 괜찮아. 만날 수 있었으니까. (To 나기 플 헤임): 네가 살았으면 좋겠어, 아바에. (To 나기 플 헤임):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기서 일하고 있어? 다른 곳으로 갔으려나. 이제 주인도 없고. (To 나기 플 헤임): 네 편지를 못 보는 건 아쉽다. 하지만 신 같은 것에 지고 싶지 않았거든. (To 나기 플 헤임): 그러니 아바에, 나중에 알려줘야 해. 너의 시간은 어땠는지. _ Nagi 나기 플 헤임:끝. (한참을 적어내려가는 듯 하더니 펜을 놓는다. 양피지를 접어 봉투에 넣고, 실링으로 단단히 봉했다.) 아벨은? 아직 안 썼어?
아바에 드 클루니:... ... (벌써 양피지에 무언가 적고 있는 그를, 동그란 눈으로 바라본다.) 10년 후의 도련님......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지금보다 훨씬 더 의젓하신 모습으로 자라셨겠지요. 그때의 도련님은 푹 주무시고 계셔야 할 텐데...) (고민하는 듯하더니 뒤늦게 펜과 양피지를 손에 쥐어) 저, 저...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열심히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
(한동안 조용하더니, 어느새 펜을 내려두고 양피지를 바르게 접어 봉투에 넣었다.) ...저도, 다 썼습니다. (힐끔)
나기 플 헤임:... 드디어? (테이블에 앉아 널 기다리며 혼자 카드 탑을 쌓는 놀이를 하던 중이었다. 끝났다는 말에 와르르 무너트리곤 가까이 다가온다.) 좋아. 그럼 이대로 넣... (으려고 나무 상자를 보는데 안의 회중시계가 있어 물끄럼..)
아벨, 이건 네게 준다고 했잖아? (시계를 빼서 네 손에 다시 쥐어주고 두 개의 편지를 나무 상자 안에 넣는다.) 이제 묻어두고 10년 후에 열어보자.
아바에 드 클루니:앗, 제가 갖고 있어야 하는 건가요...... (다시 손에 쥐어진 시계를 물끄럼...) 10년이라니, 지금은 아득하게만 느껴지네요. 이대로 땅에 묻어두면... 될까요? (총총 삽 들고옴) 나기 플 헤임:응. 아득한 시간이지, 생각보다 빠를지도 모르고. (총총 삽 들고오는 아바에를 보고 어쩐지 웃음 나오려는 표정이다.) 이번엔 내가 묻을게. 그거 줘.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아바에 드 클루니:시간은 지나고 나면 빠르게 느껴지곤 하죠. (양손으로 삽을 꼬옥 쥔 채로 그를 향해 단호히 말한다.) 그건 안됩니다. 이런 일은 제게 맡겨주세요. (그러고는 어느새 흙을 덮어두고 있다!)
나기 플 헤임:... ... 빠르네. 아벨.. (단호한 아바에를 보고 포기했다. 타임캡슐을 완전히 묻을 때까지 옆에서 턱을 괴곤 얌전히 지켜본다.)
그렇게 두 사람이 비밀정원에서 시간을 보낸 후 저택으로 돌아갈 즈음이면 주변은 어둑해져 있습니다. 여전히 끼어있는 안개에 당신의 기분은 묘해집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음, 으음...... (여전한 바깥의 안개가 신경쓰인다. 복도를 왔다갔다, 서성서성) (도련님은 방에 돌아가셨을까요?)
그를 재우기 위해 방으로 향하거나, 혹은 어제 하지 못한 일을 마저 할 수도 있겠죠. (어제 챙겨두었던 문서를 들고, 다시 한 번 서재로 가봐요.)
어제의 모습과 같습니다. 책상 서랍도 여전히 잠겨 있네요. 아바에 드 클루니:(오늘은 열려주세요, 서랍 님......) (손 모아 기도...) 행운기준치: | 70/35/14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당신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열쇠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떨어져 있는 열쇠를 호다닥 집어들어, 잠긴 서랍에 꽂아봅니다!)
호다닥 열쇠를 집어들은 당신이 서랍을 열자, 안에는 주인어른의 것으로 추정되는 수첩이 하나 놓여있습니다. 당신은 수첩에서 어딘가 기묘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제가 함부로 읽어봐도 될지...... (기묘한 느낌의 수첩을 꺼내, 겉모습만 이리저리 살펴본다.) 겉모습 자체는 평범한 모양의 가죽 수첩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스스로 시험에 드는 중......) ... ...
(궁금하니 조금만... 아주 조금만 읽어볼래요.)
지저분한 필체의 라틴어와 기괴하고 기하학적인 원 모양, 출처를 알 수 없는 붉은 얼룩이 가득합니다. 정신기준치: | 65/32/13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자고로 영국의 신사이자 지식인이라면 라틴어에 능해야 하는 법이니… 주인어른이 수첩에 라틴어로 쓰셨다고 해도 그리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쓰여있는 모양새가 너무도 섬짓합니다.
많은 부분이 손상되어 읽기도 힘들 뿐더러, 왼쪽에 이 원은 대체 무엇일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저는 영국의 지식인... 나는 영국의 지식인......) 외국어:라틴어 Roll기준치: | 30/15/6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뛰어난 지식인인 당신은 빽빽한 글에서 몇가지 눈에 띄는 단어를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 ? 전혀 연관성 없어보이는 단어입니다. 탑? 제물? '신'? 뒷장을 더 넘겨보면, 이젠 라틴어가 아닌 전혀 알 수 없는 문자들만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자고로 귀족저택 사용인의 덕목이라면 첫째도 침묵, 둘째도 침묵입니다. 이것이 무엇이든 못본 척 서랍을 닫는게 좋겠네요. 아바에 드 클루니:...... 으음. 조, 좋아요... 전부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이었으니, 보지 못한 것과 다름 없겠죠... (누구에게 이야기하는지 중얼거리며, 수첩을 서랍에 넣고 닫은 후 다시 잠궈 두어요.)
(잠깐! 그전에 챙겨왔던 문서 세 장도 서랍에 같이 넣습니다.)
좋아요. 당신은 그전에 챙겨왔던 문서 세 장도 서랍에 넣어 같이 잠궈 둡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그리고 유유히 서재를 빠져나와요...) 유유히 서재를 빠져나온 당신은, 오늘이야말로 도련님을 재우기 위해 나기의 방으로 향합니다. 나기 플 헤임:... (비장한 얼굴 보고 내적 한숨) ... 왜 그런 표정이야? 아벨. 아바에 드 클루니:... 그야, 어젯밤도 도련님이 주무시지 않았으니까요. 게다가 제가...... (지난 일을 떠올리자 아찔해지는 기분.) 오늘은 꼭 도련님이 잠드시는 모습을 지켜보겠어요.
나기 플 헤임:... 내기할래? 나는 오늘도 아벨이 먼저 잠드는 데 걸겠어. (피곤하지만 여유로운 표정으로 빙글빙글 웃는다.) 아바에 드 클루니:그런... 내기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먼저 잠드는 일은 없을 거예요. (벽에 붙어 꼿꼿하게 서있음) 한눈에 보아도 피곤해보이시는데, 어째서 주무시지 않으시는지 저는 걱정이 됩니다... (울상...)
