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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PG/2020

[CoC] 시데라티오 사람들 : 수아태풍

 

KP l 락

예수아 l 남태풍

 

 

「네게 땅을 상속하기로 했어. 이곳으로 와.」

당신은 3년 전 연락이 끊긴 수아씨의 편지를 받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그녀의 부고를 접합니다.

 

 

 

 

 

▼ Chat Log 

 

.
 
「네게 땅을 상속하기로 했어. 이곳으로 와.」
 
.
 
.
 
시데라티오 사람들
 
The Sideratio People
 
──────────────────
 
A-CHU
 
...
 
당신은 길고 긴 터널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직접 운전대를 잡고, 터널 내를 밝혀 주는 오렌지빛 전구에 의지해서요.
 
터널에 들어오기 전까지 선로를 같이 달리던 화물차나 승합차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그들이 사라진 이유는 간단한 추측만으로도 쫓을 수 있어요.
 
다른 길로 빠진 것이겠지요. 시데라티오로 가는 길입니다.
 
네비게이션에 따르면 그곳에 도착하기까지는 삼십 분 남짓이 남았습니다.
 
... 그러나 한참을 달린 것 같은데도 터널은 끝나지 않습니다.
 
이 터널의 끝은 어디인 걸까요? 당신은 어쩌다가 이 길을 달리고 있는 걸까요?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예수아:아하핫, 무슨 생각해?
 
그녀의 말을 들으며, 지능 재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운전하느라 정신없는 걸까요~ 지능 진짜 한번만 더!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
 
휴... 겨우 돌이켜보면 모든 것은 수아씨의 편지 때문입니다.
 
[오랜만이지, 소닉? 네게 땅을 상속하기로 했어. 이곳으로 와. 주의할 걸 알려줄게.]
 
예수아:응~ (창가에 몸을 기댄 채 키득인다.) 시아에게 편지를 받았지.
 
...
 
어느 날, 3년 전 길드와 연락이 끊긴 그녀에게서 당신 앞으로 편지가 왔습니다.
 
편지의 내용은「네게 '시데라티오'라는 땅을 상속하겠다」로 다소 허무맹랑했죠.
 
그러나 편지 말미에 당신이 머물 곳의 자세한 주소, 이곳까지 오는 방법, 도착을 권유하는 날짜까지 자세히 적혀 있어...
 
당신은 잠깐 동안 혼란을 겪습니다.
 
봉투 속에는 비행기 표도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으음... 수아씨가 이런 이국의 낯선 땅과 관련이 있는 인물인 줄 전혀 몰랐습니다.
 
시데라티오...... 처음 듣는 지명입니다.
 
아마 수아씨는 여행을 떠나 언제나 그랬듯 장난을 치는 것이겠죠.
 
저 편지는 여행지에서의 의미없고 흔한 너스레가 틀림없어요. 비행기 표는 공작한 것일 테고요.
 
예수아: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더라?
 
....
 
잠시 추억에 잠긴 당신은 편지에 적힌 날짜가 되기도 전에, 수사기관으로부터 당혹할 만한 소식을 듣습니다.
 
그야 당황스러웠을 거예요. 수아씨의 부고에 대한 소식이었으니까요.
 
그녀는 자신이 상속을 주겠다고 농담한 성의 실 소유자이며, 그 부근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당신에게 주어진 건 없었습니다.
 
사건을 배정받은 형사는 그녀의 죽음을 자살로 매듭지었고요.
 
... 흔히,
 
자살 직전의 사람을 이해하는 건 불능에 가깝다고들 합니다.
 
머리로는 이해합니다.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자살이라니요!
 
말도 안 됩니다. 이렇게나 기별도 없이요?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미심쩍습니다.
 
형사가 무언가를 놓친 게 분명합니다. 결정적인 단서를요.
 
그 단서는 암흑 속에 묻혀 있어 아무도 꺼낼 생각을 하지 못하는 거예요.
 
당신은 그 단서를 찾아 파헤쳐야 한다는 기묘한 사명감에 휩싸입니다.
 
그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추적하고 밝혀낼 사람은 당신 뿐인 것 같다고요.
 
예수아:그래서 소닉, 네가 이 땅으로 가는 거야. 시아가 초대한 날짜가 가까워지고 있어서.
... 여기 앉아 안전벨트를 하고 있는 시아는 소닉, 네 상상이고♥
 
.....
 
죽은 이의 환상을 보고 있는 태풍이는, 이성 판정 1D3/1D5
 
남태풍: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3
 
(
2
 
)
 
 
=
2
 
이성 -2... 이어서 관찰 판정
 
남태풍: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이 조수석에 탄 수아를 곁눈질하면, 그녀는 종이 한 장을 들고 있습니다.
 
그건 수사를 전담한 형사에게서 마지막으로 받은 편지입니다.
 
편지는 총 세 장이었으나 앞의 두 장은 두고 왔습니다.
 
왼쪽 상단에 스테이플러 심이 박혔던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편지: <형사의 마지막 편지>
글쎄, 수아씨의 유품 정리는 끝난 것 같아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저희는 당신이 이 사건에 더는 매달리지 않기를 권고드립니다.
이쯤에서 당신에게 알려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99퍼센트가 제대로된 범인을 지목합니다. 저희의 수사력을 이만 믿으시라는 소리입니다. 선을 넘는 발언이겠지만, 당신은 떠나간 사람을 보내는 방법을 익혀야 할 때인 듯합니다.
저는 법을 저촉하지 않는 선에서(하지만 지금 이 순간, 제가 몇 번 수사당국의 지침을 어겼단 걸 밝혀야겠군요.) 당신에게 협조했습니다. 그러나 제 행동은 당신의 의혹만 증폭시키고 말았군요. 제가 사려깊지 못했습니다. 제 행동의 부작용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당신의 애환을 달래줄 일은 없었을 겁니다.
남태풍씨, 당신은 과잉되어 있습니다. 잠시 사건을 떠나 숨을 고르세요. 그리고 당신의 삶을 살아가도록 하세요.
 
편지의 내용을 보고... 지능 판정
 
남태풍:내가 과잉 되어있다고? (옆의 수아를 보며)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해도..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정말 그런가봅니다)
 
(ㅋㅋ) 태풍아... 지능 판정이야!
 
남태풍:정신차려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정신차리고 생각해봅시다!
 
좋아요, 당신은 기억하나요? 남태풍씨.
 
당신이 어떻게 이 정보를 손에 넣었는지 말이에요. 어떤 식으로 형사와 편지를 주고받았고, 누가 수아씨의 부고를 알려주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당신에게 수아씨의 죽음을 알려준 사람도 없었던 것 같아요.
 
당신은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그녀의 죽음을 직감한 것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경위였는지는 또한 모르겠지만 그 나라 관할의 형사와 연락을 취했습니다.
 
...
 
아무튼 그렇게 해서 당신이 형사에게서 얻어낸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아씨는 권총으로 자살했다.
 
발견 당시 저항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
 
그녀의 죽음에 의혹을 가진 인물이 당신 말고도 존재한다. 이 말이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
 
자료조사 판정
 
남태풍:
자료조사
기준치: 75/37/15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때문에 당신은 형사에게서 수아씨의 죽음에 의혹을 가졌다는 다른 인물의 연락처를 알아냈습니다.
 
폰을 열어 메일함을 보면 그와 연락한 흔적이 남아 있지요.
 
메일: <캘리의 이메일>
당신에게 메일을 보낼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동안은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냈거든요.
하필이면 제가 시데라티오를 떠난지 사흘이 되던 날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요. 성에 있는 사람들을 의심하기도 했죠. 사람'들'이요.
성에는 두 사람이 머물렀어요. 성을 관리하던 집사와, 그녀가 당신을 기다린다고 제게 말한 그날, 성에 온 기자요.
그 날이 오기 며칠 전부터 그녀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추측하건데 당신을 마을 축제에 초대하려던 거예요. 그분은 축제 준비를 하기 위해 쿠키 만드는 방법을 제게 배워갔어요. 작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들뜬 모습이었죠. 죽을 작정을 한 사람이 요리 비법을 배우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녀가 거대한 비탄을 숨기고 연기했다고 믿고 싶지 않습니다. 또 당신에게는 굳이 편지를 보냈다면서요? 이 모든 것을 무산으로 만들 거라면 왜 그런 공을 들인 거죠? ... 어쩌면 자살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건, 매일 밤 저를 괴롭히는 부채감을 해치우고 싶어서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총이 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후략)
 
...이후로는 그 날 성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수아씨는 자살을 앞두고 있는 사람처럼 무기력하지 않았다,
 
혹은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녀가 총을 소지하고 있단 소리는 들어본 적 없다는 말만이 반복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남태풍: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자살로 생각하기엔 위화감이 느껴져. 그 두사람을 만나보는게 좋을까..
 
두 사람을 만나보는게 좋겠어, 그렇게 다짐하며 당신은 운전을 계속합니다.
 
...
 
..
 
드디어 터널의 끝이 보입니다.
 
옆자리의 수아는 눈이 부신 듯 손으로 차양을 만듭니다.
 
자동차 앞유리로 장대한 태양 빛과 광활한 선로가 펼쳐집니다.
 
꽤 늦은 시각인데도 백야 덕인지 기이하게 하늘이 밝습니다.
 
당신은 이 나라의 여름엔 긴 낮만 존재하는 것 같다는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정말 영원히 밤이 오지 않을 것만 같네요.
 
예수아:둘을 만나보려고? 시아가 자살할리가 없다고 생각하는구나.
 
남태풍:그럼 정말로 자살입니까? 당신이 그렇다 말하더라도 저는 멈출 생각 없으니까요. (혼잣말같지 않은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예수아:(특유의 장난스러운 투로) 모르지~ 알아도 가르쳐주지 않을테고♥
그래도 이렇게 먼 곳까지 여행은 오랜만이지? 소닉. 으음... 아니면 처음이려나? 어쨌든 이젠 면허도 있는 어른이네~...
 
남태풍:여행.. 이라고 해야할까요.. 조금 미묘한 기분이네요. 면허는 딸 수 있을때 진즉 따뒀으니까요. (문득 하늘을 보며) 시간이 꽤나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낮인 것 같아..
 
예수아:그랬던가? 뭐, 네 능력이라면 사실 면허는 필요없겠지만...
여긴 말야. 밤이 오지 않아. (같이 하늘을 잠시 보고 앞을 바라본다. 저 멀리 성의 윤곽이 보였다.) 그래도 아름답지. 소닉, 네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네.
 
어느덧 성이 보이고, 수아는 인사하듯 손을 팔랑이더니 신기루처럼 사라집니다.
 
.
 
.
 
해가 사위고 주변 분위기는 삽시간에 바뀝니다.
 
마치 당신의 차를 휘감고 있던 세상이 변질된 듯한 느낌까지 들어요.
 
성앞에 도착하면 수풀처럼 우거진 창살 옆으로 인터폰이 연결된 벨이 보입니다.
 
남태풍:조금 위화감이 드는데.. 호출하려면 이거려나.. (차에서 내린 후 인터폰 옆 벨을 눌러 봅니다.)
 
삐이익ㅡ
 
태풍이가 벨을 누르자 얼마 안 있어 대문이 음산한 소리를 내며 양 옆으로 걷힙니다.
 
문 안쪽의 성은 울창한 숲에 감싸여 있습니다.
 
가운데로 난 도로를 따라 숲을 가로지르면, 헤드라이트 불빛에 동그랗게 말라붙은 식물 덩어리가 바람에 날려 굴러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성의 현관과 그 앞에 등불을 들고 서 있는 인영이 눈에 띕니다.
 
가까이 가니 60대 중년으로 보이는 인물입니다.
 
발견하고 차를 세우면, 백발을 귀 뒤로 넘겨 깔끔하게 묶은 그가 말을 겁니다.
 
집사:오실 줄 알았습니다, 태풍님. 얼마간 방문을 고대하고 있었으니까요.
 
남태풍:당신이 이곳의 집사이신가요? 이제 이곳엔 아무도 없는 것으로 아는데 여전히 머물러 계시는군요.
 
집사:... 이런. 소개가 늦었군요. 예. 아시다시피 저는 이 성의 집사입니다.
아무도 없다고 성을 관리하는 제 소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주차를 마치면 머무실 방을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남태풍:...감사합니다.
 
바로 이름을 부르는 걸 보니, 아무래도 집사는 당신을 익히 들어 아는 눈치입니다.
 
주차를 마치고 따라가면 그는 암막 속에 갇힌 성 안으로 당신을 이끕니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나긋한 목소리와 깍듯한 품행만큼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집사:(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늦었습니다만, 오신 걸 환영합니다 태풍님. 이곳에서 원하시는 만큼 머무셔도 됩니다.
다만... 아주 간단한 규칙을 지켜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남태풍:(주변을 둘러보다가) 이곳은 통.. 어두운 것 같네요. ...규칙이요?
 
집사:예 규칙 말입니다만, 성의 물건을 사용할 시에는 제게 일러주십시오. 그게 무엇이든지요. 하물며 벽난로라도 켜고 싶다면 저를 불러주셔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이곳의 식사는 하루에 두 차례로, 식전에는 종을 울립니다. 식사를 원하시는 경우엔 한 시간 안에 식당으로 내려오세요.
또... 소등은 열 시입니다. 날마다 밤낮의 길이가 달라지는 곳일수록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지요.
게다가 마침 머무는 손님이 한 분 더 계시니 약속을 어길 수는 없겠죠. 다른 손님은 아마 내일 아침 식사에서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남태풍:이렇게 어두운데.. 소등이라 할게 있나.. (중얼중얼) 네에, 뭐.. 알겠습니다.. 물건을 사용할땐 필히 집사님을 부르시면 되는거고.. 다른 손님이란건 그 기자겠군 (고개를 끄덕이며 집사의 말에 수긍했다.)
 
집사:(중얼중얼 소리를 못 들었는지 혹은 모른척하는 건지. 네 대답에 꾸벅 고개를 숙인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머무실 방은 이곳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집사가 인도한 당신이 머물 곳은 [붉은 방]입니다.
 
남태풍:이 방.. 인가요? (붉은 방을 살펴봅니다.)
 
살펴보기 위해 문을 열자 맞은 편에 놓인 창문과 그 앞의 [책상]이 보입니다. [침대]는 벽 가까이 붙어 있군요.
 
단촐하지만 잘 정돈된 방입니다. 창문을 뒤덮고 있는 커튼과 침대 커버가 붉은 색입니다.
 
집사는 방 안내를 마치자 다시금 인사하고 멀어집니다.
 
남태풍:커튼과 침대가 붉은색이네.. 생각보단 크게 나쁘지 않아 보이고... (책상부터 살펴봅니다.)
 
책상은... 평범합니다!
 
남태풍:뭐 별건 없네... (침대도 살펴봅니다.)
 
별건 없었네요. 침대를 보면... 볕에 잘 말린 냄새가 납니다.
 
네 귀퉁이에 윤을 낸 놋쇠구가 달려 있고, 힘을 주어 돌리면 열릴 듯하네요.
 
남태풍:엥? 이게 뭐지? (놋쇠구를 돌려봅니다)
 
이게 뭐지? 하는 마음에 돌려보면 끼긱, 하는 소리와 함께 놋쇠구가 열립니다.
 
그 안에는 반듯하게 접힌 종이쪽지가 하나 있네요.
 
쪽지에는 '어서 와'라고 적혀 있습니다. 분명.. 수아씨의 필체입니다.
 
...... 뭐, 방 구경은 이쯤하고.
 
피곤할테니 일단 잠을 청할까요. 앞으로의 시간은 충분히 있으니까요.
 
남태풍:하,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일단은 조금 쉬는 것 정돈 괜찮겠지. 장시간 달렸더니 피곤해. (옷도 안갈아입고 침대에 드러누워 멀찍이 천장만 바라보다가 슬슬 눈을 감습니다.)
 
솔직히 장시간 운전은... 피곤하죠.
 
겹겹이 쌓인 피로 탓인지 침대에 드러누워 눈을 감자 몸이 무겁게 내려앉습니다.
 
그렇게 잠에 빠져들수록... 어쩐지 취한 것처럼 세상이 빙글빙글 도네요.
 
집사의 기묘한 환대와 종이 쪽지에 적힌 문구도 같이 돌아갑니다….
 
'어서 와'.
 
어서 오라니요. 도대체 수아씨는 당신의 방문을 어디까지 예측하고 준비한 걸까요?
 
메일을 주고받았던 캘리의 말마따나 귀여운 깜짝 파티일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이 나라에는, 적어도 시데라티오에는 애도를 위한 절차가 따로 있어서,
 
어쩌면 모두 그 절차를 따르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기묘한 절차를요.
 
.
 
.
 
.
 
이튿날, 아침입니다.
 
찌뿌둥한 것 이상의 피로가 당신을 습격합니다. 이성 판정 1D3/1D5
 
남태풍: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5
 
이성 -5... 이어서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앗... 성공했으니 광기표를 굴려주세요!

 

남태풍:

광기의 발작 - 요약
시설 감금:
탐사자가 정신을 차려 보니 정신병원이나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습니다. 그간의 사정이 조금씩 기억나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 ?
 
남태풍:(나는 어디인가?)
 
너무 선명한 꿈이라도 꾼 걸까요.
 
한동안 당신은 자신이 되려 수아씨를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당해, 유치장에 갇히는 등의 상상을 합니다.
 
물론... 전부 꿈이지만요!!!
 

그러니 정신차리고 (광기 못본척) 슬슬 일어납시다!

 
남태풍:아......... 나 진짜 제정신 아닌거 같은데......... (찌푸둥해서 일어나야는데 일어나기 힘든얼굴 함...)
....
..
..
(밍기적..)
(느릿느릿 일어남...) 으잉...
 
정말 제정신이 아닌가봐요... 그런 이상한 악몽을 꿀 정도로요.
 