나기 플 헤임:... ... (벽에 붙은 널 보고 결국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 뭐야.. 거기 계속 서 있게? 네가 잠드는 건 그렇다 쳐도 어떻게 날 재우려고. 이리 와, 아벨. (손을 뻗어 어제와 같은 의자를 톡 건드린다.) 내가 걱정이 된다면 내 곁에 있어야지. 응?
아바에 드 클루니:... 적어도, 제가 먼저 잠들지 않는다면... (지난 밤의 충격이 큰 듯하다.) ...... 제가 곁에 있어드리면, 도련님은 주무시겠습니까? (그리 말하면서 발걸음을 느리게 뗀다. 침대 쪽으로 다가가 이불을 꼼꼼하게 펴주며)
나기 플 헤임:음... (이불을 펴는 네 모습을 가만 바라보더니) ... 혼자 자면 무섭잖아. 아벨이 먼저 잠들면 잘 것도 같은데. (멍멍이 수작을 해본다.)
아바에 드 클루니:도련님이 무서워하시지 않도록 잠드실 때까지 제가 지켜보겠습니다. 그러고 난 후에 저도 자도록 하지요. 그러니까... (정돈된 이불 톡톡톡톡 두드림)
나기 플 헤임:... 그러니까? (톡톡톡톡 소리에 이불 힐끔, 아바에도 힐끔.) 이런 건 어때? 아벨이 대신 도련님을 하는 거야. 나는 아벨이 잠들 때까지 지켜보는 거지. 아바에 드 클루니:(톡톡톡톡... 얼른 누우라는 눈빛.) ...... 도련님은 도련님입니다. 잠드실 때까지 지켜보는 건 제 역할이에요. (꿋꿋!)
저 고집센 도련님. 누가 먼저 잠에 드는지 끝까지 가봅시다. 아바에 드 클루니:(작게 한숨...) 대체 언제 주무실 예정이신가요. 정신기준치: | 65/32/13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나기 플 헤임:... 아벨이 먼저 잔다면 생각해 볼게- (어쩐지 웃는다.) 정신기준치: | 80/40/16 |
굴림: | 7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바에 드 클루니:....................... 안 주무실 거잖아요. (확신)
나기 플 헤임:....................... 아벨은 눈치가 빠르다니까... (중얼)
나기와 한참 실랑이를 하던 당신은 결국 오늘도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먼저 잠에 들어버립니다.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다기보다는, 순간적으로 몸에 힘이 빠지고 시야가 암전되는 게 마치… … 또 구름에 붕 뜬 기분입니다. 몸에 감기는 감촉이 푹신합니다.
또? 눈을 떠보면 역시나 당신은 나기의 침대를 혼자 독차지하고 누워있습니다. 지금이 새벽인지 밤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방안과 창밖은 어둡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보아도, 도련님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로 간 거죠? 아바에 드 클루니:...... 제가 또... (왜 이러지, 이마를 한 번 짚었다 주위를 둘러본다.) ... 나기 도련님?
관찰력기준치: | 80/40/16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또한 복도에서 누군가의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나기일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방문이 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소리가 들리자 빠르게 문을 향해 다가갑니다.) 당신이 나기를 찾기 위해 문으로 다가가면 처음 보는 인영이 복도를 앞서 지나가고 있습니다. 희미하게 뒷모습을 확인하니, 상당히 고급스러운 옷에 푸른 머리가 인상적인... 저택의 사용인이 입을 법한 옷도 아니고 이 집안 사람들이 돌아온 것도 아닐 텐데 '저건' 대체 누구죠? SAN Roll기준치: | 64/32/12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아바에 드 클루니:(방안에 도련님이 계신 것 같진 않으니... 쫓아가봅니다.) 당신은 알 수 없는 남자의 뒤를 쫓지만 그는 멀어지기만 할 뿐, 뒤돌아본다거나 따라잡히지 않습니다. 대체 저 사람은 누구고 나기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괴한? 납치? 계단을 내려간 남자는 이윽고 저택의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저택 밖의 자욱한 안개에 서서히 그의 모습이 묻혀들어갑니다. 이대로 가면 놓칠 것 같습니다. 그를 붙잡아야 할 것 같아요. 아바에 드 클루니:...!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열심히 그의 뒤를 쫓아가요.)
남자를 따라나가, 당신은 자욱한 안개 속 인영을 뒤쫓습니다. 닿을 듯 닿지 않고 여전히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당신의 주변을 에워싼 안개는 점점 더 짙어져 어느샌가 방향 감각도 잃을 것만 같습니다. 남자의 인영도, …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됩니다. 당신이 어디로 빠져나간다고 해도 같은 곳만 맴돌고 있는 느낌입니다. 한참을 안개 속을 헤매면, 누군가가 뒤에서 당신의 손을 붙잡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묘하게 슬픈 표정의 작은 도련님 입니다. 나기 플 헤임:...아벨, 이거 잃어버렸잖아. 그런 나기의 손에는 회중시계가 들려 있습니다. 분명 그에게 받았던 회중시계인데…언제 떨어트렸던 걸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도련님? 어, 언제......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그의 모습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 모처럼 주신 물건을 잃어버려 죄송합니다. (회중시계를 받아들고는) 저, 그런데... 어디 계셨던......
나기 플 헤임:난 계속 방에 있었는데. (뻔뻔한 태도로 으쓱인다.) 아벨이 멋대로 밖으로 나가놓고? 귀신에라도 홀린 줄 알았어. 내가 따라왔으니 다행이지만... 여긴 길을 잃기 쉬우니까 빨리 돌아가자, 아벨.
그는 당신의 손을 잡고 안개 속을 익숙하게 걸어갑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방에 계셨었다니...... (그럴 리가, 분명 아무도...)
여긴, 저택 앞이라고 생각하는데... 길을 잃을 수도 있는 걸까요...... (여전히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그의 손을 잡아 걸어 나간다.)
나기 플 헤임:... 저택 앞을 빙빙 돌 생각이었어? 산책하려던 거면 미안한데. (농담조였지만 이후로는 묵묵히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그렇게 저택으로 돌아오면, 나기는 1층의 넓은 로비에 멈춰서 입을 엽니다. 나기 플 헤임:... ... 잘자, 아벨. 좋은 꿈 꿔. 그 말을 끝으로 당신의 시야는 다시 암전됩니다. 어제의 일은 그저 꿈이었는지, 자신은 언제 이곳에 돌아온건지, 당신은 원래 자신이 생활하던 저택의 1층 방에서 눈을 뜹니다. 일어나자마자 당신은 동료 사용인에게서 이상한 소리를 듣습니다. 내일 집안 어르신들이 돌아올 예정이니 오늘은 다들 저택 청소로 바쁠 텐데, 사용인 몇 명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는 소리 말이에요. 짐도 그대로이고, 사라진 물건도 없고, 밖에 나간 걸 봤다는 목격자조차 없다고 합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사람들이 사라진 것도 이상하지만… '내일' 집안 어르신들이 돌아온다뇨? 분명 7일에 돌아온다 반복적으로 전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제는 분명 4일이었으니, 오늘은 5일일테고. 그럼 내일은 6일이잖아요? 당신이 날짜를 잘못 기억하고 있을 리는 없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기억을 더듬어봐도 오늘은 5일이어야 한다. 어째서...?) (방안에 달력이 있다면 확인해봅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걸까요...)
달력을 확인하면, 7일에 어르신들이 돌아오는 날인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동료 사용인에게 물으니 오늘은 6일이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 ? 설마 꿈을 하루 동안 꾼 건 아닐 테고 말이에요. 찜찜한 기분을 뒤로하고, 슬슬 일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중앙의 홀로 나오면 노년의 집사가 당신에게 다가와 한 가지 부탁을 합니다. 집사: 식구들을 맞을 준비로 남는 인력이 거의 없는 것 같으니… 자네가 잠깐 저택을 돌아다녀 보면서 사라졌다는 사용인들을 찾아봐 주겠나?
혹시 저택을 배회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아바에 드 클루니:... 네,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작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리고는 저택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당신의 인사에 화답하고, 그는 우선 1층을 부탁한다며 계단 위로 바삐 올라갑니다. 사라진 사용인들을 찾아달라니 방식은 잘 모르겠지만... 우선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묻거나 직접 찾아보는 편이 좋겠네요. 1층 중앙 로비에 서 있는 당신의 좌측으로는 식당, 우측으로는 응접실이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현관, 북쪽으로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위치해 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곰곰... 주방과 식당에 사용인들이 많을 것 같으니 먼저 가봐요.) 식구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한 식당과 주방입니다. 다들 이곳저곳을 청소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탓에 무언가를 물어본다거나 흔적을 찾아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신이 식당을 조금 서성거리면, 은식기를 닦고있는 메이드와 키 큰 풋맨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듣기기준치: | 75/37/15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용인A: 작은 도련님, 미쳐버린 게 아닐까? 명을 재촉하잖아. 사용인A: 왜, 뭐 어때서. 이젠 하인까지 없어지고, 이 저택 저주받은 거 아냐? 사용인B: 그러게, 괴물 괴물 하더니 진짜 괴물이라도 나오나 봐. 듣자 하니 저택에는 공공연하게 나쁜 소문이 도는 것 같습니다. 나기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정말 미쳐버리기라도 한건지 잠을 자지 않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몇몇 사용인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요. 대체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잠자코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딘가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도련님이 미쳐버린 게 아니냐느니, 저주받은 저택이라느니 그런 터무니 없는 소문에 의지하고 싶지 않다.) (그들을 뒤로 한 채 주방을 빠져나옵니다. 응접실로 걸어가요.)
이어 당신은 주방을 빠져나와, 응접실로 걸어갑니다. 화려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최근에는 쓸 일이 없어 찬 공기만이 맴도는 응접실입니다. 당신이 응접실의 문을 열면, 쿵- 누군가와 부딪힙니다. 견습 하인: 아, 아아, 아, 안녕하세요!!!! 도련님 보다는 조금 나이가 있어 보이는 견습 하인이네요. 견습 하인은 다급히 문 밖으로 나가버리고, 응접실 안에선 타는 냄새가 납니다. 냄새가 나는 쪽을 쳐다보면 벽난로입니다. 벽난로 안에 '무언가'가 타고 있지만... 불씨는 작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저, 저기......! (사과를 건네기도 전에 다급히 나가버려, 뒷모습만 벙벙하게 쳐다보았다. ... 그것도 잠시, 타는 냄새가 나는 벽난로쪽으로 향해) (주위에 불을 끌 수 있을 만한 게 없나 찾아봐요.)
주위를 둘러보니 테이블 위에 놓인 꽃병이 보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꽃병 안의 꽃을 잠시 꺼내두고는, 불길에 물을 뿌립니다.) 이미 벽난로 안에는 수십장의 종이와 책이 타 그을음이 심하게 남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멀쩡한 건 종이 한 장과 책 한 권 뿐이네요. 아바에 드 클루니:(꽃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은 후, 멀쩡해 보이는 종이와 책을 꺼내어 살펴본다.) 글씨 하나 적히지 않은 종이는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가운데의 작은 원을 큰 원이 감싸고 있는 모양이고 그 사이엔 기하학적인 무늬가 그려져 있네요. 이 원,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마치 마법진을 그린 것 같습니다. 영어로『 존재의 증명(Proof of Existence) 』이라 쓰여있습니다. 그런데 열어보니, 내용은 영어와 라틴어가 섞여 있습니다. 아바에, 【모국어:영국】과 【외국어:라틴어】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언어(모국어)기준치: | 70/35/14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외국어:라틴어 Roll기준치: | 30/15/6 |
굴림: | 2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모국어보다 외국어에 능한 당신은 눈에 띄는 구절을 몇 읽을 수 있었습니다. ☀: 『 ■재는 무엇으■ 증■할 수 있는가? 』 나는 드디어 이 모든 것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당신은 주변을 의심해본 적이 있는가? 주변의 모든 것이 ■짓이고, 주변의 모든 것이 허■이라면?
이들의 ■■와 이들의 ■미는 무엇으로 증■해 낼 수 있는가?
... 또한 해당 페이지의 뒷장에서 한 구절을 더 확인합니다. 『 그렇다면 나 자신의 존재는 무엇으로 증명해 낼 수 있는가? 』
아바에 드 클루니:(종이와 책의 내용을 확인하고는, 잘 덮어 챙겨듭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 (응접실에 특별한 점이 없다면 빠져나와 현관도 살펴봐요.)
당신은 응접실을 빠져나와 현관을 살피러 갑니다. 현관에서 밖을 바라보면 여전히 안개가 짙게 끼어있습니다. 어제의 그 이상한 꿈 때문에 오늘은 왠지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중년의 정원사가 저택의 문 앞에서 정원 쪽을 쳐다보며 눈을 한껏 찌푸리고 있네요. 정원사: 이그그그... 돌아오시기 전에 해놓아야 하는데... 안개 때문에 뭐가 보여야 말이지. 아바에 드 클루니:(곤란해 보이는 정원사에게 다가가) 저, 혹시... 제가 도와드릴 일은 없을까요? 정원사: 뭐? 도와준다고? 정원 일은 해봤나? 정원의 모양새에 집중하던 그는 당신을 보고 눈을 둥그렇게 뜹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아... 아니요...... (자신없이 줄어드는 목소리...) 안개...때문에 힘드시겠어요. (흘끔)
정원사: 그렇지 뭐, 이놈의 안개가 말야~... 주인 어르신께서 이렇게 이렇게, 둥글게 대칭을 맞춰 덤불을 잘 가꿔 놓으라고 말씀 하셨거든?
큰 손님이 오니 그렇게 해놓으라 말씀 하셨는데 말이야. 이그그그... 새벽부터 해도 부족하니 나원, 참.