어쨌든 느릿느릿 일어나 문을 열면, 마침 건너편 방에서 사람이 나옵니다.
 
어제 집사가 말한 성의 또 다른 손님인 것 같네요.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그가 다가옵니다.
 
붉은 머리를 뒤로 묶은 그는 20대 중반의 나이대로 보입니다. 상기된 양 뺨은 그가 들떴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 아하 당신이 이 성에 오기로 한 분이시군요. 반가워요! 저도 당신과 비슷하게 도착했어요. 제가 도착했을 때에는 해가 떠 있었지만요.
하하하! 그럼 비슷하다고 말해선 안 됐던 걸까요? 음... 그래도 그때가 정확히 몇 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이곳에서 해의 높낮이로 시간을 유추하려는 노력은 항상 허탕이 되죠. (으쓱)
 
남태풍:아, 당신이 또 다른 손님. ..확실히 이곳에 오면 시간 감각이 없어지는 기분이에요. 항상 낮인 것 같으면서도.. 이 성은 또 어둡다고 느껴지고.. (너를 물끄럼 보다가) 이곳엔 무슨일로?
 
?: 맞아요. 여기 어둡죠,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좀 불편다니까요. (자신을 보며 묻는 말에 신나게 떠든다.) 하하 무슨 일로 왔냐는 말엔 대답해드리는게 인지상정! 저는 오로지 이 성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곳에 왔어요.
흠... 그러니 제가 저를 초대한 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음 같아선 성이 저를 초대한 거라고 주장하고 싶지만요. 그것도 그럴게, 보세요! 솔직히 아름답고 매혹적인 성이잖아요?
 
남태풍:아.......... 무작정 들이닥쳤다 이거죠? 그런거 치곤 집사님도 알고 있다는 눈치 같았고 조금 기묘한 기분이 드네요. (뒷목을 긁적이다) 뭐, 이 성은 아름답긴 하지만.. 성의 대해 알고 싶다는건.. 역시 당신은 기자?
 
기자:어라 들켰네요? (그렇게 기자 티가 나나? 가볍게 답하고) 취재차... 라고 할까요. 이 성엔 분명 특별한 것이 있어요. 당장 설명하긴 곤란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제가 느낀 특별함의 이유를 수월하게 알려드릴 수 있겠네요.
 
기자는 의뭉스러운 말을 이어나가다가 비밀 이야기라도 하듯 목소리를 확 낮춥니다.
 
기자:...... 뭐 그래도 힌트를 드리자면, 여기서는 윈체스터 하우스나 지하 도시같은 기운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하하하 제가 또 최근에 그 두곳을 취재해 관광지가 된 매력적인 공간에 관한 칼럼을 쓰기도 했거든요. 말하자면 기자의 감! 이죠.
 
기자의 수다를 들으며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는 이 성을 '윈체스터 하우스'나 '지하 도시'에 비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명... '윈체스터 하우스'나 '지하 도시'는 음울한 미스테리로 가득한 흉가 아니던가요?
 
남태풍: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흉가.. 같다고 말씀 하시고 싶은거죠? 확실히 이곳은 어두컴컴 한데다 사람도 당신과 집사님 밖에 없는 것을 보면 충분히 그런 것 같지만... 어쩌다가 이곳이 그렇게 됐을까요?
 
기자:이유는 아직 저도 알아보는 중이기에 섣불리 말씀드리기 곤란하네요. 그래도 정말이지 흥미로워요, 이 성은. 마치...
 
그때,
 
먼 곳에서 종소리가 들립니다. 아래층입니다.
 
끝없이 퍼져나갈 듯한 맑은 소리가 성 전체를 울립니다.
 
기자:아 식사 시간이네요. 같이 가시겠어요?
 
남태풍:진짜 귀신같이 울려대네...; 그러죠 뭐. 혼자보단 같이 식사하는게 더 나을 것 같고..
 
기자:좋습니다~ 같이 식사하죠. (말이 많은 편이다.) 참, 그러고보니 이름을 묻지 않았네요.
저는 레오. 레오 로스텐입니다. 당신의 이름은 뭔가요?
 
남태풍:아, 저는 남 태풍이라고 하는데요.. 레오씨라고 부르면 될까요?
 
기자:물론입니다, 저도 태풍씨라고 부를게요. (웃는 얼굴로 가리키며) 내려가는 계단은 이쪽이에요.
 
기자는 당신을 원형으로 회전하며 오르내리는 계단으로 데려갑니다.
 
돌고, 돌아서 내려가 위를 올려다보면 어지러운 격자무늬로 짜여진 천장이 현기증을 유발합니다.
 
그는 거침없고 단호한 발걸음으로 미로 같은 통로를 헤쳐 나갑니다.
 
그에게 이끌려 꼼꼼하게 세공된 장식 벽판을 지나가면... 어느덧 식당입니다.
 
...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흰 식탁보 위에 차려진 음식이 시선을 빼앗습니다.
 
버터로 익힌 달걀과 머핀, 드레싱이 뿌려진 샐러드, 호두가 들어간 사과 파이와 푸딩….
 
집사는 두 사람의 등장에 보조 찬장에서 은식기를 꺼내어 각자 몫의 닭고기를 잘라 접시에 담아줍니다.
 
집사:두 분은 위에서 만나신 모양이군요.
 
기자:뭐 그렇죠. 벌써 통성명도 했어요. 여기 태풍씨와 친구가 되었다고요.
 
남태풍:(레오 흐릿하게 보다가 멀찎)(집사에게 아니라는 손짓) 그나저나 음식이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어제도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 지금 진짜 뭐든 맛있어 보이는 것 같아요.
 
기자:(이미 먹고있다.) 음음~ 음! 실제로도 정말 맛있어요. 제가 보증하죠.
태풍씨는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렸어요? 꽤 걸리셨을 것 같은데.
 
남태풍:(언제부터?!?!)(뻘줌하게 맞은편에 앉고는) 글쎄요. 시간은 제대로 안봤는데 체감상 굉장히 오래 걸렸던 기억이 나요. 특히 터널이 왜그렇게 길었는지. (구시렁)
 
기자:이해해요. 저도 굉장히 많이 걸렸거든요. (우물우물... 접시를 비우며 이번엔 집사에게 질문한다.) 식사하는 겸 먼길을 온 두 손님에게, 이 성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집사님.
 
기자는 역시 성에 대한 흥미가 많은지, 집사에게 캐묻듯 여러가지를 질문합니다.
 
집사의 대답에 따르면 성이 고딕 양식으로 자리매김한 해는 1867년으로, 성의 뼈대만 남기고 무너뜨린 후에 다시 지은 것입니다.
 
세월과 함께 낡은 고딕 양식의 건물을 다시 가꾸고 새로 가구를 공수해 넣은 것은 집사의 솜씨라고 하네요.
 
현재 그는 성에 거주하고 있고, 이 성을 관리한 지도 거진 몇십 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남태풍:1867년에 낡아서 무너 뜨렸다면 그전부터 상당히 오래된 성이라고 봐도 되려나요... 수아씨가 이런 성을?
 
기자:흠 상당히 오래된 성이네요. (네 말에 동조하고는 눈 깜빡) 수아씨? 누군가요, 그건?
 
남태풍:네? 당신은 이곳에 왔으면 그정도는 알줄 알았는데? 이번에 이곳에서 자살했다고 알려진 수아씨를 모르시나요? 제 생각엔 자살이라고 생각 하지 않아서 이곳에 온거지만.. 기자라면 이런 정보는 더더욱 알고 있을줄 알았는데. (미심쩍은 얼굴로 샐러드를 우적우적 먹습니다.)
 
기자:... 그런 일도 있었어요? 처음 듣네요.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으쓱) 뭐, 전 이 성에만 관심이 있어서요.
 
기자는 정말로 성에만 관심이 있는듯, 수아씨의 죽음에 관해 전혀 모르는 눈치입니다.
 
남태풍:(당신 진짜 기자 맞아............?)
 
음... 어쩌면 캘리의 이메일 속 손님으로 머물렀다던 기자는 이 사람이 아닌걸까요?
 
하긴 당신과 같은 날에 성에 처음 도착했다면, 이메일 속 기자와 동일한 인물일 가능성은 적겠죠.
 
어디까지나 그의 말이 '사실'일 때의 이야기지만요.
 
기자:(진짜 기자 맞다. 자기가 쓴 칼럼이라도 증거로 보여주고 싶은 얼굴...)
 
반대로...
 
집사는 당신의 말에 표정이 딱딱하게 굳습니다.
 
집사:태풍님. 제가 당신을 맞이한 건 그분의 일을 마저 하기 위함입니다. 사건에 관심이 있으시단건 형사님께 들었지만...
 
말끝을 흐린 그에게, 드리워진 수심이 깊습니다. 행운이나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집사는 꼭 형사 때문이 아니더라도, 당신이 초대에 응해 올 것이라 믿고 준비를 했을 것입니다.
 
어쩐지 그런 스산한 믿음이 듭니다.
 
남태풍:그런.. 가요.. (애초에 저 집사는 왜 혼자 이곳에 남아 있는지... 집사에 대한 의심이 더더욱 커졌다.) 집사님은 레오씨를 어떤 이유로 이곳에 맞이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단순히 허가 했을 것 같진 않고..
 
집사:특별한 이유가 있진 않습니다. 의외로 이 성에 외지분이 오시는 경우는 드물기도 하고요.
적어도 근 한 달 사이에는... 이곳에 태풍님과 레오님, 두 분만 오셨군요. 먼 길이다보니 바로 돌려보내는 것도 정없지 않습니까.
 
그렇게 답하며 집사는 식사를 마친 두 사람에게 후식으로 따끈따끈한 쿠키를 가득 가져옵니다.
 
곧 며칠 뒤에 있을 하지 축제에 내 놓을 쿠키라고도 하네요.
 
쿠키에는 생강, 호박, 당밀이 들어갔습니다. 강한 풍미의 냄새에 저절로 군침이 돕니다.
 
기자:와 감사합니다! 마침 간식이 땡기던 참인데 맛있겠네요. (쿠키를 쏙 집어간다.)
 
남태풍:................당신 진짜... 잘 먹네요... 정말 이곳의 대해 조사하려고 온건지 눌러 붙으러 온건지.... (그래도 진짜로 맛있어 보이니 하나 집어 먹습니다.) 근데 정말 이곳을 조사하는거 괜찮겠어요? 저 집사 아저씨가 되게 싫어하는거 같던데..
 
기자:... 쉬, 쉿!! (검지에 입술을 댄다!!!) 하하하! 하하! 무슨 소리신지 태풍씨도 참~
(그리고 잽싸게 화제를 돌린다.) 그러고보니... 하지 축제란 건 뭔가요? 집사님.
 
집사:(다행히 못 들은 눈치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 하지 축제는 연중 낮이 제일 길어지는 때를 기념하는 이 마을의 행사입니다.
 
설명에 의하면 축제는 마을 사람들끼리 쿠키를 비롯한 가벼운 간식거리를 나누는 행사로...
 
이것만 들으면 단순해 보이지만, 집에 돌아가 이웃들에게 얻은 음식과 마실 음료를 난롯가에 차려두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하네요.
 
다음 날 음식을 놓은 곳으로 가 보면, 그것들은 부스러기만 남기고 자취를 감춘다고 합니다.
 
음식에 손을 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도요.
 
... 뭔가 축제라고만 부르기엔 으스스한 구석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차라리 제사에 가까운 것 같아요.
 
어째서 수아씨는 축제라고 부르기도 꺼림칙한 풍습을 당신과 경험하고 싶었던 걸까요….?
 
남태풍:생각보다 장대한 축제는 아니네요? 뭔가 할로윈 같기도 하고.. 왜 하필 과자 인지..? (흠..) 과자 귀신이라도 있는걸까요.
 
집사:그렇네요. 할로윈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간단히 수긍하고 농을 덧붙인다.) 어쩌면 정말 과자 귀신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기자:과자 귀신? 그것 참 흥미롭군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메모한다!) 기왕이면 만나보고 싶은데요.

 
남태풍:진짜 귀신이면 당신에겐 특종이긴 하겠네요... 제 생각엔 쥐라던가.. 고양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자:오 그런 말은 마세요, 태풍씨. 정말이지... 저는 거짓 기사를 쓰고싶지 않다고요. (쥐나 고양이가 나오면 말을 지어낼 요량으로 작게 소근거린다.)
 
그렇게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끝냅니다.
 
슬슬 식당에서 나오려는 당신을 기자가 붙잡고, 함께 성을 둘러보자고 제안하네요.
 
기자:집사님 몰래 이 성을 살펴보죠! 뭔가 재미있는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남태풍:당신도 참.................... 진짜 무모하네요. 그래서 기자인가 싶지만... 사실 저도 이 성의 비밀의 대핸 궁금했으니... 그러도록 할까요?
(기자에게.. 심리학 가능합니까?)
 
심리학 판정 해봅시다!
 
남태풍:
심리학
기준치: 60/30/12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이잉)
 
이잉 그의 심중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당신은 기자와 같이 다니기로 합니다!
 
성 안에서 [살롱], [테라스], [서재], [휴게실], [영상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남태풍:음.. 어디보자.. 먼저 살롱부터 보도록 할까요? (살롱을 두리번 거린다.)
 
기자:좋습니다. 이쪽이에요! (어떻게 이 정도로 잘 아는지 나서서 길을 안내한다.)
 
그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응접실을 겸하는 살롱이 나옵니다.
 
[향나무 벽난로]와 [장식용 선반]이 바로 눈에 띕니다.
 
근처의 [그랜드 피아노]를 보니 이곳에선 종종 연주회도 겸한 모양입니다.
 
남태풍:뭐가 많네.. (향나무 벽난로부터 살펴봅니다.)
 
석탄으로 불을 떼는 19세기 형식의 난로입니다. 축제에서 간식거리를 받는다면 아마, 이 앞에 놓겠군요.
 
나무 장식이 날카롭게 돌출되어 있습니다. 부주의하게 지나갔다간 소매를 뜯길 염려가 있겠어요.
 
당신은 벽난로의 불을 피워 보나요? 혹은 그대로 두나요?
 
남태풍:여기서 과자를 놓고 간다 이거지? 그런데 이 나무장식은 되게 위험하게 나와 있네. 잘못하면 다치겠는걸; (불도 한번 피워봅니다.)
 
장식에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불을 피우면... 따뜻합니다.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이성 +2
 
남태풍:따듯.. 하고만.....................(은은 해지다가 장식용 선반으로 이동 합니다.)
 
장식용 선반에는 골동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기자는 그중 기념품처럼 보이는 그릇을 꺼내서 열심히 들여다보다 입을 엽니다.
 
기자:태풍씨. 이 그릇의 결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세요. 물결치고 있죠.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어딘가 음산한 무늬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나요?
표현하자면 마치, 악마가 입을 벌리고 자기의 위장으로 인도하는 듯한 껄끄러움이 느껴져요.
 
남태풍:............................................
당신... 책을써도 괜찮을 것 같네요. (어떻게 표현해도 그렇게)
 
기자:뭐 기자니까요~ 직업이 작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죠. (하하 웃고는 다시 진지해져) 하지만... 제 말은요. 이 껄끄러움은 그릇 뿐만이 아니라는 거예요. 성 전체에 음산한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 모처럼이니 제 입으로 밝히자면 저는 세계의 마경, 척 봤을 때 논리를 마비시키는 무시무시한 공간에 아주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윈체스터 하우스 같은 장소들에요.
또한 전 이곳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성의, 나아가 이 땅의 가치를 새로이 발굴해내고자 왔습니다.
 
남태풍:...음산한 기운이라면 저도 느끼고 있어요. 어쩐지 바깥에 있다가 이곳에만 들어서면 분위기가 달라지는 느낌이 위화감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조금 뒷담처럼 들리겠지만 그 집사님도 영, 수상한 느낌이고.. (당신 혹시 집사님이랑 한패는 아니지? 하는 얼굴) ...의도는 나쁘지 않네요. 그러다 특종을 잡을 수 있고.. 저도 이곳의 대해서 알고 싶은게 있기도 하니 저희는 손을 잡아도 충분히 메리트는 있어 보이구요.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하하하 제가 집사님 몰래 이 성을 탐색해보려는 것도 따지면 같은 이유니까요. (따라 고개를 끄덕이고는 먼저 네게 손을 내밀어 잡고, 붕붕 휘두른다.) 그럼 손도 잡은 김에 제 추론을 들어주시겠어요?
 
그는 정말로 이 화제에 대해 누군가와 열렬히 이야기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대답도 듣기 전 당신에게 자신의 추론을 일방적으로 꺼냅니다.
 
기자:말하기 전, 혹시 스티븐 킹이 쓴 <샤이닝>을 읽어 보셨습니까? 겨울 동안 호텔을 관리하며 느긋하게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주인공이 가족들을 데리고 그곳으로 가서 폭설로 고립된 곳에서 으스스한 환상을 보게 되는 내용이죠.
그 미친 호텔의 전신이 되는 소설은 셜리 잭슨의 <힐 하우스의 유령>입니다. <힐 하우스의 유령>에서 나오는 '힐 하우스'는 성이라는 풍문에 휘말려 있어요. 그곳의 등장인물 중 하나는 성에서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하죠. 문이 저절로 닫히는 건 성이 각도가 틀어진 채 설계되어 계단이 중심축을 향해 기울어져서다. 침실 창문에서 탑을 볼 수 없는 것은 탑이 사실은 집의 모서리에 있기 때문이다...
제가 느끼기론 이곳에도 그런 설명이 필요해요. 정확히 설명을 요하는 구석은 딱 두 부분입니다.
첫째, 아침의 대화로 유추해보건대 당신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아무래도 저는 기억을 잃은 듯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요? 저는 바로 어제 이곳에 도착했는데요... 아니면, 사실은 어제가 아니었던 걸까요?
이 모든 것이 전부 장난인 걸까요? ... 솔직히 말하죠, 수아씨라는 분이 최근 자살했다는 것도 저는 농담처럼만 들려요. 기자인 제가 사전에 이 장소에 대한 정보를 샅샅이 조사하지 않았을리가 없는데도요.

뭐 그래도 이건 대충 넘어가도록 하죠. 이어서 둘째, 이 성은 독특한 방식으로 상속되고 있습니다.

 
<시데라티오의 상속>
 
기자:상속... 이라는 말이 과연 맞을까요?
태풍씨. 시데라티오라는 이름의 뜻이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혹은 이미 알고 계시나요?
 
남태풍:아뇨, 사실.. 저는 처음듣는 이름이에요. 레오씨는 혹시 아시나요?
 
기자:물론 알기에 꺼낸 질문입니다. siderátĭo에는 '행성에 얻어맞은' 이란 뜻이 있어요. 로마 인들은 행성을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여겼거든요.
그리고 저는 이 성을…… '혜성의 조각이 지구와 충돌했던 기록'을 보고 난 이후로 알게 됐습니다. 이백 년 전의 이 땅은 세간에서 오지로 분류되더군요.
이백년 전, 이 오지에는 갑자기 어마어마한 규모의 폭발이 일어납니다. 산림 지대를 초토로 만들 만큼 강력한 충격파 때문에요. 훗날 사람들은 혜성 조각이 지구와 충돌해 충격파가 발생했다는 가설을 세우게 됩니다. 그런데 섬뜩한 점은 말이죠, 이 성이 초토의 가운데에 있었으면서도 무사했다는 겁니다.
괴이한 자연 현상을 겪은 사람들은 폐허가 된 마을을 떠났고, 새로운 사람들이 성 가까이 모여들어 다시 마을이 생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성은 한번도 매물에 오른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국가가 소유한 부지도 아니었죠.
그럼 누가, 어떻게 성의 주인 행세를 했던 걸까요?
호기심이 든 저는 저는 이 성의 이력에 주목했습니다. 제가 접근할 수 있는 한에서요. 그런데 이곳은 인종과 성별, 가문에 국한하지 않고 주인이 바뀌더군요...
 
본색을 드러낸 그는 자신이 성에 온 진짜 이유를 밝힙니다.
 
이 성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는 것, 아침까지만 해도 그 기운은 자신을 마냥 들뜨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되려 무섭고 두렵기도 하다는 것, 당신도 곧 알게 될 거라고 이야기를 하네요.
 
또한 그가 스스로 '기억을 잃었다'고 주장하게 된 계기는 이렇습니다.
 
'당신이 오기 전까지 나는 이곳에 어제 도착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가 성의 길을 훤히 알고 있었다.'
 
'파편적으로 알고 있던 정보와 당신의 말로 내가 기억을 잃었다고 짐작했다.'
 
흠......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남태풍:...사실 당신이 기억을 잃었다고 하는 주장에 저도 어느정도 동조 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형사님께 들은 바로는 수아씨는 살아 있을적 형사님께 저를 기다린다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그 날 기자 한분이 왔다는 얘기도 들었죠. 저는 그 분이 당신일거라 예상을 했었거든요. ..그리고 그 땅을 제게 상속하겠다고 말한 사람도 수아씨예요. 당신이 이력을 알고 있다면.. 수아씨의 이름은 한번 정도 들은적 있을거라 생각 하는데 정말 그녀의 대해서 조금이라도 짐작 가는 부분이 없나요?
 
기자:정말인가요? 그게 사실이라면... (단순한 추측이 점점 형태가 갖춰지는 것 같아 여러모로 복잡한 심정으로 입을 연다.) ...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합니다, 태풍씨. 저는 정말 수아씨에 대해서 짐작가는 바가 없어요. 만약 태풍씨가 말하는 그 기자가 제가 맞다면... 그녀에 대해 모를리가 없으니 더더욱 이상하네요.
 
남태풍:그런가요..? 그건 어쩔 수 없네요. 확실히 이런 기이한 현상때문에 우리는 어딘가에서 착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당신의 이야기는 도움이 되었어요. 레오씨의 이야기는 분명 수아씨의 대해서 찾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내적 친밀감 생김) ...뭐랄까 으스스하네요. 그래도 조금 더 조사 해보는게 좋겠죠?
 
기자:동감이에요. 어디서부터 착각인지 진실인지 아직 확신할 수도 없고요. 그러니 여기서 물러서면... 기자도 아니겠죠. 같이 힘내서 조사해 봅시다, 태풍씨! (이쪽은 벌써 외적 친밀감도 생긴 모양이다. 손바닥을 내밀어 하이파이브 자세를 취해본다.)
 
남태풍:뭐, 좋아요... (이런 상황에 갑자기 하이파이브라니 머쓱해하다가 손바닥을 내밀어 맞춰준다.)(짝!)
 
기자:(짝!) 아주 좋아요. 좋습니다. 그럼 어디를 볼까요?
 
남태풍:음 이곳은... 볼만한게.. (두리번 거리다가 그랜드 피아노를 발견하고) 음, 이 피아노 정도가 있을까요? (피아노를 살펴봅니다.)
 
태풍이가 살피면, 피아노는 직립형 그랜드 피아노입니다. 뒷면이 조금 그을려 있습니다.
 
한번 눌러보니 귀를 거슬리게 하는 쨍한 음질입니다. 이런, 삐꺽거릴 뿐 아예 소리가 나지 않는 건반도 있군요.
 

기자:흐음 집사님은... 성을 관리한다 하셨으면서 정작 피아노는 방치하네요.

 
남태풍:이젠 장식용으로 두는 것 같네요. 이 피아노는 정말 못쓰겠다. ..이 뒤에 그을린건.. 불에 한번 탄적이 있었던 걸까요?
 

기자:아마도 그렇겠죠. 여기 이 벽난로 탓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진 모르겠지만요. (으쓱)

 
남태풍:좋아, 다른 곳을 살펴보면 뭔가 더 알겠죠. 일단 살롱에서 볼만한건 다 본 것 같고... 테라스쪽으로 한번 가볼까요?
 

기자:네, 그러도록 합시다. (불평없이 자연스럽게 테라스 쪽으로 안내했다.)

 
테라스로 가면, 1층에 설치된 정원이 보입니다.
 
색색의 꽃과 수형을 잡은 듯한 나무가 아름답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낮은 철책 너머로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이고 건물 가까이엔 [고목나무], 그 밑에 [들꿩]이 돌아다닙니다.
 
남태풍:뭔가 굉장히 넓긴 넓다는 느낌이네요.. 서로 흩어지지 않게 조심하도록 해요. (숲으로 이어지는 길로 가봅니다.)
 
숲길로 가려던 당신은...
 
설마 수아씨를 죽인 범인이 숲에 흉기를 유기했다거나?! 하긴 그러진 않았을 것 같은데….
 
따위의 생각에 어쩐지 숲으로 가는 건 시간 낭비같아 그만둡니다.
 
남태풍:지금은 숲까지 가보는건 시간이 많이 걸리겠어.. 나중에 가보는쪽이 더 좋을지도. (돌아와서 고목나무를 살펴봅니다.)
 
기자:어라 그쪽으로 안가시나요? 뭐... 솔직히 제가 숲길까진 모르니까요. 아는 곳이 편하긴 해요. (따라 돌아와서 고목나무를 본다.)
 
고목나무는 거대한 크기로 정원 가운데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모처럼이니 그늘로 가 잠시 태양을 피해 볼까요?
 
남태풍:음, 뭐어.. 네.. 어쩐지 지금 숲으로 가기엔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요. (태양을 피해 보기로 합니다.)
 
기자:... ? 그러시군요. (같이 태양을 피해본다.)
 
... 그렇게 나무 그늘에 서서,
 
문득 고개를 드니 나뭇잎 사이를 파고든 빛 한 줄기가 당신의 눈을 찌릅니다.
 
그때입니다.
 
당신은 정원 구석에 엎드린 어린 아이 두 명을 발견합니다.
 
아홉 살,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인상입니다. 아주 야위었고, 옷은 잿더미에 뒹군 것처럼 더럽습니다.
 
수풀 뒤편에 숨은 아이들은 배에 무언가를 깔고 누운 듯합니다.
 
.
 
.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은 천천히 품에 숨겨두었던 것을 꺼냅니다.
 
...... ?
 
그것은 총입니다.
 
서슬이 퍼런 총구를 보자 담이라도 걸린 듯이 가슴이 조여듭니다.
 
여자아이: 있지, 방아쇠를 당길 때에는 숨을 참아야 해. 그래야 흔들리지 않아.
 
남자아이: 그래, 그럴게.
 
여자아이: 정통으로 맞추면 공중으로 떠오를 거야.
 
남자아이: 응.
 
대답과 함께 총을 든 아이가 방아쇠를 당깁니다.
 
탕!
 
고목나무 근처를 맴돌던 들꿩이 튀어 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들꿩의 관통된 가슴에서 천천히 피가 흐릅니다.
 
이어서 나무라는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여자아이: 바보. 사람을 겨누라고 했잖아!
 
...
 
소리에 놀라 눈을 깜빡이면, 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습니다.
 
기자:어라, 태풍씨? 제 말 들려요?
 
당신의 표정을 보며 기자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추궁합니다.
 
바람이 방향을 바꾸자 근처에서 피비린내가 납니다. 지독하게 끔찍한 냄새에 머리가 울립니다.
 
하지만 기자는 아무 것도 맡지 못합니다. 게다가 어느샌가 꿩의 시체는 사라져 있습니다.
 
소름 돋는 환상을 본 당신. 이성 판정 1/1D3
 
남태풍: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3
 
이성 -3... 많이 놀랐나 보네요.
 
기자:태풍씨??????? 왜 그러세요??????????????? (흔들흔들...)
 
남태풍:어? 어어? (퍼뜩 정신 차리고) 잠깐, 레오씨 저기 방금 아이들이 총을들고...?
 
기자:네? 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지... (네 눈앞에 브이를 해보이곤) 이거 몇갠지 보여요? 알겠어요?
 
남태풍:아니, 장난 하는게 아니라요! (레오의 손을 치우고) 방금 정말 저기에 아이들이 있었다니까요? 꿩도 있었잖아요?? 레오씨는 방금 총소리 못들었어요?
 
기자:무슨 소립니까......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곤란한 얼굴로) 아이들이고 총소리고 저기엔 아무것도 없다고요, 태풍씨. 정신차려요! (꿩은 있지만.)
 
남태풍:(들꿩을 살펴봅니다.) 저, 꿩. 죽은거 아닌가요?!
 
살펴보면 회갈색 몸통에 갈색 반점이 등에 박힌... '진짜' 들꿩입니다.
 
두 사람이 다가가자 위험을 감지한 듯 멀리 달아나네요. 이걸로 분명히 죽지 않은 걸 알겠습니다.
 
기자:죽은 꿩이 잘도 날아가네요.. (은은해져선 네 어깨에 손을 얹는다.) 태풍씨, 힘드신 건 알겠지만~...
지금 이런 헛소리를 할 때가 아닙니다. 아시겠지요?
 
남태풍:저 꿩.. 분명히 총맞고 죽었는데? 아니, 레오씨 이상하게 듣지 말고요. 방금 분명히 아이들을 봤는데 그 아이들 옷이 잿더미에 뒹군 것 처럼 옷이 지저분 했어요. 잿더미라면... 역시 벽난로 아닐까요? 피아노가 그을린 것도 그렇고 뭔가 이어질 것도 같은데.. (네 걱정을 무시하고 혼잣말을 줄줄 늘어 놓았다.)
 

기자:...... 태풍씨!

설득
기준치: 60/30/12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진정해요. 당신이 무엇을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환상입니다, 그건.
그리고 우리는 해야할 일이 있지 않나요? 그래요. 이곳을 더 알아보는 것에 대해서요.
 
남태풍:........ (멀뚱 레오를 바라보다가 이마를 짚고) 제가 귀신에 씌이기라도 한걸까요. 위험할지도 모르겠네요 이 저택. ..당신 말이 맞아요. 아직 조사 해볼 곳은 더 있죠. 테라스는 적당히 살펴본 것 같으니.. 음, 서재라도 가볼까요? 서재.. 있었던 것 같은데.
 
기자:........ (그제야 안심한듯 후우우우 한숨을 쉰다.) 서재, 좋지요. 가봅시다.
나참... 아까 얼마나 놀랐는지 아나요? 태풍씨가 정말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줄 알았습니다. 제가 그럼 혼자 이곳을... (궁시렁대며 안내했다.)
 
그렇게 들어간 서재에는 온갖 고서들을 모아둔 [책장]들이 있습니다.
 
안에 먼지가 자욱합니다. 기침이 나네요. 굳게 닫힌 [창가]로 옅은 빛이 들어옵니다.
 
남태풍:먼지가 많은걸 보니 이쪽도 거의 드나들지 않은 모양이네요. 그 집사님.. 대체 정체가 뭐지. (라고 말하며 책장들을 살펴봅니다.)
 
기자:... 푸에취, ! !!.. (와중에 요란하게 켈록거리는 소리를 냈다.)
 
책장을 살피면 크게 [첫 번째 섹션], [두 번째 섹션], [세 번째 섹션]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남태풍:창문이라도 여는게 좋을까요? 조금 조용히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집사님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도루묵이니까. (첫번째 섹션을 살펴봅니다.)
 
기자:조, 습니다. 이따 창문... (네말에 당장은 자신의 입을 막고 끄덕인다. 조용히 조용히...!)
 
첫 번째 섹션에는 원주민에 관련된 도서가 꽂혀 있습니다.
 
그 중 당신이 하나를 꺼내 보면, '카베사 데 바카'의 책입니다.
 
'카베사 데 바카'는 새로운 땅을 개척하기 위해 배를 타고 처음 보는 대륙으로 떠났다가, 원주민들에게 포위돼 그곳에 발이 묶인 인물입니다.
 
조난당한 그는 원주민들의 언어를 배우고, 원주민들을 존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엔 원주민들을 자신의 가족으로, 조난당한 땅을 자신의 집으로 여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기자:허... 그곳에서 새로(콜록) 운 자신이라도 발견한 모양이네요. 그는. (작게 기침하면서도 할말은 다한다.)
 
남태풍:음.. 그렇네요... (두번째 섹션도 살펴봅니다.)
 
두 번째 섹션. 당신은 무수한 책들 사이에서 모서리가 삭은 종이를 발견합니다.
 
펼쳐보면 이 성의 설계도입니다. 초기의 지도 같네요. 어떤 메모들은 당신이 모르는 언어로 적혀 있습니다.
 
기자:아 이건 아마도... 서아프리카어입니다. 저도 그 언어는 잘 모르지만요.
아무(켈록) 튼~... 대강 보니 어떤 방은 폐쇄를 하고, 어떤 방은 개조를 한 것 같습니다.
 
남태풍:개조요? 음... 방을 전부 둘러보고 싶은 기분이 드네요. (세번째 섹션도 마저 살펴봅니다.)
 
당신은 세 번째 섹션의 책장 구석에서 수첩을 하나 발견합니다. 일지나 일기 같아요.
 
[내 첫째 아들인 토니는 네 살에 목에 사탕이 걸려 죽었다. 그리고 둘째 아들인 루크는 넘어지는 나무에 깔려 죽었다. 그들의 시체를 박제하거나 말려 두지 않은 게 안타깝다.]
 
[어쩔 수 없다. 인형을 샀다. 그들의 영혼을 인형에 불어 넣어 그들을 달래줄 것이다. 끼니마다 식사를 챙겨 주고, 배가 터지도록 탄산 음료를 마시게 해 줄 것이다. 그들의 원을 풀어줄 것이다.]
 
그 뒤로는 인형을 죽은 아이처럼 대하는 도중의 기록이 계속됩니다.
 
기자:세상에나 이건... 부두교와 비슷하네요. 제가 알기로, 부두교에서 이런 의식을 했다고 합니다.
죽은 아이들의 영혼을 달래주기 위해 인형을 자기의 죽은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인형을 씻기고, 먹이고, 재웠다고들 하죠.
왜 그런 기록, 심지어 일지같은 것이 여기에...? (말을 잇다가 기침 탓에 조용해진다.)
 
그리고... 행운 판정
 
남태풍:
행운
기준치: 60/30/12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omg)
 
와... WOW~
 
빈 유리병이 서재 안쪽에 깔려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몇몇의 병에는 부스러기가, 몇몇의 병에는 찐득한 액체가 들어 있습니다.
 
실수로 건드려버려 이제 당신의 손에서 아주 고~ 약한 냄새가 나게 됩니다.
 
기자:(코막음) 저는... 잠깐 나가있도록 하겠습니다, 태풍씨.
 
남태풍:....으으......................................................................
씻고 싶다.................................................
이게 뭔데 대체.........................................
 
기자:마저 둘러보고... 바로 옆 화장실에서 씻고 다시 만나자고요! (엄지척! 하곤 쌩하니 서재를 나가버린다.)
 
남태풍:(괜히 서러워짐)
 
이게 뭔지는 몰라도 굉장히...... 찝찝하고 더럽게 느껴지네요. 당신은 괜히 서러워집니다.
 
남태풍:그나저나 이 저택에서 부두교라고..? 점점 알 수 없어지네.. 이 일지는 여기 살았던 사람의 일지겠지? (괜히 꺼름찍해진 기분이지만 창가는 살펴보고 가기로 해요)
 
성실하게 창가는 살펴보면, 아무래도 이 방의 조도가 특별히 낮은 것은 창을 가린 종이 때문이었네요.
 
종이를 꺼내 보니 거친 필체로 적힌 문장이 보입니다.
 
[그들의 삶을 나의 삶과 맞바꾸게 하소서]
 
남태풍:으음........................
역시 꺼름직해... (얼른 화장실 호다닥 가서 손씻기로 해요ㅜ)
 
역시.......................... 얼른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습니다.
 