그는 과장된 제스쳐로, 나무덤불의 각도를 이리저리 손으로 재며 짜증을 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아, 그렇죠... (끄덕끄덕) 안그래도 그 일과 관련하여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잠시 괜찮으십니까...? (조심스레)
정원사: 엥, 뭐 물어보고 싶은 게 있나? 뭔데, 무언데.
아바에 드 클루니:(곰곰...) 혹시, 사라진 사용인들을 보신 적 없으십니까? ... 이 현관을 통해 나간 사람은 없는지... 정원사: (같이 곰곰...) 없네. 내가 정원 일 때문에 계속 정원과 대문 사이를 오갔는데, 이 쪽으로 나간 사람은 못 봤어. 아바에 드 클루니:그런가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밖으로 나간 것은 아닌 모양이다.) 바쁘신 와중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개 또한 어서 걷히길 바라겠습니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자리를 뜬다.)
정원사: 그려, 자네도 서둘러 일하게나. 내일이면 주인 어르신이 온다고. 사라졌다는 사용인들이 당신의 방에 있을리는 없고. 당신은 1층을 전부 둘러보았지만,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했습니다. 어떡할까요? 그 수상한 견습 하인도 신경쓰이고, 집사 분께 보고한다는 구실로 2층에 올라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1층은 전부 둘러본 것 같으니... 계단을 올라가기 전, 제 방에 들러 응접실에서 챙겨두었던 종이와 책을 보관해두고 나옵니다.) (2층으로 올라가요!)
당신은 방에 종이와 책을 보관하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계단 위로 올라오면 맨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정원의 전망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 입니다. 발코니를 기준으로 왼쪽 복도 끝은 나기의 방, 오른쪽 복도에는 사라진 사용인의 또 다른 청소 담당 구역이던 귀빈실과 주인어른의 침실이 있습니다. 복도에는 딱히 특별한 게 없고, 집사님 역시 보이지 않네요.
아바에 드 클루니:(누가 있나, 주위를 한 번 살피고 귀빈실에 먼저 들어가본다.) 사라진 사용인의 다른 담당구역인 귀빈실의 문을 열면… 이게 무슨 일이죠? 있어야 할 침대와 테이블 등 가구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자명종 시계 단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당신이 가까이 가면 자명종 시계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시침과 분침이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뭔가를 느낄 새도 없이, 당신의 주머니 속에 있던 회중시계가 체인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떨어진 회중시계는 자명종 시계와 같이 시침과 분침이 아주 빠르게, 거꾸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회중시계를 주워보려 했지만, 당신의 손이 흐려지면서 회중시계가 바닥으로 다시금 떨어집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방안의 가구들이... 어째서 자명종만 남아있는 건가요? (귀빈실의 상태와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 당황하며 두리번거리다, 갑작스레 바닥에 떨어진 회중시계를 황급히 주워든다. 또 잃어버릴 수는 없어요.)
SAN Roll기준치: | 62/31/12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당신이 눈을 한 번 깜빡이면 거짓말처럼 손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습니다. 헛것을 본 걸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깜빡. 조금 전의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제 손에 쥐어져 있는 회중시계를 멍하니 쳐다보다 조심스럽게 힘을 주어 쥔다. 소중한 물건이니까요, 망가진 곳은 없는지 상태를 살펴봅니다.) 당신은 회중시계를 손에 쥡니다. 다행히 망가진 곳은 없는 것 같아요. 아바에 드 클루니:(고장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다시 제 주머니 속 깊이 넣어둔다.) (자명종은 여전히 거꾸로 돌아가고 있을까? 그외 이상한 점이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봅니다.)
자명종 시계는 여전히 거꾸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음...... (귀빈실에 대해서는 다른 사용인에게 이야기해보아야 겠어요. 우선 이곳을 나갑니다.) (바로 옆 주인어른의 침실로 총총)
주인어른은 외출 중이시니 청소를 위해 문은 열려 있어야 할텐데… 어쩐지 잠겨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잠긴건 아닙니다. 문고리도 돌아가고 문도 조금 열어볼 수 있지만, 묵직한 무언가에 가로막혀 어느정도 이상은 열리지 않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문고리를 여러 번 돌려보며 열어보기를 시도했으나 열리지 않는다. 조금 힘을 주어 밀어봐요...) 우선 열린 문 틈새로 방 안을 살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앗...) (작은 틈새로 빼꼼...... 무언가 보이는 게 있는지 살펴봅니다.) 당신이 문틈새로 방 안을 살펴보면, 견습 하인으로 보이는 소년이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흐느끼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견습 하인: 저,저는 아무것도 몰라요...저는 아무것도 몰라요...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대체 여기서 뭘 하는건지. 아무래도 견습 하인이 문을 가구로 막아둔 것 같은데… 당신은 【근력】 판정으로 문을 열어보거나, 【대인기능】으로 견습 하인을 설득해볼 수 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아까 보았던 사용인... 왜 이런 곳에 홀로 울고 계신 걸까요...? 구석에 쭈그려 앉아 흐느끼고 있는 소년을 관찰하다 말을 걸어봐요.) 저... 무엇을 모른다고 하시는 건가요? ...... 괜찮으시다면 이 문을 열어주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설득기준치: | 65/32/13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이 말을 걸자, 문은 갑자기 허무하게 열립니다. 분명 문 앞에 무언가가 있었는데 열린 문 앞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문이 왜 열리지 않았던거죠? 견습 하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만 반복하며 눈물을 쏟아냅니다. 견습 하인: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제발, 제발 비밀로 해주세요. 주인어른한테 비밀로 해주세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저희 다 죽을거란 말이에요.
주인님은 내일, 사람 하나를 제물로 바쳐서 괴물을 소환해낼 생각이세요.
그런데 그건 괴물이잖아요, 그건 괴물이란 말이에요...
주근깨 가득한 얼굴이 눈물로 젖어들고, 벌벌 떠는 몸이 기어와 당신의 앞에서 수그립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그러니까, 당신이 대체 무얼 보았기에 이렇게까지 떨고 계신 겁니까. (혹시 응접실에서 종이와 책을 태운 범인이 이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 어른께는 말씀드리지 않을 테니, 당신이 알고 계신......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그를 토닥이며 이야기하다가, 일순 말을 멈추었다.)
... 괴물이라니요. 어디서, 누구에게서 들은 이야기십니까?
절박한 표정의 그는, 당신이 꺼낸 '괴물'이라는 단어에 흠칫 놀라며 손을 뻗습니다. 견습 하인: 괴물... 저, 저는, 그것에게 죽고싶지 않단 말이에요... 저는.... 당신의 소매 끝을 잡으며 죽고싶지 않다고 절규를 토해내지만, 말을 끝까지 잇지는 못합니다. 그 말이 무색하게도 그의 전신은 서서히 안개처럼 흐릿하게 변해…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 (눈앞에서, 방금까지도 제 소매를 붙잡고 있던 그가 형체도 없이 사라지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SAN Roll기준치: | 61/30/12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견습 하인이 있었던 자리의 뒤에는 집안 식구들을 그려놓은 거대한 액자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설마, 저택의 사용인들이 사라졌다는게 이런 거였나요? 눈 앞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한 충격 때문인지 거대한 그림이 오늘따라 더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조금 전 죽기 싫다며 매달리던 소년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것만 같다. 멀리서 그가 토해내는 절규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형체도 없이 사라진 소년. ... 다른 사용인들이 아무런 흔적 없이 사라질 수 있었던 이유가 이 때문일까요. 앞으로 이 저택에 남아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 (불안한 생각이 엄습해오고,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습니다. 그리고 눈앞에 놓인 거대한 그림을 바라봐요.)