아직 완전히 냄새가 사라진 것 같진 않지만 그럭저럭 깨끗해졌어요.
 
화장실에서 나오니 마침 기다리고 있던 기자가 얌체 미소를 짓습니다.
 
남태풍:(마치 비누로 빡빢 씼었는데도 지워지지 않는 피자냄새마냥... 찜찜.............................)(기자 봄..........) 이럴때만 친구죠?
 
기자:(제 코를 문지르며) 아직 냄새가 좀 나는 것도 같지만...? 씻고 나오셨군요, 좋습니다.
하하하 친구 사이니까 더더욱 이러는 거 아닌가요~ 태풍씨. 장난이었어요, 장난! (등팡팡)
 
남태풍:하아.................. 됐어요 다음은 휴게실이나 둘러보죠.................
 
기자:좋지요, 휴게실! 그럼 저쪽이네요! (괜히 미안해졌는지 소리높여 위치를 알려준다.)
 
휴게실은 장미 모양의 조명이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방입니다. [램프]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 창으로 쏟아지는 햇빛을 보니 낮잠을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같아요.
 
남태풍:음... 여기도 묘하게 기묘한 분위기네요... (램프를 살펴봅니다.)
 
램프는 켜고 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금은 꺼져 있네요.
 
남태풍:음.. (한번 켜볼까나)(램프를 켜봅니다.)
 
음... 한번 켜볼까나요~
 
그렇게 불을 켜보니 벽면에 쓰인 글씨가 보입니다. 맨 위에 shlamazel이라는 단어가 크게 적혀 있군요.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이어서 쓴 글씨가 각기 다른 언어로 적혀 있습니다.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 대신 관찰 판정 해볼까요?
 
남태풍: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진짜 지능만 딸리는 아이)
 
대체... 태풍이 지능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은혈이 뇌라서 그런거니?
 
아무튼 그 언어들은 아마 누군가의 이름 같네요. 끝에서 익숙한 이름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으니까요.
 
예수아.
 
당신이 아는 바로 '그 언어'로 적힌 글씨입니다. 작지만 분명한 필체를 보자 괜시리 속이 울렁거립니다.
 
남태풍:어? 어어?!? (순간 소름이 끼치며) 레오씨! 여기, 여기 수아씨의 이름이!!
 
기자:어? 예에?!? (후다닥 달려와선) 어어... 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게 수아씨의 이름인가요?
 
남태풍:네! 확실해요. 역시.. 수아씨 이 저택과 뭔가 연관이 있는게 분명해. (갑자기 수아의 대한 단서하나 얻어서 기력을 차린듯) 레오씨, 다음은 영상실로 부탁해요.
 
기자:(갑자기 기력을 차린 태풍이를 보고 얼떨떨하게 끄덕였다.) 알... 겠습니다. 영상실 말이죠?
 
힘차게 다음 영상실로 가면...!
 
안에 그림이나 사진을 스크린에 확대해 영사하는 [입체 환등기]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남태풍:(입체 환등기를 살펴봅니다.)
 
이건 그림이나 사진을 스크린에 확대해 영사하는 기계입니다.
 
마침 스크린에는 영상이 비춰지고 있습니다.
 
고치를 뚫고 나비가 되는 벌레와, 허물을 벗는 뱀, 이어지고 변화하고 순환하는 영상이 이어집니다.
 
기자:뭐랄까...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네요. 새로운 자신으로요.
 
그 말을 듣고 보면, 입체 환등기에는 사진이 한 장 끼어 있습니다.
 
그런데... 먼저 본 기자가 어쩐지 당신이 사진을 보지 못하게 막습니다.
 
남태풍:...? 왜그러세요?
 
기자:그, 참...? 여러모로 보기가 힘든 사진이어서요. 괜찮으시다면 보여드리겠지만... (주저하고 있다.)
 
남태풍:아니 어째서요? 당신은 봐도 괜찮고요?
 
기자: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이런 사진... 솔직히 저도 보고 싶지 않았다고요. (절레 고개를 젓고 이내 결심한듯 사진을 네 눈앞에 딱! 보여준다.) 뭐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진 않으니 보세요! 나중에 후회하시기 없습니다!
 
그리고 사진엔 성인이 갓난 아이를 잡아먹는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남태풍:......................................어?
SAN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이건... 네........ 그래도 판정 구간은 아니니 이성 -1만 해둡시다.
 
기자:(몇초만 딱! 보여주고 바로 내려서 제자리에 둔다.) 하아................................................ 그러게 제가 말하지 않았나요. 보기가 힘든 사진이라고.
 
남태풍:.....이게 무슨... (영상엔 새로운 자신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보여졌을텐데 사진엔 오히려 성인이 아이를 잡아 먹고 있다. 정말로.. 묘하게 불쾌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뭐야... 기만하는건가... 기분 나쁘네요. 우선 여긴 나가도록 해요.
 
기분이 나빠져, 이곳을 나가려는 태풍이는 행운 판정...!
 
남태풍:
행운
기준치: 60/30/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치에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채입니다. 이건... 열쇠네요.
 
기자는 그 열쇠를 보자마자 대충 알 것 같다는 듯 자신의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챙겨두라고 합니다.
 
남태풍:어딘가 짐작 가는 장소라도 있나요? (열쇠 챙김)
 
기자:네, 확신할 순 없지만... 아마 제 방에 있던 자개와 세트로 보이네요. 같이 방으로 갑시다.
(영상실에서 나와 걸음을 옮기며, 별안간 헛웃음을 흘렸다.) 왠지 말이죠. 머릿속에서 점점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아요. 당신에게도 보여드리고 싶을 정도로요.
...... 게다가 제 방에는 서재에서 발견한 일기장의 주인이 머문 듯 했거든요.
 
남태풍:뭐라고요? 그게 정말인가요?! 그럼 어서 가봐야죠. 대체 그 자개엔 뭐가 있길레..?
 
기자:모르죠. 안에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지...... 태풍씨, 아시다시피 이 성은 알기 힘든 흔적들로 가득하잖아요.
저는 역시 이 모든 건 주술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성은 주술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고요.
우리가 봤던 것들. 그건 사교도의 흔적으로 해석해야 이치에 맞죠. 악마를 숭배하거나 부두술을 맹신하는 이들, 절실함에 눈이 멀어 미신에 몸을 맡기는 이들...... 그들이 아니면 누가 그런 걸 모으고 간직하겠어요?
 
기자의 뒤를 따라가며 당신은 계단을 올라가 삐걱이는 바닥을 밟습니다.
 
...
 
문득 그의 발이 멈추고, 창가를 응시하며 중얼거립니다.
 
기자:.... 그러고 보니 해가 저무는 걸 본 기억도 없네요. 저는.. 저 해가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어떻게 밤이 오지 않고, 저는 기억을 잃을 수 있었을까요? 이곳은 해를 붙들어두는 마법을 걸어두기라도 한 걸까요.
 
자신만만하던 기자의 안색은 말할수록 점점 안 좋아집니다. 그의 등이 식은 땀으로 축축하게 젖습니다.
 
간헐적으로 떨리는 몸. 그런 그를 보며 당신은 추측합니다. 이 성엔 오컬트가 똬리를 틀고 있다고요.
 
아마... 집 주인의 가치관이나 취향이 반영되어 있는 것일수도 있겠죠.
 
수아씨가 원래 오컬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던가요? 아니면 집사의 것?
 
기자:무엇보다... 그렇네요. 제 자신의 기억조차 혼란스러운 것이 저는......
 
더듬거리는 기자의 말을 들으며 당신은 생각합니다.
 
그의 우려대로 성에는 사교도가 점령했고, 그 안에서 부당하고 무서운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에 흔들리지 마세요.
 
당신이 이곳에 온 이유는 예수아, 그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 아닌가요?
 
어쩌면... 어쩌면 말이죠. 눈앞의 기자는 수아씨를 죽이고 기억을 잃은 척 연기를 하는 걸지도 모르고요.
 
수아씨는 자살한 게 아니다. 당신이 믿는 그것이 진실이라면... 역시 그녀는 살해당한 것이고,
 
결국 이자가 진범이라면요? 그에게 목숨을 빼앗기지 않을 방책이 필요할 겁니다.
 
그러나 또 한편, 그에게서는 살인자의 기색이 비춰지지 않습니다.
 
그는 단지 성 곳곳에 널려 있는 기묘한 행적과 본인이 잃은 기억에 겁에 질렸을 뿐인 것 같기도 해요.
 
하릴없이 정신을 느슨히 하면 그에 대한, 연민과 우정이 샘솟는 듯도 합니다.
 
아무튼... 기자가 인도한 방은 [녹색 방]입니다.
 
...
 
방 한쪽에 가족 사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성 앞에서 서로의 허리와 어깨에 팔을 두르고 찍은 사진이네요.
 
작은 인형과 장난감 또한 선반에 놓여 있습니다.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아 진심 지능에 무슨일이)
 
태풍이 지능에 무슨 일이... 아무튼 인형과 사진 속 아이들의 모습이 같습니다.
 
이어서 당신이 자개를 확인하면, 화장품 진열대에 딸린 자개가 굳게 잠겨 있네요.
 
남태풍:이런 인형들을 두고 잘도 지냈네요... 저기 레온씨? 하나만 물을게요. 당신은 무엇을 짐작하길레 이 자개를 열어달라고 하고 있는거죠?
 
기자:레온씨가 아니라 레오입니다. (와중에 반박하고) 저는... 그렇네요. 이 방에 살았던 인물에 대한 정보가 이 안에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기대하고 있는 거고요.
 
남태풍:하지만 당신은 잃은 기억의 대해 찾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 방에 살았던 인물들이랑 연관이 있을까요..
그리고 말이죠... 이 방에 살았던 인물이나 수아씨나 비슷한 위치에 있을 것 같은데 어째서 수아씨에게만 그렇게 관심이 없으신가요? ...정말로 수아씨를 기억 못하는게 맞나요?
 
기자:글쎄요. 저는 이 성에 흥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제가 잃은 기억에 대해서도 신경쓰고 있지만요.
...... 수아씨에 대해선, 유감이지만 정말 모릅니다. (피곤한 얼굴로 기대어 인상을 찌푸리곤) 하.......... 태풍씨도 아시다시피, 저는 지금 제 일로도 벅차요. 당신의 수아씨를 신경써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아시겠어요?
 
남태풍:글쎄, 그녀는 분명 마지막으로 제게 보낸 편지에 이 시데라티오의 땅을 상속한다고 말했어요. 그렇다면 그녀도 분명 저택에 큰 연관이 있는 인물일 텐데. 당신이 그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린 없을텐데요.. 이 방의 원래 주인만큼 흥미가 가는 인물이지 않나요?
솔직히 말할게요.. ...이제와서 당신을 정말 믿어도 되는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어요. 당신을 믿어도 되는 증거가 있다면 이 열쇠로 자개를 열어볼게요. 당신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걸 증명 할 수 있나요..?
 
기자:어차피 당신과 같이 다니면 알게 될 일 아닌...... (대꾸하다 네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말에 몸을 휘청거렸다.) ... 네?????
이봐요, 태풍씨. 우리 우정을 쌓았던 거 아니었어요????????
 
남태풍:(당신 왜 그리 나를 좋아하는건데)
 
기자:(좋아할 수도 있지!)
끄응....... (한참 고민하다가) 뭐, 좋습니다. 갑자기 무슨 심경의 변화로 당신이 절 의심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하죠. 전 이 성에서 완전히 고립되는 선택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만큼 무섭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이 자개를 열어 나오는 정보는 당신에게 양보하죠. 나중에 당신이 믿을 수 있다고 느끼게 되면 제게도 알려주시면 됩니다.
그걸로 증명은 대충 되지 않을까요?
 
남태풍:미안해요. 저도 당신을 그렇게 의심하고 싶진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이 저택의 비밀보다는 수아씨 살인의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여기에 온것이에요. 그래서 허튼 실수는 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수아씨가 절대 자살 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왜냐면 그녀는 이 성의 소유자였어요. 저를 분명 이곳에 초대 했고 나를 기다렸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 자개를 여는것이 정말 괜찮을지 신중 할 수밖에 없는거 같아요..
(잠시 침묵하더니) 당신에게 하나 더 궁금한게 있는데 아까부터 왜 식은땀을 흘리고 계셨나요? 어디 아픈 곳이라도 있나요? 아니면 어딘가 불안해서..?
 
기자:...... 이해합니다. 이런 공간에선 누군가를 의심하지 않기가 되려 힘든 법이니까요. (느리게 숨을 내쉬고 아직 떨리는 몸을 애써 바로 했다.)
불안... 하다고 할까요. 아무래도 이 성은 '장난'이 아닌 모양입니다. 정말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다는 건 둘째치고, 아직도...
아직도 저는 이곳의 주술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게 제 예민함이라면 좋겠지만요.
(힘없는 얼굴로 침대에 앉았다.) ... 오늘은 이만.. 쉬고 싶군요. 자개를 열고 정보를 얻으면 나가주셨으면 합니다.
 
남태풍:... .... (레오를 빤히 보고) 죄송해요. 제가 너무 붙잡아 뒀나요. 그럼 자개만 확인하고 오늘은 이만 나가볼게요. (자개를 열어봅니다.)
 
당신이 가진 열쇠를 꽂아 넣자 철커덕 하는 소리와 함께 차깔된 자개가 열립니다.
 
그런데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권총입니다. 다만 총알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기자:? 설마 거기, 정보는.. 없나요? (힐끔 봄......)
 
남태풍:(철컥 자개를 서둘리 닫고) .............. ...................................
네.. 그냥 아이의 장난감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정말 별거 아니었네요. (뭐지?이게왜여기에?이게대체뭐지?왜이사람방에?중얼중얼패닉에빠집니다.)
 
기자:(누가봐도 패닉에 빠진 태풍씨를 본다...) 뭐... 그 장난감, 가져가도 됩니다.
당신이 불안하다면요...... (이렇게 해야 네 의심이 풀릴거라 생각하는 모양.)
 
남태풍:뭐어~ 고작 장난감이긴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 자개와 같이 가져가도 될까요? 당신도 의심을 풀려고 그렇게 말하는거 같은데 가져가 주는게 예의겠지~ (삐질)
 
기자:그러시죠~ (역시 저 인간, 날 의심하고 있군... 라고 생각하며 순순히 권총을 내어준다.)
 
남태풍:(자개와 통째로 들고)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식사 나중에 또 같이 해요~ (하하 웃으며 스스슥 나갑니다.) 쉬세요~
 
자개까지 굳이??? 아무튼 태풍이는 빈 권총이 든 자개를 통째로 챙겨갑니다.
 
그리고 하하 웃으며 녹색 방을 나오면...
 
.
 
.
 
마침 식사를 알리는 종이 울립니다.
 
기자는 입맛이 없는지 방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별수없이 혼자 밑으로 내려가 섬세한 벽판을 지나칩니다. 준비를 마친 집사가 의자 등받이를 잡아당겨 맞이하네요.
 
저녁은 미트 로프입니다. 다진 고기, 계란, 완두콩을 섞어 덩어리로 만들어 구워 얇게 저민 것에 뜨거운 토마토 소스를 끼얹어 내놓았습니다.
 
...
 
당신은 식사를 하며 집사와 기자의 유실된 기억, 혹은 수아씨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사:맛있게 드십시오. 음식이 입에 맞으셨으면 좋겠군요.
 
남태풍:(와중에 맛있겠네...) 잘 먹을게요. 저기.. 레오씨는요?
 
집사: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오지 않으신다면, 저녁 식사를 거르실 모양입니다.
그분이 식사를 포기하는 건 흔한 일은 아닙니다만 억지로 먹으라 권할 수도 없는 노릇이겠죠.
 
남태풍:아, 그랬나요? 자주 먹지 않았던가..? (곰곰 생각하다가 슬쩍 집사 눈치를 보고) 저기...................... 솔직히 말하면......... 집사님 너무 무섭거든요............ 그냥 이곳에 궁금한게 많아서 묻고 싶은게 있는데...... 이야기 해줄 수 있을까요?
 
집사:무섭다니요. (자연히 시선을 마주하고) 무슨 뜻이십니까? 제가 답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기꺼이.
 
남태풍:음.. 먼저.. 집사님은 레오씨를 언제부터 맞이 하셨나요? 저보다 먼저 온 것 같긴한데.. 정확히 언제부터 계셨는지 집사님에게 듣고 싶어서요.
 
집사:음... 그렇군요. 정확히 언제라고 하긴 어렵지만, 직어도 그분이 시아 주인님이 살아계실 때도... 여기 계셨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남태풍:집사님은 뭔가 제대로 기억하는 것 같아 보이시네요. 그럼 얘기가 조금 더 수월 할지도. ...지금 레오씨가 기억을 잃은 것은 알고 계신가요? 저분이 왜 기억을 잃었는지 아시는게 있다면 얘기 해주실 수 있을까요...?
 
집사:(잠시 눈을 감고 말을 고른다.) ...... 이곳에 온 분들은 종종 기억을 잃곤 합니다. 저는 그 현상을... 아마도 이 성을 에워싸고 있는 미신의 영향으로 생각하고 있지요.
게다가 그분들이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크게 동요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기에... 구태여 알려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남태풍:하지만 레오씨는 본인도 기억을 잃었다고 이미 짐작하고 있는데요... 음... 그러면 왜 집사님은 변화가 없으신가요? 역시 손님들에 한정되어 있나요?
 
집사:저는 이곳에 오래 살았습니다. 어쩌면 이미 많은 것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르지요. 깨닫고 있지 못한 쪽일지도요.
 
남태풍:그럼 당신은 수아씨 말고도 다른 주인들을 많이 모셨으려나요... 생전에 수아씨는 어떤 상태였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집사:시아 주인님에 대해서...... 말입니까.
그분은 3년 전, 이 성에 오셨습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분이셨죠. 감히 생각하건데, 이런 오지까지 오실 인물은 아니었다고 느꼈습니다.
...... 그럼에도 그분은 의지를 이어받았고 이 곳, 시데라티오와 이 성을 사랑하셨죠. 마지막까지.
저는 사용인이기에 시아 주인님의 상태에 대해 더 말을 얹기 어렵습니다. 그런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분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겠지요.
 
집사는 그녀와, 또 이전 성의 주인들과도 이곳을 보존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합니다.
 
이야기를 들은 태풍이는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역시 지능)
 
역시 지능이... 문제네요.
 
아무튼 눈앞의 집사는 대체 몇명의 주인을 거친 걸까요? 그리고 왜 수아씨와 성 주인들은 이 성을 보존하고자 했던 걸까요?
 
분명 답을 듣고 있음에도 의문만 커집니다.
 
또한 그는 당신이 머무는 방에 수아씨도 머물렀다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그 전 주인도 붉은 방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
 
당신은 이후 집사에게 몇번 더 질문을 던졌으나 전부 의뭉스럽기만 하고 제대로 된 답은 없었습니다.
 
하릴없이 시간만 흘러 식사 시간이 끝납니다.
 
당신도 슬슬 방으로 돌아갈 시간이에요.
 
남태풍:.........(아무래도 신경 쓰이는게 있는데... 천천히 곱씹으며 돌아가기로 한다.)
 
집사:이걸로 궁금증이 풀리셨으면 좋겠군요.
좋은 밤 되십시오, 태풍님. (돌아가는 네 뒷모습에 인사하고 남은 음식과 식기들을 정리했다.)
 
천천히 곰씹으며 방으로 돌아와... 어렵게 잠을 청합니다.
 
그리고...
 
어느샌가 잠든 당신은 어수선한 인기척에 눈을 뜹니다.
 
해가 진 모양이네요. 눈앞이 그늘져 있습니다.
 
...
 
...
 
아닙니다.
 
해가 진 것이 아니에요.
 
눈을 뜨자, 당신을 내려다보는 사람과 눈이 마주칩니다.
 
아니. 한 사람이 아닙니다.
 
몇십명의 사람이 이쑤시개처럼 방에 가득 서 있어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해를 등지고 서서 그늘을 만들었습니다.
 
그들 중 당신은 녹색 방에서 목격했던 익숙한 얼굴을 마주합니다.
 
인형으로 만들어진 아이의 것입니다.
 
안압이 높아진 듯 눈이 튀어나올 듯 뻐근하더니 눈물이 흐릅니다.
 
이 눈물은 무섭고 두렵기 때문에 흘리는 눈물인가요?
 
그렇지 않으면 연민, 혹은 동정에 지배당해서인가요?
 
충격적인 광경을 목도한 당신 이성 판정 1D3/1D5
 
남태풍:
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1
(어쨰서)
(10도 모라자라는 공폰데)
 
이성 -1... 하지만 10이상의 공포를 느끼고, 동시에 당신은 그대로 기절합니다.
 
.
 
.
 
.
 
3일. 당신은 깨어납니다.
 
시계를 통해서 시간을 분간해 볼까요. 아침입니다.
 
아침이겠지요…. 어젠 온종일 성 안의 공포스러운 현상이나 조형물과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어때요, 당신이 이 땅에 온 목적은 해결이 되고 있는 것 같나요?
 
사건의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오늘은 마을 전체를 둘러보는 것이 좋겠군요.
 
그렇게 생각한 태풍이는 힘내서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힘!!)
 
와!! 정말 힘냈네요!!!
 
생각해보면, 성은 오컬트 의식에 점령당한 것처럼 보였어요.
 
그게 진실이라면 성을 넘어 마을 전체도 사교도에 물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겠죠.
 
거기까지 닿으니 불안이 엄습하네요. 이런 곳에 오래 머물렀다간 위험할 게 분명합니다.
 
그러니 당신은 이 으스스한 의혹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이곳을 그냥 떠나는 선택지도 떠올립니다. 가져온 차를 이용해서요.
 
그게 아니라면 역시 마을을 둘러보러 성을 나가는 쪽이 낫겠네요.
 
남태풍:어우.... 진짜 소름끼치네 새벽에 그건 꿈인가? 상상도 하기 싫어. (아직도 정신이 얼떨떨해 닭살돋은 제 팔을 문지른다. 여전히 공포가 엄습해서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지만 수아씨의 대한 의혹은 반드시 풀고 싶었다. 오늘은 마을을 둘러보러 나가기로 한다..)
 
닥친 공포로 인해 당장 도망치고 싶지만, 당신은 수아의 죽음에 대한 의혹만큼은 반드시 풀고 싶다고 마음을 정합니다.
 
마을을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오면 성은 쥐죽은 듯 조용합니다.
 
중앙 현관을 지나 그대로 주차를 해놓은 곳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차에 타려는 찰나, 뒤에서 불쑥 기자가 나타납니다.
 
기자:태풍씨! 혼자 어디 가시는 건가요?
 
남태풍:엇시 깜짝이야!!!!!!!
 
기자:(멋쩍어져서) 아아. 놀래킬 생각은 아니었는데요...
어쨌든 실례가 안 된다면 동행하고 싶어요. 아니, 하게 해주세요!!
저, 저를 두고 혼자 여길 나가시지 말라고요!!!!!!
 
남태풍:아, 거 참 알겠어요 알겠다고요! 당신에게 또 묻고 싶은게 있기도 하고요. 얼른 타세요.
 
기자:휴... 정말 절 두고가시면 어쩌나 싶었습니다. 좋아요! (홀라당 보조석에 탄다.)
 
당신이 동행을 허락하니 기자는 눈에 띄게 안심합니다. 어제 받은 쇼크도 밤새 추스른 듯 보이네요.
 
기자:아. 마침 또 이런 걸 발견해서 말이죠... 자요. 태풍씨에게 드리는 저의 우정입니다. (윙ㅡ크)
 
그는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총알을 하나 꺼내 당신에게 전달합니다. 묵직... 한 우정이네요.
 
남태풍:......................................................................
이걸 왜.....?
 
기자:그야 전 권총이 없으니까요? (왜 저런 표정이지? 레오는 총기합법국가에서 자라나서 태풍이의 심정을 모른다.)
 
남태풍:아니, 그보다 이 총알 어디서 찾으셨어요?
 
기자:뭐, 어쩌다가요. 바닥에 막 굴러다니더라고요~ (으쓱하고는) 어쨌든 태풍씨. 지금 마을 가려고 하시는 것 맞죠?
 
남태풍:....네, 맞아요. 레오씨는 마을에 무슨 볼일이 있나요?
 
기자:아뇨, 전 그냥 당신 따라가는 겁니다! 무서워서요!!
...... 그래도 성의 주변 환경을 알아두어 나쁠 건 없죠. 서두릅시다, 식사는 생략하고요.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붙잡을 수 있었던 것도 페르세포네가 지하의 석류를 먹었기 때문이잖아요?
물론 우리는 이미 한 차례의 식사를 했기 때문에 지하에 갇히려면 갇힐 수도 있겠지만.. (특유의 비유력을 자랑하다가 멈칫) 으음, 한 차례가 맞겠... 죠?
 
남태풍:네.. 아마 한차례 였을거예요. 음.. 아무튼 당신의 사정은 충분히 이해는 가니까요.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무서운데 이곳의 대해 조사할 생각을 하셨어요? 저 없었으면 어쩌려고 그랬어요.......(조금 안쓰럽게 본다)
 
기자:제가 누굽니까. 윈체스터 하우스나 지하 도시같은 곳도 견뎌낸... 사실상 오컬트전문 칼럼 기자라고요!
... 하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 솔직히... 태풍씨라도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남태풍:그런 기사를 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제 생각엔 정말 위험해 보여요. 레오씨도 너무 지나치게 탐험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러다 진짜 씌이실 것 같거든요... (일단 총알 챙기고) 저기, 일단 주셨으니 챙기기는 챙길텐데 .........저는.. 총이 없는데요?
 
기자:저도 압니다. 뭐, 그전까진 깨닫지 못했지만... 솔직히 이런 곳을 돌아다니는 건 미친 짓 같아요. (사실 당장에라도 떠나고 싶은 눈치로 힐끔 널 보다가) 네?????? 총이 왜 없어요, 당신???
 
남태풍:저기요 당연히 가지고 있는게 이상하잖아요!!!
(물론 몰래 가지고 있지만)
 
기자:그래도 보통은 호신용으로라도 갖고 있지 않나요?!! 태풍씨, 이상한 사람이네! (급기야 이상한 취급)
아 됐고. 빨리 가기나 합시다! 운전 안해요? (태풍이 이미지 덕에 몰래 가지고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다.)
 
남태풍:아니 그럼 당신은 왜 안갖고 있는데?! (끝까지 츳코미 걸다가 순순히 운전합니다.) 알겠어요. 당신에게 조금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거든요.
 
투닥투닥 츳코미를 걸며 차를 운전하면 익숙한 진동이 몸을 감쌉니다.
 
네비게이션에 여러 채의 건물이 잡히네요. [주택 밀집 구역], [읍사무소], [파출소], [잡화점], [추모공원], [고속도로]로 가볼 수 있습니다.
 
기자:물어보고 싶은 거요? 그건 어제로 끝난 거 아니었어요? (태풍씨 끈질기네... 하는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남태풍:(주택 밀집 구역으로 이동해봅니다.) 원랜 물어볼 생각 없었는데 어제 식사하고 좀 느낀게 있어서.. 혹시 오늘 주무시면서 새벽에 뭔가 보거나 하지 않았나요?
 
기자:글쎄요... 새벽에? 무서워서 괜히 잠을 좀 설치긴 했습니다만... 특별히 보지 못했습니다. (갸우뚱 하더니) 왜요, 태풍씨. 악몽이라도 꿨어요?
 
기자와 대화하며 성과 멀찍이 떨어진 마을 외곽으로 가니,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구간이 나옵니다.
 
울타리 건너편에 나와 있는 사람이 낯선 차를 보고 멈칫합니다.
 
그는 차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습니다. 그에게 말을 걸어볼까요?
 
남태풍:왜 자꾸 처다보는거야 무섭게............. 레오씨 잠시, 일단 사람이 있는거 같으니 우선 말부터 걸어 보도록해요. (사람에게 다가가서 질문합니다.)
저기, 여기 사시는 분이세요?
 

주민:(답은 안하고 물끄럼... 태풍이를 보며 딴소리) 당신, 처음 보는 얼굴이군. 광고를 보고 왔습니까?

 
주민이 꺼낸 '광고'라는 단어에 기자의 얼굴이 일순 굳습니다.
 
기자:... (네게 속닥거리는 투로) 이거야 원.. 저 사람이 말하는 광고가 어떤 건지 알 것도 같네요.
 
남태풍:(레오랑 주민 번갈아보다가 다시 주민에게) 광고라뇨? 무슨 광고 말씀이시죠?
 
주민:(둘보고 들으란 듯 크게 한숨을 쉰다.) 아이고, 벌써 몇 명인지. 거 머릿수를 늘리려고 애를 쓰는구만.
 
남태풍:예?
 
주민:...... 무슨 광고냐니, 당신들도 그놈의 광고를 보고 성에 들락거리러 온 거 아니요?
2-3년 전부터... 였나. 허어, 거기가 우아한 양식으로 잘 만들어진 성인 건 우리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보다시피 여기는 소시민끼리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라 외부인에게 예민해요.
(점점 꼰대 말투로) 요오즘 젊은이들에게는~ 좀 배척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우리끼리 마음을 맞춘 날이 공고하니 하나가 되는 것뿐이지 절대 외부에 악감정을 품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여기 주민이 당신에게 쌀쌀맞게 대해도 이해하쇼. 이거 뭐, 어디부터 이야기를 해야할지… 쯧.
 
꼰대 주민은 손짓으로 대충 저 너머를 가리킵니다.
 
주민:당신들이 알아두셔야 할게, 저 쯤에 공장을 짓고 읍사무소 건물을 올린 건 우립니다. 우리라고요! 마을 가까이 있는 대학에는 십시일반 돈을 모아 기부도 했고.
그런데 웬 놈팽이 같은 자식이 갑자기 나타나서는... 우리와 상의도 없이 여기를 관광지로 만들 심산으로 아주~ 그냥 매번 관광지, 관광지…… 허울만 좋아 보이는 그놈의 이름에 누가 속을 줄 알고!
 
남태풍:읍사무소...? 놈팽이요? 그건 누굴 말씀하시는 건가요?
 
주민:됐네, 괜히 모른 척 하면서 수작부리지 말고... 얼른 이 마을에서 나가쇼. 여기 사는 이들은 절대 당신들에게 협조하지 않을테야!
 
기자:하하 하... 아무래도 대화가 통할 것 같지 않네요. 태풍씨. 다른 곳으로 가죠. (눈치를 보고 슬슬 네 등을 떠민다...)
 
남태풍:어... (얼떨떨하게 등에 떠밀려서 주민으로부터 벗어난다.) 레오씨 방금 뭔가 알고 있는 눈치 같던데.. 그 광고란 대체 뭔가요?
 
기자:(도로 차에 타고 어느정도 그 주민에게서 벗어나자, 그제야 한숨을 쉬고 입을 연다.) 그게... 제가 이 성의 기이한 상속에 관해 알게 된 건 한 인터넷 글을 통해서였거든요. 물론 혜성에 관해서도 말이죠.
3년 전부터 이 성에 관해 지속적으로 올리는 블로그가 있었어요. 출처를 혼자 알고 싶은 마음에 숨겨뒀지만... 과연, 저 혼자만 알았을 리는 없었네요.
아마 저 말고도 몇 명 호기심 있는 사람들이 이곳을 먼저 찾아왔고, 주민들은 그걸 마뜩찮아하는 모양입니다. 저들이 말하는 광고란 아마 그 글을 말하는 거겠죠. 이상한 소문으로 자신들이 오명을 쓴다고 생각하나 봐요.
 
남태풍:3년전이면.. 수아씨가 연락이 끊긴 시점인데..? 왠지 아주 연관이 없진 않을 것 같아졌네요. 대체 무슨 글이었길레.. (그들이 말한 읍사무소도 궁금하니 읍사무소로 이동 해봅니다.)
 
기자:보실래요? 사이트 주소야 저장해 둔지 오래거든요. (하고 폰을 만지작거리다가) ... 어? 뭐야, 글이 전부 삭제되었잖아?
 
남태풍:네? 삭제 됐다고요?
 
기자:네. 삭제됐네요. 분명 블로그는 남아있는데...... 이게 무슨...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빈 화면만 한참 바라보다 결국 끈다.) ... 하아, 다시 자신감이 사라져요.
 
남태풍:아니, 그렇다면 그대로 둬요 이 시점에 갑자기 게시글이 삭제가 됐다니 분명 지금 뭔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 같거든요. 우선은 두고보는걸로 하죠.
 
기자:그렇게 된 걸까요... 좋습니다. (등받이에 꾸욱 기대며) 제가 헛것을 보았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네요.
 
근처에 도착하면 [읍사무소]와 [우체국]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남태풍:그 게시글, 당신만 본게 아닌 것 같으니까 헛것은 아닐거예요. (읍사무소를 살펴봅니다.)
 
읍사무소는 잠겨 있습니다. 괜히 문이라도 잡아당겨 보면...
 
어디선가 환호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
 
남태풍: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장례식장을 없앱시다! 장례식장을 몰아냅시다!"
 
무언가를 연호하는 목소리입니다.
 
남태풍:장례식장..? 그게 무슨 말일까요?
 
기자:네?? 갑자기 장례식장이라뇨? (또또... 영문을 모르는 표정. 아무래도 목소리는 태풍이만 들은 것 같다.)
 
남태풍:아니, 어딘가에서 장례식장을 없애자는 소리가 들리는거 같아서.. 음, 일단 읍사무소는 잠겨 있어요. 우체국이라도 가볼까요? (우체국으로 이동 합니다.)
 
기자:음...... 그래요. (역시 태풍씨도 나처럼 이상해지는 걸까... 생각만 하며 우체국으로 얌전히 따라갔다.)
 
우체국으로 이동하면 창구에는 직원이 하나 앉아 있습니다.
 
그는 사람이 들어올 줄 몰랐다는 듯이 자세를 바로하고 판에 박힌 인사를 뱉습니다.
 
직원: 어서오세요. 시내로 가시지 않고 이곳에 오셨군요.
 
뭐랄까 좀... 의욕이 없어보이는 직원이네요. 이어서 한숨을 쉬며 중얼거립니다.
 
직원: ... 다들 성과 연루되고 싶지 않아서 그쪽으로 가거든요. 여기 우체국은 성 주인이 돈을 내서 세운 건물이라서요. 미움 받는 건물인 셈이죠. 듣기로는 이렇게 이용하지 않아서 없어진 건물의 수가 꽤 된다고 해요. 뭐... 얼마든 쉬었다 가셔도 돼요. 햇볕을 피하기엔 좋은 공간이니까요.
 

직원의 말을 듣고 느낍니다. 아무래도 마을 사람들은 성과 마을에 분명한 선을 긋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까 주민보다야... 친절히 답해줄 것 같죠? 눈앞의 직원은.

 
남태풍:그렇군요. 저기.. 저쪽의 읍사무소는 왜 문을 닫았죠?
 
직원:아. 읍사무소라면 오늘 휴관이에요. 완전히 닫은 건 아닐걸요?
 
기자:(내부를 두리번거리다 취재하듯 직원에게 질문을 던진다.) 저기, 마을 사람들은 왜 성을 싫어하나요? 그래도 돈을 내서 이런 건물을 세워주는데요.
 