교육기준치: | 70/35/14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거대한 그림을 바라보았지만, 특별한 점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멍하니 그림을 바라보다, 이만 시선을 거두고 자리를 뜹니다. 침실을 나선 후 복도의 발코니로.) 침실을 나가기 전, 문득 당신이 뒤를 돌아보니 액자 속에서 나기의 모습만 사라져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자연스럽게만 느껴지던 그림은 나기의 모습이 사라지자 어딘가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당신은 그림에서 시선을 거두고 복도의 발코니로 향합니다. 원래라면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발코니이지만… 안개때문에 경치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정원의 한 가운데에 높게 쌓인 거대한 무언가만은 유독 눈에 띕니다. 적어도 10m는 되는 것 같은데, 저런 게 언제부터 저기 세워져 있었죠? 아바에 드 클루니:... 10m의 탑... (나직이 읊조린다. 그나저나 안개는 언제쯤 걷힐 생각인 걸까요.) 관찰력기준치: | 80/40/16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안개 사이로 정원을 좀 더 자세히 확인해 봅니다. 거대한 무언가는 돌로 쌓아올린 석탑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이 정원… 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조금 특이한 모양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정원의 나무 담장과 덤불들이 가운데의 석탑을 중심으로 어떠한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아바에 드 클루니:...? (어디서 본 기억은 없는지, 기억을 더듬으며 빤히......) 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가운데의 석탑을 기준으로, 정원의 나무 담장들이 마치 전에 발견했던 마법진과 같은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이한 정원의 모양새를 확인한 아바에, SAN 체크.
SAN Roll기준치: | 60/30/12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갑자기 어딘가에서 절규에 가까운 비명이 들려옵니다. 듣기기준치: | 75/37/15 |
굴림: | 7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것이 나기의 방 쪽에서 난 비명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소리가 들린 쪽을 확인하고는, 그의 방으로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무슨 일이 있으신 건 아니겠지요...)
안으로 들어가면, 사용인 한 명이 붕대를 들고 나기의 침대 앞에서 벌벌 떨고 있습니다. 침대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흰색 이불 위에 선혈이 낭자합니다. 선혈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나기의 팔목이고, 그 작은 손에는 나이프가 들려있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도련님, 이게 무슨...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붉은색으로 물든 이불을 보고,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 그와 동시에 주춤, 뒷걸음질.) ... 아니시죠......? (붕대를 든 사용인을 한 번 보고, 도련님의 눈을 마주칩니다.)
SAN Roll기준치: | 60/30/12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몸을 떨고 있는사용인은 당황하여, 그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 것 같아요. 아바에 드 클루니:... ... (도련님이 그러실 리 없는데. 스스로 상처를 내는 일이라니요.) (옆에 서 있는 사용인에게서 붕대를 건네받고는, 도련님께 천천히 다가갑니다.) ... 지혈 해드리겠습니다.
붕대를 건네받은 당신, 【응급처치】 (기능치 +20)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응급처치기준치: | 60/30/12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아...?)
나기는 깊지 않은 상처이니 자신이 할 수 있다며, 직접 붕대를 감습니다. 나기 플 헤임:응급처치기준치: | 70/35/14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아바에 드 클루니:...... (도련님께 치료 하나 제대로 못 해드리는 메이드라니, 무능해요......) (도련님 봄...)
나기 플 헤임:(아바에 봄...)(다른 곳 봄...) 아바에 드 클루니:...... 도, 도와드리겠습니다. (제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다시 한번 【응급처치】 (기능치 +20) 판정. 아바에 드 클루니:응급처치기준치: | 60/30/12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 (눈물 꾹 참아요)
당황한 탓인지, 생각보다 붕대가 잘 감기지 않습니다. 엉성한 모양이지만 깊지 않은 상처였기에 어떻게든 지혈은 된 것 같습니다. 지혈을 마친 나기의 표정은,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린 소년의 표정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게 잠긴 것만 같은 눈입니다. 나기는 이윽고 너덜너덜해진 손 위에 얼굴을 묻은 채 무언가를 중얼거립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네? 무엇을......? (잘못 들었나 싶어, 그를 쳐다보며 되물어) 나기 플 헤임:아벨, 노래가 듣고 싶어. 그 책 가져와 줘. 아바에 드 클루니:... 도련님. (그에게서 대답을 듣고 싶은 물음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금방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도련님의 방을 빠져 나옵니다.)
당신이 나기의 부탁을 듣고 서재에 있는 동요집을 찾기 위해 복도로 나오면, 복도는 눈에 띄게 달라져 있습니다. 방금 전의 화려했던 복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썩은 나무의 끼익 소리가 들려오는 바닥과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고 곰팡이가 슨 낡은 벽만이 남았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여, 여긴...... (제가 알던 저택이 아닌 것 같은데요...) SAN Roll기준치: | 59/29/11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이제는 숨길 생각도 없이 낡아 있음을 과시하는 저택입니다. 저택 안은 조용합니다. 방금까지 청소로 소란스러웠던 저택은 마치 거짓말인 것만 같습니다. 이 저택엔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이 내는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잠자코 주위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 정말로, 이 저택에 남아있는 이는 더 이상 없는 건가요.) (조용히 서재가 있는 3층으로 올라갑니다.)
당신이 3층으로 올라와 왼쪽 복도 끝에 있는 서재의 문을 열면, 서재 역시 당신이 기억하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마치 10년 정도는 방치된 것만 같이 낡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책장의 끝에서 노년의 집사가 의연한 표정으로 책의 먼지를 닦고 있네요. 저택의 모두가 없어진 줄 알았는데, 당신은 반가운 얼굴을 마주합니다. 그는 책장에서 책 하나를 꺼내더니, 당신에게 '마더구스' 라는 책을 건넵니다. 집사: 저택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네. 사라진 사용인들은 찾았나?
아바에 드 클루니:......! 집사님이 계신 줄 몰랐습니다... (당연히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하며 서재에 들어섰다가 흠칫, 놀란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조심스레 책을 건네 받아) ... 사라진 사용인들은 찾지 못했습니다. 1층과 2층을 둘러보았으나...... 그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고개를 조금 숙이고는)
집사: ... 그게 무슨 말인가. 그들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고? 그는 당신의 말에 의아한 듯 눈썹을 올립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네, 그렇습니다... (본인조차 그 광경을 보고도 믿지 못하였으니, 자연스럽게 그의 반응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정말, ... 홀연히 사라져버린 것 같습니다. 당신의 말을 들은 그는 잠시 고민을 거듭합니다. 그리곤 이 저택에 있었던, 적어도 '자신이 알고 있는' 일을 당신에게 전달합니다. 집사: 그래… 그랬구먼. 그건 아마 이 저택의 주인님과 관련된 일이겠지. 그분이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종교에 빠져있다는 것은 내 잘 알고 있었다네. 그런데 어쩔 수 없었어, 나는 그분을 모시며 충성을 맹세하는 자였으니 말일세.