직원:으음......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요. (긁적...) 아마 성에 대한 안좋은 소문 탓인 것 같네요.
그곳이 한때 사이비 종교의 거주지였다... 아예 거기서 핵 실험도 했다는 이야기마저 돌고 있거든요. 때문에 마을 전체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고... 이곳 주민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직원인 제가 느끼기론 나름 성 주인분은 마을에 고속도로도 깔고... 우체국같은 이런 건물도 세우면서 마을 주민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만요. 결과는 항상 이런 식이죠. 정작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는 건물...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남태풍:음, 그랬군요.. 이 우체국이 세워진지는 얼마나 됐나요?
 
직원:여긴 신축이에요. 세워진지 얼마 안됐답니다. 애초에... 오래 되기가 힘들죠.
말씀드렸다시피 성 주인이 지은 건물이란 건물은, 전부 마을 사람들의 시위로 오래 못가고 문을 닫는걸요.
 
남태풍:이 건물도.. 수아씨가 지은 건물이었을 수도 있단 얘긴가.. 그럼, 혹시 마을 주민들이 말하는 '광고'의 내용의 대해서도 알고 계신가요? 블로그 같은게 있었다는 모양인데..
 
직원:광고... (곰곰) 아. 마을 분들은 어떤 인터넷 블로그 글을 그런 식으로 부르는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자세한 내용은...... 죄송합니다. 저도 거기까진 모르겠네요.
 
기자:그렇군요. 흐음... (습관적으로 메모하며) 결국 성의 주인은 이 마을에서 외부인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 이건가요.
역시 무섭네요~ 소규모 공동체 의식이란. (가볍게 으쓱하고 태풍이에게 속닥여) 모처럼이니, 수아씨의 죽음에 대해서도 물어보는게 어때요?
 
남태풍:... 수아씨.. 마을에서 좋은 취급도 받지 못하는데 어째서 그런 일을 하게 된걸까요.. (레오 말을 듣다가 아차 한듯) 계속 여쭈어서 죄송한데요. 그럼 그 성의 주인이 최근에 죽은 사건의 대해서는 알고 계신가요?
 
직원:네? (정작 사건에 대해선 금시초문인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빡인다.) 그, 글쎄요...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는데. 정말 돌아가신 건가요? 그 성의 주인분이.
 
남태풍:네, 모르고 계셨나요? 아무리 마을 사람들이라도 성의 주인의 죽음의 대해서라면 이쪽에도 분명 소문이 날텐데요? 사실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이곳에 온거예요.
 

직원:그렇죠... 아무리 그래도 소문이 들어오지 않을리가 없는데. 이상하네요. (눈썹은 비투름해지고 고개가 기울어진다.) 마을 사람들이 아무리 성을 미워해도, 그런 사건을 없었던 일로 할 것 같지도 않고... 사실 오히려 소문을 더 내면 냈겠죠.

...... 그럼 현재 성의 주인은 공석인 거군요. 그래도 아마 새로운 주인분이 나타나긴 할 것 같지만요. 항상 그랬듯이요.
 
남태풍:.................네, 그게... 다음은 제가 될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직원:네...........................................................?
 
직원은 미심쩍은 듯 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이대로 질 수 없죠... 태풍이는 외모 판정, 혹은 기타 적절한 대인 판정으로 다음 주인의 기세를 뽐내주세요!
 
남태풍:어떻게........ 생각하세요.........?
외모
기준치: 75/37/15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설득력 없는 외모)
 
직원:(하하하하 하... 애써 서비스직의 미소를 짓는다.) 아주............ 네에에에, 믿음직............... 스럽네요! 정말 당신이 새로운 성의 주인이라면요.
 
기자:(태풍이 옆구리 쿡쿡) 이게 무슨 김밥같은 소리예요 태풍씨. 제가 다 쪽팔립니다.
 
남태풍:.....................................................
죄송합니다.........................
실례를 많이 쓴 것 같네요. 그럼 이만 다른곳으로 가볼까요? 하하... (슬쩍 내뺌)
 
기자:하하... 제 친구가 가끔 좀 얼빠진 구석이 있어서요. (슬쩍 내빼보는 태풍이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친한 척~)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남태풍:(왜, 왜 친한척이야! 팔꿈치로 옆구리 쿡쿡)
 
직원:네..................... 아, 안녕히 가세요...? (옆구리 쿡쿡 찌르며 사라지는 두 사람을 본다... 직원은 바로 SNS에 이상한 손님에 대한 글을 남겼다.)
 
기자:아야야, 이게 다 덜 쪽팔리라고 이런 거 아니에요! 태풍씨는 제 우정도 몰라줘요?! (나와선 억울...!)
 

남태풍:그게 더 쪽팔리거든요..! 아무튼, 다음은 파출소로 가봐요. 얼른 타요 (차에 호닥 탑니다.)

 
태풍이는 차에 호닥 탑승해서 파출소로 얼른 향합니다.
 
...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유리문이 가볍게 열립니다.
 
앉아서 담소를 나누던 형사 두명이 일제히 두 사람 쪽으로 시선을 던집니다.
 
신참 형사: 음. 무슨 일이십니까?
 
그중 신참인 듯한 자가 몸을 일으키고 친절하게 당신을 맞이합니다.
 
그러고보면... 당신이 그동안 편지를 주고 받았던 형사를 이곳에서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남태풍:음, 캘리씨가 여기서 근무하시나? 혹시 캘리씨는 계신가요?
 
신참 형사: 네? 캘리씨요? 그런 분은 여기에 없... (절레 고개를 젓다가) 아.
그러고보니 성에 다녀갔다는 손님 중 그런 이름이 있었던 것도 같네요. 뭔가 착각하신 것 아닙니까?
 
남태풍:네.. 착각한거 같네요... 그, 수아씨의 사건을 담당한 형사님은 계신가요?
 
신참 형사: ...... ? 으음, 글쎄요..
 
그러자 미소를 짓고 있던 고참 형사가 일어나더니 건물 밖으로 나가자며 당신에게 손짓합니다.
 
기자는 그 분위기에 눈치채고, 두 사람만의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 바깥. 형사는 한참 조용히 있다 주머니를 뒤적이고 담배를 꺼냅니다.
 
형사:... 당신이 들어왔을 때 말이죠. 솔직히 올 것이 왔구나 싶었습니다. '이 사람이 기어이.' 하고서요.
 
그러더니 양해도 구하지 않고 불을 붙입니다.
 
한 모금을 깊게 빨아들여 뱉은 뒤 한숨처럼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형사:남태풍씨. 맞죠? 절 찾으시는 분이 또 누가 있겠습니다만.

... 그래서 여기까지 와서 소득은 있는 것 같아요? 뭘 알아내셨습니까?
 
남태풍:점점 알아가고 있는중이죠.. 확실하진 않지만 우선 저 성은 어느 사이비 집단의 거주지 였다던가, 3년전부터 성에 대한 수상한 블로그 게시글이 있었다던가.. 어느정도 수아씨와 연관이 있을법한 얘길 듣기는 했어요. 형사님도 신경쓰이시는 정보가 있으면 알려주실 수 없을까요?
 
형사:(조용히 듣고 있다가) 흐음, 사이비 집단에 수상한 블로그 게시글... 제법이군요. 정보력이 대단하십니다.
 
그는 미묘하게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의 말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심리학 판정
 
남태풍:
심리학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분명 칭찬이긴 하지만 이 반응은... 뭔가 좀 빈정이 상합니다.
 
이어서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
 
많이 상했나 봅니다...
 
아무튼 이곳은 파출소죠. 어라... 작은 마을이긴 해도 보통 파출소에서 살인 사건도 맡던가요?
 
형사:신경쓰이는 정보... 말이죠. 솔직히 저는, 당신이 계속 끝난 사건에 집착하는 걸 말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형사는 조용히 담배를 피웁니다. 그러더니 다시 긴 한숨을 내쉬고 구두굽으로 불을 비벼 끕니다.
 
형사:뭐 정 궁금하시다면 제가 퇴근하는 오후 6시, 이곳으로 다시 오십시오.
모처럼이니 한 잔 하면서 말씀드리죠. 술이 필요한 이야깁니다.
 
남태풍:6시.. 말이죠..? 알겠어요. 저.. 사실 지금 일행이 한명 더 있는데 같이 가도 좋을까요? 곤란하다면 돌려 보내도록 할게요.
 
형사:저기요, 남태풍씨. 저는 지금도 일반인인 당신에게 수사에 관한 정보를 드리는 것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일행이 끼어들어 좋을 게 없죠. 죄송하지만 당장 6시 약속엔, 저희 둘만 만나는 걸 조건으로 두겠습니다.
 
남태풍:맞는 말이에요.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그럼 저 혼자 6시에 형사님을 뵙는걸로 할게요.
 
형사:좋습니다, 그럼 6시에 뵙죠. 저는 슬슬 일을 하러 가야해서 이만.
 
말을 마치고 그는 당신을 돌려 보냅니다.
 
기자:... 오 태풍씨! 이대로 안 오는 줄 알았습니다. (차에서 대기타고 있었음)
아까 그 사람이 사건을 맡으신 형사님인가요? 둘이 무슨 이야길 했어요? (근질근질한 표정)
 
남태풍:별 얘긴 안했어요. 그냥... 이 일에 손 땠으면 하는 눈치시던거 같던데요. 사실 제가 이곳으로 오기전부터 별로 내켜하진 않으셨거든요. ...그리고 6시에 약속이 있어서 레오씨는 먼저 성으로 돌아가보시거나 다른데 들리고 계셔야 할 것 같아요. 괜찮으시겠어요?
 
기자:...... 으음 아쉽긴 하지만.. (갸우뚱) 뭐 좋습니다. 저로서는 사실 이제 기사에 대한 열정보다 이곳을 빠져나가는 쪽에 더 관심이 있던 차여서요.
 
남태풍:이해 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그동안 다른 곳을 둘러볼까요? 다음은 잡화점에 가보는게 좋을 것 같은데 (차에 타서 잡화점으로 이동 해봅니다.)
 
잡화점으로 가보면, 생활에 필요한 물건과 식료품을 취급하는 곳입니다.
 
유리문 너머로 나이 든 여인이 계산대 옆에 설치해둔 썬배드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는 눈을 감은 채로 누워 있다가, 당신이 문을 열자 천천히 허리를 일으키고 하품을 합니다.
 
여인: 어서 와요. 어머, 낯선 분들이시네요. 마침 하지 축제 기간에 오셨군요.
후후후... 축제에 관해선 들으셨나요? 여기 사람들은 괴팍해서 낯선 사람을 꺼리긴 하지만..
저는 낮선 이도 축제도, 좋아하는 쪽이랍니다.
 
남태풍:네.. 그런 것 치곤 전혀 축제 분위기라는 느낌은 없어보이지만요. 이 마을에 사람들은 많이 오고 가나요?
 
여인:후후... 외지에서 사람이 오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이 마을은 여러모로 소문이 나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원인을 따지면 그것도 성에서부터 시작된 소문이죠.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보통... 성 주인과 교류하는 이들에게 박하답니다.
괜한 참견이지만 여기 살러 오신 거라면, 성의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일은 그만두는 게 좋아요. 평판이 뚝 떨어지죠.
(입을 가리고 웃는다.) ~... 그냥 관광이라면 상관없겠지만요. 모처럼 축제 기간이니 축제를 즐기시는 것도 좋겠네요.
 

기자:축제 말인가요. (옆에서 얌전히 듣고 있다가 불쑥) 외지인으로써, 이런 말하긴 뭣하지만 좀 으스스한 축제던걸요?

갑자기 음식이 사라진다거나... 그런 이야기도 들었고요.
 
여인:아아 분명 그런 풍습이 있지만요. 정말로 음식이 사라지는 건 아니랍니다~
우리는 축제 당일, 음식을 교환하고 받은 것은 난롯가에 놓아두죠. 아침이 되면 사라진 음식을 발견하고 기뻐하고요.
아이들에겐 비밀이지만... 사라진 음식은 산타클로스 같은 거예요. 후후... 두분은 아직도 산타를 믿진 않으시겠죠?
그래도... 하지가 되면 여러 세계 사이의 벽이 얇아진다고 해요. 얇아진 벽을 뚫고 낯선 존재가 시데라티오에 오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 낯선 존재를 환대하는 축제를 여는 거예요.
물론 사라지는 음식들은 부모님이 아이들 몰래 먹어치우는 거지만요. 사라지는 음식에 여러 해석을 부여하면서요. 사람들은 가상을 좋아하고, 의식을 사랑하잖아요?
... 어릴 적 저는 이 비밀을 먼저 간파하고 부모님에게 사실을 밝히라면서 거칠게 굴었죠. 그렇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되려 신화를 재현하고 전승하는 일의 사랑스러움을 알게 되었어요.
 
웃는 여인의 말은 집사가 알려주었던 의식과 좀 내용이 다르네요.
 
성과 마을이 각각 보여주는 이야기에서 괴리가 느껴집니다.
 
남태풍:.........................................................................
그렇게 의식이나.. 신화, 풍습은 중요시하면서 성안의 사람들은 사이비라느니 하대한다고? 조금 웃기네요.
 
여인:(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렇게 보이시나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나름대로 필사적이에요.
분명 신화나 풍습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사이비나 좋지 않은 소문까지 품어줄 수는 없는 법이잖아요. 우리는 그런 소문을 걷어내기 위해 애를 쓰는 중이에요. 그렇지만 잘 되지 않으니... 그와 관련된 것들은 미워하기로 한 거죠.
... 좋은 일이 아니라는 건 저도 알아요. 그나마 성 주인과 친하던 몇없는 마을 사람 마저... 미운털이 박혀 결국 마을을 떠나게 됐거든요.
 
남태풍:하지가 되면 낯선 존재가 시데라티오에 온다고 하는데.. 그것의 존재가 성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 해본적은 없나요? 지금 성은 당신들이 느끼는대로 어딘가 위화감이 드는 상태예요. 그런 와중에 그런 존재를 환대한다고 하니 조금 이상하잖아요? 성의 전주인인 수아씨는 당신들을 위해 건물을 세워주거나 했다는 것 같은데 제가 어디서부터 이해를 해드리면 좋을지.. 조금 어려운 문제 같네요. (고개를 숙이고 물끄럼 여인을 응시하다가) ...그 음식들은 사실 부모님이 아이들 몰래 먹는거라고 하는데 그건 정말인가요? 아무도 오지 않았는데 갑자기 과자가 사라졌다거나.. 그런적은 없었나요? 최소한 성에선 그런 소문이 도는 것 같던데요.
 
여인:(네 말에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네요. 그야, 신화일 뿐이잖아요? 산타클로스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는 어른은 없는 것처럼요. 적어도 제가 아는 경우에는... 그런 적이 없었다고 말씀드릴게요. 성에 또 무슨 이상한 소문이 돌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 오해를 푸려면 좀더 말씀드리는 게 좋겠네요. 우리의 축제에서 중요한 건 몰래 음식이 사라지게 만드는 풍습도 있지만, 사실은 요리 실력이에요. 마을 사람들은 '음식을 교환하는 행동'자체에 방점을 찍죠. 각자 숨겨 놓았던 실력을 공개하며 서로 가까워지는 자리거든요.
 
그러고 보니, 캘리의 메일에서... [그 사람은 축제 준비를 하기 위해 쿠키 만드는 방법을 제게 배웠어요.] 라는 대목이 있었죠.
 

수아씨는 이번 축제에 쿠키를 만들어 가서 마을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었던 걸까요.

 
남태풍:......그랬, 나요... (작은 한숨을 쉬고) 묘하게 날 세워서 죄송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많은 정보를 들었던거 같네요. ..마지막으로 혹시 성의 사람의 대해 누구든 들은 정보는 없으셨나요?
 
여인:괜찮아요. 여기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죠. (다시 웃는 낯으로 돌아온다.)
으음... (곰곰) 성의 사람에 대해 특별하게 들은 건 없네요. 아마 제가 안다고 해도... 그건 표면적인 이야기일 뿐이에요. 실제로 만난 적도 거의 없고요.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해요.
 
남태풍: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저희는 다른곳도 마저 돌아봐야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축제 잘 보내시구요. (가볍게 목례하고 가게를 빠져나왔다.)
 

여인:좋은 하루 보내세요~ 두 분도 축제를 즐기시길 바래요. (빠져나오는 두 사람의 등에 대고 인사했다.)

 
기자:뭔가... 축제에 대해서만 잔뜩 들어버렸네요. (으쓱) 다음은 어디로 갈까요? 태풍씨.
 
남태풍:다음은... 근처에 추모공원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곳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네요. (추모공원으로 이동합니다.)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추모공원으로 이동합니다.
 
...
 
사이프러스 나무가 공원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석판에 음각으로 무덤의 주인 이름이 새겨져 있고, 몇몇의 비석 앞에는 꽃이 놓여 있습니다.
 
관찰 판정
 
남태풍: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무리 둘러 봐도 수아씨의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름만 추모공원이지, 공동묘지 같은데 말이에요.
 
시신을 안치시키기는 한 걸까요?
 
이어서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쩌면... 시신이 어딘가에 유기된 건 아닐까요? 생각하니 속이 나빠집니다.
 
그때,
 
어떤 아이가 나타나 숨죽여 꽃이 놓인 한 묘지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리고 결심한 듯, 꽃을 훔쳐 반대 방향으로 달아납니다.
 
기자:...... ? 어어, 저기 꽃을...?!
 

기자가 말하는 걸 보니 적어도 환상은 아닌 모양이에요.

 
당신은 아이를 쫓아갈 수 있습니다.
 
남태풍:(아이를 따라 가봅니다.)
 
따라 달려가보면...!
 
아이는 놀라 더 빠르게 뛰어가다가 제발에 걸려 넘어집니다.
 
아이:아앗...! (콰당..)
 
그러더니 당신이 추궁하지 않아도 알아서 체념한 듯 줄줄 죄를 시인하네요.
 
아이:꼬, 꽃은... 친구에게 주려고 전에도 종종 가져갔어요. 어차피 여기 꽃들은 훔쳐도 모르잖아요!
그냥.. 때가 되면 사라졌거니 하죠. 사람들은 죽은 사람에게 관심 없는걸요.
비석을 세우지 않으면 땅에 새로이 뭐가 묻혔는지도 모르고요. 그걸 아는 건 저 뿐이에요.
 