사용인의 덕목은 첫째도 침묵, 둘째도 침묵이지 않는가. 하루하루 저택에는 이상한 책들과 문서들이 쌓여갔어. 그리고 주인어른께선 뜬금없이 도련님을 양자로 들이셨지.
하지만 그분은 정말 자식이 필요했던 게 아니었어.
그건…마치 어딘가에 '쓸' 귀한 물건을 얻은 표정이었지. 분명 도련님도 무언가 관련이 있을게야.
말을 마치곤 집사는 그저 제 할 일을 하듯, 점점 흐릿해져 가는 손으로 책장을 한 번 닦습니다. 자신의 사라져 가는 손을 가만히 쳐다보다 덤덤하게 낡은 노트 하나를 꺼내 당신에게 건넵니다.
집사: ... ... 나는 떠날 때가 된 것 같으니, 이제 각자의 길을 감세. 나는 죽기 위해서, 자네와 도련님은… 둘중 하나는 살기 위해서겠지.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오직 신만이 알 뿐이니, 현명하게 선택하게나.
노년의 집사는 그 말을 끝으로 웃으며, 안개처럼 사라집니다. 이제 당신의 앞에는 마더구스와 처음 보는 노트만이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대체 이 노트는 무엇이며, 무어라 쓰여있을까요.
아바에 드 클루니:지, 집사님......! (무어라 더 말을 꺼낼 새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자신 밖에 남지 않은 서재 안.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 그가 알고 있는, 그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를 곱씹어본다. 주인 어른께서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 제게는 언제나 도련님이 우선입니다. (단호한 어조로 낮게 내뱉었다. 그리고 손에 들린 노트를 살며시 열어봅니다.)
당신이 노트를 열어보면 월 단위, 혹은 연 단위로 드문드문 그림과 함께 일기가 쓰여 있습니다. 이 저택에 처음으로 오게 된 날의 기록, 공부가 지루하다는 내용, 비밀 정원을 찾아냈다는 내용, 자신의 회중시계를 비밀 정원에 묻어두었다는 내용, 자신을 돌봐준 아바에에 대한 내용… 성장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중간 이상의 페이지부터는 더 이상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도련님이 언제 일기를 써서 서재에 갖다 놓기까지 한거죠? 아바에 드 클루니:...? 오늘 도련님은...... (의아한 얼굴로 오늘 날짜가 적힌 페이지를 살펴봐요.) 자료조사기준치: | 75/37/15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읽...고 싶다......)
아바에 드 클루니:자료조사기준치: | 75/37/15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내일 일로 바빠서 그런지 하인들이 별로 상대를 안해준다.
놀아달라고 하다가 실수로 큰 꽃병을 깨버렸다.
집사한테도 혼나고 아바에에게도 혼났다. 정말 실수였는데.
생각해볼 필요도 없어요, 오늘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이어서 뒷장을 넘겨보니 검은 크레파스로 규칙없이 마구 칠한 것 같은 기괴한 그림과, 얼룩이 져 번진 글씨의… 내일 일기가 있습니다. 신님. 내 사람들을 돌려줘.
저택에 하루종일 비명소리가 들려, 모두 데려가지 마.
사라지게 하지 마. 내가 어제 말을 안 들어서 그러는 거라면, 앞으로 안 그럴테니까.
아니면 원래 내 것이 아니라 다시 뺏어가는 거야? 가족도 저택도 하인들도 전부 원래 나의 것이 아니니까.
그렇다면 나는 벌을 받고 있는 건가.
불안정하게 느껴지는, 이 역시 도련님의 글입니다. 견습 하인이 했던 말들이 스멀스멀 떠오르며 머릿속이 혼란해집니다. 글씨체에서 성인의 티가 베어나는 9년 후와 10년 후의 일기까지 이어집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일기를 더 확인합니다.) 이제 용서해, 나를.
벌이라면 충분히 받았잖아.
매일 밤, 저택의 사람들이 꿈에 나와서 비명을 지른다.
제발 살려달라고. 매일매일 나를 붙잡고 도망칠 수 없게 옭아맨다.
이 저택에는 여전히 아무도 없다.
차라리 나를 데려가지 그랬어.
나도 그들과 같이 사라지게 만드는 게 나았잖아.
괴물을 신이라 부르는 건 조금 이상할까.
... 신이여, 이 모든건 당신의 탓이다.
당신이 나를 무력하게, 약하게 만든 탓이야.
누군가 집안의 주술서를 대부분 불태워버린 탓이다.
원래라면 한 사람이 제물로 바쳐져야 했을 주술이 역으로 거행된 것도, 내가 원인을 끼워맞추는 데에만 수 년이 걸린 것도.
이제서야 모든 것을 되돌릴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야….
하인들과 닮은 시체를 몇 구 얻었다.
이 곳에 영혼을 불어넣는 방법을 써보았지만, 그들은 영혼마저 소멸된건지 실패의 실패를 거듭할 뿐이었다.
... 연구를 거듭할수록 그들을 되살려 내는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될 뿐이다.
처음부터 이 저택에 오지 않는 편이 옳았다.
하지만 적어도, 끝까지 걸어봐야지.
저택에 이상한 남자가 찾아왔다.
… 또다시 저택에 이상한 남자가 찾아왔다.
이 숲속까지 찾아와서는 하는 말이 '환각을 현실과 동화시켜 주겠다'고?
그의 말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조건도 신뢰할 순 없지만, 적어도 들어볼 가치는 있다.
믿을 수 없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만질 수 있고 대화가 되는데, 전부 나의 환각이다.
오늘은 분명 76년의 4월 8일일 텐데 그들은 오늘이 66년의 4월 1일이라 말하며 장난인 듯 웃어넘기기만 할 뿐이다.
아마 그들에게는 내가 어린 아이로 보여지는 것 같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떠한 행동을 해도, 마치 어린 아이를 대하듯 구는 걸 보면.
이 일기에 따르면…그래요,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 당신에게는 실체가 없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에 의해, 나기에 의해 다시금 만들어진 환영입니다. 어디 당신뿐인가요? 이 저택에 있는 모두가 허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나기는? 그는 대체 어떻게, 무엇을 만들어 낸 것인가요? 이제는 당신의 작은 주인과 이야기를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아바에 드 클루니:...... (어느새 숨을 죽이고 입을 틀어막고 있던 손을 내린다. 이 노트에 적힌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도련님의 일기가 사실이라면... ... 제가 도련을 위해 해드릴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그저 도련님이 만들어낸 환각이고, 도련님께 어떠한 도움을 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게 주어진 일에는 변함이 없겠지요. 이 저택에 고용되어 도련님을 모시는 일, 그것 하나 만큼은, 제 역량을 다해 해내겠습니다.) (숨을 고른 후, 동화책과 일기장을 품안에 든 채 그의 방으로 향한다.)