그 말을 들으니 일전에 이 땅에 무언가가 몰래 묻혔다는 것 같습니다.

 
남태풍:아, 미안. 딱히 네게 뭐라 하려고 그런게 아니고... 친구가 꽃을 좋아하니?
 
아이:네에... 좋아해요. (혼내지 않아? 눈치를 보고 조금 안심한다.)
 
남태풍:그렇구나. 땅에 뭔가가 묻혔다니.. 너는 마치 알고 있는 얘기 같네?
 
아이:그렇죠. 뭐... 잊어버리지 않게 돌로 표시도 해놨어요. 저어~ 기쯤에. (일어나 툭툭 몸을 털더니 저 부근을 가리켰다.)
... 제 말은요. 여기 사람들은 이미 비석을 가졌잖아요. 가진 게 있는 사람이라면 꽃 정도는 양보했으리라 생각했을 뿐이에요.
아무튼 그렇다고요. 이만 갈게요! (혹시 네 태도가 바뀔지 모르니 조금 망가진 꽃을 쥐고, 후다닥 뛰어갔다.)
 
아이는 그의 선량함을 증명하며 도둑질을 정당화하고, 다시 뛰어가 당신들에게서 달아납니다.
 
남은 당신은... 관찰 판정
 
남태풍: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다시 볼까요! 관찰 재판정
 
남태풍: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분노의 주사위)
 
분노의 극단적 성공!
 
어쨌든 아이가 말한 부근을 잘 찾아 보니, 흰 조약돌 다섯 개로 십자가가 표시된 땅이 보입니다.
 
당장은 어쩔 도리가 없네요. 이걸 손으로 파 볼수도 없고 말이죠.
 
하지만 아마도 이 아래에......
 

그녀의 시신이라도 찾은 것에 감사해야 할까요.

 
남태풍:... ...괜찮겠지.. (살다살다 내가 이런...)(조심스레 아래를 파보기로 합니다.)
 
으로 흙을 쥐자 어떤 것은 우수수 빠져나가고, 어떤 것은 손톱 깊숙이 박힙니다.
 
까슬하고 날카로운 유리가루의 잔해가 손바닥을 파고듭니다.
 

기자:이이... 이봐요, 태풍씨!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 묘지에서 땅을 파다니요! (경악)

 
남태풍:나도 알지만, ..나도 알지만 혹시 이 아래에 뭐가 있을지.. 나는 알고 싶어요! (계속 땅을 파봅니다.)
 

기자:자, 잠시만요! 진정하세요!! (태풍이를 적극적으로 말린다.)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기자는 계속해서 땅을 파는 당신을 뜯어 말립니다.
 

손으로 파내는 건 한계가 있기도 하고, 방해도 있으니 여기선 그만두는 게 좋겠어요.

 
남태풍:....... ......! (레오에게 근력으로 말려져서 빤히 본다.) ...아, 죄송해요. 제정신이 아니었죠.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이런짓을....
(땅을 원상태로 해두고 손을 텁니다.)
 
기자:그................ .... 그래요. (그제야 안도함) 그런 짓은 그만두는게 좋겠습니다. 지금 당신 꼴을 봐요. 누가 멀쩡한 사람으로 보겠어요.
 
남태풍:그렇죠... 당신도 저랑 다니느라 고생이 많겠어요. 이만 돌아 갈까요?
 
기자:(한숨 푹............................) 좋아요. 돌아가죠.
 
두 사람은 일단 차로 돌아갑니다.
 
남태풍:음, 더 살펴 볼 곳이 있었던가요. ..고속도로라도 한번 조사해 볼까요? (고속도로로 이동 해봅니다.)
 

이동하면 이곳은, 마을의 중앙을 가로지르고 있는 주州 고속도로입니다.

 
대학, 병원, 공장이 네비게이션 멀리에 보입니다.
 
아무튼 이 도로를 계속 타면 들어왔던 길로…… 그러니까 바깥으로 갈 수 있겠죠.
 
기자:그냥... 말이죠. 떠나는 게 어때요? 여길 나가는 겁니다.
 
기자는 지금이 아니면 도망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며 당신을 조릅니다.
 
남태풍:네? 저기 레오씨.. 당신은 이곳의 대해 조사해보고 싶다면서요. 아까부터 점점 도망치고 싶어하는 것만 같은데 괜찮으세요?
 
기자:...... 그랬었죠. 그랬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아침부터 저는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떠나지 않겠다면... 저 혼자서라도 나가고 싶을 만큼요. 솔직히 전 그 성으로 돌아가기가 싫어요.
 
남태풍:....레오씨, 확실히 어제의 의지랑은 확연히 다른 모습이네요. 제가 느끼기론 당신에게 지금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보여요.. 당신은 뭔가 느끼는게 없나요?
 
기자:그 말은... 저와 같이 가실 생각이 없나 보군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쓸쓸하게 웃고는) 내리겠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내려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어 말합니다.
 
기자:느끼는 게 없냐고 물으셨죠. 그러니 헤어지기 전... 당신에게 말해두겠습니다.
오늘 아침 저는 먼저 일어나 부엌으로 내려갔습니다. 그 집사님을 만나 추궁하려고요. 제 기억이 어떻게 된 건지에 대해... 그리고 왜 제 기억이 없어진 걸 짚어주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그런데 전 묻지 못했어요. 이유는... 식재료를 손질하던 집사님의 손가락이 베였기 때문입니다.
...... 이렇게 말하면 그게 왜 큰일인가 싶으시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 손가락, 그게 베인 자리에서... 피 대신 개미가 떨어지는 겁니다.
개미 떼들이요. 제가 잘못 본 걸까요? 전 전혀... 모르겠습니다. 제가 미쳐가는 것만 같아요.
 
차에서 내린 기자는 혼자 걸어서라도 이곳을 떠날 요량인 것 같습니다.
 
남태풍:잠깐, 잠깐만요! 레오씨 진정해요! 저 역시 그사람은 영 수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애초에 아무도 없는 저택을 끝까지 유지하며 떠나지않고 새 주인을 맞이하고 있다게 이상하잖아요?! 당신도 그 사람들이 미친건지 내가 미쳐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없겠죠. 하지만 정말로 이대로 가실건가요? 적어도 이 마을의 비밀은 풀고 돌아가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냥, 이대로 돌아가기엔 당신이 불안해서요.. 물론 제가 이런 곳은 위험하니 기자라도 자주 다니지 않는게 좋겠다고 얘기 한 것 같지만.. 그냥 왠지 모르게 이대로 보내기에 불안한 기분이 들어요. 조금만 저를 더 믿고 따라 주시면 안될까요?
 
기자:...... 죄송합니다, 태풍씨. 이제 저는... 한계입니다. 사실 그렇게 말하는 당신조차도, 미쳐가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어요. (한참의 침묵 끝에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네게서 등을 돌린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제 걸음만 믿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래도.......... 태풍씨, 당신의 무운을 빌겠습니다.
 
남태풍:잠깐, 잠깐만요 레오씨..!! 레오씨!!!
 
결국 버티지 못하고 먼저 이곳을 떠나는 기자.
 
그를 붙잡아보지만... 당신은 이곳에 혼자 남습니다.
 
.
 
.
 
시간은 어느덧 오후 여섯 시. 형사와 만나기로 한 시각이네요.
 
당신은 그동안 어떤 것들을 알아냈나요?
 
기묘한 분위기에 휩싸인 성과, 성을 배척하는 마을 사람들, 치러지지 않은 장례식, 부실한 수사…….
 
길을 잃은 것 같기도 하고, 맞게 온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약속한 시간에 파출소를 찾아가면 형사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등장합니다.
 
그의 등 뒤에서 유리문이 닫힙니다.
 
형사:... 오셨군요. 제 차로 이동하시죠.
정확히는 경찰차입니다만... 그래도 근무복과 경찰차가 있으면, 마을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가 쉽거든요.
 
그렇게 말한 그는 경찰차로 당신을 데려갑니다. 차체 내부에서 뜨거운 먼지 냄새가 납니다.
 
시트가 데일 듯이 달궈져 있습니다. 태양을 미처 피하지 못한 탓이겠죠.
 
형사는 수선을 떨며 당신을 조수석에 태우고, 운전석에 앉습니다.
 
형사:정보를 드리겠다고 했죠. 저는 당신이 오고 나서, 온종일...
아니다, 온종일은 아니군요. (정정하며) 믿기지 않겠지만 꼬박 반나절을 들여 당신의 편지를 검토해봤습니다.
편지에 적힌 대로 용의자는 집사와 기자. 그 두 사람으로 좁히는 게 맞을 것 같군요.
이틀간 그들을 직접 겪어본 당신이라면 더욱 잘 아시겠죠.
 

그러곤 당신의 대답을 기다립니다. 당신에게 있어 현재, 가장 의심가는 이는 누군가요?

 
남태풍:글쎄요. 저는 솔직히 말하면 이곳의 모든 사람이 수성쩍어요. 심지어 수아씨의 죽음에 의문을 가졌다는 캘리씨 마저요. 하지만 그 둘의 대해서라면 말이죠... 확실히 두분에게도 각자 의심이 가는 구석은 있었어요. ...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저는, 레오씨가... ..... 수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형사:...... 그런군요. 레오씨라면, 그 기자 말입니까? 당신의 말이니 꽤나 신빙성있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한숨을 쉬고) 아쉽게도 의혹만으로 수사에 착수하기란 어려운 법이죠.
 
그렇습니다. 지금 당신에겐 수상한 이들에 대한 의혹만 있고 결정적인 단서가 빠져 있습니다.
 
전부 정황상, 경험상, 느낌상의 추측일 뿐이죠.
 
범인의 뒤를 완전히 밟는 데엔 실패했어요. 진범에 대한 윤곽은 여전히 흐릿하기만 합니다.
 
형사:수사에 진척이 없었던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남태풍씨….
 
형사의 말에 기시감이 듭니다.
 
아마 그는 편지로 못했던 설득을 면대면으로 해결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넌지시 부른 그의 말소리와 숨소리가 사그라듭니다.
 
차 내부에는 침묵만이 숨막히는 태양처럼 내려앉아 있습니다.
 
형사:남태풍씨.
 
형사가 다시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거칠게 떨리는 목소리입니다.
 
분위기가 급변합니다.
 
실핏줄이 터져 충혈된 그의 눈이 맹수의 것처럼 섬뜩하게 번뜩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제안을 합니다
 
형사:저희는 힘을 실어줄 수가 없어요. 그게 '공권'이죠.
허나... 사적인 복수는 어떨까요?
인도적인 차원에서 권해드리는 겁니다. 당신이 손수 해결하면, 물론 수사를 받겠죠. 물론입니다.
하지만 예수아씨의 죽음도 그냥 흘러갔습니다. 바람이나 강물처럼요.
당신의 복수도 그렇게 흘러가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을까요? 어쩌면 말입니다. 한 사람의 도움만 있다면...
 
그 제안을 가만 들어보면...
 
마치 당신에게,
 
형사:당신의 사정이 딱해서라곤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녀는 저에게도 소중했으니까요. 당신의 손을 빌리고자 하는 저의 비겁함을 인정할 수밖에요.
 
범죄를 권하는 것 같아요.
 
심리학 판정
 
남태풍:
심리학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는 마치 흥분한 것처럼 덜덜 떨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떠는 걸까요?
 
...
 
형사는 시선을 내려 당신이 권총을 챙겨둔 허리춤을 쳐다봅니다.
 
...... 당신은 자신이 수상하다고 여기는 이. 원한다면 레오씨를 찾아내어 쏠 수 있습니다.
 
남태풍:저 보고... 레오씨를 죽이라는 얘긴가요....? 잠깐, 아직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어떻게 그런말을 하실 수 있는거죠?!
 
형사:확실한 증거가 없으니 하는 말입니다. 여기서 더 증거를 찾으실 수 있겠습니까? 남태풍씨.
 
남태풍:그렇다고 그를 죽이라고 말한다니 무슨 심산으로 그렇게 말씀 하시는 거죠?! 그를 죽이면... 변하는게 있나요? 저는 비록 그를 의심을 했지만요. 의심뿐 이라고요? 그가 진짜 범인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가 아니라면요..? 레오씨는, 저는, 수아씨는 어떻게 되는건데요..
 

형사:............. 그렇군. 그게 당신의 대답입니까.

 
당신은 비록 기자를 의심하긴 했으나 그가 진짜 범인인지는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혹시 아니라면? 레오씨는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겁니다.
 
그렇기에 당신은... 총으로 쏜다는 선택을 포기합니다.
 
그럴 수 없었습니다.
 
.
 
.
 
…… 그리고 그때,
 
단서들이 뒷덜미를 낚아채 당신을 허공으로 데려갑니다.
 
건물 단위로 보이던 것들에게서 멀어지자 마을과 도로가 한눈에 펼쳐지고,
 
마침내 당신이 있는 곳은 하나의 거대한 땅덩어리가 됩니다.
 
기자가 말해주었던 블로그에 따르면 성은 국가가 소유하는 부지인 것도 아니며, 매물에 오른 적도 없습니다.
 
성은 가까운 이에게 물림되기도 하지만, 전 주인과 전혀 인연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가 주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걸 알만한 다른 사람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마을 사람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죽음과 깊게 연관된 사람,
 
단둘의 시간을 가져 교살범이 되겠다고 선언한 이는 누구였던가요?
 
... 잠깐,
 
애초에 당신은 어떻게 형사와 연락했던 거죠?
 
.
 
.
 
시야에 그늘이 지더니 형사가 당신을 위에서 덮칩니다.
 

그가 총을 빼앗으려 합니다! 근력 대항 판정

 
형사: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3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남태풍: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차, 하는 사이에 허리춤이 허전해집니다. 다급하게 찾아쥐어 봤지만 허사입니다.
 
탕!
 
귀를 찢는 듯한 총성이 들립니다.
 
코를 찌르는 매캐한 화약 냄새…. 거센 충격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
 
.
 
.
 
.
 
무의식 속에서.
 
당신은 벼락을 맞은 듯 모든 것을 깨닫습니다.
 
기억이 휘몰아칩니다.
 
그리고, 범인을 알았습니다.
 
형사가 범인입니다. 수아씨는 역시 자살한 게 아니었어요.
 
당신이 처음부터 확신한 것처럼요. 당신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수아씨는 성을 빼앗으려는 사사로운 욕심에 눈이 먼 형사가 죽인 거라는 것을. 그리고 그 성은 그렇게 해서는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이 땅은 복수로 가득한 땅이라는 것도, 그렇기에 아플 수밖에 없다는 것까지요.
 
모두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신음합니다.
 
부모는 아이를 먹고, 원하는 자는 돌아오지 않고, 원치 않는 자는 좀비와 악마의 형상으로 돌아오고, 사랑하는 자에게 사랑받지 못합니다.
 
시데라티오는 불행한 순환의 땅입니다.
 
당신은 예수아에게 그 땅을 받았습니다.
 
...
 
눈을 뜨지 않았는데도 앞이 보입니다.
 
토끼가 보여요. 그 옆에는 쥐와 닭이, 산양과 염소가, 지네와 개미 떼가 징그럽게 엉켜 있습니다.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눈앞이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본래의 형체는 어그러지고 잔상만 남네요.
 
회전이 점차 멈춥니다. 눈앞의 동물들이 곧 쓰러진 집사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누군가 집사를 붙들고 엎드려 있어요. 집사를 붙든 사람은 울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집사에게 하염없이 입을 맞춥니다. 그에게 있어 집사는 소중한 이로 보이네요.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런데 그 움직임이 어색합니다. 마치 시간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 사람은 고개를 뒤에서 앞으로 숙이는 게 아니라 앞에서 뒤로 당기네요.
 
게다가 뒤로 걷습니다. 뒤로 달려갑니다.
 
.
 
.
 
눈 앞의 장면이 전환됩니다.
 
이번에는 성입니다. 수아씨가 보입니다.
 
그녀는 종이 쪽지에 글씨를 쓰고 놋쇠구에 넣습니다.
 
이어 책상에 놓인 스크랩 뭉치를 들고 계단을 내려갑니다.
 
그리고 손에 든 것 전부를 벽난로에 넣습니다.
 
당신은 그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남태풍: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다시 시도해볼까요.
 
남태풍: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편지와 노트를 발견합니다.
 
당신은 차례로 그것들을 읽어봅니다.
 
편지: <당부의 편지>
이 사람을 지켜 주세요.
그러면 이이도 당신을 지킬 겁니다.
 
이어서 노트에는 선대 shlamazel이 이 땅을 관찰하고 기록한 바가 적혀 있습니다.
 
가장 뒷 장에는 수아씨의 글씨도 보입니다.
 
노트: <빛 바랜 노트>
시데라티오는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상속되는 땅이다. 피상속인이 상속인을 지정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이 땅은 피상속인의 죽음 이후 상속인의 것이 된다. 다만 상속인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상속인의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
이 땅은 분명히 우리에게 악의를 가지고 있다. 불필요한 환상을 보여주고, 환상을 들여다 본 것에 책임을 지게 한다. 그렇지만 환상을 겪은 우리는 깨닫게 된다. 우리가 이 땅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도대체 왜 이런 땅이 존재하는 것일까? 누군가 우리에게 기회를 준 걸까? 저주를 내린 걸까? (..)
저주가 분명하다. 이 저주를 끊어야 한다. 우리의 고통은 원래부터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얻은 것도 우리의 것이 아니다. 이 땅을 놓고 떠나야 한다. 가엾고 사랑스러운 시데라티오를.
 
그 안에는 이곳에 대한 설명과, 얽힌 저주를 끊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어서 지능 판정
 
남태풍: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남태풍. 당신은 섬광과도 같은 미래를 봅니다.
 