나기의 방으로 가는 발걸음, 저택은 뒤틀리고 공간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이런 모양새였나요? 이 저택은 이렇게 낡고, 병들어 있었나요. 방문을 열면, 그가 아닌 누군가가 침대 위에 앉아 창밖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어제 꿈에서 보았던, 당신이 안개 속에서도 끝까지 쫓아갔던 그 뒷모습입니다. 곧 쓰러질 것만 같은 얼굴을 한 그는 평소와 같이 웃으며 당신을 맞습니다. 성인의 얼굴이지만, 어린 도련님의 모습이 뿌옇게 겹쳐집니다. 그래요, 그랬습니다. '나'와 이 저택의 허상을 만들어 낸 건 당신이에요, 나기.
아바에 드 클루니:... (어쩐지 그의 얼굴을 바로 볼 용기가 나지 않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침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그 시선은 아래를 향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느릿느릿 의자를 그의 옆에 가져다두고는 들고온 동화책을 협탁 위에 올려놓아요.)
나기 플 헤임:...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네 모습을 바라본다. 여전히 웃는 얼굴로) ... 역시 좀 이상하지. 갑자기 작은 도련님이 이렇게 커버리다니. 놀랐어?
아바에 드 클루니:... (고개를 가로저어) 이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이 저택의 이질적인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쳤다. 수척해 보이는 낯을 하고서, 평소처럼 웃어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자 눈물이 차오르는 것 같다. 그동안 혼자서 어떤 기분으로 살아오셨을지, 감히 짐작가지 않는다.)
나기 플 헤임:(네게 시선을 맞추고, 가만 눈동자를 바라본다. 한참 뒤에 짧게 한숨을 쉬곤) ... 틀린 말은 아니지. 나를 제외한 이 저택의 모든 사람들은 이미 10년 전에 죽었으니까. 아벨, 너도. ... 있잖아. (네가 놓아둔 협탁 위의 동화책을 집더니 책장을 파라락 넘긴다. 내용을 읽는 것 같진 않았다. 마치 책을 읽어주듯이 한 페이지에 손을 짚곤 조곤히 중얼거린다.) 전부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역시 조건이 어려웠던 것 같네. 잠들지 말라는 건... 결국 너를 제외하고 전부 사라져 버렸잖아.
... ... (금방이라도 감길 것 같은 눈은 느릿하게 깜빡였다.) 그래도 괜찮아, 네가 살았으니까. 그걸로 됐어.
아바에 드 클루니:도련님은, ... (두 손을 모은 채로, 한참을 서있다 의자에 앉으며 말을 잇는다.) 저택의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수차례 연구를 거듭하셨고, 실패하셨죠. ... 하지만,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조심스레.) 도련님께서 그렇게까지 하셨어야 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도련님을 양자로 들이고, 주술을 실패해 상황을 악화시킨 건 이 집안의 사람들이 원인이었습니다. 그 대가를 도련님이 치루게 되어 이런...... (목소리에서 미미한 울분이 느껴지고, 힘을 주어 제 손을 꾹 누른다. 어깨가 작게 떨리는 것 같았다.) ... 이상합니다. 저는, 도련님의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남아있고 싶지 않아요.
... 괜찮지 않단 말이에요...... (자신 때문에 잠들지 못하고 있는 그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다.)
나기 플 헤임:(다만 책에 시선을 고정하고 페이지를 넘긴다. 파락, 파락.) ... 그럴 필요가 없지. 나도 알아. 그런 것에 죄책감을 느낀 것도 아니고. 왜 그랬을까. (페이지의 끝에 다다르자 멈추곤 책을 덮었다. 결국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10년 간 계속 생각했어. 나는 왜 이 저택 사람들을, 너를. 살리고 싶어 했는지 말야. 나름대로 이유를 붙여봤는데... (이내 창가로 시선을 돌리는 것과 동시에, 목소리가 조금 줄어든다.) ... 으음, 바보같다고 하지 마.
... 신 같은 것의 장난이잖아. 지고 싶지 않았어. 그들이 나의 것이 아니라서 뺏어갔다면,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 벌 받는 건 이제 질색이거든.
... ... (말을 마치고 힐끗, 자명종 시계를 본다. 시간을 확인하곤 그제야 너를 바라보았다.) 7일이 되면 아마 나는 사라질거야. 그래도 그때까진 난 너의 주인이지, 아벨. 끝까지 남아있어 줄래? 내 마지막을 위해.
나기가 자명종 시계를 보면, 시침과 분침은 정확히 돌아가며 11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당신의 회중시계도 거꾸로 돌아가지 않고 이젠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죠. 침대에 기댄 나기는, 감길 듯 감기지 않은 눈으로 천천히 이야기합니다. 나기 플 헤임:아- 그래도 그 자장가는 불러주지 마. 들으면 이젠 정말 잠들 것 같아. ... 그냥 얘기나 할까, 10년 간 하고 싶은 말이 많았거든.
… 이제는 결정해야 해요, 아바에.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은가요? 작은 주인이 10년간 그토록 원했던 일을, 당신이 비로소 이뤄준 후 그의 마지막을 지켜볼지. 그를 모시는 자로서, 또 한 번 밤을 샌 작은 주인이 사라지지 않게… 자장가를 불러주며 이제는 편하게 잠자리에 들게 해줄지 말이에요.
아바에 드 클루니:...... (가만히 그가 넘기는 페이지를 눈으로 쫓았다. 도련님이 편히 주무실 수 있도록 읽어드리고, 불러드렸던 동화와 자장가들. 아무것도 모른채, 단순히 자기 싫어 고집을 부리는 것이라 생각했던 그를 재우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던 제 모습이 떠올라 마음 한 구석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자책감이다.) (이윽고, 그가 책을 덮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 그럼요, 도련님께서 벌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마땅히 돌려받아야 할 일이지요.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의 말에 주머니 속 회중시계를 꺼내어 확인해본다. 자명종 시계처럼, 올바른 시각을 가리키며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도련님이 사라지신다는 건...? ...... 저는, 이 저택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도련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제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집니다. 안 됩니다...... (적지 않게 놀란 얼굴. 불안한 듯 울리는 음성. 떨리는 손길로 그의 손을 붙잡았다.)
...... 편지에 썼습니다. 10년 후의 도련님은 자장가가 없어도, 평안한 밤을 보내고 계시리라 믿는다고 말입니다.
나기 플 헤임:... ... 하긴 네가 이곳에 있을 이유는 사라질까. 이 저택도 다 허물어가고.. (회중시계를 꺼내어 확인하는 걸 보곤 톡톡, 검지로 섬세하게 세공된 시계의 장식 부근을 가리킨다.) 그래도 이게 있으니까, 다른 곳으로 가도 생활엔 별 문제 없을 거야. 그리고... ... .. (말을 멈추고 한동안 멍하니 있는가 싶더니 눈 깜빡) 아. 잠시, 무슨 말을 했더라?
응... 하하, (붙잡는 손길이 어딘가 떨리는 것을 느끼자 천천히 감싸 쥔다. 불안함이 가실 때까지 오래도록. 닿은 곳에서 네 온기가 전해지니 만족스럽게 웃음 소리를 흘렸다.) 자장가가 없긴 했지. 그동안...
28점이라고 말했지만, 그리웠어. 아벨의 노래가.
아바에 드 클루니:(작게 끄덕인다.) 저는... 나기 도련님을 모시기 위해, 이 저택에 존재합니다. 다른 곳에서의 생활은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남겨두고 사라지지 말아주세요... (그가 가리킨 시계 장식 부근을 흘끔 보았다.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하셨었죠. ... 너무나도 간절한 순간입니다. 신께서 기적을 내려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래도록 붙잡은 손에서는 온기가 전해지고, 밀려오던 불안감도 차츰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부끄럽네요, 28점짜리의 노래를 기억해주시고 계시다니...... (그의 웃음소리에 조금은 긴장이 풀리기라도 한 것일까, 따라 작게 웃기도 했다.) 언제든 불러드리겠습니다. ... 원하신다면.
나기 플 헤임:... (사라지지 말아달라는 부탁에는 답이 없었다. 정신이 흐려지며, 머릿속에 시계의 초침 소리가 웅웅 울려퍼지는 탓이다. 잡은 손의 온기를 다시금 확인하려는 듯 세게 쥐었다.) 응. 언젠가 불러줘. 내가... ... ... .... ..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잊어버렸는지, 문득 너를 바라보고는) 아벨. 편지, 또 뭐라고 썼어? 이젠 볼 수 없을 것 같으니까... 알려 줘.
아바에 드 클루니:... 오늘... 아니, 지금이 아니면 불러드릴 수 없는걸요. (알고 계시잖아요, 애써 미소를 지었다. 씁쓸함이 느껴졌다. 힘이 들어간 손을 내려다보고는,) ... ...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한 손을 들어 그의 뺨을 한 번 힘 없이 쓸어내린다. 눈물 어린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도련님의, 당신의 두 눈으로 제 편지를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나기 플 헤임:... ... 부르면 잘 것 같다니까. (단호하게 말하곤 고개를 저었다. 네가 뺨을 쓸어주자 드물게 놀란 눈을 하더니, 눈물어린 얼굴을 보고 묘하게 시선을 피했다.) ... 그런 표정 하지마. 아벨. 난 이미 10년을 살았으니 이젠 네 차례잖아. 그럼 내 편지나 읽어줘.
아바에 드 클루니:.. 잠에 드실 시간이니까요. 저는 본디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사람, 도련님이 만들어낸 환영. ... 그런 존재입니다. (짧은 침묵 후, 말을 이었다.) 도련님은 남은 삶을 살아가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도련님이 쓰신 편지도 무척 궁금하지만... ...
... 죄송합니다.
나기 플 헤임:... 환영이 아냐. 살아있어. (피한 시선은 잡은 손에 닿고 어딘가 슬프게 중얼거렸다.) 봐, 이렇게 따뜻하잖아. ... ... 내 명령을 듣지 않을 생각이야? 아바에.
아바에 드 클루니:저를 살아있는 존재로 볼 수 있을까요. ... 저는 이미 10년 전에 죽은 몸입니다. (담담한 어조로 말했으나 마음이 욱씬거리는 것만 같았다.) ... 사랑하는 도련님, (나긋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그리고는 두 팔을 뻗어, 기대듯 그의 몸을 껴안은 채 일정하게 토닥거렸다. 잠들기 전 아이를 달래듯이.) ... 도련님이 사라지도록 둘 수 없습니다. 홀로 외로이 싸우고 계시는 동안 곁에 있어드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아무런 도움도 되어드리지 못한 주제에도, 이기심을 버릴 수 없습니다. ... 그저, 도련님을 위해 자장가를 불러드리고, 도련님이 마음 편히 주무시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인데. (결국 울음 섞인 목소리를 내었다. 이내 토닥이는 손길을 거두고 천천히 떨어지고는)
... ... 주제 넘은 언행을 용서하여 주세요. (고개를 푹 숙였다.)
나기 플 헤임:... ...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응, 하고 대답하진 않았다. 미미하게 고개가 끄덕여졌을 뿐. 네가 제 몸을 끌어안자 힘 없이 기대듯 안겨 토닥여진다. 한참 후에야 목소리를 내었다.) ... 울지 마. 내가 잘못했어. (이내 천천히 떨어지니 이번엔 자신 쪽에서 너를 끌어 안았다. 어설픈 손길로 너를 도닥이고, 달래어 보며) 이기적인 건 나잖아. 사실 잘 알고 있거든. 아벨이 이런 삶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 내가 용서할 것도 없지. (쓰게 웃고는 살며시 몸을 떼어, 너와 시선을 마주한다. 예전과 달리 달라진 눈높이로.) 네가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해도... 내 환각일 뿐이어도. 만나고 싶었어, 다시 한 번.
아바에 드 클루니:......? (도련님이 자신을 안아주는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타인의 따뜻한 체온을, 이리 가까이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뻣뻣하게 굳은 채로 가만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 ... (잠시 후, 떨어진 그의 눈을 바로 쳐다보았다. 어딘가 낯선 느낌도 들지만, 분명 자신이 모시던 도련님이 틀림 없다. 못 본 사이 이렇게나 멋있는 분으로 자라셨네요, 그런 생각도 했고.) ... 저도 보고 싶었습니다. 이렇게나마 도련님을 뵈어 기쁘고, 다시 한 번 도련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 그리고 이제는, 도련님이 휴식을 취하실 시간입니다.
가지고 온 동화책을 펴, 눈을 감고 자장가를 부릅니다. 결국 포기했는지 눈을 감고 씁쓸하게 웃습니다. 이윽고 침대에 기댄 나기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창밖의 안개는 천천히 사라집니다. 노래의 가사대로, 하늘 위에는 작은 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결국엔 형체마저 남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가만히 그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몇 시간이고, 잠이 든 나기를 가만히 응시합니다. 여전히 눈을 감고있는 나기가 팔을 뻗어 책 위에 손을 얹습니다. 당신이 대답을 하거나 말을 걸어도, 둘 사이엔 어떠한 대화도 통하지 않습니다. 나기 플 헤임:... 이젠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네. 당신은 나기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쳐올립니다. 이미 사라졌기에 닿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전할 말이 있습니다.
【 아바에의 편지 】
아바에 드 클루니:[ 10년 후의 나기 도련님께.
이 글을 읽고 계실 도련님은 어떤 하루를 보내고 계실까요. 충분한 수면은 취하고 계실까요?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으나 10년 후의 도련님은 동화책과 자장가가 없어도, 평안한 밤 보내시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모시는 도련님이시니까요.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시고, 귀중한 물품을 건네주셨던 도련님의 은혜를 잊지 않습니다. 도련님을 모시며 지내온 모든 시간들이 제게는 선물과도 같았습니다. 10년 후에도 도련님 곁에 제가 있다면 그보다 기쁠 일이 있을까요. 제 바람이 이루어진다면 푸른 장미가 아름다운 정원을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언제나 도련님께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10년 전 도련님의 메이드, 아바에 드 클루니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