...
 
폐허가 된 마을입니다. 그 사이에 시데라티오를 온 지 이틀 째 되던 날, 들꿩을 쏘던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비틀거리는 그들의 팔뚝에 바늘자국이 선명합니다. 혈관이 나무 뿌리처럼 서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를 애워싼 뒤 때리고 발길질합니다.
 
하나가 쓰러지고 파리가 들끓습니다. 쓰러지지 않은 이들이 쓰레기 너머로 도망갑니다.
 
성장을 멈춘 마을과 도시는, 비어버린 집은 범죄의 토양이 되기 마련이죠.
 
당신이 시데라티오를 놓고 가면, 이 땅과 이 땅에 남은 것들은 이렇게 변하는 걸까요.
 
그렇게...
 
.
 
.
 
.
 
관찰 판정
 
남태풍: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일, 당신은 눈을 뜹니다.
 
이곳은 성의 휴게실입니다. 스테인글라스 창문이 열려 있네요.
 
바깥에는 악귀 같은 그림자가 산을 향해 기다랗게 펼쳐져 있습니다.
 
몇백 미터는 될듯한 거대한 그림자예요.
 
해가 집니다. 산자락을 침범하던 그림자가 순식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집니다.
 
...
 
당신의 몸은 멀쩡합니다. 놀랍게도 머리도, 몸도 다친 곳 하나 없습니다.
 
하지만 권총은 보이지 않네요.
 
끼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토끼가 뛰어 들어옵니다. 듣기 판정
 
남태풍: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마치 이 토끼가 말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이어 집사가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의 왼팔이 잘려 있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당신은...
 
저 토끼가 집사의 팔처럼 느껴졌습니다.
 
집사:일어나셨습니까. 먼저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태풍님. (네게 고개를 조아리며 읊조린다.)
드디어, 때가 된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저는 본래 백년 전 사교도가 성도들에게 집단 자살을 요구했을 때 죽은 자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제 주인이 된 자가 저를 살렸죠.
 
남태풍:.... ....(머리가 어지러운지 심호흡을 하다가) 그럼, 당신은 지금.. 살아 있다고 봐도 되는건가요..?
 
집사:.... ... 그렇습니다, 태풍님.
혼란스러우시겠지요. 이 성과 땅은 의지와, 그 의지만으로 상속되는 곳입니다. 국가적인 개입도 주변의 방해에도 영향 받지 않죠.
주인이 상속인을 정하면, 상속인에게 이 땅이 갑니다. 땅 뿐이 아니죠. 이 땅에 관련된 기억과, 역사와...
이 땅에 닥칠 미래도 함께 갑니다. 이곳을 책임져야겠다는 생각도요.
당신이 시아 주인님의 죽음을 알게 된 건, 바로 이 땅을 상속받았기 때문입니다.
전 주인님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것은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고 하더군요.
... 어떤 주인님은 이 땅에 얽힌 것이 저주라고도 하고, 축복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분별해내는 건 중요하지 않지요.

땅의 첫 번째 주인은, 이곳의 비참한 미래를 봤고 그 재앙을 막고 싶어했습니다.

초대의 주인들은 자신들이 훌륭한 지도자가 된다면 그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하지만 결국... 실패했지요. 그것은 더는 인간의 권역이 아니니까요.
 
집사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이어갑니다.
 

집사:시데라티오의 주인이 된 이들은 스스로를 'shlamazel'이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이디시 어로 악운이 끊이지 않고 겹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선대 shlamazel인 전 주인과 시아 주인님은 성을 최대한 보존하며 스스로가 받은 저주 같은 운명과 이 땅의 진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려고 했습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의 눈에 노출되면 새로운 방안이 나타날 거라고 믿으신 것 같습니다. 결국 당신에게 그 역할을 남기고 그분들은 우리의 곁을 떠나셨습니다만.
......... 태풍님. 당신은 이곳을 상속하겠다는 운명을 원하십니까?
 
남태풍:대체, 무슨... .... ....(수초 생각에 빠지다가) 모르겠어요. 제가 이곳을 상속한다 해도... 저 역시 다른이들과 같은 결과이지 않을까요..? 섣불리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집사:... .... ....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결정을 재촉하기 전, 태풍님께 한 가지 알려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주인이 없으면 죽게 됩니다. 그것은 바라던 바죠. 너무 오래 살았으니까요. 새 주인님을 모시지 못하게 되면, 저는 땅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허나 이걸 다르게 해석하면 태풍님. 당신이 땅의 주인이 되는 것을 받아들이면 죽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분명히 세계의 법칙과 섭리를 거스르는 모독적이고 불쾌한 일이지만, 오로지 주인에게만 허락된 능력입니다. 자, 저의 손을 잡으세요.
 
집사가 오른손을 내밉니다.
 
머뭇거리던 당신이 그 손을 잡자 새로운 선택지가 열립니다.
 
그건 당신이 이 땅으로부터 받는 최초의 확실한 모독이자 축복입니다.
 
주문: <무덤에서의 입맞춤>
비용: 정신력 5, 하루가 지날 때마다 이성 판정 1D3/1D5, 시전 시간: ???
이 주문을 사용하려면 일어나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살이 남아 있는 인간의 시체가 필요합니다.
술자는 시체의 몸에 입을 맞추며 자기 생명력의 일부를 시체에 불어넣습니다.
주문이 성공하면 좀비는 술자가 내리는 명령을 따릅니다. 좀비는 살아 있을 때를 구현해달라는 명령도 무리 없이 받아들입니다.
다만 술자가 죽으면, 좀비는 움직임을 멈추고 썩기 시작합니다.
 
집사:... 이걸로 제가 해야할 소명은 끝났습니다. 주인의 자리를 거절하고 떠나고 싶으시다면 동이 트기 전에 가십시오.
그래야만 이 땅이 주인 없는 땅이 되고, 저는 저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알려드린 주문을 사용하거나 이곳에 남아 해가 뜨는 것을 지켜본다면, 당신은 이곳의 새로운 주인이 되실 겁니다. 서두르십시오.
 
...
 

결정의 시간입니다. 추스리고 바깥으로 나가 봅시다.

 
남태풍:(바깥으로 나가봅니다.)
 
밖으로 나가면...
 
.
 
.
 
주차되어 있던 차에 익숙한 인영이 기대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아씨, 그녀입니다.
 
분명 환상이겠지만, 당신은 미래와 과거에 잠깐 닿았던 존재입니다.
 
... 그저 환상이라고 부를 수만은 없겠지요.
 
그녀는 당신을 마주하자 웃으며 말합니다.
 
예수아:사실 말야. 가장 두려웠던 건, 시아가 사랑하는 이 땅이 폐허가 되는 거였어.
...... 그래도~.. 응 도망가자, 소닉. 달아나는 게 좋겠어. 기왕이면 아주 멀리.
 
이곳에서 달아나자고. 네 선택을 알고 있다고. 이미 '봤다'고.
 
그럼에도 당신을 이곳에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 떠난다면 그녀를 되살릴수도, 적어도 제대로 추모할 시간도 없겠죠.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그걸 당신은 직감합니다.

 
남태풍:수아씨는 어떤데요........ 당신은 나를 상속했잖아. 그렇다는건 내가 이 땅을 이어주길 바라는거 아니예요?
 

예수아:글쎄... 설령 시아가 그런 마음으로 초대했다고 해도 결국 고르는 건 소닉, 네 몫이야.

봤지. 이곳은 사랑스럽지만... 또 지독하거든. 네게 그 무게를 멋대로 짊어지라고 강요할 순 없잖아?
 
남태풍:맞아요. 확실히 그 무게는 엄청 무겁네요. 당신이 이 땅을 상속 받게 된 계기도 궁금하고요. 역시 이 땅이 너무 아름다워서 였을까요. ...정말.. 길드로부터 갑자기 사라져서 어딜 갔나 했더니 이런 모습이나 보이고, 사람 속만 썩이고. (차를 타고 묘지로 이동합니다.)
 
예수아:그러게...? 어째서일까. 잊어버렸어. 분명 시아에게 중요했을텐데도.
갑자기 사라져서 미안~ 소닉, 많이 속 썩였어? (장난스럽게 말하고 보조석에 앉는다.) 아하핫... 그래도 기억해주는 건 나쁘지 않네.
너도 이미 시아를....... 나를 잊었을거라 생각했거든.
 
그렇게 이곳에 왔던 것처럼 두 사람은 차에 탑승합니다.
 
긴 터널을 지날 때처럼 통로를 헤치고 나아갑니다.
 
...
 
묘지에 도착한 당신은 다시 흰 조약돌로 표시된 땅을 찾습니다.
 
관찰 판정
 
남태풍: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인근에 널부러진 삽을 발견합니다.

 
남태풍:(홀로 비석조차 없이 외로이 놓여있는 조약돌들을 보고 묘한 감정이 들었다.) 내가 당신이 사라진 3년동안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당신이 죽는걸 막을 수 있었을까요. 마을 사람들에게 이런 사이비 취급 당해가면서까지.. 당신이 왜 이곳에 묻혀야하는지 나는 모르겠어요.
 
예수아:...... 소닉.
소닉은 말야~ 역시 영웅이네. 누가 그런 생각을 하겠어? 같이 지내던 동료 하나가 제멋대로 사라졌다고, 자신이 조금만 더 신경쓰면 그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식으로 후회하는 건 아마 너 뿐일거야.
(미소는 조금씩 희미해지고, 괜시리 발끝으로 조약돌을 건드렸다.) 왜 이곳에 묻혀야 하는지... 설명하기 어렵네. 나는 이미 '보았는걸.' 나의 운명이 여기 묻히는 거라고.
그리고 봐. 실현되었어. ... 있지, 확인할거야?
 
남태풍:그게 이런식의 죽음 이었으니까 그렇잖아요. 이렇게 마을사람들에게 미움까지 받아가면서 적의를 받아가면서 외롭게 죽으라는건 아니었어요. ...아까는 조금 미쳐서 여길 해칠뻔 했지만, 역시 확인 하는건 당신의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아요. 수아씨, 수아씨는 지금어때요? 후회하나요? (네 묘 앞에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예수아:아하핫 좋아~ 내게 있어 유일한 추모네. 기쁜걸. (옆에 서서 자신의 무덤을 바라본다.)
지금은... 글쎄, 후회도 다른 감정도 남지 않은 것 같아. 조금 후련하기도 하고~...?
...... 너는 어때? 소닉. 마음은 정했어?
 
남태풍:... ...제가 이곳을 떠나면 이 땅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상속자들의 의지와 그들이 살린 사람들은 모두 떠나게 되겠죠. 반대로, 이곳을 이어받으면 당신의 의지를 받게 되고 난 분명 당신을 살릴거예요. 당신이 저를 부른데엔 괜한 이유가 있진 않을거라 생각해요. 나 역시 3년 동안 당신을 잊지 않았지만 당신 역시 저를 잊지 않았잖아요. .... ..... (기도를 끝내고 제 머리끈을 풀어서 묘위에 올려둔다.)
하지만, 말이죠.. 미안해요 수아씨. 저는, 이 땅을 상속 받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집사님을 보고 생각했어요. 내가 이후에 당신을 살린다 하더라도 정말 당신이 살아 있는게 맞을까. 당신의 의지는 분명 이어 받고싶지만 내가 이어 받더라도.. 당신들처럼 그렇게 이 땅을 유지시킬 뿐이에요. 그리고 내가 죽게 되면 여느때처럼 누군가가 이어 받겠죠. 그냥 그 뿐. 수아씨, 나는 당신들의 영웅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난 어쩌면 지금은 이 모든 것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클지도 모르겠네요. (고개를 들어 네게 시선을 향했다.)
 
예수아:... (그 시선을 마주하고, 조금 뒤에 웃어버렸다.) 미안하다니, 그게 뭐야~ 소닉.
나는 네게 멋대로 이 과제를 떠넘겼고, 너는 결정을 내렸을 뿐이야. 그리고... 알고 있었어. 그래도 네게 편지를 보낸거야. 누군가는 이 고리를 끊어내야 했으니까.
난 이 땅을 사랑하고 있어. 그렇게 되어버렸어. 그렇지만 내가 이름을 아는 이들 중 굳이 네게 상속시킨 건, 어떻게보면~... 엄청난 악운을 준 셈일지도.
..................... 아침이 오기 전에 떠날까? 소닉. 너를 배웅할게.
 
남태풍:.... .... ....미안해요. 당신이 사랑하는 땅을 받아 들이지 못해서. (차를 세워둔 곳으로 돌아갑니다.)
 
...
 
그래요, 떠납시다.
 
당신은 그녀의 무덤에 추모하고 차로 돌아갑니다.
 
조수석에 앉은 수아와 운전대를 잡은 당신의 모습은 이 땅에 왔을 때와 데칼코마니를 이룹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신이 보았던 진실이 당신의 내밀한 곳에서 진동하고 있다는 것뿐이겠지요.
 
당신은 당신의 눈속에 박힌 경악스러운 권리와 책임을 잊을 수 있을까요.
 
... 잊어야 할까요. 상속되는 저주와, 낯선 땅에 놓고 온 수아씨와,
 
이미 두고 온 기회를…
 
한참. 어둠을 가로지르던 중 그녀가 말합니다.
 
예수아:아~ 아.... 이대로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어딘가 두려움에 젖은 수아씨의 말은, 결국 당신의 것입니다.
 
그러니 내일을 감당할 준비를 하는 수밖에요.
 
.
 
.
 
ENDING 1. 다가오는 아침
 
남태풍 생환, 예수아 로스트
 
──────────────────

 

 

 

 

 

 

 

 

 

.
 
The truth of the case
 
Ⅰ: 시데라티오는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상속되는 땅입니다. 피상속인이 상속인을 지정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이 땅은 피상속인의 죽음 이후 상속인의 것이 됩니다. 어떤 식으로든요. '의지'를 통해 땅을 상속시키는 힘이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세계의 것인지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흘러들어온 것인지는 불분명합니다. 세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 기이한 땅과 상속이 반드시 필요한 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우리는 이 힘을 감지함으로써 세상의 균열을 들여다보고 있는 걸까요?
 
시데라티오의 주인이 된 이들은 스스로를 'shlamazel'이라고 부릅니다. 이디시 어로 악운이 끊이지 않고 겹치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현재에 이르러서는 이 땅의 상속을 저주로 해석하는 게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이 땅의 주인이 된 이들은 땅 이상의 것을 받습니다.
 
바로 사명입니다. 그리고 미래입니다. 어쩌면 사랑이에요. shlamazel이 된 이들은 시데라티오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곧 이 땅에 도래할 재앙을 알게 됩니다. 전쟁이 발발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잡아 먹습니다. 여기저기서 방화가 일어납니다. 번개와 파도가 땅을 집어 삼킵니다. shlamazel이 알게 되는 미래는 정말로 그 땅에 일어날 미래입니다. 그들은 미래를 엿보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그들은 자기에게 찾아온 능력을 의심하지만 의심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몇 분, 몇 초 뒤에 일어날 일과 다른 이의 행동까지 예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보는 능력은 환상, 환청, 환통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shlamazel은 시데라티오를 재앙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일평생을 바치게 됩니다.
 
 
Ⅱ: 아이러니하게도 shlamazel에게는 땅을 지킬 만큼의 능력은 없습니다. 모든 미래를 알게 된 그들은 그들에게 능력이 없다는 사실 또한 압니다. 사실은 시데라티오라는 땅이 shlamazel에게 악의를 갖고 있다는 것도, 이 땅과 땅에 사는 이웃들이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요. 그들은 무력하게 보답 받지 못할 저주 같은 짝사랑을 물려줄 운명에 처했습니다.
수아가 시데라티오의 주인이 될 무렵에는 이전 shlamazel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해석하고 후대에게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남겨두었습니다. 상속인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상속인의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이 땅의 역사, 시데라티오는 국가가 소유하는 부지가 아니며 매물에 오른 적도 없다는 증거와 몇몇의 증언을 담은 일기장……. 그녀는 시데라티오의 주인이 된 이가 전 주인의 사랑을 받았던 사람이기도 했고, 전 주인과 전혀 인연이 없어 보이는 이기도 했다는 것을 기록을 통해 배웁니다. 주인이 된 자는 자연스럽게 나타나 한 성에 머물며 성에 인접한 마을을 가꾸었다고 합니다. 성에 사는 사람들이 인종과 종교, 성별, 가문에 국한되지 않아 풍문을 만들어냈다고도 하네요. 역시 기록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마침 몇 대 전의 shlamazel이 자신의 능력을 남용해 사교도를 만들어 shlamazel이 머무르는 성에서 사람들을 유린했기 때문일까요? 지금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성에 머무르는 shlamazel들을 절대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습니다. 수아도 마을 사람들의 미움을 한껏 받습니다. 땅과 이웃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운명 대로지요.
 
 
Ⅲ: 한편 수아는 선대의 자료를 통해서 본인의 위치를 깨닫고, 선대가 계획한 일을 수행하려 합니다. 선대는 그 전 선대들에게서 힌트를 얻어 이 땅에 얽힌 저주를 끊어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shlamazel의 고통은 불필요하고, 그들의 존재 없이도 세상이 기능하리라는 믿음을 전해 받았습니다.
 
저주를 끊는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이 땅의 상속이 피상속인의 '의지'가 개입하는 만큼, 상속인의 '의지'도 중요합니다. 상속인으로 지정된 이에게 이 상속을 받을 의지가 없다면, 저주는 사라집니다. 그러나 시데라티오는 상속인을 상속받게끔 만들겠지요. 그간 수십, 수백 명의 shlamazel이 만들어졌듯이.
 
이미 시데라티오를 사랑하게 된 수아는 땅의 미래를 걱정할 이가 영영 나타나지 않을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당신이 이 일에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립니다. 그리고 편지를 보낼 무렵, 수아는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당신을 부릅니다. 그 선택을 원해서든, 원하지 않아서든요.